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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06 한국의 스타트업-(192)그리드잇 이문주 대표

마침 그를 찾아간 날 이문주 그리드잇 대표(당시엔 모두의 지도 대표인 줄 알고 갔었다)의 사무실은 이사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그가 설립한 모두의 지도와 윤치훈 대표가 설립한 그리드잇(Greedeat)은 회사를 합쳤다. 그리드잇이 합병법인의 이름이 됐고 이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은 종전 이문주 모두의 지도 대표가 맡았다. 각각 지역 정보 서비스와 음식 정보 SNS를 표방했던 두 회사는 합쳐지면서 음식큐레이션 서비스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드잇 팀 사진. 앞줄 왼쪽 두번째가 이문주 대표. 상당히 다소곳하게 보이게 사진을 찍었지만 이런 모습이 이들의 본 모습은 아닐 것이다.>

뮤지컬배우를 꿈꿨던 청년

흰 와이셔츠에 곱슬머리. 하얀 얼굴과 잘 어울리는 동그란 뿔테 안경. 처음 만난 이문주 대표의 모습에서 흔히 생각하는 창업자의 면모는 잘 떠오르지는 않았다.(물론 창업자에게 어떤 특별한 전형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뭔가 사무직이 아닌 예술 쪽에 살짝 발을 걸쳤을 법한 분위기가 풍겼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07학번으로 입학한 이문주 대표는 대학 초기 뮤지컬배우를 꿈꿨다고 한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어디서 그런 분위기나 나왔는지 약간 이해가 갔다. 아하~

대학 내내 뮤지컬 동아리 활동을 했다는 그. 하지만 하면 할수록 그 분야에서 대성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느냐,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느냐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선회한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고 뮤지컬을 사랑했던 청년의 진로가 본격적으로 달라진 것은 2012. 당시만 해도 그는 뮤지컬 관련 일을 포기하고 취직 자리를 알아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심리학과 선배들의 밤에 갔다가 창업을 한 선배를 만났다고 한다. 난생처음 창업가를 만난 이문주. “그 선배의 창업 스토리를 듣다보니 정말 너무 재미가 있더라구요. 인턴을 한번 해보지 않겠냐는 말씀을 듣고 그 회사에 가서 인턴을 했죠.”

벤처기업에서 일한 경험은 그에게 새로운 자극을 줬다. 20131학기에 그는 창업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 창업 관련 수업을 신청해 들었다. ‘캠퍼스CEO’라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확신이 없었지만 수업을 들으면서 창업의 과정과 요체를 배우면서 그의 마음은 창업쪽으로 기울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그런 기회가 찾아왔다.

우연처럼 시작된 창업

밤늦게 스터디 가능하고 흡연 가능한 그런 카페 어디 없을까?”

수업을 같이 듣던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던 이 대표. 그는 조건에 맞는 카페를 찾다가 정말 찾기가 힘들다는 걸 알게 된다. “고대 근처에 분명 이런 곳이 있을텐데, 어디에서도 이런 조건에 맞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불편하니 우리가 한번 만들어보자이러면서 시작이 됐죠.”

처음엔 고대 근처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311월이었다. 모두의 지도의 탄생이었다. 그해 연말에 그는 고려대 창업경진대회에 나가서 이 아이템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된다. 자신감이 붙었다. 고대 근처에서 서비스를 하면서 반응도 좋았다. 서비스를 확장했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신촌으로 갔다. 소비자들이 더 많은 곳으로 진출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난관에 부닥쳤다. “고대엔 음식점, 카페가 600개인데, 신촌에는 2000개가 넘더라구요. 이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DB화하는게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기술 개발이 절실했다. 개발을 위해선 자금이 필요했다. 때마침 한 대기업 계열 투자회사에서 투자 타진이 들어왔다. 그런데 그의 생각처럼 빨리 진행이 되질 않았다. 투자 진행이 지지부진해지면서 회사는 어려움에 빠졌다.“외주 개발도 하고, 저축해 놓은 돈도 꺼내서 쓰고. 닥치는 대로 회사 비용을 대기 위해 애를 썼죠. 근근이 버틴 거죠.”

다행히 길이 열렸다. 고영하 고벤처포럼 회장으로부터 씨앤티테크의 전화성 대표를 소개받아 조언을 들으러 갔다가 덜컥 투자를 받게 된 것이다. 불과 5PT에 투자가 결정됐고 신속하게 이뤄졌다. 대기업에서 하는 투자 과정과는 완전히 달랐다.

전화성 대표는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이 중에는 오늘 뭐 먹지를 서비스하고 있던 그리드잇도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다.

음식분야의 피키캐스트

모두의 지도는 다양한 조건의 검색을 가능하게 해 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는 것을 서비스하면서 이 대표는 알게 됐다. 그 콘텐츠를 그리드잇은 충실하게 갖춰 놓고 있었다.

본래 그리드잇은 페이스북 페이지 형태로 오늘 뭐 먹지를 오픈해 288만명에 달하는 팬을 확보하고 있었다. 모두의 지도와 결합하면 조건에 맞는 다양한 장소를 검색하면서 음식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모여서 하려는 게 뭔가를 먹기 위해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안성맞춤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물론 그는 단순히 지도와 콘텐츠를 연결하는 것에 그치지는 않을 생각이다. 우선 콘텐츠를 보강한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200명을 확보한 상태인데 더 많이 모아서 맛집 정보와 레시피의 방대한 정보가 올라오는 음식 분야의 피키캐스트를 지향하고 있다. 즉 정보를 좀 더 맛깔나게,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콘텐츠의 형식도 다양화한다. 영상, 카드뉴스, 포스팅 등 다양하게 만들어 자체 개발한 앱과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통해 배포할 계획이다. MCN(멀티채널 네트워크) 사업도 더욱 확대한다 .자체 스튜디오를 만들어 스타들과 음식 관련 영상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뭔가에 꽂히면 미친 듯이 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대학 시절 뮤지컬과 아카펠라에 꽂혔고, 그 뒤 창업의 세계에 들어와 좌고우면하지 않고 돌진해 왔다고 했다. 뭔가 하나를 하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게 자신의 성격이란다. 그가 끝장을 보고야 말겠다고 생각한 것은 음식 분야였다.

인터넷 시대와 모바일 시대에 수많은 음식 관련 서비스가 나왔지만 아직도 오늘 점심때 친구들과, 연인과, 가족과, 동료들과 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은지, 어디에 좋은 식당이 있는지, 어떻게 쉽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지의 문제는 해결이 되질 않았쟎아요. 그리드잇이 그 오래된 문제를 한번 풀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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