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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5.26 한국의 스타트업-(158)이스트몹 오윤식 대표

개인적인 이유에서나, 직업적인 이유에서나, 사진을 정말 많이 찍는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일이 많으면서 사진을 관리하는 일이 엄청나게 번거로운 일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은 편리하기 때문에 수시로 찍게 되지만, 그만큼 사진의 양이 너무 많아서 관리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사진만 그런 것은 아니다. 폰에 있는 각종 문서나 동영상 역시 마찬가지. 

 여기서 핵심은 관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에서는 아직까지는 관리보다는 전송의 문제가 더 크다고 봤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나와도 수천장씩 되는 사진이나 문서를 스마트폰에서 직접 관리하기는 힘든만큼 이를 죄다 PC나 노트북으로 옮겨서 관리해야 한다. 스마트폰 하드를 비워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이를 위해 케이블로 연결도 해보고 블루투스도 사용해봤지만 나름대로 다 불편함이 있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이스트몹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파일을 옮기는 게 왜 이렇게 불편하지?’

<서울 강남 마루180에 있는 이스트몹 사무실에서 창업멤버들이 포즈를 취했다. 앞줄 오른쪽이 오윤식 대표.>

◆이스트소프트에서 싹튼 창업

이스트몹 창업자인 오윤식 대표는 소프트웨어 회사 이스트소프트에서 12년을 일했다. 10년을 넘게 직장생활을, 그것도 한 회사에서 하다가 창업을 한 것은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그가 처음에 이스트소프트에 입사를 하게 된 것은 군복무때문. 항공대 통신공학과 98학번인 오 대표는 2000년 6월 병역특례로 이스트소프트에 입사했다. 그는 병특 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스트소프트에 입사할 당시 이 회사 직원은 20명. 2~3명으로 시작하는 요즘의 스타트업에 비한다면 큰 회사였지만 그래도 사장부터 갓 입사한 직원까지 서로를 속속들이 알 수 있는 벤처기업이었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초창기부터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가 알게 된 것은 ‘창업을 해서 한 회사를 이끌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점이었다. 결국 12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 일을 계속했다고 한다. 

 “처음에 들어갈 때는 이 정도로 오래 일할 줄은 몰랐죠. 12년동안 개발을 했어요. 처음에 20명이었던 직원이 나중엔 500명이 넘을 정도로 회사가 커지는 과정을 겪었어요. 이 기간동안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가 고생하는 것도 봤죠.”

 그래도 회사를 차리고 싶었던 그는 2010년 회사를 나와 독립하려고 했다. 입사한 지 10년이 되는 해였다. 때마침 이스트소프트는 줌이라는 포털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시점. 개발자인 그가 중간에 나가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그는 이 프로젝트를 끝내고 2012년 7월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엔 이스트소프트 내에서 사내벤처 형태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독립을 했다.

◆세상에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 만들자

첫 시작 멤버는 오윤식과 이경호. 이경호는 오 대표의 대학교 동기동창이다. 두 사람이 개발하기 시작한 앱이 지금 회사의 주력인 센드애니웨어(Send Anywhere). 이름 그대로 파일을 어디에서 어디로든 편하게, 빠르게, 쉽게 보낼 수 있는 그런 앱이다. 오 대표가 이런 앱 개발에 착수한 것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파일을 전송할 때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자주 느꼈기 때문. 특히 서로 다른 기기간에 파일을 주고받을 때 불편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많아 이것을 해결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 창업을 하면서 세상에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자 이렇게 다짐을 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IT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그런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자고 했죠.”

 사실 그는 창업을 하기 2년 전부터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봤고, 이를 정리했다고 한다. 모바일을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소프트웨어를 고안해온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고안을 했기 때문에 금방 만들었다. 3개월여만에 ‘Send Anywhere’를 출시했고 이듬해인 2013년 5월 박해일이 합류했다. 박해일은 이스트소프트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였다. 개발이 핵심인 회사이긴 했지만 엔지니어만의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투자를 받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의 강석흔 이사가 다리를 놔서 강수혁 이사가 합류하게 되다. 강수혁 이사는 전기전자공학를 전공으로 했지만 비즈니스 관련 업무를 하면서 엔지니어 백그라운드에 마케팅, 전략기획 등의 업무까지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강 이사가 합류하면서 앱을 외부에 알리는 일이 본격화됐다. 작년 연말 10만명이었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올들어 30만을 돌파했다.

◆라쿠텐 손잡고 세계시장으로

Send Anywhere의 장점은 뭘까. 클라우드 방식으로 파일을 옮긴다거나 블루투스로 공유를 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우선 일반적인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와 달리 두 기기간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전송경로를 찾아 안전하게 직접전송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입니다.” 오 대표의 설명이다. 쉽게 말하면 P2P 방식을 응용한 것이라고 한다. 클라우드처럼 별도의 공간을 확보할 필요 없고,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과정도 필요없다. 앱을 다운로드 받거나 웹 페이지에 들어가 일회용으로 발급되는 6자리 숫자 키를 이용해 간단하게 파일을 전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PC에 보내거나, 노트북에 있는 문서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거나, 스마트폰 동영상을 태블릿으로 보낼 수 있다. 물론 모든 전자기기는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 와이파이가 됐던, 3G나 4G LTE가 됐던, 네트워크에 접속해 있어야 한다. 

 편리한 만큼 발생할 수 있는 그런 문제점도 얼마든지 예측 가능하다. 우선 보안 문제가 거론된다. 일회용 비밀번호는 한번만 사용되고 없어지기 때문에 유추될 가능성은 적지만 해킹에는 취약할 수 있다. 항상 사용하는 기기간에 매번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이 나중엔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상시 활용 기기간에는 로그인을 통해 묶어주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면 보안문제가 더 중요해진다.

 최근 이스트몹은 일본 IT기업인 라쿠텐으로부터 1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라쿠텐은 지난해 한국인 호창성, 문지원 대표가 설립한 미국 벤처기업 비키를 인수한 바 있고 싱가폴에 라쿠텐 벤처스(Rakuten Ventures)를 설립한 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초기 스타트업 벤처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스트몹은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라쿠텐벤처스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한 회사가 됐다.

 이스트몹이 라쿠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전략적인 목적이 크다. 언어의 장벽없이 전 세계 어디서나 쓰일 수 있는 이 서비스를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는데 라쿠텐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본 것이다.

 “처음부터 유료모델을 냈기 때문에 수익이 계속 발생했지만 사업을 시작하고 1년이 지나니 투자를 받을 필요성이 커지더군요. 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사용자 기반을 넓혀야한다는 생각도 커졌죠. 그런 의미에서 라쿠텐의 투자는 두가지 목적을 다 충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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