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트업 시즌2-(22)해외진출하는 퓨쳐스트림네트웍스
매체(media)를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전달수단’이라고 나온다. 일반적으로 매체라고 하면 신문이나 방송같은 ‘언론매체’를 떠올린다. 신문이나 방송이 정보를 전달하는 가장 큰 수단, 다른말로는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모두 인터넷을 쓰게 되면서 매체의 주도권은 네이버같은 포털사이트로 넘어갔다. 사람들이 매일 인터넷에 접속할 때 나오는 첫 화면이 가장 큰 매체였다.
그러면 2016년 현재 가장 큰 매체는 뭘까. 사람들이 어디에서 정보를 전달받는지 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스마트폰 화면이다. 신창균 퓨쳐스트림네트웍스(FSN) 대표는 이같은 변화를 가장 빨리 파악한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앱을 켤 때 광고를 띄워주는 ‘카울리’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광고주와 새로운 매체인 ‘앱 첫화면’을 연결해 준 프로그램을 만든 건 한국에선 FSN이 최초 선두주자 중 하나였다. 그리고 지난 10월 그의 창업인생 10년만에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인 코스닥 상장을 일궈냈다.
모바일 광고 시장 선점한 카울리
신 대표는 2010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갓 고안한 스마트폰이라는 기기는 몇 개의 포털사이트가 장악할 수 없고, 개별 애플리케이션(앱) 별로 구동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결국 앱들이 매체가 되는 것이다. 그는 광고주와 앱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사업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만든 프로그램이 카울리였다.
개념은 간단하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앱을 통해 스마트폰을 쓴다. 그 앱을 켤 때 광고가 뜨게 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광고 수익을 앱 개발자와 FSN이 공유한다.
단순히 연결만 해 주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눌러볼만한 광고를 띄워야 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 사용자의 다양한 정보를 이용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운동 관련 앱이 많이 깔려있으면 나이키 신발 광고를 띄우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을 써서 사용자가 광고를 실제로 보게 하는 확률을 높인다.
카울리는 시장에 먼저 뛰어들어 선점한 효과를 누렸다. 지금 카울리는 한국에서 앱을 만든다는 사람은 웬만하면 다 아는 프로그램이 됐다. 약 1만2000개의 앱에 카울리가 적용돼 있다. 매달 약 2500만명의 사람들이 카울리를 통해 띄워지는 광고를 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 대표는 2014년 전체 지분의 63.63%(당시 벤처캐피탈 등 투자자들이 FSN에 투자했던 지분 포함)을 옐로모바일에 매각하고 그룹의 일원이 됐다. 매각 가격은 약 178억원이었다. 그리고 지난 10월 스팩(SPAC·비상장기업과 합병한 뒤 상장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2차 투자회수도 마쳤다. 스타트업의 성공방정식을 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시장 진출 계획을 설명하고 있는 신창균 퓨쳐스트림네트웍스 대표. by inklings>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
신 대표는 아직도 모바일 광고 시장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일단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온라인광고협회에 따르면 올해 1조4000억원 수준인 모바일 광고 시장은 2017년 1조6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사용자와 사용시간이 모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광고 단가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신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사람들이 웹보다 모바일에서 훨씬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도 아직 모바일 광고단가는 웹에 비해 3분에 1수준”이라며 “모바일 비중이 커지고 광고 효과가 증명될 수록 단가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시장 상황은 좋은 셈이다.
옐로모바일의 다른 계열사들과 ‘시너지’도 기대할만한 부분이다. FSN은 2014년 옐로모바일에 합류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시너지는 없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옐로모바일이 그간 기업들을 인수하고 외형을 키우는데 집중하다보니 계열사 간 시너지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올해 중 현재 80개가 넘는 계열사 수를 줄이면서 지배구조를 단순화 하고 시너지를 내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옐로모바일의 가격비교 서비스인 쿠차나 콘텐츠 서비스인 ‘피키캐스트’ 등 좋은 매체들과 FSN이 본격적으로 협업하면 적지 않은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대표가 제일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해외 시장 개척이다. 특히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유명인들과 협업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예전에는 유명인들은 기업의 의뢰를 받고 마케팅을 할 때 SNS에 글을 하나 올릴 때마다 돈을 받았다.
이같은 방식은 실제로 그 광고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하지만 FSN의 기술을 활용하면 유명인이 올린 글을 실제로 몇명이 봤는지 등 광고 효과를 증명할 수 있다. 그러면 그 효과에 따라 광고주에게 돈을 받고 이를 FSN과 유명인이 나누는 것이다. 최근 인수한 ‘베이징오블리스정보자문유한회사’도 SNS상에서 유명인 마케팅을 대행해 주는 회사다. 신 대표는 “옐로모바일이 해외 사업을 지원해 줘서 좀 더 수월히 시작할 수 있었다”며 “중국, 싱가폴 등에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과 경쟁이 관건
그렇다고 미래가 마냥 장미빛인 것은 아니다. 일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카울리는 시장에 초기부터 진출했고 덕분에 많은 앱 개발자들이 카울리를 쓰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광고 시장이 유망해지자 대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광고 계열사 NHN TX가 만든 ‘토스트익스체인지’, 카카오의 ‘아담’ 등 국내 서비스는 물론 구글의 ‘애드몹’ 등 해외 대기업도 비슷한 서비스를 한다. 신 대표는 “우리가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에 많은 앱 개발자들이 카울리에 익숙해져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사용자 타겟팅 광고는 생각보다 어려운 기술”이라며 “FSN이 우수한 개발자와 자본을 갖춘 대기업과 경쟁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관리도 FSN이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상장했다. 이후 거의 매일 주가가 하락하다가 지난 11월7일 갑자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주가가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는 알 수 없다”며 “아직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적은 주식으로도 주가를 움직일 수 있다”고만 설명했다. 아울러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만큼 실적이 좋아지면 주가는 자연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처음 상장한 기업이 주가를 조작하는 ‘꾼’들의 타깃이 될 수 있고, 주가 변동이 심할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by inkl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