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이라는 서비스가 시작됐을 때, 업계 안팎에서 정말 많은 우려가 제기됐던 기억이 난다. 남녀간의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서비스의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인데, 본래 목적과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불륜이 횡행한다던가 사기 또는 기타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만남을 악용한다는가 하는 것. 아주 자세히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이성간의 만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이는 사실 근거 없는게 아니었다. 지금까지 많은 만남 사이트들이 그런 부작용을 피해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인식때문에 부작용이 확대 재생산되기도 했고, 오해를 받기도 하는가 하면, 서비스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음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아마 이런 선입견과 싸워나가는 게 아니었을까. 그리고 놀랍게도 이음은 이를 무척이나 잘 해 왔다. 이음은 어떻게 이를 극복했을까, 그리고 앞으론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을까. 궁금증을 갖고 박희은 대표를 만났다.

◆편견과 싸워나가다

이음의 서비스가 처음 출시된 것은 지난 2010년 5월. 당시 베타 서비스로 출발해 2010년 10월 유료화 모델을 바로 도입했다. 이음의 소개팅 서비스는 세계 시장에서도 이미 유료 모델이 검증된 서비스였기 때문에 일찌감치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이음을 처음 알게 된 건 서비스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된 2011년 1월. 당시 이음은 ‘안드로메다에서 내려온 이음신이 매력적인 지구 피플에게 매일 한 명의 인연을 선물해 준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매일 한 사람씩을 소개해주는 방식이었다. 여기서 소개의 주체가 중요한데, ‘이음신’이라는 이름의 회사의 매칭프로그램이 중책을 수행했다.

 그런데 처음엔 이 이음신을 제대로 구축하는 게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고 한다. 서비스를 오픈하기 전에만 그랬던 게 아니라 서비스를 오픈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개발자를 구하는게 힘들었어요. 구하고 난 다음엔 제가 개발을 잘 몰라서 서비스 일정을 짜고 개발을 진행하는 데 애로 사항이 많았죠. 서비스가 나온 다음에는 매칭 고도화 작업을 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매칭 서비스가 사실 시스템적으로 되는 부분도 있지만 사용자 수가 어느 정도 늘어야 가능한 일이었거든요.” 

 사용자 수가 20만명을 넘어서면서부터 매칭 고도화 작업도 탄력을 받기 시작한 듯 하다. 사실 돈을 내고 소개팅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조금이라도 좋은 사람을 소개받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 것. 매칭고도화 작업이라는 것은 단순히 ‘좋은 사람’을 소개해준다는 차원을 넘어 각각의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 현재 하고 있는 일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적합한 사람을 연결시켜줘야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회원 숫자의 증가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회원 증가와 함께 고민도 커졌다. 그것은 이음이 자칫 빠질 수 있는 함정이기도 했고, 주위에서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잘못하면 음지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것. 유료화를 하더라도 돈을 벌기란 쉽지 않을 것이고, 돈을 벌면 오히려 음지화가 가속화될 수 있을 거라는 것. 이런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는 것. 우려이지만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지도 모르는 일.

 그래도 이음은 이런 우려를 극복해냈다. 여러가지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대표이사가 여자라는 점, 그리고 그 대표의 이미지가 우울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느낌과는 엄청나게 거리가 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음이 처음부터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서비스에 내재화했다는 점이었다. 프로필을 받을 때 진지하게 생각하고 제출하게끔 하고, 불륜 등 문제가 될 만한 부분에 대해선 단계별로 경고조치 등을 통해 예방을 했다.

◆월 매출 5억 돌파

서비스 구상 단계에서부터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소개팅 서비스를 지향했고 이를 실제로 구현한 것이 중요했지만 박희은 대표가 여성이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포인트다.

 “대표가 여성이라는 점이 이 서비스가 여성의 마음을 잘 알아야한다는 점에서 플러스 효과가 분명히 있지 않았을까요.” 박 대표 본인의 분석도 그렇다.

 항상 남자 회원은 넘쳐났다. 반면 여성 회원들을 유치하기 위해선 공을 좀 들여야 했다. 소개팅이란 역시 이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묘한 변화도 감지된다. 

 “여전히 6 대 4의 비율로 남성 회원의 문의가 많죠. 그런데 요즘에 보면 남성들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뭐가 달라졌을까.”

 “뭐랄까. 훨씬 따지고 들어요. 남자들도 조건을 많이 따지고 더 상대방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것 같아요.”

 물론 그래도 여전히 남자 회원은 충분히 많다. 여성 회원의 원활한 확보는 이음의 계속되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음의 원 매출은 어느 정도 될까. 월 5억원 정도 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 박 대표를 만났을 때와 이 글을 쓰는 시점의 시차가 약간 있어 월 매출 5억원은 올초 기준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거의 대부분은 부분 유료화 아이템 수익이고, 최근에 광고가 들어오는 게 있어서 그 부분도 일부 수익모델로 잡혀있습니다.” 

 이음을 통해서 하루에 한명씩 소개를 받는 것은 따로 돈이 들지 않는다. 다만 소개를 받았을 때 상대가 맘에 들면 OK권을 구입해야 한다. 이걸 사는게 돈이 든다. 한번에 하나씩만 구입할 수도 있고 정기권을 구매해 기간동안 쓸 수도 있다. 

 현재 이음 서비스 이용자 수는 100만명. 회원 숫자다. 매일 15만명 가량이 이음을 쓰고 있다. 소개팅 서비스로는 굉장한 숫자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느새 서비스를 시작한 지 만 3년을 훌쩍 넘긴 이음 박희은 사장 입장에서는 성이 차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 시장이 얼마나 확대될 수 있을까요.”

 “지금 20대-30대 미혼남녀가 800만명입니다. 한국에만 그렇죠. 이 중 12.5%가 이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요. 아직 갈 길이 멀죠.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음은 아직까지 큰 고비를 겪은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성장 정체가 반복되는 경험은 했다. 그 와중에도 조금씩 실적이 개선될 수 있었던 것은 창업자인 박희은 대표와 김도연 이사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줬기 때문 아닐까. “서비스를 시작할 때 김도연 이사는 수익모델을 반드시 함께 갖고 가야한다고 주장했죠. 저는 일단 서비스를 시작하고 사람들을 모으면서 수익모델을 개발해도 된다는 입장이었어요. 이밖에도 서로 생각이 다른 부분이 많았지만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보완하면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해외 진출 검토

박 대표에게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온라인 소개팅 시장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하고 있는 사업이다. 한편으로는 경쟁을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검증이 됐다는 점에서 아직 미개척 시장에 도전해볼만 할 것 같다.

 “당연히 생각이 있죠. 하지만 우선 국내에서 확실하게 BEP(수익분기점)를 넘어서고 싶어요.”

 “BEP에 아직 도달을 안 했나요?”

 “월단위로는 BEP를 넘은 적이 많죠. 하지만 아직은 좀 들쑥날쑥해요. 투자나 마케팅에 비용을 좀 쓰게 되면 안되는 때도 있구요. 그래서 고민을 사실 해요. 어떤게 먼저일까. 해외진출이 먼저인지, 국내에서 성장하고 난 다음에 해외로 나가는 게 맞는 것인지.”

 “해외로 나가게 되면 자금이 많이 필요할텐데요.”

 “그렇죠. 현재 이음의 시스템에선 대규모 투자는 필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당분간 현지에서 수익모델없이 버텨야할 가능성이 높구요. 초기 투자비가 많이 필요해 외부 투자 자금에 대한 필요성이 커질 수도 있겠죠.”

 “투자는 한 차례 받았었죠?”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점에 미래에셋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구요, 2011년 11월에 알토스와 슈프리마로부터 투자를 받았어요. 그 다음엔 투자를 받지 않았죠.” 

 이음이 결혼 시장에 진출할까. 이미 소개팅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했는데, 결혼 시장으로 진출하는 게 그리 뜻밖의 일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상황. 하지만 박 대표는 “현재 결혼정보회사들이 하고 있는 그런 시장 영역으로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 결혼정보회사가 하는 시장이 사람 수로 보면 그리 크지 않습니다. 1위 업체의 회원 수가 3만명이 채 되질 않죠. 물론 하나하나의 가격이 고가이기는 하지만 저희는 완전히 그쪽으로는 가지 않을 겁니다. 그야말로 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그런 분야가 아니라 글쎄요, 좀 더 쿨한 시장이라고 할까요? 물론 진지한 만남이어야하겠죠. 진지하지만 좀 더 쿨한 시장, 그게 저희의 그 다음 타깃입니다.”

 이런 박 대표의 생각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 최근 출시된 아임에잇(I AM 8) 서비스. 조건에 맞는 이성을 선별, 소개해준다. 아임에잇은 초대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회원에게 초대를 받거나 이음 홈페이지에서 초대 신청 후 승인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다. 또 회원의 실제 만남 성공률이 낮을 경우 ‘에잇 큐레이터’를 파견, 직접 지원해 데이트를 성사시킨다. 소개 횟수에 제한이 없는 소셜데이팅의 성격과 전담 매니저가 직접 관리하는 결혼정보업체의 성격을 동시에 띤다. 박 대표는 “좀 더 진지한 만남을 원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아임에잇을 보면, 이음은 그냥 여러 만남을 이어주던 방식에서 좀 더 선별된 만남을 도와주고 개인의 이성관계를 컨설팅하는 분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임에잇이 이음의 시즌2의 완결된 모습은 아니겠지만, 하나의 단초는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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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7일이 인터넷이 처음 시작된 날. 인터넷의 생일이다. 회사 이름을 이렇게 지은 건 인터넷이 시작된 날, 세상이 연결되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그런 감격적인 순간처럼 그런 서비스를 세상에 선보이겠다는 이들의 열망이 담긴 것 같았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셜 데이팅 서비스를 넘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마치 인터넷이 그랬듯, 희망과 행복을 주고 싶은 게 에이프릴세븐의 창업자들이 생각한 거였다. 에이프릴세븐은 오로지 컴퓨터가 좋고 인터넷에 꿈을 품은, 이 회사의 창업자들이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계속해서 도전해 온 간단치 않은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PC통신으로 프로그래밍 독학

남경식 대표는 중학교 2학년때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 상당히 빠르다.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된것은 사소한 오해에서 시작됐다. “학교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사람 있냐고 물었는데, 전 그게 워드 할 줄 아는지 물어보는 거라고 생각해서 할 줄 안다고 했죠. 하하”

 특이한 학교다. 어린 학생들에게 그런 것을 물어보다니. 하여간 그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진짜로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다. 책을 보고 공부를 했을까. 중학생이 하기엔 쉽지 않았을텐데. 그는 PC통신에 개설돼 있는 동호인들 모임방에서 자료를 받아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했다고 했다. 90년대 후반이니 PC통신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점이다. 환경이 제대로 받쳐준 때 그 기회를 잘 이용한 셈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그의 컴퓨터 사랑은 계속됐다. 궁금한 것이 생겼지만 학교에서도, 동호인 모임에서도 해결이 안 될 때는 잠깐씩 컴퓨터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고등학교 재학 중 잠시 컴퓨터 학원에 배우려고 갔다가 나중에 함께 창업하게 되는 두 사람(김진환, )을 만났다. 

 관심사가 같고 뜻이 맞으니 계속 연락을 한 세 사람. 학교를 각자 다른 곳으로 갔지만 전공은 모두 같았다. 남 대표는 연세대학교 03학번으로 입학해 기계공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했다. 학교에 들어간 이듬해, 세 사람을 창업을 하기로 했다. 창업을 안하고는 못 배기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모두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알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한 번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창업을 하기 전 남 대표는 학교 교수님을 찾아가 창업 상담을 받았다. 그런데 창업하지 말라는 소리만 들었다고 한다. “지금 창업하면 정말 실패할 확률이 99.9%라는 말씀을 하더라구요. 하하”

 교수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 남자는 웹에이전시 회사를 차렸다. 돈을 벌면서 사업을 해가면 될 거라는 게 이들의 기본적인 가정이었다. 그리고 교수님의 예측대로 이들은 보기좋게 실패했다.

◆보약이 된 첫 실패

홈페이지 등을 외주로 제작하는 것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다. 일감을 따오는 것은 아는 사람들을 통해, 각종 게시판 등을 통해 이뤄졌고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이들이 너무 경험이 없다는 것. 대학에 들어간 지 1년이 갓 지난 학생 3명이 사업에 대해 뭘 알았겠는가.

 계약서 작성에 서툴렀던 이들은 일감을 수주한 뒤 계약을 파기하거나 A/S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고객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때로는 몇 번씩이나 재개발을 요구하는 바람에 당초 수주했던 개발비의 몇 배나 되는 비용이 들어가기도 했다. 그래도 나이도 어린 데다 업계의 룰을 잘 몰랐던 이들은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던 듯 하다.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사업을 한 목적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외주를 받아서 돈을 벌어가면서 우리가 진짜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만들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주객이 전도됐죠. 해보고 싶었던 서비스는 만들지 못하고 외주 일을 해결하느라 정신없었어요.”

 결국 8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다. “손해를 많이 봤나요?” 내가 물었다.

 “시간을 손해 본 거죠. 금전적인 피해는 거의 없었습니다. 빚은 지지 않았으니까요.”

 충격을 받거나 상처를 입지는 않았을까. “사실 그 때 창업의 꿈을 접었던 것 같아요. 한 차례 혼이 난 것처럼 한동안 생각하지 않고 학교로 돌아가 열심히 공부했으니까요. 그때 사업을 접으면서 창업자들끼리 모여서 ‘학교 졸업하고 회사 다니면서 경험을 좀 쌓은 뒤에 만나서 다시 창업하자’라고 얘기하고 헤어졌는데, 사실 한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끼가 어디갈까. 학교로 복귀해 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병역특례로 파수닷컴에서 근무를 하면서 다시 슬금슬금 창업에 대한 열망이 피어올랐다. 벤처 기업에서 일하고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서 잊고 있던 꿈이 다시 생각났다. 2004년 함께 창업했다가 실패를 경험했던 두 친구들도 비슷했다. 다른 회사에서 병특으로 군 생활을 마친 둘이서 먼저 창업을 했다.  

◆소셜데이팅에서 커플 서비스로 발전

처음에 선보인 서비스는 워드 브레이크라는 일종의 영어 단어 암기장과 같은 서비스. 모바일 교육 시장을 노린 것이었고 제법 사용자들도 모았지만, 문제는 돈이 안됐다. 2004년에 돈이 안 돼 고생을 겪었던 이들인지라 돈이 안되는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이 컸을 것 같다.

 다시 창업을 할까 말까, 친구들의 모습을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남경식 대표가 이때부터 투입돼 함께 사업 모델을 갖고 논의를 하기 시작했다. 머리를 맞댄 이들이 찾은 것은 소셜 데이팅 서비스. 당시엔 이미 국내에서도 이음소시어스가 먼저 시작해 막 성과를 내고 있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보기엔 소개팅 시장은 분명 비전이 있었다. 일단 확실한 수익 모델이 있고, 아직은 크지 않지만 분명한 타깃층이 존재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쉽게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듣고 이를 구체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2011년 1월 사업화를 결심한 이들을 불과 3개월여만에 뚝딱하고 코코아북 서비스를 런칭했다. 

 이미 시작한 업체가 있는 상황에서, 어떤 차별화를 고민했을까. 남 대표는 “3가지 포인트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돈 쓰는 포인트가 우선 다른 소셜데이팅 업체와 다르다는 게 남 대표의 설명. 다른 사이트는 해당 사람과 연결을 할 지 말지 오케이 사인을 보낼 때 돈을 지불하는 구조인데 코코아북에서는 상호 연락처를 확인할 때 돈을 지불한다. 1 대 1로 만남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3대 3 단체 미팅이 이뤄진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한 사람을 보고서 오케이를 할 지 말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세 사람 중에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소개를 낮이 아니라 밤에 한다는 점도 특이한 부분이다. 

 이런 점이 어필해서일까. 소셜데이팅분야에서 코코아북은 25만여명의 회원을 모으며 이음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남 대표는 코코아북을 그냥 소개팅 관련 서비스에만 머무르게 할 생각이 없다. 커플 위한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1차적인 구상이다. “소셜 데이팅 관련 서비스의 특징은 여기서 커플로 맺어지면 회원들이 떠나거든요. 목적을 달성했으니까요. 하지만 커플들이 계속 머무르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관리하게끔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사용자 기반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VCNC가 서비스하고 있는 '비트윈' 같은 서비스가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연인들, 커플들의 관계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생각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시급한 것이 앱을 업그레이드하는 것. 남경식 대표는 올해 안에 코코아북 앱을 업그레이드, 다른 앱들과 연계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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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생각을 해 보자.‘사람들이 앞으로도 소개팅만큼은 오프라인에서 자기가 아는 사람에게 소개를 받아 하게 될까.반드시 영원 무궁히 그런 형태로만 유지될까.’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만났던 이노무브 장효곤 대표의 생각하는 스타일대로 한번 가정해봤다.변화의 방향은 잘 모르겠지만 계속 같은 방식이 유지될 것 같지는 않았다.그건 분명하다.그렇다면 그 변화에 기회가 있을 거다.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누군가가 충분한 DB를 갖고 소개를 해 주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는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이었다.그래서 그는 지난해 5월 온라인에서 젊은 남녀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이음을 차렸다.
<박희은 대표가 이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꼬날>

◆매일 한 명의 인연을 선물한다
 ‘안드로메다에서 내려온 이음신이 매력적인 지구 피플에게 매일 한 명의 인연을 선물해 준다’
 이음소시어스의 캐치프레이즈다.독특하고 톡톡 튄다.가입하면 매일 한 사람씩 소개받을 수 있다.소개의 주체는 ‘이음신’.물론 이음신을 앞세운 회사의 매칭프로그램이 이 일을 해낸다.

 대상은 20대∼30대 남녀.오프라인에서 사람을 소개받기 어려운 사람들이나 자신이 원하는,또는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기 힘들어하는 사람,바쁜 젊은 사회인들,학생들이 주된 대상이다.
 온라인에서 데이트를 주선한다니.. 뭔가 음침한 구석이 있을 거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이음은 그런 우려를 사이트 첫 화면부터,그리고 이음신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날려버린다.
 “20~30대 한국의 젊은 층에 온라인 소셜데이팅이라는 없던 문화를 만들내고 있습니다.이 일을 하면서 온라인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이상 위험하고 퇴폐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소셜미디어 시대에 맞는 ‘쿨한’ 생활패턴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그런데 현재까지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고객들이 정말 쿨하게 이용해주고 계십니다.”박희은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말 정식 오픈한 이음의 회원은 1월초 현재 7만명.여성 회원 3만4000여명,남성 회원 3만6000명이다.남성이 많다보니 남성은 대기자만 5000명이 넘는다.이음의 개념은 간단하다.회원 가입을 하면 매일 정오에 각 회원별로 1명씩 이음신이 사람을 소개해준다.물론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이다.24시간 내에 OK를 할 지 결정을 해야 한다.OK를 하려면 권리를 사야 한다.1회 OK권은 3300원,14일치는 5900원,30일치는 8900원이다.30일치를 구입하면 최대 서른명을 소개받고 서른번을 OK할 수 있다.

 이때 상대방도 나를 OK하면 두 사람에게 각자의 신상 정보와 연락처가 공개된다.그 다음은 둘이 알아서 할 일이다.둘이서 만나든 사귀든 물건을 팔든 말이다.여성 회원이 적기 때문에 여성들은 돌아가면서 ‘럭키 데이’에 당첨될 수 있다.그 날은 1명이 아닌 남성 2명을 소개받는 것이다.예전에 소개받았던 이음이 다시 그리워지면 쿠폰을 사면 된다.이음엔 재밌는 장치들이 제법 많이 마련돼 있다.

◆일회성 만남 사이트와 결혼정보업체 사이
 이음은 채팅 사이트 등을 통한 일회성 만남과 아주 심각한 결혼정보회사, 딱 그 사이의 서비스다.일회성 만남은 싫고 아직은 정색을 하고 결혼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자기 짝을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평소에 주변 친구들을 통해 소개팅을 많이 하는 젊은이라고 하더라도 다양한 사람을 소개받을 수 있다면,그것도 아주 저렴한 금액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why not?

 “미국의 경우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가 1조5000억원에 이를 만큼 큰 시장인데도 한국은 아직 이러한 서비스가 없습니다.국내 결혼정보 시장과 채팅시장은 크지만 소개팅 시장은 형성되지 않아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박 대표의 이런 말은 그의 창업 동기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해준다.이걸 간단하게 도식화해보면 다음과 같다.

◆젊은 창업자와 노련한 주주들
 이음 창업자인 박희은 대표는 86년생.26살이다.서울대 언론정보학과 06학번.거기다 동안 스타일이라 그냥 보면 아직 대학 초년생같아 보인다.(물론 이제는 20대의 나이 분간을 잘 못하는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어쨋든, 젊다.

 회사에 들어가면 회사 사무실이 아니라 무슨 동아리방에 온 것 같다.아기자기하게 벽을 장식한 이음 캐릭터와 아무리 봐도 회사원으로 안보이는 젊은 직원들의 모습 때문이다.이 회사는 평균 나이도 만으로 25살에 불과하다.일찌기 이렇게 젊은 직원들로만 구성된 회사를 만난 적이 있었던가.

 박 대표는 어떻게 이런 젊은 나이에 창업을 할 수 있었을까.졸업직전 원래 박 대표가 처음 취직한 곳은 엔씨소프트였다.일은 재미있었지만 자기 일을 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그래서 박 대표는 엔씨소프트에 다니기 전부터 대학 시절부터 고벤처라고 하는 벤처인들의 모임에 자주 나갔다.거기서 고영하 대표와 김도연 전 피플2 사장을 만났다.그들의 조언과 자금 지원으로 이음이 탄생했다.

 하지만 박 대표 자신이 끼가 없었다면 조언만으로 회사가 생기긴 힘들 터.그는 대학 시절 SKT와 LG가 주최하는 공모전에 나가서 모두 입상을 했다고 한다.그리고 그때 느꼈다.“아 내가 이런 것에 적성이 맞는구나”아이디어를 내서 그것을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고 그것이 졸업후 창업의 길을 가게 된 배경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이 젊은 이음소시어스의 약점(경험)을 보완해주는 것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주주 및 고문진이다.앞서 언급했던 김도연씨는 이음소시어스의 CSO를 맡고 있다.CEO보다 힘있는 CSO를 가진 회사들이 벤처엔 좀 있는데,이 회사도 그러려나? 모르겠다.일견하기에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은 박희은 대표가 다 하고 있는 것 같다.박희은 대표의 말을 빌면,창업 초기에 김도연 이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실제로 김 이사가 많이 개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영하 고벤처 회장이 주주이자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고 강인태 인터파크 상무,박소연 바른손 대표,김광렬 이온소프트 대표,정성은 위버마인드 대표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여성 회원들 확보가 관건.
 이음이 돈을 버는 것은 사람들이 OK권을 구매할 때다.결국 사람이 많이 들어오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OK권을 구매할 때 이음의 사이트도 번창하고 앞으로 발전가능성도 커진다.그러려면 사람들이 이음에 대해 생각할 때 믿을 수 있다거나,재밌다거나 아니면 최소한 이음을 통해 소개받는게 오프라인보다 더 낫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현재 이음은 충분한 장점을 갖고 있다.비록 매번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이음 가입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많은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인재풀이 많으면 그만큼 다양한 기회들이 생길 수 있다.꼭 소개팅이 아니더라도 의외로 좋은 친구를 하나 만날 수도 있다.
“온라인 데이팅을 컨셉으로 했지만 이런 만남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이용자들이 많았습니다.예를 들어 이음에서 소개를 받고 어떤 남자를 만났는데 그 남자가 사귀기에는 적합치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동생의 과외선생님으로는 너무 좋을 것 같아 동생에게 연결시켜줬다는 여성분도 있었거든요.역시 애초의 목적과 달리 사용자들이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예측이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핵심은 여성 고객의 확보다.남성 고객은 줄을 서서 기다릴만큼 많다.박 대표도 “여성 고객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이음은 여성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그들을 위한 혜택을 마련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수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미지수다.시장 자체가 아주 많은 수의 대중을 타깃으로 한 것은 아니다.남성이든 여성이든 소개를 몇 번 받다가 자꾸 실망하게 되면 떠날 수도 있다.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으려면 소위 물관리를 해야 하는데,그러면 고객 수를 일정수 이상 늘리는 것이 힘들어진다.물론 이음도 이것을 알고 있다.현재 상황에선 무작정 회원을 늘리는 것이 답은 아니다.일단 올 상반기까지 이음은 현재 7만명인 회원수를 15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물관리는 안해도 태도관리는 한다
 한두명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로 인해 사이트의 이미지가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이에 대해 박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물관리에 대해 물었더니 박 대표는 “물관리는 하지 않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그러면?
 “물관리는 하지 않지만 attitude 관리는 합니다.이음에 가입하려면 입국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너무 무성의한 대답을 적거나 이성을 만나고픈 뚜렷한 목적 의식이 없다고 생각되면 거부를 합니다.”예를 들어 입국 심사엔 성격,취미,외모,학교 등 다양한 것들을 적어야 한다.외모는 보통,성격은 무난,취미는 영화 등 너무 뻔하고 단답식,무성의하게 채워넣으면 거부당한다는 것이다.최대한 자기 자신을 자세하게 표현하고 이상형을 밝혀야 한다.사진도 그냥 증명 사진을 넣으면 거부 당할 확률이 높다.(아주 대단한 미남이 아니고서야 대충 찍은 증명사진을 보고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여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박 대표는 이음이 계속해서 회원이 늘어나는 그런 컨셉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이음이 준비하고 있는 다음 단계는 이음의 정착에 따른 회원간의 소셜쇼핑이나 결혼정보사업으로의 진출 등이다.이음 유저들간의 SNS 서비스도 기획중이다.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해 사업 영역도 넓히고 있다.

 이음은 내가 이제껏 취재하면서 그 진가를 유일하게 맛보지 못한 유일한 회사다.유부남은 가입할 수도 없고 어쨋든 가입해서도 안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그건 유부녀도 마찬가지다) 가입신청 내 봤자 입국 거절당한다.그래서 겉으로만,그의 말로만 판단할 수 밖에 없다.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해킹,관계의 악용 등 예상되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이음이 극복해내고 새로운 소개팅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밝고 쾌활한 박 대표의 모습과 자세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이들이 현재로선 더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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