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었다.그래서 더 감동이 있었다.지난달 말 미국 출장을 가서 클라이너퍼킨스를 방문해 맷 머피 클라이너퍼킨스 파트너를 만났을 때 나는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스타트업을 만나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묻습니까" 라고

 이 질문에 대해 그는 "창업가의 스토리를 듣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답했다.항상 창업가의 스토리,왜 창업을 했는지에 대한 배경,창업 멤버들의 가치관 등이 수익 모델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취재를 해 온 나에게는 참으로 용기와 위로를 주는 발언이었다.맷 머피와의 만남은 1시간 가량 진행됐다.실리콘밸리 멘로파크 샌드힐로드에 있는 클라이너퍼킨스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던 이야기를 정리했다.


“지난 40여년간의 투자 역사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수익모델보다 창업자의 스토리를 더 중시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 클라이너퍼킨스 코필드앤바이어스(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의 모바일 분야 투자펀드 아이펀드(iFund) 대표를 맡고 있는 맷 머피 (Matt Murphy) 파트너는 “벤처 투자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시에 1972년 설립된 클라이너퍼킨스는 지난 39년 동안 475개 회사에 투자한 미국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털이다.특히 1990년대 벤처 열풍 시기에 스타트업 기업이었던 세계 최대 전자책회사 아마존닷컴,하드웨어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세계 최대 게임업체 EA,인터넷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 등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역대 대통령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찾는다는 벤처투자자 존 도어(John Doerr)를 비롯해,선마이크로시스템의 공동창업자 빌 조이(Bill Joy),앨 고어(Al Gore) 전부통령,콜린 파월(Colin Powell) 전 미 국무부 장관 등이 이 회사의 벤처캐피털리스트 또는 벤처 투자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클라이너퍼킨스는 2005년 이후 페이스북,트위터,그루폰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또 다시 큰 수익을 올려 뉴욕타임즈,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으로부터 “역시 돈 되는 사업을 가장 먼저 알아보는 벤처캐피털”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맷 머피 파트너는 “창업자의 스토리를 들으면 그 회사의 미래를 알 수 있게 된다”며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혁신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스타트업의 창업이 줄을 잇고 있어 투자하기엔 최적의 시기”라고 말했다.그를 만나 클라이너퍼킨스의 투자 철학과 실리콘밸리의 창업 동향 등에 대해 들었다.


▶사람에 투자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창업자를 만나면 우선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인생의 가치관은 무엇인지를 듣는다.질문을 많이 하는 것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그리고 창업 멤버들이 창업자의 가치관과 경험을 공유하는지,어떤 비전을 품고 있는지도 확인한다.이런 것이 바로 우리가 확인하고 싶은 창업자의 스토리이고 사람에 투자한다는 말의 뜻이다.”

▶왜 그런 것을 먼저 보나
“사업은 생명체와 같다.긴 과정을 거친다.우리가 어릴 때 가졌던 꿈 그대로 살기 어려운 것처럼 처음 시작할 때의 사업 아이템 그대로 끝까지 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예측 못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그때 중요한 것은 그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창업자와 창업멤버들의 가치관,성장 환경과 교육,비전 이런 것들이 그들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두번 실패한 사람이 와도 투자하는가
“물론이다.실패한 경험은 결코 감점 요인이 되지 않는다.그것을 통해 많이 배웠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스티브 잡스도 여러번 실패했다.실패를 겪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실패한 스토리도 물론 들어봐야 한다.하지만 그 이후 창업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아야 한다.”

▶스타트업의 가치 평가는 어떻게 하는가
“가치를 판단하는 것보다 어떤 회사에 투자할 지를 결정하는 것이 더 어렵다.가치 평가는 그 뒤의 일이다.물론 아직 상장하지 않은 회사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우선 창업 팀과 아이디어,그들이 기반한 시장,지속 가능성 등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기존에 비슷한 사업을 하는 회사가 있는 경우 좋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이럴땐 기존 회사를 뛰어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시장성이 입증되지 않은 최첨단 기술인 경우 어떻게 하나.
“사람들의 기존 생각을 바꿀 만큼 혁신적인 부분이 있는지,아울러 이것을 시장화할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증강현실(AR)이 대표적인 사례다.분명히 새로운 기술이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사업적으로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증강현실은 투자 타이밍의 문제다.어떤 경우엔 타이밍 문제가 아니라 사업성 자체가 성립이 안될 수도 있다.그것을 판단하는 것이 벤처캐피털의 역량이다.”

▶특별히 관심을 갖는 사업이 있나
“크게 결제 분야와 커머스,커뮤니케이션,그리고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정보를 소비하는 패턴의 변화와 이것을 주도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다.하지만 시장은 계속 변화하고 특히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요즘 투자한 기업들의 투자 수익 회수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게 실리콘밸리의 주요 화두다.그만큼 시장이 예측하기 어렵게 변한다는 뜻이다.내 관심사를 앞세우는 것보다는 이런 변화와 이것을 관통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트렌드는 무엇인가
“향후 5년간 IT(정보기술) 분야의 스타트업은 소셜(Social)과 지역(Location),모바일(Mobile)을 뜻하는 ‘솔로모(SOLOMO)’가 지배할 것이다.기존 기업들 중에도 이런 변화에 적응해가는 기업이 더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장담컨대 페이스북은 2년 뒤에 가장 큰 모바일 회사가 될 것이다.이미 구글과 페이스북 접속자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에 접속하고 있다.모바일이 기업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다.”

▶산업발전에서 벤처캐피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스포츠에서 마이클 조던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창업을 해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인물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하지만 스티브 잡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창업을 해서 IT분야에서 성공한 CEO가 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젊은이들이 GM(제너럴모터스)에 입사해 자신을 계속 채찍질해 높은 자리에 가느 것보다 스타트업을 해서 자아실현을 하는 것이 미국에서는 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벤처캐피털은 이것을 가능하게 했다.즉 젊은이들이 창업을 하도록 이끌고 새로운 산업이 출현하도록 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한국의 경우 국가가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안다.벤처 활성화를 위한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혁신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 시스템이다.사람들에게 더 많은 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성과 그런 교육을 받는 목표를 명확하게 알게끔 하는 것이 첫번째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부의 창출이라는 측면 뿐 아니라 자아 실현과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불편한 것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도록 해야 한다.젊은이들이 현 단계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도전할 기회가 있다면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젊은이들의 이런 동기부여가 축적될 때 혁신적인 문화가 만들어진다.”

▶한국 벤처에도 투자한 경험이 있나
“한국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아이폰 앱 다운로드를 많이 하는 나라다.그만큼 한국 내에서도 아이폰 관련 앱 개발사가 많은 것으로 안다.하지만 아직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창업가들의 사례를 많이 만나지 못했다.실리콘밸리는 아니지만 뉴욕에서 한국인 정세주 사장이 창업한 워크스마트랩스가 클라이너퍼킨스가 투자한 유일한 한국 스타트업이다.한국의 벤처기업인들이 실리콘밸리 진출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고 들었다.많은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by wonkis at Menlo Park in Silicon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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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위스캔 대표를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나는 무릎을 쳤다.“인식의 미래는 검색이다”라는 그의 말 때문이었다.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그의 이 말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의 모바일 생활이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그런데 우리의 일상 생활은 여전히 과거 PC 시절이나 피처폰 시절의 행동 양식이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다.그러다보니 불편한 일이 많다.좁은 화면에 검색창을 띄워놓고 오타가 자꾸 나는 터치스크린 자판을 두드려가며 힘들게 검색을 한다.피처폰시절 밤을 지새우며 친구들과 채팅하느라 익힌 휴대폰 자판이 스마트폰 시절엔 완전히 쓸모가 없어져버렸다.

 이런 불편한 생활이 언제까지 지속될까.위스캔은 그런 불편함이 오래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회사다.그리고 그 불편함을 해소하면 사람들의 생활이 달라지고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사람들의 습관이 된 기술이나 서비스는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다.

 위스캔 이태호 대표는 이 불편함이 ‘인식’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판단했다.인식은 스캐닝으로 구체화된다.스마트폰을 비롯해 각종 모바일 기기에 장착된 카메라를 이용해 사물을 인식하고 스캔하면 그것으로 수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모르는 어려운 한자가 나왔을 때 이를 스캔해 바로 뜻을 찾을 수도 있고 이름도 모르는 처음 보는 제품을 봤을 때 이를 스캔해 제품명과 가격 등을 찾을 수도 있다.명함을 인식해 주소록에 바로 저장할 수도 있고 수많은 기존 오프라인 사진들을 스캔해 모바일에서 나만의 앨범을 만들 수도 있다.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그래서 이 대표는 회사 이름도 위스캔(Wescan·우리는 스캔한다)로 지었다.

◆왜 제대로 된 인식 기술을 가진 회사가 없을까
한국외대 87학번인 이 대표는 공학을 전공으로 하진 않았다.인문학을 전공으로 했지만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웠다.그에겐 컴퓨터를 만지는 일은 이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일이었다.지금은 좀 낯설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는 컴퓨터가 취미인 사람이었다.당시엔 그런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졸업직후인 91년 당시 럭키(지금 LG화학)에 입사했다.하지만 그가 계속 관심을 가졌던 것은 여전히 컴퓨터였다.당시 아직 회사 일에 컴퓨터가 별로 쓰이지 않던 시절이었다.그는 인터넷과 IT(정보기술) 관련 일에 종사하고 싶었다.94년 하이텔로 옮긴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정말 행복했죠.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하루 종일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하이텔은 시대가 바뀌면서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 못했다.중간에 외환위기마저 닥치면서 회사는 더욱 어려워졌다.하지만 그는 직업이 된 취미생활을 계속 하고 싶었다.그는 2001년 5월부터 KTH에서 일하면서 KT의 사내메신저 아이맨을 만들었다.아이디스크도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2004년부터는 KTH의 모바일 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실력을 인정받아 2007년에는 KT 본사로 와 윈도우 사업팀장,클라우드 사업팀장,컨버전스 서비스 사업팀장 등을 역임했다.

 KT에서 일하면서 그는 인식 기술의 필요성을 처음 느끼게 됐다.특히 스마트폰이 도입된 후 인식으로 인해 많은 불편함이 해소되고 거기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판단했다.“처음부터 사업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그런데 인식 기술을 구하러 다니다보니 필요한 기술을 확보한 회사가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국내에 관련 업체들이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해외 기술을 사다 쓰고 있었습니다.해외 사례를 보니 심지어 구글도 고글즈라는 인식 비즈니스를 했는데 러시아 기술을 갖다가 썼더군요.이걸로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기술을 직접 갖고 있으면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스캔한다
올 5월 KT를 나온 그는 6월 1일 자신이 100% 지분을 투자해 위스캔을 설립했다.예전 KTH 시절부터 함께 일해왔던 동료 전인갑씨가 합류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다.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위주로 개발진이 꾸려졌다.

 회사 이름 그대로 이 회사는 인식과 스캔에 초점을 맞췄다.하지만 기술만 제공하는 회사는 아니다.“기존 회사들을 보니 기술 개발 회사는 서비스를 잘 못하더라구요,서비스 회사들은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구요.그러다보니 쓸만한 기술을 갖고도 소비자들에게 별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위스캔은 이런 기술과 서비스의 간격을 좁히는데 힘을 쏟았습니다.‘우리가 직접 기술을 개발하고,서비스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직접 이를 서비스화해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자’ 라구요.기본에 충실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는 기술진과 함께 인식 기술을 만들면서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이미지 인식 및 스캔 관련 앱들의 이미지 인식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도 알게 됐다.그로선 다행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스캐닝하는 것을 기치로 내 건 이 회사는 우선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문자 인식부터 개발했다.문자 인식부터 시작해 차츰 영역을 확대하려는 계획이다.인식을 통해 보관된 모든 데이터와 경험을 체계화하고 이것을 다른 사용자들과 연동해 소셜화하는 것이 그 다음 단계다.소셜화된 데이터와 경험을 공유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소셜형 소통 수단을 제공하는 것은 그 다음 단계로 계획돼 있다.

◆명함 기반 통합 SNS
 자체 개발 기술력과 KT 시절의 다양한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위스캔이 선보일 위스캔(회사명과 서비스명이 같다)은 쉽게 말해 명함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고 할 수 있다.위스캔은 이 서비스를 추석 직후인 9월 중순께 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 서비할를 개발하기에 앞서 명함이 가진 의미에 주목했다.“명함에는 사실 정말 많은 정보가 들어있습니다.이름부터 직책,회사,전화번호,이메일 등 그 사람의 공식적인 모든 것이 다 나와있죠.그리고 살다보면 명함을 주고받으면서 형성된 인맥도 상당합니다.그런데 명함은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하루이틀 지나다보면 명함이 꽤 많이 쌓이게 되는데 이것을 수시로 정리해주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기도 합니다.”

 맞는 말이다.명함은 나중을 위해 꼭 정리하는 게 좋지만 항상 그러기는 쉽지 않다.이 대표가 명함 인식 앱을 만든 것은 자기 자신의 이런 필요성 때문이었다.하지만 시중에는 명함을 인식해 저장해주는 앱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여기서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

 그는 명함을 스캐닝한 뒤 이것이 서로 소셜네트워크처럼 사람들 간에 연결될 수 있게 할 방침이다.주소록을 직접 만들어 입력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끼리 연결되는 것이 카카오톡이라면 위스캔은 명함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SNS다.명함을 기반으로 하다보니 직장별,직업별 친구 맺기도 가능해진다.누군가 나의 명함을 보고 나를 등록하면 친구 추천이 뜨는 방식도 기존 카카오톡과 유사하다.명함을 통한 SNS에 도전하는 서비스다.

 이게 다는 아니다.위스캔은 위위박스(WeWeBox)라는 소셜 웹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인식하고 스캐닝한 모든 것을 올려놓을 수 있고 자신만의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종합 관리할 수 있는 페이지다.그는 이런 서비스들을 통해 인식과 스캔의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인식의 미래는 검색이다”라고 말했다.하지만 그의 설명을 듣다 보니 스마트 모바일 시대에는 인식이 검색을 대체할 수 있을 거란 생각마저 든다.인식의 미래가 검색이라기보다는 검색의 미래가 인식일 수도 있겠다 싶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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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균·이택경 대표가 국내 스타트업의 발굴·컨설팅·육성 등을 위해 설립한 프라이머에서 현재 인큐베이팅하고 있는 업체는 모두 7개.그 중 제일 먼저 만난 회사가 지난번 소개한 전해나 사장이 이끄는 애드투페이퍼였다.이번에는 김대욱 사장이 창업한 위트스튜디오라는 회사다.창업자가 모두 20대 초반의 젊은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두 회사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앞으로 순차적으로 프라이머의 인큐베이팅 스타트업들을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른 회사들도 젊은 창업가들이 IT(정보기술)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다.

 위트스튜디오는 오랜만에 등장하는 B2B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사다.옛날 식으로 말하면 패키지를 팔아야 하는 회사다.분야도 모든 이들이 다 쓰는 대중적인 서비스라기 보다는 전문적인 영역에 가깝다.한국에서 쉽지 않은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프로그램 판매라는 분야로 사업을 시작한 위트스튜디오 멤버들을 만나봤다.

◆삼성 입사도 포기하고 창업
위트스튜디오의 창업 초기 이를 주도한 인물은 김대욱 대표와 채은석 이사.두 사람은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에서 만났다.이 멤버십은 삼성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로젝트다.전국의 주요 도시별로 구성되는데 두 사람은 수원 지역 멤버십에서 만났다.프로젝트에 따라 팀을 구성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아주대 컴퓨터공학과 07학번인 김대욱 대표는 한양대 영상디자인과 02학번 채은석 이사와의 만남이 특히 좋았다고 한다.채 이사는 수원지역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 멤버 중 유일하게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어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원래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은 창업 코스는 아니다.오히려 삼성전자에 입사하는 등용문 정도로 인식되곤 한다.대학 시절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과 열정을 갖고 준비하는 학생들이 여기를 통해서 삼성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하고 네트워크도 쌓은 후 삼성에 자연스럽게 입사하는 과정을 거친다.채 이사도 그랬다.물론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 출신 중에는 IT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창업가들도 있다.그래텍의 배인식 사장이나 지란지교소프트의 오치영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채은석 이사가 처음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에 들어갈 때 창업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고 한다.김 대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하지만 이랬던 두 사람의 인생은 한 사람을 만나면서 급작스럽게 방향을 틀게 된다.

◆권도균 대표와의 만남
김대욱 대표는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2회 졸업생이다.워낙 초기 졸업생이다보니 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는 학교를 종종 찾아간다고 한다.그런데 작년 봄 학교를 찾아갔다가 선생님의 소개로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를 처음 만나게 됐다.일이 되려고 그랬는지 때 마침 이 자리에는 이 학교 졸업생이 아니지만 채은석 이사도 동행해 있었다.두 사람은 권 대표를 만나 자신들이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내용과 앞으로의 구상 등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날 이들이 권 대표에게 설명한 프로젝트는 2가지.하나는 증강현실을 응용한 사업이었다.권 대표는 이에 대해 설익은 아이디어라고 적당치 않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하나가 이들이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다.이 아이디어를 듣고 권 대표는 적극적으로 사업화를 권유했다고 한다.

 권 대표를 만난 날은 채 이사가 삼성전자 면접을 하루 앞두고 있는 날이었다.채 이사는 삼성전자 면접을 중단하고 김 대표와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대기업에 입사하는 안정된 삶을 그만두고 망망대해와도 같은 창업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하지만 누군가의 표현대로 대기업 입사가 꼭 안정된다고 보기도 힘들다.관점과 기질과 상황의 차이가 현격하기에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어쨋든 두 사람의 창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왜 UI디자인에는 포토샵밖에 없을까
위트스튜디오가 만든 코디네이터(Codinator)는 쉽게 말해 UI 디자인을 위한 툴이다.기존 UI 디자인을 위한 대표적인 도구에는 포토샵이 있다.“디자인의 다른 영역에는 다양한 디자인 프로그램이 있습니다.그런데 유독 UI 디자인 분야에서는 포토샵 말고는 쓸 만한 프로그램이 없더라구요.앞으로는 UI 디자인이 점점 더 널리 쓰이게 될 텐데 말이죠.그래서 이 분야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한 채 이사의 설명이다.

 코디네이터는 이런 생각에서 출발해 포토샵의 그래픽UI 디자인 분야를 특화한 프로그램이다.이 프로그램이 출시된 데에는 스마트폰의 확산과 다양한 앱들의 개발로 UI 부문이 더욱 쓰임새가 넓어질 것을 감안할 때 향후 그래픽 UI 디자인 프로그램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깔려 있다.

 작년 초 회사를 설립한 뒤 6월에 프라이머의 투자를 유치하고 권도균,이택경 대표로부터 컨설팅 및 사업 노하우를 전수받았다.그리고 채은석 이사의 같은 학교,같은 과 동기 최중인 팀장을 영입한 뒤 회사의 핵심 제품을 위한 개발진 구성을 완료했다.회사가 설립된 지 거의 1년여만인 올 5월 코디네이터의 첫 버전이 출시됐다.

 코디네이터는 변해가는 개발 환경에 적응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을 위해 만들어졌다.스마트폰용 앱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트렌드가 굉장히 빨리 바뀌고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나온다.디자인 부분에서 빠른 대응을 하기 원하는 기업들은 이 프로그램에 있는 기본 셋팅만 잘 활용해도 다양한 UI 디자인을 할 수 있다.

◆세계인이 쓰는 디자인 소프트웨어의 꿈
 코디네이터의 특징은 쉽고 빠르게 다양한 UI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완성된 디자인의 크기를 키우거나 모양을 변형해도 당초 원했던 동일한 느낌이 그대로 유지될 뿐 아니라 그래픽 디자인의 질도 그대로 유지된다.다양한 플랫폼 간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특히 한번 디자인을 작업해 놓으면 다양한 디바이스에 대응할 수 있어 N-스크린을 염두에 둔 앱이나 서
비스를 만들 때 유용하다.

 김대욱 대표는 “기존 UI툴에 비해 메모리 사용량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예를 들어 비트맵 이미지 방식에 비해 코디네이터는 벡터 이미지 방식을 쓰기 때문에 메모리 사용량을 85%까지 줄인다.프로젝트 기간이나 UI 디자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크게 어필할 것으로 위트스튜디오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 개발 환경에 의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독립 툴을 개발완성 할 계획에 있습니다. 코디네이터로 제작한 디자인 결과물을 MFC, HTML5, iphone, Android 등 어떤 개발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언어의 장벽이 낮고 기술력과 편의성에 의해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무대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포토샵이라고 하면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모두 쓰는 프로그램이 된 것처럼 저희도 코디네이터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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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정말 매력적인 콘텐츠다.사람들은 책에 대해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시대가 바뀌고 있는 시점에도 마찬가지다.그 형태가 종이책이든,전자책이든 상관없다.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책을 보거나 출판하거나 저술하거나 편집하는 행위에 대해 계속 새로운 도전을 이끌어냈다.

 모글루는 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회사다.쉽게 말하면 인터랙티브 전자책 업체라고 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기존 전자책이나 종이책과 다른 차별점이 존재한다.누구나 자신의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소개한 바 있는 리드빌드와 기본 개념을 같이 한다.하지만 리드빌드나 기존 전자책이 텍스트 위주라면 모글루는 동영상,애니메이션,사진,음악,효과음 등을 넣어서 종합적인 멀티미디어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모글루 김태우 대표가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 한 컷을 잡았다.사진은 꼬날님께서 찍어주셨다>

◆사업의 재능을 발견하다
 모글루 취재를 위해 만난 김태우 대표는 1988년생! 올해 만으로 스물세살이다.작년에 한국의 스타트업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20대인 황룡 사이러스 사장을 만났을 때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김 대표는 이보다 훨씬 젊다.김 대표를 처음 만나면 대학생으로 생각할 정도다.

 그는 왜 이렇게 이른 나이에 창업을 했을까.김 대표가 창업을 한 시점은 작년 10월.그가 만 스물두살때다.카이스트 06학번인 김 대표는 수학과로 입학을 했지만 산업공학과 경영과학을 복수로 전공했다.“제가 좀 욕심이 많은가 봅니다.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는데 대학 다닐때도 한가지 전공에 만족하지를 못했지요”

 그가 처음부터 사업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2008년 경영학개론 수업을 들을 때 그는 사업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 같다.“수업 과제로 사업을 실제로 해보는 것을 했었는데 지금의 소셜커머스 비슷한 것을 했습니다.당시 7000원짜리 영화표를 4000원에 싸게 사서 5000원에 팔았는데 너무 주문이 많이 몰려와서 본업인 학업이 안될 것 같아 일찌감치 마감을 했습니다.”

 어떻게 영화표를 싸게 샀을까.“해당 영화 배급사를 찾아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해주겠다
고 하고 영화표를 싸게 얻었죠.그때 해보고 사업도 참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지금의 소셜커머스 모델과 거의 같은 방식이다.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사업에 대한 상당한 재능을 보여주는 일화가 아닐까.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23살 창업가
 그는 졸업후 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캐피털인 SK텔레콤벤처스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그때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하는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면서 20대 초반의 나이에 창업을 하는 것이 일상적인 그곳의 분위기에 놀랐다고 한다.“10대에 창업을 한 경우라면 모를까,20대 창업은 실리콘밸리에선 일상적이었죠.정말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이 하도 많아 세상을 바꾸지 않으면 큰일나겠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웃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계기는 만들어졌다.그는 작년 5월경 벤처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스타트업위크엔드 제 1회 모임때 사업을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된다.이 모임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에 다니고 있던 김남수씨와 미국인 라일리 크리스씨 등을 만났다.원래 김태우 대표는 이 대회에서 이들과 같은 팀에 있지 않았다.이들과 다른 팀에 있었지만 이들의 아이디어와 구성 멤버 들을 보고 이들과 함께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당초 사업 아이디어를 낸 김남수씨가 기술개발을 맡고,크리스씨가 해외사무소 운영을,김 대표가 경영을 맡기로 했다.

◆직접 만드는 인터랙티브 e북
 당시 스타트업위크엔드에서 김태우 대표가 준비했던 아이디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일종인 스틱톡이었다.김남수씨 등이 준비했던 아이템이 지금의 모글루였다.물론 지금 그대로의 방식은 아니었다.그 당시 이름은 “Active Story Teller”

 김 대표가 더 가능성이 있다고 봤던 것은 “Active Story Teller”였다.그럼 그는 스틱톡에 대해선 미련이 없을까. “스틱톡도 여전히 사업화하면 재미있는 시도가 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지금으로선 일단 한가지에 집중해야겠죠”

 모글루는 움직임(Motion)와 접착제(Glue)의 합성어다.여러가지 움직임을 붙여 자신만의 책을 만들 수 있다는 회사의 기본 컨셉을 회사명이자 서비스명으로 정한 것이다.이름 그대로 모글루는 누구나 움직이는 영상과 소리를 기반으로 쉽게 디지털 책을 만들 수 있는 툴이다.“개발자가 아닌 사람도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여 드래그앤드드롭(Drag & Drop)만으로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설명과 함께 아이패드를 꺼내 모글루 플랫폼에서 만든 책 하나를 보여줬다.캐릭터를 터치하자 움직이는가 하면 음악 소리도 흘러나왔다.아이패드를 기울일 때마다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등 다채로왔다.만든 사람의 의도를 생각하며 책을 보면서 독자가 반응하고 직접 어떤 행동을 하는 책.그래서 인터랙티브 e북이다.

 이런 책을 일반인들이 만들 수 있을까.모글루는 우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을 만들었다.8월중 선보일 전문가들을 위한 오픈 플랫폼 서비스는 개인작가나 출판사 등이 사용료를 내고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플랫폼 이름은 모글루빌더.이를 통해 만들어진 인터랙티브 e북은 모글루 자체 앱스토어인 모글루북스를 통해 판매가 된다.한번 다운로드될 때마다 14%가 모글루 수익이 된다.

 기존 출판사들과 계약해 기존의 콘텐츠를 인터랙티브 e북으로 만드는 서비스는 이미 수익모델로서 실현되고 있다.능률교육은 모글루와 계약을 맺고 어린이 교육 관련 전자책,동양문고가 굿모닝 일본어 시리즈 등을 만들었다.,최근에는 영진닷컴이 이 툴을 사용해 인터랙티브 요리책 ‘카페 러너(Cafe Lunner)’를 내놨다.

◆처음부터 해외 시장에 초점
 모글루는 이어 일반인들도 책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시기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지금까지는 콘텐츠가 있고 프로그램을 좀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면 그냥 간단하게 기본적으로 셋팅돼 있는 프로그램을 이어 붙이면서 스토리와 간단한 툴만 갖고 누구나 자신의 책을 만들 수 있게 하겠다는 것.

 모글루는 인터랙티브 e북의 주무대로 미국을 생각하고 있다.한국에서 그리 큰 시장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고 있었다.미국에서도 이 사업은 아직 시작단계에 있다는 것이 그로선 좋은 기회다.“미국에 테일스프링 등 관련 업체들이 있긴 합니다.하지만 이들도 역시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준비하는 단계입니다.비슷하게 출발선에 있다는 뜻이죠.남이 한 것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보고 선도적인 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그런 점때문에 미국에서 오히려 기회가 생기고 있구요.”

 모글루는 최근 미국 현지법인 설립도 완료해 랜덤하우스,펭귄 등 유명 출판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처음 창업 멤버였던 크리스가 미국 법인의 대표를 맡았다.미국 뉴욕에 사무실을 냈다.

 책을 만드는 툴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그 툴을 다운받는 것에서만 모글루가 매출과 수익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자체적인 스토어도 만들어 전자책을 거래하게 만들고 나라별로 특화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이 시장이 활성화되고 많이 다운로드되는 전자책의 사례가 나오면 인터랙티브 광고도 가능해집니다.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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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Location)을 기반으로 시간(Time)을 팔며 사람들(People)을 연결시켜준다.’로티플(Lotiple)이란 회사명은 이 회사가 추구하는 사업의 핵심을 요약하는 데서 나왔다.쉽게 말하자면 소셜커머스다.한국의 스타트업 코너를 하면서도 몇 차례 소셜커머스 및 관련 비즈니스 회사들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이번에도 또 소셜커머스?’ 할지도 모르겠다.그만큼 소셜커머스가 관심을 끌고 이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소셜커머스를 소개할 때마다 조금씩 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로티플(www.lotiple.com)도 예외가 아니다.소셜커머스에 지역성과 실시간성을 강화했다는 점은 기존 라이브스팟 등과 유사하다.로티플은 여기에 즉석 결제 기능을 추가했다.실시간성이라는 측면도 소비자들을 위해서 뿐 아니라 업소들의 측면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추가해 업그레이드시켰다.

◆카이스트 02학번 동기동창 7명이 뭉쳤다
 로티플의 창업 멤버는 무려 7명.그것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2002학번 동기들이다.이 중 대표를 맡은 이는 이참솔 사장.이참솔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로티플의 창업 멤버들은 학교를 다닐 때부터 절친들이었다고 한다.걸어간 길도 비슷했다.7명 중 5며이 졸업후 바로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 과정을 밟았고 이들은 그대로 티맥스소프트에 입사했다.다른 1명은 졸업ㄹ후 EA코리아에 근무하다가 합류했고 이참솔 대표는 대학원에 가지 않고 KEB테크놀로지라는 회사에 들어갔다가 창업을 하기 위해 옛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이들은 학교를 다닐 때부터 반드시 창업을 위해서는 아니지만 관심 분야에 대한 동아리를 만들고 같이 워크숍도 다니는 등 호흡을 맞춰왔다.티맥스소프트로 간 석사 출신 창업멤버들은 카이스트 대학원에서도 리얼타임임베디드시스템 연구실이라는 같은 연구실에서 학위를 받기도 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창업에 대해 토론하던 이들이 움직일 수 있었던 계기는 이참솔 대표가 만든 것 같다.이 대표는 KB테크놀로지를 다니면서 혼자서 일산에서 소셜커머스 사업을 해 봤다고 한다.이름은 ‘오일산’.2명의 후배들을 데리고 했던 이 사업은 의외로 돈도 벌었다.개인 사업으로 작게 시작했고,퇴근 후에 틈틈이 했지만 적자가 나진 않았다.일산 지역에서 할인 쿠폰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오일산’을 찾는 이들이 제법 있었다.그런데 문제는 그가 본격적인 사업 확산을 생각하고 있을때 생겼다.

◆현재 소셜커머스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이 대표는 소셜 커머스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가 처음에 소셜커머스를 개인 사업이라도 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이것이 장차 확실하게 뜰 것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고객과 업소들에게 모두 도움이 되리란 판단 때문이었다.그런데 막상 해보니 재고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서비스 모델이었다.예를 들어 한 도너츠 가게와 계약을 맺고 소셜커머스를 했다고 치자.반값 할인 쿠폰은 순식간에 팔려 나간다.그런데 손님들이 전부 토요일(주말)에 몰려들었다.제 값을 내고 오려는 손님들이 오히려 들어오질 못하고 반값 손님들에게 물건 대기도 힘든 상황이 발생한다.그 덕에 제 값 내고 오는 손님들이나 반값 손님들 모두 ‘오래 기다린다’,‘(급하데 만들다보니) 음식이 별로다’라는 불평만 듣기 일쑤다.

 어쨋든 그나마 손님이 많이 온 것에 감사하며 그 다음날도 (아직 쿠폰을 쓰지 않은) 손님들이 대거 올 것을 예상하고 도너츠를 잔뜩 주문해 놓는다.그런데 그 다음날은 (일요일인데도!!) 거짓말처럼 사람이 아무도 오질 않는 일이 생겨버린다.

 그는 이런 사업 모델은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경험에서 나온 깨달음이다.여기에 그가 처음 시작했던 때와 달리 지난해 하반기로 가면서 티켓몬스터,쿠팡 등 선발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자본 투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자본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이 상태로는 차별점도 없고 선발업체들과 경쟁하기도 힘들고,업체들에게 별 메리트가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죠”

◆업소들에게 아이패드2 제공
 그는 카이스트 친구들을 불러모았다.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어떻게 바꿔나갈지를 상의했다.수차례 토론 끝에 지금의 로티플의 기본적인 모델이 나왔다.기존 소셜커머스의 문제점들을 개선하면서 업소들에게 도움을 주고 소비자들도 즉석에서 혜택을 받는 방법으로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쿠폰 발행이 도입됐다.무엇보다 이것을 소셜커머스 업체가 아닌 업소들이 직접 컨트롤하도록 했다.
 이를테면 평소에 20개의 테이블 중 저녁 시간에 12-15개 정도 차는 매장이 있다고 하자.그런데 비가 온다든가,여러가지 이유로 초저녁부터 손님이 뜸하고 영 하루 공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날이 있을 수 있다.이럴 때 매장 주인이 즉석에서 쿠폰을 발행하는 것이다.테이블을 그냥 비워두는 것 보다는 지금 어디선가 방황하고 있는 미래의 고객에게 싸게 물건을 파는게 훨씬 좋기 때문이다.
 이 주인은 40% 할인된 쿠폰을 발행하되 그날 당일 선착순으로 20명만 가능하도록 한계를 설정한 쿠폰을 바로 만들어서 띄운다.웹과 앱 두가지 버전의 로티플 서비스에서 모두 가능하다.어디든 주인장 모드로 들어가서 클릭 4번 만으로 쿠폰을 만들 수 있다.소비자 입장에서는 즉석에서 결제가 되기 때문에 쿠폰을 믿고 갔다가 공치는 일도 없다.결제하는 순간 자신이 선착순 내에 들었는지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업소 주인 입장에서는 매일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재고나 빈테이블 문제를 즉석에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얻을 수 있기때문에 좋다.로티플은 여기에 한가지 더 매력적인 제안을 했다.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소들에게는 애플의 아이패드2를 준 것이다.물론 ‘로티플의 서비스를 쓰는 한’ 이라는 단서 조항이 붙기 때문에 임대라고 보는 게 맞겠다.로티플은 업소의 PC에도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깔아주고,지급한 아이패드2에도 업소 버전을 깔아준다.업소 입장에서는 이 역시 나쁠 게 없다.(사실 굉장히 파격적인 제안이라는 생각도 든다.)

◆로티플은 계속 진화중
 로티플은 분명 나름의 진화된 모델을 제시하는 소셜커머스 업체다.하지만 웹이 됐던 앱이 됐던,실시간+지역성을 내세운 소셜커머스들은 내가 보기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갖고 있다.실시간성과 지역성이 업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이런 서비스들은 아직 찾아가야 하는 서비스들이다.업소 숫자도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하지만 소비자 숫자도 어느 정도 되야 한다.그런데 그러려면 소비자들이 웹 페이지를 열심히 방문해주던가 앱을 부지런히 다운받아야 한다.로티플의 경우엔 웹보다 앱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그래야 지역성과 실시간성이 힘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많은 앱 중에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 앱을 받게 한다는 것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굳이 이 앱을 다운받아야 하나? 라는 질문에 도달하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이미 널리 확산된 앱을 통해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어떤 하나의 앱을 수십만명이 다운받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수백만명이 다운받게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이 정도 다운받으려면 사람들이 이 앱을 필수적인 앱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다운로드를 많이 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다운로드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자주 이용하느냐인데 이것 역시 현재의 모바일 소셜커머스에서 답을 찾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왠만해선 잊혀지기 쉽다.

 기존 소셜커머스를 활발히 이용하는 사람들이 아닌 아직 진입조차 안 한 보다 대중적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것도 확실하게 답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즉 아직은 시장도 너무 제한돼 있다.티켓몬스터 등 기존 소셜커머스 강자들도 업소가 직접 컨트롤하는,실시간 쿠폰을 준비하고 있다.이미 그루폰도미국에서 그루폰나우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쨋든 로티플도 이런 여러가지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이 대표는 이런 부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로티플은 아직 완결된 형태가 아닙니다.로티플은 현재 소셜커머스가 갖는 문제점을 크게 보완한 서비스이고 선두 업체들도 이런 방향으로 오고 있습니다.우리들은 이들이 로티플의 서비스 형태로 바뀔 때쯤이면 지금보다 더 진화된 서비스 모델로 진화할 겁니다.그럴 자신도 있고 이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7명이 시작했던 로티플은 어느새 17명으로 늘어나 있었다.사무실도 역삼동에 넓게 얻었다.최근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투자도 받았다.실탄을 확보한 이들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소셜커머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모바일은 과거 인터넷이 도입되던 시절을 뛰어넘는 엄청난 파도이고 소셜커머스는 이제 막 시작된 시장에 불과합니다.더 중요한 것은 아직 아무도 이 시장을 장악한 이가 없다는 겁니다.저희는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가 되고 싶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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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버스가 올해 3월 출시한 ‘큐브로’라는 아이폰용 카메라앱은 출시되자마자 중국,일본,영국,스페인 등 16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1위에 올랐다.유료 앱인데도 한달반만에 60만개가 다운로드됐다.

 회사 이름만 봐서는 장르를 선뜻 짐작하기 어렵지만 젤리버스는 사진 관련 앱을 출시할 때마다 히트를 치면서 확실하게 떴다.이 회사가 큐브로를 선보이기 전 작년에 내놓았던 ‘미니DSLR’이라는 카메라 앱 역시 한국의 티스토어에서 1위에 올랐다.지금도 이 앱은 카메라 앱 중 1위를 달리고 있다.티스토어에서는 12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많은 회사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서비스가 이 정도 뜨면 소개하기가 비교적 쉽다.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이 회사의 직원은 10명이 채 되질 않는다.젤리버스를 찾아가 김세중 대표와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기존 사진 앱의 단점 극복
젤리버스가 만든 두개의 앱이 뜬 데는 다 이유가 있다.기존 사진 편집 앱들이 가진 단점을 크게 보완했기 때문이다.기본적인 기능만 놓고 비교해봐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아이폰 버전으로 출시한 큐브로의 경우 5가지 종류의 다양한 이미지 처리를 0.5초 내에 할 수 있다.기존 사진 앱에서는 불가능한 기능이다.저장속도도 빠르다는게 젤리버스의 설명이다.사진을 편집하게 되면 편집한 내용을 처리해 저장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큐브로는 이런 편집후 저장 시간을 기존 앱의 60% 수준으로 줄였다.고급 촬영 기술을 갖췄고 이미지 표현 효과에 제약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대부분의 카메라 앱은 스마트폰 API(응용프로그램)에 의존합니다. 필연적으로 이미지처리 속도를 늦추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핵심 플랫폼을 자체 제작한 덕에 촬영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지난해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출시했던 미니DSLR도 마찬가지다.일단 국내 최다인 20여종의 안드로이드폰을 지원하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터치 반응도 훨씬 빠르다.김 대표는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폰은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앱도 얼마나 다양한 기기를 지원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이게 경쟁력의 핵심인 이유는 또 있다.아무나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김 대표는 “카메라 앱은 해당 폰에 장착돼 있는 카메라와 스크린의 성능을 감안해 최적화돼야 하는데 천차만별인 휴대폰과 카메라의 성능에 일일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스마트폰이 새로 출시될 때마다 빠르게 특성을 파악해 최적화할 수 있는 게 바로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젤리버스가 이런 기술력을 가질 수 있게 된데는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연세대학교 AI LAB(인공지능연구소)의 조진수 박사가 큰 역할을 했다.지금도 기술 분야의 자문을 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젤리버스가 사진 앱을 처음 만들때 합류해 기술적인 지원을 해 줬다.“카메라나 사진 관련 프로그램들은 이미지 처리나 편집,배치 등에 있어서 일정한 알고리즘이 있습니다.그런 알고리즘을 기술적으로 잘 알고 있는 조 박사님의 도움이 컸죠.”

 물론 조 박사의 기술적인 지원을 실제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것은 김세중 사장을 비롯한 젤리버스의 개발진이었다.이 회사의 기술력과 상품성은 일단 소비자들 뿐 아니라 전문가들로부터도 인정을 받았다.아시아 지역에도 테크 크런치 같은 벤처 기업 대회가 있는데 블루버그,E27 등이 주최하는 ‘Echelon 2011’이 그것이다.젤리버스는 국내 벤처기업 중에는 최초로 이 대회에서 Top 10에 들었다.최근 Top 10을 뽑는 심사단 투표에서 4위에 올랐고 10개 기업이 경쟁을 통해 최종 1위를 선발하는 파이널 라운드에도 진출했다.최종 1등은 6월중순께 결정된다.

◆CRM사업,클럽 인수,앱 개발사 등 계속되는 창업
김 대표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고등학생 때는 비보이 활동을 했고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에는 창업을 세번이나 하기도 했다.연세대 재료공학과 99학번인 김 대표가 처음에 창업한 아이템은 CRM(고객관리) 분야였다.그는 단순 CRM은 안 통한다고 생각해 여기에 문화적인 요소를 결합해 새로운 시도를 했었다.

 2002년에는 홍대 거리의 한 클럽을 인수,운영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몇몇 클럽 주와 의기투합해 ‘클럽데이’ 원형인 ‘클럽페스티벌’을 열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한 때는 사업이 망해 신용불량자 딱지를 달고 지내기도 했다.
 그때까지 그는 IT 분야와 별 상관없는 인생을 살았다.공대 출신으로 프로그래밍도 할 줄 알았지만 클럽 등 엉뚱해보이는 영역에서 일해왔다.이런 그가 스마트폰 앱 사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건 NHN과 넥슨에서 근무하면서부터다.넥슨에서 온라인 게임과 웹 플랫폼 사업을 구상하던 그는 2008년 4월 소집해제 뒤 바로 사업을 시작했다.그렇게 만든 회사가 바로 젤리버스다. 

 젤리버스란 이름을 여기서 한번 언급해 볼 만 한 것 같다.이름은 카메라나 사진이라는 장르와 아무 관련이 없다.젤리버스란 이름은 어떻게 나왔을까.김세중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저한테 나이차이가 아주 많이 나는 여동생이 하나 있습니다.아직 초등학교를 다니는 동생은 젤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주질 않습니다.그런데 어느날 저에게 자기가 그토록 좋아하는 젤리를 주더라구요.그때의 기쁨이랄까,거기서 젤리를 뭔가 기쁨을 주는 주체로 생각하게 됐습니다.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기쁨을 주는 주체죠.그 젤리를 가득 싣고 달리는 버스를 상상하면서 회사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올 하반기 게임 시장 도전
 어쨋든 중요한 것은 이름에서 드러나듯 이 회사가 반드시 카메라 앱만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일단 젤리버스는 세 가지 계획을 갖고 있다.우선 동영상 관련 앱이다.사진 촬영 및 편집 앱 큐브로를 내놓았던 것처럼 올 하반기에는 동영상 촬영 및 편집용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사진 앱보다 더 다양한 기능과 기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이 시장 역시 아직 뚜렷한 플레이어가 없지만 젤리버스는 제품 출시와 함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번째는 게임이다.모바일게임 앱을 출시해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젤리버스의 또 다른 목표이기도 하다.현재 모바일 게임을 개발중인데 올 하반기에는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N-스크린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N-스크린은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기기의 종류에 상관없이 끊김없이 이어서 볼 수 있는 서비스다.주로 스마트폰용으로 출시돼 있는 젤리버스의 앱을 태블릿PC나 노트북용으로도 제작하고 있다.“이렇게 되면 젤리버스의 앱을 어떤 기기에서든 쓸 수 있고 하나의 기기에서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다른 어떤 기기에서든 즐기거나 편집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미 하고 있는 해외 사업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올 여름 미니DSLR과 큐브로를 들고 일본 통신사를 통해 일본 앱스토어에도 진출할 예정이다.너무 목표가 많은 것은 아닐까.걱정할 법도 하다.이 회사 직원은 열명도 채 안되는 데 시도하려는 분야는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창업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김세중 대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외국에는 카메라라는 단일 앱으로만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있습니다.젤리버스는 그런 회사처럼 글로벌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또 카메라 앱 말고도 다른 분야에도 다양하게 도전하고 있습니다.젤리버스의 성장은 사실 이제부터입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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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포도트리’라는 회사를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 소개한 적이 있었다.(참조 ; 한국의 스타트업-(25)포도트리 이진수 대표)

그때 올 초 포도트리에서 개발하는 태블릿PC 및 스마트폰 앱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3월 현재 아직 앱이 출시되지 않았다.그 와중에 최근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아직 앱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투자를 유치했다? 포도트리는 원래 스타트업치고는 꽤 큰 자본금으로 시작한 회사였다.이진수 대표 본인 뿐 아니라 전 직원이 지분 참여를 했고 김범수 NHN 창업자(현 카카오 이사회 의장)가 상당 자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그런데 또 투자를 받았다면 분명 이 회사가 벌이고 있던 일이 더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마침 이진수 대표와 연락이 닿았다.그 동안 있었던 일과 앞으로의 진행 상황이 궁금했다.회사로 가서 직접 얘기를 들어봤다.

◆간지 & 크레이지
 그렇게 오랫만에 방문한 게 아닌데도 포도트리 직원은 그새 더 많아져 있었다.작년 처음 방문할 때 10명 남짓했던 이 회사는 점점 인원이 늘어나서 최근엔 35명이 됐다.1개층을 쓰다가 좁아서 2개층으로 사무실을 확장하고 지금도 계속 사람을 뽑고 있다.

 좁게 쓰던 사무실이 넓어져서 그런지 특유의 멋스러운 분위기는 더 강해졌다.포도트리는 대표 이사의 이미지와 사무실 분위기,회사 이름 등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회사다.(약간 네이버의 느낌도 나고 말이다) 이런 분위기를 한꺼번에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마땅히 생각이 나질 않던 와중에 블로거이자 한국의 스타트업 취재단의 일원으로서 함께 취재를 다니곤 하는 꼬날님은 포도트리를 함께 방문한 뒤 포도트리의 이미지에 대해 이렇게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간지 & 크레이지’ .

  정확한 표현 능력이나 특징을 잡아내는 점에서 나는 종종 꼬날님에게 두손 두발 다 들곤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간지와 크레이지라는 포도트리의 두 특징은 그들의 사무실부터 대표이사,제품,직원들 한명한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통일된 이미지다.간지는 이 회사의 분위기를 뜻하고 크레이지는 일에 미쳐 있는 직원들의 분위기를 표현한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디테일에 미쳐 있다는 점에서 크레이지를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아주 섬세하고 자세하게 끝까지 완벽을 추구해서 만든다는 것이 포도트리의 특징이다.아마 그래서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는 건지 모른다.완벽을 추구하다보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포도트리가 타이밍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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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한국,5월 미국 등 해외 시장 출시
예전에도 소개한 바 있지만 포도트리가 내세우는 것은 놀라운 가격 0.99 달러에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그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3월말 우선 ‘세계인물학습만화 WHO 시리즈’와 영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슈퍼 0.99’이 한국에서 선보인다.두 제품 다 0.99달러에 살 수 있다.
 큐브독(CUBE DOG)은 조금 달라졌다.아까 디테일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는데 큐브독과 앞으로 나올 오즈의 마법사 앱은 이 회사 디테일의 극단을 보여주는 제품인 것 같다.(사실 눈으로 봐야 해서 말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많다)
 하여간 큐브독이 달라진 것은 무료 앱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무료로 뿌리고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생각이라고 한다.처음 봤을 때 놀라움을 줬던 오즈의 마법사 앱은 더 콘텐츠가 풍성해지고 가지고 놀 것이 많아졌다.포도트리는 여기에 더해 피터팬도 앱으로 준비하고 있었다.이것 역시 단순 옛날 동화책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니라 게임성을 가미해 앱을 가지고 놀면서 동화를 즐길 수 있게 구현하고 있다.큐브독과 오즈의 마법사는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5월 이후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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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버전은 따로 제작,대대적인 마케팅도 준비
 포도트리는 벤처기업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그 중 대표적인 것이 1등 상금 10만달러인 World Vocabulary Challenge다.총 상금은 15만 달러.올해 안에 전 세계의 슈퍼 0.9 유저들을 대상으로 영어 단어 경시대회같은 것을 열겠다는 것이다.
 슈퍼 0.99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영어 학습을 위해 만들어진 앱이다.전 세계에서 누가 영어 단어를 많이 아는지를 이 벤처기업이 상금을 걸고 대회를 열겠다고 하니 일단 그 큰 통에 기가 질리기까지 한다.

 슈퍼 0.99나 큐브독,오즈의 마법사 등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포도트리의 앱들은 모두 디테일에 강하다는 것이 기본 컨셉이다.이는 해외 버전도 국내 버전의 번역 수준으로 내놓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슈퍼 0.99는 책 1000권의 분석 결과이고 WHO? 시리즈 역시 출판사가 한 영문 작업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티브들이 달라붙어서 따로 영문화 작업을 했다.

 이게 가능한 것은 미국와 일본 등 해외 시장에 특화된 인재가 있기 때문이다.창업멤버인 박종철 이사는 지진 피해의 와중에도 일본을 방문해 일본 출시 일정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 쪽은 미국통인 김유진 이사가 담당하고 있다.미국 마케팅 에이전시를 구하기 위해 이진수 대표가 숱하게 미국 출장을 직접 다니며 영어로 발표를 하고 대상을 물색했다.

 바로 전에 소개했던 와플스토어는 지금까지 만난 어느 회사보다 디테일에 강한 회사이고 그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그런데 조지훈 와플스토어 대표도 이런 말을 했다.“디테일에 대해서만큼은 누구와 겨뤄도 자신있다고 생각하는데 유일하게 두려운 상대가 있다면 포도트리라고 말을 합니다.”
 이진수 대표 표정을 보니 시험 준비를 다 끝낸 것 같았다.이제 시장에서 평가받을 일만 남았다.아직 앱이 출시도 되기 전에 30억원을 투자한 투자회사들이 투자를 잘 했는지 곧 판가름이 날 것 같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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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랜드(Birdland).이름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뭔가 인간들이 얼씬거려서는 안될 것 같은 분위기다.약간 쓸쓸한 풍경도 그려지고 한편으론 신비스러운 느낌마저 준다.소프트웨어 업체인 버드랜드소프트웨어를 찾아가면서 이름의 유래가 궁금했다.

 버드랜드는 Weather report라는 그룹의 재즈음악 곡명에서 땄다.첫인상에서 받은 느낌과 달리 버드랜드라는 곡은 자유분방함과 개성이 물씬 풍기는 곡이다.버드랜드소프트웨어 최 대표는 “각자의 강한 개성을 품고 있지만 힘을 합치면 큰 시너지를 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게 적합한 곡인 것 같다”며 이름을 지은 배경을 설명했다.이름에서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개성을 담은 버드랜드소프트웨어를 찾아갔다.
<버드랜드소프트웨어 최정이 대표가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k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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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있는 KAIST 출신 수재들의 벤처 도전
스타트업을 취재하면서 내가 기본적으로 갖는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이들은 왜 창업을 했는가.(돈 버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들의 목표는 뭔가.그리고 어떤 사업영역에서 어떤 수익모델을 갖고 있는가.
 버드랜드의 창업멤버인 최정이 한동훈 이용언 세 사람은 KAIST 석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최 대표는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석사,한동훈 기술이사는 전산학과 석사,이용언 수석프로그래머는 재료공학과 석사 출신이다.카이스트 93학번인 최 대표는 시큐어넥서스라는 보안 관련 벤처기업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벤처열풍이 몰아치던 시절이었다.거품이 꺼지고 몇년이 지나 2004년이 됐을 때 최 대표는 문득 벤처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고 한다.
 
“너무 한탕을 노리고 진짜 알맹이는 없는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벤처를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그래서 당시 네오위즈에 있던 장병규 대표를 찾아갔습니다.”

 그가 고민을 털어놓자 카이스트 선배이기도 한 장병규 대표가 이런 조언을 해 줬다.“아이템을 좇아가지 말고 시장의 큰 흐름을 보면서 계속 도전을 하다보면 기회가 올 겁니다.”
 대화를 나누며 문득 그는 깨달았다고 한다.“아 내가 그동안 사업 철학이 없었구나” 그리고 그는 시장이 움직이는 큰 흐름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PC에서 TV로 넘어올 것이라는 신념
 그가 처음 창업한 회사는 큐브온이다.창업연도는 2004년.장병규 대표와 만난 바로 그 해다.시장의 큰 흐름을 생각하던 그는 인터넷의 경험이 pc에서 결국은 TV로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큰 흐름이 그렇게 된다면 그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카이스트 97학번 후배이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한동훈 이사와 함께 큐브온을 시작했다.그 당시엔 지금 말하는 스카트TV라는 용어도 없었고 개념도 명확하지 않던 시절이었다.큐브온은 디빅스 플레이어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시작했다.그러다가 비욘위즈라는 회사와 접촉하게 된다.
 “비욘위즈는 휴맥스 초창기 멤버인 박한기 대표가 만든 셋톱박스 및 디빅스 플레이어 제조 업체였습니다.하드웨어쪽에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경험이 있는 큐브온과 시너지가 가능했죠”

 비욘위즈가 큐브온을 인수하면서 최 대표는 비욘위즈에서 셋톱박스를 만드는 일에도 참여하게 된다.그런데 비욘위즈가 토필드라는 회사와 소송을 하게 되면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2009년 2월,최 대표는 한동훈 이사,이용언 수석프로그래머와 함께 회사를 나와 원래 그들이 하고 싶었던 스마트TV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그리고 그해 8월 버드랜드소프트웨어를 설립했다.사업 목표는 스마트TV용 소프트웨어 제작이다.즉 운영체제부터 UI까지 스마트TV의 전체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라이센스를 갖는 회사로 가는 것이 버드랜드소프트웨어의 목표였다.

◆지금의 스마트TV엔 사실 ‘스마트’가 없다.
 버드랜드소프트웨어의 최종적인 목표를 처음 들으면 상당히 거창하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반열에 오르고자 하는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PC를 살 때 제조업체의 브랜드보다 중시하는 것이 인텔인사이드,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마크 등이 됐습니다.겉을 누가 만들던 핵심 칩이나 소프트웨어를 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만들었다면 안심하고 사는 것입니다.저희는 스마트TV에서 그런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상당히 큰 꿈이다.아직은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들릴지도 모른다.버드랜드소프트웨어는 이제 설립한 지 2년된,자본금 2억원짜리 작은 회사다.설립후 지금까지 주로 외주 업무를 하거나 주문 제작을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 왔다.직원 수도 7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마냥 허황되게만 보이지 않는 것은 이들이 시장의 흐름을 상당히 잘 보고 있다는 점 때문일 거다.스마트TV의 모습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다.기술력이 이들의 아이디어를 받쳐주기만 한다면 확실히 일을 저지를 수 있을 것 같다.

 최 대표는 앱스토어를 TV로 옮겨놓거나 PC에서 하던 인터넷을 TV에서 그대로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의 지금의 스마트TV에 상당히 의문을 갖고 있다.스마트하다는 것은 편하게 적재적소에서 원하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TV에서 리모컨으로 힘들게 버튼을 눌러가면서 앱을 찾아 클릭해 들어가고 TV앞에서 자세 안나오는 자판을 두들기는 것이 과연 미래의 스마트TV의 모습인가? 그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마트TV는 인터넷 콘텐츠를 그냥 TV로 옮겨온 것이 아닙니다.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스마트TV죠.방송과 다양한 동영상이라는 기존 TV의 기능에 인터넷이 추가됨으로써 어떤 새로운 경험을 줄 것인가.특히 TV에서만 가능한.그것이 스마트TV의 모습일 겁니다.스마트TV에서만 할 수 있는 것.그게 중요한 거죠.PC나 스마트폰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스마트TV에서 어렵게 해야 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스마트TV의 주력 서비스가 아닐 겁니다.그런데 지금 제조업체들이나 OS 업체들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데만 급급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 대표가 딱 떨어지는 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시장의 방향을 그렇게 보고 그 시장에 대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버드랜드소프트웨어의 주력 상품은 HD 미디어 플레이어,WEB TV용 셋톱박스,안드로이드 미디어 플레이어,HD PVR(Personal Video Recorder) 등이다.

 제조사와 동등한 관계로 계약을 맺고 대규모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첫 시작은 4월부터다.세계 디빅스플레이어 선두권 업체인 Xtreamer와 계약을 맺고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이 제품이 4월에 처음으로 나온다.제품이 팔리는 만큼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 PVR 도 시작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스마트TV용 소프트웨어를 양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죠.그때쯤 되면 스마트TV 시장도 지금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겁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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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잊고 있었다.내가 지금 아주 빡빡한 일정으로 모바일월드콩그레스를 취재하러 와 있다는 사실을.더군다가 여기가 한국이 아니라 스페인 바르셀로나라는 것도.주변에 수백,수천명의 사람들이 시끄럽게 오가는 한복판에 내가 앉아 있었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그의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들어가 있었다.그는 진정 스토리가 있었다.무엇보다 쉽게 만나기 힘든,진정성을 갖고 있는 사람 같았다.

 내가 만난 사람은 정세주라는,미국 뉴욕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한국인 사장이었다.뉴욕에서 앱 개발을 하고 있는 한국인을 스페인에서 만나다니.그것도 단 둘이 말이다.이 정도면 우연이 아주 많은 것처럼 보이는 이 세상에서도 그냥 무턱대고 우연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지금부터 (만나서 대화한 내용에 비교하자면 너무나 짧게) 이 사람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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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출범 후 지금까지 계속 헬스·피트니스 부문 순위 1위를 달리는 앱을 만든 사람.영어를 한 마디도 못 했는데 미국에서 창업을 한 인물.스타트업(초기 벤처)인데도 구글 출신 유명 개발자들을 직원의 절반으로 고용한 회사 사장.

 워크스마트랩스를 창업한 정세주 대표다.한국 나이 서른두살에 불과한 이 젊은 창업자의 인생은 한편의 드라마라고 표현할 만큼 극적이다.정 대표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 전시장에서 만났다.

 정 대표는 1999년 나이 스무살 때 처음으로 창업을 했다.외국 희귀 음반을 파는 쇼핑몰을 만들어서 한때 잘 나갔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암에 걸려 돌아가셨다.갑자기 가정이 어려움에 빠졌다.2003년 병역특례로 군생활을 대신한 그는 2005년 병역특례가 끝나자 마자 ‘크게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비행기표만 달랑 들고 혼자서 미국으로 떠났다.

 “지금도 영어가 너무 어렵지만 그때는 정말 영어를 한마디도 못할 정도였죠.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는 미국 뉴욕으로 가 무작정 사업을 했다.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제작해 한국 무대에 올리려고 했다.그런데 한국쪽 투자자들이 갑자기 투자하지 않기로 하면서 쫄딱 망했다.

 뮤지컬 제작의 다리를 놨던 에이전시 회사가 그를 고소했고 그는 빚만 작뜩 짊어진 채 뉴욕 할렘가로 쫓기듯 숨었다.“제가 당시 할렘가에서 거의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것 같았죠.제일 싼 방에서 그것도 방세가 부족해 2명과 함께 지내면서 다시 재기를 준비했습니다”

 한때 자살 생각까지 했던 그는 자기를 고소했던 사람들을 만나 솔직하게 모든 얘기를 털어 놨다.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사람들이 그를 이해하고 심지어 어떤 이는 적극적으로 다시 그의 재기를 도와주겠다고 한 것이다.“실패했다가 재기를 위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가지를 깨달았습니다.대화를 하면 반드시 방법이 생긴다는 겁니다.물론 그게 미국이라서 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죠.”

 그는 2006년부터 스마트폰이 언젠가 뜰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한다.그리고 미리 그 시대를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그는 이 이야기를 당시 알고 지내던 구글 개발자에게 털어 놓았다.그러자 이 사람이 그 다음 날 자신의 통장을 통째로 정 대표에게 내밀었다.“이 돈으로 사업을 합시다”

 그 때부터 2년가까운 세월 동안 그는 골방에서 앱 개발에 몰두했다고 한다.자기 돈도 없었을 뿐 아니라 구글의 사업 방식을 배우기 위해 구글의 아는 사람들에게 초청을 받아 한동안 식사를 구글 식당에서 했다.“정말 창피할 때도 있었죠.밥 사먹을 돈이 없어 구글 식당으로 출퇴근을 했으니까요.그런데 그때 많은 구글 사람들을 알게 됐고 그게 결국 나중에 사업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그는 할렘가의 허름한 열평짜리 방에서 2006년 개발을 시작했다.2008년 워크스마트랩스 법인을 설립할 때도 할렘에 그대로 있었다.2008년말 구글의 온라인 앱 장터인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출시된 ‘카디오 트레이너’는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안드로이드 마켓 헬스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300만건이 넘게 다운로드 됐다.카디오 트레이너는 휴대폰을 몸에 지니고 운동을 하면 알아서 경,거리,속도,경사도,칼로리 소모량 등을 측정해 주는 앱이다.최근 출시한 칼로리픽이라는 칼로리 관리 앱도 나오자자마자 돌풍을 일으키며 3위에 올랐다.그리고 워크스마트랩스는 구글이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앱 개발사에 꼽혔다.

 “제가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닙니다.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최소 10년의 시간을 두고 자리를 잡자’는 생각으로 회사를 만들었습니다.그리고 구글이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고 했죠.긴 호흡으로 회사를 운영할 생각입니다.멀리 보면 길을 잃지 않더라구요”

by wonkis from Barcelona, 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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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취재를 다니면서 왜 회사를 차리게 됐는지에 대해 다양한 말을 들었다.그런 질문은 특히 흔히 말하는 대기업에 다니다가 나와서 창업하는 분들에게 하곤 한다.대답은 각양각색이지만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그걸 잘 하는 회사가 없어서,조직생활이 맞지가 않아서,성과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서 등등 다양하게 나온다.

 라이포인터랙티브를 창업한 김보경 대표는 그 중 꽤나 특이한 케이스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그를 처음 만난 날 왜 창업을 하게 됐냐고 물었다.그의 대답은 이랬다.“집이 일산인데,병특으로 강남에 있는 회사 사무실로 출퇴근을 했습니다.그렇게 계속 하다보니 출퇴근이 너무 힘들더라구요.그래서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회사를 만들었죠.” 굉장히 특이한 이유다.어쨋든 김 대표는 그렇게 창업을 했다.

◆엔지니어와 벤처캐피탈리스트
 한동대 전산학과 97학번인 김 대표는 전형적인 엔지니어다.병역특례로 군복무를 대신했고 2005년 잠깐 학교에 복학을 하기도 했지만 2006년 위와 같은 이유로 회사를 차렸다.회사 이름은 비비소프트.

 김 대표는 약간 대범하다고 할까,대인배적인 기질이 있다.물론 젊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는 창업할 때 아주 심각하게 뭔가 대단한 것을 처음부터 하겠다기 보다는 프로젝트를 외주 받아 하면서도 충분히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그는 첫 창업 후 1년 반동안 26개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돈을 벌었다고 한다.

 대외적인 대표 활동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임정민 대표는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출신이다.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 건너가 U.C.Berkeley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이어 스탠포드 대학에서 경영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임 대표는 이후 오라클 창업 멤버 2명이 만든 Tenfold라는 회사에서 1년간 근무를 하고 휴대폰용 소프트웨어 만드는 회사에서 근무를 하다가 2006년 소프트뱅크벤처스에 입사하면서 한국에 들어왔다.

<라이포인터랙티브 김보경(왼쪽) 임정민 대표와 회사 앞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항상 취재 회사를 찾아가는 원칙이었는데,급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두 분이 회사로 찾아오셨다. 사진=kkon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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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태터 네트워크
 언뜻 서로 다른 길을 걸었던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은 한국 스타트업계에서 거대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태터앤컴퍼니 네트워크때문이었다.태터앤컴퍼니의 창업자인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와 임정민 대표는 카이스트 동문이다.

 김보경 대표가 2006년 첫 창업한 회사는 2007년 태터앤컴퍼니에 인수됐고 김 대표는 태터앤컴퍼니에서 일하게 됐다.태터앤컴퍼니와 노정석 대표를 통해서 두 사람은 만나게 된다.그리고 이후 태터앤컴퍼니가 구글에 인수되고 창업을 준비한 김 대표는 2010년 3월 라이포인터랙티브를 차렸다.

 김 대표가 창업을 준비하고 트레인시티를 개발하고 있던 중에도 두 사람은 계속 만났다고 한다.그 와중에 임 대표는 페이스북이펙트라는 책을 번역,출간하기도 했다.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일하면서 창업과 벤처 기업에 대한 열망에 휩싸여 있던 임 대표는 결국 지난해 9월 라이포인터랙티브로의 합류를 결정한다.그리고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만든 소셜게임이 지난해 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레인시티,한달여만에 20만 돌파
 소셜게임 ‘트레인시티’는 이름 그대로 기차를 테마로 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도시와 도시 사이를 멋진 기차로 연결하면서 나만의 도시를 건설하고 확장해 나가는 게 주된 목적이다.페이스북의 글로벌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트레인시티는 징가(Zynga)가 지난해 출시한 시티빌(CityVille)처럼 페이스북에서 인기있는 도시건설 장르의 게임에 철로를 건설하고 기차를 운행하는 시뮬레이션을 결합했다.구글앱엔진과 클라우드를 적용하여 높은 확장성과 안정성을 가진 게 트레인시티의 특징이다.

 트레인시티는 기차를 정말 좋아하는 라이포인터랙티브의 개발자가 처음 아이디어를 냈다.그래서 그런지 해외 유저들로부터도 ‘정말 기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게임이다’, ‘기차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라이포인터랙티브는 지난 해 벤처캐피털사인 스톤브릿지캐피탈과 모바일게임업체 게임빌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라이포인터랙티브로서는 게임 개발 자금을 받았을 뿐 아니라 전략적인 제휴 파트너도 얻는 성과를 이뤘다.지난해말 트레인시티는 출시하자마자 20여일만에 15만명이 가입했고 최근 20만명을 가볍게 돌파했다.게임 쪽에 경력이 없는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로는 산뜻한 출발이다.하지만 임 대표는 전혀 만족하지 않았다.

 “일단 올해 안에 200만 가입자 돌파가 목표입니다.250만명을 넘어서면 페이스북 전체 소셜 게임 랭킹 100위안에 진입할 수 있는데 게임이 좋고 사용자들의 반응도 좋아서 중장기적으로는 100위 진입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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