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방문기-(1)욥바, 요나의 발자취를 따라
‘요나가 여호와의 낯을 피하려고 일어나 다시스로 도망하려 하여 욥바로 내려갔더니 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난지라’ (요나 1:2)
구약성경에 나오는 선지자 중 한 명인 요나의 행적을 기록한 요나서 1장2절에는 선지자 요나가 욥바에서 다시스(스페인의 타르테수스)로 가는 배를 타는 장면이 나온다. 욥바는 고대 뿐 아니라 중세 시대까지 현재의 텔아비브와는 비교도 안되는 지중해의 주요 항구 도시였으나 지금은 텔아비브-쟈파(Tel Aviv-Jaffa)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다. 11세기 말 1차 십자군 전쟁 당시엔 십자군과 투르크군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텔아비브 해변에서 바라본 욥바>
텔아비브에서 묵었던 호텔(David Intercontinental)에서 해변을 따라 15분만 걸으면 욥바 항구가 나타난다. 지중해 도시인 텔아비브의 해안가에선 이처럼 어디서나 욥바가 보일 정도로 가깝다.
욥바의 구시가지에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성채가 있다. 해안쪽에는 12세기 2차 십자군 직후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채가 있고 보다 내륙쪽에는 이른바 템플기사단이라고 불렸던 십자군 지원부대가 세운 성채가 있다. 어느쪽이든 샅샅이 훑어 보고 비교하기 전에는 성채의 색깔이나 건축 양식 등에 있어서 모두 비슷하게 보인다.
이런 성채만 해도 1000년 가까이 된 건물들이지만 욥바의 올드시티 지역에 들어서면 족히 수천년은 된 구시가지가 나타난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이슬람교의 역사에 계속 등장하는 도시라는 점이 실감이 간다.
<욥바에서 바라본 지중해. 환상적인 하늘과 그보다 더 아름다운 바다의 색을 보라! >
욥바에 있는 베드로 환상교회는 신약성경에서 베드로가 고넬료를 만나기 전 기도하고 환상을 봤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
<베드로 환상교회. 내부에는 베드로가 환상을 보는 장면이 표현돼 있다>
욥바를 둘러본 시간은 약 4시간. 텔아비브 시내로 들어가야 해서 대략 4000년은 족히 된 이 오래된 도시의 정취를 흠뻑 만끽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by wonk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