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만든 인터넷 룰

책 다시보기 2009. 3. 1. 16:44 Posted by wonkis
파워 블로거인 Jeff Jarvis가 쓴 'What would Google do?'는 구글이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될 것인가라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를 내세우고 있다.인터넷 세계의 패자인 구글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새로운 사업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라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똑 부러지게 구글이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고 있다기보다는 구글이 세운 인터넷 상의 법칙과 구글이 만약 세상을 지배한다면(그럴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구글이 구체적으로 사업을 어떻게 전개하고 그것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를 전망하고 있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 다루는 것은 이른바 '구글 법칙'이다.구글의 성공이 인터넷 생태계를 어떻게 바꿨고 어떤 법칙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즉,구글의 확립한 새로운 관계,새로운 구조,새로운 공공성,새로운 사회와 비즈니스 현실,새로운 윤리와 스피드에 이르기까지. 구글로 인해 달라진 점들을 포괄적으로 다뤘다.

특히 달라진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에 대한 지적을 두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 흥미롭다.

Your worst customer is your best friend
Your best customer is your partner.

상당수는 이미 잘 알려진 내용들이고 우리가 생활하면서 몸으로 느끼고 있는 부분들도 많지만 그런 것들을 분야별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링크(Link)가 모든 것을 바꾼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다 링크해라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플랫폼이 되라.
-모으지 말고 분산시켜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렇듯이 인터넷 기업 역시 고객들을 자꾸 자신들이 있는 곳(홈페이지,지점 등)으로 끌어오려고 애를 쓰지만 구글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 저자 주장의 요지다.즉 구글은 고객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으며 정보를 모으지 않고 분산시키고 있다.야후를 비롯해 다른 포털들이 고객에게 자신들의 사이트가 최종 목적지이자 종착점이 되기를 희망하지만(즉 그곳에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 구글은 자신들이 그저 수단이 되기를 바란다.이런 차이점이 구글을 변화하는 인터넷 세계에서의 최강자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
-희소성의 시대는 갔다.이제는 풍요로움의 시대.
-정보가 얼마나 노출되느냐가 기업 가치 판단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삶은 영원한 베타,인터넷도 영원한 베타.

전반부만 놓고 보면 이 책은 별로 소장가치는 없다.서점에서 서서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 또는 필요한 부분-그것도 제목만-메모하면 되기 떄문이다.이 책이 가치를 갖는 것은 후반부 때문인데,
전반부가 이미 알려진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면 후반부는 구글이 세상을 지배하고 모든 영역에 진출할 때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예측했다.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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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파워블로거이자 대학 교수인 Hugh Hewitt이 2005년에 쓴 ‘Blog:Understanding the Information Reformation That’s Changing Your World‘는 나로선 오래전부터 읽어보고 싶었지만,온갖 핑계를 대며 안보던 책 중 하나였다.

번역본이 없는데 시간이 없어서,이미 사 놓은 다른 책을 보고 난 뒤에 보려고,이미 좀 오래 전에 나온 책이라 시의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등등.

그래도 결국 미국에 와서 이 책을 읽게 됐다.UC Berkeley 도서관에 가서 다른 책을 찾다가 서가에 꽂힌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서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블로그의 붐으로 인한 정보 혁명을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으로 인한 사회상의 변화에 비견할 정도로 큰 사건으로 다루고 있다.(일단 이런 전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용이 상당히 끌렸다)

왜 이 정도로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나?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은 당시 가장 권위있는 성경에 대한 번역,해석 등의 기능과 권한을 일반인들에게 풀어놓았기 때문.즉 가장 강력한 미디어에 대한 접근성을 대중화했다고 할 수 있다.그가 이런 것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구텐베르크가 활자 인쇄술을 고안했기 때문인데,책을 만드는데 비용과 시간이 놀랄만큼 감소하면서 루터의 종교 개혁이 빛을 발한 것이다.

 즉 루터는 죄의 사함과 영원한 구원이 당시 교회가 파는 면죄부를 사는 것에 있지 않고 오직 성경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하나님은 교회가 파는 면죄부를 통해서가 아니라 인격적으로 신앙인 개개인과 직접 만나 소통한다는 것을 주장했고 이것을 책으로 발간해 대중에게 전파했다. 성경에 대한 접근과 해석이 교회의 극소수 성직자에게만 한정됐던 것이 그로 인해 모든 이에게 개방됐다는 점이다.(즉 저자는 루터가 그런 주장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법론적으로 이것이 활자술의 발달로 인해 아주 쉽고 빠르게 일반인에게 전파되고 일반인들이 직접 성경의 해석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에 포인트를 둔 것이다.)

어쨌든,루터의 종교 개혁은 당시 가장 권위있는 미디어인 성경에 대해 일반인의 접근을 허락했다는 점에서 미디어의 변화를 통해 종교 개혁 뿐 아니라 대중으로 하여금 자신을 표현하게 하고 신앙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한편 문화적인 혁신까지 이루어낸 것이다.

현재의 블로그 역시 이와 마찬가지라는 것이 저자 주장의 요점이다. 블로그로 인한 정보 혁명은 기존 대형 미디어기업들만이 할 수 있었던 정보에 대한 접근과 이에 대한 분석,해설 등을 대중에게로 확장시켰다.(물론 이것은 블로그만이 한 것은 아니다.)블로그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루터의 사례에서 활자 인쇄술의 발명이 있었던 것처럼 인터넷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명쾌하다. 블로그 혁명 시기에 당신은,또는 당신의 회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블로그 혁명을 종교 개혁에 비유하고 있는 그이기 때문에 그런 context에서 그의 질문을 이해하면 된다.

종교 개혁 시기에 당신이 교황이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당신이 수도사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변화를 인정하고 스스로 변화를 선택했을 것인가,아니면 그런 변화를 거부하고 기존의 관습에 더욱 집착했을 것인가? 당신이 과거 성경을 접하고 해석하는 권한을 갖지 못했던 일반 대중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변화의 시기에 과거의 삶을 그대로 유지했을 것인가,아니면 변화를 인지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람으로의 변신을 꾀했을 것인가.

블로그로 인한 정보 혁명의 시대에 당신은,당신의 회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당신이 기자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당신의 회사가 미디어그룹이라면 당신은 그 회사가 어떤 선택을 하도록 조언하거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당신이 블로거라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과거 종교 개혁 시기에 일반인들이 했던 다양한 반응에 비춰볼 때 합리적인 대응이 될 것인가.

흔히 지금 미디어의 변화를 ‘perfect storm’ 이라고들 한다. 이 책의 저자인 Hugh Hewitt 역시 Blog Swarm이 media storm으로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폭풍이 이미 몰아치고 있다면 별로 대응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폭풍이 몰아치지 않았고, 그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라면,누구든 준비에 나설 것이다.

그 준비를 언제,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궁금하신 분은 책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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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10000일의 전쟁

책 다시보기 2008. 12. 18. 22:08 Posted by wonkis
혹시 조만간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지? 아니면 언젠가 한번쯤 베트남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다면 나는 그런 분들에게 숱한 베트남 관련 여행 서적보다 마이클 매클리어라는 CBC 특파원이 쓴 '베트남 10000일의 전쟁'(을유문화사)이란 책을 권한다.

베트남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던 나였지만 이 책은 단숨에 나의 이런 무관심을 호기심으로 바꿔 놓았다.

제목에서 예상하듯 이 책은 베트남전쟁에 대한 내용이다.그리고 미국의 기자가 썼기 때문에 미국이 얼마나 이 전쟁을 무책임하게 시작했고 승산없는 싸움을 했는지,아울러 베트남을 희생양으로 만든 당시 국제정치적인 상황과 열강들의 치열한 외교전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때론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달되는 것이 있는 법.저자가 얼마나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오히려 미국의 그런 '목표와 전략이 없었던 전쟁'보다는 베트남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독립을 갈망해 왔으며 지치지 않고 꾸준히 이를 위해 자신들의 방식으로 싸워왔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즉 베트남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싸웠고,미국은 자신들의 방식대로 싸우지 못한 것 같다.이것이 승패를 갈랐다.

나는 베트남은 출장으로 몇 차례 다녀온 게 전부지만,'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개발도상국'이라는 베트남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느낌을 베트남의 거리에서 받았다.뭐랄까.억척스럽다고 해야 할까.베트남 사람들은 눈빛이 강했다.나는 베트남 시내 곳곳에서 또는 제법 유명하다고 알려진 관광지를 다니면서도 베트남 전통 의상과 모자를 쓰고 우두커니 거리에 서서 관광객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베트남 소녀들을 쉽사리 볼 수 있었다.

그 눈빛은 외국인에 대한 단순한 동경이나 호기심이 아닌 것 같았다.그렇다고 적개심도 아니었다.강렬한 투지라고 해야 할까.어떤 일이 있어도 결코 꺾이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눈빛.

베트남 10000일의 전쟁을 읽으면 그런 베트남 사람들의 눈빛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왜 그들이 그런 눈빛으로 외국인들을 쳐다보는지.그리고 그건 결코 한이 서린 눈빛이 아니다.말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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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종말? 접속의 시대!

책 다시보기 2008. 12. 13. 23:54 Posted by wonkis

오랫동안 책장에 꽂아 놓고 읽지 않는 그런 책이 아마 누구나 집에서 뒤져보면 꽤 나올 것이다.'노동의 종말'로 유명한 제러미 리프킨이 쓴 '소유의 종말'은 나에게 그런 책이었다.벌써 몇 해전인가 선배가 "니가 읽으면 좋을 것 같다"며 준 것인데,제목을 보고 "앞으론 그럼 렌트의 시대가 온다는 얘긴가?'하며 별 흥미를 못 느끼고 책장 구석에 뒀었다.

갑자기 흥미가 생긴 것은 아주 우연히 다른 책을 찾다가 이 책의 원제를 보고 나서부터였다.소유의 종말의 원제는 'The Age of Access'.굳이 우리말로 그대로 옮기자면 '접속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아마 출판사에서 저자가 워낙 노동의 종말이라는 책으로 유명해졌기 때문에 이를 마치 연상시키는 제목으로 번역을 한 것 같았다.

내 입장에선 원제를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고나 할까.물론 이 책은 개인의 소유로 상징되는 자본주의 세계가 소유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소유의 종말'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지만,기본적으로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접속의 시대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즉 뭔가가 끝났다는 과거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미래학적인 저술이다.

역시 석학의 반열에 오르면 하나의 현상을 보면서 좀 더 깊이있는 의미를 도출할 수 있는걸까.비록 좀 시간이 지난 책이지만(2000년에 쓰여졌다) 지금 읽어봐도 인터넷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현실 세계를 바라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의미있게 와 닿는 구절은 많지만 몇 개만 뽑아보면,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며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는 추세다.'
'예전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장의 주역이었지만 이제는 공급자와 사용자가 주역이다.'
'접속 중심의 구도에서 기업의 성공은 시장에서 그때그때 팔아치우는 양보다는 고객과 장기적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점점 좌우된다.상품과 서비스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데 유념해야 한다.'
'규모의 경제가 속도의 경제로 바뀌고 있다.'

그가 규정한 소유의 시대로서의 산업 자본주의 종말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그가 이미 이런 생각을 1990년대 중반부터 했다는 것,그리고 그것을 이런 책으로 자세히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학자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서평을 쓰면서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만큼 그는 다양한 사회적 주체들의 미래와 새롭게 등장할직업,변화될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거론했다.자동차 대리점의 운명과 자동차 대여점의 등장,앞으로 사람들의 생활은 장시간 소유하는 것보다는 빌려쓰고 빨리 다음 버전으로 옮겨가는 것이 중요해지며 경쟁 자체가 시간 싸움으로 변화될 것이란 점 등등...

그가 한 말 중에 가장 의미 심장한 것은 앞으로의 시대가-사실은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지금의 시대다.-재산의 소유 그리고 상품화로상징되던 자본주의의 여정을 끝내고 '시간과 체험의 상품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다.결국은 우리의 삶까지도 점점 상품화된다는 것이다.변화와 혁신이 빨라질수록 사람들은 소유에 따르는 비용과 책임을 부담스러워하게 되고-그의 얘기를 듣자면 집,차 등 고정 자본에 대한 지출은 줄이는 것이 좋다.뭐든 빌려 쓰는 게 최고다.-이런 시대에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여러모로 불리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우리의 삶까지 상품화된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예견이다.린든랩이 만든 세컨드라이프는 우리의 삶이 온라인에서 상품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예가 아닐지..물론 리프킨이 말하는 것은 이런 차원의 것만이 아니다.개인이 겪은 경험과 고유한 삶 자체가 접속이라는 방식을 통해 공유되고 교환되면서 상품화되는 과정을 예상한 것이다.

이런 변화와 혁신이 지속되는 삶에서 그렇다면 인간은 과연 더 행복해질까? 그는 그에 대해선 답을 하지 않았다.다만 그런 질문은 행간에서 던지고 있었다.행복에 대해서만큼은 그도 자신할 수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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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스타트업 라이프

책 다시보기 2008. 12. 4. 22:31 Posted by wonkis
실리콘밸리 소년 CEO의 성공 창업 스토리.

에이콘 출판사에서 올 여름에 출간한 '마이 스타트업 라이프'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적으로 창업한 벤 카스노카라는 한 소년 CEO의 스토리다.이 책이 손에 들어온 지 한참 됐지만 읽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읽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은 최근에 만난 오규석,임상범,호야지기와 같은 소년(?) CEO들의 영향이 컸다.

사실 처음엔 '실리콘밸리 소년 CEO의 성공 창업 스토리'라는 부제가 맘에 안들기도 했었다.소년 CEO가 창업을 잘 했을 것같긴 했지만 솔직히 그것을 얼마나 표현할 지에 대해선 그리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내용은 그리 실망스럽지 않았다.어쨌든 젊은 나이에 집중적으로 짧은 시간이나마 강하게 고민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렸기에 그가 쓴 글들은 밑줄 그으면서 볼 만한 부분이 제법 있었다.

어디에든 비유할 수 있겠지만 이 젊은 CEO는 창업이라는 과정을 인생을 개척하고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계속 오버랩하면서 글을 쓴 것 같다.(아니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 듯.)

"사람들은 한평생 누군가에게 먼저 허락을 구하도록 교육받는다.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일을 저지르고 나중에 용서받는 편을 택한다."

내가 무척 마음에 들어한 구절이다.

이 책에서 매력적인 부분은 군데군데 짙은 음영으로 따로 모아놓은 '아이디어 짜기' 코너다.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정말 아이디어를 짜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자기 열정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일은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일이다."
"새로운 경험을 찾아 떠날 때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끊임없는 자극과 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나는 요즘 일상 생활에서 유난히 많이 느끼고 있는데,아마 나의 그런 생활이 그의 책을 더 깊이 와 닿게 했는지도 모른다.

사실 내 입장에선 저자가 어떤 분야에서 창업을 했는지,그가 어떤 아이템으로 대박을 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다만 그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하고 일상 생활의 작은 것에서 모티브를 발견했으며 어려움을 이기고 자신의 신념을 믿었다는 것이 중요했을 뿐이다.

기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이나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또는 나처럼 그런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는 이들에겐 추천할 만한 책이다.(주의! 아주 실용적이며 경험적인 책이라는 점을 명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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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헤미안

책 다시보기 2008. 12. 1. 23:31 Posted by wonkis
'보헤미안'하면 이런 느낌이 든다.뭔가 많이 가진 것은 없지만 아주 자유분방하고 창조적이고 어찌보면 좀 괴짜처럼 보이는 그런 사람.

홀름 프리베,사샤 로보가 쓰고 두행숙씨가 옮긴 디지털 보헤미안은 이런 보헤미안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하지만 디지털 시대 그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재밌는 것은 '디지털'도 다루지만 '보헤미안'도 다루기 때문이다.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회 환경과 인식이 변화되면서 과거 괴짜들, 또는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이들이 신세계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책에 나오는 직장 생활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여러번 무릎을 치곤 했다.

이를테면 64페이지에 있는.."고용주들에게 중요한 것은 원래 특정한 근로 실적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할 때,계약에 의해 정해진 근로시간제라는 것은 얼마나 괴상한 임시변통인가? 지식사회에서 어떻게 사람들은 아직도 고용된 사람의 생산성이 그가 사무실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에 비례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

이어서 나오는.."현대은 근로 상황에서 자율성과 자아실현의 보장이라는 것은 사실 근로자의 자아실현에 대한 생각을 오직 그가 속한 부서와 부서장이 갖고 있는 목적들과 결부시키는 데만 이용되고 있다."

직장생활에서 가꿔온 인간관계의 허무함에 대해 쓴 부분도 재밌다...68페이지에 보면, "얼마 안가서 직장이 서로 갈라지면 그들 사이의 느슨했던 결속은 아무런 가치가 없어지고,거의 하루 이상 지속되지 못하는 우정이라는 것이 드러난다.그런 관계는 직장생활 뿐 아니라 개인생활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기자들은 2-3년에 한번씩 부서를 이동하면서 이런 경험을 더 많이 한다고 할 수 있다.그래서 그의 이런 글이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결국 이런 '비참한 직장생활'을 극복하고 창조의 시대를 맞아 가치있게 사는 방식은 디지털 보헤미안의 삶을 따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디지털 보헤미안의 삶은 두가지 특징이 있다고 한다.그것은 오직 불확실한 것을 향해서 새로 출발한다는 것과,서로 협력하되 마치 놀이를 하듯 일을 즐긴다는 것이다.

일을 즐길 때 엄청나게 높은 집중도와 생산성이 발휘된다는 것은 나 역시 여러번 경험해서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벤처 기업 중 성공하는 기업들은 예외없이 이런 엄청나게 높은 생산성을 내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지난 주 Spark Party에서 꼬날님이 성공한 Startup 컴퍼니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적했던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자유로운 디지털 보헤미안적 삶의 필수 조건으로 블로그를 들고 있다.자신을 표현하고 네트워크상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으로 최적의 방식이라는 것이다.블로그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보헤미안들이 자신을 브랜드화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지금은 구글에 인수됐지만 태터앤컴퍼니의 모토가 너 자신을 브랜드하라(Brand Yourself)였는데,문득 이 책의 이 부분을 읽다가 그 생각이 났다.물론 이 주장은 저자들이 한 것이 아니라 톰 피터스라는 경영학자가 1997년에 최초로 얘기했다고 한다.확실히 어느 분야나 선구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모든 사람은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의 주장을 굳이 따르지 않더라도,인터넷 시대가 가져다준 좋은 소식 중 하나가 누구나 탁월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스스로 깊이 새겨둘 만한 가치가 있는 하나의 상표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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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변화를 읽는 디테일 코드는 뭘까?

요즘 내가 관심있는 것은 인터넷 시대를 움직이는 개인의 힘이다.아울러 그와 함께 변화되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사람들의 삶의 변화다.내가 블로그를 하면서 내 스스로 느끼는 삶의 변화때문이기도 하고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한 궁금증이기도 하다.

팔란티리 2020이라는 다소 생소한 저자가 쓴 '우리는 마이크로소사이어티로 간다'라는 책을 집어든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NHN이 만든 오픈 네트워크형 연구조직인 NORI의 첫 프로젝트 그룹인 팔란티리2020은 미래는 내다보는 돌이라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고대 신석에서 따온 이름을 바탕으로 한 신비감을 주기까지 한다.

이 책처럼 여러 사람이 쓴 책은 다양한 통찰력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대신 한 호흡으로 이야기를 힘있기 끌고가지는 못한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생각들이 하나의 책으로 정리되기에는 사실 벅차기 때문이다.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 책이 밝힌 대로 그야말로 세상의 변화를 읽는 디테일 코드를 다소나마 엿볼 수 있다.하지만 하나의 일관된 통찰력을 보기에는 좀 버겁다.제목에서 마이크로소사이어티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너무 포괄적이어서 이들이 제시하고자 하는 통찰력의 범주를 가늠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000원의 값어치 이상을 하는 책이다.인터넷에서 개인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세상의 움직임,흐름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는데 이것보다 안성맞춤인 책도 없다.즉 디테일한 현상들이 주는 사소한 의미들을 발견하기에 더할나위없이 좋다.

한국적인 현실에 바탕을 두고 보편적인 인터넷 상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보다 생생하게 와 닿는다는 장점도 있다.이 책에 있는 논의들은 1년 전에 이야기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지금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들이다.

특히 검색이라는 것을 통해서 지식의 개념이 변화되고 있다는 것,네트워크화된 시민의 힘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사회 현실의 변화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도움이 됐다.

하지만 솔직히 중간중간에 나오는 개별 인터뷰는 책을 읽는 흐름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한 것 같다.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짐처럼 느껴졌다.글쓰는 어려움 중에 하나가 이런 것인데,인터뷰를 글로 옮기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인 것 같다.나는 생생한 정보를 전달해주고 싶은 마음에 인터뷰에 대한 유혹이 일지만 사실 읽는 이에겐 오히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지루한 반복이 될 수있기 때문이다.인터뷰보다는 토론 내용의 정리나 다른 분야의 사례를 정리했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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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군대,세상을 정복하다

책 다시보기 2008. 11. 6. 16:20 Posted by wonkis
인터넷 시대의 유쾌한 반란,세상을 바꾸는 개인의 힘.

미국의 블로거이자 테네시 주립대 법학과 교수인 글렌 레이놀즈가 쓴 'An Army of David'(한국어 번역:다윗의 군대,세상을 정복하다)를 읽으면서 나는 별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일단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가 많아서기 때문이고,분명 주제가 명확한데,세부 내용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였다.

결론적으로 책 내용 자체보다는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더 일었다."아니 이 사람은 도대체 그동안 뭘 어떻게 공부했길래 이렇게 세상의 온갖 것에 대해 박식할까? "

목차를 보고 진작에 파악했어야 했는데..'8장 가상세계는 경험의 범위를 확장시킨다'까지는 그럭저럭 따라갔는데,9장부터는 좀 어리둥절했다.갑자기 이야기가 우주와 나노기술로 넘어가기 때문이다.법대교수라는 사람이 갑자기 나노기술 얘기를?

나중에 이력을 보니 글렌 레이놀즈는 우주 공간에서의 법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 분야에 책도 쓴 인물이었다.하지만 그 밖에도 생물학,윤리학,철학,나노기술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는 듯 했다.

책 내용 중에는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해 예측한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됐다.그를 만날 수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해 토론을 해보고 싶을 정도였다.(그가 블로거라고 하니 일단 어줍쟎게나마 블로그로 토론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물론 핵심은 영어다.)

그는 지금의 블로그가 신문,방송,잡지 등으로 대변되는 기존 미디어를 결코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즉 기존 미디어의 영역과 블로그로 대표되는 뉴미디어의 영역이 공존하리는 것이다.물론 그 과정에서 구미디어의 권위나 영향력에 있어서 상당한 침식과 변화가 있으리라는 예측도 곁들였다.

그는 미디어의 긴 역사를 놓고 볼 때 앞으로 저널리즘은 직업이 아닌 활동이라는 면에서 초창기 지위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고 지금이 그런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고 진단했다.

PC게임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을 펼치는 한편 PC게임의 해악만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고 있다는 점도 재밌는 부분이다.블로그 활동을 하거나 미디어의 변화,특히 개인 역할의 부각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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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말하다

책 다시보기 2008. 11. 2. 21:59 Posted by wonkis
난 미국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한국 사람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폴 크루그만이 쓴 '미래를 말하다'를 읽다보면 더욱 그것을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반문하게 된다. "과연 내가 생각하고,내가 알고 있던 미국이란 나라는 어디 있는가?"

'미래를 말하다'는 미국에 대한 책이다.이 책을 읽으면서 얻는 가장 큰 소득은 미국이란 나라를 다시 보게 된다는 점.미국에 대해 평소 쉽게 생각지 못했던 관점에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아 새삼 다시 주목받게 됐지만 그 전에도 이미 충분히 유명했던 경제학자이자 정치학자이면서 저널리스트(스스로의 표현에 의하면)인 폴 크루그먼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한 미국의 역사에 대한 담담한 서술이다.

하지만 노벨경제학상을 아무나 타는 것이 아니듯,담담한 서술이고 일부 회고하듯 쓴 부분이 많지만 날카롭고,때론 거침없는 그의 글빨이 어디로 가진 않는다.복문을 많이 써서 좀 복잡하게 읽히는,그래서 떄론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그의 전작들과 유사하다.

이 책의 원제 'The Conscience of a Liberal'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미국의 역사,그 중에서도 정치적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그는 거의 이를 흔히 말하는 '꼴보수' 관점에서 썼다)의 상호 투쟁과 대결의 구도 속에서 그려내고 있다.그리고 그 역사속에서 그는 묻는다."미국의 미래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폴 크루그먼은 진보적인 성향을 지녔다.보수적인 경제학자는 분명 아니다.자신이 케인스주의자임을 밝히고 있으며 시장의 실패에 대해 우려하고 이것이 정부의 개입에 의해서 일정부분 조절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무엇보다 1%에 불과한 극소수의 상위계층,또는 지도층에 촛점을 맞추는 보수적인 정당들의 경제 정책에 반감을 품고 있다.그는 이것을 빙 돌려서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언급하고 강하게 비판하기 때문에 논점이 분명하고 일견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는 특이한 경제학자다.그는 경제가 정치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한다.정치적인 지형의 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부의 분배가 달라지고 행복감도 달라진다고 믿는다.시장을 자유롭게 내버려두면 보이지 않는 손에 움직여 알아서 부를 분배하고 불균형을 최소화한다는 것에 극도로 반감을 드러낸다.

이 책이 의미있게 읽히는 것은 비록 미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전세계적인 소득 불균형에 대한 그의 해결책을 엿볼수 있다는 점이다.발전과 침체,성장과 경제위기를 번갈아 겪으면서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에 그의 아이디어를 적용한다면 어떨까?

그는 부자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특히 상속세를 대폭 감면하거나 폐지하고 소득세 누진율을 조정함으로써 부자들에게 이익이 되게끔 하는 것이 당장 성장에 좋은 것 같지만 사실 사회 전반적으로 불평등을 야기하고 그것이 자유주의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민주주의의 퇴보를 부른다고 강조한다.그의 글이 항상 그렇듯 충분히 논쟁이 될 만한 주장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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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32개의 통찰

책 다시보기 2008. 10. 28. 21:33 Posted by wonkis

제시카 리빙스턴이 쓰고 안철수연구소 김익환 부사장이 번역한 '세상을 바꾼 32개의 통찰'은 사실 작년에 나온 책이다.당시 회사로 책이 처음 왔을 때 '아니 무슨 책이 이렇게 두꺼워?'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paperback 스타일이지만 페이지가 무려 660쪽에 달하니 책이 무겁고 클 수밖에 없다.처음엔 엄두가 안 나서 책장에 꽂아두기만 했다.(문학작품은 두꺼울수록 좋아하지만,이런 종류의 책이 두꺼운 것은 싫어하는 편이라 그렇기도 했다.)

두꺼운 책 치고는 책은 술술 넘어갔다.하지만 한글 제목을 잘 달았을 뿐이지,이 책에서 뭔가 거창한 통찰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이 책의 원제(Founders at work-stories of staret-ups early days)는 그저 초기 벤처창업자들의 스토리를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애플,구글(지메일),어도비,야후 등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진 이런 기업들의 초기 창업 모습을 듣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공할 수 있다.나는 약간 그런 기대감을 갖고 책을 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책은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키진 못했다.이 책에 대한 느낌은 전반적으로 한글 제목이 주는 중압감을 책의 내용이 감당하지 못한 것 같았다.항상 인터뷰를 하는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경험상 이렇게 많은 인터뷰가 한꺼번에 실리면 사실 독자를 지치게 한다.32개가 아니라 12개,아니 단 2개의 통찰력에 대해 다루더라도 다양한 인터뷰가 기술 방식으로 접근했으면 보다 재밌게 읽히지 않았을까.사람은 많고 책의 분량은 한정돼 있으니,질문에 비해 의미있는 대답이 나오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그러다보니 책을 읽고나면 버릴 페이지가 너무 많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사실 인터뷰를 하면 그 중 절반 이상은 글로 옮기기 힘든 내용이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글쓴이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32명에 대한 인터뷰 자체는 훌륭했고 그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하지만 거창한 한글 제목과는 달리 그냥 그 사람들의 초창기 어려움(어찌 보면 뻔한)을 마치 앞에서 듣는 것처럼 들을 수 있다는 것(약간은 지루하게)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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