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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31 한국의 스타트업-(130)데일리호텔 신인식 대표 2

남아도는 것은 아깝다. 그냥 두면 가치가 사라져버린다. 다만 아주 싸게라도 팔 수 있다면 그냥 기회를 날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남는 자리가 대표적이다. 개인 사업을 하다보면 언제 얼마만큼의 자리가 남는지 가늠이 된다. 항상 남을 수 밖에 없는 자리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라도 팔아서 수익을 보충하는 방식은 소비자와 서비스 제공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이런 식으로 시작해 대박이 난 서비스가 소셜커머스였고 식당 빈자리 할인예약 서비스였다. 그런데 사실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얼마 전에도 호텔 예약 서비스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유사한 서비스다. 이번에 소개하는 데일리호텔은 호텔 예약 서비스들이 겪을 만한 초기 시행착오를 덜 겪고 빨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표이사가 보유한 개발 능력과 서비스에 대한 확고한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창업의 지름길을 찾다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과 04학번인 신인식 대표의 이름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지난 2011년. 그가 마이크로소프트 주최 이매진컵 한국 대회에서 우승한 뒤 한국 대표 자격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이매진컵 글로벌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는 자료에서였다. 당시 소프트웨어 분야로 진출했던 그는 미국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한국 대표로 뽑힌 전력을 볼 때 그의 팀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 이매진컵에 나갈 당시 그는 대학 4학년이었다. 2012년 졸업을 앞두고 2011년 그는 삼성SDS에 입사했다. 하지만 그는 얼마 다니지 못하고 나왔다. “글쎄요..그 당시엔 대기업에서 배우는 것들이 궁극적으로 내가 창업을 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들과 너무 멀게 느껴졌어요. 너무 멀리 돌아가는 것 같고, 여기서 배우는 것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한편으론 여기서 그냥 주저앉을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너무 뻔하게 느껴지기도 했죠.”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본래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점. 즉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대기업에 입사한 것이었는데 향후 창업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란 판단을 빨리 내린 것이다. 주저없이 회사를 나온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창업에 대한 그의 생각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창업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점점 더 그 생각이 강해졌어요. 그래서, 그냥 바로 시작하자고 생각했어요.”

 그가 생각한 창업 아이템은 여행. 누구나 여행 가이드가 될 수 있고, 여행상품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팔 수 있고 소셜 기능을 붙여 사람들은 이런 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런 방식이었다. 지금은 상당히 널리 알려진 아이템이지만 작년에만 해도 그리 일반화되지는 않은 상태였고 그는 야심차게 준비했다. 그의 첫 창업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또래들과의 의기 투합을 통해 구체화됐다. 

◆첫 실패와 재도전

첫 사업에서 바로 어떤 결실이 나왔다면 지금 사정은 사뭇 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여행 서비스는 무참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과 관련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학교 동료들과 함께 창업을 했는데 지분을 똑같이 나눴죠. 그런데 그게 문제였어요.”

 뭐가 문제가 됐을까. 공동 창업자 수는 무려 7명. 게다가 모두 지분이 같았다. 서로 의견 충돌이 잦았다.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어보기도 전에 분열이 생겼다. 결국 팀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2012년이 허망하게 지나갔다. 하지만 여행 관련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욕구는 그냥 사라지지 않았다. 2013년이 밝자 그는 새로운 창업을 준비했다. 

 “이번엔 혼자 시작했습니다. 규모도 작게 하고,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시절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그때 후배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기로 했어요.”

 그는 여행 가이드를 직접적으로 해주는 그런 서비스가 아닌, 호텔, 펜션, 모텔 등 숙박시설에 대한 예약을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고안했다. 회사명도, 서비스명도 데일리호텔로 정했다. 매일매일 호텔을 예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존 숙박시설의 인프라는 최대한 활용하면서 모바일을 이용해 당일 예약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후배들의 도움을 받아 그가 직접 개발에 착수했다.

 몸집을 가볍게 하자 서비스는 오히려 빨리 나왔다. 6월말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8월 2일, 정식 서비스를 오픈했다. 

 데일리호텔은 호텔의 오늘 남은 객실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예약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호텔은 빈 객실을 판매할 수 있어 좋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편리한 숙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데일리호텔은 기존 호텔 예약 서비스의 비효율성을 개선한 서비스입니다. 기존에는 호텔이 미리 정한 판매가격에 따라 예약대행사(여행사 등)가 마케팅을 하여 판매하는 방식이었죠. 예약대행사나 호텔은 미리 예약율을 예측, 판매가격을 정하니 예약율이 낮더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데일리호텔에서는 판매 당일까지의 예약율에 따라 호텔에서 실시간으로 가격을 책정해, 적극적으로 할인가격을 이용한 판매가 가능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빠르고 쉽게 예약하고 즉시 결제.

데일리호텔의 특징은 서비스에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는 것. 앱을 실행하면 당일 예약할 수 있는 5개에서 10개 정도의 호텔 리스트(사진 및 가격 포함)만 뜬다. 원하는 호텔을 선택한 뒤 결제만 하면 된다. 물론 로그인을 해야 한다. 미리 등록된 신용카드의 정보를 이용하기때문에 30초만에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쉽고 편리한 예약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150개의 호텔을 직접 돌면서 협상을 했고 이 중 50여개 호텔과 이미 계약을 체결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당일 예약할 수 있는 호텔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아직까지는 서울과 수도권의 호텔만 가능하지만 곧 부산과 기타 지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기존에도 웹 서비스 중 당일 예약이 가능한 서비스들이 있었지만 특별한 할인없이 정해진 가격대로 판매하거나 여러가지 조건이 많이 붙었다. 데일리호텔은 가격 할인 뿐 아니라 GPS를 이용한 지도보기 기능을 제공,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의 호텔을 찾기에도 편리하도록 했다.

 호텔이 좀 더 많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기술적인 측면보다 영업이 중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 신 대표에게 물었다. 그는 한편으론 수긍하면서도 무작정 예약 가능한 호텔만 늘리는 게 능사가 답은 아니라고 말했다. “퀄러티 컨트롤을 잘 해야 합니다. 데일리호텔에서 예약하는 호텔은 믿을 수 있다는 그런 신뢰감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하거든요. 예약을 하고 갔는데 그 호텔이 엉망이더라 이렇게 되면 아주 곤란해집니다.”

 이런 류의 서비스가 갖는 어려운 점은 또 있다. 분명 당일 예약 수요, 즉 빈 방을찾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훌륭한 호텔이 많지 않다. 그런 호텔이 있다고 하더라도 막상 많은 이들이 찾을 때는 빈 방이 별로 없다. 빈 방이 별로 없으면 이런 식으로 싸게 방을 내놓을 이유가 별로 없어지는 것이다. 또 정말 사람들이 빈 방을 애타게 찾을 때, 예를 들어 여름휴가, 겨울방학 등 성수기 시즌엔 이렇게 판매할 만한 방이 별로 없는 것이다. 모텔이나 펜션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데일리호텔에서 추구하는 퀄러티 컨트롤이 잘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신 대표는 “일단 호텔에 집중하면서 로열티가 높은 사용자층을 만들어내는 게 우선입니다. 사용자 증가와 서비스 확대가 서로 균형을 맞춰가면서 함께 성장하도록 해야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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