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트업

한국의 스타트업-(249)집토스 이재윤 대표

wonkis 2016. 12. 5. 09:00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개업소를 통한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하게 중개 수수료를 낸다. 법적으로 정해진 요율이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내면 된다. 그런데 이런 매우 당연하게 여겨지는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부동산 업계에서도 심심챦게 들려온다.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부동산 중개업소가 별로 해 주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기 때문이다. 어느 부동산 업소를 가던 대체로 비슷한 매물을 보여주고 계약서 작성을 도와주는 정도인데, 엄청난(?) 수수료를 받아간다고 느끼는 것이다. 전세가 점차 줄어들고 대부분 월세 계약으로 이뤄지면서 수수료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지는 듯 하다. 즉 보증금 규모가 대폭 작아졌는데도 여전히 수수료는 전세 계약 수준으로, 또는 그보다 더한 수준에서 지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체된 업계와 시대적인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판단된다.


 집토스는 이런 의문을 제기하고 시작된 회사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이재윤 대표는 스스로 공인중개사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의문을 갖게 됐다고 한다. 안전한 부동산 직거래를 주장하는 이 대표의 창업 스토리가 한국의 스타트업 이백마흔아홉번째 이야기다.

 

왜곡된 부동산 시장을 발견한 대학생


 이재윤 대표는 아직 대학생이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 계열 2011학번으로 입학해 현재 휴학중.

그는 인생의 진로를 고민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창업에 뛰어든 케이스다. 그 시작은 군대에서였다. “군에 가서 계속 생각했어요. 나중에 졸업을 하고 나서 뭘 할까가 주된 고민이었는데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저에게 잘 맞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죠.”


 군에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었던 이재윤은 군 복무를 하면서 틈틈이 공부를 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막연하게나마 부동산 거래 중개 시장에 기회가 있을 거란 생각과 함께 사람이 살면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주거 이슈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란다.


 제대하고 나서 그는 직접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차렸다. 그런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발견한 것은 이 업의 문제점이었다.

정말 쓸데없는 고비용 구조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가 지적하는 쓸데없는 고비용 구조의 의미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무조건 상가 건물 1층에 입주해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수십년동안 업 운영 방식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비용만 늘어나는 구조가 되고 있다는 설명. 부동산 관련 각종 미디어에 광고를 해야 함은 물론이고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모바일 앱에도 광고를 해야 하는 상황. 같은 건물에 있는 똑같은 매물은 여러 중개업소가 동일하게 올려놓는데 가격이 모두 다르다는 것도 그의 지적이었다. 비효율적인 운영방식에, 치솟는 비용, 여기에 악화되는 부동산 거래 시장 환경 등이 겹치면서 중개업소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한 가지 이슈가 떠올랐다.

부동산 관련 정보나 기사를 보면 댓글 내용 중에 정말 많은 부분이 허위매물에 대한 비판인데요. 허위 매물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

제가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해보면서 느낀 건데요, 허위매물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더라구요. 집주인이나 건물주에게 전화만 걸면 매물을 알 수 있는데요, 그 다음엔 그냥 손님을 끌어들이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실제 매물로 나온 가격보다 낮춰서 내놓는 것은 물론이고, 확인도 안되는 매물을 마구 올리는 거죠. 일단 물건이 어느 정도 올라가 있어야 손님들이 찾아오고 그 다음부터 진짜 매물을 보여줄 수 있거든요.”


 미끼 매물을 올려놓고 손님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광고비 지출도 많고, 그러다보면 이런 광고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수수료(복비)에 전가하는 사례가 많았다. 복비가 늘어나면 집주인은 이를 월세로 떠넘기는 일도 다반사라는 게 그의 경험이었다.


 “결국 피해는 세입자가 다 떠안게 되는 것 같았어요. 약자가 피해를 보는거죠.”


 달랑 월세 원룸 구하면서 방 1-2개 보고 계약을 하는데 60만원이 넘는 복비(1000/60 기준)를 내야 하는 등 복비 부담은 만만치 않다. 이런 방을 구하는 사람은 대부분 사회 초년생이거나 대학생들인데, 이들에게는 너무 과도한 수준이라는 것.


 그래서 그가 내린 결론은 직거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었다. 1년간 부동산 중개업을 해 본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래서 그는 2014년 부동산 직거래 모델을 고안해냈다. 서울대학교 동문인 장영희 이사가 개발을 맡았다.


<집토스 창업멤버들. 왼쪽 두번째가 이재윤 대표.> 


부동산 직거래에 도전하다


 부동산 직거래는 사실 이들이 뭔가 새롭게 고안해 낸 것은 아니다. 이미 직거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고, 직거래를 연결해주는 사이트들도 제법 있었다.


직거래 사이트들이 좀 있었는데 잘 안되거나 망한 경우도 있구요.”

왜 그럴까요

매물 관리가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직거래든 뭐든 거래가 되려면 매물이 충분히 있어야 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건물주나 집주인에게 직접 하게끔 맡기면 잘 안되거든요.”

거래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거나 계약서를 작성하는데 불안하다던가, 불편하다던가 뭐 그런 이유때문 아닐까요.”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충분히 안전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고 계약서 작성은 조금만 도와주면 별 문제 없이 할 수 있어서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집토스에서는 전화로 매물을 받고 일일이 확인을 하는 구조다. 직거래를 하게끔 집주인이나 건물주로부터 매물을 확인해서 올려놓고 이를 수요자가 확인해서 거래를 하도록 도와준다. 계약서 작성에 어려움이 있는 이들에겐 계약서 작성을 대행해준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계약서를 작성해주는 게 장점. 무엇보다 실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세입자들이 리뷰를 올릴 수 있고 이를 공개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사실 매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얘기만 할 수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세입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굳이 좋은 얘기만 쓸 필요가 없죠. 진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입주 판단을 하는 것은 물론 가격 흥정을 하기에도 훨씬 유리한 구조가 될 수 있죠.”


 보증금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미국의 부동산 거래보험 업체와 제휴해 보증금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그가 1년 동안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면서 확보한 4만여명에 달하는 임대인 연락처도 중요한 서비스 밑바탕이 되고 있다.


 “집토스는 중개업소가 끼어 있지 않고, 실거주자가 후기를 남기며, 집토스가 직접 임대인과 연락해 매물을 확인하기 때문에 허위 매물이 없고,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으며, 진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by wonk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