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발표된 NHN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수준이었다.매출액이 3305억원,영업이익은 1319억원.지난해 2분기에 비해선 매출액 8.5%,영업이익은 2.5% 증가했고,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5%,영업이익은 2.8% 늘어났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서 NHN의 실적은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게임 실적이 주춤했지만 검색 광고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선보였다.이날 컨퍼런스콜을 하면서 김상헌 대표 역시 "안정적인 실적"에 강조점을 뒀다.
<NHN 연도별 실적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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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연도별 실적



*3기에 접어든 NHN
김상헌 대표는 이날 NHN의 장기 성장성을 묻는 질문에 "기존 사업만 갖고서는 향후 3년간 50%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며 "하지만 안정적인 성장 역시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1999년-2004년 김범수 이해진 이라는 두 창업자가 번갈아가며 또는 동시에 대표를 맡던 '도약의 시기'를 지나 2005년-2008년 최휘영 사장이 이끌던 '폭발적인 성장의 시기'를 거쳐 지금의 NHN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김상헌 대표의 말 대로 올 3분기와 4분기에도 NHN이 올 상반기에 보여줬던 기조를 유지한다는 가정을 하면 연 매출액은 (분할 전 기준으로) 1조4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렇다면 NHN의 올 실적은 창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이런 질문을 던질 법 하다. "NHN의 고성장 시대는 끝났나?"

*NHN,고성장 시대는 끝?
3분기 실적에 대해 증권사들은 장밋빛 전망을 하지 않고 있다.김상헌 대표 역시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게임 부문에서 매출 증가를 예상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고 일본 검색과 국내 미투데이 마케팅 확대 등 비용 증가 요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 전망치만 놓고 보면 창사 이래 계속 유지해왔던 NHN의 고성장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NHN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온라인광고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해외 온라인게임 시장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매출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서버린 공룡 인터넷기업 NHN의 매출이나 이익이 과거처럼 40-50% 씩 늘어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됐다.

과거 NHN이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NHN이 주력으로 하고 있는 시장 자체의 성장성에 힘입은 바도 있었지만 NHN이 경쟁사와의 경쟁을 통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자체적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간 측면도 컸다.하지만 이제는 NHN이 그렇게 고속 성장을 하기에는 커져버린 NHN에 비해 국내 시장 자체가 너무나 좁아 보인다.

*내수기업이냐 글로벌기업이냐.
결국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지만 해답은 NHN이 해외 시장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내수 기업에 머문다면 NHN이 국내 시장의 성장 만으로도 폭발적으로 컸던 그런 과거의 모습을 도저히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물론 방법은 있다.전혀 다른 분야에 있지만 NHN처럼 과점 지위에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덩치를 키우는 것이다.)

NHN은 해외 진출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쪽짜리 글로벌 기업에 불과하다.게임을 통한 해외 시장 공략은 일본과 중국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미국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유럽은 이제 막 시작했다.여기에 NHN의 또 다른 영역인 포털 사업 영역은 이제 일본에서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이다.

NHN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관문으로 여겨지는 일본 검색 비즈니스는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2000년대초 NHN이 일본에 처음 나가서 시장을 개척할 당시 현장을 지켜봤던 NHN 창업 멤버 중 하나는 최근 NHN의 일본 시장 진출을 지켜보면서 "당시와 흡사한 분위기로 가고 있다.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며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해진 의장이 직접 날아가 챙겨가며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 NHN이 직면한 일본의 현실과 처한 상황은 7-8년 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NHN이 게임 회사라면 글로벌화에 있어서 다른 고민이 필요없었겠지만 NHN은 포털과 게임을 양 축으로 하고 있는 회사다.특히 NHN은 포털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미디어기업을 전적으로 표방하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기술로 승부를 보는 기술 기업을 표방하고 있지도 않은 애매한 위치다.(외양은 거대 미디어이지만 내심 기술 기업을 표방하면서 생기는 문제일까?) 그러다보니 어쩌면 해외에 나가선 로 승부를 보기도,미디어로 승부를 보기도 어려워지게 된다. 기술은 국적과 지리적인 영향을 덜 받을지 몰라도 미디어는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미디어로 무장했지만 기술 기업을 표방하는 NHN의 글로벌화가 이래저래 쉽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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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일본 검색 서비스 개시는 한국의 인터넷사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우선 게임을 제외하곤 세계 시장 어디에서도 별로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했던 한국의 온라인 서비스의 해외 시장 도전이라는 점에서 그렇고,특히 이것이 한국의 1위 업체에 의한 두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무엇보다 한국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검색 시장이 구글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으로서는 가장 해볼만한 시장이라는 일본에서의 가능성을 타진해본다는 점에서 흥미를 가지기에 충분하다.
 현재 한국의 NHN 본사는 이와 관련돼 일체 자료 배포나 관련 내용 설명 등을 일본 지사에 일임하고 있어서 한국을 통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일본 현지의 서비스 사용자나 언론 반응,관련 업계의 반응 등을 통해 네이버 일본 검색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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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반응은 좋다!
네이버는 지난 6월15일 일본 현지 5000명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베타 서비스를 실시했다.따라서 이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 정확한 실상은 알기 힘든 상황이다.하지만 이들의 반응을 체크해볼 수는 있다.현재까지 유저들의 반응은 비교적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베타테스트 참여자들은 ‘발상은 재밌다’,‘익숙해지면 재밌을 것 같다’ ‘통합검색이 잘 되면 유용할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담은 댓글을 올리고 있다.
 일단 유저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네이버가 확실한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즉 기존 야후나 구글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려는 방법이다.강렬한 초록빛의 초기 화면이나,마토메와 같은,한국의 지식인을 보다 발전시킨 서비스는 검색 결과를 유저들이 만들어간다는 개념을 도입해 그 자체로 일본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볼 때도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즉 네이버의 이번 일본 검색 재도전은 오래 고민하고 여러번 전략을 뜯어고친 만큼 그 자체로도 의미가 충분히 있다.
 네이버가 과거 일본 시장에서 실패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유저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점,특히 유저들이 굳이 네이버를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게 만들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재까지 유저들이 우려감보다는 기대감을 더 표시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여전히 장벽은 높다
하지만 이런 반응들은 어디까지나 초기 참여 유저들에 의한 것이다.즉 비교적 우호적인 평가가 나오기 좋은 환경에서 만들어진 것이다.그렇다면 기대감을 어느 정도 잡아야 할까? 네이버 검색이 일본 시장에 안착한다는 평가는 어느 정도가 되야 나올 수 있을까? 일본인들이 과연 한국에서 만든 인터넷 서비스인 네이버 마토메를 얼마나 받아들일까? 네이버는 2000년대 초반의 1차 시도에서 했던 실패를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까?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최휘영 사장은 일찌기 네이버 검색 서비스의 일본 진출과 관련해 "성공 가능성은 80%"라고 밝힌 적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가 그렇게 말했던 시점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네이버의 일본 검색 서비스 개시 일정이 상당히 늦어졌고 그 당시에만 해도 야후에게 큰 격차로 뒤져있었던 구글이 지금은 야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일본에서 성장했다.
 실제로 일부 일본 매체들은 ‘이제는 야후와 구글로 굳혀가는 느낌이라서 힘들 듯’,‘이용빈도를 높일 수 있는 인프라가 최소한 필요한데 그런 의미에서는 한게임은 약하다’ ‘검색결과가 유니크한 것은 구글과 바이두 정도’ 등의 인터넷 이용자들의 네이버 일본 검색에 대한 반응을 보도하고 있다.
 물론 이런 반응들은 아직 서비스를 접해 보지 않은 이들의 첫 반응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식의 측면에서는 네이버가 구글과 야후가 만든 장벽을 넘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최소 5년의 인내가 필요하다
 결국 구글과 야후에 익숙한 일본 사용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확실히 차별화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는 점과 함께 그 과정이 재미있고 결과가 유익하다는 인식까지 줄 필요가 있다.이를 어떻게 마케팅적으로 알릴 것인가는 지금까지 한국 시장의 대박과 일본에서의 실패를 모두 겪은 NHN이 풀어야할 숙제다.
 현재까지 분명한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구글이 일본에서 공을 들여온 역사를 참고할 필요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외국,특히 한국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일본 시장에서 안착하려면 5년,10년의 장기적인 노력이 계속되야 한다는 점(일본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한국 기업이 거의 없다는 점을 굳이 언급할 필요 없을 것 같다)은 국내외에서 한결같이 지적되는 점이다.
 그렇다면 관건은 네이버가 5년 이상의 장기적인 싸움을 버틸 수 있느냐일지도 모른다.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지금 NHN재팬은 비교적 현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현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성장성은 떨어진 것 같지만 거품은 많이 제거됐고 현지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네이버가 오래 버틸 만한 여건은 더 좋아졌다. 물론 여기에는 본사인 한국의 NHN이 일본 지사에 상당한 독립성을 주고, 현장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이를 지지한다는 전제가 깔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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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일주일 전의 일이다.평소 가깝게 지내는 다른 회사 선배와 저녁을 함께 하게 됐다.처음엔 사람이 몇명 더 있었지만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그 선배와 나만 남아 얘기를 하고 있었다.광화문의 어느 허름한-광화문연가,pianoman 등 옛날 노래가 나오는-바였다.

 기자 생활만 20년 가까이 한 이 선배는 언론 분야 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대선배이지만 내가 평소 느끼기로는 인터넷이나 뉴미디어에 대해선 큰 관심이 없는 듯 했다.근데 이 선배는 최근 내가 쓴 책을 봤다고 하면서 먼저 얘기를 시작했다.이 선배가 불쑥 던진 질문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원기야,네이버가 언론사를 조만간 인수하지 않을까?"
"왜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니 책 읽다보니 난 그런 생각이 들던데..야,네이버가 언론사 인수하면 파워가 엄청나겠구나.사람들이 지금도 네이버 통해서 기사 보고 네이버를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데,언론사 하나만 제대로된 거 하나 갖고 있으면 거기서 나오는 미디어권력,온라인 파워가 장난이 아니겠구나.사람들의 눈과 귀를 모두 장악하겠구나.이런 생각이 들더라구"
"글쎄요...다음이라면 혹시 몰라도 네이버는 좀 생각하는게 다를 것 같은데"
"그래? 다음은 그럴 가능성이 있어?"
"저도 정확히는 모르죠.그런 소문만 들었기 때문에..하지만 다음이 지향하는 방향을 보면 얼마든지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데요"
(사실 2-3년전인가,다음이 한겨레를 인수하려고 검토작업을 했다는 얘기를 업계에서 들은 바 있어서 한 말이었다.물론 결국 철회했다고 했지만)

글로 옮기기엔 너무나 긴 대화가 그 뒤로도 계속 이어졌다.선배는 계속해서 네이버가 언론사를 인수할 것이라고 했고,나는 하더라도 다음이 먼저 할 가능성이 높고,네이버가 설사 인수하더라도 내 생각에는 결코 최선의 선택은 아닌 것 같다는 요지의 말을 했던 것 같다.
(하긴,내가 네이버 속을 어찌 알겠는가? 얘기하다보니 내가 선배를 설득하고 있는 것 같아 결국 대화가 중단되긴 했다)

사실 이런 대화는 기자들이 가진 두려움을 보여준다.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현상에 대한 두려움.기자들이 갖고 있는 특권? 또는 장점? 이런 것들이 하나씩 사라져가는 시대에서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언론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걱정,기자의 미래상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두려움.

그날 먼저 자리를 뜬 한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정말 궁금하지.궁금해.그런데 걱정만 하고 있는 거지.모르니깐.뭘 좀 알아야 고민도 하고 그러지.사실 제대로 뭘 알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아직은 소수일지 몰라.넌 좀 알겠니?"

기자들은 광범위한 정보를 다룬다는 점,그리고 매체가 주는 신뢰성-이를 부정하는 이들은 코웃음도 안 치겠지만-훈련받은 글쓰기를 통해 절제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었다.하지만 동시에 모든 기자들은 점점 깨닫고 있다.인터넷이 수십억명의 개인에게 열어놓은 수많은 글쓰기와 정보 제공의 기회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자들의 대체제로 부각하고 있는지를.

그들은 개개인으로 따지면 광범위한 정보를 다루지도 못하고,얼마나 정확한지 신뢰도 주지 못하며 따로 훈련을 받지도 못해 글도 엉망인 경우가 많다.하지만 위키피디아를 비롯해 숱한 집단지성,웹20.이 보여주듯 하나하나의 개개인들이 모인 웹의 모습은 기자들의 각 분야의 영역을 떄로 능가할 만큼 무섭게 단련되고 발전하고 있다.누가 시키거나 돈을 주지도 않는데 그들은 서로 교정해주고 데스크를 보며,남들이 모르는 신기한 정보를 열심히 찾아 올려놓는다.

얘기가 약간 빗나간 듯 하지만,그 선배의 의도는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진 플랫폼을 소유한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또는 인터넷서비스기업)이 언론 권력마저 장악할 때 그야말로 빅브라더가 되지 않겠냐는 우려인 것 같다.무엇보다 그 선배가 보기에 포털사로서는 충분히 시도할 만한 일이지 않겠냐는 것이다.포털에서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결코 적지 않다.

물론 나는 같은 현상을 보고 다르게 생각을 했었다.그렇기 때문에 언론사를 인수할 필요가 없을 거라고 얘기한 거였다.언론이 정보 독점력을 지닌 권력기관에서 개개인이 참여하는 새로운 미디어로 변화되는 시기에 더 무서운 것은 포털이 언론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새롭게 만들어지는 인터넷,온라인에서의 블로그나 커뮤니티,또는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해 거리낌없이 소통하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그게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일지,맞춤형 뉴스가 될지,전국민블로거 서비스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즉 언론사 입장에선 정보가 완전히 열릴 때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과거 정보 장악 또는 콘텐츠 공급 방식의 대응이 결코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 일부 국내 포털이 아직 닫힌 방식을 고수하면서 자신들 사이트내에서 만들어진 콘텐츠 위주의 승부로 가는 것이 아직 언론사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 역시 답은 모르겠다.내가 옳다고 생각지도 않고,그 선배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았다.우리의 그날 대화는 별 결론 없이 끝났다.어차피 무슨 결론을 기대했다기 보다는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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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자리를 옮겨가면서 인터넷을 써야할 일이 많다.광화문에서 기자 회견이 있다고 하면 달려가고,삼청동에서 인터뷰 한다고 하면 그리로 가고,양재동에서 만나기로 하면 그리로 넘어가기도 하고.

얼마 전에도 기자 회견 때문에 낯선 장소에 갔다가 인터넷을 쓰게 됐다.그런데 그곳의 인터넷이 속도가 잘 안 나왔다.페이지가 상대적으로 천천히 열리는 거였다.바쁠 때는 정말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나도 모르게 신경질이 나곤 한다.국내 왠만한 사이트들은 다 인터넷 속도가 빠른 한국 상황에 근거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체로 화려하고 복잡하게 꾸며져 있기 마련인데,특히 포털의 경우 더 심하다.온갖 광고부터 시작해서 첫 화면부터 동영상이 돌아가기 일쑤고 무슨 플래시는 그리 많은지.그러다보니 특히 포털 페이지를 열 때 페이지가 천천히 열리는 현상을 가장 자주 겪는다.

그런데 해외에 출장이라도 나가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네이버,다음,네이트,파란 등 왠만한 국내 사이트들은 어쩌면 그리도 천천히 뜨는지...

얼마 전 베트남에 출장을 가서 현지 회사를 방문했다가 재밌는 현상을 발견했다.한국 회사였는데,초기 화면이 다 구글이었다.

"와 여기선 검색할 때 구글이 잘 찾아지나봐요?"
"아뇨 꼭 그렇진 않아요.한국 콘텐츠를 찾는 일이 많은데,아무래도 네이버로 찾는게 더 결과가 잘 나오죠."
"그런데 왜 다 구글을?"
"페이지가 너무 늦게 떠서요.여긴 인터넷이 좀 느린 편이라서 네이버 띄우려면 하세월이거든요.ㅋㅋ."

뭐 인터넷이 느리니 그렇다고 치지만,국내 포털들은 갈수록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초기 화면부터 검색 해서 펼쳐지는 화면까지 천지 사방에 등장하는 번쩍번쩍하는 동영상과 광고들이 전부다 사용자의 편의는 전혀 고려치 않은 것 같아서다.아주 극소수는 그걸 보고 도움을 얻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내가 찾는 검색 결과 등과는 무관하다.

 그야말로 포털만 들어갔다 하면 정보를 먼저 접하기 전에 온통 공해부터 만나게 되는 셈이다.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인터넷이 느린 환경에 처하면 문득문득 느끼게 되는 것이 새삼 생각나서 적어봤다.

포털은 과연 이를 인터넷강국의 산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한국적 특성이라고 치부할 것인지? 한국과 같은 포털 형식을 띄고 있는 야후도 네이버,다음만큼 심하진 않다.

꼬우면 안 쓰면 그만이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이미 너무 오랫동안 써 온것을..게다가 이메일도 다 연결돼 있고..이래저래 사용자 입장에서는 딜레마다.이게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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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메일이 다음 제쳤다?

뉴미디어 세상 2008. 9. 17. 23:12 Posted by wonkis
이메일의 대명사인 다음의 한메일이 네이버 메일에 1위 자리를 내줬다는 자료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비즈니스용 인맥 구축 서비스인 링크나우가 자신들의 회원 4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사용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naver'의 점유율은 26.1%로, hanmail과 daum을 합친 다음 메일의 점유율(24.2%)보다 높게 나타났다.

 링크나우는 주로 직장인들이 온라인상에서 인맥을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이트로 모집단이 대부분 직장인이라는 점에서 일반 기업이 한 조사이지만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트 메일은 11.8%,구글의 지메일은 9.3%,마이크로소프트의 핫메일은 7.2%KTH 파란메일은 5.6%,야후는 4.0%,코리아닷컴이 2.3%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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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런 조사의 경우 미세한 숫자의 차이보다는 전반적인 그림을 보는 것이 더 재미를 주는 법인데,네이버 이메일 사용자가 다음 한메일 사용자보다 더 많다는 것이 나에겐 별로 새롭진 않았다.

 아무리 이메일이 관성으로 쓰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메일처럼 대체제가 많은 것이 없는데,별 메리트가 없을 뿐더러 용량이나 편의성 면에서 크게 뒤떨어지는 다음 한메일을 고수하는 사람을 신기하게 보는 나로서는 사실 당연한 결과처럼 보였다.

 오히려 구글 지메일의 약진이 눈에 띄었고 야후 메일 사용자가 생각보다 적다는 것도 눈길이 갔다.직장인들이라면 야후 메일을 많이 쓸 것 같았는데,의외로 숫자가 적었고,구글 지메일이 10% 가까이 숫자가 나온 것은 아무래도 직장인에 대한 조사였기 때문이 그런 것 같았다.즉 대상을 전체 연령 및 직업군(주부 학생등)으로 확대하면 지메일 사용자 수에 있어서는 변화가 있을 것 같았다.(사실 아직 구글 지메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고,나의 주관적인 조사이긴 하지만 여성들,주부들의 경우 지메일 사용을 불편해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메일 주소를 여러개 사용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1순위로 등록하는 이메일 주소에서 보이는 이정도 차이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즉 점유율이 아주 미미한 경우만 아니라면 이메일 사용에 있어서 사용자들의 선호도 차이는 많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

 나의 경우 회사 이메일과 네이버메일,지메일,네이트메일,파란메일,야후메일 등을 다 갖고 있는데 사이트에 등록할 때마다 내가 1순위 메일로 등록하는 것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털들이 메일 서비스에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것은 로그인하면서 활동을 하게 돼 개인화하기 쉽고,성향 파악이 되며,아무래도 이것저것 많이 쓰는 등 체류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일 거다.신뢰도 측면보다는 변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래저래 흥미로운 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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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결과에 만족하세요?

뉴미디어 세상 2008. 7. 3. 23:28 Posted by wonkis


예전에도 블로그에서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나는 내 이름을 갖고 검색을 많이 한다.검색창에 내 이름을 그냥 친다.내 옛날 기사를 찾을 필요성 때문에 그러는 경우도 있고 때로 댓글이 궁금하거나 참고 목적으로 하기도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는 정말 내 이름으로 검색을 했을 때의 결과에 대해 불만족스럽다.뭐 물론 내가 불만족스럽다고 한들 뭐 어쩌겠는가,그냥 한탄이요 푸념일 뿐이다.그래도 내 블로그니 실컷 불만을 좀 얘기해봐야겠다.

우선 네이버에서 내 이름으로 검색을 하면 (당연히)카테고리별로 검색 결과가 나오고 이 중 나는 대부분 뉴스를 찾아 본다.그런데 네이버 검색에서는 내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 스크롤을 내리지 않고 바로 보이는 첫 화면에 블로그검색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나오는 식이다.
<네이버 검색 결과 화면..클릭하면 크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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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인 임원기씨가 잘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에 통상 그와 관련된 블로그 글이 많이 나오는데,항상 빠지지 않고 첫 화면에 보이는 글이 있다.‘임원기 기자와 신유진 교수의 수상한 시선’이라는 블로그 제목이 항상 첫 화면에 노출된다.이 포스트는 이 사람이 글을 올린 이후 6개월이 넘게 계속 내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 항상 최상위에 검색 결과로 노출된다.

나의 첫 반응은 이거다? ‘아니 이건 도대체 뭐야?’ 내가 쓴 기사나 블로그에 대해 평가를 한 포스팅인데,상당 부분 내 글에 대한 이해없이 작성된 것으로 판단된다(내 기준에서는) 그런데 왜 내 이름을 치면 이런 글이 제일 위에 뜬단 말인가?..물론 나 말고 내 이름으로 검색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별로 누가 알리도 없겠지만 어쨋든 기분이 나쁘다.그 포스팅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6개월이 넘게 똑같은 검색 결과가 나오는 것이 불만이라는 거다.나도 그렇게 그래도 내 이름이 앞에 뜨는 숱한 포스팅이 많은데 왜 이 블로그의 유독 이 글이 맨날 위에 뜬단 말인가?

불만의 요지는,‘이렇게 검색 결과가 노출되는 기준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시간 순서도 아니고 이 블로그 글은 그닥 많은 사람이 클릭하지도 않았다.즉 인기도 순도 아니다.그럼 도대체 네이버의 기준은 뭔가? 일단 내 생각은 이게 네이버 블로거라서 그런 것 같은데,(사실 잘 모르겠다) 이런 추측을 하는 이유는 그 숱한 최신 포스팅과 인기있는 블로그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올라온다는 것이다.

그래도 네이버는 그럭저럭 나와 관련된 내용이 검색이라도 된다.다음이나 엠파스 네이트 등 국내 다른 포털은 별로 들어가서 검색할 필요성도 못 느낀다.별로 나오는 게 없으니.. 다음은 조금 달라지는 중이긴 하지만...

구글이나 위스폰에서 검색하면 결과가 사뭇 다르다.내 블로그 및 기사,다른 사람이 블로그에서 나에 대해 다룬 것들이 뜬다.구글의 기준은 명확하기 때문에 검색 결과가 불만족스러워도 별로 시비를 걸고 싶지는 않다.최소한 내가 나를 검색했을 땐 구글에서 찾는게 훨씬 더 나에 대해 가까운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셈이다.즉 검색의 의도와 부합하는 것이다.

<구글 검색 결과..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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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좀 극단적인 예를 들었을 수 있다.나는 전혀 유명하거나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아닌 그냥 일개 기자이기 때문에,유명한 사람이나 보편적인 키워드를 입력하면 네이버,다음 등 국내 포털에서 더 좋은 검색 결과가 나올 수 있다.그러니깐 이건 그냥 푸념이라는 거다.솔직히 내가 싫으면 안 쓰면 그만이다.뭐 내가 네이버나 다음,네이트,엠파스에서 검색을 한다고 누가 상이라도 준단 말인가?

그래도 불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분명히 결과가 많고 풍부해 보이지만 뭔가 조작된 듯한 느낌.인위적으로 배열해 놓은 것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게 됐다는 거다.점점.나만 그럴까? 소비자들의 성향은 변화하지 않을까?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면 이에 대해 국내 포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어제까지 성공의 비밀이 내일의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나는 요즘 검색 결과를 보면서 점점 이런 생각이 든다...검색 결과가 많다고 좋은 것은 결코 아니다.

국내 포털에서 검색했을 때 느끼는 또 한가지의 불만은 왜 그리 중복되는 것들이 많은지...그만큼 사람들이 뭔가 생산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글이나 이미지 등을 퍼다 나르기에 바쁘다는 거다.그 숱한 중복 문서나 사진,동영상만 다 제거해서 하나로 보여줘도 페이지 수가 확 줄어들 것이다.그런데 포털들은 일부러 그걸 안하는 것 같다.(검색 결과가 확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까봐 그러는 걸까? 설마 그래서 그렇지는 않겠지...차라리 아직 기술력이 안되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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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정확히 말하면 nhn은 지금 위기라고 할 수 있을까.4년에 걸쳐 IT담당 기자를 할 때 한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어서 여러가지로 궁금증이 인다.

 nhn을 둘러싼 환경을 보면 여러가지로 확실히 좋지 않다.우선 반네이버 정서가 어느때보다 심한 것 같다.수치상으로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대화,인터넷에 올라온 댓글,nhn 내부의 의식,기자로서 느끼는 감 등을 종합해 볼 때 그렇다.

 반네이버 정서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돼 있다.이번 촛불집회를 둘러싸고 다음 아고라 또는 보다 진보적인 사이트들과 비교되면서 친MB사이트처럼 이미지화된 것이 하나다.또 폐쇄적인 블로그 정책으로 인해 블로거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측면도 하나가 있다.그리고 1등 인터넷기업이라는 면에서 막연하게 미움을 사고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정부로부터는 독점 기업이라는 인식과 함께 불공정 거래 부분이 지적됐다.여기에 인터넷산업에 속한 다른 기업들로부터는 인재의 블랙홀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사면초가라고 할 수 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한게임을 둘러싼 사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nhn에 부정적인 환경 중 하나다.해외 시장 개척이 주춤한 것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특히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은 작년 말에서 올 상반기,이제 다시 올 하반기로 점점 늦어지고 있다.nhn은 보다 준비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서라지만 그 사이 일본 시장은 또 한걸음 발전하고 있다.그러면서 주가도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이렇게 지적하다보니 nhn이 마치 엄청난 위기에 처한 것 같다 -.-;;)

나는 여기서 한게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행성 논란은 (물론 심각한 문제 중 하나지만) nhn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판단한다.사행성 논란은 한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한 1999년 이후 강도와 기간에 차이가 있었을 뿐 단 한번도 사라진 적이 없었던 논란이다.항상 제기돼왔던 문제를 변수로 보기는 힘들다.물론 nhn이 그만큼 사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아이템 거래,환전문제,해킹 등 변수 등에 대해 검증에 검증을 거쳐 보완을 해야겠지만 본질적인 문제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크게 보이고 있는 반네이버 정서는 어떨까.사실 반네이버 정서의 뿌리는 대단히 깊고 오래된 문제다.아무리 짧게 잡아도 이미 2006년부터 시작된 문제다.사람들이 네이버의 성공과 영향력에 대해 열광하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네이버에 대한 의심과 질시,비판도 동시에 시작됐다고 본다.

그 이유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다.시가총액이 수조단위의 기업이 되면서 일선 현장에서 마주치는 nhn 직원들의 자세가 달라졌다는 소리도 나왔고 압도적인 1위 기업이 되면서부터 소비자(네티즌) 위주보다 1위를 수성하기 위한 모습으로 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덩치가 커지면서 다른 회사의 우수 직원들을 무차별적으로 데려온다는 지적도 받았다.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해내거나 파이를 키우기 위한 노력보다는 기존 시장에서 자신들의 몫을 늘리고 경쟁자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방어적으로 운영하기 급급하다는 비판도 높아졌다.

 어떤 부분은 nhn에게만 적용하는 지나친 잣대이지만 일정 부분 nhn이 가슴 아프게 새겨야 할 부분도 있는 것 같다.나는 한 벤처기업 사장의 다음과 같은 말을 듣고 nhn이 이런 지적에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했다.

"도대체 nhn이 블로그 이후 새롭게 선보여 성공한 서비스가 뭐가 있습니까?"

 nhn이 1등 기업으로서 시장을 선도하는 그런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뭐가 있느냐는 것에 대해 토론을 하다가 나온 말이다.

 이유야 어찌됐던 nhn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그리고 그것은 비즈니스 위기라기 보다는 '관계의 위기' 인 것 같다.nhn은 next human network의 약자인데,network의 근간이 되는 네티즌과의 관계,동종 사업자와의 관계,정부와의 관계,언론사와의 관계 등 관계 형성과 유지에 있어서,MB식으로 말하면 '소통'에 있어서 문제점을 드러낸 부분이 크다.

 하지만 이런 모든 악재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nhn이 핵심 비즈니스를 영위하는데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다.아직 사람들은 익숙하고 편안해서 nhn을 찾는 경우가 많다.네이버나 한게임을 '믿을 만하다'는 인식 때문에 이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nhn의 문제가 기본적으로 신뢰와 관련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은 이 떄문이고,이는 스스로를 언론사로 규정하지 않는 nhn의 기본적인 방향과도 맞아떨어진다.
 
(백번 양보해서 nhn이 신뢰의 위기에 처했고,그에 따라 사용자들이 nhn을 더이상 믿지 않아 떠나게 된다고 하더라도,사실 대안이 별로 없다.야후? 구글? 다음? 싸이월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불행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대안이 그닥 없다.다음은 정말 네이버에 비해 월등하게 '믿을 만 한' 서비스인가? 아니면 정말 탁월하게 '유용한 서비스'인가? 다른 사이트들도 마찬가지다.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결국 네이버 비즈니스는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물론  계속되는 소통의 문제는 비즈니스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런 점을 nhn도 알고 이해진 의장이 요즘 회의를 소집해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고 한다.얼마전 네이버가 전격적으로 촛불집회 페이지를 따로 오픈하고 네이버의 입장을 초기 화면에서 공지하는 것 모두 이해진 의장의 결단으로 이뤄졌다고 한다.즉,nhn도 문제의 원인과 본질을 모두 알고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nhn이 어느 떄보다 어려움에 처한 것은 맞지만 nhn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그것이 예상보다 늦다고 보는 이들도 많겠지만(결과가 어찌 나올지 모르겠지만,현재까지만 보면 네이버는 조금 더 일찍 움직였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nhn의 역량을 감안할 때 잘 해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더 우려하는 것은 nhn이 성장 동력을 발견하는데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특히 혁신의 동력을 잃고 주춤하는 한국과 달리 빠르게 발전하는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nhn이 게임 말고 다른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얼마나 가질 수 있느냐,그것을 위해 얼마나 전력투구할 수 있느냐에 의구심이 점점 드는 것이다.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선 인터넷산업이 다시 부흥기를 맞고 있고 새로운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하지만 국내 시장의 분위기는 이와 딴판이다.결국 nhn이 안에서 혁신의 동력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데,어려운 시험을 치뤄야 할 해외 여건은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nhn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분명하지만 정말 위기인지 내가 주제넘게 말할 입장은 사실 아니다.다만 nhn의 대응이 늦지 않았길 바랄 뿐이다.nhn으로서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든다.좀 더 크기 전에 위기 대응 능력을 검증할 수도 있고 내부의 커뮤니케이션과 외부와의 소통이 얼마나 원활하게 되는지 제대로 점검해볼 기회이기도 하다.아울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위기 관리,중단없는 대내외 커뮤니케이션,끊임없는 혁신과 자기 점검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nhn이 어떻게 성장했느가를 보면 사실 답은 명확하다.nhn은 네티즌들이 좋아하고 지지를 보내면서 급격하게 성장했다.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일 떄도 있었지만 결국 항상 소비자들의 마음을 잘 읽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nhn은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읽고 있을까.그리고 nhn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까.사실 고객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의 다른 말이다.nhn이 고객의 마음을 읽는 데 과거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것인지,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그도 아니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를 알기 위해선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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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있었다.지난 달에 문성실님이 블로그에  '네이버에서 내게 날라온 메일'이란 글을 올리면서 네이버의 블로그 정책이 블로거들 사이에 도마위에 올랐다.

요지는 자신의 책 표지를 블로그 스킨으로 설정한 성실님에게 네이버에서 '상품명,상업적 URL 및 이미지 등을 포함한 블로그 스킨은 사용을 금한다'는 블로그 운영 원칙에 따라 스킨을 수정하거나 교체하라는 거였다.즉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의 책을 스킨으로 쓰는 것에 대해 상업적인 이용으로 간주하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통보였다.

그 글이 올라온 이후 이미 그만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댓글이나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의견을 표명해 주셨으니,그 얘기를 내가 다시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네이버의 입장을 일견 이해는 하면서도(즉 상업적인 이용을 그냥 내버려둘 경우 정말 예상하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오남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그리고 네이버도 돈을 벌려는 회사고 블로그도 그런 목적이니 정당한 댓가를 지불한 경우에 상업적 사용을 허락할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점 등등) 개인 블로거 입장에서 보면 상업성에 대한 네이버의 잣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성실님과 그만님의 지적에 상당 부분 공감을 했던 터였다.

여기서 내가 궁금했던 것은 이에 대해 네이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였다.최근 NHN 내부에서 논의된 얘기를 들은 바는 이로 인해 네이버 내부에서 상당한 '격론'이 벌어졌다는 거였다.
블로그팀 차원의 논의가 아니라 이른바 임원진들이 모인 자리에서 블로그 정책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여기서 논의된 주요 내용은 '네이버의 지금 블로그 정책이 맞는가'(물론 원론적으로 틀렸다는 것은 아닐테고 자신들의 방향성을 검증하는 정도인 듯)였다.
 즉 블로그에서 상업적인 콘텐츠를 규정하는 기준에서부터 그 기준에 위반된다고 판단될 때 이를 고지하는 방법,사후 대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논의됐다고 한다.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블로그에 올라온 콘텐츠에 대해 전적으로 해당 블로거에게 귀속하도록 하는 것인지,아니면 네이버에도 일정한 권리가 있는 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다고 한다.

사실 포털 블로그를 이용하는 블로거들 입장에서는 해당 포털의 지침을 따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존재하고 현재까지는 이 논리가 먹히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이런 논의를 했다는 점에서는 변화의 조짐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블로그 정책,서비스 등 블로그 관련해 대대적인 변화가 하반기에 예정돼 있다고 한다.상당히 많은 파워블로거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떠나는 상황에서 네이버의 블로그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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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터앤미디어와 헤럴드경제가 함께 기획해서 IT기업들 탐방기를 만들어가는 '파워블로거,IT기업에 가다'가 드디어 시작됐다.관련 기사는 링크 참조.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4/29/200804290177.asp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4/29/200804290036.asp

 지난 번에 간단하게 내용을 올렸는데,헤럴드경제에서 그날 나왔던 대부분의 이야기를 소화했다.상당히 많은 내용이었는데,권선영 기자께서 워낙 깔끔하게 정리를 잘 했다.
 
 사실 나로서는 파워블로거니 하는 부류에 들어갈 만한 사람이 아니지만 당초 처음부터 태터앤미디어와 이런 일종의 행사를 기획한 초기 멤버란 점에서 동행하게 됐으니,영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브루스님이나 후글님이 질문을 많이 하면서 이날 분위기를 주도했는데,개인적으로는 이원진 사장님의 답변 중 '구글은 실패도 빨리 경험한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콘텐츠를 내부적으로 계속 생산하면서 사용자들을 가두고 있는 네이버가 지금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닫힌 인터넷이 결국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란 지적도 공감이 갔다.)

 사실 구글이 내놓는 서비스들이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권에서 별로 재미를 못 보고 있는데,이에 대해 구글에서는 실패도 빨리 경험하는게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아주 신중하게 고민하고 개발해서 하나씩 선보이기 보다는 최대한 시장 상황에 맞는 서비스들을 빠르게 선보이면서 맞을 매는 맞고,실패도 경험하면서 생존 법칙을 찾아간다는 말이다.

 어차피 영원히 베타서비스일 수 밖에 없는 인터넷의 속성상 실험적인 서비스들을 계속 내놓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것 같다.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읽어내고 그들의 정서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는 인터넷 기업도 서비스 업체라는 측면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것 같다.그리고 그런 점에서 구글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느냐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변은 구글이 빨리 실패를 경험하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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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커뮤니케이션즈를 방문해 한 임원을 만났다가 결국은 검색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결국은 검색인가..검색 말고 다른 대안은 없는가.

 웹2.0시대에는 SNS나 사용자들이 만든 다양한 콘텐츠로 인한 새로운 시장,경쟁이 열릴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 기반은 결국 검색 밖에 없다는 말을 이 임원은 탄식하듯이 말했다.

 비슷한 말씀을 석종훈 다음 대표도 한 적이 있다.검색의 중요성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것이다.검색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는 구글이 활개치고 있었고,국내 시장은 네이버가 장악한 뒤였다.야후도 마찬가지다.존 바텔의 ‘the search’에 따르면 야후 역시 검색의 중요성을 알았을 때는 이미 시장의 경쟁 구도가 확립돼 버린 뒤였다.

 “검색이 중요한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네이버가 너무 앞서버린 시점이었다.최근 2년 동안 열심히 검색 쪽에 투자해보니,검색 승부가 그렇게 단기간에 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차이도 많이 나는 현재 상황에서 빨리 따라잡긴 쉽지 않을 것 같다.그래서 검색쇼나 디렉토리 등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UCC를 강화하는 것도 그렇고..콘텐츠를 확보해 차별화된 검색 결과를 보여주면서 조금씩 올라가는 방법이다.”
석 대표의 말이다.

 너무나 정보가 많아 빠른 시간에 의도에 맞는 최적의 결과물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인터넷이라는 바다다.그러다보니 점점 검색은 중요해진다.앞으로도 검색은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검색의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 제공 방식에서 혁신이 일어날지는 몰라도 수많은 정보 중에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게 해주는 ‘검색’의 의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검색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밖에 없지만 너무 늦었다.답답하다.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가.내가 만난 누구도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한다.그러기에 네이버가 2004년 이후 검색의 힘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구글은 세계 최고 유망 기업이라는 말도 듣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요 며칠 새 잇따라 발표된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SK커뮤니케이션즈의 지난 해 실적은 결국 답은 검색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줬다.누군가 다른 대답을 줬으면 좋겠다.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는 가능성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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