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코리아가 피인수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오히려 다른 인터넷업체를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죠.”

 사실 이 대사는 기존 이승일 대표 시절부터 야후코리아 대표이사님들의 공통된 멘트다.성낙양 전 대표가 그랬고 현재 김진수 신임 대표이사도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하지만 어쨋든 야후코리아가 국내 포털을 인수한 사례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반면 밖에서 야후코리아가 인수될 것이라는 설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야후코리아가 ‘잊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저마다 특색이 분명한 네이버,다음,싸이월드 3강의 틈바구니에서 야후코리아의 분명한 색깔이 없는게 사실이다.검색은 네이버에 뒤지고,메신저와 커뮤니티는 싸이월드,네이트온 등 SK커뮤니케이션즈의 서비스에 밀린다.한때 내세웠던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 한참 뒤쳐졌고 결국 음란 동영상 파문 등이 일면서 동영사 서비스는 접은 상태다.

 야후코리아의 승부수는 뭘까? 이 대답을 듣고 싶어서 김진수 야후코리아 신임 대표이사를 어제 만났었다.김 대표는 “글로벌 서비스를 도입하고 현재 진행중인 서비스들의 퀄러티를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여타 국내 포털들이 방대한 영문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반해 야후코리아는 27개국 전 세계 야후의 글로벌 콘텐츠를 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뉴스를 야후코리아 사이트에 노출하는 등 외국 콘텐츠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전달하거나, 반대로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회사들에게 해외 야후 사이트의 디스플레이 광고 노출을 해주는 해외광고 툴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플리커의 예를 들었다.한국에서 볼 수 없는 해외 사진들이 올라오고 이것을 사용자들끼리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파워풀하다는 것이다.심지어 한국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한국 포털 등에서 발견하기 힘든 사진을 플리커에 들어가면 찾을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플리커는 거의 유일한 글로벌 사진 공유서비스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거다.

 하지만 그가 강조한 야후코리아의 경쟁력이나 전략 등을 듣고 별로 새롭다거나 ‘되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그의 말처럼 기본 서비스의 강화가 가랑비에 옷 젖듯 점차 야후코리아에 대한 신뢰를 높여갈 순 있겠지만 포털을 찾는 사람들의 니즈와 별로 맞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다.야후코리아에 반드시 들어와야 되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하는데,그가 말하고 있는 것은 이제까지 야후코리아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변화되지 않으면서 현실 타개를 노린다? 나로서는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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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호온라인과 웹젠의 교훈

게임이야기 2008. 2. 15. 13:27 Posted by wonkis

2003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웹젠은 한 게임업체의 코스닥 입성 사례에 그치지 않고 너무도 많은 게임업체의 코스닥 시장 도전에 영향을 미쳤다.그 해 569억원의 매출과 328억원의 영업이익,334억원이라는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면서 웹젠은 숱한 찬사를 받았다.‘뮤’라는 단일 게임만으로 이 정도의 실적을,그것도 영업이익률이 무려 57.64%에 달했으니 웹젠이 한껏 고무될만 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해부터 안좋아지기 시작했다.2004년 531억원의 매출에 204억원의 영업이익,210억원의 순이익을 낼 때만해도 일시적인 부진이려니 하고 생각했을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그런데 2005년 웹젠은 290억원의 매출액에 1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주저앉았다.작년에는 매출보다 손실액이 더 컸다.매출액 219억원에 영업손실 301억원,순손실은 무려 315억원이었다.‘상장하는 시점이 꼭지’라는 주식 시장의 속설이 그대로 들어맞는 셈이었다.

 

 

 웹젠의 효과는 컸다.상장한 뒤로 계속 실적이 악화됐고,게임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확산됐으며,단일 게임만 갖고 상장해 차기작을 내지 못했다는 꼬리표는 2006년까지 떨어지지 않았다.웹젠은 작년에 썬이라는 차기작을 내놓았지만 수익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그리고 결국 웹젠으로 인해 생긴 게임업체에 대한 인식은 후발 게임 업체에 그대로 적용됐다.‘게임회사는 안돼’라는 인식을 코스닥위원들에게 심어줄 정도로 파급효과가 컸다.이후 ‘단일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업체는 절대로 주식 시장에 상장하지 못한다’라는 속설이 생겼다.아울러 ‘게임업체는 상장이 어렵다’는 인식마저 나왔다.겟엠프트라는 걸출한 게임으로 매년 수익을 내고도 두번이나 미끄러진 윈디소프트가 전자의 사례고 엠게임 제이씨엔터테인먼트 같은 회사는 후자의 사례다.

 요즘 게임업체들은 그래서 아예 코스닥 시장을 잘 쳐다보지 않는다.하지만 사실 코스닥 시장만 탓할 것도 아니다.웹젠이 잘못한 바가 무척 크지만 지속적인 수익 모델을 발굴하지 못한 업계 전반의 한계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일본판 웹젠이라고 할 수 있다.바로 겅호온라인이다.그라비티가 개발한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해 2005년 한때 시가총액이 5조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2조원 밑으로 추락했다.다른 게임들을 계속 선보였지만 에밀크로니클온라인 등 선보이는 게임마다 족족 실패했다.지금도 겅호온라인의 매출 90%는 라그나로크에서 나온다.

 겅호온라인때문에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봤다고 생각한 일본 주식 시장에서도 게임업체에 대한 상장 기준을 강화했다고 한다.요즘 일본에서도 단일 게임을 서비스하거나 한 게임의 비중이 50%를 넘을 정도로 큰 회사들은 아예 자체적으로 상장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바로 떨어지기 때문이다.일본처럼 주간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아예 증권사들이 실사를 하다가 중단해버리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게임과 게임회사에 대한 금융 시장의 평가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아울러 게임업체들도 이런 과정을 통해 검증받을 수 있는 수익 모델을 정립해 나가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 같다.시장이 좀 너무하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특히 게임 사업을 하는 분들이나 이해관계자 입장에서는,금융 시장은 냉정하다.일부에서 관계 없는 사람들이나 자기 돈을 투자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저 게임업체만 왜 차별하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시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경험을 통해서 아니다 싶은 것에는 빨리 등을 돌려버린다.물론 증권사들도 게임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잘못이 컸다.그리고 그 댓가를 치르고 있다.

 겅호온라인과 웹젠,동해 바다를 건너편 두 나라의 닮은 꼴 사례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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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한 KTH 사장께서 퇴임하시기 전 만났을 때 나온 얘깁니다.

“참 돈을 헛되이 썼습니다”
송영한 KTH 사장이 장탄식을 했다.2004년 KTH가 파란을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직후의 일이 생각났기 때문이다.최근 서울 보라매공원 앞에 있는 KTH 본사를 방문했다가 송영한 KTH 사장을 만났다.그 직전에 전화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던지라 간만에 인사도 할 겸 해서 찾아가게 됐다.
 내가 많은 질문을 하지는 않았음에도 송 사장은 과거와 현재를 버무려 가며 술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그는 KTH가 2004년 하반기 파란을 출범시키면서 마케팅비용과 각종 개발비 등으로 수백억원을 썼다는 점을 상기했다.대대적인 TV 광고 등을 벌였음을 일반인들도 기억할 정도다.‘인터넷 세상에 파란을 일으키겠다’는 게 당시 파란닷컴의 모토였다.송 사장은 그 부분에 대해 아쉬워하는 거였다.

 “너무 인터넷 비즈니스를 몰랐습니다.알고 집행했더라면 그렇게 많은 돈을 쓸 필요도 없었고 적절한 곳에 배분해서 사용했을텐데 말입니다”
 그가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인터넷비즈니스를 너무 몰랐다는 것,특히 인터넷산업에서 경험이 있는 인력들을 초기에 빨리 확보하지 못해서 시행착오가 길어졌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인터넷에서 어떤 사업이 성공하고 어떤 마케팅 방식이 통하는지에 대해 본인도 몰랐고 그의 직원들도 제대로 된 길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의 말처럼 많은 돈이 투입됐지만 사실 파란을 둘러싼 환경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파란은 인터넷에서 ‘파란’을 전혀 일으키지 못했다.네이버 다음 싸이월드의 3강과 1중의 야후는 여전히 파란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앞에 있었다.파란은 심지어 올해 들어서 잠깐이지만 엠파스에 5위를 내주는 수모까지 겪었다.

 가장 큰 문제는 선두 4개 회사들이 나름대로 자신들의 색깔에 맞는 인터넷 비즈니스를 선보이는 동안 파란에 걸맞는 서비스를 전혀 선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파란의 그동안의 실패 원인은 여기에 있다.이름만 파란으로 내세웠을 뿐 파란을 일으킬만한 서비스가 없었고,콘텐츠가 뒷받침되지 못했다.실적도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최근 4개년동안 단 한 차례도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다.2003년 39억원의 영업손실,2004년엔 무려 226억원,2005년과 작년엔 각각 70억원과 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올 1분기에도 16억원의 적자를 냈으니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다.KTH가 지금 버티는 것은 오로지 대기업인 KT의 자회사이기 때문인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파란이 진정으로 처한 가장 큰 어려움은 벌써 ‘잊혀져가고 있다는 점’이다.어디서나 그렇겠지만 인터넷산업에서 잊혀져간다는 것처럼 무서운 것이 없다.송 사장도 이것을 알고 있다.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그래도 최근 선보인 푸딩이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 대박의 조짐까지는 보이지 않는다.송 사장의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3년 가까이 헤메고 나니깐 이제 저도 그렇고 직원들도 그렇고 좀 감을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그런데 뭘 좀 알게 되니깐 이제 돈이 없네요.돈 없이 인터넷 산업에서 생존하는 법을 터득해가고 있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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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썼던 <최휘영 NHN 사장과의 대화>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일본 시장에서의 검색 서비스 안착 여부는 아마 향후 NHN의 10년을 좌우할 만큼 가장 중요한 일임이 틀림없다.이에 대해 최휘영 사장이 가지는 기대감은 어느 정도일까?

 “성공 가능성은 80% 정도로 봅니다” 최 사장의 말이다.
 “에이,이왕이면 말씀이라도 인심 좀 더 쓰시죠.99%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아닙니다.20%의 실패 가능성이 없으면 조직이 긴장을 하지 않습니다”
 “그럼 굉장히 높은 수치네요”
 “사실 이번에는 좀 다를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검색 엔진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들 있죠.보는 것만 믿고 아주 객관적이고 냉철하신 분들.이런 분들에게 우리가 만들고 기획하는 일본 검색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해 봤습니다.이 분들은 성공 가능성을 50∼60%라고 보고 있었습니다.사실 제가 80%라고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이런 분들의 50∼60% 평가를 받고 보니 훨씬 마음이 놓이더군요.이런 분들의 판단으로는 아주 높게 평가해준 거라고 봅니다.하하”

 현지에서 검색 엔진과 검색 모델을 갖고 일본 야후재팬과의 비교를 하면서 생긴 자신감이다.“검색 결과를 비교해 보면 자신감이 생깁니다.일본 유저들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만족할 만한 수준의 새로운 검색 결과를 보여줄 자신이 있습니다.”
 기술을 내가 당장 검증해볼 수는 없으니,일단 검색 수준은 NHN이 더 높을 수도 있다고 치자.하지만 검색 결과가 더 좋게 나온다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걸까?(사실 개인적으로는 결과가 더 좋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모르겠다.)

 이 부분은 최 사장도 인식하고 있었다.“가장 큰 걸림돌은 뭘까요?”나의 질문이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이 답했다.
 “일본 사람들이 의외로 굉장히 보수적입니다.한번 좋다고 생각한 것은 쉽게 바꾸질 않아요.그런 점에서 보면 한국 사람들과 참 많이 다르죠.한국은 변화도 빠르고 더 좋은 것에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하지만 일본은 달라요.사람들이 더 좋은 것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편하고 익숙하게 사용하던 것을 잘 바꾸지 않습니다.야후재팬의 점유율이 매우 높아 이를 어떻게 뚫을지 걱정이긴 합니다”
 하긴,일본에서는 신문도 아직 세로쓰기다.언론사들도 옛날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판형도 별로 바꾸질 않았다.수시로 바뀌는 한국 신문이나 방송들의 구성과는 많이 다르다.그의 말이 수긍이 갔다.

 그래도 그는 야후 재팬보다 월등히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알린다면 시장을 천천히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그리고 어찌됐든 내부적으로 이렇게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NHN수뇌부는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요즘에 최휘영 사장,이해진CSO(최고전략책임자),이준호CTO(최고기술책임자) 등 세 사람은 분당 NHN 사옥이 아닌 서울 시내나 공항에서 가까운 호텔 등에서 신속하게 미팅을 갖고 헤어진다고 한다.최 사장을 요즘 분당 사옥에서 갈수록 보기 힘든 것은 외부 미팅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렇듯 내부 미팅도 외부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해진CSO는 서울과 일본을 수시로 오가고 있고 이준호CTO도 많은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지만 3인 간의 회동을 위해 멀리 분당 사옥까지 가지 못하고 서울 시내에서 만나는 일이 잦은 것이다.

 이야기 끝에 여담 하나.최 사장은 최근 주가가 너무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마음이 오히려 불안했다고 한다.
 “그때 기세로는 금방 10조를 돌파할 것 같더라구요.그런데 그게 기업에게 결코 좋은 것이 없습니다.우리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데 주가만 빠르게 오르면 금방 내려갈 날이 온다는 거거든요.오히려 요즘에 주가가 좀 정체되면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주가가 너무 빠르게 오르면 조직 내부에서도 별로 좋을 게 없습니다.우리가 잘해서 오르는 거라면 상관없지만요.하지만 이제 주가가 다시 평가를 받을 순간이 오긴 올 겁니다.이런 식으로는 말구요”
 아마 그는 일본 시장에서의 검색 서비스 안착이 주가 상승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그리고 그것은 지금까지의 NHN이라는 기업에 대한 평가를 다시 바꿔놓을 중대 사안이 될 것이 분명하다.성공하든,실패하든 말이다.NHN의 일본 검색 시범 서비스는 연말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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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는 아직 실체 없는 비즈니스”
최휘영 NHN 사장은 UCC에 대해 의구심을 많이 갖고 있다.UCC,특히 최근 UCC 동영상이라고 하는 것이 분명 새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업적으로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고 판단한다.세컨드라이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이런 새로운 서비스들에 대한 최 사장의 생각은 일관되다.

“최근 1∼2년새 부각되고 있는 서비스나 콘텐츠들은 사실 1999년 벤처 붐이 한창 일어날 때 이미 아이디어가 제기되거나 사업으로 구상됐던 것들입니다.당시 아이디어 차원에 그쳤던 것들이 인프라의 발전으로 현실화되면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거죠.하지만 그만큼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그의 말이 맞긴 하다.세컨드라이프의 경우 사실 한국에서 이미 2000년에 신유진 광운대 교수가 ‘다다월드’라는 유사한 사업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한때 사용자를 10만명 이상 모았고 삼성증권 외환은행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입점해 높은 관심을 끌었었다.지금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UCC도 국내에서 싸이월드,네이버 지식인 등을 통해 사업으로 만들어졌었다.동영상UCC라는 최근의 트렌드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존재했던 것들이다.

“분명 신기하긴 하죠.하지만 새롭거나 신기하다는 것이 초기에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순 있지만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확실한 수익 모델이 있어야 기업이 비즈니스를 계속 영위할 수 있는데 아직은 UCC나 세컨드라이프 같은 서비스들은 수익모델 측면에서 검증받지는 못한 상황인 거죠.앞으로도 당분간은 수익 모델 검증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즉 광고 말고는 수익을 낼 방법이 없는데,광고가 얼마나 붙을지 불투명하다는 것.기업들이 UCC에 초기 호기심으로 관심을 갖고 있지만 반짝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UCC는 아직 기업들이 대거 광고전을 벌일 만큼 퀄러티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 상태다.

 UCC의 가장 큰 단점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고 해도 양질의,수준 높은 콘텐츠가 나오기 힘든 구조라는 것.텍스트 기반의 다른 DB들에 비해 동영상UCC라고 하는 것은 제작 시간이 많이 걸리고 손을 많이 탄다.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졌다고 해도 우수한 내용을 담았다는 보장이 쉽지 않다.

 물론 이것은 최휘영 사장 개인의 생각이다.그리고 이것은 최 사장이 최근 UCC보다 훨씬 기업의 미래에 중요한 일에 신경이 곤두서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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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형 블로그 업체 태터앤컴퍼니의 노정석 사장.그는 특이한 사람이 많다는 인터넷 업계에서도 유난히 튀는 이다.블로그에서 레비 안상일 사장을 거론하면서 노정석 사장에 대해서도 한번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이제서야 다루게 됐다.아마 노 사장에 대해선 여러차례 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1976년생으로 이제 만 31세에 불과하지만 대학 시절엔 최고의 해커로 명성을 떨쳤고 프로 레이서로 활약하기도 했다.21세 때인 1997년 처음 회사를 차린 후 지금까지 창업만 세 차례나 했다.
 강남역 근처에 있는 태터앤컴퍼니 사무실에서 노 사장을 만났다.2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태터사무실엔 뭐랄까,따뜻하게 분주한 느낌을 줬다.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대학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그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풀어나갔다.

◆매출 5억 회사가 해외 진출?..
그는 머리속에 앞으로의 계획이 가득차 있는 것 같았다.태터툴즈로 국내에서 상당한 명성을 쌓은 그는 이번엔 블로그 서비스로 해외에 진출할 준비에 분주하다.사실 나에게 이 정도 말했으니 이미 해외에 기반을 상당히 쌓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매출이 고작 5억원이었는데 해외로 나간다? 그러나 그는 자신만만했다. 노 사장은 “인터넷 서비스는 좀 이르다 싶을 때 남보다 먼저 움직여야 한다”며 “자신의 내면세계를 깊이 파는 일본이나 개성이 강한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블로그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터앤컴퍼니는 지난해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5억원을 투자받았다. 일본 서비스는 이달 중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 그의 말을 듣고 보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나는 현재 국내의 대표적인 인터넷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싸이월드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세컨드라이프의 린든랩코리아 김율 지사장,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의 이용수 사장,레비서치의 안상일 사장과 수차례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공통적으로 나온 결론은 ‘네이버가 해외 시장에서 많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중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찌감치 진출했기 때문’이라는 거였다.싸이월드와 다음이 해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 자리잡기를 기다렸다가 너무 늦게 진출했다는 점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거다.어니 한 시장에서 성공하기를 기다려 나갔다가는 때를 놓치기 십상이라는 결론이다.노 사장 역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고 그는 한발 빠르게 해외로 나가는 길을 택했다.

◆전국구 해커에서 레이서로
노 사장은 199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포항공대 해킹 싸움’ 주동자다.그는 KAIST 재학 시절 컴퓨팅 동아리 ‘쿠스(KUS)’ 회장으로서 싸움을 주도했다가 구치소에 수감됐다. 다행히 벌금형으로 풀려났지만 이후 그는 전공을 전산학에서 경영공학으로 바꿨다.
 하지만 끼가 어디 갈까. 해커로서 실력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은 1998년. SK텔레콤이 특이한 조건으로 보안시스템을 발주했다. ‘SK텔레콤 홈페이지 시스템을 뚫는 회사랑 계약하겠다’는 것. 그는 “SK텔레콤이 자신할 만큼 홈페이지 시스템은 철옹성 같았다”며 “수많은 업체가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인젠 창업 초기인 당시 그는 단 하루 만에 SK텔레콤 홈페이지 시스템을 해킹해 사업을 따냈다. 그는 “해킹은 기술이 10%,인간 심리 이해가 90%”라며 “시스템을 만든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하나씩 해킹의 실마리가 풀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이서로도 활동했다. 2002년 아마추어 트렉레이스인 ‘타임트라이얼’에서 우승한 뒤 2003년엔 프로로 전향했다. 2004년 KAIST를 졸업하고 SK텔레콤에 들어가면서 레이서 활동을 중단했지만 관심은 여전하다.그의 레이서 시절 사진을 보면 꽤 그럴듯 하다.‘레이서가 더 어울리시는 것 같다’고 내가 말하자 그는 웃으면서 “어려서부터 자동차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자동차에 빠져 공고 진학도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10년 동안 창업만 세 차례
 노 사장은 2005년 말 태터앤컴퍼니를 창업했다. 1997년 인젠,2002년 젠터스에 이어 세 번째 창업이다. 이 회사는 설치형 블로그 ‘태터툴즈’를 서비스하는 업체다. ‘옷을 깁다’는 뜻의 ‘태터(tatter)’에는 ‘기존 이론을 논파한다’는 뜻도 있다. 기존 1인 미디어와 블로그의 개념을 깨뜨리겠다는 노 사장의 의지와 일맥상통한다.

 태터앤컴퍼니의 모토는 ‘Brand Yourself’,즉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노 사장은 “태터앤컴퍼니의 블로그는 기존 블로그 서비스와 달리 개인에게 독립적인 도메인을 생성해 준다”며 “포털에 종속되지 않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이 5억 밖에 안 되는 회사 사장인 그가 주목받는 것은 과거의 화려한 이력도 이력이지만 그가 가진 인터넷산업에 대한 열정과 이해도 때문이다.기술적인 부분 뿐 아니라 시장에 대해 그만큼 이해도가 높은 사람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그가 그의 혜안만큼 좋은 경영 성과를 낼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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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과 매출을 놓고 보면 엔씨소프트의 문제는 단순히 현재의 일시적인 위기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과거의 실패와 현재의 위기,미래의 불안함까지 모두가 총체적으로 맞물려 있다.나는 개인적으로 국내 최대의 온라인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이대로 주저앉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않는다면 그냥 한때 잘 나갔던 게임업체로만 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한국 게임산업에 상당히 암울한 소식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그래서 엔씨소프트가 당면한 문제들을 나름의 소견으로 하나씩 짚어보고 있는 참이다.


 

우선 현재 엔씨소프트의 주된 수입원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및 수익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계속 새로운 게임이 나오고 있지만 엔씨소프트의 연 매출과 이익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위의 그래프를 봐도 알 수 있다.물론 일별/월별 변동이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그렇다.

 리니지2가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하게 된 후 2004년 엔씨소프트의 국내 매출액은 2468억원으로 절정에 달한다.하지만 그 다음 해엔 2328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엔 2274억원으로 또 감소했다.그 동안 신규 게임 개발비,인건비,관리비용 등은 계속 증가하면서 2004년에 비해 지난해 순이익은 반토막이 난 상태다.

 리니지2 이후 엔씨소프트는 숱한 게임들을 내놓았지만 대략 굵직한 것만 따져봐도 5개다.길드워,시티오브히어로,오토어설트,타뷸라라사,아이온.이 중 시티오브히어로와 오토어설트는 확실히 실패한 작품이다.길드워도 국내에서는 철저하게 쓴 맛을 봤다.타뷸라라사와 아이온은 아직 성적표가 나오지 않았다.아이온은 7월말 비공개시범서비스가 시작된다.

 게임포털 ‘플레이엔씨’는 따로 하나의 영역으로 카운트해야 할 것이다.하지만 이것 역시 철저하게 기존 게임포털에 밀려 관심을 받지 못했다.김택진 사장 스스로가 “왜 이렇게 안되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할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최근 플레이엔씨는 재정비해 오픈을 한 뒤 예전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지,이것이 수익으로 어떻게 연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여섯번의 시도에서 4번을 실패했고 두 가지는 아직 판단 유보인 상태라는 것이다.하지만 리차드 게리엇의 타뷸라라사는 몰라도 아이온은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감히 단언한다.왜? 전혀 새로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결국 아이온은 성공하려면 기존 리니지 회원의 이탈을 전제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아이온이 성공하려면 리니지가 무너져야 하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에서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하지만,이를 자세히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기본적으로 게임의 방식과 목적이 동일한 이상 게임의 세계를 천계 마계 용계로 나누고 구성 요소를 달리한다고 해서 별로 달라질 것은 없기 때문이다.그래픽이 현저히 업그레이드된다 해도 전혀 새로운 유저층이 게임에 유입되지 않는 한 아이온의 숙명적인 카니발라이제이션은 피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아이온은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까? 그것 역시 미지수다.국내 개발진이 만들었고 엔씨소프트는 지역에서 개발한 게임은 그 지역에 우선 타게팅하는 특성이 있어왔다.아이온 역시 국내 및 아시아 지역을 위주로 하고 있다.WOW로 인해 전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고 수준이 높아진 유저들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아직은 불안감이 더 크다.

 엔씨소프트의 최대 기대작이라고 할 수 있는 리니지3는 현재 정상적인 개발 과정을 밟지 못하고 있다.이 문제는 너무나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으므로 여기서 자세히 다루지는 않을 생각이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과거의 실패와 현재의 위기,미래의 엄청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핵심 인재들이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들은 더 크게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요즘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한 차례 더 위기 요인을 짚어보고 다음엔 가능성이나 변화의 조짐을 짚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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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의 창업자인 이해진 CSO와 김범수 NHN USA 대표,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의 김정주 대표와 김상범 넥슨 이사,XL게임즈의 송재경 사장,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간에는 공통점이 있다.한국의 인터넷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걸출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이 밖에도 무시못할 공통점이 있으니 공과대학,그것도 서울대나 카이스트의 86학번이라는 점이다.<이미 책(네이버,성공신화의 비밀)에서 이 내용을 일부 언급한 바 있지만 그때 못다한 얘기도 일부 있고 추가된 부분도 있어서 다시 한번 쓰게 됐다.>

 이해진 CSO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 출신이다.NHN의 김범수 사장도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 출신이다.대학 입학때 재수를 해 이해진 CSO보다 한 살 위인 김 사장은 지난 98년 11월 게임사이트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해 2000년 7월 당시 이 사장이 운영하던 네이버와 합병,현재 NHN USA의 대표를 맡고 있다.

 온라인게임 업체 넥슨의 김정주(34) 대표 역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이다.김정주 대표는 국내 최초의 그래픽 기반 온라인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개발한 주역이다.이해진 CSO와 김정주 대표의 관계는 대학원 시절에서도 계속 이어진다.1991년 대전 카이스트 기숙사의 5~6평 남짓한 방에서 이해진 김정주 당시 두 대학원생은 같이 생활했다.카이스트 기숙사 룸메이트 둘이 각각 현재 국내 최대의 인터넷기업을 세웠다는 점은 참으로 기묘한 인연이라고 할 수 있다.

 카이스트 룸메이트 신화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이해진 김정주 두 대학원생이 같이 쓰던 방 옆에서는 송재경 김상범 두 동기생이 방을 같이 쓰고 있었다.송재경씨는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만들어 국내 최고 흥행 개발자로 꼽히는 사람이다.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을 거쳐 카이스트 석사과정 90학번으로 입학했다.김상범씨는 넥슨 초창기 멤버로 메이플스토리 퀴즈퀴즈 등을 만든 거물급 개발자다.그는 카이스트 86학번,석사과정 90학번이고 송재경 사장과 대학원 시절 룸메이트로 같이 생활했다.

 둘은 대학 시절 학교에서 천재로 불렸다는 점에서도 닮았다.송재경 사장은 카이스트 재학시절 내내 학교 내에서 화제가 될 만한 개발 사례를 양산했고 김상범 넥슨 이사는 90년 카이스트 석사과정에 수석으로 입학했다.김정주 이해진 송재경 김상범 이들 네 명은 당시 카이스트내에서도 소문날 만큼 친했다고 한다.91년 카이스트에는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천재 청년 4명이 함께 동거동락했던 셈이다.


 국내 최대 온라인게임업체 엔씨소프트를 이끌고 있는 김택진 사장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이다.그는 송재경씨와 함께 리니지를 만들었다.

 서울대-카이스트는 아니지만 다음의 이재웅 사장은 연세대 전산학과(현재 컴퓨터공학과) 86학번으로 프랑스 유학을 거쳐 지난 95년 2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한 인물이다.다음 이재웅 사장은 이해진 NHN CSO와 청담동 진흥아파트 위아래층에 살며 20년간 알아온 사이다.동네친구라고 할 수 있다.두 사람의 인연은 같은 아파트 위 아래층에 살며 서로 친해진 부모님들이 당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새내기 이해진 씨와 연세대 전산과학과 새내기 이재웅 씨가 같은 연배에 같은 전공이란 이유로 서로 아들을 소개하며 시작됐다.

 86학번이 이렇게 인터넷산업 성장의 주역으로 등장한 이유가 특별히 있을까.넥슨의 김상범 이사는 “PC가 처음으로 보급되던 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특히 카이스트의 경우 당시 한국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지금과는 많이 다른 형태였지만)에 접속할 수 있는 PC가 들어온 시기였다.서울에 있던 카이스트를 이전하는 문제 때문에 90학번 석사과정 새내기들만 덩그마니 대전 카이스트에 있었고 다른 학번들은 아직 서울에 있던 때였다.

 김상범 이사는 “맨날 기숙사에서 PC를 갖고 이것저것 해보던 최초의 학번들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한 시도는 전부 최초가 될 수 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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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지금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사업이란 게 위기가 아닌 적이 언제 있으며,위험과 기회란 것이 항상 같이 붙어다닌다고 하지만 김택진 사장이 현대전자 직원들 10명을 데리고 지난 1997년 창업한 뒤로 지금처럼 회사의 현재와 장래 비전 모두가 한꺼번에 흔들린 적은 이제껏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엔씨소프트의 상황은 어떤 것일까.그리고 김택진 사장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김택진 사장은 최근 가족 관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루머에 시달렸다.물론 이것은 낭설로 확인됐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그를 괴롭혔다.여기에 리니지의 매출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해외에서 새로 선보이는 게임들의 성적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그에게 가장 큰 시련은 계속되는 핵심 멤버들의 이탈인 것 같다.특히 리니지를 만든 핵심개발자 및 기획자들이 줄줄이 회사를 빠져나간 것이 컸다.리니지는 엔씨소프트의 핵심 콘텐츠이자 사실상 회사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송재경 사장이 이미 XL게임즈를 만들어 따로 독립한 것은 오래된 얘기.여기에 당시 송재경 사장과 함께 리니지를 만들었던 핵심 인물 4명이 줄줄이 엔씨소프트를 빠져나왔다.

 가장 먼저 몸을 뺀 사람은 김정환 엔씨타이완(대만법인) 대표.그는 연초 대만법인장을 그만두고 송재경 사장이 차린 XL게임즈로 합류했다.바로 뒤이어 역시 리니지를 만든 박용현 리니지3 개발팀장도 회사를 나와 장병규 사장이 새로 설립하는 온라인게임개발사로 옮겼다.리니지 기획을 맡았던 최석우 이사는 가장 최근에 회사를 그만두고 그 역시 XL게임즈로 옮겨갔다.이미 박용현 팀장과 함께 리니지 개발팀의 실무급 개발자들 상당수도 회사를 나왔다.

 결국 리니지를 만든 주요 멤버 중 김택진 사장을 제외하곤 대부분 회사를 나간 셈이 된 거다.흔히 게임업계에서 김택진 사장을 가리켜 일당백을 하는 인물이라고 칭하곤 하지만 그가 외로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이들이 XL게임즈로 몰리고 있다는 것도 김택진 사장에겐 불편한 소식일 것 같다.

 물론 창업멤버가 회사를 떠나는 것이 꼭 나쁜 소식은 아니다.엔씨소프트도 어느덧 창립 10주년이 됐고 회사가 커지면서 초기 멤버들은 나가고 새로운 얼굴들이 빈 자리를 메꾸는 형식으로 세대 교체도 일어나고 이러면서 회사도 발전할 수 있다.하지만 최근 엔씨소프트의 상황은 이들이 떠나면서 리니지3 개발도 차질이 생기고 빈자리가 커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

 리니지 개발의 핵심 멤버는 아니지만 김화선 부사장도 최근 엔씨소프트를 그만뒀다.김택진 사장이 아무리 막강해도 차떼고 포떼고 사업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다른 회사와 비유를 하자면 NHN 이해진 창업자에겐 최휘영 사장이 있고,넥슨 김정주 창업자에겐 데이비드 리 넥슨재팬 사장이 있다.심지어 다음 이재웅 창업자에게도 석종훈 사장이 있다.즉 비교적 터놓고 고민도 얘기하고 함께 상의할 만한 걸출한 인물들이 곁에 최소한 하나씩은 있다.그런데 김택진 사장은 너무 고독하다.

 그에겐 그와 상의하고 때로는 그를 대신해 결정도 내려주고 책임도 질 수 있을 만한 인물이 필요하다.비단 그를 위해서뿐 아니라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와 한국 게임산업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그럴까.최근 김택진 사장은 오픈마루스튜디오에 푹 빠져서 산다고 한다.분당에 있는 오픈마루 스튜디오를 수시로 방문해 개발자들과 토론을 한다고 들었다.오픈마루스튜디오는 최근 침체된 엔씨소프트 조직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콘텐츠와 서비스를 생산해내는 조직이다.김택진 사장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어 엔씨소프트의 실세 조직이라는 말도 듣는다.그리고 김택진 사장은 요즘 가끔씩 집에 일찍 들어가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곤 한다고 한다.

 김택진 사장이 오픈마루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그런데 그 얘기를 듣고 한편으로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아,김택진 사장이 정말 고민이 많구나.뭔가를 잊고 싶은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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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라이프가 한국에서 통할까?

국내 게임개발자 중 단연 최고수로 손꼽히는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의 개발자 송재경 XL게임즈 사장이 이에 대한 예측을 했다.송 사장의 생각은 “세컨드라이프는 한국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
 그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한 분야의 대가가 이런 평가를 내린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런 이유를 차근차근 듣다보면 어느 정도 이 사업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그런 점에서 지난달 3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가상현실 비즈니스와 차세대 UCC전략’은 인터넷/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뜻깊은 시간이었을 것 같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 송재경 XL게임즈 사장은 우선 세컨드라이프에 대해 크게 감탄했다고 얘기했다.특히 “구성과 아이디어가 인상적이었다”고 한다.“세컨드라이프가 온라인게임과는 별개의 다른 장르라고 생각되지만 온라인게임에 엄청난 도전을 주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컨드라이프가 한국에서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가장 큰 이유는 너무 다양한 재미가 많은 대체제들이 풍성하기 때문.예를 들어 같은 3D(입체) 그래픽이지만 훨씬 다양하고 박진감넘치고 스토리라인이 있는 숱한 온라인게임들,특히 MMORPG들의 존재다.싸이월드 미니홈피와 같은 가상 세계의 자기만의 공간 역시 세컨드라이프에는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라고 역설했다.

 아바타가 조악하고 전체적으로 조작하기가 어려운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어려운 것은 하기 싫어하는 한국 유저들의 특성상 세컨드라이프가 이런 점을 너무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이것은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반에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봤다.

 린든랩 윤진수 부사장은 아바타 문제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는 자세를 보여줬지만,바로 이런 점 때문에 세컨드라이프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송 사장은 예견했다.아바타가 별게 아닐 수 있지만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아바타가 바로 첫인상이 된다.내가 직접 해봐도 세컨드라이프의 아바타는 너무 조잡했다.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미국식-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남성- 외모는 분명 서구 취향이다.한국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이름도 사용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개발자인 송재경 사장은 “세컨드라이프 아바타가 너무 안 예뻐 보여서 내가 직접 좀 다듬어 보려고 3일간 끙끙거려봤는데 도저히 안되더라”며 “나중에 세컨드라이프 한국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내가 세컨드라이프 내에 성형외과를 차리면 장사가 아주 잘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이밖에도 통렬하게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했다.진입장벽이 좀 높다는 것도 큰 문제중 하나로 꼽았다.시작하기까지 이것저것 해야할 것이 많아 복잡하고 막상 시작하게 되도 안에서 헤메게되는 구조들도 지적했다.결국 목적을 달성하고 나서 기업들이 콘텐츠를 방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송 사장도 세컨드라이프가 3세대 브라우저로서의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사람들이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쓰듯 세컨드라이프를 통해 가상 공간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수는 있다고 본 것이다.하지만 린든랩 뿐 아니라 다른 회사도 참가할 수 있어야 성공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서버와 클라이언트 사이의 프로토콜을 공개하는 것도 있어야 할 듯하다.마치 월드와이드웹이 http라는 프로토콜하에 그것만 맞추면 누구나 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세컨드라이프도 그런 조건들을 갖춘다면 3세대 브라우징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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