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0131조원을 돌파했고, 작년에 17586억원(154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올해는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외직구가 아무리 빨리 늘어난다고 해도, 해외역직구 시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 네티즌들의 해외직구(우리 입장에선 해외역직구)는 지난해 27조원. 2018년에는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중국인들의 해외직구 중 한국에서 사 가는 상품은 아직 극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상당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임은 분명해 보인다.

비투링크는 이런 엄청난 폭풍이 불어오는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재호 비투링크 대표는 미미박스 공동 창업자 출신으로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찾았다.

불가능한 일 도전하면서 희열을 느낀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한 규정설명을 잘했다.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편한 상대다. 물론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한 규정이 실체적 진실과 어느 정도 부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혼란을 주기만 할 수도 있다.

어쨌든 처음부터 그는 자기 자신을 규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남들이 안 된다고 하는 거에 도전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스타일이에요.” 안된다고 하는 일,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 그에겐 창업으로 구체화됐다. “창업하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하고 일하는게 정말 재밌어요.”

그러다보니 스무살 때부터 창업을 했단다. 스노보드를 외국에서 사서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오래 하지는 않았다. 경험삼아 해 본 일인데 영업권을 매각해 조금이나마 돈을 벌 수 있었다. 이 때부터 남들이 안된다고 하는 일, 왜 그런 것을 하느냐고 하는 일에 뛰어들어서 성과를 내는 것의 희열을 알게 된 것 같다.

성균관대에 입학했지만 그는 학교 수업을 듣고 정규 과정을 마치는 것보다는 이렇게 창업을 하고 자기 일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태닝샵을 운영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태닝로션을 파는 일도 했다. 그의 두 번째 사업이었다. 태닝 장비를 갖춰 놓고 강남에서 매장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때 제법 유명한 연예인들도 많이 와서 이용했어요. 재밌는 경험이었죠.”

그의 사업 이력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골프 TV 관련 광고 사업도 진행했다. 이 일은 여전히 진행중인 일이다. 다만 외국 회사와 하기 때문에 아직은 비공개적으로 진행되는 게 많다고 한다.

자 이렇게 일을 벌이면서 다니는 데 학교를 제대로 다닐 리가 없다. 자신도 솔직히 인정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걸 하챦게 생각했어요.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다녔지만 제적됐죠. 학교를 중퇴한 셈이에요.”

그는 스스로를 산만하다고 설명했다. “제가 좀 산만한 편이에요. 스스로 볼 때 어느 하나를 계속해서 파고들기 보다는 여러 가지를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스타일이죠. 제너럴리스트가 된 게 그런 성향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그는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한 것에 대해 꼭 잘 한 것 같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그때는 그랬어요. 정말 의미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살면서 사실 그런 시기, 그런 과정을 겪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과정을 인내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았나 싶어요.”

<비투링크 창업멤버들. 왼쪽부터 이소형 이사, 이재호 대표, 박현석 이사. 사진=비투링크 김윤진 매니저>

인생의 전환점, 미미박스

201111. 그와 하형석 등 3명은 미미박스를 창업한다. 지금은 종합 화장품 회사로 성장하고 있지만, 처음 창업 당시 미미박스는 화장품 샘플 섭스크립션 업체였다. 미미박스가 와이컴비네이터의 투자 및 엑셀러레이팅을 받게 되는 그 순간까지 그는 미미박스에 있었다. 미미박스에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사업을 한 그 경험, 2년의 시간이 그에게 글로벌 비즈니스에 눈 뜨게 하는 전환점이 되지 않았을까.

이재호 대표는 미미박스에 있으면서 화장품 비즈니스의 매력에 빠졌다. 그리고 일찌감치 중국 시장의 기회를 발견했다고 한다. “미미박스 시절에 이미 중국 사업 진출을 기획했어요. 그런데 스타트업인 미미박스는 리소스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 사업을 놓고 집중을 할 필요가 있었죠. 미미박스는 당시 와이컴비네이터 투자도 받았고 미국 시장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었고, 저는 중국 시장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거죠. 그래서 나왔어요.”

20131221, 이재호 대표는 자신이 창업했던 미미박스에서 나와 새롭게 출발을 했다. 혼자는 아니었다. 고등학교 친구인 이소형이 합류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맥킨지를 다니고 있던 이소형은 친구와의 공동창업에 선뜻 나섰다. 성형외과 병원에서 기획실장을 했고, 타투매거진의 대표이사이자 영업의 고수로 통하는 박현석도 함께 했다. 세 사람은 20147월 비투링크(B2Link) 법인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회사 이름이 왜 B2Link일까. 비즈니스의 기회를 연결해준다는 뜻에서, B2B라는 측면에서 B2Link 라고 한다. 실제로 이 회사는 국내의 수많은 화장품 브랜드의 마케팅과 판매를 대행하면서 이들 브랜드를 중국의 쇼핑몰에 입점해 판매하는 일을 맡아서 처리하고 있다.

관건은 뛰어난 상품, 우수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이를 중국 쇼핑몰 등에 입점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현지 판매업체들과의 네트워크, 유통망 등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미 올 상반기 기준으로 130개가 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쇼핑몰 등에 입점을 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 해외 역직구 시장을, 그것도 B2B 방식으로 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빨리 안착할 수 있다는 점이 호평을 받은 것 같다. 이미 지난해 9DSC에서 3억원의 투자를 받고 시작했고 올들어서도 10억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한 상태다.

플랫폼 통해 빅데이터 구축

이재호 대표가 발견한 것은 중국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성, 그리고 그 속에서 한국 화장품 등 뷰티 산업이 가진 장기적인 경쟁력이었다. 좋은 브랜드와 상품이 많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중국 판매채널에 전달하는 플랫폼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한 것이고 비투링크가 그것을 해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

중국에서 수입하는 화장품 중 한국산이 1위에요. 2위가 프랑스죠. 그만큼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우수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제품을 확보하려는 욕구가 크죠. 당장은 B2B로 하지만 B2C로도 확대해나가고 있어요.”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만 한국 업체들이 직접 중국에서 마케팅을 하기는 쉽지 않다. 짝퉁 제품이 범람하는데다 가격을 후려치는 곳이 많고 현지에서 판매관리를 하기도 어렵다. 비투링크는 이런 한국의 우수한 화장품 업체들을 대신해 중국에서 마케팅을 하고 이커머스업체들을 상대하며 효과적으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뚫어주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브로커리지와 마케팅 대행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만약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화장품 회사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바로 제품을 받아버리면 비투링크는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

중국 업체들 중에는 배타적인 관계를 갖고 싶어하는 곳이 많아요. 이를테면 특정 화장품 브랜드에게 자기네 커머스 사이트를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하라는 식이죠. 그런데 비투링크는 그런 배타적인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거든요. 판매채널을 다양화해야하니까요. 그러다보니 어떤 업체는 저희를 배제하고 업체들하고 바로 계약을 체결하려고 하기도 헀어요. 한국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위험성을 알리고 설득을 했죠. 다행히 오히려 이 한국 업체들이 해당 중국 사이트에서 대거 빠지면서 우리가 가진 네트워크와 힘이 알려지기도 했어요. 그래도 그때 매출이 갑자기 줄어서 힘들긴 했죠. 하하

비투링크는 현재 LG생활건강, 스킨푸드, 클리오, 메디힐 등 한국 화장품 업체와 도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들 업체에서 제품을 구매해 중국 쇼핑몰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 최대 뷰티 온라인 쇼핑몰이 브이아이피닷컴 등 14개 사이트와 동남아시아 3개 이커머스업체가 포함돼 있다. 중국 업체들이 비투링크 플랫폼을 이용해 한국업체에 주문하기 때문에 판매 상황을 파악함은 물론,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상품에 대한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를 분석해 리포트를 작성, 컨설팅 업체나 다양한 관련 업체에 판매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B2C도 결국은 해야 한다. 최근 중국의 대형 오픈마켓 사이트에 입점하고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운영에 나선 것도 직접 소비자를 만나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는 소매업자, 도매업자, 수출업자 이런 경계가 다 무너지고 있습니다. 누가 더 소비자를 잘 알고, 이들이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죠.”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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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산업 중 최대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뷰티(Beauty)’ 아닐까.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이는 것도, 국내 면세점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도, 한국의 경쟁력이 있는 뷰티산업에 대해 세계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때문 아닐까.

설사 한국 뷰티 산업의 경쟁력이 조금 쇠퇴하더라도 그와 관계없이 앞으로 미용이나 피부건강과 관련된 비즈니스가 소득수준 향상과 고령화,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 등의 추세에 힘입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다만 이 분야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느냐의 문제가 관건인 것 같다.

화장품 사업은 미용이나 피부건강을 지키거나 돋보이게 하는 쪽이다. 앞으로 성장하겠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반면 내 자신의 피부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명확하게 진단하고 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분야는 아직 화장품만큼 활발하게 발달된 분야가 아니다. 여기에 어떤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화장품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청년이지만, 피부 측정과 피부건강 관리 시장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웨이웨어러블 문종수 대표가 한국의 스타트업 일백여든일곱번째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사업가 기질을 타고난 청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04학번으로 입학한 학생 문종수는 좀 별났다. 삼성SDS에서 인턴 경험을 잠깐 했고 이후 군대를 가려고 했는데 시기가 잘 안 맞아서 약 1년간 시간이 비게 됐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그냥 학교를 조용히 다니다가 군대를 가도 될텐데, 그렇게 서둘러서 학교 과정을 끝마칠 필요도 없었고 흔히들 하는 과외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택한 것이 장사.’

그의 말에 따르면 모든 것은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분당선 미금역 근처 황금상권이라 판단되는 곳에 적당한 건물자리가 있는지 알아보고 다니던 중 뜻밖에 아주 좋은 위치의 건물 목좋은 1층 자리가 권리금도 없이 나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뭔가 분명 이유가 있을터. 알아보니 이곳에서 사업하는 사람들마다 망해서 나간 사연이 있었다. 개의치 않고 돈 적게 들어서 좋네 하고 덜컥 계약을 하고 그 자리를 받은 문종수.

뭘 해야 할지도 막막했지만 친구를 불러 도움을 요청하니 냉장고를 하나 들고 왔다. 그렇게 해서 그의 편의점 사업이 시작됐다. (그의 편의점 창업기에는 하루 종일 들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많지만 여기서 그것이 본류가 아닌만큼 간략하게 넘어가려고 한다.)

지자체에서 담배 판매 허가를 받고 아무것도 없는 편의점 문을 열자마자 담배회사들이 판매대 등을 설치해주고 갔다. 처음엔 친구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는 스스로도 놀랄만큼 수완을 발휘해 편의점을 운영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편의점에 소속되는 대신 작지만 독립 브랜드의 편의점을 낸 그는 끼워팔기와 할인을 적절히 배합하고 시간대와 손님에 맞는 판매전략을 구사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냥 장사일 뿐이라고 그는 말했지만, 그에게는 확실히 사업가 기질이 있었다. 결국 군에 입대하기 전 그는 상당한 권리금을 받고 편의점을 넘길 수 있었다.

준비없이 시작했던 첫 창업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학생 문종수는 장사가 아닌 사업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 삼성SDS에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IT(정보기술) 분야에 눈뜬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뒤 2011년 겨울 친구와 함께 창업했다. 당시 그는 헬스케어를 아이템으로 삼았다. 의료정보 등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건강관리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건강관리를 위해 다양한 운동을 하쟎아요. 그 운동을 스스로 보면서 따라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 거였어요. 요가 동작이나 헬스트레이닝 동작을 전문 강사 등이 올린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하다보면 건강관리가 되겠다, 뭐 이런 거였죠.”

서비스명은 디자인유어바디(Design your body)’. 시장 자체는 잘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많을 터. 수준 높은 동영상이 DB(데이터베이스)화되도록 했고 유료 결제 방식도 도입했다. 23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매출이 오르는 듯 했다가 정체됐다. 사용자들도 급속도로 빠져나갔다. 왜 그랬을까.

외국 사용자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서비스의 잦은 에러 때문에 사용자들이 불편했죠. 예를 들어 영어로 서비스하는 페이지에서 가끔씩 뜨는 안내 팝업 창에는 한글로 적혀있는 그런 식이었어요. 무슨 소리인줄 모르니까 불편하고, 불만이 생기는 거죠. 이런 사례들이 좀 있었어요. 그랬더니 사용자들이 확 줄어들더군요.”

해외 사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외국의 유명 피트니스 강사와 계약도 체결하고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그리고 실제 상당한 콘텐츠를 확보했지만) 서비스단의 이런 에러와 오류가 겹치자 고객의 마음을 붙들어놓을 수가 없었다.

그때 일부 고객이 언급했던 것인데, 정말 잊을 수가 없었던 지적이 있었어요. 뭔가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않은 그런 서비스 같다는 지적. 맞는 말이었어요. 준비를 제대로 하질 못했어요. 서비스의 본질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한 셈이었죠.”

디자인유어바디는 그렇게 끝이 났다.

<웨이웨어러블 창업멤버들. 왼쪽에서 세번째가 문종수 대표.>

영역을 좁혀라

그래도 그는 그냥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디자인유어바디를 기획했을 때의 당초 생각은 건강관리를 해주겠다는 거였다. 그런데 정작 전문가들이 만든 콘텐츠만 나열했지 관리는 못해줬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사람들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 특히 이왕이면 건강에 관심이 많고, 실제 관련 활동도 많이 하는 여성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서비스를 기획했어요. 기획안을 들고 이스라엘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죠. 이때가 대 전환점이 됐어요.”

20149월 문 대표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개최되는 DLD 컨퍼런스에 참가하게 된다. 이에 앞서 현지에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와 만나는 시간도 있었다. 이 기간이 3주 정도 됐다고 한다. “3주 동안 아이디어를 들고 가서 발표도 하고 토론도 했어요. 이때 엄청 깨졌죠. 하하.”

왜 깨졌을까. “저희들의 아이디어가 너무 광범위했거든요. 여성들의 건강 관리를 위한 모든 서비스를 하겠다고 하니 얼마나 터무니없었겠어요. 난타를 당했죠.”

맞는 말이다.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런데 그 와중에 그는 한 가지를 발견했다. 피부관리에 대해 설명할 때 누구나 관심을 보였다는 것. 심지어 피부관리 분야에 포커스를 맞춰서 서비스를 다시 설명하자 이런 서비스는 일찍이 본 적이 없다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서비스 기획안을 전면 수정한 문 대표는 결국 3주 과정이 끝난 후 펼쳐진 DLD 컨퍼런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친구이자 피부과 의사인 오가나 원장(초이스피부과의원)의 자문을 받았다. 피부관리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은 뭘까. 우선 피부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관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시중에 피부에 좋은 화장품이나 관련 제품은 많아도 내 피부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뿐 아니라 내가 처한 환경이 어떤지를 파악하게 해 주는 제품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항상 들고다니면서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주변 환경을 진단할 수 있다면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항상 휴대할 수 있는 피부측정+관리기를 만들어보자! 그러려면 피부과의사의 합류가 필수적이었다. 오가나 원장이 합류하면서 경영자+엔지니어+의사+마케터+기획자 등으로 구성된 창업팀이 완성됐다.

Personal skin care companion

여성의 삶의 길에서 여성을 응원하고 여성의 삶을 도와준다는 거창한 의미를 가진 웨이웨어러블(way wearable)이라는 회사명이 도출됐다. 첫 번째 상품명도 웨이(WAY).

본래 웨이는 스마트워치 형태로 고안됐다. 하지만 패션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생각해볼 때, 스마트워치로 할 경우 본연의 기능보다 시계로서의 기능이나 패션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는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결국 여성 화장품처럼 휴대하고 다니는 모양으로 기획했다.

웨이는 미니 도넛처럼 보이지만 피부 진단, 전력 컨트롤, 센서 등 각종 기술이 융합돼 있는 IT기기다. 특히 피부 진단 기술이 웨이의 핵심이다. 웨이는 피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전류를 흘려보내 피부 위 유분과 각질부터 표피, 진피까지 다 체크한다. 사용자가 웨이를 얼굴에 가져다 대기만 해도 유분, 수분의 양 등 피부의 다양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는다. 웨이는 각종 센서로 자외선 지수, 습도 등 각종 주변 환경 정보를 끊임없이 수집한다. 주위 공기가 건조할 경우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는 등 이용자가 있는 환경에 적합한 피부 관리 팁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피부에는 바르는 화장품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중요하기 때문이란 게 문 대표의 설명.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맞지 않는 화장품 탓인지 주위 환경 탓인지 알지 못한 채 화장품과 피부과 약에만 의존하던 여성들에게 새로운 관리법이 열리는 셈이다.

웨이는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전용 앱을 통해 수시로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사용자는 이것을 보면서 주위 환경과 자신의 피부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문 대표는 향후 수집한 피부 정보를 분석해 적합한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개발할 게획이다. 여성의 피부 고민이 데이터로 축적될 경우 보다 더 개인의 피부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화장품을 추천할 정도로 화장품도 개인화될 수 있다는 게 문 대표의 생각. 물론 피부과병원이나 화장품 브랜드와의 연계도 가능하다.

문 대표는 웨이를 지난 12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www.igg.me/at/HelloWAY)’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목표 모금액은 5만 달러였는데 27일 현재 이미 목표금액을 초과달성, 111%를 모금한 상태다. 얼리버드 가격 89달러, 기본 가격 99달러에 기초 화장품 큐레이션 박스를 제공하며 10월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크라우드펀딩을 하기 전 이미 스파크랩스 등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문 대표에게 회사의 지향점을 물었다.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 대답이 즉각 나왔다. “영화 빅히어로를 보셨나요? 영화에 등장하는 힐링로봇 베이맥스가 주인공에게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죠. ‘your personal healthcare companion’이라고요. ‘그걸 보면서 저는 아 저거다!’ 하고 무릎을 쳤어요. 우리 회사와 서비스는 당신의 피부관리 동반자가 되고 싶어요. ‘your personal skin care companion’.”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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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을 정기배송하는 서비스는 지난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올해도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 중에는 이런 유형의 것들이 있지만, 샘플을 이용해 제품 제작비 한 푼 들이지 않고 새 제품을 판매해 돈을 버는, 그야말로 대동강물 팔아 돈벌었다는 김삿갓 못지 않은 기발한 사업 모델이었다. 물론 이제는 흔한 사업이 됐다. 

 그런데 이 서비스에 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간파해내고 약점을 극복한 새로운 서비스 방식을 찾아낸 사람이 있다면? 이번에 소개하는 사람은 롤링스퀘어 이재윤 대표다. 그가 말하는 화장품 섭스크립션 서비스의 한계에 대해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번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롤링스퀘어 창업멤버들. 맨 왼쪽이 이재윤 대표, 오른쪽 끝이 류준형 팀장>

◆3년간 두 차례 창업 도전

이재윤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03학번.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인 2010년 유명 컨설팅 회사에 취직이 됐지만, 왠일인지 직장 생활이 하기 싫었다는 그는 취직이 되자마자 그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주변에서 보기엔  좀 뜻밖의 결정을 한다. 2010년 서울 홍대 앞에 국수가게를 차렸다. “요리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었지만, 장사를 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밤을 새워 요리를 배워 가게를 차렸죠. ” 

 그가 차린 국수 가게 상호는 누들 인 더 박스(noodle in the box). 장사는 잘 됐다. 동네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는 국내 3대 백화점에 제안서를 냈다. 그의 제안서가 통했는지,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에 2호점을 낼 수 있었다. 컨설팅 회사를 관두고 나와서 국수집을 차릴 때 그의 마음 속에 고민이 없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그가 생각한 것은, “남들처럼 똑같이 살고 싶지는 않다”였다고 한다. ‘서울대 나와서 컨설팅 회사 들어가서 일하다가 대기업으로 간다? 인생이 너무 따분할 것 같다!’ 

 “처음엔 외식업 식당을 5개 정도 열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사는 게 그렇게 제 뜻대로 되지는 않았죠.”

 2011년 경남에 있는 한 전통주 업체가 경영악화를 겪으면서 CEO(최고경영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된 이 대표는 이 회사에 제안서를 보냈다. 제안서를 보내는 것은 그의 특기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이 회사를 이렇게 바꿔볼테니 자신을 사장으로 일하게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제안했다. 혼자 하지도 않았다. 그의 대학 같은 과 친구인 류주현에게 연락해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서 같이 새로운 일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여기서도 또 ‘제안’이 나온다.

 당시 류주현은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에서 일하고 있던 시절.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그는 LG생활건강에 들어갔지만 제조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아울러 술과 관련된 일도 그의 구미에 맞았다. 이 대표의 제안을 듣고 그는 곧 회사를 나와 합류했다. 반년이 넘는 기간동안 두 사람은 또 다른 2명과 함께 경남 지역에 내려가 그 전통주 회사의 사업을 재구축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실업자가 된 이들은 홍대 앞으로 돌아와 공동으로 빠(Bar)를 하나 차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허함이 밀려왔다. 2012년은 시련의 시기였다.

◆한 번만 더

왜 공허함을 느꼈는지, 어찌보면 당연한 질문을 했다.

 “이것도 저것도 뚜렷한 결론을 못 내면서 그런거죠. 한편으론 왜 창업에 뛰어들어서 이 고생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냥 평범하게 직장 다니고 그랬으면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겠습니까. 하하.”

 그래도 그의 결론은 창업이었다. 한 번만 더 해보고 싶다. 한번만 더 해보고 안되면 더 이상 창업은 없다.  나름의 배수진을 친 그는 다시 창업 동료인 류주현을 찾았다. 또 창업을 하자는 말에 경악을 할 법도 한데, 류주현은 이번에도 흔쾌히 합류했다. 그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리더십이 있다. 천상 사업가다.”란 답이 돌아왔다. 

 재도전에 나선 이들은 음식료업계에서 창업을 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IT(정보기술) 분야를 택했다. 이 대표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에게 아이디어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2012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분야가 뷰티섭스크립션(화장품 정기배송)과 리워드 분야였습니다. 그런데 둘 다 제가 볼 때는 약점이 있어서 성장이 매우 제한적이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그게 뭘까. 리워드앱은 소비자 기반이 취약하다는 게 그의 분석. “모든 종류의 리워드 관련 앱들은 물론 처음에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데 효과적이지만 소비자들이 그보다 나은 리워드가 있는 곳으로 쉽게 옮겨가곤 합니다.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자체적으로 커뮤니티가 돌아가면 꼭 리워드때문이 아니더라도 들어올 수 있거든요.”

 화장품 정기배송서비스의 경우 성장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게 그의 지적. “화장품 정기 배송으로 사업을 키우려면 정기배송 박스가 그만큼 늘어야하는데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기 힘듭니다. 소비자들이 민원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저마다 다르게 박스 내용물을 구성하긴 어렵죠. 비슷한 수준으로 내용품을 구성해야 하는데, 한꺼번에 몇만개의 샘플을 제공할 수 있는 그런 화장품 회사는 10개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이 대표는 사용자들에게 리워드를 제공하돼 뷰티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두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서비스 방식도 화장품 정기 배송이 아닌 마케팅 플랫폼 형식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런 컨셉의 서비스 ‘핑크파우치’를 앱으로 만들어 7월초 출시했다. 

◆모바일 커머스 1위 되겠다

핑크파우치의 1차 목표는 Beauty community for mobile. 즉 사람들이 모여서 정보를 교환하고 화장품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모임도 만들어지고, 화장품에 대한 사람들의 수다와 발걸음이 계속되는 곳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사람들이 몰려들 수 있는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벤트를 하루에 한개씩 올려놓았다. 이 이벤트는 앱의 ‘파우치 받기’에 들어가 시도하면 된다. 파우치를 받는 사람에 한해 그 다음 메뉴인 화장품 받기 코너에 들어가 광고 동영상을 보고 화장품을 받을 수 있게 해 준다. 이벤트 때문에 매일 들어가다보면 관심도 생기고, 정보도 쌓고, 화장품도 받고 여러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7월초에 출시해 3주만에 4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이벤트에 참여해 당첨되는 사람들은 화장품을 받으면서 설문조사에도 참여하게 된다. 이 설문조사 결과는 화장품 서비스 확대를 위한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된다. 광고만 보면 화장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의 참여가 많다. 여성 유저가 96%에 달한다. 대부분 10대부터 30대까지의 여성들이다. 핑크파우치는 특히 20대 여성들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다. 

 “업체에는 마케팅플랫폼을 제공하고, 유저들에게는 화장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모두에게 좋죠. 물론 저희는 돈을 벌 수 있구요.”

 그는 업체들에게 영업을 하러 다니면서 수만개나 되는 샘플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샘플을 늘리는 게 아니라 소비자(고객) 풀을 늘린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 아울러 몇만개씩이나 되는 샘플을 제작할 수 있는 소수의 화장품 회사 뿐 아니라 국내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500여개의 화장품 회사들의 2000여개 브랜드를 모두 포함할 수 있다는 것도 이들의 장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돈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덜어주면서 혜택을 넓혀주고 시장을 키워보겠다는 이들의 시도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까. 이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1위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화장품이라는 버티컬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확장해 나갈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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