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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26 한국의 스타트업-(144)마이앤비 양성민 대표

요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공교롭게, 음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창업팀을 많이 만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고, 한류의 중심에 음악이 있고, 뭐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다. 

 음악은 사실 우리 삶의 일부분이고, 삶의 모든 부분에 녹아들어가 있다. 생각해보면 살아가면서 하루쯤 동영상을 안보거나, 책을 안보는 날은 있을지 몰라도 음악을 전혀 듣지 않고 지나가기는 불가능하다. 어디 멀리 여행을 떠나도 어디선가 우리는 음악과 마주친다. 혼자서 노래 한곡만 불러도 기분이 달라진다. 노래를 같이 부르면 친구가 되기도 한다. 음악은 참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음악을 소재로 창업을 하는 팀도 무척이나 많다. 이번엔 함께 노래부르기를 컨셉으로 내세운 회사다.

<마이앤비 멤버들. 왼쪽부터 문경준 CTO, 양성민 대표, 장보영 팀장, 김상연 팀장>

◆밴드에서 만난 동지들

마이앤비 창업자 양성민 대표, 문경준 CTO, 김상연 팀장의 공통점은 연세대학교 그룹사운드 ‘소나기’의 멤버들이었다는 점. 이 정도면 단순 취미를 넘어 뼛속깊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여간 주변에 가끔 보이는 소나기 출신들의 음악 사랑은 대단한 지극정성이었다. 이들 역시 그렇다.

 양 대표는 컴퓨터과학과 06학번, 문 CTO는 토목공학과 05학번, 김 팀장은 경제학과 07학번이다. 사이좋게 학번도 하나씩 차이가 난다. 이들이 물론 무슨 목적성을 갖고 모인 것은 아니다. 다만 대학 때, 그 소중한 시절에 함께 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공통의 취미를 갖고 함께 지내면서 이들은 여러가지를 모의(?)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음악만 같이 한 게 아니었다.

 처음엔 토익 시험문제 대비 문제풀이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생각했었다. 공부를 꽤나 잘했을 게 분명한 학생들 답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진 수능 성적, 대학에 들어가고 나선 학점, 여앞두곤 영어 성적 걱정을 해야 하는 이 시대의 대학생들에게 나름의 솔루션을 제공해주고 싶었던 것. 그런데 영어 문제 추천 서비스라는게 DB를 균질화하는 게 쉽지 않은 문제였다. 계속 공부를 하고 머리를 싸매고 있어야 하는 것도 어려운 점. 

 이들은 다른 아이템을 찾았다. 이 와중에도 음악 활동은 계속했다. 학교 공부를 언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계속 자신들의 미래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결국 나중에 뭔가 하기 마련이다. 두번째 아이템에서도 그들의 생각은 학교와 학생들에 머물렀다. “학교 로고와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 가방 이런 거를 맞춤형으로 만드는 사업을 구상했어요.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디자인의 셔츠를 입고, 가방을 갖고 다니는 학생들이 디자인에 대한 불만이 많았거든요. 물론 저희도 그랬구요.” 나 역시 대학에 다닐 때 그랬다.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좋은 생각이다.

 즉 이들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디자인을 해서-물론 학교 로고 등이 들어가야 한다. 위치나 크기 색깔 등을 바꿀 수 있다는 거다-판매하는 일을 시작했는데, 얼마 안 가 접었다. “이게 문제가 있더라구요. 돈이 너무 안되요. 사업을 지속하려면 돈이 좀 되야 하는데 시장이 너무 작았어요. 언젠가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한번 해보고 싶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진짜 좋아하는 것을 하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들의 생각은 확장됐다. 학교와 학생들의 범주를 벗어나게 된 것.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려고 계획하고 회사 이름도 지었다. 문경준의 이니셜 M, 양성민의 이니셜 Y를 따서 회사 이름은 마이앤비(MY&B)라고 붙였다. B가 이니셜인 또 다른 멤버가 있었는데 그는 지금 함께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설명은 생략.

 결국 자신들이 진짜 좋아하고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는 게 이들의 결론. 그래서 음악으로 돌아왔다. 문경준, 양성민 두 사람은 음악 사업에 대해 토론을 하던 중 노래방에서 의견 일치에 도달했다. 대중들이 좋아하고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려면 노래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물론 그냥 노래방은 재미가 덜하다. 그리고 이미 나와 있는 서비스들이 꽤 있다.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 모바일은 당연하고, 소셜 기능이 들어가야 한다. 여기에 개인화된 노래 서비스가 가능하면 더욱 좋다. 고민하던 중 올 5월 연세대학교 창업지원단 창업사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그 덕에 사무실도 얻을 수 있었다. 우수한 디자이너를 찾던 이들에게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장보영씨가 합류하면서 개발 작업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몇 달 간의 시행착오와 개발 과정을 거쳐 드디어 지난 10월 마지막날 콜라보 노래방이 출시됐다. 콜라보는 ‘합작’ 또는 ‘협업’을 뜻하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의 약자다. 출시되자마자 10대 여중·여고생, 20대 남녀 대학생 등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초기엔 10대부터 30대까지가 추 타깃이다. 최근 주말에는 하루 동안 300곡이 콜라보 노래방에서 불려지면서 재밌다는 입소문도 퍼지기 시작했다.

 마이앤비가 개발한 콜라보 노래방은 기존의 스마트폰 노래방 앱들과 유사해보인다. 앱을 설치하고 노래를 선택하면 반주가 재생되고 가사가 표시된다. 반주를 들으면서 노래를 부르면 녹음이 되고, 녹음이 완료된 곡은 업로드해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볼 수도 있고 댓글을 달 수도 있다. 

◆함께 노래하며 친구 사귄다-콜라보노래방

하지만 콜라보 노래방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남들이 불러 놓은 노래에 자신이 부른 부분을 덧붙일 수 있는 ‘콜라보’ 기능이 있다. 물론 모든 곡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이돌 그룹 등 그룹들이 부르는 노래나 혼성 듀엣 곡 등을 콜라보 기능을 이용해 부를 수 있다. 

 랩에 자신없는 사람, 고음불가인 사람, 혼성 파트너 없이 혼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파트만 골라서 노래를 부른 뒤 이를 녹음해 올려놓으면 앱을 이용하는 다른 사용자들이 나머지 부분을 불러서 곡을 완성한다. 

예를 들어 아이유-슬옹의 ‘잔소리’라는 곡을 선택하면 ‘슬옹’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파란부분은 어둡고  ‘아이유’라고 표시되어 있는 빨간 부분은 밝게 되어 있다. 밑에 가사가 표시되어 있는 부분 역시빨간 부분은 밝고 파란부분은 어둡게 되어 있다. 

곡의 가사를 미리 나눠놓고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아이유 파트를 부를지 슬옹 파트를 부를지 정할 수 있다. 거꾸로 ‘잔소리’라는 노래를 선택할 때, 아이유 파트가 녹음된 곡들을 들어 보고 그 가운데 한 두 곡에 자신만의 슬옹 파트를 덧붙일 수도 있다. 물론 ‘콜라보’를 하고 싶지 않은 사용자들은 혼자서 노래를 다 완성시킬 수도 있다.

 유명 가수가 부른 음악 중 자신의 목소리를 일부만 삽입시키면 어떨까. 재미있을 것 같은데, 현재는 구현이 되질 않는다. 콜라보 노래방은 음원을 외부에서 구입해서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일부만 사용자의 목소리를 삽입하기 위해선 음원의 재편집이 필요한데, 저작권자들과 다시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음원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마이앤비는 수익모델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처음 이 팀을 만났을 때 콜라보 노래방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계하거나 데이팅 서비스와의 연계 또는 노래 선물하기 기능 추가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유저들끼리 경재을 하게 유도하는 시스템도 앱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쓸만한 수익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들은 며칠 만에 수익 모델을 개발했다.(내가 앞서 제안한 내용들도 어느 정도 반영했다는 내멋대로의 상상도 해본다) 스타트업인 이들은 일단 하나씩 해 보기로 했다. 내년 초부터 스타와 노래부르기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첫번째 타자로 염두에 두는 이는 ‘들었다 놨다’를 부른 ‘데이브레이크’. 즉 보컬인 이원석씨가 남자 파트를 부른 곡을 올려놓으면 다른 유저들이 여성파트를 불러서 결합하는 방식. 잘 되면 한 주에 하나씩 기획을 할 수도 있다. 스타와 같이 부르기 프로그램에는 유료로 과금을 해서 해당 가수나 저작권자와 수익을 나눌 수 있으니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계산.

 “앱의 핵심 기능이 노래부르기 및 콜라보인데요, 여기에 기본적으로 과금 기능을 넣지는 않으려구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녹음하고 서로 즐기는 것은 아무 부담없이 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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