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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31 한국의 스타트업-(155)아이디어박스게임즈 박진배 대표

게임은 정말, 확실한 시장이다. 모바일에서도 게임 시장은 분명히 존재하고, 수많은 게임들이 쏟아져나와도 여전히 유망하며, 아직도 더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생산보다는 소비가, 물론, 그렇기에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살아남아 꾸준히 히트작을 내는 업체들에겐 그들만의 노하우와 철학이 있다. 아이디어박스게임즈는 이 험난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히트작을 만들고 있는 회사다. 이들의 비결은 뭘까. 아이디어박스게임즈 박진배 대표를 만났다.

◆동갑내기 세 남자의 창업

아이디어박스를 창업한 세 사람은 친구 사이다. 박진배 대표와 이치우 이사는 고등학교 동창. 김종진 이사(기술총괄)까지 셋이서 만나게 된 것은 2004년경 농어촌홈페이지 제작 동아리였다. 이 동아리는 각종 농수산물을 판매할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하지도, 다른 판매처를 찾기도 힘든 그런 농가나 어가를 지원해주는 게 목적이었다. 즉 자신들이 생산한 농수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직거래로 판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해주는 게 주된 일. 2002년경부터 이치우는 이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었고 2004년 이후 박진배, 김종진이 합류했다. 

 홈페이지 구축을 하면서 세 사람이 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각자의 특기가 달랐기 때문. 박 대표는 경영학을 전공으로 했고 웹 기획에 관심이 많았다. 이치우는 디자인이 전공이었다. 동서울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한 그는 웹 디자인 뿐 아니라 게임 디자인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김종진의 경우 숭실대학교 산업정보시스템공학부에 입학해 엔지니어의 길을 가고 있었다. 

 기획과 개발, 디자인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이들은 창업을 하기에 가장 좋은 조합이 아니었을까. 게다가 좋은 일을 한다는 취지에서 만든 동아리에서 함께 모였다는 것도 서로를 상당히 신뢰하는데 도움이 됐을 게 분명하다. 이들은 창업이라는 최종 결론에 도달하기 전 여러차례 호흡을 맞춰보는 실험을 해 본 것 같다. 함께 웹페이지를 만든 것에 그치지 않고 2009년부터는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물론 각자의 특기를 살려서다. 

 경력상 게임과는 별 인연이 없어보이는 박 대표에게 하드코어 게이머인지 물었다.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게임과 관련된 직접적인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단초는 있었죠. 홈페이지 제작업체에서 병역특례로 군복무를 대신한 적이 있었는데요, 거기서 디자인도 하고 개발하는 일도 하다가 사진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디자인을 하고 기획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됐죠.”

 2009년에 이들이 처음 만든 게임은 아이박스. 취미삼아 만들었다고 하는데 발상이 재밌다. 택배박스가 달려가 택배 주문을 하는 게임이다. 그러고보면 게임이라는 것은 상상력에서 나오고, 그 상상력의 원천은 무한하다.

 간단한 게임 몇 가지를 만들어보던 이들은 2010년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나섰다. 기획에 특기가 있는 박진배 대표가 비를 주제로 한 게임을 기획했다. 비를 피하면서 앞으로 전진하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몰입도를 극대화한 재미가 있었다.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200만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때마침 바다플랫폼 대회에 출품해 수상을 하면서 상금 3000만원을 확보한 이들은 셋이서 게임 회사를 창업했다. 아이디어박스게임즈는 이렇게 2011년 5월 설립됐다.

<아이디어박스게임즈 창업 멤버들. 맨 왼쪽이 박진배 대표>

◆옥탑방에서 만들어진 플랜츠워

이들이 창업을 할 당시 사무실은 성남 수진동의 한 옥탑방. 좁고 고립돼 있는 곳이지만 몰두해서 뭔가를 만들어내기엔 나쁘지 않은 환경이었다. 무엇보다 이들은 밖으로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마케팅을 하는 것보다는 좋은, 그들 자신이 우선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드는 게 과제였다.

 서울 도심과 멀리 떨어진, 성남시의 이 옥탑방에서 지금도 이들을 이 이름으로 기억하게 하는 게임이 기획되고 만들어졌다. 8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플랜츠워’다.

 플랜츠워는 전략시뮬레이션과 역할수행게임을 결합한 장르의 게임이다. 거창하게 이름을 붙였지만 캐릭터와 그가 이끄는 팀원들을 잘 활용해 적의 진지를 부수는 게 기본 컨셉트다. 물론 모바일게임답게 아기자기한 느낌을 살렸다.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상상력이 넘친다. 인간들이 버리고 떠난 지구에 남은 동물들이 지배를 하기 시작한다. 동물들에 맞서 식물들이 영웅을 키워내고 이 영웅을 중심으로 동물들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 이름도 플랜츠워다. 영웅을 컨트롤하고 키우는 재미가 크고 영웅에 의해 게임의 좌우되는 요소가 다분하다. 

 이들의 다음 게임은 바로 이 영웅에 초점을 맞췄다. 아예 영웅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을 만든 것이다. 플랜츠워는 게임빌을 통해 서비스했지만 신작 게임은 직접 개발하고 직접 서비스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역시 새로운 도전이다. 페이스북에도 올려놨다. 3월 1일 출시된 이 게임이 ‘마스터오브크래프트’다.

◆시장에 없는 게임을 만들겠다

마스터오브크래프트는 역할수행게임(RPG)이자 마을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세계 영웅들의 마을을 경영하고 육성하는 3D 모바일 게임이다. 수백 종류의 무기와 방어구 등의 아이템을 만들어 영웅들에게 판매를 하고 마을을 확장하거나 운영하는 방식이다. 마을에 상점이나 능력치를 올려주는 여러 종류의 건축물을 지을 수도 있으며 자신만의 부대를 육성하고 운영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제작에 필요한 아이템도 수집할 수 있으며, 경험치와 금화도 얻을 수 있다.

 이 게임은 페이스북, Google플러스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연동돼 있다. 지인들과 함께 전투를 하거나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협업이 가능하다. 또 약 300종의 특수장비와 영웅이 등장하며 130여개의 다양한 마을 생산물이 등장, 여러가지 아이템을 수집하고 제작하는 쏠쏠한 재미도 제공한다.

 그는 마스터오브크래프트를 5월 영어버전으로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시아권 국가로 서비스를 넓히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올 8월에는 플랜츠워2도 출시될 예정이다. 

  박 대표에게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냐고 물었다. 그는 “기존 시장에 없는 차별화된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즉각 답했다. 어찌보면 재미나 중독성 등의 다른 요소를 희생하더라도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물론 그만큼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은 열망이 강하다는 뜻일거다.  

 이를 한 마디로 그는 전인미답의 경지라고 표현했다. 욕심이 지나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목표도 없이 어찌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겠는가. 창작가는 욕심이 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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