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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17 한국의 스타트업-(197)품번 박영호 대표

벼르고 벼르다 고가의 전자제품이나 유아용품을 사려고 마음먹었을 때. 최저가를 검색해본 적이 있었다. 아니, 상품 정보를 찾다가 자연스럽게 최저가 정보에 눈길이 간 자신을 봤다고나 할까. 이왕이면 같은 상품이라면 누구라도 싸게 사고 싶을테니까.

그런데 막상 상당히(!) 싼 가격이 눈에 띄길래 해당 사이트를 들어갔다가 대단히 실망을 한 경우가 있었다. 최저가라고 했지만 사실 기본적인 옵션조차 없는 깡통 제품이어서 필수적인 옵션을 더할 경우 가격이 확 뛰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경우엔 공식 수입사에서 수입한 제품인줄 알았는데 병행수입품인 경우도 있었고, 동일한 제품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보니 버전이 한 단계 낮은 제품인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우 살짝 속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결국엔 믿을 만한 사이트나 과거 구매 경험이 있는 사이트에서 구매를 하는 식으로 마무리를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품번이라는 스타트업은 인터넷에서 정확한 최저가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회사다. 믿을 수 있는 최저가 정보를 제공하자. 이런 목적을 갖고 출발한 품번의 박영호 대표를 만났다.

좋아하는 분야에서 길을 찾다

품번이 무슨 뜻일까.

품목 번호의 약자에요.” 박영호 대표의 대답이다.

그러지 않을까 예상은 했었지만, 정말 그렇구나.” 순간 그런 생각이. 왜 회사 이름이 품번일까. 박 대표는 어쩌다 창업을 하게 됐을까. 이것을 알기 위해선 이번에도 역시 약간 시계를 뒤로 돌려야 한다.

동국대 경영학부 07학번인 박 대표는 취직준비를 하던 중 친구들하고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우연처럼 창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처음엔 그저 사이트나 하나 만들어볼까 하고 시작했던 일이었다. “원래 취직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친구들하고 음식점, 카페 이런 정보를 찾다가 불편한 게 많다는 걸 알게 돼서 관련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하나 만들어볼까했죠.”

그래서 지금 거기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가려고 하는 식당이 지금 자리가 있는지, 예약은 가능한지, 언제 오픈하는지 등등. 친구 세 명이 모여 홍대앞, 신촌, 이대 지역의 노래방, 음식점, 약국 등 각종 업소 정보를 취합했다. “거리를 직접 다니면서 3000개나 되는 간판을 일일이 사진을 찍었어요.”

간판 사진을 찍은 이유는 실제 영업을 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가장 좋기 때문이다. 네이버 검색만 하더라도 약간의 시차가 존재한다. 간판을 내리더라도 네이버 검색 정보에는 상당기간 남아있기도 한다. 1000개나 되는 정보를 DB화 했다고 한다. 이 작업을 하려고 친구 셋이서 닷새동안 밤을 세워서 작업을 했다.

지역을 강남쪽으로도 넓혔다. 강남에는 업소가 더욱 많았기 때문에 일은 점점 더 불어났다. 그냥 업소나 음식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예약을 대신 해주는 일도 했다. 몸으로 뛰어야 하는 일이었다. 어떤 음식점의 경우 예약을 받지 않는데 고객의 요청 때문에 직접 식당 앞에서 가서 줄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실시할 때는 추운 겨울날 고객의 요청으로 몇 시간이고 식당 앞에서 기다리다가 자리를 잡기도 했다.

제가 생각했던 그런 창업이 아니었어요.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고 기존 서비스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선 시작하긴 했지만 이런 방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몸이 상할 것 같아 이 비즈니스를 접은 박영호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돌렸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쇼핑에서 길을 찾은 것이다.

최저가를 검색하다가 잘못된 정보를 얻은 경우가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정말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쇼핑을 하면서 최저가를 찾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이걸 제대로 할 수 있으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거죠.”

이번엔 그는 이런 생각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렸다. 응답이 왔다. 중소기업청에서 하는 스마트벤처창업학교 지원금을 받는데 성공했다. 씨엔티테크의 전화성 대표로부터 사업 전반에 대한 멘토링도 받고 있다.

<품번 창업멤버들. 오른쪽 끝이 박영호 대표>

최저가 개인화서비스

박영호 대표는 올초 품번을 설립하고 지난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름처럼 그야말로 제품번호, 즉 시리얼 넘버로 최저가를 알려주는 것이다. 제품의 시리얼 넘버는 고유한 번호이기 때문에 이 글의 서두에서 지적했던 오류가 나오지는 않는다. 즉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인 줄 알지만 미세한 옵션 항목에서 차이가 있는, 그런 착오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각의 고유한 제품 번호에 따른 최저가를 크롤링 방식으로 찾아내 제공해준다. 이를 위해선 개발자가 필수다. 카이스트 전산학과 출신의 권순형이 CTO(최고기술책임자)가 됐고, 숭실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양희찬과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출신의 김애영이 개발자로 합류했다. 사실상 창업자 4명 전원이 개발이 가능한 인재들이다.

최저가 정보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박 대표는 세 단계를 구상했다. 우선 네이버지식쇼핑의 정보를 크롤링하는 것. 2차로 다나와, 에누리, 티몬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의 정보를 크롤링하는 것. 마지막으로 옥션 지마켓 등 기존 대형 쇼핑사이트의 정보를 크롤링하는 것이다. 현재는 우선 1단계를 시작했지만 향후 확장을 통해 세 단계를 거치면 어떤 사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정확한 최저가 정보가 완성된다는 게 그의 설명.

품번은 이런 최저가 정보를 푸시 방식으로 알려주고 있다. 미리 가격대와 선호하는 브랜드, 상품군 등을 설정해 놓으면 최저가 정보를 개개인에게 푸시 방식으로 알려준다. 최저가 알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그가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

사실 최저가라는 것도 파다보면 끝이 없는 분야에요.”

“?”

어떤 카드를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중요시하는 할인 방식에 따라, 쇼핑 성향에 따라 각자의 최저가가 다 달라질 수 있거든요.”

맞는 말이다. 그래서 최저가에 대한 오해가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래서 박 대표는 개인에 따라 최적화된 최저가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최저가의 끝판왕 서비스를 꿈꾸는 것이다.

수익모델은? 물론 당연하게도 쇼핑으로 연결되고 구매를 하면 수수료 등을 받을 수 있는 구조는 나올 것이다. 그 외에도 최저가 정보,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 등을 DB화해 이를 통해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는 방안도 고심중이라고 한다. “타겟팅한 광고도 가능할 거에요. 그러면 소비자들에게는 광고가 아니라 좋은 상품정보가 될 수 있죠. 최저가 정보를 정교하게 구축하면 스팸이 아니라 진짜 살아있는 정보가 가능하거든요. 사람들이 모두 애타게 찾고 있지만 잘 해결되지 않았던, 최저가 정보 문제를 해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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