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영국 국립과학기술재단(NESTA)의 조사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19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한국은 총점 190점 만점에 129점을 획득,171점의 미국,133점의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한국에 이어 120점의 캐나다,105점의 영국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인 점수보다는 세부 항목 내용이 흥미로웠다.NESTA는 한,미,일을 비롯해 중국,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 등 게임 강국이라고 할 수 있는 8개 나라를 비교분석했는데 일본과 미국이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은 데 비해 한국과 중국의 경우 항목에 따라 점수가 아주 극단적으로 나왔다.온라인게임 위주로 발달된 두 나라의 특성을 잘 보여주기도 하고 온라인게임에 대한 해외의 시각을 엿볼수도 있었다.

스튜디오 경쟁력에 있어선 한국은 미국과 함께 만점인 10점을 받아 일본(9점)보다 나은 것으로 평가받았다.한국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오프라인게임 분야의 창의력과 기술력(모두 1점),그리고 서비스 경쟁력(3점),플랫폼 경험도(저사양 5점,고사양 2점) 등이었다.특히 오프라인 게임 분야에 있어서 1점을 받았다는 것은-어떤 항목에서든 1점을 받은 나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사실상 오프라인 게임이-사행성 도박을 제외하고- 거의 존재하지 않는 한국의 현실을 보여준다.

서비스 경쟁력 점수가 극도로 낮은 것은 오프라인 분야가 약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아직 글로벌 서비스 역량에 있어서 해외에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뜻하는 것 같다.서비스 경쟁력은 8개 국가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하지만 정부 지원 분야에선 7점을 받아 뜻밖에도 캐나다,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특히 온라인게임 기술력 분야에 있어선 유일하게 10점을 받았고 온라인분야 창의력에 있어서도 8점을 획득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력에 있어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이날 같이 발표된 미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이 아직 순위에 들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 꼽히는 것 같다.

주목할 것은 영국에서도 그렇게 평가했지만 캐나다의 게임 분야 경쟁력이 급속도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세계적인 스튜디오가 건립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게임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정부 지원 부분과 인력풀 부분에서 최고 수준을 보여줬고 기술력,창의력,스튜디오 경쟁력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캐나다는 최근 2년간 게임 시장이 매년 2배씩 커질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런 상황이 이번 보고서에도 반영됐다.

(원래 이 보고서는 영국이 자국의 게임산업을 이대로 방치해놓으면-정부지원도 부족하고 신규 투자도 없이-한국,캐나다,일본 등에 밀려 게임 강국의 위치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문제 의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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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PC게임이 먼저 발명됐다면?

게임이야기 2008. 10. 31. 23:13 Posted by wonkis
만약 미디어의 역사에 작은 변화가 있어서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에 컴퓨터 게임이 먼저 개발됐다면 어찌 됐을까? 만일 그랬다면 갑자기 낯선 책들이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게 됐을 때 사람들은 책이라는 미디어에 저항적으로 반응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상을 한 사람이 있다.재밌지 않은가? 미국 작가 스티븐 존슨이 그의 저서 'Everything bad is good for you'에서 책이 갑자기 등장했을 때 사람들 또는 여론의 반응을 상상해봤다.

"책은 만성적으로 감각을 저하시킨다.오랜 전통을 가진 컴퓨터 게임은 아이들을 각종 동영상과 인상 깊은 음악들로 가득 찬 생동감 넘치는 3차원의 세계로 이끌어가고 복잡한 근육 운동을 하면서 일련의 과정을 통과하게끔 한다.책은 단순히 종이 한쪽 면에 낱말들이 가지런히 나열돼 있는 것에 불과하다.컴퓨터게임은 뇌의 감지 능력과 역동적인 기능 전체를 요구하는 반면에 책만 읽는 뇌는 아주 일부만 활동하게될 것이다.게다가 책은 서글프게도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컴퓨터 게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젊은이들로 하여금 그들의 친구들과 더불어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하고 탐색하도록 유도해 왔다.그러나 책은 그들을 주위의 다른 세계로부터 고립시켜 조용한 장소에 가두도록 강요한다.최근 새로 생겨나 독서를 촉진시킨다는 이른바 '도서관'을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여느때 같으면 활발하고 생기있게 서로 어울려야 될 어린아이들이 말없이 무감각하게 독서 속에 파묻히고 말테니 말이다."

나는 그의 이런 상상을 보면서 손뼉을 치며 웃었다.상당한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얼마나 기발한가..그의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긴 힘들다고 하더라도,그의 상상력은 분명한 한 가지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지금의 온라인게임이 보여주고 있는 현상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라는 점이다.온라인게임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바라보면서 걱정하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 그것이 주류 미디어로서 성장하면서 생길 수많은 파생 산업과 막대한 파급력의 아주 초창기 시행착오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온라인게임은 단순히 콘솔류나 한국에서 주류처럼 인식되는 MMORPG의 괴물때려잡기식 놀음에서 언젠가 완전히 벗어나게 될 것이다.온라인에서 사람이 만나고 가상 공간에서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온라인게임이라는 틀은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되고 결국엔 오프라인의 삶과 구별이 희미해지는 순간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

터무니없다고 치부하기 전에 인쇄술보다 PC게임이 먼저 발명됐다면 책에 대해 또는 독서라는 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충격으로 받아들였을까 나름대로 상상해보는 것이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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