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블릭스(Revlix). 회사 이름이 생소하다.당연하다.이 회사는 회사명보다는 그들이 만들었던 앱으로 더 알려졌었다.‘라스트 서퍼-뭘 먹지?’는 레블릭스가 올 초 아이폰용 앱으로 출시해 한때 앱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레블릭스는 앱 개발사가 아니다.‘라스트 서퍼’(Last Supper)는 어찌보면 이들이 본업과 전혀 상관없지만,젊은이다운 재치로 트렌드를 읽고 실험적으로 만든 애플리케이션이었다.그럼 레블릭스는 어떤 회사일까? 라스트 서퍼로 몇차례 언급된 것을 제외하면 소개된 적이 없는 이 회사 창업자들을 만나러 분당 수내동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다.사무실에서 만난 20대 젊은이 3명은 벌써 8년전에도 창업을 경험했었던 유경험자였다.그리고 레블릭스는 벌써 수익을 내고 있었다.

◆세 청년의 8년 우정
 레블릭스의 대표이사(CEO)는 윤종일 사장.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신화용 이사,최고정보책임자(CIO)는 김진수 이사다.윤 대표는 대구과학고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01학번으로 입학했다.신화용 이사는 인천과학고,카이스트 02학번이고 김진수 이사는 한성과학고,카이스트 00학번이다.과학고-카이스트라는 한국 이공계의 정통코스를 밟은 수재들 3명이 경영진을 구성하고 있다.

 세 사람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그리고 이 인연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한국의 스타트업 시리즈 여섯번째에 소개한 바 있는 엔써즈의 이준표 이사가 있다.이준표 이사 역시 카이스트 00학번으로 김진수 이사와 함께 2002년 중소기업창업경진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이때 받은 상금이 무려 1억원!

 그런데 상금에 조건이 있었다.최우우상에 입상한 아이디어를 상용화해야 한다는 거였다.당시 아이디어는 네트워크 솔루션과 관련된 분야였다.당시 학생이었던 이준표,김진수는 똘똘한 후배들을 찾았다.함께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2학년이었던 윤종일 학생이 합류를 했고 당시 카이스트 방송팀에서 PD를 맡고 있던 신화용 학생은 이들을 취재하러 갔다가 매료돼 학교도 휴학하고 바로 합류했다.이들의 길고 친밀한 인연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이들은 상용화를 위해 에빅사라는 회사를 설립했다.학생들 6명이서 설립한 회사였다.이준표 학생에게 설득당한 스탠포드 졸업생 셔먼 리 역시 이때 에빅사 창업 멤버로 함께 일했다.(따지고 보면 이들 우정의 정점에는 이준표 엔써즈 이사가 있는 셈이다.이들끼리는 이준표 이사에게 ‘낚여’ 맺어진 인연이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한다.)

◆성장의 토양이 된 넥슨과 그래텍
 에빅사는 2005년까지 계속됐다.에빅사는 일본에 진출해 지사까지 설립하고 일본에서 현지인 사장까지 구했다.이 일본인 에빅사재팬 대표는 지금도 현지에서 엔써즈와 레블릭스의 현지 사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2005년에 이들의 사업이 중단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군 문제.창업자들이 모조리 군대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윤 대표는 병특으로 넥슨을 선택했고,김진수 이사는 곰TV로 유명한 그래텍을 거쳐서 넥슨으로 갔다.신 이사 역시 그래텍으로 갔다.이준표 이사 역시 그래텍에서 경력을 쌓은 것을 보면 넥슨과 그래텍을 통해 이들은 계속 인연을 이어간 셈이다.

 윤 대표는 국내 최대 게임업체 중 하나인 넥슨에서 온라인게임의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조직운영과 새로운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김 이사와 신 이사는 그래텍에서 네트워크 분야에서의 경험을 체득할 수 있었다.
 “스무살때 처음 창업을 했기 때문에 좌충우돌하면서 배운 것도 많았지만 여전히 조직 운영이나 해외 사업,신규 채용,법률 문제 등 모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넥슨과 그래텍에서 각자 경험을 쌓은 것이 결과적으로 다시 모여서 창업을 하는데 큰 보탬이 됐죠” 윤 대표의 말이다.

◆방대한 데이터 분석의 최고 기술 기업 지향
 레블릭스는 어려운 이름만큼이나 비즈니스 분야가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한 회사다.데이터 분석과 계량화,네트워크 솔루션 등이 이 회사의 주력 분야다.데이터 계량화와 관련돼 다양한 기술을 개발,이를 라이센싱하거나 네트워크솔루션 기술을 개발해 다른 기업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한다.

 소셜네트워크시대가 오면서 레블릭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요즘 등에서 네티즌들이 만든 수많은 텍스트,사진 등 콘텐츠 데이터를 모아서 트렌드를 분석하는 일도 레블릭스가 하고 있는 일이다.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뜨거운 광고 키워드는 무엇인가 등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레블릭스가 하고 있는 영역입니다.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의미있는 내용을 뽑아내고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그것에 최적화된 단단하고 실력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 레블릭스의 목표이구요.”

 라이센싱과 컨설팅 등으로 수입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 회사는 증자를 하지도,투자를 받지도 않고 있다.2009년초기 창업 당시 달랑 5000만원으로 창업을 했는데 창업자 셋이서 지분을 나눠 가지며 아직도 자본금 변동 없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올들어 몇몇 투자회사로부터 투자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모두 거절하는 바람에 한편으론 그로 인해 화제가 되기도 하고 ‘무슨 벤처가 투자도 안 받으려 한다’는 억울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투자를 거절하는 이유는 뭘까. 윤 대표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가장 큰 이유는 지금 운영에 부족함이 없이 돈을 벌고 있기 때문입니다.처음부터 운영자금도 못 벌어서는 회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가장 주력했습니다.과거 창업 경험을 하면서 외부 투자를 받으면 아무래도 의사 결정에 있어서 창업 정신이 훼손되거나 창업자들의 의지대로 꾸려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일단 당분간은 외부 투자 없이 자체 수익 모델로 회사를 키워갈 생각입니다.”

<레블릭스 창업 멤버들. 왼쪽부터 신화용 이사,윤종일 대표,김진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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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연 엔써즈(www.enswer.me) 대표에 대한 첫인상을 소개하자면 이렇다.학교 다닐 때 아마 여학생 입장에서 이런 남자가 소개팅 장소에 나온다면, "완전 오늘 킹카 만났다"고 주변에 얘기하지 않았을까.훤칠한 키에 잘 생긴 얼굴,시원시원한 인상 탓에 그는 아무리 숨어 있으려 해도 공개된 자리에서는 눈에 잘 띄는 인물이다.

외모에 대해 좀 길게 썼다고 해서 내가 그가 하는 사업을 결코 과소평가한다는 뜻은 아니다.그는 사업에 있어서도 아직 전세계 누구도 하지 못했던 꿈-하지만 불가능하지 않은,상당히 진척됐고 실현을 눈 앞에 둔- 그런 꿈을 꾸고 이를 실현해나가고 있다.그가 2007년에 창업한 엔써즈는 동영상 검색 기술 및 저작권 관리 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국내 스타트업 중에 잇따라 두번에 걸쳐서 VC로부터 제법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 유일한 업체이기도 하고 가장 전도가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기도 하다.

30대 중반의 젊은 벤처기업인 김길연 대표에게 엔써즈는 벌써 두번째 창업이다.정확히 10년전인 지난 2000년에 음성인식기술로 창업을 했으나 너무 일찍 문을 여는 바람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실패를 겪었다.

동영상이란 분야로 두번째 창업 도전에 나서 주목받고 있는 김길연 대표를 만나러 서초동 뱅뱅사거리에 있는 엔써즈 사무실을 방문했다.서초동 근처 이름도 심상치 않은 '진상'이란 음식점에서 그와 대화를 나눴다.대화 자리엔 엔써즈의 이준표 이사(http://twitter.com/jplee01)와 이미나 팀장(http://twitter.com/kkonal)이 동행했다.

◆세상의 모든 '가치있는' , 그리고 '합법적인' 동영상

 김 대표는 '동영상 검색'에 회사의 핵심 역략을 쏟아붓고 있다.세상의 모든 동영상을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게 김길연 대표의 꿈이다.

 엔써즈의 동영상검색서비스 ‘엔써미(www.enswer.me)’는 ‘답하다(answer)’와 ‘내게(me)’를 합성한 이름이다.여기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콕 찍어 보여주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동영상들이 넘쳐나는 인터넷이라고 하지만 막상 원하는 동영상을 찾으려 하면 얼마나 힘든지 사용자들은 모두 최소한 한번씩은 그런 경험을 갖고 있다.관련 제목을 입력해도 엉뚱한 동영상이 나오기 일쑤다.‘엔써미’는 이 문제점을 일소했다.
 “핵심은 같은 주제의 동영상을 묶어서 보여주는 겁니다. 제목이 있든없든 혹은 한글이든 영어든, 원하는 동영상은 모두 찾아냅니다. 글자가 아닌 영상을 검색하는 비결 덕분입니다.소녀시대를 입력하면 텍스트를 기반으로 동영상을 찾는 것이 아니라 소녀시대에 해당하는 영상신호와 일치하는 동영상을 모두 찾아내는 겁니다.동영상에서 ‘영상 DNA’를 뽑아내 검색결과로 보여주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시도는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인 구글도,글로벌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나 검색 1세대인 야후도 하지 못한 일이다.동영상을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려는 것이 엔써즈의 전략이다.

◆검색을 위해선 합법 동영상 시장 형성이 먼저

 하지만 검색을 위해선 그에 걸맞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기껏 검색을 했는데 그 동영상이 불법콘텐츠라서 보는데 제약이 있거나,그걸 다운받았다가 문제가 생기거나 아니면 나중에 찾아보니 사라지거나 하면 되겠습니까?"

 허가받지 않은 채 불법으로 복제돼 유통되는 방송 콘텐츠를 비롯해 불법물이 판을 치는 동영상 시장을 이대로 두고선 동영상 검색 시장은 꿈도 못 꾸겠다고 생각한 김 대표는 아예 합법적인 동영상 시장을 만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웹하드가 가장 문제였다.지난해 초까지 국내 130-140여개에 달하는 웹하드는 대부분 방송사나 영화사 등 콘텐츠 제작사에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운영되고 있었다. 여기서 유통되는 영화,드라마,뉴스 등 다양한 동영상이 합법적으로 거래되고 이를 통해 방송사를 비롯한 저작권자,유통사가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다면 이 시장이 열릴 것으로 판단한것이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 일을 엔써즈는 해 냈다.80여개에 달하는 웹하드와 방송사,엔써즈가 계약을 맺고 엔써즈의 독자적인 저작권 관리 솔루션을 웹하드에 지난해말부터 적용키 시작한 것이다.웹하드는 방송 콘텐츠를 합법적으로 유통할 수 있게 됐고 이용자들은 안심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됐으며 방송사들은 뜻하지 않은 수익을 얻게 됐다.물론 엔써즈도 솔루션 사용료 및 일정 수수료를 얻게 됐음은 물론이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벤처

엔써즈는 국내에서 흔치 않은 인터넷 분야의 기술벤처다.동영상 검색시 영상 DNA를 추출해 이를 기반으로 동영상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 분야에서 국내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 당시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엔 KT,스톤브릿지캐피탈,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엔써즈는 한 분야의 기술에서 가장 앞서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엔써즈의 동영상 검색 및 저작권 관리 솔루션에 대한 기술은 저작권 문제를 해결함은 물론 인터넷에서 동영상과 관련된 각종 통계치를 잡는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최근까지 동영상 분야의 가장 큰 애로 사항 중 하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얼마나 뿌려지고 어떻게 소비되는지 전혀 파악이 안된다는 거였다.대용량 데이터를 모니터할수 없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써즈의 기술로 동영상을 통계화, 온라인시청률을 수치화할 수 있게 됐고 여태 모호했던 광고단가도 매길수 있게 됐다.엔써즈는 불법 동영상을 정식 수익 채널로 삼을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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