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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04 한국의 스타트업-(65)위인터랙티브 임현수 대표
“컴퓨터와 인터넷은 삶을 포기할 뻔 했던 저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습니다.인터넷을 통해 다시 태어난 만큼 이제는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임현수 위인터랙티브 사장은 1급 지체·언어장애를 가진 중증 장애인이다.한눈에 보기에도 그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힘겨웠다. 하지만 현재 그는 직원 11명을 거느린 벤처기업의 어엿한 CEO(최고경영자)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이 사람 사연이 보통 많은 게 아니겠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그가 성장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한 불굴의 의지를 어찌 사람의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진작부터 그를 만나고 싶었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제대로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주저하고 있었다. ‘우선 만나보고 그날 받은 느낌과 공감의 분위기를 그냥 풀어내도록 하자’ 하는 생각에 그를 찾아갔다. 하지만 나는 그가 장애를 극복한 벤처기업인라는 차원에서 만난 것은 아니었다. 여기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찾고 있는 불굴의 기업가 정신, 그리고 새로운 시대로의 모험은 어떤 역경이나 환경 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장애를 극복했다는 것을 뛰어넘어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그를 상암동 위인터랙티브 사무실에서 만났다.


◆생후 6개월만에 찾아온 장애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뇌성마비에 걸리면서 그는 중증 장애인이 됐다. 정작 본인이 이를 의식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장애에도 불구하고 또래들을 뛰어넘는 총명함을 보인(이 부분은 그가 아니라 이날 인터뷰를 돕기 위해 동행한 김재갑 이사가 전한 말이었다. 김 이사는 임 사장의 대학교 동창이고 학교에서는 김 이사가 선배였지만 임현수 사장과 뜻을 같이해 함께 창업하게 됐다.) ‘어린이 임현수’는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지만 얼마 안 있어 장애 아동을 위한 학교로 옮기게 됐다.
 그런데 몸은 불편해도 머리는 남달랐던 그에게 장애 학교 수업은 도저히 맞지가 않았다. 결국 그의 고집으로 그는 일반 학교로 다시 옮겼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의 장애가 문제가 됐다. 말만 좀 더듬어도 놀림당하기 십상인 철없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그의 존재가 부각될 수 밖에 없다.
“정말 철저하게 고립됐습니다. 어찌보면 그냥 얌전히 왕따만 당하는 것을 감사해야할 지도 모를 정도였죠. 정말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살고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삶을 포기하는 것 마저도 저에겐 쉽지 않았습니다.” 그가 더 이상 자세히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 상황이 이해가 갔다.

 힘든 나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3이 됐을 때 그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1995년 당시 국내에 막 도입된 인터넷을 접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 세상에서 임현수 사장은 일반 사람과 똑 같았다. 열개의 손가락 중 한 개의 손가락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삶의 의욕을 찾으면서 학교 성적도 급격하게 올랐다.

 “처음에는 책을 보고 베이직으로 간단한 프로그램도 만들었습니다만 제가 원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이때부터 대학을 가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밤늦게까지 공부를 했죠.”

◆인터넷에서 삶과 꿈을 찾다
독학으로 홈페이지 만드는 법을 터득한 그는 인터넷 세상에서 펄펄 날아다녔다.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홈페이지 제작 방법을 알려주는 웹사이트를 열기에 이르렀다.“당시 개인이 만든 사이트인데 하루 5만여명이 접속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어요.사이트가 유명해지다 보니 라이코스가 관련 홈페이지 제작 관련 콘텐츠를 공급해 달라고 해서 졸지에 사업자가 됐습니다.”

 임현수라는 이름이 인터넷 업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였다. 고등학생이었지만 그가 홈페이지 제작에서 보여준 성과는 인터넷 업체들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지금도 홈페이지 제작을 외주에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이와 관련된 업을 일찌감치 감각적으로 터득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2000년엔 청와대와 제 2 건국위원회가 선정하는 신지식인으로도 뽑혔다. 막연하게 컴퓨터가 좋아서 몰두했던 그가 창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2001년 성균관대에 입학해 컴퓨터공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한 그는 졸업을 앞두고 취직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 그는 창업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해왔지만 우선 인터넷 분야의 비즈니스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2005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입사해 인터넷에 대한 실무를 배웠다.

◆상금 5000만원으로 창업
“사장님은 경진대회의 제왕이에요”
임현수 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위인터랙티브 직원이 지나치듯 불쑥 던지고 간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금껏 각종 경진대회, 공모전 등에서 상을 받았다. 얼추 잡아 각종 컴퓨터 경진대회와 벤처창업 경진대회에서 20여 차례 수상했고 정보통신부 장관상도 지금까지 네 번이나 받았다. 그의 사무실 벽 한쪽에는 그가 받은 경진대회 상장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2008년에는 창업경진대회에 출전해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개발해 대상을 받았다.

 “지금으로부터 3년전인데 그때 벌써 지금의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아이템으로 대회에 출전했어요.사람들이 깜짝 놀랐죠.이제와 생각해보니 그걸로 창업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여간 아이디어 하나는 참 많다. 옆에서 지켜보전 김재갑 이사도 한 마디 거든다. “대학때부터 10여년간 계속 지켜봤는데 정말 신기할 정도입니다.어디 가서 상도 잘 받고, 재미있는 생각도 많이 해요.”

 창업대회 대상으로 받은 상금 5000만원을 갖고 임 사장은 2008년 위인터랙티브를 창업했다. 지금 와서 모바일 메신저를 창업 아이템으로 할 걸 하고 생각하지만 당시엔 사실 시장 상황이 그에 적합하지 않았다. 너무 이른 시기였기에 꼭 성공했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래서 인생이나 창업이나 가정은 무의미한 듯 하다. 어쨋든 김재갑 이사와 함께 창업을 했지만 한동안 창업 아이템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검색 기술이나 소셜네트워크를 연결한 무엇을 계속 고민했지만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는 것과 이를 구체적으로 비즈니스화한다는 것은 확실히 조금 다른 문제였다.한동안 생각한 대로 사업이 풀리지 않으면서 어려움도 겪었다.

 “그동안 시장의 변화 등으로 인해 개발만 해놓고 오픈하지도 못한 서비스가 두 개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실패의 과정 속에서 자신감을 상실해 좌절에 빠지기도 했죠. 다행히 그때마다 구성원들이 응원을 해줬고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를 극복해 ‘1000만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만들자’라는 목표를 세우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청년기업인 돕는 벤처사업가 되겠다
올들어 위인터랙티브는 확실한 방향성을 갖고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 현재 임현수 사장은 SNS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검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NS의 명성과 평판이 기본이 되기 때문에 검색에서 중요한 문서 자체의 신뢰도 뿐 아니라 문서 작성자의 신뢰도 역시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 회사가 개발중인 소셜검색 서비스의 이름은 ‘퀵플’.응답이 빠르다는 뜻이다. 빠르면 올 연말,늦어도 내년 초에는 출시될 예정이다. 우선 웹 서비스로 내놓고 바로 이어 모바일 서비스로도 출시할 계획이다. 모바일로 만들면 게임 등을 접목해 다양한 재미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지체장애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활발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 그는 요즘 취업 등의 문제로 힘겨워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그는 “그런 심정에 십분 공감한다”면서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식산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존 산업에 대한 일자리는 줄었지만 새로운 산업도 많이 생겨나고 있고 여기서 파생된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큰 회사에 취직하는 것에만 목을 매고 있을 것이 아니라 좀더 큰 시야로 세상을 보면 세상에는 할 일도 많고 기회도 많습니다.‘청년들이여 꿈을 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임 사장은 실제로 청년들의 도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그는 “나의 몸은 불편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세상에는 장애가 없다는 생각으로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 왔다”며 “초기창업자들을 위한 벤처캐피털을 만들고 단지 돈만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멘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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