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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5 김범수 NHN창업자는 왜 NHN을 떠날까

한게임,NHN의 창업자인 김범수 사장이 NHN을 떠날 것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건 작년 여름,아는 교수님으로부터였다.당시 책 ‘네이버,성공신화의 비밀’의 집필을 막 시작했던 터라 사실 당황스러웠다.하지만 NHN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을 하고 김범수 사장이 곧 이어 NHN USA 대표가 되는 것을 보면서 ‘미국 법인 대표로 가는 것이 와전됐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지 꼭 1년 만에 김범수 사장은 NHN을 떠난다는 발표를 했다.기자 감각이 떨어진다고 자신을 자책하기에 앞서 정말 궁금했다.김범수 사장은 왜 NHN을 떠날 생각을 했을까? NHN USA 대표를 맡은 지 불과 8개월도 되지 않아 퇴진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뜻밖이었다.한때 주춤했던 국내 한게임 사업도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 NHN의 게임쪽 위상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김범수 사장의 퇴진은 의외다.그는 왜 NHN을 떠날 결정을 했을까.

 이에 대해 몇가지 설이 있고 내가 얻은 정보를 토대로 한 가정이 있다.그걸 한번 정리해봤다.

 우선은 그가 목표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그야말로 ‘다 이루었기 때문’이라는 거다.김범수 사장은 국내 게임 역사상 게임이라는 콘텐츠로 대박 신화를 만든 단 3명(김택진 김범수 김정주)중의 한 사람이다.국내 최초의 게임 포털을 만들었고 유료화 성공으로 게임 산업이 커지는 기반을 닦았다.지금도 한게임은 국내 최대 게임포털이다.일본과 중국에서도 한게임은 승승장구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점점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가정은 그가 가진 그릇의 크기나 목표 등을 감안할 때 틀릴 가능성이 높다.그가 NHN에서 무언가 이루고자 했다면 이것보다 훨씬 목표가 클 것이란 소리다.지금의 NHN이 국내외에서 보여주는 성적 정도는 아직 김범수 사장의 욕심에 다 차지 않을 것 같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내부 갈등으로 인한 퇴진이다.이전부터 심심치않게 제기돼 온 설이다.네이버쪽 경영진(이해진 최휘영 이준호 김정호 김진희 등)과의 경쟁에서 한게임쪽 경영진(김범수 천양현 문태식 남궁훈)이 밀려났다는 주장이다.이 설은 최고게임책임자(CGO)를 맡고 있던 천양현 NHN재팬 대표가 올 초 갑자기 CGO에서 물러나고 조직 개편이 단행되면서 힘을 얻었다.여기에 김범수,남궁훈 등 한게임 쪽 창업 멤버들이 일제히 NHN USA로 가면서 더욱 굳어졌다.

 이 시나리오는 NHN이 한게임쪽을 아예 분사해 매각할 것이라는 설과 함께 유력해지기도 했다.국내에서 네이버 매출이 한게임의 2배가 넘는 상황에서 한게임의 입지가 자꾸만 좁아지기 때문에 제기되는 설이다.물론 NHN이 한게임을 매각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아주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NHN이 이만큼 커지게 된 데는 초기 한게임과 네이버의 합병 효과가 있었고 최근에는 한게임의 해외 매출 영향이기 때문이다.NHN은 지금 한게임이 없다면 그냥 로컬 검색회사에 불과하다.지금의 기업 가치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져야 맞다.

 어쨋든 ‘내부 갈등으로 인한 퇴진’이라는 설이 맞아 떨어지려면 남궁훈 문태식 천양현 등 다른 한게임쪽 임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천양현 NHN재팬 대표,남궁훈 NHN USA 대표가 내년 초 물러나거나 지분 매각 등의 모습을 보인다면 이 시나리오는 개연성이 아주 높아진다.김범수 문태식 남궁훈 천양현은 1999년 한게임때부터 9년동안 사업을 같이 해온 일종의 ‘의형제’ 같은 관계다.굳이 말하자면 한국 게임업계의 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정도라고 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천양현,남궁훈 등이 떠날 모습이 감지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 시나리오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세번째 설은 최휘영 사장이 물러난 뒤 복귀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설이다.일부에서 제기된 바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가능성도 가장 낮다.최휘영 사장이 임기가 끝난 후 누가 다음 NHN호를 이끌 것인가에 대해선 명확하게 정리된 바가 없지만 김범수 사장이 굳이 이런 잡음을 일으키면서 다시 국내 대표로 복귀할 필요성이 적다.NHN은 지금 대내외적으로 이슈가 많고 복잡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런 무리수를 둘 가능성은 극히 떨어진다.

 네번째 설은 김범수 사장 개인의 심정 변화에 관한 것이다.그가 게임쪽에 한계를 느꼈다는 것.아크로드의 실패가 그에게 미친 영향이 크다는 주장이다.아크로드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범수 사장이 밀어붙인 게임이다.그리고 크게 실패를 했다.이후 스스로 게임에 대한 감이 떨어졌다는 자책이 있을 법 하다.작년에 NHN USA를 방문했다가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현지에서 직원들로부터 듣기도 했다.김범수 사장은 과거에 비해 ‘게임 사업’에 대한 의욕이 좀 떨어졌다고 한다.아울러 다른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말도 비치기도 했다.그는 벤처 기업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도 한다.국내에서 NHN이 네이버 중심으로 돌아가고 이슈도 네이버 중심으로 이뤄지고,해외의 게임 실적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거꾸로 ‘NHN은 이제 내가 없어도 잘 굴러가는 조직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거다.

 NHN 측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바는 네번째 설이다.개인적인 판단은 두번째 설과 네번째 설의 조합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그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데는 사업 실적의 측면도 있지만 내부적인 갈등 요인을 완전히 배제하긴 힘들다는 판단이다.NHN은 기업이 엄청 커지면서 사실 김범수 사장이 당초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그리고 그것이 그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을 것 같다.
 김범수 사장 때문에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사실 남궁훈 대표가 이끌 NHN USA의 방향에도 관심이 간다.김범수 사장이 이끌던 지금까지의 NHN USA와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남궁훈 대표는 김범수 사장보다 훨씬 보드게임에 특화된 인물이다.국내에서 고스톱,포커,바둑 등 보드 게임에 대해 가장 뛰어난 감각을 갖추고 의욕을 보이는 인물이다.NHN USA가 운영하는 이지닷컴의 성격이 보다 보드게임에서 강점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하여간에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인이자 가장 존경받는 게임인물인 김범수 사장이 자신의 30대를 모조리 바쳐서 이뤄낸 NHN을 떠난다는 건 그 자체로 국내 IT업계에 큰 사건임에 분명하다.김범수 사장은 그냥 조용히 집에서 쉬면서 여가를 즐길 사람이 아니다.그의 이제까지 경험과 그가 가진 지식과 카리스마는 국내 IT산업 발전을 위해 더 많이 활용되야 한다.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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