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엄청난 양의 동영상을 본다. 자신도 모르게. 소셜네트워크에 접속해도, 이메일을 받아도, 친구와 메신저를 주고 받으면서도, 과거 텍스트와 스틸 사진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던 자리와 시간을 이제는 동영상이 가져가고 있다. 이 분야엔 벌써 고수들이 넘쳐나고 있다. 쉽게 흉내내기 힘든 끼로 무장한 이들이 마치 일상인 듯 무심하게 찍어서 올려놓은 동영상에 순식간에 수백만명이 몰려온다. 이들 자체가 이미 미디어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과 연합군을 구성, 새로운 미디어 세계를 꿈꾸는 이들도 있다. 루키스트엔터테인먼트는 그런 회사다.

결국은 자기 길을 찾다

확실히 환경의 영향은 무섭다. 계속 접하고 주위의 소식을 듣다보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오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생겨나기도 한다.

루키스트엔터테인먼트의 유한민 대표가 대학(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04학번)을 졸업하던 무렵, 벤처 열풍이 뜨겁게 일고 있었다. 2011년부터 그는 그런 현상을 목도하고, 2012년 졸업하자마자 회사에 취직했다. 인성정보통신이라는, 통신장비 회사였다.

본래는 판도라TV같은 그런 곳에 취직하고 싶었어요. 그런 분야의 회사에 지원도 했는데, 떨어졌죠. 그래도 인성정보에 합격해서 잘 다닌 셈이죠.”

2013년 여름까지 다니면서 그는 고민했다고 한다. 자신이 꼭 일하고 싶던 회사는 아니었지만, 일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고 할 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시 관심사는 속일 수가 없다. 평소에 눈여겨 보고 관심을 가졌던 일에서 진로가 바뀌게 된다.

제가 원래 트위터, 블로그, 카페 이런 서비스들이 처음 나올 때 아주 초기부터 활동했던 그런 스타일이었어요. 트위터도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을 많이 끌어모았죠. 제가 봐도 인터넷에서 사람들을 많이 모으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인성정보통신에 다니던 201210월의 어느 날 그는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나와 전혀 관계가 없는데 내 친구가 좋아했다는 이유로 타임라인에 뜬 동영상을 본 것이다.

? 이런 식으로 인기를 끄는 동영상이 많이 나오겠네?’ 이렇게 생각한 그는 즉시 동영상을 올리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실험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름은 돈의 맛. 처음엔 경제 콘텐츠를 올리려고 했단다. 자신에게 뭔가 남는 게 있고 공부가 되는 콘텐츠를 올려놓으려는 생각때문이었다고. 그런데 재미가 없어서 바로 접고 그 다음부터는 웃기고 재미있는 영상만 올리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방문자 수가 금새 10만명이 채워지더군요. 웃기는 동영상 올리고 사람들하고 얘기하고 공유하고 이런 게 너무 재밌어서 나중에는 회사에 가서도 이것만 하고 그랬어요.”

<해외의 주요 MCN 사업자들>

결단의 시간이 왔다. 계속 그렇게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승진하고 나면 이젠 정말 다른 일을 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고, 무엇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는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결국 그는 본래 자신이 좋아했던, 동영상과 소셜엔터테인먼트의 세상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인성정보에 입사한 지 1년반쯤 지난, 2013년 여름이었다. 그의 나이 스물 아홉이 돼 있었다.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자

거창하게 일을 벌이기보다는 회사를 나오기 직전에 하고 있던 업무를 확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동영상 올리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애드바이미를 통해 광고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실험을 해 본 뒤 바로 SNS 마케팅에 돌입했다고 한다.

동영상 분야의 피키캐스트라고나 할까요. 일종의 콘텐츠 큐레이션인데 웃기는 동영상을 올려놓고 사람들의 관심을 떠보는 거죠.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고 어떻게 몰려드나를 봐야하니까요.”

그는 이런 방식이 미디어로 성장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단순한 유머 동영상에 라이크가 1만개 넘게 찍히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한계가 있다는 것도 알아차렸다.

자체 콘텐츠가 있어야 해요. 외부의 콘텐츠 링크를 단순히 연결하는 거나, 기존 콘텐츠를 편집하거나 변형하는 정도로는 지속적인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고 성장도 힘들다는 걸 알게 됐어요. 확실히 돈은 돼요. 하지만 상당한 비난을 감수해야 하죠.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게다가 성장도 한계가 있다면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봤어요.”

<루키스트엔터테인먼트 직원들. 맨 앞 오렌지색 파카에 양 손 브이자를 한 인물이 유한민 대표.>

물론 그가 자체 콘텐츠의 필요성을 절감하게된 건 다른 이유도 있었다. 단순 동영상 링크를 걸거나 외부 콘텐츠를 편집하는 수준의 페이스북 페이지류의 모델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 경쟁마저 치열한 곳에서 똑같은 모델로 갈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럼 자체 콘텐츠를 어떻게 확보할까?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일일이 다 만들려면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떠도는 수많은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올려놓고 공유하는 일반인들에게서 해답을 찾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동영상을 제작해 만들어 유통하는, 일반인의 범주를 벗어난 일반인들. 이들은 끼는 있지만 동영상의 효과적인 유통과 지속적인 관리, 마케팅 등의 능력은 한계가 있었다. 개인 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이들 중 뛰어나고 잠재력이 있는 이들을 발굴, 전속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계약을 체결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면 될 일이었다.

있는 사람 누구나 스타가 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루키스트엔터테인먼트는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페이스북 전문 MNC(멀티채널네트워크) 회사다. 페이스북을 택한 것은 이제 어느덧 사람들이 동영상을 조회하는 수에 있어서 페이스북이 유튜브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그만큼 페이스북은 동영상의 핵심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휴대폰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콘텐츠는 바로 동영상이다.

작년에 만들어진 회사이지만 불과 얼마 안되는 시간 동안 루키스트는 37명의 외부크리에이터를 확보했다. 6월 월 조회수 총합은 6500만이었는데 내가 그를 만났던 11월말에 이미 월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다고 한다.

루키스트에 올라오는 동영상은 다양하다. 유머, 뷰티, 일상공감, 패러디 등등. 별 거 아닌 것 같은 동영상이지만 올려놓으면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그걸 보고 공감을 표시하고 라이크를 누른다. 유한민 대표가 시범삼아 보여준 동영상은 분명히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힘이 있었다. 뭔가 빠져들게 하는 그런 힘.

얼핏 루키스트의 사업 모델을 보면 연예매지니먼트사의 온라인 동영상 특화 버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키스트는 얼짱 또는 끼가 충만하고 화면앞에 서면 더욱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는 그런 일반인(연예인이 아니라는 뜻)들을 발굴해 이들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의 채널을 관리한다. 이들은 루키스트와 계약을 체결하면 루키스트를 통해서만 동영상을 공유하게 된다. 연예매니지먼트사의 사업 모델과 흡사한 측면이 있다. 이들의 동영상이나 채널을 통해 광고를 하고 커머스를 연결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도 유사하다. 다만 루키스트는 온라인과 모바일, 특히 페이스북이라는 SNS에 특화된 회사라는 점이다.

결국 얼마나 끼 있고 유망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확보하고 이들을 페이스북을 통해 널리널리 확산시키느냐가 이 회사의 성패가 달린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연말까지 콘텐츠 크리에이터 숫자를 50명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100명으로 확대한다. 페이스북 뿐 아니라 카카오스토리,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매출도 순조롭게 늘어나고 있다. 뷰티 관련 동영상 등 동영상 콘텐츠에 따라 연관된 상품을 연계해 판매하는 방식인데, 올 여름 12일 동안 진행해서 매출액이 1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루키스트에서 보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동영상을 보노라면 상품 매출과 직접적인 연계를 하기가 용이해보인다. 그저 일상 생활의 모습을 보여주고, 화장품 등 특정 상품을 쓰는 것을 보여주는 일견 평범해보이는 동영상이지만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사람들도 그것 때문에 모여드는 것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유튜브에 올리고 광고하는 것에 비해 저희와 같은 멀티채널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절반도 안되는 비용에 더 큰 효과를 올릴 수 있거든요. 거기에서 비즈니스의 기회가 있는 겁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사람을 모으는 재주를 지녔던 독특한 인물인 유한민.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잘하는 곳에서 자신의 특성과 딱 맞는 사업을 찾아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말처럼 이제 콘텐츠 개인 창작의 시대인 것은 분명하다. 이 자유분방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넘쳐나는 끼를 유감없이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한 경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그는 루키스트라는 이름으로 그 전쟁에 뛰어들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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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산업,성장엔진이 없다

뉴미디어 세상 2009. 10. 19. 09:35 Posted by wonkis

올들어 한국 인터넷산업의 각 부분별 방문자수 변화를 살펴보면 작년까지의 흐름과 확연히 다른 부분이 눈에 띈다.우선 시장을 주도하는 부문이 사라졌다는 점이다.2006년 동영상UCC,2007년과 2008년의 블로그와 같이 방문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인터넷 산업의 트렌드를 견인하는 서비스가 올들어 자취를 감춘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수치로 보면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인터넷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올들어 종합포털,커뮤니티포털(SNS),게임포털,동영상UCC,종합블로그 등 주요 서비스 분야의 월별 순 방문자수 추이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오픈마켓만 연초에 비해 9월 수치가 소폭 증가한 것이 유일했다.

<아래는 2006년1월-2009년9월 인터넷산업 분야별 순방문자수 변화.클릭하면 크게 볼수 있음>

기간을 좀 더 길게 잡아 2006년부터 수치를 보면 변화의 흐름이 확실히 보였다.2006년은 동영상UCC 사이트의 해였다.판도라TV를 비롯해 국내 주요 동영상UCC 사이트들의 월별 순방문자수는 급격하게 상승했다.연초에 비해 연말에 2배 이상으로 뛰었다.2007년과 2008년은 블로그의 해였다.2007년 300%가 넘는 상승세를 보인 블로그는 2008년에는 성장세가 꺾였지만 30% 이상 성장하며 정체된 다른 분야와 차별화됐다.

하지만 이런 블로그마저 올 들어 방문자수에서 3-4% 감소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동영상UC C사이트들의 방문자수는 전체적으로 15%나 빠졌고,게임포털도 10% 넘게 뒷걸음질쳤다.SNS로 대표되는 커뮤니티사이트들도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눈여겨볼 것은 최근 돌풍을 일으키는-또는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는- 트위터나 미투데이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트의 방문자수도 별로 라는 점이다.랭키닷컴에 따르면 7월 150만명,8월 260만명으로 급증했던 마이크로블로그 사이트 방문자수는 9월에는 오히려 20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물론 트위터 같은 경우 외부 사이트에서의 간접 유입률이 높다는 점에서 이 수치가 얼마나 반영됐는지 여부를 좀 더 봐야하겠지만 동일한 기준선상에서 월별 변화수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물론 지금까지 인터넷산업의 성장을 견인해왔던 온라인광고 시장의 규모 자체는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하지만 이마저 내년 시장에 대해선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경기 전망에 따라 보수적으로 채택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상당수 인터넷기업들은 내년 온라인광고 시장을 한자릿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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