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들어온 뒤 주요 인터넷기업을 경영하시는 분들과 몇차례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대화를 나눌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그 분들과의 대화를 복기하다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모두 대화 중에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는 거였다.

"한국의 포털,아니 인터넷 기업이 꼭 해외에 나가야 할까요? "

 이런 질문릉 대부분 해외 사업 성과에 대한 설명과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다 불현듯 이뤄졌다.

회사는 다 달랐지만 놀랍게도 발언 내용은 다 비슷했다.발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1.지금껏 10년 동안 한국 인터넷 기업의 해외 진출 사례는 모두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별 시도를 다 해봤다고 자부했지만 아무것도 안 됐다.
3.인터넷 비즈니스는 문화적인 영역이 너무나 큰 데, 한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서비스는 너무나 한국적이어서 외국에서 통하기 힘들었다.
4.해외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제대로 경쟁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국내 경쟁도 치열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데,꼭 해외 진출을 해야 할까?

어떤 분은 1년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의견을 좀 더 정리해서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금으로선 딱 떨어지는 대답을 하기 힘들겠다고..한편으론 아주 솔직한 대답이기도 하다.

대화를 나누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다.답이 보이지 않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그 많은 시간과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고 그러면서 국내의 치열한 경쟁에 필요한 인재와 투자 비용을 소모해 왔다는 것이다.한국 인터넷산업사를 주름잡았던 인물들이 대부분 해외에 나가서 쓴 맛을 본 마당에 또 다시 그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있을까?

대화를 나누다보면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들고 해외에 나가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 같다.정말 그런가?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은 국내 서비스에 주력하고 충분히 경쟁력이 쌓일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우리가 충분히 경쟁력을 쌓을 동안 외국 기업들도 자기네 시장에 안주하면서 놀기를 기대하면서?

대화를 나누면서 결론을 내리긴 쉽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1년간 한국 주요 인터넷 기업들-콕 집어 얘기하지 않아도 짐작하실 것이다- 수장들이 바뀐 것을 보면서 어쩌면 해외 진출은 앞으로 당분간-또는 아주 오랜 기간동안-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자기가 모든 책임을 지고 '돌진 앞으로!' 할 수 있는 창업자 또는 창업 공신 CEO의 시대가 가고 전문 경영인의 시대가 오면서 더욱 그렇다.당장의 실적이 중요하다면 해외 시장 진출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비용만 날리고 경영 지표만 나쁘게 할 뿐이다.주가만 떨어뜨린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지적한 것도 정확하기 그지없다. 현실적으로 그들의 발언은 모순이 없어 보인다.비록 기업가의 야수적 본능과는 거리가 멀어보이긴 하지만 말이다.그렇기에 더욱 한국 인터넷기업의 해외 진출의 미래가 우울해보인다.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이제 보다 더 젊은-돈은 더 적지만 시장을 가리지 않고,덜 이성적으로 판단하지만 더 열정이 넘치는-벤처인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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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벤처 2.0 시대

뉴미디어 세상 2009. 6. 19. 15:38 Posted by wonkis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 최근 두드러진 점은 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 벤처를 창업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인물들이나 이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미국에서 2005년을 전후해 웹2.0 기업들이 본격화되면서 제2의 벤처붐이 일었다면 웹2.0기업의 활약이나 산업에서의 파급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혹은 한국에서는 애시당초 웹2.0 성격이 상당히 반영된 1세대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이것이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는 이것을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도 2기가 시작됐다고 표현하고 싶다.또는 유행처럼 일었던 말을 활용한다면 인터넷 벤처 2.0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굳이 한국에서 웹 2.0보다 1세대들의 복귀 또는 재도전을 2기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이들이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점과 함께 이들이 시도하는 서비스들의 동향,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움직임이 한국적인 벤처 창업 현실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벤처 1세대들의 새로운 도전.
이런 경향은 2007년부터 일찌감치 시작됐다.NHN의 창업자이자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벤처사업가로 손꼽히는 김범수 사장이 그해 여름 NHN USA 사장을 그만두고 공식적인 모든 직함을 내놓고 다시 야인으로 돌아간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김범수 사장은 작년에 위지아이닷컴을 오픈하면서 벤처 창업 일선에 복귀했다.
 나성균 사장과 함께 네오위즈를 만들었던 장병규 사장이 비슷한 시기 움직인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장병규 사장 역시 게임개발사인 블루홀스튜디오를 만들고 벤처 창업 일선에 다시 뛰어들었다.장병규 사장은 이미 그 이전에 첫눈이라는 매우 실험적인 검색 벤처를 시도한 바 있으니 그는 공식적으로만 3번째 창업을 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 인터넷 산업의 대부로도 불리던 허진호 전 인터넷기업협회 회장도 일선에 복귀했다.그는 물론 창업이라는 형태를 띄진 않았지만 인터넷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왔기에 그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1999년 프리챌을 창업해 한국 인터넷 벤처 1세대 인물에 속하는 전제완 사장도 최근 유아짱을 창업하면서 일선에 복귀했다.전제완 사장은 신개념의 쇼핑몰이란 컨셉으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옥션 창업자였던 이준희 사장은 하루에 딱 한가지 물품만 파는 원어데이라는 쇼핑몰로 이 분야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싸이월드 창업자로 잘 알려진 형용준 사장은 최근 신개념의 오디션 사이트 스토리투필름닷컴(story2film.com)을 오픈,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이와는 조금 사례가 다르지만 안영경 핸디소프트 사장은 지난 해 4년여만에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왜 1세대의 복귀인가.
1세대들 복귀의 표면적인 이유는 간단하다.새로운 시도를 해보기 위해서다.그리고 아주 실험적인 일을 하기엔 기존의 조직은 덩치가 너무 크다.이들의 DNA 자체가 벤처 DNA라는 설도 있지만,Who knows? (어떤 이들은 몸속에 벤처의 피가 흐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공동 창업자 또는 자신이 만든 조직과의 갈등 때문인 경우도 있다.이 역시 기존의 조직에서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가 어려워진 케이스다.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안정된 곳을 뛰쳐나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케이스라면 정말 이들이야말로 일찌기 경제학자 케인스가 언급한 야수와도 같은 기업가 본능을 가진 인물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두에서 1세대들의 복귀를 매우 한국적인 상황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이는 새로운 벤처 기업 발굴,지원에 인색한(혹자는 전혀 없다고도 한다) 한국적인 벤처 투자 상황에 비춰 볼때 기존의 성공을 통해 자금력을 갖춘 이들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밑도 끝도 없는 벤처 창업을 하는 사례 자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악화되는 벤처 창업 환경이 1세대들의 복귀를 이끌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년전과 다른 점? 같은 점?
사람은 같다.하지만 그들의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이들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성공의 경험이다.그리고 이것은 바로 가장 큰 독이 될 수도 있다.어쨋든 이들의 성공 경험은 일찌기 보기 힘든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이들의 움직임이 항상 주목되는 이유다.
성공 경험만 있는 게 아니다.일부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과거의 성공을 기반으로 자금 기반을 갖추고 있다.외부에서 돈을 끌어올 필요도 없고,혹 그런 시도를 하다가도 여의치 않으면 그냥 자기 돈을 투자해서 하면 된다는 거다.
 돈도 있고 경험도 있지만,이게 다는 아니다.이들은 여전히 아이디어로 반짝인다.김범수,전제완,장병규,이찬진 등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은 팔팔한 20대들 못지 않은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로 의욕에 불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새로운 시도는 또 다른 대박을 낳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건 아무도 모른다.아이디어와 돈,그리고 경험의 3박자를 모두 갖췄지만 이것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불확실한 시장의 힘이기도 하다.
 이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뭘까? 사람이다.그러고보면 모든 것을 다 갖춘 듯 보여도 역시 사업은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니다.정말 적재 적소의 쓸만한 인물을 찾기란 그들이 창업하던 10년,15년 전보다 더 힘들어졌다.왜? 이제는 이 분야에도 NHN,엔씨소프트,다음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안정된 직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인재들을 흡수해간다.인력 시장에서의 배고프고 가난하던 시절은 끝났는지도 모른다.때문에 이들 중 상당수는 눈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 이들의 두번째(혹은 세,네번째)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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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터넷 섬나라?

뉴미디어 세상 2009. 5. 21. 14:54 Posted by wonkis
지난주에 열렸던 구글 Searchology 발표를 들으면서 난 유난히 신경이 쓰이는 게 있었다.바로 일본이었다.이날 발표를 하는 사람들마다,마치 약속이라도 했는지,일본과 관련된 것을 꼭 한가지 이상씩 짚었다.

자신들의 검색 기술이나 새로운 검색 트렌드를 이야기하면서 일본의 검색어 순위를 보여주거나,일본의 검색 동향,심지어 사람들이 검색을 할 때 사용하는 단어를 들 때도 (영어로 된 다른 단어를 사용하거나,다른 언어를 예로 들을 수도 있을텐데) 꼭 일본어로 예를 들었다. 이를테면 스시를 먹고 싶어서 스시를 검색한다고 치자, 또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벤또를 살 수 있는 음식점은 어디 있을지 모바일 검색을 해보자 등등...

뭣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일본과 관련된 것을 예로 들었을까.중국어 화면이 한 번 비춰진 것을 제외하면 이날 발표장에서 영어권과 관련된 부분을 빼면 나머지는 전부 일본어 자료 화면이나 일본과 관련된 인터넷 자료였다.

구글이 일본에서 잘 하고 있어서 그런가? 일본이 인터넷에서 그만큼 떠오르는 나라여서 그런가? 일본어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라고 하던데,그래서 그런가?

이날 아마 이런 걸 신경쓰고 있었던 사람은 나밖에 없었을 것 같다.모르겠다.동양인 기자로는 나를 제외하곤 2명의 일본 기자가 더 있었는데,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는..

내가 이런 게 그날 유난히 신경이 쓰였던 것은(그냥 신경이 쓰였다.궁금하기도 하고..딱히 기분 나쁘다거나,뭐 그런 것은 아니었다) 요즘 비슷한 일들이 자꾸 주변에서 반복되기 때문인 것 같다.

구글 Searchology 발표가 있기 얼마 전에는 학교에서 저널리즘쪽 분들과 티타임을 갖다가 내가 한국의 인터넷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그런데 내 얘기를 한참 듣던 그 사람들의 반응이 재밌다.

"그러면 일본은 어떤가요?"

(한국 얘기를 한참 하는데,왠 일본?) 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그럴 순 없고,
"글쎄요..일본은 제가 잘 모르겠는데요.왜 그러시죠?"

"아니 한국 얘기를 듣다보니 일본이 궁금해서요."

그리고 한참동안을 일본 이야기가 화제로 올랐다.내가 설명을 잘 못해서 그런가? 마치 한국에는 별 관심도 없다는 듯한 느낌이었다.내가 자꾸 받는 느낌은-나만의 착각이길 바라지만-미국에서 내가 만나는 미디어 분야의 전문가라는 분들이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나 미디어의 변화 등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한국은 인터넷 인프라가 잘 돼 있고,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소통을 하며,모든 사람이 휴대폰을 갖고 있고,온라인 토론장이 활발하다.인터넷으로 아주 발달해 있는 나라이다. 끝.'

맥이 빠질 때도 많다.일본이나 중국 발표가 나올 때는 열심히 듣던 이들도 한국 얘기가 나오면,바로 물어본다. "그럼 일본의 경우는 어떤가요?"

한국에서는 스스로 IT가 아주 발달해 있고,가장 앞서있는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사실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다) 그리고 미국에 가든 일본에 가든,유럽에 가든 그런 생각은 비교적 우리만의 착각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런데, 그게 다다.

대략 그렇게 생각하고 거기서 끝이다.더 이상 관심이 없다.스탠포드에서 만난 한 파키스탄 출신 기자는 나에게 이런 의견을 말했다. "한국이 인터넷에서 아주 앞서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정보가 많이 제한돼 있는 것 같습니다.제가 동료들에게 어렴풋이 듣기는 한국에서 의미있는 일들이 많은데 그 안에서만 정보가 돌아다닌다고,한국어에 접근을 할 수 없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얘기를 듣다보면 한국만 인터넷 섬나라 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오고가는 배도 없고,다니는 길도 없는?) 한국은 인터넷에서도 자기들끼리만 논다는 얘기 같기도 하고.뭐 누가 알아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분야에서 관련된 논의를 하다보면,하도 맥이 빠질 때가 많아서 그런 생각이 자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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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 Expo 취재를 전후해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내 신분을 밝히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이거였다.

"그래서,신문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이런 질문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전제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우선,1)신문이 가치 있는 정보 제공자로서의 위치를 이미 상실했다는 것, 2)기꺼이 돈을 주고 사 볼만한 신문들이 이제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그것이다.그리고 그런 전제 하에 과연 신문산업이란 게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사실상 결론이 나온-질문인 것이다.

웹2.0 엑스포 마지막날(4월3일) 식사를 하면서 참석자들과 나눈 난상 토론에서 상당한 분량을 차지했던 것도 이 주제였다.나는 이 주제에 대해 대화를 하고 싶어 질문을 던졌고(사실 내가 하지 않았더라도,분위기상 그런 질문이 나올 것 같아서 선수를 쳤다), 상당히 의미있는 발언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토론에는 나를 포함해 기자가 3명(블로거 기자1명,신문기자 2명),인터넷기업 팀장급이 1명,공학 석사과정의 학생 1명,교수(연사로 나왔던 컴퓨터 디자인 분야 전문가)가 1명,실리콘밸리 지역 웹2.0기업 대표 1명 등 총 7명이었다.

신문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선,어느 누구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없듯이 나 역시 마찬가지다.다만 신문산업 입장에선 위기라고 할 만한 이런 상황에서 원인을 잘 살펴본다면 어떤 결론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토론은 이렇게 시작됐다.
(사실 '위기'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을 지 모른다.최소한 미국에서 미디어 분야의 종사자들을 만나면서 내가 느낀 바로는 그렇다.신문산업이란 미국에선 이미 존재가 없어져 버린 것으로 간주되는 것 같다.이미 1990년대후반부터 이들은 신문산업에 대해 'vanishing'이란 표현을 썼다.)

신문의 위기에 대해 웹 2.0 엑스포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지적된 것은 기본적으로 신문의 위기가 인터넷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신문의 위기는 이미 인터넷이 발달하기 이전부터 시작됐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었다.

인터넷의 보급과 블로그 등 1인 미디어의 활성화로 인해 시민 저널리즘이 발달하면서 신문의 위기가 촉발된 것이 아니다? 분명 맞는 말 같다. 그런 현상으로 인해 신문의 위기가 가속화됐을 수는 있지만 그것 때문인 것은 아닌 것 같다.일부에서 제기되는 신문의 전문성 부족(또는 깊이 있는 정보의 부재)도 핵심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인가?

Integrity and Impartiality. 이 두가지를 상실했기 때문이다.(각각을 어떻게 우리말로 정확히 번역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다.특히 Integrity라는 단어는 감은 오지만 도저히 정확히 옮기기 힘들었다.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듯)

즉 신문산업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내부적으로 존재한다는 뜻이다.신문이 언제부터인가 integrity를 상실하고 균형잡힌 일관된 논조로 독자를 설득해 나가는 것에 실패하고 실망감을 주는 일이 반복되면서 이미 내부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미국의 사례에선,주로 9.11과 관련된 미국 주요 신문들의 보도 행태가 언급됐다.그때부터 독자들이 미국 주요 신문들로부터 본격적으로 등을 돌리는 시점이 됐다는 것이다.신문이 독자의 신뢰를 상실하게 된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인데,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작년 쇠고기 파동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까?)

물론 인터넷의 발달과 독자들의 생활 변화 등을 배제할 수는 없다.대안 미디어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개개인의 생활이 점점 바빠지면서 차분하게 앉아서 신문을 이리저리 들춰볼 시간이 없어진 것도 중요한 이유이긴 하다.( 이와 관련해 참석자 중 하나는 이런 말을 던졌다. "도대체 누가 어제 일어난 일에 더 이상 관심을 갖는단 말인가?")

결국 전문성에 있어선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 뒤지고,속보성에 있어선 블로거들에 미치지 못하며,신랄한 비판에 있어선 인터넷 논객들에게 미치지 못하는 신문이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건인데,이런 주장에 대해 반박을 하기란 쉽지 않다.

reasoned cogency를 신문이 다시 정립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비록 해당 신문의 논조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도 끌어안거나 혹은 수긍하게 할 수 있는,그런 힘이 되게 때문이다.그리고 그것만이 신문이 자신의 길을 다시 모색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게 난상 토론의 미약한 결론이었다.

그러면,신문은 미래를 위해,혹은 너무나 힘든 현재를 위해 어떻게 대비하고 싸워야 하는가? 원인이 그렇다치면,reasoned cogency를 쌓아가면 되는 것인가? 그런데 이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아닌가? 현실적으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건가? 인터넷이나 새로운 미디어의 가능성에는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해 몇가지 대안이 제기됐다.다음 글에서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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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오라일리의 샌프란시스코 WEB 2.0 EXPO 기조연설(2009년 4월1일).
사진 찍고,내용 받아적고,동영상 촬영하느라 제가 빼먹은 내용들이 좀 있던데,원본을 보시면 도움이 될 듯.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O'Reilly Rad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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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시대의 웹 2.0

San Francisco&Berkeley 2009. 4. 1. 11:21 Posted by wonkis
3월3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Moscone Center에서 개막한 Web 2.0 Expo 2009의 첫 느낌은 '썰렁'이었다.

Expo 입구에서 만난 한 웹진 대표는 "첫 날이니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면서도 "작년보다 스폰서 숫자나 질적인 수준도 저하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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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 Expo 2009 스폰서 전체 리스트.작년에 다이아몬드 스폰서였던 이베이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플래티넘으로 한단계 내려갔고,국내 기업으로 참여했었던 스프링노트가 빠졌다>

Web 2.0 Expo의 진짜 개막은 4월1일 웹 2.0 개념의 창시자인 팀 오라일리의 키노트 스피치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첫 날은 보통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한다.하지만 이 날은 사람이 정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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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Moscone Center의 1층 등록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나눠서 총 10개의 방에서 진행된 workshop에 참석한 사람도 한눈에 보기에도 적어보였다. 일단 400여명은 너끈히 앉을 수 있는 각 방에는 각각 30-40명에 불과한 사람들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전체 참석자수가 400명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경제적인 어려움때문만은 아니리라. 몇몇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눈 바로는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미 웹 2.0은 너무 일반화되서 거론할 것이 별로 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텍사스 휴스턴에서 왔다는 Lu 라는 중국계 미국인은 "세션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일반적인 내용을 다룰 뿐 관심을 끌 만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경제 위기 분위기는 Economics 2.0 세션에서 더 강하게 드러났다.여기선 아예 경제 위기 시대에 웹2.0를 기업 경영과 위기 관리에서 활용하는 방법이 발표되기도 했다.

 12시에 시작된 점심식사는 예상보다는 훌륭했지만,한 켠에서는 이런 소리도 들렸다."작년보다 점심도 별로네...이번에는 아침도 안 주고..." (계속 참석해온 사람들은 자연히 비교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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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점심....터키와 이탈리안,베지터블이 있었는데,난 이탈리안을 택했다.초콜릿케잌처럼 보이는 브라우니케잌이 맛있었다>

이번 Web 2.0 Expo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위축된 가운데, 경제 위기 속에서 기업 경영, 펀딩, 인재 확보, 전략 프로그래밍,전자 정부 구축 등에 있어서 웹 2.0의 의미와 역할을 조명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 될 것이란 인상을 받았다.자세한 내용은 4월3일까지 계속되는 Expo 참관기를 통해 계속 전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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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 Expo를 기대하며

San Francisco&Berkeley 2009. 3. 28. 15:16 Posted by wonkis
작년과 재작년에 그렇게 가고 싶었는데,출장 일정을 잡지 못해 올 수 없었던 web 2.0 Expo를 올해는 드디어 갈 수 있게 됐다.지리적인 잇점 덕분이다.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가 열렸던 샌프란시스코의 Moscone Center에서 3월31일-4월3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Web 2.0 Expo는 일찌감치 알고 미리 신청한 덕분에 금방 승인을 받았다.

미국의 EXPO가 다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Web 2.0 Expo는 온라인으로 등록할 때 각자 프로필을 올려놓고 그 프로필을 홈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게 해 놓았다.내가 만약에 모르는 사람이지만 어떤 분야의 경력이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쉽게 그 사람을 찾을 수 있게 한 것이다.나 같은 경우도 한국에서 온 기자라는 여러가지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명이 넘는 실리콘밸리의 기업인이 내가 올려놓은 프로필을 보고 컨퍼런스 장에서 한번 만나 인사하자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내가 이 정도이니 아마 기업인이나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 요청을 받고 계획을 잡을지 상상이 간다. 각자의 경력과 관심 분야를 다 공개해놓고 만나고 싶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나로선 이런 시스템은 처음 보는데, 아주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회를 거듭하면서 (이런 Expo의 성격상 어쩔 수 없이) 집중도나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심지어 요즘에는 웹 2.0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새로운 만남의 기회들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참으로 재밌는 시도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혹시 한국에서 이번 Expo에 참석하시거나 참석하시진 않더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메일이나 블로그 댓글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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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유아짱(www.uajjang.com)을 창업하면서 2002년 12월 이후 벤처계에 복귀한 전제완 사장은 1999년 프리챌을 창업해 전국에 프리챌 커뮤니티 열풍을 불러일으킨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전 사장은 최근 복귀와 함께 자신의 미니홈피(  http://www.cyworld.com/uaboss )도 만들었는데, 미니홈피를 통해 다시 '자유인'으로 복귀하게 된 소감과 다짐,과거 이야기 등을 비교적 자세히 풀어놓고 있다.그에 대해선 그의 홈피를 참고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겠지만,한때 인터넷 업계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에 대해 나름대로 제3자 입장에서 정리를 한번 해보는 것도 괜챦을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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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의 전제완 사장의 모습.강남 사무실에서>

삼성그룹의 엘리트 사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83학번인 전 사장은 1989년 삼성물산 인사팀에 입사해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이다.전 사장은 1991년 삼성그룹의 인사정보시스템 개발 업무에 투입돼 94년까지 이 일을 맡아서 하게 된다.

당시 그가 이 일을 맡아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인사과에서 일하던 시절 인사 업무처리가 비효율적으로 되는 것을 보고 독학으로 컴퓨터를 공부했기 때문이다.그는 4년간 이 업무를 마치고 제1회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미국으로 1년간 지역전문가로 파견되기에 이르른다.지금도 그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회상하는 때다.

40여일동안 미국 40개주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고,오레곤주에서 공부도 한 그는 당시 실리콘밸리에 대한 투자가 진행되던 미국의 현실에 깊은 인상을 받고 큰 자극과 도전을 받은 것 같다.(그에 의하면 이때가 인생이 바뀐 시점이라고 한다)

한국에 돌아와 3년 정도 삼성에서 더 근무했지만 대기업의 구조에서 탈피해 자유로운 생활을 동경했던 전 사장은 '자유와 도전'이라는 두가지 가치만 들고 미련없이 삼성을 그만뒀다.

자유와 도전정신으로 프리챌 창업
그가 1999년 4월 15일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한 프리챌((주)자유와도전)은 다음,네이버 등 다른 포털이나 이미 당시 국내 최대 인터넷사이트였던 야후코리아에 비해 뒤늦게 출발했지만 확실한 차별점을 갖고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인간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인터넷 상의 공간을 생각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쇼핑 섹션 바이챌, 금융 및 증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찰닷컴, 게임업체 드림챌과 조이챌, 디자인 회사 인디챌 등 그가 프리챌 설립후 확장해 나간 사업들은 이후 인터넷기업들의 모델이 될 만큼 중요한 역할들을 했었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꿈이었던 전제완 사장은 프리챌을 통해 그 꿈을 실현하고자 했다. 프리챌에서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한 것은 그런 그의 꿈을 위한 1단계였던 것이다. 커뮤니티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보급하고 그 플랫폼을 통해서 전 세계에서 누구나 자신들의 언어로 접속해 사용하는,그런 모델을 꿈꿨다고 한다.때문에 그는 다음이나 네이버 등 포털업체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고 봤고,독자적인 모델을 구축하려고 애썼다.

프리챌 돌풍
프리챌은 당시 대학생을 주축으로 한 젊은 층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설립 2년만에 회원 1000만명을 끌어모아 야후,다음과 함께 포털 빅3로 거론될 정도로 성장을 했다.

소프트웨어 업체의 경영자로서 그는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으로서 유료화를 생각했던 것 같다.사용자가 최소한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것은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수순이었겠지만 2002년 하반기 당시엔 엄청난 파장을 몰고왔었다.인터넷은 전부다 공짜라는 인식이 강했던 시절이었기에 프리챌의 새로운 시도가 미칠 영향에 다들 주목했던 것이다.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40% 이상의 회원들이 유료화에도 불구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전 사장은 서비스의 유료화 이후 글로벌화 및 전혀 새로운 개념의 SNS,소프트웨어 제공 등으로 서비스의 선순환을 유도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구속과 7년의 잠적
하지만 이런 모든 과정은 2002년 12월3일 오전 전제완 사장이 주식대금 가장납입 혐의로 전격 체포되면서 모두 끝나 버렸다.

그가 꿈을 안고 세웠고,현재 NHN에 있는 조수용 본부장,오승택 레드덕 대표 등 그가 직접 뽑은 최고의 인재들이 그가 구속된 이후 차례로 프리챌을 떠나게 된다.창업자가 구속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선장을 잃은 프리챌과 프리챌홀딩스 등은 창업 초기의 정신을 모두 상실하고 매각과 부도 등을 거치면서 지금은 완전히 다른 회사로 변했다.

결국 긴급체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가장납입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이미 그는 2년의 옥살이와 회사 부채를 개인이 떠안은 것 때문에 파산에 이르게 됐다.

경제적인 파산과 구속이라는 엄청난 일은 그를 이후 6년이 넘는 기간동안 조용히 지낼 수 밖에 없게 했다.2004년 12월에 출소한 이후에도 그는 여러차례 재기를 모색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한다.

텔미정보통신으로 복귀 시도
그는 2007년 텔미정보통신의 전문경영인으로 근무하면서 클릭질이라는 서비스를 개발해 오픈했다.그로서는 출소후 2년반만에 시도한 복귀전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전문경영인의 영역은 한계가 있었다.뿐만 아니라 오너와의 의견 충돌로 인해 그가 계획됐던 대로 일은 진행되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봄 그는 이 회사를 떠났고 그가 떠난 후 텔미정보통신은 폐업처리됐다.모처럼 잡은 기회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신분 회복과 유아짱 오픈
그는 2월20일을 기점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신분으로 회복됐다.그 동안 그가 대표이사로서 떠안았던 부채 등이 해결되지 않아 결국 파산 신청을 했고 그것이 20일로 최종 끝난 것이다.

최근에는 유난희 대표와 함께 유아짱의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도 했다.그가 이렇게 외부에 공식적으로 대표이사로 재등장하는 것은 2002년 12월 이후 햇수로 7년만의 일이다.

그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시점에 콘텐츠 전문투자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억원을 투자받기로 계약을 했다.적은 돈이지만 그에겐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이 어려운 시기에,과거 큰 실패를 경험했던 그에게 다시 온 기회이기에 소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가장납입 부분응 무죄 판결을 받음으로써 실추됐던 명예 일부분을 회복헀다.하지만 대박의 문턱에서 좌절한 벤처기업인이라는 딱지에서는 아직 온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그가 결국 그의 명예를 온전하게 회복할 길은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하는 길 뿐일 것이다.

이를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는 듯,그의 미니홈피를 들어가보면 과거에 대한 담담한 정리와 함꼐 새로운 결의와 의지로 가득차 있음을 알 수 있다.그가 성공을 시도하다 좌절한 숱한 다른 벤처인들과 같은 길을 갈지,두번째로 인터넷으로 대박을 일궈내는 희귀한 사례의 주인공이 될지는 조만간 밝혀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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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세상을 지배한다면

책 다시보기 2009. 3. 2. 10:52 Posted by wonkis

Jeff Jarvis의 'What would Google do?'의 후반부 타이틀은 'If Google ruled the world'다. 후반부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The search engine is going to control the planet.”  Paulo Coelho declared.

연금술사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료의 멘트는 구글을 명확히 지칭하진 않았지만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이 지구를 컨트롤하고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구글은 세상을 take over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재조직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가 이 책 후반부에서 쓴 내용을 보면 구글이 세상을 지배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세상이 될 것 같다는 것을 은연중에 비친다.(좀 확대해석하면,그는 거의 구글이 제발 좀 이런 분야까지 맡아줬으면 하는 것 같다)
  그는 언론,엔터테인먼트,출판,광고,유통,제조업,통신,서비스,금융,교육,통신,공공서비스 등 각 분야에서 구글이 직접 맡게 되거나 구글 효과로 인해 달라지게 될 세상을 그리고 있다.

1.신문은 기사 생산만 하고 그 외 모든 것은 구글에 아웃소싱한다면?
   구글은 이미 온라인의 최고 distributor다. 구글보다 기술적으로 더 우월하고 매력적인 그런 언론사는 상상할 수 없다? Edward Rousell(텔레그래프 미디어 그룹의 디지털 에디터)은 아예 신문은 저널리즘(기사 생산)에만 주력하고 구글에게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펼치기도 했는데,저자는 Rousell의 발언을 빌려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신문은 어떤 길을 가야 하나? 거대한 뉴스 네트워크의 플랫폼이 될 것인가? (서로 주도권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아니면 지식비즈니스를 할 것인가? 즉 구글이나 아마존이 하는 것처럼..)이를 위해선 그들의 독자들이 아는 것을 알아야 하고 독자들의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니면 독자들의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 (그럴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세상은 콘텐츠 경제에서 link 경제로 바뀌었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온라인에서 link되지 않은 콘텐츠는 숲에서 떨어져 나와있는 나무 한그루와 같다.
 콘텐츠 경제에서는 콘텐츠를 콘트롤하고 파는 것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하지만 Link 경제에서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링크되고 클릭 한번에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돈을 주고 사고파는 것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The link economy makes five demands : 1.우선 분명한 가치를 지닌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2.공개해서 구글과 세상이 너의 정보를 알아야 한다. 3. 링크돼 있다면 그리고 독자가 있다면 광고를 통해 그들을 활용하는 것은 너의 몫이다. 4. New efficiencies를 발견하기 위해 링크를 활용해야 한다.(Do what you do and link to the rest)  5.Link Layer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회를 찾아라.

 Google‘s impact is more direct and immediate on media than on other industries. 기존 언론들은 뉴스의 대량 생산과 분배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었다.최소한 희소성의 시대에서는 이것이 맞다.하지만 풍요와 니치마켓의 시대에는 이것이 더 이상 장점이 되지 못한다.


2.엔터테인먼트도 컨트롤의 시대는 갔다.
 제한된,그리고 일방향의 엔터테인먼트는 더 이상 풍요의 시대,니치의 시대에 경쟁을 갖지 못한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본다.
 엔터테인먼트도 제작 과정과 자본을 거대 미디어 그룹이 통제해서 컨트롤하던 시대는 구글효과로 인해 점점 끝이 보이고 있다.

3.책도 멀티미디어가 될 수 있다.
책을 보존하고 가치를 높이긴 위해서 책을 죽여야 한다?  저자의 이런 주장은 책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책도 디지털로 수시로 업데이트되고 시대에 맞춰 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지론은 책은 현재 완벽하지 않다는 것.우리가 책을 너무나 사랑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책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책을 넘어서야 한다. 책은 시대에 frozen돼 있다.

 지금의 책은 단지 일방향의 관계다. 하지만 책도 멀티미디어가 될 수 있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뉴스페이퍼처럼. 검색되고 링크되고 업데이트될 수 있다. 변질되지 않고 영원히 남고 어디에서든 새로운 독자를 만날 수 있다. 즉 이제는 책도 서가에 꽂혀서 독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독자들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만나야 하는 시대가 왔다.
 책의 디지털화에서 가장 큰, 또 유일한 문제는 돈이다. 저자들이 인세를 어떻게 받아야 할 것인가? 모든 콘텐츠를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세상에서..
 여기서 저자의 일갈이 재밌다. The internet is unsympathetic.

 Jeff Jarvis는 가장 구글리스트한 저자의 예로 파울로 코엘료를 꼽고 있다.(나 역시 이미 작년말쯤 국내 유명 블로거인 태우님으로부터 파울로 코엘료의 웹2.0에 대한 광범위한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그런 사전 지식이 없었다면 아마 저자의 말을 선뜻 이해하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러시아에서 그는 공짜의 가치를 배웠다고 한다. 즉 러시아에서 그의 책 중 하나가 해적판 번역으로 온라인에서 나돌기 시작하면서 그의 책 판매가 3000부에서 3년이 채 못돼 100만부로 치솟았다. 그는 영국,노르웨이,일본,세르비아 등지에서 이런 일을 경험하면서 해적판이 그를 가장 유명한 번역 작품 작자로 만들어줬다고 믿는다.
코엘료의 견지에서 보면, 자유로운 웹은 그에게 책 판매 이상의 것을 줬다.

현재 출판사들은 구글이 책을 스캔하고 그들을 검색가능하게 만든다고 해서 적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저자는 출판사들이 구글과 인터넷을 껴안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현재 검색과 링크를 통해 더 많은 리더들이 저자를 발견하고 저자와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그 책을 살 동인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점에 거의 가지 않는 그런 광범위한 독자군을 만날 수 있으며 또 책을 논쟁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책의 수명은 더 길어질 것이다. 인터넷은 책을 파괴하지 않는다. 오히려 향상시킨다.

4.구멍가게는 인터넷 리테일러로 변신한다.
 금방 재고는 바닥나고 정보는 부족하고 인터넷에서 찾는 것보다 가격은 훨씬 비싸고 차를 몰고 가야만 하는 그런 숍은 경쟁력이 없어지고 있다.
 지역 스토어들은 인터넷 리테일러로 변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가게로 손님들을 오게하려고 하지 말고 어디있는 고객에게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고객들의 기반 위에 지어진 숍을 만들어라.그것이 구글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

5.에너지도 규제보다는 투자와 발명에 초점
 (1)Google Power&Light
 구글이 이런 회사를 세운다면(그들이 엄청나게 번 돈으로) 분명 재생 가능한 에너지 쪽으로 초점을 맞출 것이다. 앨 고어가 세금과 규제를 앞세운다면 구글 팀은 투자와 발명을 내세울 것 같다. 고어팀은 carbon의 비용을 증대시키길 원하지만 구글팀은 에너지의 비용을 낮추는 데 더 초점을 맞출 것이다.
 (2) GT&T
 구글이 케이블과 전화 회사를 운영한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질 것이다. 멍청하게 집에서 케이블가이를 기다려야 할 일도 적을 것이고 이런 것에 더 적은 시간을 할애하고도 세상을 살 수 있게 될 것. 구글은 이미 이런쪽으로 상당부분 가고 있고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이런 걸 보면 미국인들도 자신들이 처한 한심하기 그지 없는 서비스 환경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미국에 와서 겪는 것 중 황당한 일 대부분은 서비스 영역에서 발생한다. 이를 테면 인터넷을 설치하고 싶어서 케이블 회사에 전화를 하면 직원이 케이블로 없이 빈손으로 온다. 그리고 고객에게 다음엔 케이블을 사다 놓고 다시 연락하라고 한다.처음 부를 때 1주일 후에 오고 두번째 부르면 또 1주일쯤 후에 온다.이러다보면 인터넷하나 설치하는데 2-3주는 그냥 간다.저자는 이런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이 얼마나 경쟁력없는 상황인가!!!

6.비행기를 소셜 마켓플레이스로
Google Air : A social marketplace of customers
 비행기가 따분한 공간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연결돼서 고객들의 사회적인 마켓플레이스로 재창출될 수 있지 않을까?

7.예외 : PR & Lawyers
 저자는 Hopeless라는 표현을 쓰면서까지 구글이 세상을 지배해도 이들만큼은 어쩔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왜? 이들은 클라이언트가 있기 때문.즉 그들은 클라이언트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투명할 수 없으며, 일관되게 말할 수도 없고,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진정 어떻게 생각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PR 어드바이저들의 job이 될수는 있다.왜냐하면 온라인에서는 투명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한 것이 너무나 쉽게 알려질 수 있기 때문이고 그들은 이것을 그들의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부분을 보면 저자의 주장에 고개가 갸우뚱하게 된다.그렇다면 이들 역시 결코 예외는 아니라는 것으로도 보이기 때문이다)

8.Generation G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언급하는 구글 세대.이른바 Generation G에 대해서다.
온라인으로 누구든 쉽게 찾고 친구들과 항상 온라인으로 연결된다는 것.이것이 친구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누구도 과거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이미 내 나이 또래만 해도 심각하게 인식 못할지 모르지만 지금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저자가 G세대라 칭하는 이들은 이를 뼈저리게 느끼게 될 날이 올지 모른다.

저자의 주장 중 일부는 좀 무리해보이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디어든,유통업이든,제조업이든 변화하기 아주 좋은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기업인들에게는 변화를 위해 이보다 좋은 핑계가 어디 있겠는가? 더 이상 고객이 알아서 찾아오길 기다려서는 안된다는 것,더 이상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Link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그리고 이런 일련의 흐름이 우리의 온라인 활동 뿐 아니라 사회와 문화,개개인의 삶에 결국은 지대한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이를 위한 대비에 나서는 작업을 늦출 이유 또한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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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만든 인터넷 룰

책 다시보기 2009. 3. 1. 16:44 Posted by wonkis
파워 블로거인 Jeff Jarvis가 쓴 'What would Google do?'는 구글이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될 것인가라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를 내세우고 있다.인터넷 세계의 패자인 구글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새로운 사업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라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똑 부러지게 구글이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고 있다기보다는 구글이 세운 인터넷 상의 법칙과 구글이 만약 세상을 지배한다면(그럴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구글이 구체적으로 사업을 어떻게 전개하고 그것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를 전망하고 있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 다루는 것은 이른바 '구글 법칙'이다.구글의 성공이 인터넷 생태계를 어떻게 바꿨고 어떤 법칙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즉,구글의 확립한 새로운 관계,새로운 구조,새로운 공공성,새로운 사회와 비즈니스 현실,새로운 윤리와 스피드에 이르기까지. 구글로 인해 달라진 점들을 포괄적으로 다뤘다.

특히 달라진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에 대한 지적을 두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 흥미롭다.

Your worst customer is your best friend
Your best customer is your partner.

상당수는 이미 잘 알려진 내용들이고 우리가 생활하면서 몸으로 느끼고 있는 부분들도 많지만 그런 것들을 분야별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링크(Link)가 모든 것을 바꾼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다 링크해라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플랫폼이 되라.
-모으지 말고 분산시켜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렇듯이 인터넷 기업 역시 고객들을 자꾸 자신들이 있는 곳(홈페이지,지점 등)으로 끌어오려고 애를 쓰지만 구글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 저자 주장의 요지다.즉 구글은 고객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으며 정보를 모으지 않고 분산시키고 있다.야후를 비롯해 다른 포털들이 고객에게 자신들의 사이트가 최종 목적지이자 종착점이 되기를 희망하지만(즉 그곳에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 구글은 자신들이 그저 수단이 되기를 바란다.이런 차이점이 구글을 변화하는 인터넷 세계에서의 최강자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
-희소성의 시대는 갔다.이제는 풍요로움의 시대.
-정보가 얼마나 노출되느냐가 기업 가치 판단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삶은 영원한 베타,인터넷도 영원한 베타.

전반부만 놓고 보면 이 책은 별로 소장가치는 없다.서점에서 서서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 또는 필요한 부분-그것도 제목만-메모하면 되기 떄문이다.이 책이 가치를 갖는 것은 후반부 때문인데,
전반부가 이미 알려진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면 후반부는 구글이 세상을 지배하고 모든 영역에 진출할 때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예측했다.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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