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SK그룹의 국내 인터넷 사업 최전방에 있던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이 최근 미국 법인장으로 가게 됐기 때문이다.SK그룹은 조신 SK텔레콤 인터넷사업부문장(전무)과 박상준 SK커뮤니케이션즈 부사장을 유현오 사장이 떠난 SK커뮤니케이션즈의 새로운 공동 지휘부로 선임했다.‘포스트 유현오’ 체제가 막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어쩐지 좀 약하다는 느낌을 받는다.NHN,다음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해 구글,야후 등 쟁쟁한 국내외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SK그룹의 인터넷 사업 최전방을 맡을 인물로 두 사람이 약하다는 거다.두 사람의 전문성에 의문을 갖는 것은 아니다.누가 뭐래도 조 전무와 박 부사장은 인터넷 사업에 관한 둘째가라면 서운할 전문가들이다.하지만 문제는 영향력과 내부 추진력이다.

 인터넷산업에서의 영향력이나 SK커뮤니케이션즈를 이끌고 나갈 추진력에 있어서 두 사람은 유현오 사장에 비견할 바가 못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유 사장은 무명벤처기업이었던 싸이월드를 인수해 미니홈피 열풍을 일으키고 도토리란 새로운 수익모델로 대박을 터뜨린 인물이다.인터넷 사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고 극찬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그는 이런 성공 경험 때문에 SK커뮤니케이션즈를 이끄는 데 남다른 리더쉽을 보여왔다.지금 SK커뮤니케이션즈 직원 중에는 유현오 사장때문에 들어온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HN의 최휘영 사장이나 다음의 이재웅,석종훈 사장과 맞짱을 뜰 만한 인물이 SK그룹 내에 없다는 것이 SK그룹의 고민인 것 같고,그래서 이번 인사가 이뤄진 것 같다.

 물론 SK그룹 입장에서는 그룹 내에서 유무선인터넷사업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SK텔레콤이 주도하는 인터넷 비즈니스를 실행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다.통신 모회사를 갖고 있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인터넷 사업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하겠다는 논리다.아울러 수익성과 매출 증가가 정체에 빠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전환점을 마련하고 통합법인 출범에 맞춰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 처음 이번 인사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SK가 국내 인터넷 사업은 그냥 현상 유지만 하려고 하나?’는 생각을 했었다.놀랍게도 SK그룹의 한 임원도 나의 이런 생각을 뒷받침해줬다.그는 “사실 국내 사업에서 더 이상 극심하게 경쟁하는 것은 에너지만 소모할 뿐 유익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을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야할 때”라고 지적했다.국내 시장 규모가 워낙 작아서 점유율이 높아봤자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을 하기 여의치 않다는 소리다.

 SK그룹이 볼 때는 특히 그럴 것 같다.매년 조단위의 이익을 내는 그룹 차원에서 연간 2000억원도 매출이 나오지 않고 고작해야 200억 내외의 이익을 내는 인터넷 사업이 신통치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NHN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인터넷 산업의 최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할 뚜렷한 묘책이 없다는 점도 해외 공략으로 전환하게 한 계기가 됐을 것이다.

 SK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유현오 사장의 미국행이 오래 전에 결정됐음에도 인사를 빨리 내지 못한 것은 유현오 사장이 떠난 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을 맡을 인물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체제는 임시 체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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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성공 신화를 창출하고 최근 엠파스를 인수하면서 통합 인터넷기업의 수장이 유력시되던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이 갑작스레 미국으로 떠나게 됐다.(유현오 사장은 국내 인터넷 기업을 대표하는 걸출한 인물 중 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얘기를 자세히 써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의 갑작스런 미국행에 대해선 몇가지 논란이 있다.우선 SK쪽에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유현오 사장이 경질된 것이냐,영전을 한 것이냐’는 문제다.‘SK그룹은 왜 그를 미국으로 보냈는가’ 하는 문제와 ‘유현오 사장은 미국에서 무슨 일을 하게 될 것인가’하는 것도 관심거리다.

 SK그룹의 이번 인사로 유현오 사장은 아직 설립돼지도 않은 미국 법인의 대표를 맡게 됐다.그것도 페이퍼컴퍼니다.얼핏 보면 ‘좌천’이다.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국내 사업의 기회를 그에게서 뺏으면서 아무것도 없는 미국 법인의 대표를 맡겨 버렸으니 말이다.사람을 황무지로 던져 버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SK그룹은 SK텔레콤의 미국 법인을 비롯해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INC. 등 다수의 미국 법인을 통해 미국 사업을 진행해왔다.하지만 별다른 실적이 없고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하다.일각에서 경질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SK그룹의 고위 인사들을 접촉해 들어본 얘기로 종합해보건대 경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가장 큰 이유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다.최 회장은 ‘차이나 인사이드’를 비롯,해외 시장 거점 확보를 자신의 숙원으로 삼고 전력하고 있다.SK그룹이 내수 그룹으로서 국내에서는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반면 해외에는 전혀 기반도 없고 아무 실적도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서다.유현오 사장은 최 회장의 이런 의지에 따른 SK그룹의 해외 시장 개척의 최전방 역할을 맡았다는 것이다.

 SK그룹의 한 고위 인사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실 유현오 사장의 미국 대표 내정은 작년 말부터 얘기가 나왔던 사안이다.미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내부적으로 의견 일치를 봤지만 사실 SK그룹 내에서 영어 실력을 갖췄으면서 인터넷에 대한 감각이 있고 경영 능력이 검증된 임원은 유현오 사장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유현오 사장이 국내에서도 중요한 일을 많이 맡고 있기 때문에 인사를 내는 적절한 시점을 기다리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유현오 사장이 왜 낙점돼 미국으로 가게 됐는지도 보여주는 대목이다.국내 최고 수준을 자부하는 SK그룹이지만 임원진 중에 해외 시장 개척을 할 만큼의 경영능력과 외국어실력을 갖춘 인물이 많지 않다는 것은 한국의 인재풀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임과 동시에 SK그룹의 갈 길이 아직 멀었다는 것도 입증하는 것 같다.

 어쨋든 유 사장은 ‘미국 시장 개척’이라는 중차대한 사명을 띄고 미국으로 가게 됐다.하지만 마지막으로 궁금한 ‘그가 미국에서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선 명쾌하게 떨어지는 바가 없다.유무선인터넷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고는 하지만 상당 기간 동안 뜬구름 잡는 식이 될 것 같다.전임자들이 별로 해 놓은 것이 없는 상황에서 그가 할 일이 많아 보인다.그만큼 그를 신뢰한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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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인터넷이 개방되면 북한 주민의 삶에 혁명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북한 주민들이 이전까지 도저히 접할 수 없었던 자유분방한 인터넷 세계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내부 인트라망에서 자기네들끼리 정보를 주고 받던 수준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정보가 해일처럼 북한 주민들을 덮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북한 역시 이런 점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지극히 제한된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인터넷을 개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개인의 인터넷 이용 발전 단계를 살펴보면 우선 이메일을 사용하다가 메신저,채팅과 같은 의사 소통 수단으로 인터넷을 활용한다.이어 검색 등으로 정보를 찾게 되고 전자상거래,웹사이트 구축,블로그,미니홈피 등 인터넷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거나 자신을 표현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단계에 이른다.다른 대부분의 나라들이 10년씩 걸려서 차근차근 했던 이런 발전 단계가 북한에서는 한꺼번에 이뤄질 수 있다.이때 북한 주민들이 받게 될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북한도 이런 점을 의식해 초기 인터넷의 전면 개방보다는 특정 IP를 차단하거나 일부만 개방하는 식으로 조금씩 외부와 연결할 것으로 예상된다.자신들의 사이트를 공개하는 것도 공식 정부 기관을 시작으로 천천히 인터넷 사이트를 등록할 것으로 보인다.최상위 국가 도메인이 할당되면 IP주소가 부여되고 이에 따라 정부 부처가 가장 먼저 배타적으로 도메인을 등록할 우선권(Sunrise)을 가지게된다. 한국의 청와대 도메인(www.president.go.kr)이나 통일부(www.unikorea.go.kr),외교통상부(www.mofat.go.kr)처럼 북한의 정부 부처 도메인이 www.xxx.go.kp 형태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아무리 단계적으로 개방한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의 속성상 한번 관계가 열리면 그 진행을 멈출 수 없다.한번 정보가 공개되고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면 점점 더 넓은 세상과 정보에 대한 욕구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걷잡을 수 없이 개방이 진행되면 북한 주민들이 이메일을 한국에 있는 서울 시민에게 보내 궁금한 것을 물어보거나 서로 파일을 교환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요즘 같은 인터넷 환경에서는 미니홈피에 사진을 올리거나 글을 써서 서로의 근황을 금새 확인할 수도 있고 굳이 전화 개통을 하지 않더라도 메신저로 실시간 대화를 하거나 인터넷 전화나 메신저를 통한 화상 대화로 마치 앞에 앉아 있는 것처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이산 가족들에겐 이산 가족 상봉이 온라인에서 매일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북한의 인터넷 개방이 온라인 상에서의 ‘남북한 전면 교류 허용’이나 마찬가지인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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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터넷 수준은 어떤 정도일까.인터넷을 할 만한 환경은 갖춰져 있는 것일까.북한의 인터넷 개방이 임박함에 따라 북한의 인터넷 환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북한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터넷을 개방하지 않은 국가이지만 광케이블도 깔려 있고 PC방도 있다고 한다.흔히 생각할 법한 ‘북한은 인터넷의 오지이며 주민 모두가 컴맹일 것’이라는 편견과 사뭇 다른 부분이다.북한 주민들은 북한 내부에서만 서로 연결되는 인트라넷을 이용해 그들끼리의 사이버 공간을 만들어 놓은 상태다.‘.kp’라는 도메인도 이미 내부적으로는 다 사용하고 있다.다만 위임 기관이 정해지지 않고 ICANN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와 연결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북한 내부에 한정되는 것이지만 이메일은 물론 채팅이나 게임도 할 수 있다고 한다.일반가정용 인터넷망은 여전히 힘들지만 외국인을 상대로 한 PC방도 영업 중이다.외국인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C방으로는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사무소가 운영하는 PC방과 평양의 대사관 구역에 한국의 인터넷업체인 훈넷이 만든 PC방이 대표적이다.또 평양시 만경대 지역의 지하철 광복역 앞에 자리한 첨단기술서비스센터의 PC방에는 100대의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 각 컴퓨터는 광케이블(초당 100Mbps)로 국가 인트라넷과 연결되어 있다.이미 지난 2003년 9월 ‘남북 인터넷 기반 구축을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조사했을 당시에도 북한은 벌써 호주와 인터넷 연결을 위한 실험을 마치는 등 기술적인 준비를 완료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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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NHN 창업자가 혼자서 식사를 한다?

NHN을 창업한 이해진 CSO(최고전략책임자) 정도면 밥 먹자는 사람이 엄청 많을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소리일까?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그는 실제로 혼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식사를 같이 하자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그런데 너무 많이 때문에 오히려 그는 혼자서 식사할 때가 많다.NHN직원들의 말을 빌면 이해진 CSO방에서 컵라면이나 빵 봉지 등이 가끔 발견된다고 한다.혼자서 먹다보니 그냥 끼니를 대충 때웠다는 소리다.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흥미롭긴 하다.

 식사하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혼자서 밥을 먹는다는 것도 얼핏 이해하기 쉽지 않다.이건 NHN에서 그가 갖는 힘 때문이다.그가 과잉반응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NHN 내부에서 이해진 CSO와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한번 만나서 식사를 하고 나면 그것을 빌미로 주위에 이야기하고 다니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고 한다.NHN이 한참 성장하던 시기에 이해진CSO는 이런 일을 몇 차례 겪었다.
 즉,‘아,내가 이해진 사장님이랑 밥을 먹었는데~ 어쩌구 저쩌구’ 날 무시하지 말란 말이다.그리고 이런 자리에서 나온 말들은 좀 부풀려서 주위에 얘기하기 마련이다.

 성격이 세심한 편인 이해진 CSO는 이런 일을 겪고 나서 원칙을 정했다고 한다.정말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직원들과 사적으로 식사를 하지 않기로.이게 벌써 몇 년 됐다.그런데 NHN 내부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인터넷 및 벤처업계에서 그의 위치 때문에 회사 밖에서도 역시 그와 식사를 한번 하고픈 사람은 줄을 서 있다.그런데 그것이 또 문제가 되는가보다.이해진 CSO와 만나 식사를 하고 나면 소문이 금방 퍼지고 그가 한 말이 NHN의 전략인 것처럼 비춰지고 암튼 이래저래 말들이 많았나보다.대표이사 자리를 놓은 2004년 이후 이해진CSO는 특히 김범수,최휘영 등 대표이사에게 줄 부담을 우려해 외부 인사들과의 미팅도 철저하게 삼가고 있다.

 이러다보니 그가 만나서 식사할 만한 사람은 아주 친한 지인들이나 오랫동안 알고 지내 신뢰가 쌓인 사업 파트너들이 전부다.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숫자상으로 많지 않다.결국 혼자서 식사할 때가 많은 것이다.스스로도 PC 앞에 앉아서 고민하고 연구하는 스타일인지라 열심히 찾아다니며 밥 먹을 사람을 구하지 않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다.
 이런 원칙을 그는 임원급 인사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그러다보니 일부 임원들은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NHN에 오래 몸담은 직원들은 ‘내가 일하고 있는 사실을 창업자가 알기나 하는 건지..’라는 생각마저 한다고 한다.벤처였던 시절엔 그렇게 자주 식사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멀쩡히 사무실에 있는 줄 아는데도 식사하기 힘드니 말이다.

 NHN이 지금보다 더 커지고 이해진 CSO가 더 바빠지고 유명해진다면 워렌 버핏처럼 그와의 한 끼 식사가 경매로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그리고 그런 경매가 나오면,혹 NHN 직원들이 먼저 앞다퉈 신청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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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게임,NHN의 창업자인 김범수 사장이 NHN을 떠날 것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건 작년 여름,아는 교수님으로부터였다.당시 책 ‘네이버,성공신화의 비밀’의 집필을 막 시작했던 터라 사실 당황스러웠다.하지만 NHN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을 하고 김범수 사장이 곧 이어 NHN USA 대표가 되는 것을 보면서 ‘미국 법인 대표로 가는 것이 와전됐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지 꼭 1년 만에 김범수 사장은 NHN을 떠난다는 발표를 했다.기자 감각이 떨어진다고 자신을 자책하기에 앞서 정말 궁금했다.김범수 사장은 왜 NHN을 떠날 생각을 했을까? NHN USA 대표를 맡은 지 불과 8개월도 되지 않아 퇴진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뜻밖이었다.한때 주춤했던 국내 한게임 사업도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 NHN의 게임쪽 위상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김범수 사장의 퇴진은 의외다.그는 왜 NHN을 떠날 결정을 했을까.

 이에 대해 몇가지 설이 있고 내가 얻은 정보를 토대로 한 가정이 있다.그걸 한번 정리해봤다.

 우선은 그가 목표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그야말로 ‘다 이루었기 때문’이라는 거다.김범수 사장은 국내 게임 역사상 게임이라는 콘텐츠로 대박 신화를 만든 단 3명(김택진 김범수 김정주)중의 한 사람이다.국내 최초의 게임 포털을 만들었고 유료화 성공으로 게임 산업이 커지는 기반을 닦았다.지금도 한게임은 국내 최대 게임포털이다.일본과 중국에서도 한게임은 승승장구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점점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가정은 그가 가진 그릇의 크기나 목표 등을 감안할 때 틀릴 가능성이 높다.그가 NHN에서 무언가 이루고자 했다면 이것보다 훨씬 목표가 클 것이란 소리다.지금의 NHN이 국내외에서 보여주는 성적 정도는 아직 김범수 사장의 욕심에 다 차지 않을 것 같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내부 갈등으로 인한 퇴진이다.이전부터 심심치않게 제기돼 온 설이다.네이버쪽 경영진(이해진 최휘영 이준호 김정호 김진희 등)과의 경쟁에서 한게임쪽 경영진(김범수 천양현 문태식 남궁훈)이 밀려났다는 주장이다.이 설은 최고게임책임자(CGO)를 맡고 있던 천양현 NHN재팬 대표가 올 초 갑자기 CGO에서 물러나고 조직 개편이 단행되면서 힘을 얻었다.여기에 김범수,남궁훈 등 한게임 쪽 창업 멤버들이 일제히 NHN USA로 가면서 더욱 굳어졌다.

 이 시나리오는 NHN이 한게임쪽을 아예 분사해 매각할 것이라는 설과 함께 유력해지기도 했다.국내에서 네이버 매출이 한게임의 2배가 넘는 상황에서 한게임의 입지가 자꾸만 좁아지기 때문에 제기되는 설이다.물론 NHN이 한게임을 매각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아주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NHN이 이만큼 커지게 된 데는 초기 한게임과 네이버의 합병 효과가 있었고 최근에는 한게임의 해외 매출 영향이기 때문이다.NHN은 지금 한게임이 없다면 그냥 로컬 검색회사에 불과하다.지금의 기업 가치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져야 맞다.

 어쨋든 ‘내부 갈등으로 인한 퇴진’이라는 설이 맞아 떨어지려면 남궁훈 문태식 천양현 등 다른 한게임쪽 임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천양현 NHN재팬 대표,남궁훈 NHN USA 대표가 내년 초 물러나거나 지분 매각 등의 모습을 보인다면 이 시나리오는 개연성이 아주 높아진다.김범수 문태식 남궁훈 천양현은 1999년 한게임때부터 9년동안 사업을 같이 해온 일종의 ‘의형제’ 같은 관계다.굳이 말하자면 한국 게임업계의 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정도라고 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천양현,남궁훈 등이 떠날 모습이 감지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 시나리오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세번째 설은 최휘영 사장이 물러난 뒤 복귀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설이다.일부에서 제기된 바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가능성도 가장 낮다.최휘영 사장이 임기가 끝난 후 누가 다음 NHN호를 이끌 것인가에 대해선 명확하게 정리된 바가 없지만 김범수 사장이 굳이 이런 잡음을 일으키면서 다시 국내 대표로 복귀할 필요성이 적다.NHN은 지금 대내외적으로 이슈가 많고 복잡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런 무리수를 둘 가능성은 극히 떨어진다.

 네번째 설은 김범수 사장 개인의 심정 변화에 관한 것이다.그가 게임쪽에 한계를 느꼈다는 것.아크로드의 실패가 그에게 미친 영향이 크다는 주장이다.아크로드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범수 사장이 밀어붙인 게임이다.그리고 크게 실패를 했다.이후 스스로 게임에 대한 감이 떨어졌다는 자책이 있을 법 하다.작년에 NHN USA를 방문했다가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현지에서 직원들로부터 듣기도 했다.김범수 사장은 과거에 비해 ‘게임 사업’에 대한 의욕이 좀 떨어졌다고 한다.아울러 다른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말도 비치기도 했다.그는 벤처 기업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도 한다.국내에서 NHN이 네이버 중심으로 돌아가고 이슈도 네이버 중심으로 이뤄지고,해외의 게임 실적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거꾸로 ‘NHN은 이제 내가 없어도 잘 굴러가는 조직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거다.

 NHN 측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바는 네번째 설이다.개인적인 판단은 두번째 설과 네번째 설의 조합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그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데는 사업 실적의 측면도 있지만 내부적인 갈등 요인을 완전히 배제하긴 힘들다는 판단이다.NHN은 기업이 엄청 커지면서 사실 김범수 사장이 당초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그리고 그것이 그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을 것 같다.
 김범수 사장 때문에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사실 남궁훈 대표가 이끌 NHN USA의 방향에도 관심이 간다.김범수 사장이 이끌던 지금까지의 NHN USA와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남궁훈 대표는 김범수 사장보다 훨씬 보드게임에 특화된 인물이다.국내에서 고스톱,포커,바둑 등 보드 게임에 대해 가장 뛰어난 감각을 갖추고 의욕을 보이는 인물이다.NHN USA가 운영하는 이지닷컴의 성격이 보다 보드게임에서 강점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하여간에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인이자 가장 존경받는 게임인물인 김범수 사장이 자신의 30대를 모조리 바쳐서 이뤄낸 NHN을 떠난다는 건 그 자체로 국내 IT업계에 큰 사건임에 분명하다.김범수 사장은 그냥 조용히 집에서 쉬면서 여가를 즐길 사람이 아니다.그의 이제까지 경험과 그가 가진 지식과 카리스마는 국내 IT산업 발전을 위해 더 많이 활용되야 한다.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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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거품 꺼지나

뉴미디어 세상 2008. 2. 15. 13:36 Posted by wonkis

UCC(사용자제작콘텐츠)의 인기가 시들해졌다.UCC 사이트 방문자수 급증세가 꺾였다.일부 사이트는 방문자가 현저히 줄었다.관련업계에서는 “성장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아직 이렇다할 수익 모델도 찾지 못했는데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일시적 현상인가,아니면 한계에 봉착한 것인가.

 인터넷 순위 조사기업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국내 주요 UCC 동영상 사이트인 판도라TV,앰엔캐스트,프리챌Q,다음 TV팟 등의 방문자 수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판도라TV의 경우 지난 1월 913만명에 달했던 월간 순방문자수가 4월에는 872만명으로 줄었고 지난달에는 834만명으로 감소했다.
 앰엔캐스트는 1월에 순방문자수가 849만명이었지만 6월에 701만명으로 줄었다.다음 TV팟도 마찬가지다.프리챌Q의 경우 5월보다 6월 월간 순방문자가 늘었지만 7월들어 주간으로 따져보면 다시 방문자수가 대폭 감소하는 추세다.7월 첫째주 232만명이었던 방문자수는 둘째주에는 129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랭키닷컴의 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연초에 200만명을 웃돌던 앰엔캐스트의 주간 순방문자수는 최근 170만~180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120만명 전후를 유지하던 프리챌Q 주간 순방문자수도 한때 20만명까지 추락할 정도로 급격한 등락을 보이고 있다.거침없이 상승하던 다음TV팟의 방문자수 역시 최근 주춤한 상태다.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방문자수가 주춤한 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UCC 동영상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 양 측면에서 어려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공급자 입장에선 투자비용과 유지비용 등 비용 부담은 계속 증가하는 데 반해 확실한 수익 모델은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판도라TV,앰엔캐스트,엠군미디어,프리챌Q 등 대다수 UCC 동영상 서비스들이 상반기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최휘영 NHN 사장이 “UCC 동영상 서비스는 수익 모델이 불분명한 비즈니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신변잡기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동영상이 주를 이루면서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고,이 때문에 새로운 유저의 진입이 여의치 않다.여기에 서비스 업체가 계속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수익 모델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수익성이 얼마나 좋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UCC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디지털 기기와의 연계를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다음TV팟,픽스카우 등은 MP3플레이어·PMP 제조업체 코원시스템과 제휴를 맺었고 앰엔캐스트를 서비스 하는 SM온라인은 MP3플레이어 업체인 레인콤과 제휴를 맺었다.콘텐츠 유통 경로를 확장해 고객 기반을 넓히자는 전략이다.

 SM온라인 관계자는 “지나치게 높게 형성됐던 UCC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기대 때문에 거품이 상당부분 형성됐다가 거품이 빠지고 있는 단계로 파악된다”며 “UCC 동영상 업계에서도 이런 분위기 속에 특화된 콘텐츠를 발굴하거나 수익 모델을 정착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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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와 닌텐도의 차이

게임이야기 2008. 2. 15. 13:34 Posted by wonkis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의 성공으로 비디오 게임의 영원한 제왕이 될 것 같았던 소니였지만 스펙이 한참 떨어지는 닌텐도의 게임기 위(Wii)에 참패하고 말았다.물론 아직 승부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 보더라도 소니로서는 자존심 뿐 아니라 실적에서도 엄청난 패배를 자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를 처음 만들었던 소니 본사의 구다라기 켄 사장이 사실상 물러나기에 이르렀으니 소니가 내부적으로 받은 충격도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니는 왜 닌텐도에 밀렸을까?소니와 닌텐도의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이들의 차이점은 단순히 일시적인 양 측 회사 수뇌부의 판단의 결과일까? 아니면 거대한 게임산업 변화의 흐름속에 적자생존의 결과일까? 소니는 닌텐도에 진 것일까? 아니면 시장에 진 것일까? 게임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사람들은 이제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나는 이것이 정말로 궁금하다.앞서 썼던 NHN재팬 모리카와 부사장과의 대화에서 계속 이런 논의를 했다.

-모리카와:앞서 말했듯 닌텐도 DS는 게임의 교과서화에 많은 계기를 줬다.요리 게임,뇌 훈련 게임,이런 것을 제공하면서 여성들과 노인들도 게임을 하게 됐고 어른들이 인정하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즉 게임을 건전한 콘텐츠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게임에 대한 정의 자체가 애매해졌다.인터랙티브콘텐츠.무엇을 수동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가하는 무엇이 된 것이다.그런데 이것은 인터넷에 아주 적합한 콘텐츠다.결국 NHN재팬에도 유리한 환경이 됐다는 소리다.

-임원기:게임보다는 놀이로 포커스를 맞춘 것 같다.닌텐도와 소니의 차이점은 소니는 앞만 보고 달린 반면 닌텐도는 뒤를 돌아볼 줄 알았던 점이 차이인 것 같다.

-모리카와: 사실 게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닌텐도는 원점으로 회귀한 것이다.하드웨어 스펙이나 그래픽에 촛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놀이란 무엇인가에 촛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교육요소도 도입하면서 시장의 인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사실 일본에서도 게임 산업이 아주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하드웨어 스펙 좋아지면서 그래픽 좋아져야 하고 이러면서 제작비는 많이 들고 놀이 요소는 점점 사라지게 된다.

-임원기;맞다.나도 언젠가부터 게임을 하기가 점점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적이 있다.게임은 하면서 즐거워야 하는데 게임을 익히는데 초기 배우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다.예전에 내가 즐기던 게임들은 이러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을 나도 점점 하게 됐다.그러다보니 점점 새 게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게 됐다.

-모리카와:정확한 지적이다.이렇게 되면 고객은 오히려 떠나는 것이다.뭐가 잘 된다고 하면 사람들이 거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하지만 이런 것을 떠나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고객에게서 멀어지게 된다.스포츠카가 인기를 끌면 제작사들은 스피드에 집착하게 된다.하지만 고객들은 어느 순간 더 이상 스피드에 관심 떠난다.드라이빙 자체를 즐기는 순간이 온다.그 변화의 시기를 잡아내지 못하면 그 자동차 회사는 망할 수 밖에 없는 거다.
 닌텐도는 바로 그 변화의 시점을 정확하게 잡아내고 본질로 다시 회귀한 것이다.

-임원기: 반면 소니는 아주 기술적인 측면의 성능을 강조한 것 같다.작년과 재작년 게임전시회 E3에 참석했을 때 느낀 것은 소니는 게임기를 만들면서 슈퍼컴퓨터급의 성능을 내세웠다.최고의 그래픽과 성능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성능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가격이 비싼 것은 감수하라면서 말이다.소니는 게임기가 디지털의 융복합화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뛰어난 성능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그리고 컨버전스의 중심 기기로 게임기를 재창조했다.소니는 나름대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었던 것이다.사실 개인적으로는 소니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다만 너무 빨랐을 따름이다.너무 앞서갔다.

-모리카와: 게임은 원래 역사가 그렇게 긴 산업이 아니다.경영자들의 세대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이렇게 변해가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가고 세상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현재 소니와 닌텐도가 준 교훈은 하드웨어 스펙에 집착하면 게임은 망한다는 점이다.게임은 놀이다.놀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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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재미말고 무엇이 있을까?

게임이야기 2008. 2. 15. 13:33 Posted by wonkis

게임이 '재미' 말고 어떤 다른 것을 제공할 수 있을까?

사실 이 논의는 이번에 일본 출장을 갔다가 소니와 닌텐도에 관해 NHN재팬의 모리카와 부사장과 열띤 토론을 벌이다가 나온 내용 중 하나다.개인적으로는 일본 출장에서 가장 재미있었고 많은 숙제를 안게 됐던 대화였다.사실 이런 대화는 모리카와 부사장이 지금은 온라인게임업체인 NHN재팬에 있지만 그 전에 방송사를 거쳐 소니에서 근무를 했었기에 가능했다.나 역시 게임에 대해서는 관심이 지대하기 때문에 한층 재밌었다.그와의 대화를 그대로 옮겼다.

-모리카와:닌텐도의 최근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닌텐도도 처음엔 고스톱 같은 오프라인게임을 제공하는 회사였다.그런데 이 회사는 이제 닌텐도DS나 위 같은 게임기를 넘어선 기기를 만드는 회사가 됐다.닌텐도DS는 학교 교재로서도 활용되고 있다.교과서 자체가 DS용 소프트웨어로 제작되기도 한다.일본에서도 닌텐도 이전에는 이런 일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학교에서는 이제까지 게임은 금지됐었는데 이제는 학교가 적극적으로 게임 콘텐츠를 사고 있다.

-임원기:휴.사실 너무 부러운 얘기다.한국에서는 아직 힘든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교과서가 게임기용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지고 학교가 게임콘텐츠를 사는 것이 언제쯤 가능할까? 게임에도 분명히 긍정적인 측면이 있고 그것을 활용할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그런 것이 원천적으로 배제되고 있다.게임은 기본적으로 나쁜 것,가까이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특히 어린이들에게 말이다.
 어린이들은 너무나 게임을 좋아하고 정말 많은 시간이 게임에 노출돼 있다.그런데 어른들이 그것을 계속 따라다니면서 막아야만 한다면 얼마나 많은 낭비인가? 활용할 방법이 사실 아쉽다.

-모리카와:사실 기본적으로는 게임업체들의 문제다.결국 게임으로 돈을 벌고 있는 게임업체들이 나서서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게임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정부나 언론 탓만 하고 있어선 아무 소용이 없다.이건 게임산업이나 어린이들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게임업체들 자신들의 10년후 생존을 생각할 때도 필수적인 것이다.
 왜냐?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은 크게 성장할 수 없다.세상이 원하는 것,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만약 한국에서 게임이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피해야 할 콘텐츠로 인식된다면 정말 문제다.세상이 싫어하는 산업은 결코 양지에서 클 수 없다.닌텐도의 사례는 한국 게임업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지금까지 게임은 싸우는것,오락성이 중요했었다.이제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임원기:닌텐도의 사례는 잘 알겠다.하지만 게임이 과연 재미 이외의 것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을까?게임의 기본 속성은 재미 아닌가.게임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게임의 재미 요소를 극대화해 교육적인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 아닌가.게임에 재미 말고 다른 것을 제공하라고 한다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라는 것 아닐까.사실 닌텐도가 성공한 것도 재미라는 본연의 요소에 충실했기 때문 아닌가.그 재미 중 하나로 수업 시간에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닌텐도는 찾은 것 같다.

-모리카와:그렇긴 하다.뇌 단련 게임과 같은 것은 사실 재미와 함께 교육적인 효과가 있지만 닌텐도가 이런 것을 처음 만든 것은 아니다.우리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과거 어릴 적에 친구들과 오프라인에서 놀던 놀이(게임이 아닌 놀이)들 중에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고 머리를 단련시키고 판단력 지구력 등을 길러주는 것이 많았다.현대사회로 오면서 자극적인 요소만 강해졌지만 닌텐도는 과거로 잘 회귀한 것이다.

-임원기:한국에서는 오히려 지금 게임이 제대로 재미 요소에만 충실할 수 있다면 산업 자체가 많이 달라질 것이란 말이 많다.즉 아직까지는 게임에서 재미조차 제대로 추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한국에서 게임은 재미라는 것 자체가 너무 다양화돼지 못하고 치우쳐 있다.재미는 사실 사람에 따라 엄청나게 다르고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리카와:참 어려운 문제긴 하다.어쨋든 게임업체로서는 성장을 위해선 이런 가치를 찾지 않으면 앞으로 생존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일본에서 콘솔 게임 시장이 이런 과정을 밟았다.게임은 그래픽 높이고 자극을 더 높이는 식으로 해서는 결코 시장을 확대할 수 없다.최종적으로 온라인에서 엔터테인먼트를 더 제공하지 않으면 인터넷의 의미 자체가 축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즉 온라인게임 역시 즐거움의 의미를 보다 다양하게 제공하고 기존의 재미를 뛰어넘는 다른 가치를 제공하지 않으면 크게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소리다.

-임원기:얘기를 하다보니 게임의 본질에 대한 논의가 된 것 같다.다음엔 소니와 닌텐도 얘기를 좀 더 파고들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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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오 SK컴즈 사장이 퇴임하기 전에 만났던 내용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연말에 확 바뀐다.싸이월드에 세컨드라이프 요소를 도입해 3D게임으로 새롭게 출시되는 것이다.싸이월드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레벨업을 하는 등 게임화한 서비스로 내부적으로는 ‘소셜네트워크게임’이라고 명명하고 있다.아울러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는 엠파스와의 합병 효과를 높이기 위해 네이트닷컴,엠파스의 사이트 통폐합도 추진한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SK컴즈 본사에서 유현오 사장을 만나 향후 계획을 들었다.지난달 26일 엠파스와 합병을 발표한 뒤 처음으로 갖는 언론과의 공식 인터뷰다.까맣던 머리카락의 절반이 하얗게 샜고 살도 쭉 빠진 모습이었다.엠파스와의 합병 전후로 해 안팎에서 나온 숱한 논의들 속에서 그가 얼마나 고민을 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싸이월드가 게임화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싸이월드는 원래 게임적 요소가 강하다.그것을 더욱 강화해 3D로 게임처럼 만드는 것이다.자세한 내용을 아직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세컨드라이프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다만 그보다 훨씬 사용자간의 네트워크성에 기반한 측면이 많고 다양한 재미거리와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빠르면 연말,늦어도 내년 초에는 선보일 수 있다.지금 자회사인 SK아이미디어에 80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들은 다른 게임사들처럼 총싸움게임(FPS) 같은 것을 만들지 않고 싸이월드를 게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기존의 것과 전혀 다른 신선한 게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엠파스와는 좀 서둘러 합병한 인상을 받았다.
 “맞다.시장의 예상보다 좀 빨리 합쳤다.빨리 합쳐야 실적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인수전 엠파스를 오랫동안 관찰하면서 검색 기술 등 뛰어난 능력이 많음에도 추진력과 조직관리 등의 문제로 치고 나가지 못한다고 느꼈다.인수한 뒤에도 과거 습관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스피디하게 진행되지 않았다.조직 전체를 일관되게 끌고 가면서 빠른 속도로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선 합병이 급하다고 생각했다”

-SK,엠파스,코난테크놀로지 3사가 만들어낼 시너지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각각의 장점이 다 있다.엠파스는 우선 박석봉 사장을 중심으로 검색에서 최고가 되도록 하고 싸이월드는 풍부한 소셜네트워킹 콘텐츠로 상호 보완하며 발전할 것이다.광장,톡톡 등은 콘텐츠가 소통되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유투브처럼 키워나갈 생각이다.즉 검색과 커뮤니케이션,미디어플랫폼이 동시에 발전한다.앞으로는 검색도 멀티미디어와 개인화의 트렌드에 부합해야 통한다.엠파스와 코난 인수를 통해 우리는 이런 모든 영역에서 고루 발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됐다.무엇보다 3사가 같이 힘을 합쳐 네이버를 뛰어넘고 1등을 하자는 자신감과 의욕이 가득하다.”

-중복되는 서비스는 어떻게 되나
 “그래서 네이트닷컴과 엠파스는 통폐합해야 할 것 같다.둘 다 동일하게 지금처럼 계속 유지해가기는 힘들다.모바일 서비스 부분과 각각의 특화된 영역을 어떻게 살리고 합칠 것인가의 세세한 문제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

-최근 인수한 회사들의 성적은 어떤가.
 “이투스의 성장세가 놀랍다.최근 1년 동안 매출이 크게 늘었다.작년 초만 해도 하루 매출이 4000만원 정도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2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이투스는 올해 300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데 작년의 두배가 넘는 숫자다.싸이월드와의 연동의 힘이다.이글루스도 인수 후에 방문자수가 3배나 증가했다.싸이월드가 가진 소셜네트워킹은 사람들을 확실하게 끌어모으는 재주가 있다.”

-해외 법인 실적이 신통치 않은 것 같은데.
 “중국은 진출한 지 2년만에 500만명 회원을 모았다.내년에 1000만명 돌파하는 것이 목표고 그 정도 수준이 되면 BEP가 맞춰질 것 같다.확실히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2009년으로 예상하고 있다.일본은 솔직히 어려운 상황이다.그래서 조직을 다시 추스리는 한편 서비스의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네이버랑 아직 차이가 많이 나는데 따라잡을 수 있겠나.
 “솔직히 우리의 문제는 검색이었다.SK컴즈는 싸이월드,네이트온,이투스 등 풍부한 성공 경험이 있었지만 검색 기술이 부족했다.엠파스,코난은 기술력을 갖췄지만 성공경험과 비전,팀을 만드는 능력이 부족했다.엠파스,코난과 합치면서 내가 비전을 주고 팀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이질적인 회사들이 만나면서 오히려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네이버랑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지만 인터넷산업의 지형은 금방 바뀐다.빠른 시일 내 네이버를 넘어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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