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었습니다.설이라고 이 집 저 집 다니다 보니 블로깅을 할 시간이 없었다는..(변명입니다 ㅠ ㅠ )>

 하여간에 지난 4일에 있었던 위원장과 게임업계 CEO의 간담회에서는 정말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화두를 던지거나 선언적인 내용이 많아 제목을 잡아 따로 정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그날 나왔던 내용을 요약한 것을 그대로 올립니다.내용 정리는 넥슨에서 수고해 주셨습니다.일부 내용은 제가 직접 들은 내용도 첨삭했습니다.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따로 표시했습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 모두 말씀
21세기의 미래산업 중 하나가 게임산업이라고 생각함

○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문화콘텐츠 산업이라는 부분에는 공감

○ 어제까지는 하드웨어가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이며, 그 중에서도 문화산업이 세계를 주도할 것임

○ 특히,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렇게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문화산업 중에서도 ‘게임산업’이라 여김

○ 게임산업은 이미 세계 경쟁력도 가지고 있고, 주류 여가산업으로도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 주목하게 됨. 그래서 현장방문도 결정했음. 문화산업쪽으로는 게임업체 방문이 처음임.

○ 이명박 정부가 초점을 맞춰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두가지, 즉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을 찾기임.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국민이 행복해지고 화합하는 나라,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대한민국을 살기 좋게 느끼는 멋진 나라가 되길 바람

게임이 가정을 화합시키고,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여가문화로서의 게임이 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함.

○ 게임산업은 단순히 온라인 게임뿐 아니라, 파생되는 산업이 많음. 마케팅만 잘하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들을 개발할 수 있고, 우리가 원하는 창의적인 인재양성에도 도움될 것임.

상상력, 창의력, 유연성, 이 3가지는 21세기가 원하는 것임

○ 이처럼 성장동력의 견인차이며, 즐거운 여가문화인 게임이지만 여러 가지 도전도 있을 것임. 해외의 거대자본의 투자와 그에 따라서 경쟁이 심화가 예상됨.

○ (권대표님 얘기했듯이) 정서적으로 게임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문제라고 생각함. 이는 바다이야기 사태에서 비롯한 부정적 인식이 전이되었기 때문. 이 연결고리를 어떻게 불식시키는지가 (인식 전환의) 열쇠가 될 것임.

○ 가족단위로 게임을 하고, 가족들이 집에서 대화하고 화합을 이루고, 건전한 직장인의 여가활용 수단으로 게임의 가능성 높음.

○ 우리나라 사회문화가 세계적으로도 바람직하다 인정받는 사회문화를 형성하는데 게임업체가 그 공헌을 인정받길 바라며, 이를 통해 문화적 가치 뿐 아니라 도덕적 측면에서도 인정받길 바람


이명박 정부는 게임산업을 크게 보고 있음. 문화콘텐츠 산업의 주 산업 분야가 게임산업이라는데 착안하여 오늘 같은 자리도 마련한 것.

○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때 필요한 정부의 역할을 고민하고, 정부와 업계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참고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함.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

 
업계 대표이사 발언
1. 한빛소프트 김영만 대표 

○ 인수위원장께서 게임을 잘 모르실거라 생각했는데, 현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신정부가 게임산업에 거는 기대도 큰 것을 보고, 깜짝 놀랐으며, 생각을 달리 하게 됨.

○ 게임산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얘기했는데, 이제는 여기 있는 업체들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고 봄.

○ 한국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산업이 바뀌어가는 속도보다도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는바, 이것이 한국에서 사업하는 모델로 정착하고, 세계적으로도 사업모델을 인정받고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유연한 정책을 기대함

○ 해외합작 제품의 IP 확보를 통해 글로벌 사업 전개하므로, 이제 국산게임/ 외산게임의 구분은 의미가 적음
>>> 인수위원장님 요청 : 정책에 반영되거나 개정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얘기가 필요.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해주길 바람


2. 네오위즈 게임즈 최관호 대표

○ 네오위즈는 창업 10년, 직원 800여명, 1700억 매출/600억 순익의 기업임

○ 게임은 문화콘텐츠 산업, 산업적 논리/정책적 논리로 지원도 좋지만, 무엇보다 ‘문화콘텐츠’로서 이미 청소년에 확대된 ‘문화’로서 긍정적인 관심을 바람.

○ 두번째는, 인식 부문에 관한 의견으로, 바다이야기로 인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된 이유도 있지만, 이 뿐만 아니라 규제하고 정책하고 진흥하는 (정부 관계자) 사람들의 인식이 우선 바뀌어야 할 것으로 봄.

겉으로는 산업을 진흥하자고 하지만 과연 본인들의 인식은 어떠한지 바라볼 필요 있음. 청소년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본인의 스스로의 인식 전환과 그에서 비롯한 관심을 기대함 (개인적으로 정말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음)

경제분과에서 와서 반가웠지만 사회교육문화분과에서 더 왔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했음

소수의 대규모 게임사를 제외하고, 대 다수의 중소 게임업체들은 젊은 층의 취업선호도가 높지 않음. (사실 이것이 게임산업의 냉정한 현실임) 예전에 비해 진흥책이 많이 없어짐 (예: 병특) 인력들이 다양한 산업군에 진출하도록 하기 위한 정책 희망함.

○ 네오위즈는 얼마전 EA로부터 1천억원 투자 받는 제휴를 체결한바 있음.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춘 인력을 키워야 하는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이들은) 게임산업으로 들어오지 않음. 우선 게임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자기계발 지원이라도도 먼저 지원 필요.


3. 스튜디오 나인 최종신 대표 

○ 비디오 게임대표로서 혼자 참석.

○ 온라인 게임이 PC에서 돌아간다면, 비디오게임은 비디오 콘솔을 통해 게임이 돌아가는 게임임. 온라인 게임이 방에서(게임방/가정)하는 게임이라면, 비디오 게임은 거실에서 하는 게임임.

○ 서구사회에서는 비디오 게임이 문화적으로 가정 깊숙이 침투되어 생활화되어 있음.국내에서 비디오 게임 시장 점유율은 3.3% (기기포함 시장)이며, 이것도 하드웨어를 포함한 시장점유율로, 개발사가 차지한 시장점유율은 이보다도 훨씬 적음.

○ 업계의 목소리를 내기에는 작으나, 세계시장 잠재력은 국내와 다름. 전세계 72%가 비디오 게임시장으로, 글로벌 시장 가능성 높음


○ 정부의 지원이 콘텐츠 업계의 질 상승을 즉각적으로 유도하지 못한다고 봄. 콘텐츠 퀄리티는 업체의 몫.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는 비디오 게임업체는, 국내 불법복제 문제 심각

○ 특히 청소년들도 이의 심각성 인식 낮은 것이 가장 큰 문제임. 왜곡된 구매행위가 많은데, 정부차원에서 가치 있는 구매를 위한 국민 계몽캠페인을 진행해주길 바람

4. 디게이트 김영국 대표

○ 아케이드 게임 업계 전체가 바다이야기 사태로 질탄의 대상이 됨

○ 전세계 시장 중 (백서) 43.8% 아케이드, 40.3% 비디오, 나머지 온라인 게임이며, 전세계 시장에서 봤을 때 아케이드와 비디오가 높음. 반면 우리나라는 두 게임 비중이 낮음. 원인은 (아케이드 시장을 붕괴시킨) 바다이야기 사태이며, 이로인해 청소년게임장 까지 침체

○ 통계를 보면, 게임장 1만 4천개였던 예전과 비교해, 얼마 전 (잡지 통계에 따르면) 게임장 개수는 겨우 760개. 거의 기반이 없어진 셈. 1년 이하에는 100개 이하로 갈 것이라 예측

○ 국내 아케이드 게임 시장 침체화의 원인은, 한마디로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한 과도한 규제임. 이는 세계 시장의 흐름과 맞지 않음

결론적으로, 바다이야기 사태로 사행성 게임을 죽인 것은 좋은데, 청소년 게임까지 다 죽인 셈이 됨. 그로 인해 세계 아케이드 게임 시장 잠재력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함.


5. 컴투스 박지영 대표

○ 컴투스는, 99년부터 휴대폰용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있으며, 모바일 게임부문에서 1위를 하고 있는 회사

○ 한국의 미래산업 온라인 게임이라고 했는데, 온라인 게임에는 pc온라인 게임도 있고, 모바일 온라인 게임도 있음. 다시말해 온라인 게임의 정의를 넓혀야 한다고 봄.

○ 기존의 패키지 형 오프라인 유통구조를 가진 게임 시장이 있고, 온라인 베이스의 게임시장이 있음. 모바일 게임도, 원할 경우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온라인 게임

○ 새로운 디바이스에서도 온라인 유통구조를 갖는 게임시장 커질 것으로 예측되며 이런 다른 플랫폼도 관심을 주셔야, 미래산업이 될 수 있음
○ 모바일 게임 시장 내에는, 단말기 업체 / 이통사/ 콘텐츠 제공사(CP)가 있음

○ 대부분의 개발사(CP)는 50명 이하로 영세한 규모여서 이통사와의 계약 체결 및 정책 결정시, 개발사의 의사 반영이 쉽지 않은 구조임. 이통사는 시장 키우는 것을 고민한다고 하지만, CP와의 계약시 수익률을 더 가져오는 것 등으로 이익을 높이려 하는데, 이것은 개발사에 큰 위협임.이러한 상황은 모바일 게임사가 수출에 대한 꿈을 키워야 하는 시점에, 내년도 국내 매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음


○ 게임 쪽은 문화부, 플랫폼/인프라 관련해서는 정통부와 얘기해왔는데, 향후 진행방향에 대한 불안감이 높음.

○ 정부 담당자 바뀔때마다 보고자료로 모바일 게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어려움이 있음. 서비스 시작된 지 10년 됐는데, 아직도 이런 문제들이 해결이 안됨


○ 결론적으로, 정부에서 기술적인 리더십을 계속 끌어가고, IPTV 같은 새로운 시장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문제(유통..등)에 대한 문제 해결 리더십을 정부에서 가지고 가길 바람

6. 넥슨 권준모 대표 

○ (박지영사장님 멘트 이어서) 이통사가 장악한 시장 환경 속에서 망 중립성이 담보되지 않고는 콘텐츠 사업 어려움

○ 이명박 당선인께서 게임산업은 반도체 산업만큼의 가능성이 있다고 한 말에 기대가 큼. 현재 정부의 게임산업에 대한 지원규모는 매우 미미한 상황

○ 현재 대한민국은 소셜 인터랙티브 미디어(Social Interactive Media)의 강국이 될 수 있는데 이 기회를 놓칠까 아쉬움
○ 먼저 예산부터 이야기 하겠음. 게임산업이 해외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내고 대표적 문화콘텐츠 산업이라고 하면서도 게임산업진흥원 예산은 100억에 불과한 것이 현실임. 이 예산으로는 체계적인 산업진흥 한다는 것은 어려움..예를 들면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만 보더라도 예산 1억원인데 제대로 하려면 10배 이상의 지원이 필요

하지만, 지금은 업체가 지원을 얻기 위해 어느 부서로 가서 지원을 받아야 할지 모름. 개인정보 보호는 행자부, 플랫폼 관련하여는 방통위원회, 게임등급위원회는 문화부 소속이어서 이제는 이 모든 곳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


디지털 콘텐츠의 대표가 게임산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채널을 문화부 등으로 창구를 일원화하여 게임업체의 문제 해결을 한곳에서 할 수 있도록 지원 바람

7. NHN차이나 김정호 대표

○ 개발사들이 겪는 어려운 점은, 라면 먹으면서(고생하면서) 게임을 개발할 때 까지는 좋으나, 개발을 끝내고 서비스를 막상 해야 할 시점이 되면, 여러가지 어려움에 닥침.

작은 게임회사들이 여러 나라를 직접 다니거나, 네트워크 등의 장비를 일일이 다 구매하기 어려움. 현재는 해외업체의 해외 서버에 테스트 후, 서비스 하고 있는 실정

○ 지원될 수 있는 일관된 체계마련 필요


8. 제이씨 엔터테인먼트 김양신 대표

○ 작은 회사들이 게임개발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함

○ 게임산업진흥원의 예산이 100억원에 불과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며, 이를 통해서 체계적 지원이 어려움지금까지는 정통부가,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제공을 해왔음. 비록 지원규모가 적긴했지만 이것이 중소 개발사에는 해외 서비스 진출의 단추가 됐음  정통부 산하기간은 해외 거점이 많았음. 이를 통해 서비스 인프라뿐만 아니라 마케팅 등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음. 이는 작은 기업 단독으로 할 수 없었던 것인데, 하지만, 현재 이 채널이 사라짐.

○ 정통부가 없어진 시점에서, 이런 거점들이 문화부 산하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함

9. 예당온라인 김남철 대표

○ 예당온라인은 해외매출 약 300억원을 기록. 이중 200억원이 중국에서 나옴

○ 외화 유입면에서 굉장히 높은 파괴력을 지님. (외화 유출=0)

중국시장 매출이 매우 높은데, 중국시장 사정이 예전과 많이 다름. 2000년 초기, 당시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 점유율 80%이었으나, 지금은 세일즈 하려면 잘 만나주지도 않음

예전 중국은 불법복제만 했지, 기술력이 없었으나 2000년 초반부터 중국정부의 지원책 시작되면서 지금은 우리게임사가 팔기위해 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으로 역전되었음


○ 중국 국산게임에 대한 진흥책은 우리가 본 받아야 함. 당시, 향후 3년간 100개 게임 만들겠다 공약을 했는데 이를위해 막대한 지원을 했음. 이결과 지금의 상황이 도래한 것임. 또한 세금제도 부문의 지원도 강화되어 문화기업 1~3년간 소득세 면제된 것도 중국 발전의 중요 요인


○ 반면 한국은 벤처 진흥법 없어짐, 전무


○ 중국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상장하면서, 한국과 같은 규모의 이익을 내면서도 시가총액은 10배. 아무경쟁력 없던 나라가, 정부 지원으로 어마어마한 가치 창출한 셈.

 한국의 해외수출 가능성 매우 높으나, R&D 비용 50%라고 봤을때, cash-in 되는 절반을 세금으로 내고 있는 실정임. (상황이 이러하니 내부 직원은 아예 게임업계를 제조업으로 분리해달라는 넉두리를 한 적 있음)

10. 엠게임 권이형 대표

○ 국내보다 해외는 자국산 게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많음

작은 개발사들도 계약금에 대해서는 수출보증보험 등을 통한 대금지급보장 확대되길 바람

□이경숙 위원장 마무리 멘트

○ 진지하게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게 해줘 감사하며, 들으면서 우리나라가 소망이 있고 미래가 밝다고 생각

○ 하는 분들의 목표가 뚜렷하고 의지가 있고 열정이 있기 때문에 지원할 수 있는 체제나 제도들이 잘 정리가 되면 함께 협력해서 좋은 결과 있을 것으로 기대

○ 가서 고민할 것은 어디가서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지, 진흥을 위한 재정지원/세제에 대해서는 의논을 하겠음

망개방 등은 연구를 통해 검토


○ 규제개혁에 대한 것은 사업성과 국민들에 대한 안정성의 조화가 필요하며, 어디까지 규제하고 혁신해야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생각함

○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전환은 해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며 가능성 있는 것이라 생각함

○ 드라마 등을 통해 게임에 대한 긍정적 확산을 돕는다던지 방법도 생각 가능

○ 참 중요한 21세기 미래산업이라는 인식만 확대된다면 더 많은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함

○ 짧은시간 내 개진하지 못한 의견, 자료로 전달 주면 검토하겠음

□ 최경환 간사 덧붙임.

○ R&D의 포괄범위를 넓게 (R&D로 포함될 경우 세재혜택이 커짐)해서 지원하는 법 생각하게 됨

제조업 중심의 세제지원이 서비스 산업에 대한 세재 지원확대할 필요있음

○ 망 중립성 문제는 공정경쟁 환경 확보차원에서 검토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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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4일 오후 3시부터 온라인게임업체 CEO들과 가진 간담회는 사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초기 예상에 비해 제법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게임업체들로서는 반길 만한 내용이 많은 간담회였다.약 3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이날 간담회의 모습을 (못 오셨지만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소개한다.

#1.속속 도착하는 게임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런 자리엔 CEO들이 빨랐다.나도 일찌감치 간다고 1시45분쯤 갔는데,이미 김정호 NHN차이나 대표와 권준모 넥슨 대표,김영만 한빛소프트 회장,권이형 엠게임 대표,박지영 컴투스 대표,김양신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와 있었다.

 도착했을 때 아직 기자들은 안 보였지만 금새 몇명이 들어왔다.박명기 일간스포츠 차장과 최광 서울경제 기자가 2시가 되기 전에 도착했다.

 문화부에서도 강민아 게임산업팀 사무관이 미리 와 있었고 얼마 안 있어 이영렬 게임산업팀장도 도착했다.강신철 넥슨 공동대표와 최관호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다른 CEO들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2.권준모 넥슨 대표의 게임산업 현황 브리핑

2시30분이 조금 넘었을까..이경숙 위원장이 도착하자 권 대표가 나와서 게임 산업 현황과 넥슨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했다.권준모 대표는 넥슨이 전 세계 60개국에서 3억명에게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비교적 깔끔하게 프리젠테이션을 잘 했지만 '진정한'이란 말을 너무 많이 반복해 좀 신경이 쓰였다.교수님 출신이시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씀하시는 것에 익숙하신 분인데,예전 이분의 발표를 많이 봐온 내가 볼 때 이날 유난히 긴장을 많이 하신 것 같았다.

 권 대표의 발표 중 중요했던 부분은 이거였다.권 대표는 “게임 산업은 미래지향적인 수출·지식산업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서는 칭찬보다 비난을 많이 받고 있다”며 “최대의 문화산업인 게임산업에 대한 애정을 갖고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권 대표가 등장하기 전 행사 진행을 맡은 최기남 원장도 “온라인게임은 이제 막 성장하는 산업이어서 질책보다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러가지 사건 사고로 욕 먹는데 익숙한 게임 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고,그래도 이런 자리에서 이런 하소연이라도 할 수 있으니 다행이려나? 하는 생각도 했다.

<넥슨에서 진행된 간담회 장면.이경숙 위원장이 최기남 원장의 발표를 듣고 있는 모습.나도 슬그머니 뒤에 앉아서 같이 들었다.(제가 어딨는지 찾아보세요 ㅋㅋ).>

#3.앗! 알겠어요.

 이경숙 위원장은 권준모 대표의 발표가 끝난 후 본격적인 간담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넥슨의 자동차경주게임 ‘카트라이더’로 권준모 대표와 실력을 겨뤘다.넥슨 직원과 팀을 이룬 이 위원장은 “처음 하는 게임”이라면서 주저했지만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아 게임을 했다.

 

 뒤에서 보고 있던 나는..PC앞에 앉아 엉거주춤하는 모습을 보며.."음..시간이 별로 없을 텐데 게임을 하고 가실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헀다.처음엔 우려했던 대로 영 어려워하던 위원장이었지만 몇 차례 벽에 들이박고 역주행을 하더니 금방 적응,빠른 속도로 달려 박수를 받았다.

 초반 넥슨 홍보실의 구기향씨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잘 못하던 이 위원장은 키보드 조작의 감을 어느 순간 잡았는지,갑자기 '앗! 알겠어요!'라는 짧고 강한 소리를 외치며 신나게 게임을 하기 시작..초반에 워낙 부진해 본인 성적은 저조헀지만 파트너가 워낙 잘해 권준모 대표 팀을 이겼다.

#4.게임이 수출도 많이 되네요.

이어진 순서는 넥슨 게임 개발 스튜디오 둘러보고 넥슨의 콘텐츠에 대한 설명듣기 시간이었다.함께 온 인수위의 전문위원들과 넥슨 관계자들이 같이 움직였고 일부 기자들도 따라서 같이 갔다.

 넥슨이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상품도 같이 한다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하지만 역시 아직은 질문하는 부분에서 이 분야에 대한 이해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캐릭터도 많이 만드네요?

캐릭터쪽에도 관심을 보였지만,넥슨 권준모 대표의 답변.."게임이 캐릭터나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매출 비중이 크고 시장도 큽니다."

 게임이 문화 산업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는 것을 인상깊에 들은 듯 했다.

#5.온라인게임,바다이야기로 괜한 고생했다

 이 날 행사의 백미는 오후 3시30분부터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업계 CEO들과의 간담회.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초반부터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인해 게임업체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는 발언을 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 위원장은 “온라인게임은 바다이야기와 상관이 없는 데도 괜한 역풍을 맞은 걸 알고 있다”며 “온라인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먼저 ‘바다이야기’ 얘기를 꺼내자 김영만 한빛소프트 회장은 “사실 오늘 큰 기대를 안 하고 왔는데 게임에 대해 이해를 해주시는 것 같아 놀랐다”고 화답했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는 “게임이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있어서 연구개발을 해도 세제 지원이 없다”며 “게임업체는 벤처기업이 많기 때문에 세금을 제조업 수준으로 낮춰줘야 한다”고 말했다.넥슨 권 대표는 “이동통신사들이 힘이 너무 세 모바일게임 발전에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온라인게임 해외 진출을 지원해 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간담회때 나왔던 자세한 논의들은 순서대로 정리해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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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 버스터는 그야말로 어떤 장벽을 깬다는 말이다.그 말이 엔터테인먼트에서 쓰이면 그 어려운 성공의 장벽을 다 깨부술만큼 대박이 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한국 온라인 게임 산업에도 이런 블록버스터가 많이 존재한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리니지2,웹젠의 뮤,넥슨의 카트라이더,메이플스토리,드래곤플라이(네오위즈)의 스페셜포스,게임하이(CJ인터넷)의 서든어택,네오플(NHN)의 던전앤파이터,티쓰리엔터테인먼트(예당온라인)의 오디션 등이 대표적이다.단기 매출액은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꾸준히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게임(NHN)과 넷마블의 고스톱·포커류의 게임이나 윈디소프트의 겟엠프드,넥슨의 마비노기와 비앤비 등도 준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일일이 다 나열하긴 힘들다)


 이런 게임들은 비록 10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갖고 있긴 하지만 아마 앞으로도 한국 게임사 기록에 남을 만한 작품들이다.이들 중에는 한국의 게임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킨 작품들도 상당수 있을 정도로 흥행성 못지 않게 작품 자체로서의 의미가 큰 경우도 많다.


 그런데 넥슨재팬의 수장이자 지난해까지 넥슨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리 넥슨재팬 대표는 “사실 지금까지 한국 게임 시장에서 대박 게임들이 과연 긍정적인 효과를 줬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다.외부인사와 대화할 때 비교적 완곡하게 표현하곤 하는 그의 성향을 고려할 때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대박 게임이 한국 게임산업을 망친 부분도 분명히 있다”인 것 같다.즉 블록버스터의 빛과 그림자인 셈이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대박게임들이 게임 시장을 키웠을 수도 있지만 게임의 혁신을 가로막은 측면도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그에 따르면 대박 게임의 출현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게임산업이 자꾸 보수적으로 되고,잘되는 게임을 따라하려는 경향이 크다.판타지 영화가 뜨면 판타지 영화가 계속해서 나오면서 비슷한 영화들이 자꾸 등장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반지의 제왕,해리포터가 성공을 거두자 나르니아연대기,황금나침반 등이 잇따라 영화화되는 것과 비슷하다.그 원작들의 독창성과 작품성에 상관없이 영화화되는 기준만 보면 그렇다.


 한국 게임 산업에서 유독 고스톱포커류게임에 이어 MMORPG,스포츠게임,슈팅에 이어 이제는 댄스게임과 횡스크롤게임에 이르기까지 장르별 편중이 극심한 것도 대박 게임에 따라 이리저리 쏠림 현상이 심했기 때문이다.데이비드 리 대표는 이런 점을 지적한 것 같다.업체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을 무작정 탓하기는 힘들다.블록버스터가 존재하는 장르는 수요가 충분히 있다는 얘기고 그렇다면 최소한 아주 망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안전한 선택을 하기에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다.
 
 하지만 또 하나 분명한 것은 대박 게임으로 인해 산업의 혁신성이 저해된다는 점이다.최근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의 흐름을 보면 그의 지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그가 지적한 이유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게임들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유저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히트작 부재 속에 산업은 계속 침체하고 있다.


 데이비드 리 대표는 ‘온라인게임에서 블록버스터의 시대는 갔다’고 말한다.블록버스터가 여전히 나올 수는 있지만 이제 그 의미가 축소됐다는 것이다.영향력이나 파급효과,시장성 등 모든 측면에서 블록버스터는 이제 예전과 같은 파워를 갖기 힘들다는.


 어찌보면 온라인게임에서도 롱테일 법칙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말로 들린다.데이비드 리 대표는 “50만 동접 게임 1개보다는 10만 동접 게임 5개가 있는게 산업에 더 좋다”고 강조했다.아울러 넥슨도 그런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인다.롱테일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다.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그렇다.그래서 중요해지는 것은 해외 시장이다.

“앞으로 한국 게임업체들은 해외 매출에 더 신경쓰게 될 겁니다.한국 시장이 작을 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국내 경쟁력있는 게임회사들은 곧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하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서야 비로소 한국 온라인게임의 진정한 글로벌 시대가 개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롱테일을 생각한다면 다양성을 위해 중요한 또 다른 한가지는 장르의 복합화다.달리 말하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엔터테인먼트의 전 영역을 커버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도 그의 이어지는 말은 내 생각을 마치 읽고 있는 듯했다.“넥슨은 단순 온라인게임 회사가 아닌 즐거움을 주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애니메이션,캐릭터 사업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 단순한 틈새 시장이 아니라는 거죠.이미 온라인에서 게임과 커뮤니티의 경계는 사라지고 있습니다.게임은 점점 커뮤니티화되고 오락성을 극대화한 커뮤니티는 게임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장르 구분이 점점 의미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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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 문화관광부 게임산업팀장은 문화부에서 역대 게임산업을 담당했던 팀장(과장) 중 가장 솔직한 사람으로 손꼽힌다.소탈하고 선뜻 말하기 어려울 것 같은 발언도 그는 거침없이 한다.그렇다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서서 말하길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다.문제가 주어졌을 때 발언을 회피하는 등 뒤로 빼지 않는다는 점에서 역대 게임산업팀장들과 차별화된다는 평을 듣는다.

<이영렬 팀장.한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모습.그는 개인적으로는 집에 가서 아들과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이기도 하다.>


 PC방 등록제 문제로 최근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광화문에서 만났다.사무관 둘과 함께 나온 그는 여전히 기운차고 익살스러워(?) 보였다.PC방 등록제 시행의 진행 상황을 물었다.

 "6개월 시행이 연기된 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요즘 게임사들이나 PC방 업주 및 관련 단체들과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입법 취지에 기반해 등록제 자체를 무효로 할 수는 없죠.하지만 등록을 하게 하되 편의를 보도록 하고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규제 부분을 완화해주면서 조정하면 충분히 마찰을 줄이면서 시행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문제가 됐었던 PC방의 면적 제한과 관련해서도 그는 "탁상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솔직한 그의 스타일다운 발언이다.

 "건교부하고 계속 얘기를 해오고 있지만 아무래도 말이 통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도대체 면적을 제한하는 것이 사행성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답이 안나온다는 것이 뻔하거든요.그런데 일단 제한을 가했기 때문에 이 사람들도 물러서지를 못하는 겁니다.나중에 문제가 혹시 생길 경우 처음에 제한을 했다가 왜 풀었냐라는 문제가 제기됐을 때 누군가 책임져야 하거든요.그게 싫은 겁니다.

 그러다보니 상식적으로 너무나 뻔하고 도무지 현실과 맞지 않는 그런 규제가 이뤄지는 거죠.어쨋든 이 부분도 계속 문제제기가 되면서 다시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계속해서 위축되면서 폐지 주장까지 일어나고 있는 지스타와 관련해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영렬 팀장은 "지스타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서인지,말을 아꼈다.

 "지스타가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이미 내부적으로도 2회때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구요.하지만 지스타가 이뤘던 성과를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분명히 의미가 있었습니다.그런 부분을 살리면서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심중입니다."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그는 "완전히 없애 버릴 수도 있고,처음부터 기획을 다시 해서 다시 시작할 수도 있고,아무 변화없이 지금 이대로 끌고 갈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헀다.하지만 그의 말하는 어투를 봐서는 아무 변화가 없을 것 같진 않았다.그가 단정짓진 않았지만 지스타는 완전히 없어지거나 또는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두가지 안건을 놓고 논의중인 것 같다.

"분명한 것은 게임은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라는 겁니다.어떤 산업을 봐도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드러낼 만큼 잘하고 있는 분야가 별로 없습니다.실행 방법에 대해서 조금씩 이견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잘 조정해 가야죠.그게 우리가 해야할 일 아니겠습니까.자원의 권위적 배분이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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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두달새 이런 보도가 몇 차례 나온 바 있다.중국 정부가 판호 규제를 강화했으며 특히 한국 게임에 대해 숫자를 제한했다는 것이다.
 이런 보도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최근 국가신문출판총서가 내년 외국 온라인게임의 서비스 허가 자격인 판호를 20개로 정하고 이 가운데 한국산 게임에는 10개만 할당키로 결정,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그동안 중국 정부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판호 수를 줄이는 추세였지만 이처럼 상한선을 못박는 제한 조치를 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국내 게임 업계는 중국 정부의 판호 제한 조치에 대해 한국산은 묶고, 자국산은 풀어주는 이른바 ‘신인해전술’을 쓰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 갔던 나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도 바로 중국 정부가 발행한다는 이 ‘판호’였다.판호가 도대체 뭐길래 이 난리를 치는지,그리고 정말 한국에 대해서 그렇게 배타적인 자세를 중국이 보이고 있는 것인지,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지,의문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그런데 내가 확인해 본 바로는 ‘그런 일은 없다’였다.

 황당하다.한국에서는 중국 정부가 판호를 규제해서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이 막히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는데,이게 어찌 된 일이람?

 한국에서 나온 보도 내용들이 전부 틀린 것은 아니었다.일단 분위기 자체는 맞았다.중국에서 외국산 게임에 대한 규제의 움직임을 보이고 특히 한국산 게임에 대해 까칠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정황상 맞았다.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중국 정부가 명시적으로 그런 내용을 발표했다고는 하지 않았다.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중국 정부는 그런 식으로 일을 하지 않는다고’
 즉 설사 규제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해도 그렇게 드러내놓고 판호를 제한하고 특정 국가의 제품에 대해서만 더욱 규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중국 정부도 외교적인 마찰이 일 수 있는 그런 규제를 공식적,비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은 꺼린다는 거였다.

 그럼 이런 얘기가 왜 나왔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황상 그렇게 추론한 것이었다.중국 게임업계에서 추론한 내용이 한국에 그대로 전달된 것 같았다.사실만 갖고 논하자면 중국 정부는 이제까지 단 한번도 판호의 숫자나 특정 국가를 거론한 적이 없었고,앞으로도 없을 것이란 거다.

 운 좋게도 중국에 갔다가 판호를 직접 볼 수 있었다.그냥 종이 쪼가리였다.쉽게 얘기하자면 일종의 증명서였다.이 게임을 서비스해도 좋다는.판호의 실체는 이렇다.반드시 게임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중국은 국가신문출판총서라고 하는 출판물 관련 국가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모든 매체물(온오프라인 포함)을 배포하거나 서비스할 수 있다.책,신문,게임 등 모두 마찬가지다.

 문제는 여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당연히 중국산은 승인 기간이 짧고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에 대해서는 그 기간이 길다.기간이 한없이 길어지다가 못 받는 경우도 수두룩하다고 한다.1년 안에 받으면 괜챦은 편이라고 한다.그런데 현실이 이렇다보니 숫자 제한이 나오는 것이다.

 이 신문출판총서라고 하는 기관에서는 절대로 한꺼번에 여러 게임에 판호를 내 주지 않는다.오랜 기간 걸려서 심사를 하다보니 업체당 외국산 게임의 판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1년에 잘 해야 2∼3개,잘 안되면 1개만 받아도 감지덕지라고 한다.중국에서 전국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 관련 메이저 퍼블리셔들은 10개 정도 된다.결국 마이너업체들은 판호도 잘 못받고 메이저 업체들이 이들이 잘 받아서 2개씩 받는다고 하면 1년에 20개다.20개라는 숫자는 여기서 나온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국 게임은 10개만 주겠다고 한 적도 없다.그런데 요즘 중국에 들어오는 게임들은 한국산 못지 않게 유럽,미국산들도 제법 된다.그러다보니 한국산 게임으로 판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이 대략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10개라는 숫자도 여기서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아주 메이저 퍼블리셔라고 할 지라도 한 해 고작해야 2개 정도 밖에 외국산 게임 판호를 못 받는다는 사실이다.그런데 한 해 한국게임만 3-4개 퍼블리싱 계약을 하고 가져가는 중국 게임업체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행위를 하는 걸까.한국 업체야 중국 사정을 모르고 그냥 돈 주겠다고 하니 덥석 팔았다고 칠 수 있지만 사정을 뻔히 아는 중국 회사들은 왜 그렇게 할까.

 이에 대한 유력한 추리가 있다.(추리라고 했지만 중국에서는 정설로 통한다)중국 업체들이 일단 사재기를 한 것이다.그냥 사서 묻어둔 것이다.서비스를 안 하더라도 일단 사고 본다는 식이다.그럼 중국 게임업체들은 왜 그렇게 할까.

 경쟁사를 의식해서라고 한다.한국 게임 중에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게임이 있다고 치자.(어디까지나 그냥 예다.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다) 이 게임이 중국에서 최소한 중박 이상이 날 것 같다는 예상이 파다한 상황이면 우선 이 게임을 사고 보는 것이다.이미 한국 게임을 2개나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불멸의 이순신 판호를 받을 가능성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물론 이런 사정을 게임을 판 한국 업체는 모르고 있다.

 중박 이상 나서 내년 한 해 매출이 100억원 이상 날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을 경쟁사가 가져간다고 생각해보라.차라리 이 게임을 계약금 10억원을 주고 사는 것이다.그리고....그냥 묵혀두는 것이다.명분은 충분하다.판호를 못 받았기 때문에 서비스를 못 하는 것이다.일단 계약을 하고 나중에 계약금을 떼이더라도 가져가서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는 편이 경쟁사가 가져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

 중국인들이 말하는 이런 추리가 사실이라면 한국 업체들은 얼마나 바보같은 짓을 하고 있는 건가.(아니 혹시 계약금이라도 받았으니 잘 한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정말 중국에서 제때 제대로 서비스하고 싶다면 판호에 대해서 알고,해당 게임업체가 외국 게임을 몇개나 확보하고 있는지 잘 체크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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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일산 한국국제전시장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2007에서 엔씨소프트는 주목할 만한 발표를 했다.3000억원에 달하는 현금보유고를 인수합병 (M&A)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재호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엔씨소프트가 현재 보유한 현금 규모는 3000억원을 초과한다”며 “적정수준 이상의 현금보유는 주주에 대한 죄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 부사장은 “이 자산이 주주들의 것임을 알고 있고 합리적인 투자를 단행했어야 하는데 적극적인 투자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백번 맞는 말이고 절로 무릎을 치게 하는 발언이다.스스로 인정하듯 국내 게임업체의 맏형이라 불리는 엔씨소프트는 지난 10년간 덩치를 키우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리니지 시리즈와 후속작 개발에 매달리다 보니 대작 게임은 계속 선보였지만 자체 성장에만 의존할 뿐 외부의 성장 동력을 얻어오지 못했다.NHN이 게임개발사 네오플을,넥슨이 모바일게임업체 엔텔리젼트를 인수하는 등 일부 업체간 M&A가 있었지만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대규모 M&A는 이뤄지지 않았다.그 동안 해외 메이저 게임사들은 몸집을 불려 온라인게임 시장에 진출했다.

<엔씨소프트 대표 게임 리니지>

 물론 M&A가 항상 답인 것은 아니다.오히려 그로 인해 위기가 더 빨리 찾아왔을 수도 있다.하지만 M&A가 아니었다면 다른 방법을 모색했어야 했다.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엔씨소프트는 매년 그렇게 이익을 내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을 전혀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M&A나 하다못해 적극적인 제휴만 고려했어도 한국 게임업체들이 취약한 비디오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등 플랫폼을 다각화하거나 글로벌 능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판타그램과 같이 국내에도 비디오게임에 강점을 보인 개발사들이 다수 있다.또 해외 비디오게임업체들에 대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다면 글로벌 서비스 기반을 닦는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국내외 주식시장 상장을 통한 자본 조달도 훨씬 용이해질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가 이제까지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한 것은 게임을 보는 눈은 있었을지 몰라도 게임산업을 보는 눈은 없었기 때문이다.간단히 말해서 전략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개별 전술에서는 훌륭했지만 장기적인 전략은 부재했다.그저 눈 앞의 일을 해결하고 그때 그때 돈 벌기에 바빴다.김택진 사장이 게임산업의 미래를 보는 눈이 있었다면,아니 하다못해 본인에게 그런 눈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전문가라도 영입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엔씨소프트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항상 나는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의 맏형격이되 맏형이 아니고,리더이되 리더가 아니며,최대 게임업체의 자격이 없다고 말해 왔다.그것은 김택진 사장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엔씨소프트에게는 게임 산업을 걱정하는 마음이 없다.게임산업협회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엔씨소프트가 문화원정대 행사를 할 때마다 열이 치밀어 오른다.

 아니 지금 산업이 이모양인데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이건 뭐 사회공헌 행사도 아니고 엔씨소프트의 가치를 높이거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문화원정대가 엔씨소프트나 한국게임업계,아니면 하다못해 리니지와 무슨 상관이 있나? 그저 김택진 사장이 좋아하니깐 벌이는 행사다.요즘엔 우주 문화 원정대까지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한가하게 문화원정대를 하고 있을 때 정부 규제는 더 강화됐고,바다이야기로 게임업계는 더 어려워졌으며 게임산업은 리더 부재로 표류해왔다.리니지의 아이템 거래 문제는 점점 더 커졌고 중국인들의 작업장과 해킹은 심해졌으며 리니지 아류작들이 종주국을 자처하는 한국에 들어와 설쳐대고 있다.

 백번 한탄을 하고 있으면 뭐 하겠는가.그나마 지금이라도 엔씨소프트가 이런 것을 인정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진심으로 한 말이길 바랄 뿐이다.한정현 고려대학교 컴퓨터통신공학부 교수의 말이 백번 지당하다. “게임을 산업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관점 자체가 없었던 것이 게임 산업의 위기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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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전에 올린 글을 통해 제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께 국제 게임 전시회를 표방한 지스타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전했다.나 자신의 개인적인 판단을 올리기 전에 게임 분야에서 나보다 훨씬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연구하고,직접 비즈니스를 해 온 사람들의 시각을 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번에는 내가 본 시각에서 지스타 관람평을 써보고자 한다.

◆위기의 지스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지스타의 현실은 ‘위기’라는 한 마디 말로 압축할 수 있다.백 마디 말이 필요없다.전시장에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그것을 느낄 수 있다.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의 3홀과 4홀에 걸쳐서 구축된 지스타2007 B2C 전시장의 3홀쪽 입구에는 Xbox360부스가,4홀쪽 입구에는 GPAX가 데드식스란 게임명으로 부스를 구성한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휑~한 전시관>

 데드식스 부스는 조금 낫지만 Xbox360부스는 ‘성의 없음’ 그 자체였다.아마 도쿄게임쇼나 E3 등 다른 국제 게임 전시회를 가 본 사람들이라면 그 곳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전시관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알 것이다.지스타 Xbox 전시관은 ‘전시관의 치욕’이라고 불렸던 작년 Xbox 전시관보다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버스를 한 대 배치해 성의 표시를 하려고 한 것 같지만 부스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휑함은 더 심해졌다.

 그럼에도 더욱 가슴아픈 것은 그래도 Xbox 전시관에 사람이 제법 많았다는 것이다.왜? 그래도 여기서는 간단하게 즐길만한 게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비록 돈은 거의 들이지 않고,마치 등떠밀려 구성한 듯한 전시관이었지만 할 만한 게임 콘텐츠가 있다는 면에서 Xbox 전시관은 실용적이었다.

 150여개 업체가 전시관을 구성했다고 지스타 조직위는 발표했지만 관람객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업체 부스 수는 10개 남짓이다.나머지는 모르고 지나칠 정도의 부스이거나 시늉만 낸 부스들이었다.참여 업체가 많지 않고 신작 게임이 부족하니 게임 전시회가 제대로 될 턱이 없다.

◆시간이 아깝다!!
 지스타 관람료는 5000원.사전 등록을 한 경우는 3000원이다.기자들은 프레스 출입증을 따로 받기 때문에 따로 관람료를 받지는 않는다.하지만 작심하고 지스타를 취재하러 간 입장에서 돈보다 더욱 중요한 시간이 아까운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아침 8시에 도착해서 오후 6시까지 있었지만 결론은 ‘시간이 아깝다’였다.오전 10시부터 관람을 시작할 경우 아무리 꼼꼼이 들여다봐도 2시간이면 충분했다.3박4일동안 봐도 다 못 보는 예전 E3 같은 대회는 물론이고 하루가 부족했던 도쿄게임쇼와도 비교할 바가 못 됐다.
 지스타의 모습은 한국 온라인게임의 현실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영렬 문화관광부 게임산업팀장도 “지스타의 진행 상황을 보면서 한국 게임산업이 크게 위축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탄식했다.

◆새로운 게임은 없어도 관람객은 북적.
 이렇듯 형편없는 지스타의 외형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은 북적댔다.전체적으로 관람객 숫자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이니,면적당 관람객 수는 훨씬 많은 셈이다.부스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정도로 축소됐는데 관람객이 비슷하게 들어왔으니 KINTEX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 것 처럼 보였다.

 신작 게임도 별로 없고,참가사도 적었는데 관객은 왜 지스타를 많이 찾았을까? 일단 관람료가 싸다.물론 그 비용도 아깝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그리고 초기부터 걸스타로 비아냥을 들을 만큼 지스타의 핵심은 늘씬한 여성 도우미들이다.도우미들을 보려고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실제로 부스를 돌아다녀 보면 게임을 해보는 사람보다 도우미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더 많다.

 와서 하루종일 도우미 사진만 찍어가는 사람들이 과연 정말 게임 콘텐츠에 관심이 있을까?이런 장면을 보는 참가업체 관계자들의 속은 어떨까? 이런 일을 몇 번 겪고 나면 전시회 참여를 안하게 되는 것이다.게임 홍보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일반 관람객으로 북적인 한게임 부스>

 개인적으로는 한국 사람들의 게임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느낄 수 있었다.볼 게 많지 않음에도 아이들 손을 붙잡고 온 부모들이나 학교를 파하고 교복 차림으로 곧장 온 학생들의 모습에서 게임에 대한 관심이 아직 살아있음을 느꼈다.게임은 여전히 즐거움을 주는 최고의 콘텐츠이고 누구나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국민 엔터테인먼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나온 게임 보다는 레이싱걸이나 수퍼모델급 수준의 모델들 사진을 찍으려고 오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기념품 건지려고 오거나 공연때문에 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현실이었다.물론 이런 것이 게임 전시회의 흥을 돋구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고 이로 인해 인파가 몰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 요소(공연,기념품,모델 등)가 게임 전시회의 본질적인 면은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다.있으면 좋고,없으면 그만인 것이다.조직위원회가 이런 것을 내세워 지스타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식으로 포장을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전시 준비에 한창인 엔씨소프트부스 도우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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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 온라인게임의 법적인 성격과 범주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분인 수원지방법원의 윤웅기 판사는 온라인게임에 대한 한국과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해석이 다르다는 것을 지적한 적이 있다.아니 엄밀히 말하면 해석이 다르다기 보다는 생각하는 차원이 다르다고 하는게 맞겠다.윤 판사께 들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최근에 넥슨재팬의 데이비드 리 대표께 같은 말씀을 들으면서 새삼스럽게 생각이 났다.
 두 고수와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나름의 해석을 덧붙여 정리를 한번 해봤다.

 미국이나 일본,유럽 등 콘솔 기반의 게임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온라인게임을 ‘네트워크로 연결된 게임’이라고 간주한다고 한다.즉 혼자하는 게임이나 둘,셋 정도가 같이 하는 게임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여러명이 동시에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게임을 한다면 이것을 온라인게임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온라인게임이라고 할 때는 얘기가 좀 달라진다.물론 네트워크로 연결된 게임을 뜻한다.하지만 이것은 기본이다.여기에 조건이 더 붙는다.단순히 네트워크로 연결된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그것은 게임이 벌어지는 ‘공간’과 그 공간에서 발생하는 사람들간의 ‘관계’다.

 가장 쉬운 예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를 들 수 있다.이를 테면 ‘리니지’ 같은 게임 말이다.‘리니지’와 같은 MMORPG는 온라인게임이다.일본 사람이 봐도 그렇고,한국 사람이 봐도 그렇고,미국 사람이 봐도 그렇다.하지만 그렇게 보는 이유가 다르다.일본 사람이 볼 때는 이것이 온라인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이라고 간주한다.하지만 한국에서는 이유가 다르다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필드에서 싸우면서 공동의 목표를 만들어나가고 간혹 전우애나 동질성을 느끼기도 한다.채팅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갖기까지 한다.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아이템이나 게임 세계를 창조해내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하지만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는 그 본질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 더 중요한 것이 한국의 온라인게임이다.그리고 이것은 종종 게임의 성격이나 게임 세계 자체를 바꿔놓기까지 한다.유저가 게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것이 한국에서의 온라인게임이 지닌 특징이다.(중국이나 아시아권에서는 이런 한국식 개념이 더 통용된다고 볼 수 있다.WOW는 한국식 개념이 많이 투영된 온라인게임이다.)

 MMORPG가 아닌 다른 장르의 게임은 물론 이런 성격이 좀 약한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한국 온라인게임 사이트에서는 단순한 보드게임에서도 채팅을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그냥 게임만 하지 않고 관계를 만들어 나간다.

 결론을 내리자면 해외,특히 일본에서 온라인게임이라고 할 때는 한국식으로 해석하면 네트워크게임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우리가 생각하는 개념의 온라인게임으로 간주하고 대화를 하면 어느 순간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게 된다.

 윤 판사는 게임이라는 것이 서양의 언어이고 서양식 개념이라고 볼 때 한국의 온라인게임에는 게임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한국의 온라인게임은 게임이라기 보다는 놀이(play)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게임은 보통 있는 그대로의 환경에서 즐기지만 놀이를 하다보면 없던 성을 쌓을 수도 있고 도구를 활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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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

게임이야기 2008. 2. 16. 19:00 Posted by wonkis

베트남 사람들은 어떤 게임을 좋아할까? 동아시아 지역에서 어디를 가든 한국 게임이 1위를 달리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베트남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베트남에서는 지금 중국 게임이 가장 인기가 높다.중국의 Kingsoft가 개발한 ‘Swordman Online’이 무려 평균 동시접속자수 21만명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베트남 온라인게임 시장 순위
순위  /  게임명   /  퍼블리셔 /  평균 동시접속자수
1위  Swordman Online / Vina Game /  21.0만명
2위  오디션   / VTC  /   6.5만명
3위  Boom Online(비앤비)  / Vina Game /  3.5만명
4위  First Myth  / Vina Game /   3.0만명
5위  Thien Long Bat Bo  / FPT  /   2.8만명

21만명이란 숫자가 평균 동시접속자수이기 때문에 놀랍다.(개인적으로는 약간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베트남의 인터넷 인프라가 이만한 수준의 동접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때문에) 어쨋든 비나게임과 업계에 따르면‘Swordman Online’은 부동의 1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2위와 3위는 모두 한국 게임이다.2위는 베트남 최고 게임회사인 VTC가 서비스하는 한국 게임 오디션,3위는 역시 비나게임이 서비스하고 있는 붐온라인(비앤비)이다.

 오디션은 정말 놀라운 게임이다.오디션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실 한국 수준에서 보면 그닥 뛰어나지 않은 그래픽에 단순하기 짝이 없는 게임성을 갖추고 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면 정말 재밌다.오디션은 중국에서도 한국 게임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는데,이런 것을 보면 게임이 굳이 그렇게 복잡하고 정교하고 화려해야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닌 것 같다.오디션의 활약을 보고 있자면 게임은 역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놀이로서의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엠게임이 서비스하는 열혈강호가 베트남에서도 게임 순위 10위권에 들어가 있다.최근 아시아소프트 베트남이 서비스하기 시작한 한국 온라인게임 '카발온라인'도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순식간에 동접자수 기준으로 10위 안에 들었다.오픈베타 서비스 중인 '카발온라인'까지 합치면 10개 게임 중에 4개가 한국 게임인 셈이다.이만하면 괜챦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중국 게임이 5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종주국을 자처하는 한국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베트남의 정서가 보다 중국과 밀접하다고 볼 때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선전이 결코 과소평가되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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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PC방 체험기

게임이야기 2008. 2. 16. 18:59 Posted by wonkis

베트남의 젊은이들은 게임을 대부분 PC방에서 즐긴다.한국처럼 초고속인터넷이 집집마다 발달하지 않았기에 PC방이나 사무실같이 인터넷 환경이 갖춰진 곳에서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다.

 PC방을 베트남에서는 인터넷샵(Internet Shop)이라고 한다.베트남의 PC방 역시 한국의 PC방이 전파된 것이라고 하니 한국 PC방의 선구적인 측면에 한번 놀라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두 번 놀란다.

 어쨋든,베트남까지 갔으니 PC방을 안 갈 수가 없다.넥슨의 비앤비를 서비스하는 비나게임을 방문했다가 베트남 PC방을 둘러보기로 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있는 한 PC방 내부 모습.20여대의 PC를 갖춘 이 PC방은 베트남에서는 제법 큰 PC방축에 든다.>



비나게임이 위치한 곳은 디스트릭트 3 지역이었는데 이 동네엔 PC방이 별로 없다고 한다.회사를 소개해주고 베트남 게임 시장에 대해 설명해준 비나게임의 호앙 팜 매니저는 PC방이 밀집해 있는 디스트릭트2 지역으로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자고 헀다.호치민시는 디스트릭트1부터 8까지와 고유명사 디스트릭트 4개 등 총 12개의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한국으로 치면 무슨무슨 구 이런 셈이지만 한국 서울이나 부산의 구처럼 지역이 크지 않고 아담하다.도시가 작아서일 거다.그래도 구역이 비교적 정확하게 나뉘어져 있어 지도를 한번만 보면 쉽게 어디든 찾아갈 수가 있었다.그런 점은 서울보다 나았다.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한다는 호앙 팜 매니저의 오토바이 뒤에 앉아서 호치민 시내 유람 겸 PC방 나들이를 갔다.(오토바이를 사실 난 처음 타 봤는데,남자가 운전하는 오토바이를 남자가 뒤에서 타고 간다는 것이 참 뻘쭘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어디 잡을 데가 마땅치 않아서였다.허리를 잡자니 거시기하고 뒤 손잡이를 잡자니 속도가 빨라지면 떨어질 것 같았다.그래서 할 수 없이 한 손으로 어깨를 잡고 갔다.호앙 팜 매니저도 무척 어색했을 것이다.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남자끼리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것은 우리 뿐이었다. -.-;;)


<PC방이 밀집돼 있는 호치민시 디스트릭트2 지역의 사거리.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오토바이들 사이로 롯데리아 간판이 보인다.>


베트남에서 PC방이 제대로 갖춰진 곳은 호치민시와 하노이시 뿐이라고 한다.다른 지역에서는 PC방을 거의 보기 힘들다고 하니 확실히 상황은 열악하다.하지만 호치민 시와 하노이시에 집중된 PC방 수를 합하면 2만여개에 가깝다고 하니,한국이 현재 PC방 수가 2만200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숫자다.(물론 PC방당 PC 숫자는 엄청나게 차이가 나겠지만)


PC방 이용 요금은 베트남 화폐로 1시간에 1만동 정도였다.PC방에 따라 이것도 물론 차이가 많이 났다.1만동이면 한국 돈으로 약 700원 정도니,베트남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그리 싼 것은 아니다.그래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를 새카맣게 주차시키고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모습이 그리 낯설어보이지 않았다.


PC방에 깔린 PC의 초기 화면은 넥슨의 비앤비(베트남 게임명 붐 온라인)가 많았다.플레이하는 게임은 천차만별이었지만 넥슨이나 엠게임 등의 게임들이 바탕화면에 아이콘으로 설정돼 있어 베트남어를 몰라도 조금만 조작하다보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이 됐다.


PC방에서 베트남 젊은이들이 즐기는 게임은 뭘까? 그 의문은 조금만 둘러보니 금방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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