이번 글은 제 책 출간 소식에 관한 글입니다. 제가 ‘한국의 스타트업’이라는 주제로 젊지만 사연많은 벤처기업인들의 창업 스토리를 지난 2년여간 블로그와 신문, 잡지 등에 연재해왔는데요, 그 중 정수를 모으고 못다한 이야기를 더해 ‘멀리보면 길을 잃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습니다.

 저에겐 이 책의 한장 한장이 지난 2년간의 취재 여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감회가 남다릅니다. 제가 책이 오는 것을 기다리고 내용을 검토하느라 알려드리는게 늦어졌는데, 벌써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시더군요. 먼저 알려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한국경제신문 김광현 IT전문기자, 필명 광파리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그 분께서 서평도 써 주셨습니다. 서평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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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Mobile World Congress)에 취재하러 갑니다. 24일에 떠났다가 3월 2일에 돌아옵니다. 출장을 갈 때가 되면 왜 이리 일이 기다렸다는 듯이 몰리는지. 그래도 어디론가 멀리 간다는 것은 항상 사람을 들뜨게 합니다.

가급적 현지에서 MWC 소식을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스타트업도 많이 밀려 있는데, 언제 정리할지 요원하긴 하지만, 재미있는 소식들 전하겠습니다. 2월 보람있게 마무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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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정희성


한 편의 시가 그리워지는 가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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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제목은 '스티브잡스를 꿈꿔봐'입니다.토토북이라는 어린이 청소년 전문 출판사에서 책을 펴냈습니다.'내가 꿈꾸는 사람'이라는 시리즈물로 책이 계속 나오는데 그 첫번째 책을 제가 쓰게 됐습니다.

작년에 노조에 파견나가 근무할 때 출판사분들을 만나 기획을 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노조에 있는 기간이라 가족들과 시간을 좀 보낼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그러면서 두번째 책은 아이들을 위해서 좀 써보자 라고 생각했습니다.다행히 좋은 만남이 있어서 책을 쓸 수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해선 많은 책들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쓴 것은 그 사람의 시시콜콜한 성공 비결을 조망하기보다는 성장과정과 이후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조망하고 그 사람의 직업 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 싶어서였습니다.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고 용기를 잃지 않고 계속 도전한다면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저는 저 자신에게 아직도 말하고 있습니다.그래서 그 이야기를 나의 아이들을 포함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었습니다.그런 이야기들이 제가 어릴 적부터 듣고 싶었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요즘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많이 듣는 '꿈과 용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진부하다고 생각하기에 별로 관심을 안 가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구요.어려운 결정의 상황이 왔을 때 꿈과 용기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바로 드러나는데,그것을 잊고 살아갑니다.나의 살아왔던 날에 대한 아쉬움과 우리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들이 보잘것없지만 이 책에 어느 정도 녹아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한테는 제 단독으로 쓰는 두번째 책입니다.첫번째 책 '네이버 성공신화의 비밀'(황금부엉이) 이후 몇차례 공동 저자나 역자 형태로 책에 참여했지만 단독으로 쓰는 것은 두번째 입니다.
처음 쓸 때와 마찬가지로 사실 책을 쓰는 것은 누구보다 가장 자기자신을 위해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쓰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고 긴 글을 쓰면서 호흡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글쟁이에게는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책을 내면서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하나 생겼습니다.첫 네이버 성공신화의 비밀은 큰 딸 해나의 돌잔치날에 출간이 됐습니다.두번째 책은 아들 요나의 돌잔치때 나왔습니다.돌 때마다 책이 나온다는 것도 흔치 않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용으로 책을 쓴다는 것이 오히려 저처럼 심각한 글만 써 본 사람(기자로서)에게는 더 쉽지 않은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어린이들 눈높이에 다가가기 위해 딸 해나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동화책을 CD로 틀어주면서 구연동화하시는 분들의 어투를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그런 면에서 보면 해나가 자신도 모르게 아빠가 책 쓰는데 상당한 공헌을 한 셈입니다.
'-요'체로 끝나 어른들이 보기엔 어색하다 싶을 수도 있는데,다행히 회사 선배들의 반응은 괜챦더군요.어른들이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을 위한 책이니 아이가 있으시거나 주변에 아이가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책을 쓰면서 그리고 출간되고 나서도 제대로 지인들께 알리지도 못했습니다.회사에서 인사가 있고 아이들 생일이 이어지면서 막상 책 홍보를 할 짬을 잡지 못했습니다.
직접 다니면서 한권씩 드려야 하지만 아직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너그러이 용서해주시고,곧 들고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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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커넥션의 이정열 부사장님께서 오늘 오전 11시52분 운명하셨습니다.(강남성모병원,발인 9월2일) 지난주 뇌출혈로 쓰러지신 후 대수술을 받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로 계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취재하던 젊은 벤처인이 이렇게 뜻밖에 돌아가시는 일은 처음이라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와 이경준 대표에 대한 글은 제가 블로그에서 다룬 적도 있습니다.그의 이름처럼 만날 때마다 항상 정열적으로 꿈과 자신의 비즈니스에 대해 말씀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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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몇 컷 찍어왔습니다.남아공행을 생각하신다면 대충이나마 그곳 분위기를 느껴보시길..

<흑인 거주 지역인 SOWETO의 한 마을 풍경. 영화 DISTRICT9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SOWETO 길거리 행상의 모습>

<일행이 방문했던 SOWETO의 한 촌락.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메인스타디움.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차에서 찍은 Sandton 거리의 모습.현대차가 종종 눈에 띄었다.>

<요하네스버그 시내 건물들은 이처럼 대부분 안전을 위해 전기철조망을 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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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출장을 앞둔 지난 4월26일,우연히 서점에서 펴든 남아공 여행 안내 책자에 써 있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대한 첫 소개말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였다.

출장을 앞두고 있는 도시가 하필이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라니..기분이 찜찜할 수 밖에 없다.그 뒤로 출장을 떠나는 5월2일 직전까지 계속해서 남아공 현지에 대해 계속 좋지 않은 이야기만 들었다.'낮에도 길거리를 혼자 다니면 안된다'.'호텔 앞 편의점에도 함부로 나가지 말아라','택시를 절대 타면 안된다' 등등.일주일간의 짧은 경험이었지만 요하네스버그와 더반을 경험해본 소감은 이 모든 말들이 한편으로는 맞고 한편으로는 틀리다는 결론을 내렸다.

◆안전 지역에만 머물면 실감을 못한다

 3일 오전 7시30분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했다.날씨는 섭씨 15도 정도.생각보다 쌀쌀한 데다 비까지 내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공항은 아주 깨끗하고 월드컵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외국인에 대해서 아주 친절하게 대했다.공항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출장 일행이 머무른 지역은 오하네스버그 시 외곽의 Sandton 이라는 지역이었다.백인들이 따로 구축한 지역인데 요하네스버그에서 치안이 가장 안정된 지역이었다(그만큼 물가도 비싸고 호텔비도 가장 비싼 곳이다)

상당수의 관광객들이 요하네스버그에 오면 이곳 샌톤이나 경기장이 위치한 사커시티 근처에 머무를 것 같은데 한마디로 이런 지역에만 있으면 위의 안내 책자에서 말한 것과 같은 것을 실감하기 어렵다.'너무 과장됐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정도다.

◆여전히 남아있는 흑백 인종 갈등

 그렇다면 남아공의 위험은 과장된 것인가? 남아공의 위험 여부를 따지기 위해선 이 나라의 역사와 인종 갈등에 대해 조금은 알고 가는게 필요하다.

 이곳 사람들을 만나면 모두가 하는 말이 남아공은 1994년 민주화가 됐다고 한다.그리고 그때를 기점으로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Apartheid)가 폐지됐다고 한다.

 하지만 민주화가 진행되고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이 나라는 빈부격차 심화로 인한 갈등은 더 커지고 있다.인구의 15%인 잘사는 백인과 경제 발전 과정에서 여기에 편입된 극소수의 흑인(블랙 다이아몬드)을 제외한 인구의 80%가 넘는 절대 다수의 흑인 빈곤층 사이의 갈등이 그것이다.

 계층간의 갈등은 아주 평범한 개개인의 일상에서도 모두 경험되고 있다.그리스인 어머니를 두고 있는 23세 남아공 여성 나타샤가 대표적인 사례다.그녀는 남아공에서 지금껏 살아왔지만 흑인 친구가 한명도 없다.그녀의 동년배 또래들도 마찬가지다.흑인과 백인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 있다.심지어 아직도 일부 젊은 백인들 사이에서는 흑인에 대해선 말투도 다르게 대한다고 한다(하대하는 듯한 말투 등)
 아파르트헤이트는 종식됐지만 아직도 흑인과 백인의 엄청난 장벽은 존재한다.오히려 수면 아래로 숨어 버려서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이란 정말 무엇인가...남아공에 와서 흑인과 백인의 투쟁의 역사를 보면서 그런 의문을 다시 하게 된다.얼마 되지 않는 생을 살면서 끊임없이 남을 차별하고 빼앗으려 하고 피해를 입히고 일신의 영달을 꾀하다 덧없이 죽어버리고 만다.

◆절대 궁핍마저도 판매의 대상

 남아공의 치안 문제는 겉으로 보기엔 그렇게 요란법석을 떨 정도는 아닌 것 같다.특히 샌톤시티와 같은 곳에 머무를 경우 왜 이런 도시가 위험하다고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흑인 거주 지역이라는 SOWETO에 가게 되면 그런 생각은 더욱 굳어진다.흑인들만 거주하고 대부분 극빈자들이 살고 있는 이 지역에 가면 가난한 흑인들이 친절하게 맞이해주곤 한다.영어를 잘하는 SOWETO의 청년들은 네그로폰테 교수의 100달러 넷북 프로젝트에 힘입어 넷북으로 인터넷을 하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문명인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SOWETO의 무서움은 절대 빈곤마저도 상품화한 자본주의 논리다.이 곳이 관광하러갈 수 있을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도 이것으로 돈을 벌려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곳마저 상품화했다.흑인의 빈곤을 파는 것이다.

 이곳의 흑인들은 오랜 투쟁을 통해 흑백 인종 차별 정책을 폐지하고 평등한 나라는 만드는데 결국 성공했다.하지만 곳곳에 있는 그와 관련된 박물관을 보면서 그들의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남아공 흑인 투쟁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한 성당 벽에서 발견한 다음과 같은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The battle for all blacks continues in capitalist South Africa."

 "We may have won the battle, but the war against poverty is far from over."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적개심

 SOWETO에 가서 친절한 흑인들을 만나면서 '아 이곳이 혼자 다녀도 되는 곳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간 오산이다.관광 상품으로 지정돼 있는 몇 개 구역을 제외하면 이곳 역시 위험천만한 곳이라는게 현지인들의 전언이다.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적개심이 남아공의 가장 큰 위험이라고나 할까.내가 느낀 것은 그런 거였다.과거 남아공보다 더 못사는 나라 (예를 들어 라오스) 를 방문했을 때도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의 불행한 표정과 세상에 대한 적개심.그들의 얼굴 표정과 말투에서는 그런 것을 다분히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그런 것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그런 이들과 시내 한복판에서 마주친다는 것 만으로도 당황스러운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실제로 현지 재래시장에서 만난 흑인들은 "우리들은 여전히 차별받고 고통받고 있다"며 고통스럽게 말했다.나 역시 위협적인 말투로 말을 걸어오거나 빠르게 쫓아오는 이들을 피해 빠른 걸음으로 걷기도 했다.

◆매우 위험하다고 전제하는 것이 맞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남아공은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하다.남아공의 흑인들 역시 대부분은 여전히 가난하고 억압받고 차별적인 대우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현지인들의 증언이 내가 겪은 단편적인 풍경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소웨토의 모습들은 상업적으로 포장된 모습일 뿐이다.나타샤에 따르면 그녀가 사는 곳은 이 지역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하는 샌톤시티 인근의 지역이지만 여전히 밤에는 절대로 혼자서 걸어가는 것은 물론 차를 몰고도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혼자서는 차를 몰고 집 앞을 나가는 것조차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다.여성들이 살기에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남아공에서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그녀의 답이다.
 사실 남아공의 위험성 문제는 관광객들에게 남의 일일 수도 있다.관광객들이 일반적인 관광 지역에만 머물러 있는다면 별 어려움이나 위험을 느끼지 못하고 귀국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잠시라도 아주 유명한 관광 지역을 잠깐이라도 벗어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그리고 그런 경우 왜 요하네스버그를 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라고 부르는 지 실감하게 될 지도 모른다.(물론 요하네스버그만 제외한다면 케이프타운이나 더반 등 남아공의 다른 대도시들의 치안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다.특히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케이프타운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치안도 안정돼 있다고 한다.)

 글을 맺으면서 나는 내가 떠나기 전에 들었던 많은 소문들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해 봤다.

1)낮에도 길거리를 혼자 다니면 안된다? - 요하네스버그에선,샌톤지역을 제외하곤 다른 거리에선 가급적 혼자 거리를 다니는 것은 삼가하는 게 좋겠다.차량으로 이동하는편을 선택해야 한다.

2)버스나 택시를 타면 안된다? - 버스는 당연히 타면 안된다. 택시 역시 위험하다.이곳 사람들 이야기를 그대로 빌면 택시는 very cheap and very dangerous

3)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을 들이대는 사람이 있다면? - 무조건 요구대로 들어줘야 한다.지체없이.

4)화장실도 혼자 가지 말아라? - 이 역시 지역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화장실에 갈 때 나보다 먼저 화장실에 와 있는 누군가가 느낌이 좋지 않다면 일단 좀 참았다가 다른 사람없는 화장실을 찾거나 큰 건물의 공개되고 사람으로 북적대는 화장실을 선택하는게 낫다.

5)호텔에도 물건을 두고 다니면 안된다? - 아주 고가의 귀중품(보석류 등)이 아닌한 왠만한 노트북이나 카메라 정도는 요즘엔 괜챦다고 한다.물론 이것도 별4개짜리 이상 고급호텔에 한해서다.

6)흑인과 눈을 마주치면 안된다? -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적개심을 보이는 이들에겐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고 위험을 피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하지만 시내에서 또는 가게에서 마주치는 이들과는 인사를 나누는게 좋다.

 요하네스버그도 결국 사람이 사는 곳이다.다운타운과 같이 아주 극심하게 위험해서 접근을 하지 말아야 할 곳을 제외하면 조심스럽게 다닌다면 어디든 차를 몰고 여기서도 생활을 할 수 있다.다만 내가 만난 현지인들은 꼭 이렇게 조언하곤 한다 "관광객들의 경우 어디를 가면 안되고 어디는 가도 좋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극도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

 사실 나는 이번 출장 중에 아주 제한적으로만 다녔기 때문에(치안 등의 문제로 인해) 단편적인 판단밖에 할 수 없었다.하지만 때로는 주변인이 강렬하게 받아들이는 일상의 편린이 가장 무거울 때도 있는 법이다.여행 중반에 남아공에서 10년을 살았다는 한 한국인의 말이 귀에 남았다. "남아공을 보실 때 조심하실 것이 있습니다.남아공을 결코 아프리카와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겉 모습은 유럽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어느 곳보다 갈등이 심한 남아공은 결코 다른 아프리카와 동격으로 놓고 비교를 하면 안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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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에 출장을 갑니다.9일 복귀할 예정입니다.남아공은 처음인데,아프리카 최대 IT기업인 다이멘션데이타의 초청을 받아 현지 방문합니다.자세한 소식은 현지에서 또 올리겠습니다.인터넷이 얼마나 잘 받쳐줄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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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2008년 촛불집회를 가능케 했다?

 아주 흥미로운 주장,또는 가설이다.김중태님이 최근 저술한 '대한민국 IT사 100'에서 주장한 내용인데,짧게 서술하고 넘어갔지만 흥미로운 부분이었다.이것을 가설로 연구를 해 볼 수 있을까?

김중태 님은 연령별 언어의 수준 차이로 인해 세대를 넘나드는 소통이 어려운 다른 언어에 비해 누구나 쉽게 익히고 쓸 수 있는 한글로 인해 촛불집회와 같은 대규모 (정치적) 의사 표현이 중고등학생들에 의해 주도될 수 있었다고 했다.김중태 님이 사례로 든 일본어,영어 뿐만 아니라 중국어 독일어 등도 분명 학생들과 어른들의 어휘 차이가 있는 법이다.한글이 인터넷에서의 토론 문화 형성과 그것의 행동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가 규명되면 흥미로울 듯하다.

 

-올해 대형 게임업체들의 M&A가 본격화될까

 NHN과 CJ인터넷,엔씨소프트,넥슨 등이 주도하는 M&A가 올해와 내년 사이에 크게 일어날 것 같다.이들이 주도하는 제법 큰 규모의 M&A가 시장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 것인지,이것이 세계 게임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한국에서 기술 벤처의 중흥기가 열릴까

 아직 정부의 의지나 지원 등은 과거에 비해 미약하기 짝이 없지만 기술 벤처 창업의 의지나 열기는 최근 몇년새 최고조에 이른 것 같다.G세대로 불리는 창업자들 가운데는 처음부터 해외를 노리는 경우도 많다.2가지 이상의 언어 구사가 가능하고 복합적인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는 이들의 다양한 스타트업 시도가 올해 얼마나 활성화될 것인가.

 

-웹2.0은 정말 민주화를 촉진하나

 요즘엔 사실 웹2.0이란 말 자체도 점점 사그라드는 추세이긴 하지만,굳이 웹2.0이라 명명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의 발달이 민주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재미있는 주제거리인 것 같다.개인화된 미디어의 공허한 민주주의 약속이 될 지 진정한 참여 민주주의로 발전하게 될 지.현실적으로는 그렇게 딱 구별되서 전형적인 모습을 갖추게 될 것 같진 않다.

 

-모바일 시대의 패권?

 웹 시대를 답습할 것인가,아니면 모바일에서 등장한 새로운 기술과 표준이 새로운 강자를 출현시킬 것인가.후발주자로 뒤쳐진 국내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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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이던 1992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또는 상실의 시대)을 처음 접했을 때는 주인공의 나이에 대해 사실 아무 느낌이 없었다. 서른 일곱살의 주인공 와타나베는 18년전 청춘 시절에 겪었던 삼각 관계에서의 아픔이 그의 성장기를 거쳐오면서 반복되는 인생을 살아왔다.37세의 남자가 비행기 안에서 두통을 느끼고 옛사랑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상실의 시대를 살아온 그 젊은이의 방황 속에서 이야기는 끝난다.

좋다.이야기가 어찌됐든, 주인공은 37세의 남자였다.그때는 그게 딱히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그냥 그 37세의 남자를 19세인 나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아니면 주인공의 나이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루키의 또다른 소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 나오는 주인공 하지메도 37세로 등장한다.이 책의 표지에 나와있는 카피 문구는....지금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첫사랑의 기억에 목놓아 우는 중년 남자의 고독' 뭐 대략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 37세, 중년의 남자가 주인공이다.

중년?

정말 낯설다.충격이다.

37세를 맞이한 2010년 거울을 보면서 오랫동안 생각지도 않았던 그 소설의 주인공들이 떠오르면서 '중년'이라는 단어가 엄습해 왔다.어느새 이런 나이가 됐단 말인가!!

그런데 '추하지 않은 중년이 되자'는 다짐이 스쳐간 것도 잠시,너무도 이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내가 생각했던,또는 막연히 그렸던 37세? 또는 중년의 모습과 나는 지금 너무도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중년이라는 말은 이 글에서 그만 써야겠다.너무 어색하다.당시 그 책 표지 제작자의 실수인 것 같다.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다)
너무 다른 시대를 살아서 그런가..하루키가 그린 37세의 남자. 그런 사람의 모습은 나에게 전혀 없다. 난 지금 첫사랑의 기억 따위에 목놓아 울 상황이 아니다.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첫사랑이 문제가 아니라 아직도 꿈을 꾸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며 여전히 진행중인 가족 계획에 있어서도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37년이나(?) 살아왔는데, 어이없게도 눈 깜짝할 새에 이 모든 시간들이 지나가 버린 것이 더욱 시간의 가벼움을 실감나게 할 뿐이다. 37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는데,앞으로 37년은 또 얼마나 빨리 지나갈 것인가!! 지금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면 74세가 되는 순간이 얼마나 빨리 찾아올 것인가!!
지나온 37년은 정말 아쉬움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꿈도 없이, 간절한 바람도 없이 살아오면 이렇게 덧없이 순식간에 시간만 지나가버린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여기까지 와 버렸다. 그렇게 나태하게 살아오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저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도 뼈저리게 깨달을 뿐이다. 최소한 74세가 됐을 때는 이런 생각에 괴로워하고 싶지 않다.

막상 하루키 소설 주인공의 실제 나이가 되고 보니, 그 주인공들의 감성에 전혀 공감이 가질 않는다.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나기까지 한다. 내가 너무 메마른 사람이 돼 버린 건가? 어쨋든 이제 하루키도, 그저 열심히만 사는 그런 생활도 졸업할 때가 된 것 같다. 서른 일곱, 새해가 밝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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