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보헤미안

책 다시보기 2008. 12. 1. 23:31 Posted by wonkis
'보헤미안'하면 이런 느낌이 든다.뭔가 많이 가진 것은 없지만 아주 자유분방하고 창조적이고 어찌보면 좀 괴짜처럼 보이는 그런 사람.

홀름 프리베,사샤 로보가 쓰고 두행숙씨가 옮긴 디지털 보헤미안은 이런 보헤미안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하지만 디지털 시대 그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재밌는 것은 '디지털'도 다루지만 '보헤미안'도 다루기 때문이다.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회 환경과 인식이 변화되면서 과거 괴짜들, 또는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이들이 신세계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책에 나오는 직장 생활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여러번 무릎을 치곤 했다.

이를테면 64페이지에 있는.."고용주들에게 중요한 것은 원래 특정한 근로 실적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할 때,계약에 의해 정해진 근로시간제라는 것은 얼마나 괴상한 임시변통인가? 지식사회에서 어떻게 사람들은 아직도 고용된 사람의 생산성이 그가 사무실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에 비례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

이어서 나오는.."현대은 근로 상황에서 자율성과 자아실현의 보장이라는 것은 사실 근로자의 자아실현에 대한 생각을 오직 그가 속한 부서와 부서장이 갖고 있는 목적들과 결부시키는 데만 이용되고 있다."

직장생활에서 가꿔온 인간관계의 허무함에 대해 쓴 부분도 재밌다...68페이지에 보면, "얼마 안가서 직장이 서로 갈라지면 그들 사이의 느슨했던 결속은 아무런 가치가 없어지고,거의 하루 이상 지속되지 못하는 우정이라는 것이 드러난다.그런 관계는 직장생활 뿐 아니라 개인생활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기자들은 2-3년에 한번씩 부서를 이동하면서 이런 경험을 더 많이 한다고 할 수 있다.그래서 그의 이런 글이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결국 이런 '비참한 직장생활'을 극복하고 창조의 시대를 맞아 가치있게 사는 방식은 디지털 보헤미안의 삶을 따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디지털 보헤미안의 삶은 두가지 특징이 있다고 한다.그것은 오직 불확실한 것을 향해서 새로 출발한다는 것과,서로 협력하되 마치 놀이를 하듯 일을 즐긴다는 것이다.

일을 즐길 때 엄청나게 높은 집중도와 생산성이 발휘된다는 것은 나 역시 여러번 경험해서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벤처 기업 중 성공하는 기업들은 예외없이 이런 엄청나게 높은 생산성을 내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지난 주 Spark Party에서 꼬날님이 성공한 Startup 컴퍼니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적했던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자유로운 디지털 보헤미안적 삶의 필수 조건으로 블로그를 들고 있다.자신을 표현하고 네트워크상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으로 최적의 방식이라는 것이다.블로그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보헤미안들이 자신을 브랜드화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지금은 구글에 인수됐지만 태터앤컴퍼니의 모토가 너 자신을 브랜드하라(Brand Yourself)였는데,문득 이 책의 이 부분을 읽다가 그 생각이 났다.물론 이 주장은 저자들이 한 것이 아니라 톰 피터스라는 경영학자가 1997년에 최초로 얘기했다고 한다.확실히 어느 분야나 선구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모든 사람은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의 주장을 굳이 따르지 않더라도,인터넷 시대가 가져다준 좋은 소식 중 하나가 누구나 탁월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스스로 깊이 새겨둘 만한 가치가 있는 하나의 상표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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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군대,세상을 정복하다

책 다시보기 2008. 11. 6. 16:20 Posted by wonkis
인터넷 시대의 유쾌한 반란,세상을 바꾸는 개인의 힘.

미국의 블로거이자 테네시 주립대 법학과 교수인 글렌 레이놀즈가 쓴 'An Army of David'(한국어 번역:다윗의 군대,세상을 정복하다)를 읽으면서 나는 별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일단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가 많아서기 때문이고,분명 주제가 명확한데,세부 내용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였다.

결론적으로 책 내용 자체보다는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더 일었다."아니 이 사람은 도대체 그동안 뭘 어떻게 공부했길래 이렇게 세상의 온갖 것에 대해 박식할까? "

목차를 보고 진작에 파악했어야 했는데..'8장 가상세계는 경험의 범위를 확장시킨다'까지는 그럭저럭 따라갔는데,9장부터는 좀 어리둥절했다.갑자기 이야기가 우주와 나노기술로 넘어가기 때문이다.법대교수라는 사람이 갑자기 나노기술 얘기를?

나중에 이력을 보니 글렌 레이놀즈는 우주 공간에서의 법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 분야에 책도 쓴 인물이었다.하지만 그 밖에도 생물학,윤리학,철학,나노기술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는 듯 했다.

책 내용 중에는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해 예측한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됐다.그를 만날 수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해 토론을 해보고 싶을 정도였다.(그가 블로거라고 하니 일단 어줍쟎게나마 블로그로 토론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물론 핵심은 영어다.)

그는 지금의 블로그가 신문,방송,잡지 등으로 대변되는 기존 미디어를 결코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즉 기존 미디어의 영역과 블로그로 대표되는 뉴미디어의 영역이 공존하리는 것이다.물론 그 과정에서 구미디어의 권위나 영향력에 있어서 상당한 침식과 변화가 있으리라는 예측도 곁들였다.

그는 미디어의 긴 역사를 놓고 볼 때 앞으로 저널리즘은 직업이 아닌 활동이라는 면에서 초창기 지위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고 지금이 그런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고 진단했다.

PC게임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을 펼치는 한편 PC게임의 해악만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고 있다는 점도 재밌는 부분이다.블로그 활동을 하거나 미디어의 변화,특히 개인 역할의 부각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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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블로그한다

뉴미디어 세상 2008. 10. 28. 21:16 Posted by wonkis
지금은 블로그로 통용되고 있지만 블로그의 당초 명칭은 웹로그(Weblog)였다.1997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고 나중에 올리는 글이 맨 위로 올라가는 일지 형식인데,이것을 웹에 기록한다고 해서 웹로그로 불렸다고 한다.

1997년 John Barger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는 웹로그가 블로그로 바뀌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1999년 Peter Merholz라는 사람이 원래의 웹로그라는 말을 분리시켜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다.

그의 단어 분리 방식이 재밌다.그는 Web + Log로 분리하지 않고 We + blog로 분리했다.'우리는 블로그한다'라는 의미다.논란의 여지는 있을수 있지만 이것이 회자되면서 블로그라는 말이 일반적인 용어로 굳어졌다고 한다.

'우리는 블로그한다'가 블로그의 어원이라니! 웹로그를 하면서 우리는 블로그를 하게 되고,그것이 지금의 블로그를 만들었다.

그 멋진 어원처럼 우리는 블로그한다.전 세계 1억명이 넘게 한다는 이 블로그가 언젠가 모든 이들이 '우리는 블로그'하는 시대가 오기까지..우리는 블로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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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인간론

책 다시보기 2008. 10. 17. 08:08 Posted by wonkis
앞서 잠깐 다룬 적이 있지만 '웹인간론'은 우메다 모치오와 소설가인 히라노 게이치로의 웹과 인간에 대한 대화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다는 것.사실 난 이 분야는 대답보다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그 질문을 2-3페이지마다 던지고 있어 웹과 인간에 대해 독자로 하여금 종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점이 장점이다.

'책은 사라지는 것일까?','구글은 세계정부인가?','웹=인간관계'와 같은 질문은 나도 역시 던지고 있던 질문들이어서 흥미를 끌었다.어차피 이 책에서 무슨 결론을 내리진 않는다.같이 질문해보고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사람은 블로그에서 성장한다","블로그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다","기술이 인간의 변화를 재촉한다",'링크된 뇌"와 같은 소제목들은 나에겐 무척 공감할 만한 명제였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많이 됐고 공감을 많이 했지만 한편으론 힘이 빠지기도 했다.뭐야 나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거쟎야.이 사람들은 벌써 1년전에 이런 생각을 하고 책을 썼네......

역시 인터넷이 발전할수록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남들도 다 알고 있다는 것,내가 느끼는 것 역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느끽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우메다 모치오의 말...블로그를 통해 사람이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과 블로그의 세계는 아직 1%도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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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오픈웹,웹2.0,한국형 글로벌 웹 서비스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4일(화) 저녁 8시 교대역 근처 큐브아고라라는 곳에서 열린 오픈웹아시아 디너에 다녀온 나의 소감이다.약 100여명이 모인 이날 디너에는 인터넷업계(특히 인터넷 벤처) 관계자들과 해외 웹2.0 비즈니스 관계자들,블로거 등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문화관광부의 박병우 과장도 공무원의 대표로 참석하셨고,KT를 비롯,통신사에서도 임원급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SYMBIO를 비롯해 중국의 몇몇 인터넷 관련 기업사람들도 볼 수 있었고

이날 행사를 사실상 주관한 누리엔은 대표이사,이사,홍보담당자 등이 총출동했다.CK님과 꼬날님,태우님,멜로디언 등 행사를 코디네이트한 블로거들이 사전에 열심히 준비한 덕분인지 한국어와 영어가 혼재돼 진행된 이날 행사는 마치 한국 인터넷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모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터앤미디어 파트너 중에는 나와 브루스 등이 참여했고 넥스트서치,코드액트,큐박스,엔써즈 등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 분야의 업체 임원들도 만날 수 있어 소중한 기회였다.명함이 떨어져 온라인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름만 교환한 해외 블로거들과의 만남도 재밌었다.

이날 분위기는 대략 이랬다.
1)인터넷 산업의 혁신,그리고 새로운 도약이 현재 쉽지는 않다.(특히 한국에서)
2)한국은 여러가지 규제와 신정부의 몰이해 등이 우려되고 있다.
3)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그리고 이날 그런 시도의 일부를 엿볼 수 있었다.
4)아시아의 많은 곳에서 여전히 한국의 인터넷을 주시하고 있으며 발전 가능성에 대해 기꺼이 투자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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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의 기술

책 다시보기 2008. 10. 15. 22:17 Posted by wonkis
며칠 전 드디어 집으로 '짠이 아빠' 윤지상 님이 번역한 입소문의 기술이 도착했다.태터에서 품앗이 프로젝트를 한다고 해서 참가했는데 운좋게(발빠르게?) 저자의 사인이 들어간 책을 받을 수 있었다.

요즘 느끼는 것은 뭐든 손에 들어오면 해치워야(?) 한다는 것.책이든,일이든.자꾸 게을러져서 바로 그 순간 안하고 잠시만 미루면 엄청난 시간의 흐름 속에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입소문의 기술'도 바로 읽었다.원래 숙적을 읽고 있었는데,그 덕에 잠을 좀 줄이고 숙적을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하고 입소문의 기술을 펼칠 수 있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지루하지 않다는 점.쉽고 간편하고 술술 넘어간다.
또 이 책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썼기 때문에 블로거가 책을 읽으면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다.고개를 끄덕이고 자연 밑줄도 치게 된다.하지만 역설적으로 블로거들이 보면 크게 건질 것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특히 파워블로거의 경우 이미 다 몸으로 체득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내용에 공감은 해도 책을 덮었을 때 남는 건 많지 않을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처럼 블로그가 여러가지 사회 현상에 미치는 영향,블로그로 인해 바뀌는 사람들의 관계 등에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꽤나 유익했다.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은 많지 않지만 다양한 기업들의 사례와 블로그를 통해 벌어지는 입소문의 유형과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는 방법들이 내가 갖고 있는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가설 설정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즉,정보성보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블로그를 통해서 소문이 퍼져나가는 과정을 설명한 부분은,솔직히 저자의 경험을 위주로 정리해서인지 약간 조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이해는 빨리 됐지만 일반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원래 도식화하는 것은 분석에 있어서도 가장 어려운 작업 중의 하나로 맨 마지막에 해야할 것인데 지나치게 빨리 도식화를 시도한 것 같다.

정보성은 좀 떨어진다고 했는데 그것은 책이 나오는 시점이 이미 저자들이 체험했던 시기보다 한참 뒤라서 참신하다고 생각했던 사례들이 이미 일반화된 경우들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거를 열심히 운영하고 있거나 현재 기업 블로그를 통해 마케팅을 하고 있는 사람(기업)보다는 블로그를 어찌 활용해서 제품이나 기업 마케팅을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분이나 그런 기업,또는 막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그 효용성에 대해 의심에 빠진 사람이나 기업에게 아주 유용할 것 같다.특히 빗발치는 댓글에 고민하는 기업 블로그 운영자에게 5가지 절대로 해서는 안될 것을 정리한 부분은 일견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지만-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거라서-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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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의 5가지 유형

뉴미디어 세상 2008. 10. 15. 07:29 Posted by wonkis
우메다 모치오는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와 대화를 구성해 저술한 '웹인간론'에서 블로거의 유형을 5가지로 정리했다.

1.현실 세계와의 사이에 단절이 없고 블로그도 실명으로 운영하면서 다른 블로거들과의 교류에서도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예의를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정보를 교환하는 경우

2.현실 세계에서는 충분히 발휘할 수 없는 자신의 다양한 능력을 인터넷에서 표현하는 경우.주로 익명을 통해 취미 활동을 하는 경우다.

3.일종의 일기.매일의 기록을 한다는 느낌으로 실재로는 사람들에게 공개하려는 의식이 별로 없는 경우.

4.학교나 사회라는 현실 세계의 규칙에 억압당하여 마음껏 표출하지 못한 내면의 목소리,본심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장소로 인터넷 세계를 이용하는 경우.인터넷 안에서의 자신이 '진정한 자아'라는 감각으로 접근하고 운영하는 블로그

5.인터넷을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의 배출구로 삼아 인터넷에서의 인격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경우.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현실세계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자신이 표출되는 경우도 있다.

1,2번의 유형은 인터넷에 대한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세번째는 자신을 확인하거나 또는 덧없이 지나가는 날들을 인터넷에서 잡아두고 싶은 사람,네번쨰와 다섯번째 유형은 인터넷에서의 관계를 파괴할 수도 있는 등 논란거리가 가장 많은 유형이라는 것이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은 어떤 유형의 블로거라고 보시는지? 아마 한 가지로 명확하게 정리되기 힘든 경우도 있을 것 같다.나는 1번을 주로 하되 3번의 성격이 혼합된 것 같은데,아마 이런 분들도 꽤 있으리라.

블로그의 유형을 정리해 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없겠지만 이 세계를 유심히 관찰해서 어떤 문제 의식을 가져보려는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분류가 될 것 깉다.굳이 우메다 모치오의 분류에 따를 필요 없이 자신만의 분류법을 갖고 그 중에서 자신이 속한 부류,또는 인터넷에서 가장 논란이 될 법한 그런 부류를 유형화해 유심히 관찰하면 현실세계와의 유사점,차이점을 발견하고 인간 행동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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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민윤정 본부장을 만나서 블로그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나는 앞으로 다음이 어떻게 할 것인지,이런 것보다는 옛날 얘기가 궁금했다.블로그 서비스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왜 하필 그때였는지,어떻게 발전시켜왔는지 등등.

 얘기를 하던 중 민 본부장은 네이버보다 블로그를 늦게 시작한 것이 아쉬웠다고 했다.아직 다음에 남아있는 멤버 중 아주 초창기 멤버에 속하는 민 본부장은 다음의 다양한 서비스와 변화 과정을 지켜본 사람이다.
  "다음이 네이버보다 블로그 서비스를 늦게 시작한 점이 지금 시작해도 참 아쉽습니다.그때는 우리가 1위 사업자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네이버가 먼저 나름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사실 당시에 블로그와 비슷한 서비스가 있었습니다.그래서 유사한 다른 것을 하기가 부담도 됐었구요.무엇보다 블로그가 과연 한국에서도 될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이 부분은 여전히 의문형입니다.서구에서 먼저 시작한 블로그는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공간입니다.네트워크도 필요하고 기술적인 부분도 조금 있겠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글이나 영상,사진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거죠.그런데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죠.지금은 물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하고 있고 아고라 등을 통해 의사 표시를 하고 있긴 하지만."

 수긍이 가는 대목이었다.내가 그 당시 상황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여전히 댓글 다는 사람이 소수고 블로그를 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블로거가 1000만명이라고 하지만 중복이 많고 그 중 민 본부장이 말한 그런 의미의 블로그를 하는 사람은 100만명 남짓이라고 한다.블로그산업협회에서는 한국의 파워블로그가 고작 2000명이 채 안되는 걸로 추산하고 있다.

즉 한국에서 블로그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블로그 산업(산업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틀이 아직 만들어지진 않았지만)의 앞날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주변에서 블로거를 제법 볼 수 있는 시대가 됐음에도 아직도 상당수 블로그가 뉴스 스크랩 등을 통한 뉴스 중간 전달자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주로 강하게 자기 주장을 펼치는 서양식 블로그 방식과 많이 비교되는 부분이다.

댓글을 다는 사람들도 악플을 제외하고 건전한 리플을 중심으로 보면 아직도 많지 않고-포털 등 일부를 제외하면 뉴스나 블로그 방문자의 1000분의 1 정도가 댓글을 남긴다고 한다-그 만큼 우리는 아직 자기 의사를 온오프라인에서 표현하는데 서툴다.교육문제인 것 같기도 하고 사회적인 현상이기도 하겠지만,더 깊이 들어가면 머리만 아프니...

그런 걸 보면 악플을 다는 사람들도 사실 소중하게 느껴질때가 있다.악플로 인해 나도 마음상한 적이 많으면서도 무조건 다 규제해야한다는 목소리를 선뜻 내지 못하는 것은 아마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갈증 떄문인 것 같고,어찌됐던 의견을 내는 사람들에 대해 그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은 행위 그 자체보다 더욱 더 신중해야 할 것 같아서다.(아무래도 인터넷 실명제니 이런 것도 따로 코너를 만들어 정리해봐야 할 것 같다.쓰다보니 그 부분에 대한 요즘 논의가 궁금해진다.)

얘기가 자꾸 삼천포로 빠지지만,그래서 난 더욱 한국에서 블로거 인구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연구주제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고,어느 나라보다 브로드밴드가 빨리 보급된 한국에서 블로그로 인해 사람의 온오프라인 행동 양식이 바뀐다면 그것도 재밌는 현상이 될 것 같다.블로거가 많이 일반화된다면 '자신의 의사 표시에 서툰 한국인들'이라는 아주 일반적인 가정에도 일대 수정이 가해질 수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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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구글코리아가 태터앤컴퍼니를 인수한다는 발표를 했다.구글이 한국에서 인터넷기업을 인수하는 첫 사례로 태터앤컴퍼니를 선택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구글이 왜 태터앤컴퍼니를 인수했을까? 태터앤컴퍼니는 왜 구글의 품에 안겼을까?

 태터앤컴퍼니 경영진의 선택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우선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이다.태터 내부에서 어떤 결론이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가 봐도 수익 모델에 대한 답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인터넷에서 서비스의 질보다 확장성과 범용성,그리고 모델에 의해 수익성이 판가름난다는 점에서 태터가 수익원을 발굴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태터는 광고 수익 쉐어 및 각종 온오프라인 행사로 수익원 발굴에 힘썼지만 장기적인 모델을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보여진다.

 두번째는 서비스의 글로벌화에 대한 갈망이다.노정석 대표나 김창원 대표 모두 인터넷 서비스는 글로벌화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특히 노 대표의 경우 창업을 준비하던 2005년부터 회사를 설립하면 초기부터 해외로 갖고 나갈 생각을 했다고 한다.이런 입장에서 구글은 가장 적절한 선택일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코드 문제다.태터앤컴퍼니는 내가 볼 때는 국내의 다른 포털들과는 좀 코드가 맞지 않는다.지나치게 착한 척을 하긴 하지만 구글이 분명 국내 포털들보다 사용자들의 환경 개선에 보다 역점을 두고 있다는 점(물론 그것은 자기네들의 더 장기적인 이익 창출을 위한 무서운 전략에서 나오는 것이지만)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즉 국내에선 아직 덩치도 작고 코드도 맞는 구글과 힘을 합해야 태터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더 용이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럼 구글은 왜 그랬을까?구글로서는 작은 승리라고 할 수 있겠다.지난 2006년 첫눈 인수전에서 NHN에 선수를 뻇긴 구글코리아로서는 이번에 전력을 가다듬은 상태에서는 다음 등 다른 유력 기업들이 달려든 태터앤컴퍼니 인수전을 자신들이 마무리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구글이 태터를 인수한 것을 보면 국내에서도 역시 구글은 구글이라는 생각도 든다.다른 동영상 포털 등을 인수함으로써 자신들의 색깔을 해칠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한편으로는 구글이 국내에서 큰 모험을 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는 점도 엿보인다.

 구글은 현재 한국에서 매니아 성향이 강한 서비스다.즉 아주 대중화되지는 않았다.태터 역시 마찬가지다.매니아적인 성향이 강하다.둘 다 한국에서는 마이너라고 할 수 있다.해외 시장에서는 아주 보편적이거나 보편적인 성향을 보유한 두 회사의 서비스가 한국에서는 아주 매니아적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구글은 이번 인수로 자신들의 색깔을 더 강화했다.그리고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벌일 기반도 확보했고 무엇보다 태터라는 회사의 젊지만 스마트한 경영진과 개발진도 손에 넣었다.
 사용자 기반 입장에서는,분명 확대되겠지만 태터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나같은 초보자도 있지만 상당한 비율의 하드코어 유저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사용자 가반 확대 효과는 누리지 못할 듯 싶다.이 부분에서도 대폭적인 확대보다는 강화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하지만 구글이 기대하고 있는 검색 콘텐츠 강화라는 점에선 큰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구글의 태터앤컴퍼니 인수는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갈 공산이 크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개인적으론 좀 아쉬움이 남는다.솔직히 난 태터가 좀 더 독자적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경영을 안 해 본 사람의 순진한 마인드일 것이다.)

 태터앤컴퍼니가 만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태터의 구글 피인수는 좀 애매한 시점에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아예 일찌감치 넘겨서 초창기부터 글로벌화를 했던가 좀 더 키운 다음에 비싼 값에 팔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한가지 더.지금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는 당장 돈을 벌지 않더라도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벤처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그래도 내 기준으로 봤을 때 그런 아이디어가 있는 얼마 안 돼는 기업 중 하나가 구글에 넘어 간 것에 대해 한국 인터넷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봐야 할지,아쉽다고 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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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같은 걸 왜 하나요?

뉴미디어 세상 2008. 8. 17. 16:30 Posted by wonkis

얼마 전 오랫동안 알고 지내고 있는 거시경제 분야 전문가 한 사람을 간만에 만나게 됐다.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블로그가 대화 주제로 올랐다.

내가 관심갖고 있는 분야의 정보 소스에 대해 얘기하다가 블로그도 중요한 소스가 된다고 하자 그가 '블로그'자체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알아주는 이코노미스트인 이 분은 블로그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그래서 나는 블로그가 뭔지 주저리 주저리 설명을 했다.블로그가 뭔지,현황은 어떤지,등등 한참 듣던 그는 불쑥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블로그같은 걸 왜 하나요?"

그가 보기엔,글을 쓴다는 엄청난 중압감과 스트레스에 비해 보상이 턱없이 적은(사실은 없는) 그런 행동(블로깅)을 하는 것이 전혀 이해가 되질 않은 듯 했다.즉,경제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거다.

무엇보다 블로그를 하면서 자기가 아는 전문 분야의 특정 정보를 언급하거나 이슈에 대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 '하등 필요없을 뿐 아니라 해롭기까지 한' 행동으로 비춰진 것 같았다.

"정보가 핵심인 경제 분야에서는 계속 정보를 노출해야 하는 블로그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남이 블로그를 하기는 원하겠지만 자신은 하려고 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흥미롭긴 하지만 블로그를 해서 얻을 것 보다 잃을 게 훨씬 많을 듯 합니다.제 주변에선 블로그를 하는 사람을 아무도 못 봤습니다.오늘 재밌는 말씀을 들었네요.저도 인터넷을 다니면서 공부를 좀 하겠습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그 동안 마치 세상 모든 사람들이 블로그를 하거나 블로그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고 살았던 나도 마치 세상의 새로운 면을 보는 것 같았다.그래도 그냥 물러설 수는 없어서 이렇게 얘기했다.

"꼭 박사님이 경제 분야에 대한 블로그를 하실 필요는 없어요.여행이 취미시면 그 얘길 쓰셔도 되고 사진을 주제로 해도 되고 영화나 삶에 대한 철학,그림,만화,악기,종교 등등 다양해요."

"근데 그런 걸 쓸 만한게 별로 없네요.동기 부여도 별로 안돼고."

내가 꼭 블로그를 해야 한다고 강변하는 것 같아서 대화는 여기서 중단하고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다른 얘기를 한참 하다가 변명처럼 나는 이렇게 말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중요한 정보는 블로그에 없을 지 모릅니다.아마 투자를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정보나 당장 내 손에 뭔가 쥐어주는 혜택 같은 건 블로그에 없을 거에요.그런 것이 있다면 블로그에 쓰지 않고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겠죠.
 하지만 열려있는 세상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정보를 남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뜻밖의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의 가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무엇보다,오프라인에서 아무래도 끼리끼리 만나다보니 엄청나게 제한된 인간관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거기서 얻을 통찰력이 기대치를 넘는 것을 발견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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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거나..어렵사리 변명을 하긴 했지만 이런 심각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블로고스피어에서 만나기란 여전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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