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는 놀라움 자체였다! ‘국내 최초, 최고 시설이라고 이들이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오로지 VR(가상현실) 콘텐츠 제작만을 위해 이런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 흔치 않으리란 건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시설을 만들어낼 수 있는 리얼리티리플렉션(Reality Reflection)3D 가상화 솔루션 기술을 개발해 온 손우람, 그리고 네 차례의 창업과 세 차례의 성공 경험을 가진 노정석 두 사람의 기술과 노하우가 결합해 탄생했다.


3D와 가상현실에 대한 꿈

건국대학교 컴퓨터 공학과(04학번)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방사선응용생명과학)에 진학한 학생 손우람. 공학 기술과 의료 분야의 접목된 사업을 생각하게 된 것은 이때부터 아니었을까.


 군 생활을 대신하기 위해 병역특례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것이 그의 이런 관심사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 “3D 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제품에서 작동하는지를 그때 처음 알게 됐어요. 카메라에 들어가는 3D기술에 대한 선행연구를 했거든요.”


 이후 그는 3D 기술을 갖고 사업을 할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그가 처음 찾아낸 사업은 3D 스캐너 솔루션이었다. “신체를 스캔해서 3D 모형으로 만들어내는 걸 생각했어요. 정밀하게 스캔을 할수록 쓰임새가 많아질 것은 분명하구요. 특히 일단 성형외과를 비롯해 의료 분야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20144월 그가 자신의 이름 끝자를 따서 만든 람테크놀로지는 페이스박스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페이스박스는 포터블 3D 스캐너를 이용, 성형수술 전에 환자의 신체를 정량적으로 측정한다. 의사에게는 수술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고 환자에게는 수술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즉 성형외과를 찾은 환자가 수술 전에 자신의 수술 후 모습을 정밀하게 예측해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솔루션이다.


 성형외과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시작했지만 사실 치료 목적 뿐 아니라 모형물을 제작해야 하는 곳이나 상상의 것을 현실화해서 봐야 하는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손 대표는 람테크놀로지 시절 그해 11KBS 황금의 펜타곤이라는 창업 공개 오디션에서 시즌2 6주차 우승을 하기도 했다. 11월말에는 대한민국 창조경제박람회 2014에 나가 3D 스캐닝 기술을 시연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손 대표는 생각지도 못했던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가 꿈꿨던 3D 스캐닝 기술의 확장 기회를 얻게 된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시작된 재도전

2014년 겨울은 11월 중순부터 일찌감치 찾아왔다. 밖은 한겨울 날씨였지만 창조경제박람회가 열린 코엑스는 더웠다. 땀을 뻘뻘 흘리며 손 대표는 부스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3D 스캐닝 기술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에게 회사의 기술과 비전을 알려야했기 때문이었다. 3D 스캐닝 기술은 충분히 관심을 받을 만했고, 즉각 쓰일 수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중소기업청장부터, VC 관계자들, 대기업 임원,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왔다.


 손 대표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명하고 있을 때 노정석은 창조경제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 손 대표의 열정적인 설명 장면이 들어왔다. 이미 네 차례의 창업을 했고 세 번이나 성공을 한 경험을 갖고 있는 노정석 전 아블라컴퍼니 대표는 유심히 손 대표의 설명을 들었다. 노 전 대표가 손 대표에게 그처럼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 역시 3D 가상화 분야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 전 대표는 즉석에서 손 대표에게 제안을 했다. “저랑 같이 사업을 하시죠. 더 큰 시장이 열리는 곳에서.”


 그야말로 길거리 캐스팅으로 공동 창업자를 찾아낸 격이다. 3D 스캐닝 기술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이든 이미지를 찍은 다음 이를 가상의 공간에서든 실제 현실에서든 실물 그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손 대표가 축적한 이 기술을 갖고 의료업계에서 쓰이는 수준을 뛰어넘어 좀 더 큰 시장에서 활용하려고 했던 게 이들의 의도였다. 아직 어떤 시장이 열릴지, 어떤 분야에 적용을 할지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했다. 현실의 생생함을 그대로 살리는 3D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20154월 킵코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나중에 리얼리티리플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노 전 대표와 과거 아블라컴퍼니 시절 같이 일했던 김준수 이사가 합류하게 된다. 3D 기술로 출발한 이 회사는 점차 사업 모델을 구체화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현실의 인물 캐릭터를 가상세계에서 구현하는 기술 개발 회사로 다시 태어났다. 사명도 현실을 반영한다는 뜻의 리얼리티 리플렉션(Reality Reflection ; RR)으로 지었다.


<리얼리티리플렉션 창업멤버들. 왼쪽부터 노정석 CSO, 손우람 대표, 김준수 COO. 사진=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2015년 하반기는 언론과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VR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던 시점이었다. 노정석 손우람 김준수 등이 VR관련 기술 개발에 나섰다는 소문도 퍼져나갔다. 그런데 웬걸? 관심이 많은 분야인 듯 했지만 막상 투자 유치조차 쉽지 않았다.


 “올해 초만 해도 VR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별로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VC들 중에도 실제 투자와 관련된 관심을 보이는 쪽은 거의 없었습니다.”


 3D TV나 스마트TV와 같은 꼴이 될 수도 있을 거란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뭔가를 뒤집어쓰고 힘들게 경험해야 한다는 VR의 태생적인 한계가 시장의 정확한 전망을 가늠하게 하는 데 상당한 진입장벽이 된 것이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2016년초부터였다. “CESMWC 이런 국제IT컨퍼런스에서 VR에 대해 대대적으로 조망을 하면서 관심이 갑자기 늘었습니다. 투자자들이나 같이 사업을 제휴하고 싶다는 이들의 문의가 이때부터 급증하기 시작했죠.”


실제보다 생생한 가상현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RR 사무실을 찾았을 때,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곳곳에 있는 VR 장비였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열명 남짓한 이들의 화면에는 전부 다 인물 캐릭터를 3D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그래픽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가장 시선을 끈 것은 사무실 한 층 아래에 있는 별도의 스튜디오였다. 이 스튜디오는 가상 현실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한 영상 촬영 장비였다. 즉 사람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아주 정교한 3D 가상현실 이미지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사진에서 보듯 무대장치처럼 꾸며진 스튜디오에는 무려 160개의 DSLR(디지털일안반사식)카메라가 구비돼 있었다. 카메라는 각각이 인체를 부위별로 정교하게 찍을 수 있도록 위치가 고정돼 있었다.


<리얼리티리플렉션 스튜디오 촬영장비 앞에서. 왼쪽이 손우람 대표. 오른쪽이 노정석 CSO>


 “이렇게까지 정교하게 사진을 찍을 필요가 있나요?”

 “특히 얼굴 부위는 정교한 표정이 나와야 합니다. 얼굴 표정이 변하는 게 캐릭터의 생생함을 살려주는 데 가장 중요하거든요.”


 이들이 추구하는, 그리고 상당히 진행된 VR 캐릭터는 지금 VR 게임이나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VR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 우선 VR 기기를 쓰고 나타난 캐릭터가 나에게 반응을 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눈을 크게 뜨기도 하고 손을 흔들어 인사하면 같이 손을 흔들며 안녕이라고 말하는 등 반응을 보인다. 아무런 반응이 없이 그냥 만들어진 영상을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만 하는 듯한 기존의 VR 영상과 다른 점이다.


 반응하는 VR 인물 캐릭터는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다양한 실험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우선 관객 앞에서 드럼을 연주하는 VR 음악 게임을 선보인다. 손우람 대표의 강권(?)VR 기기를 뒤집어쓰고 직접 게임을 해봤다. 익숙치 않으니 허공에 대고 이리저리 스틱을 휘두르기만 하다가 끝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게임 자체는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PC게임이나 모바일게임에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이었다. 우선 몰입도가 대단했다. 만약 정말 생생한 영상이나 캐릭터가 눈앞에 펼쳐지고 이와 대응해서 게임을 하거나 대화를 한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할 것 같았다.


 “어느 날 스마트폰 시대가 왔쟎아요. 이제 VR 시대가 들이닥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대가 오면 사람들이 스마트폰 들여다보는게 아니라 눈앞에 바로 영상이 펼쳐지고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콘텐츠를 즐기게 될 겁니다.”


 VR시대에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손 대표와 노정석 CSO(최고전략책임자. 그는 RRCSO를 맡았다)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커뮤니케이션 수요가 가장 클 것이라는 점.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현실과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생생한 캐릭터와 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예측이었다. 하다못해 VR상에 나의 비서를 만들고 비서와 대화를 하더라도 이왕이면 반응하는 캐릭터가 훨씬 낫지 않겠는가. 이런 시대를 대비해 VR 시대 적절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려는 게 손 대표와 노정석 CSO, 김준수 COO(최고운영책임자)의 목표다.


 3D 가상화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사람(손우람)과 다양한 창업 성공의 경험을 보유한 사람(노정석)의 만남으로 탄생한 리얼리티리플렉션. 이들은 어쨌든 VR이라는 로켓에 올라탔다. 어디를 향해 날아갈지 확인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진 않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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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자율적인 직장 문화를 꿈꾼다.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일하는 과정에 시시콜콜히 개입하지 않으며 쉬고 싶을 땐 아무 이유 없이 쉬는 그런 문화. 퇴근할 때 눈치를 보지 않고 휴가 갈 때 사유를 작성하지 않으며 집안에 일이 있을 때 걱정 없이 급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그런 문화.


 하지만 이런 문화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적인직장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런 문화 속에서 일할 때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생산성이 엄청나게 오를 것 같지만, 도입할 수가 없다. ?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이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기(또는 그럴 것이라고 예상이 되기) 때문이다.


 장담하건대, 반드시 있다.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라고 하면 출근 시간이 한도 없이 늘어질 수 있고, 쉬고 싶을 때 아무 때나 쉬라고 하면 갑자기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당황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교적 자율적인 환경 하에서 일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더라도 말이다.


 이러다보니 우리가 일하는 환경은 이와 정 반대인 경우가 많다. 출근 시간 1분 지각할까봐 전전긍긍하기 일쑤고, 하루 종일 어떤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실제로 일을 하기 보단) 보고만 하다가 시간이 지나가며,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쉰다는 것은 꿈도 못 꾼다. 휴가 갈 때 사유를 고민하는 건 당연지사고, 정기 휴가를 갈 때조차 눈치를 보는 게 일반 직장인들의 삶이다.


 그런데 꿈에서나 볼 듯한 이런 근무 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회사가 있다. 이번 스타트업생태계컨퍼런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스마트스터디 김민석 대표의 우리가 만드는 스타트업 문화강연이었다.


<2016년8월25일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스타트업생태계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


 20103명의 창업멤버로 시작한 스타트업 스마트스터디. 이 회사 직원 규모는 이제 113명으로 불었다. 아직 작은 규모라면 작다고 할 수 있겠지만, 스타트업으로서는 상당한 규모의 회사가 됐다. 그의 강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109개국에서 교육앱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지금도 많은 국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핑크퐁 시리즈. 창업 2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해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흑자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회사. 투자를 받았지만 투자금을 거의 쓰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그는 스마트스터디에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5분 지각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고 한다. “1, 2분 늦을까봐, 그 붐비는 아침에 헐레벌떡 나오고, 스트레스 받고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렇고 저희 직원들도 그렇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출퇴근 시간을 없앴습니다.”


 휴가가 무제한이라는 것도 이 회사의 특징. 정말 무제한일까.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정말 그렇다고 한다. 아무도 특정인이 얼마나 휴가를 쓰는지 신경쓰지 않고 휴가를 간 것 때문에 인사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 회사. 실제로 스마트스터디엔 1년에 한 달 이상 휴가를 쓰는 사람이 무척 많다고 한다. 한꺼번에 한달 이상을 모아서 자리를 비우는 사람도 있다고!


 근무지도 자유다. 꼭 매일 아침 회사의 자기 자리에 와서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언제 어디서나 일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누구든 그렇게 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지난해 메르스가 창궐했던 시절엔 전 직원이 자택근무를 하기도 한 회사. 무려 4주 동안이나 말이다.


 김민석 대표가 설명한 스타트업 문화는 이상적인 것이었다. 누구나 아마 그런 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을까 싶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 회사엔 파티션이 없고, 회의실에도 벽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김 대표는 자신의 회사의 근무 문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규칙을 만들지 않는다

 그는 이런 현상들은 사실 모두 결과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게 중요한 포인트다. 정책과 혜택으로 보이는 현상들은 그저 어떤 가치관으로 꾸준히 회사를 만들어간 결과물일 뿐이라는 점이다.


어떤 생각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할까요

김 대표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이렇게 대답을 했다. “사람에 대한 신뢰입니다.”


 그의 말을 듣다보면 일견 수긍이 갔다.

 “모든 사람에게는 목표가 있고 지금보다 더 잘하기를 원합니다. 어른답게 놀고 어른답게 일하게 하면 됩니다. 스타트업은 어차피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들입니다. 또 스타트업은 취업하는 곳이 아닙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개개인의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스마트스터디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둔다. 다만 회사 차원에서 강조하는 것은, ‘최대한 많이 소통을 하라!’

 김민석 대표는 스타트업에게 회사는 일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회사 생활이 곧 삶이고 창업가와 직원들의 삶이 곧 회사 생활이라는 것. 그는 월급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한다고 했다. 월급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낸 수익 중 일부를 가져가고 일부는 회사에게 돌려주는 게 회사의 급여 시스템이라고 봤다.


 그의 발표가 끝나고 누군가 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회사의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요?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렇게 딱 잘라 말했다.

 “사실은 이런 반응이나 이렇게 생각하는 게 가장 위험한 반응이라고 봅니다. 사람을 믿지 않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악용할 만한 사람을 뽑지 말아야 하는 거죠. 그리고 모두가 이런 문화를 만들어가고 지킨다면 악용하려고 하는 사람이 오히려 버텨내지 못하게 되고 스스로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실제로 그런 경험도 했구요.”


 김 대표가 발표를 하기 전에 서울에서 부산으로 오는 KTX에서 우연히 그를 만나 이야기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다. 당연히 주제는 그의 발표 내용이었다.


이게 정말 이상적이긴 한데, 정말 가능할까요. 현실적으로? 그게 궁금하네요.”

어느날 갑자기 기존 조직이 우리도 이런 문화를 만들어보자 이렇게 해서 바꾸려고 하면 아마 안 될 겁니다. 스마트스터디도 그렇게 해서 만든 문화가 아니거든요. 그렇게 할 수도 없구요. 이렇게 하려면 직원을 뽑는, 채용 단계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채용을 잘 해야 하는 문제죠. 자율적으로 일하는 정도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고 일을 만들어나가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다보면 만들어지는 문화인거죠.‘


 그가 거듭 말했듯이, 이런 문화는 이렇게 만들어보자라고 시작해서 완성된 것은 아니다. 세상을 바꾸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모인 사람들이 서로를 신뢰하는 가운데 일하는 최적의 스타일을 찾아내려고 하다보니 생겨난 결과일 뿐이다. 그래도 어느덧 상당히 이상적인 형태가 된 것은 분명하다. 기존 조직을 이렇게 바꾸려고 하면 너무 큰 잡음이 있을 것이고 그의 말처럼 채용 단계에서부터 다른 접근을 해야 하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규모가 점점 커져도 이런 문화가 지속될 수 있을까에는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결국 회사가 계속 성장하다보면 이질적인 사람들이 들어 올 수밖에 없고, 특히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지점에 오게 되면 외부 인력이 대거 유입된다. 이 외부 인력들은 전혀 다른 문화에서 일했던 사람들이고 이들이 일정 규모 이상 되면 기존의 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만에 하나 그렇지 않고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간다면 이 회사는 사내 문화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지 않을까. 김 대표 역시 이런 점을 알기에 만들어가는스타트업문화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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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25일-26일 이틀 동안 부산에서 진행된 스타트업생태계컨퍼런스 패널토론회 주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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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인사말

패널토론 참석자=김영덕 롯데액셀러레이터 상무, 송은강 캡스톤 대표, 이호찬 KTB벤처스 대표, 유주동 엔씨소프트 상무,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등



질문=CVC(기업벤처캐피털)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아이디어나 기술을 베껴가는 것 아닌가.

김영덕=기업 최고 경영자나 고위 임원급 등 TOP 차원에서 그런 명령을 내리거나 그런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다. 사실 중간관리자들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중간관리자들이 과장이나 부장이나 임원 막 다는 그런 사람들이 그런 유혹을 느끼는 것 아닐까 싶다. 승진도 걸려 있고 내부적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외부에서 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면 치팅을 하려는 유혹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질문=롯데가 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한 것에 대해 대단히 의외라는 시각이 많다. 상황이 요즘 어려우니까 설립해서 진행하는 것 아닌가

김영덕=사람이 한 가지 목적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일타쌍피? 꼭 상황이 안 좋아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작년부터 진행을 해서 올 2월 설립을 했는데, 처음엔 사실 신동빈 회장께서 우리도 스타트업 투자하고 혁신 동력 찾아야 하는것 아니냐고 말씀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회사에 대한 상황 안좋아지면서 투자를 하고 발굴을 하는게 이미지에도 좋게 되고 그런 측면도 없지는 않다.

 

질문=게임 회사는 왜 게임업체에 투자하지 않나 NC 내부의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는 방식은 고려하지 않는가

유주동=2014년부터 300억 정도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다. 13개 스타트업. 900억원이라고 한 것은 다른 상장사 등에 투자한 것을 포함한 것이다. 스튜디오에 투자하기도 했다. 게임 만드는 작은 회사. 게임플레이어의 모두의 고민. 초기에 투자하는 VC들이 중간에 포기하거나 단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로 옮기면서 게임쪽 투자가 어려워지는 것 아닌지. 초기 인디게임 스튜디오에 투자한 적도 있지만 한계가 있었다. 게임쪽 특히 모바일 게임쪽은 초기 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올라오는 사이클이 깨진 것 같아서 안타깝다. 키워나가는 데 상당한 한계가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키워주는, 엔씨도 맏형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택경 대표께 질문하고 싶다. 테크 스타트업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 많이 하는 엔젤인데, 상장이나 합병 가기 너무 먼제 혹시 초기투자자 엑싯(Exit)을 위한 정책 같은 것이 생기고 있을까

이택경= 전반적인 M&A나 엑싯의 이유가 있고, 또 하나는 테크 스타트업의 이슈가 따로 이다. 우리고 20% 정도는 테크스타트업에 투자하는데, 이게 투자 유치하기가 더 어렵다. 두세배 정도. VC가 보수화된 이유도 있지만 국내 VC들이 ICT테크에 투자해 본 경험이 많지가 않다. 바이오나 부품 소재 쪽에 투자를 한 사람도 있지만, ICT 투자 경험이 많지 않아 보수적이 된다. 서비스는 그나마 빨리 나오는데, 테크는 2년 동안 개발해봐야 중간에 시리즈A를 받아야 B로 가는데 더 크면 투자하겠다고 하면서 시리즈A에는 잘 안들어간다. 그러다보니 투자가 어렵다는 것. 아이디어 기반의 스타트업은 너무 포화된 것 같다. 테크 기반의 서비스에 투자를 해야겠다는 게 요즘 분위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테크 스타트업 아닌 전반적인 투자에 대한 엑싯 문제인데, M&A 자체가 별로 없다. 다음,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들이 M&A를 많이 해 왔는데 요즘엔 많지 않다. 사이즈의 문제도 있다. 카카오나 네이버 시총 사이즈에서 인수할 수 있는 규모의 한계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 M&A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 필요. IPO를 좀 더 완화시켜주는게 필요한 거 아닌가. 네이버나 다음 지금 기준이면 상장할 수 없었다.

 

송은강=VC가 사주면 된다. 엔젤투자자들이 투자한 금액에 대해서. 그게 엑싯 중의 한가지 방법. 신뢰를 베이스로 해야하는데 그게 안돼있다. 구주를 사는 게 힘들다. 거래를 해도 개인적인 친분 관계로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거래를 할 수가 없다.

 유니콘을 키워라 미래 먹거리를 키워라 이런 차원이 아니라 사고를 치지 말아라...1조 갈 수 있는 회사인데 1000억 정도면 잘했다. 그대신 사고치지 말아라. 내 지분 판 다음에 사고쳐라 이런 식이다

 

김영덕=외국은 대기업들이 M&A에 많이 나서는데. 한국은 쉽지 않다. 좋은 회사 있어도 몇%를 사야 하는가 부터 고민. 30% 이상 사면 대기업에 편입. 그렇게 되면 공정위 이슈. 법률적 검토. 인수당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사업하는 제약에 엄청나게 생긴다. 스타트업이 대기업 취급 받는다. 최종적으로 M&A까지 간다고 하면 엄청난 규제가 생긴다. 그래서 M&A가 용이하지 않는다

 

이호찬=한국은 M&A 개념이 다르다. 30% 산다. 손자회사 개념 이런거. 그런데 미국은 대부분 100% 인수다. 미국은 M&A를 많이 하긴 하는데, M&A자체가 파는 게 아니라 팔리는게 아니다 누구도 M&A를 하기 위해 회사를 시작하진 낳는다.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 상장을 통해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사 줄 곳도 마땅치 않은게 한국의 현실. M&A 시장의 경직성.

 

유주동=M&A하게 되면 투자자 입장에서 바로 성적표가 나오는 것이다. M&A하면 바로 회사 실적에 잡힌다. 부담된다. 몇 년 간은 일정 지분을 가져가다가 시간을 좀 보고 핏이 맞는가 확인한 다음 포트폴리오 궁합을 좀 보고 확대해나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임정욱= NC는 내부적으로 스타트업 투자에대해 내부 평가가 어떤가

유주동=나쁘지 않다. 투자팀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 것이 이 쪽에 대한 퍼포먼스를 좋게 보는 한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질문=대기업에 있다가 나온 사람이 스타트업을 할 경우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김영덕=대기업에 15년 동안 있으면 주로 매일 보고서를 쓴다. 무슨 일을 했는지 생각해봐야. 스타트업에서는 무슨 일을 할 때 30분간 격렬한 토론을 한 다음에 그냥 일을 시작하면 된다. 그런데 대기업에서는 그냥 토씨 신경쓰면서 보고서를 계속 작성한다. 그런 사람이 나와서 무슨 사업을 할 수 있겠나. 그냥 포기를 하시던가, 아니면 타깃을 좀 낮추는 게 좋다. 조직의 문화란 게 무섭다. 자발적으로 일하는 그런 문화에서 일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 꽉 짜여진 조직에서 일만 한 사람은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택경=왜 그 사람들이 창업을 꼭 해야 하는가. 40대 중반의 부장급 퇴직자가 왜 창업을 해야 하나. 어드바이저로 하면 안되나. 한국의 문제는 본인이 다 창업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포인트를 본인이 직접 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일을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겠나.


by wonkis(in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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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속옷에 대단한 혁신이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속옷에 대단한 혁신이 필요한 걸까. 어쨌든 옷감이 아무리 좋아지고 색이 아무리 화려지고, 희한한 디자인이 나온다고 해도 어쨌든 속옷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몸에 잘 맞고 편해야한다는 거 아닐까


 여성 속옷쪽은 잘 모르지만 남성 속옷만 해도 같은 사이즈, 같은 브랜드, 비슷한 질감과 스타일의 속옷을 사도 살 때마다 뭔가 들쑥날쑥하고 잘 안 맞거나 편함이 다르게 느껴지는 건 분명히 있다. 속옷 시장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이 문제를 바꾸면 어떤 기회가 있을까. 얼마나 사람들에게 이로울까. 속옷 시장을 바꿔 보겠다고 당차게 사업을 시작한 소울부스터 박수영 대표가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시작도 못 해 보고 접은 첫 창업

박 대표는 회계사였다. 삼일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을 거치며 2년 남짓 일했다. 그쪽 업계의 전문 용어로 시즌을 4차례 돌았다고 한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졸업 전에 이미 CPA에 합격했다. 당연한 수순인듯 회계법인에 들어가 일했지만 그는 내심 창업을 생각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일을 하고야 말겠다는 게 그의 결심.


 삼일에서 삼정으로 옮긴 이유도 사업을 하려면 M&A 딜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해당 분야의 업무에 자리가 났는데, 여성이 아닌 남성을 뽑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일을 꼭 해보고 싶었던 박수영 대표는 콜드콜(Cold Call)을 걸었다고 한다. “안 뽑아도 좋으니 일단 면접이라도 한 번 보게 해 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들어갔죠.”


 안되면 되게 하든지, 안되더라도 부딪혀보든지. 원하던 일을 하게 된 후 박 대표의 그 다음 계획이 실행됐다. 창업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익히기! ‘멋쟁이 사자처럼을 통해 코딩을 배우는 게 그의 다음 계획이었다. 2014년 하반기는 낮에는 회사 일을 하랴, 밤에는 코딩 숙제를 하랴, 쉴 새 없이 지나갔다. “석 달 동안 배우는 과정인데, 정말 너무 힘이 들더군요. 배우는 기간 중에는 다른 일 안하고 온전히 코딩 배우는 일에만 집중해야 하더라구요.”


 바쁜 일과를 쪼개 코딩을 배운 건 창업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온전히 과정을 끝내지 못했다는 게 부담이 됐다. 어쨌든 그는 이미 마음 속에 창업을 하고픈 아이템이 있었고, 그것을 하기 위해선 개발력이 필수였다. 자신이 혼자서 하려고 했던 마음을 버리고 그는 개발자로 구성된 팀을 찾아 다녔다. 다행히(?) 때마침 개발자들끼리만 모여 경영자를 찾던 팀을 만날 수 있었다. “잘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팀을 합쳤죠.”


 그는 자동 기장 프로그램으로 사업을 하려고 했다. 정교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한다. 엔지니어링이 가장 중요했고 본인이 직접 개발을 다 책임질 게 아니라면 개발팀과의 협업이 필수적이었다. 그런데 이게 잘 안 됐다. “서로 스타일이 너무 달랐고, 잘 안 맞았어요. 안되겠다 싶었죠. 결국 팀을 해체했어요.”


 20152월 창업을 하겠다고 기세 좋게 삼정회계법인을 박차고 나온 지 불과 몇 달 안 돼 너무 빨리 결정된 첫 실패였다. 재무적 손실도 있었다. 그래도 그의 뜻은 꺾이지 않은 듯 했다. 아니 오히려 더 불타올랐다. 그래도 시간은 필요했다. 손실도 메꿔야했다. 무엇보다 첫 실패에서 배운 바를 정리하고 넘어가야했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상인 DNA

다시는 그런 식의 창업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박수영 대표가 첫 실패 때를 떠올리며 한 말이다. 어떤 식의 창업을 말하는 걸까.

내가 온전히 잘 알지 못하고, 남에게 의존해야만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식의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시도에서 시작조차 못하고 팀을 해체한 뒤 그는 자신으로 돌아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자신이 잘하는 게 뭔지, 누군가로부터 끊임없이 도움을 얻고 조언을 구하지 않고도 해 낼 수 있는 일이 뭔지. 결론은 패션, 아니 속옷이었다!


 옷에 관심이 많거나 잘 입고 다니거나, 그런 사람은 상당히 많을 것이다. 여성이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그런데 그가 말한 것은 그런 관심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의류 유통업을 하셨어요. 지방에서 브랜드 의류를 파는 사업을 하셨던 거죠.”

아하. 뭔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왜 갑자기 속옷 사업을 한다고 뛰어든 걸까. 궁금했던 부분이 조금씩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20년 넘게 의류 유통업을 하신 어머니가 옷 파는 걸 보면서 자랐어요. 고향이 강릉인데, 지방에서 숙녀복을 판매하셨거든요. 어머니는 옷을 권할 때 두 가지를 보셨어요. 체형과 얼굴색.”


 옆에서 곁눈질만 한 건 아니었다. 대학생때 그는 어머니의 의류유통 대리점 가운데 하나를 직접 운영해 매출을 크게 끌어올리는 경험도 했다고 한다. 아마 이런 경험을 하면서 사업의 묘미를 알게 되지 않았을까.


 그는 여성들의 옷차림을 보면 단박에 체형에 잘 맞지 않은 속옷(브래지어)을 입었는지 알아차린다고 했다. 체형에 비해 너무 큰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했거나, 사이즈만 보고 속옷을 사 입어서 불편해하거나, 겉옷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등등. 속옷을 제대로 입지 못해 생기는 불편함이나 문제점은 많다. 이걸 간파해내고 조언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그녀에게 물어보는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냈지만 사실 진작부터 어머니는 그가 사업가의 길을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냥 회계법인에 들어갔으니 회사를 잘 다니다가 결혼하는 걸 바라셨던 것 같아요.”

사업이 너무 힘든 길이라는 걸 워낙 잘 아시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요.”

그렇겠죠. 그래도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어요. 어머니께도 말씀드렸죠. ‘엄마 내가 엄마가 하라는 것만 하면서 불행하게 사는 게 엄마에게도 과연 좋은 걸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엄마에게도 행복이 아닐까이렇게요.”


 어쨌든 자식 고집을 꺾을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어머니의 반대는 그가 삼정으로 옮겨 사업을 준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그는 결국 어머니와 다투고, 논쟁을 서슴치 않으면서도 사업가의 길로 차근차근 갔다. 그리고 첫 사업에 실패 후 낙담한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용기를 불어넣어준 이는 결국 그의 어머니였다.


 그는 의류 사업의 비즈니스 사이클을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옐로모바일의 패션사업부에 들어갔다. 거기서 의류 업계의 속성과 프로덕트 사이클을 공부했다.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릴 필요는 없었다는 게 그의 진단이었고 그는 실제로 4개월여 만에 배움을 마치고 나왔다. 그리고 패스트트랙아시아(FTA)의 박지웅 대표를 만나게 된다.


이제, 속옷에 몸을 맞추지 말자

FTACEO 프로그램은 2011년부터 시작된 CEO 및 컴퍼니 육성 프로그램이다. 컴퍼니빌더인 FTA가 지원을 받아 심사, 함께 사업을 키워나갈 만한 기업가를 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박수영 대표는 FTA CEO 프로그램의 첫 여성CEO로 선정됐다.


 FTA의 선발 과정에서 박 대표는 기존 속옷 산업에 대한 관점과 앞으로 혁신해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FTA와 생각을 같이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여성 커뮤니티를 전수 조사하고 관련 키워드로 약 3만여개의 댓글을 분석, 여성 속옷에 대한 잠재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파악해 낸 것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 대표의 문제의식은 이거였다. 대화를 나누던 도중에도 수시로 제기된 문제였다.

엄마와 딸이 입는 속옷 브랜드가 같을 정도로 혁신이 없는 기존 여성 속옷 시장.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국내 여성 속옷 시장은 1조원에 달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정확한 속옷 사이즈나 특성은 모르고 불편하면서도 으레 그러려니 하면서 그냥 입고 있어요.”


 박 대표는 소울부스터를 창업하면서 속옷을 안에 입는 옷, 내의의 관점이 아니라 패션 스타일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여성의 멋진 스타일이 체형을 기반으로 한 속옷에서 시작된다는 관점이다.


 “사명이 왜 소울부스터인가요?”

 “속옷을 잘 입으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감이 생긴다는 뜻에서 지은 겁니다. 하하. 이름이 어떤가요?”


<소울부스터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721일 법인을 설립하고 올 11월쯤 첫 상품이 나올 예정이다. 그 전에 중요한 것이 어떤 상품을 제공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 소울부스터를 통해 속옷을 구매하면 퀴즈를 통해 내게 가장 잘 맞는 속옷을 추천해 준다.


 “데이터 기반 추천 알고리즘입니다. 이건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코딩을 배운 게 이럴 때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소울부스터는 여성의 신체 중 어깨부터 허벅지까지 토르소의 패턴을 8가지로 분류하고 키와 토르소 패턴의 조합으로 여성의 체형을 스타일링과 연결, 20가지에서 30가지 정도로 다시 분류한다. 여기서 중요한 게 소울부스터의 비밀의 퀴즈! 살짝 어떤 퀴즈인지 알려달라고 했으나 단호히 거부당했다. 정말 비밀의 퀴즈다. 하여간 이 퀴즈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신체 특성이나 취향에 대해 답하면서 알게 되는 그런 퀴즈인 것 같다. 이를 바탕으로 소울부스터는 여성의 가슴 패턴을 수십개로 분류해 신체 특성과 겉옷과의 조화를 감안한 보정 기능을 넣어서 고객에게 추천하게 된다.


 속옷을 입으면 정말 자존감이 높아지게 될까. 일단 편하고 좋은, 멋진 속옷을 입으면 왠지 하루 기분을 좋게 시작하는 것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잘 되면 남성 속옷 시장도 잊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인터뷰를 끝냈다. 다음은 박수영 대표의 클로징 멘트.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개인이 가진 아름다운 영혼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체형적인 한계 때문에 입을 수 있는 옷의 종류가 제한되지 않도록, 더 이상 속옷에 몸을 맞추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소울부스터가 속옷을 만들고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자존감이 높아지고 하루의 시작이 달라질 겁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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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가격 비교 앱 헤이딜러를 서비스하는 PRND는 설립된 지 고작 2년여밖에 안 된 스타트업이지만 이제는 상당히 유명한 회사가 됐다. PRND 설립자인 박진우 대표는 20대의 젊은 나이, 아직 학생 신분에 창업을 했다. 처음부터 그가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주거나 정말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는 큰(?) 꿈과 포부를 갖고 창업을 한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의 의도는 사실 별로 중요치 않았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했고, 상당한 변화를 일으켰으며, 이런 변화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중고차 딜러가 된 대학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교육과 09학번인 PRND 창업자 박진우. 사범대를 다녔지만 그는 대학 1학년 때부터 학교 강단에 서는 것보다 창업에 꿈이 있었다. 그래서 서울대 벤처창업 동아리(SNUSV)에 뻔질나게 드나들었고 거기서 사람들을 만났다.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동아리에서 같은 학교 컴퓨터공학과 09학번인 김지환을 만났어요. 나중에 같이 창업을 했죠.”


 그는 중고차 시장에 큰 기회가 있다고 봤다. 중고차 시장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모두에게 불만과 불안을 안겨주는 시장이고 그래서 이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면 사업적으로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아직 학생 신분인 그는 경험이 너무 부족했다. 그래서 직접 중고차 딜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학교를 휴학하고 20141월부터 그해 말까지 1년 동안 중고차 딜러 생활을 했다. 그리고 중고차 딜러 생활을 하면서 그는 중고차 시장에서 차를 파는 소비자와 이를 매입해가는 딜러 모두에게 불만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가격을 주고 차를 구입해도 소비자들은 정보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자신이 합리적으로 차를 처분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반면 딜러들의 경우에는 누가 차를 파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차를 파는 사람과 관련된 정보에 대한 갈증이 있었구요.”


 차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딜러 등 모든 시장 참여자가 일단 가격에 대한 불만이 존재하는 시장이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정보의 제한과 불투명한 시장이라는 시장의 독특한 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였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는 또 있었다. 바로 속임수와 불친절, 무질서 등이었다. 이런 문제점을 생각하다보면 중고차를 사고 파는 것을 생각만 해도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너무나 골치 아픈 문제가 된다.


 박 대표는 복잡한 중고차 거래 흐름에서 딱 한 가지 시장만 파고들기로 했다. 그가 선택한 과정을 보면 일단 매우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다 바꾸려하지 않고 딱 한가지 포인트에만 변화를 주되, 해외에서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모델을 도입했다. 바로 중고차 매입가격 비교 서비스였다.


 “해외의 중고차 가격비교 서비스들을 많이 참고했어요.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에서 하고 있는 중고차 매입가격 비교 서비스 중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을 분석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2010년에 나온 매입업체 견적비교 웹서비스가 이미 중고차 물량의 30%를 공급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발전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헤이딜러와 같은 역경매 모델인 미국의 트루카 역시 지난 2014년 주식공개상장(IPO)를 진행할 만큼 성장했구요.”


 중고차 딜러 생활을 하면서 그와 김지환, 그리고 함께 중고차 딜러 일을 했던 김수현 등 3명은 20148PRND를 설립했다.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

20151월 출시된 중고차 매입 가격 비교 서비스 헤이딜러는 소비자들이 차를 팔기 위해 정보를 올리면 이 정보를 본 딜러들이 얼마에 살 것인지 가격을 올리는 매우 심플한 서비스다. 소비자들은 이 중 마음에 드는 가격과 딜러를 선택해 거래를 진행하면 된다.


 흔히들 자신이 타던 차를 팔 때 새 차를 사기 위해 기존 차를 파는 사람은 신차 딜러를 통해 차량 판매를 맡긴다. 이게 가장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차딜러-중고차 딜러-경매상 등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수수료가 늘어나고, 결국 차 가격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어쨌든 정보가 제한돼 있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이래저래 귀챦은 이들에게는 이게 나을 수도 있다. 품을 들이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서류 등을 잘 챙기거나 시간이 넉넉한 사람은 직거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직거래를 선택할 경우 가격은 더 잘 받을 수 있지만 상당히 귀챦고 시간이 좀 더 걸린다.


 그런데 신차 딜러에게 차를 맡기고 팔아달라고 할 때 만큼 편리하면서도, 가격을 이보다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이런 서비스를 선택하지 않을 리 없다. 즉 거래의 복잡하고 귀챦고 불안한 과정은 헤이딜러가 다 해주면서,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더 주겠다는 게 헤이딜러의 출발이었다. 그리고 이게 시장에서 통했다.


 소비자들은 기껏해야 한두군데 딜러에게 차량 매입 의사를 타진해볼 수 있었지만 헤이딜러를 통하면 헤이딜러에 등록된 전국 1000여명의 딜러 중 최소 10여 명의 딜러들로부터 매입 가격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딜러들끼리는 서로 다른 딜러들이 어떤 가격을 제시했는지 알 수 업다. 아무래도 10여곳의 딜러들이 가격을 제시하면 서로 다른, 다양한 가격이 나올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넓어진 것이다. 입소문이 나면서 나온 지 1년도 안돼 누적 거래액이 3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순항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지 못한 문제가 터졌다. 기존 사업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20151228일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김성태 의원은 오프라인 중고차 업계가 많이 모여 있는 서울 강서구 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이다. 개정법에는 온라인 자동차 경매업체도 오프라인 영업장(3300이상 주차장, 200이상 경매실, 50의 차량성능점검·검사 시설 등)과 사무실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반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겠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오프라인의 자동차 경매상들은 어찌됐든 헤이딜러와 경쟁관계에 있다. 이들이 이해관계를 어떻게 강하게 어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들의 의견이 관철된 법안이 통과된 셈이다. 즉 헤이딜러와 같은 온라인 자동차 경매 사이트도 오프라인 경매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것. 당연히 헤이딜러는 이런 시설이 없었다. 헤이딜러는 딜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이런 시설을 둘 필요가 없었고, 그렇게 서비스를 해 왔다.


 수십 억 원이 필요한 시설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박 대표는 결국 20161월 폐업선언을 하고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그러나 소비자의 지지를 받던 헤이딜러의 폐업 선언이 알려지자마자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가 기업을 망친다는 목소리가 언론과 소비자의 입을 통해 즉각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때마침 택시를 잡기 어려운 시간대에 안전한 귀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전세버스 중개 서비스 콜버스 역시 택시업계 등의 반발로 서비스가 좌초 위기를 겪는 일이 발생했다. 헤이딜러와 콜버스 사례는 창조경제를 내세워 청년 창업을 독려했던 정부 정책과 배치되는 사례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정부와 업계 관계자,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매매업 발전 민·관 합동 협의회를 구성해 회의를 열고 논의에 착수했다. 기존 업체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헤이딜러의 회생을 적극 지원하고 적절한 법령해석을 통해 합법화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성태 의원도 스스로 발의한 법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헤이딜러는 폐업 선언 50여 일만에 기사회생하게 됐고, 곧 이어 3SV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메커니즘엔젤펀드 등으로부터 총 16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50일 동안 사업을 중단했다가 3월에 다시 서비스를 재개했죠. 아직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이해 당사자들과 정부, 국회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이면서 업계를 살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헤이딜러의 중고차 거래 개념도>


더 많은 기회와 안전한 거래

헤이딜러가 결국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재개하고, 성장하고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시장 참여자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혜택을 주기 때문 아닐까. 이런 가정을 입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비스를 직접 써 보는 것이다.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소개하는 모든 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헤이딜러 서비스는 나도 사용을 해 봤다. 때마침 차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와서 헤이딜러를 통해 차를 올려놓고 판매를 진행했다. 물론 당연히 다른 루트로도 차 판매 견적을 뽑아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차 사진을 찍어서 올려놓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차량에 대한 정보를 올리는 것도 간단했다. 차량 정보를 올리자마자 발빠른 몇몇 딜러들이 차량 매입 희망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예전이 알던 딜러, 또는 신차 구매시 딜러에게 맡기는 방식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보였다. 즉 비슷비슷한 가격들이 제시된 것이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자 상황이 달라졌다. 새롭게 헤이딜러에 진입, 고객을 확보하면서 이름을 알리고 싶어하는 딜러들이 생각보다 높은 가격을 써 낸 것이다. 그 중에는 확실히 주위의 어떤 딜러에게 문의해도 나올 수 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도 등장했다.

딜러를 선택하자 바로 연락이 왔고, 딜러와 내가 거래를 한다는 내역이 PRND에도 통보가 됐다. 안전한 거래를 헤이딜러가 보장해주는 가운데 딜러가 직접 소비자를 찾아와 일사천리로 계약이 진행됐다. 가격에 대한 큰 논란이 없으면 매물을 올려놓고 48시간 내에 딜러가 결정되고, 그 뒤 하루 이틀 새에 모든 거래가 끝난다.


 그런데 거래를 진행하면서 차를 올려놓는 사람 뿐 아니라 딜러들에게도 헤이딜러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헤이딜러를 통해 차를 팔 계획이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영업력이나 인맥이 부족해 정보가 적었던 딜러들에게는 꽤 괜챦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물론 헤이딜러가 상당히 까다롭게 딜러를 심사하고 시차를 두면서 등록을 하기 때문에 번거로울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게 소비자들에게 더 신뢰를 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현재 헤이딜러는 등록된 딜러들에게 가격 후려치기, 말 바꾸기, 불친절 등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 까다롭게 관리하면서 등록을 했다가 내보낸 딜러도 500여명에 달한다. 가입 대기는 700명이 넘는 상황.


 “예전에도 매입 가격 비교 서비스는 있었어요. 그런데 룰이 지켜지지 않았죠. 모바일 거래가 되지 않는 불편함도 있었구요. 룰을 지키게 하면서 모바일로 편리하게 거래를 하게 하는 게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딜러들의 헤이딜러에 대한 호불호는 크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좋아하지 않는 딜러들이 더 많을 것이라면서도 딜러들에게도 결국 좋은 방향으로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거래에 있어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격 측면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직거래뿐이다. 딜러가 개입하는 순간, 가격 측면에선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딜러 제도를 부인할 수도 없다. 딜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충분히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즉 중고차 거래 과정의 불편함이 싫은 이들에게는 딜러들이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헤이딜러를 기존 딜러제도를 발판으로 성장해야 하는 서비스다.


 “제가 딜러를 해 보면서 알게 된 것은 중고차 딜러들의 80%가 중도에 그만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딜러들도 고달픈 일이란 거죠. 딜러들도 충분히 원하는 정보를 얻으면서,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게 해 주는 것. 그렇게 되면 중고차 거래 과정의 불만이 조금이나마 누그러지고 시장이 변화되지 않을까요.”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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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잊곤 하지만, 네이버라는 기업과 이해진 의장은 한국의 기업 생태계에서 상당히 특이한 기업, 기업가라고 할 수 있다.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불과 10%도 안되는 지분으로 회사에 대한 확고한 지배권을 장악하고 있다. 흔히 우리가 듣고 보는 회사들처럼 순환출자를 복잡하게 하거나 친인척과 가족을 동원해 기업을 운영하지도 않는다. 지인에게 주식을 마구 나눠주거나 해서 잡음이 있었던 적도 (아직까지는) 없었다.

 

사실 지극히 상식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경영하고 있는 셈인데, 한국에서는 이게 상당히 특이한 사례처럼 보인다. 어쨌든 이 의장은 이렇게 기업을 경영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액면가 5000원으로 환산했을 때 대한민국에서 1주당 가격이 가장 비싼 주식의 회사이면서, 매 해 드라마틱하게 성장하고, 국내와 해외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를 밖에서 욕하는 자는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는 그와 지근거리에서 일했으면서 그를 욕한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보통 사람은 반대이기 마련이다. 밖에서는 잘 모르고 칭찬하기 쉬워도 가까이서 일해보면 그 사람을 욕하기 쉬운데 이 의장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다. 그에게 뭔가가 있다는 것이다.

 

뭔가가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싶으면 사실 그의 (매우 희귀한) 강연을 들어보면 된다. 강연이 어렵다면, 이처럼 기자들을 상대로한 간담회장이나 그의 발표문을 찾아보면 된다. 이번에도 나는 여실히 느꼈다. 왜 이해진이란 인물이 유독, 수많은 기업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PC웹과 모바일에서, 그리고 한국과 해외(일본 동남아 등 일부 시장이긴 하지만)에서 모두 탁월한 성과를 낸 유일한 인터넷분야의 기업인인지.

 

라인 상장을 기념해 15일 춘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역시 그랬다. 그의 발언 하나하나를 곱씹어보면, 대한민국의 어떤 기업인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그 어떤 대기업의 오너나 경영자도 이런 깊은 고뇌에서 온 깨달음을 얘기하지 못한다. 아무도 시키지도 않았고, 대단한 주식이나 배경을 물려받지도 않은 채(물론 굉장히 비상한 머리와 타고난 성실함이 있었지만), 자신이 노력해서 그 자리까지 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언젠가 천양현 전 NHN재팬 회장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천 회장 역시 이해진 의장과 지근거리에서 일했던 사람이다. “대한민국에 이해진이라는 기업가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한때 나는 그가 지나치게과장해서 한 말이 아닌가 싶었지만, 이제는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가 그런 말을 했는지 말이다. 이 의장의 발언 중 일부는 과거 발언과 상당히 중복되지만 그래도 그대로 들어보는게 좋을 것 같아 기자간담회 발언 전문을 싣는다. (스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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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15일 춘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안녕하세요 이해진입니다. 굉장히 오랜만입니다. 따로 기자간담회보다는, 데이터 센터를 한번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초청했습니다. 여러분들 보시면 자연스럽게 찾아뵙고 인사도 드리려고 했는데 마침 타이밍이 라인 상장이랑 맞다 보니까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랜만에 기자님들 앞에 서는 거라 상태가 좋아야하는데, 제가 이런 일 계획하면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잘 못합니다. 게다가 어젯밤에는 라인 상장을 TV로 보다 보니까 그동안 많이 담담하게 있었는데, 리스팅이 되고. 뉴욕에서 거래가 일어나고 하는걸 보니까 감정이 많이 이상해지고 해서 잠을 거의 못잤습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있었구요. 그래서 약간 상태가 안 좋아서 질문에 답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오늘 뭘 준비해서 온 건 없습니다. 특별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뵌건 아니기 때문에 질문을 주시면 열심히 답하겠습니다.

 

(잠시 침묵)

 

저희 데이터센터 각은 잘 보셨나요? 느낌이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넷 데이터에 대한 저희 생각을 잘 담으려고 했습니다. 다순히 서버가 있고 하드가 있는게 아니라, 거기에 있는 데이터들이 정말 저희에게 소중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수백년전의 문서 하나를 지금 소중히 대하듯이 지금 남겨지고 있는 사진이나 글이 많은 시간이 지나면 저희에게 굉장히 중요한, 후세들을 위한 자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자료를 안전하게 보전하고, 또 그런걸 환경적으로 만들어서 가능한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지 않고, 가장 친화적이게 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좋은 경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궁금하신 내용 있으신 분들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자=상장 이후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직은 이용자 기반이 약한 북미냐. 아니면 아시아냐. 어느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각 시장에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해진 의장=“메신저 시장 초기에 여러 메신저가 경쟁을 했습니다. 당시에 가장 큰 곳이 왓츠앱과 위챗이었죠. 그런 회사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 꽤 많이 노력하고 애썼습니다. 아시다 시피 왓츠앱 같은 1등 브랜드가 페이스북에 큰 금액에 팔리면서, 우리가 시장에서 경쟁하기에 굉장히 어려운 상태가 됐습니다. 처음에는 라인이 나왔을 때 유럽이나 북미에서도 반응이 있었지만, 1등 사업자로 부상하긴 어려웠습니다. 특히 중국은 강력한 위챗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구요.

 

지금 저희가 시장을 지키고 있는 나라들을 갖게 된 건 시작 때부터 거대한 사업자들과의 경쟁이 어려웠기 때문에 일단 저희 시장을 잘 지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일본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앞으로 더 늘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태국도, 인도네시아도 좋습니다. 저희가 강하게 갖고 있는 1등 시장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에 더 확장하고 싶은 곳들,유럽, 미국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메신저 사업으로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자금 들어오면 그런걸 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에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기서 다시 한번 기회를 찾겠습니다.”

 

기자=2가지 질문 있습니다. 국외에서는 의장님 생각하시는 네이버의 진짜 경쟁사는 어디인가요? 국내에서는 흔히 카카오와 비교를 하는데, 글로벌 기업이 된 만큼 추가로 극복할 대상이 있는지. 국내에서는 새로운 O2O 사업 확장 중인데, 앞으로 국내 사업 방향 어떻게 될지도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네이버의 성공 모델이 요즘 스타트업들에 큰 귀감이 되리라 생각하는데, 창업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의장=“경쟁사에 대한 부분은 제가 답변드리기 좀 그렇습니다만. 요즘 사람들은 네이버가 초기에 시작부터 강하게 누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대한민국 장악했던 곳은 야후였습니다. 여기서도 연령대에 따라 아실 만한 분은 다 아실 겁니다. 야후라는 브랜드는 너무나 강력했습니다. 또 라이코스도 있었구요. 전세게에서 큰 브랜드가 들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이나 SK텔레콤 네이트 등 이미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네이버는 경쟁을 해오면서 성장했다고 자부합니다. 가장 두려운 것은 미국에서 시작한 인터넷 업체들입니다. 큰 시장에서 경쟁을 했고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성장하는 업체들.

 

인터넷 사업은 이동통신사업처럼 정해진 주파수를 받거나 하는 등 국가의 보호가 없는 사업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스트레스는 미국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나타나고, 서비스에 국경도 없기 때문에 국내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바로 써보고 (네이버와) 비교를 합니다. 그런 상대들과 어떻게 싸워서 갈까가 늘 두려운 것 같습니다. 미국에 있는 회사들이 그렇고, 최근에는 중국에 있는 회사들이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시장을 보호하고 내부 회사를 키우니까요. 1년에 순이익이 몇십조씩 나서, 저희에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그런데랑 경쟁해서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우릴 공룡이라고 하는데, 구글이나 그런 큰 회사도 같이 그려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아마 고질라나 어마어마한 괴물로 해야될 겁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 생각을 할 겁니다. 저희보다도 해외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서비스들, 엄청난 자본을 가지고 밀어 붙이는 서비스와 어떻게 경쟁해야 좋을까. 이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동영상은 유튜브, SNS는 페이스북, 사진은 인스타그램이 가져가고 있습니다. 저희가 힘이 있다면, 저희도 사진 서비스 폴라라는거 내고, 열심히 해보려고 하지만 인스타그램이나 구글 포토에 당해낼 수 없습니다. 카테고리가 하나씩 잠식 당하고 뺏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과 어떻게 경쟁할까 생각하고, 그리고 늘 경쟁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슷한 경쟁사가 아니라 이들과 맞서 어떻게 생존할까의 문제인 겁니다.

 

국내 사업에 대해서 저희는 꽤 오래전부터 글로벌을 얘기했습니다. 이제 라인과 함께, 라인의 성공과 함께, 정말 많은 리소스와 포커스를 해외에 맞추고 있습니다. 국내에 이미 50% 인력이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매출, 인력비중 모두 해외쪽으로 더 많이 이동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라인 뿐만 아니라 캠프모바일 스노우, 브이, 웹툰 등 차세대 라인을 꿈꾸는 해외사업쪽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해외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그런 회사들의 지표나 숫자를 보면 잘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면, 제가 지금까지 봤던 시각은 우리나라 인터넷 시장이 그렇게 큰 시장이 아니란 겁니다. 인구가 4000, 5000만이면, 여기서 서비스를 만들어서 성공하고, 안정적 수익을 가져가진 힘듭니다. 승부는 좀 더 큰 시장에서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본보기가 이스라엘입니다. 처음부터 미국 시장에서 승부을 했죠. 저희도 따라야할 모델입니다. 저희가 투자하고 지원하는 스타트업은 기술에 강한 곳, 기술자들이 있는곳, 이런 스타트업이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를 만들어서 직접 나갈 수 있지만 자금 등 저희가 도와줄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거죠. 네트웍 등 기술이 있어서 그런 회사와 잘 협력을 해서 그런 회사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상장과 함께 더 강력하게 대규모로 R&D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기자=IPO 이후 현금 많이 확보하는데, 현금 활용 계획은? 두번째는 라인이 성공해서 상장까지 가게 된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이 의장=“라인이 상장하게 되면서 라인 쪽 상장을 통해서도 많은 자금 확보하게 됐습니다..어떻게 보면 저희가 회사 하면서 처음으로 자금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전에도 저희가 수익은 내고 했지만, 그 수익을 가지고 일본이나 해외에 투자하고 국내 사업까지 끌어가기에 바쁘고 빠듯했습니다. 근데 이제는 조금 더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회사가 한단계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거죠. 많은 자금을 기술쪽에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도 여러가지 기술들이 소개가 되고 있지만, 인터넷은 좋은 서비스가 나오면 사람들이 한 순가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국경이 없어요. 저희도 더 뛰어난 걸 개발해야 합니다.

 

어려운건, 외국회사들은 자금이 많아서 정말 많은 곳에 투자하는데 그런데 저희는 그에 비하면 현금이 부족하죠. 그래서 포커스를 잘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소에서 하고 있는 여러가지 기술들, 외부에서 기술 갖고 계신 분들에 더 투자를 하고 확보를 하고. 그런 쪽이 가장 먼저 현금을 활용할 첫번째 타겟입니다.

 

라인의 비결은. 여러가지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되게 열심히 절박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가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습니다. 그걸 이루기 위해서 일본에 가있는 사람들 정말 많은 고생했습니다. 뒤에 있는 사람들도. 거기있는 친구들이 열심히 하고 그 문화에 맞춘겁니다. 컬쳐화도 시켜내고 그렇게 해내서 라인이 성공한 겁니다. 가장 큰 비결은, 제 생각에 어쨋든 국내시장 너무 작기 때문에, 해외에서 만들어내야만 한단계 성장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인터넷에 있는 큰 회사들은 미국아니면 중국회사입니다. 그외에 독자적인 자기 서비스를 가지고 생존하고 있는 회사는 없습니다. 그런면에서 그런 회사가 되고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시도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절박함때문에 그만큼에 헌신한 거고, 그래서 이런 성과를 냈다고 봅니다.”

 

기자=인수합병 고려하고 있는 회사가 있는지요. 추상적이지만 미래 성장동력이 있다면, 어느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지? O2O 쪽으로 시도를 했는데, 라인의 경우 성과가 썩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발전 계획이 있다면?

 

이 의장=“지금 뭐 당장의 M&A 타겟은 없습니다. 기술이 강한 곳. 저희가 밸류에드 할 수 있는 곳이 주타겟입니다. 그런쪽 늘 많이 서베이 해왔습니다. 그런 쪽에서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자금을 가지고.

 

O2O는 사실 저희는 공격적으로 해왔다고 생각 안 합니다. O2O가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사업적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희가 많이.,요즘 많이 생각하는 건 기술 연구소를 좀 더 해서 이제는 하반기에 좀 더 새로운 저희 기술이 PC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에서 쓰인다던가. AI에 쓰인다던가. PC와 스마트폰에 집중했다면. 조금더 일반 사용자들이 접할 수 있는 다른 환경에서 밸류를 줄 수 있는 다른 곳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잘 진행되고 있어서 저희가 그런 기술을 보여드릴 수 있는 프로덕트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간담회 전경>


기자=해외 시장 성장 얼마나 될 것 같은지요. 창업자로서 보는 네이버의 다음 단계나 청사진은?

 

이 의장=“한국에서 성공했던 브랜드가, 해외에 나가면 너무 약합니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미국 서비스는 인정하지만, 하드웨어도 그렇지마 소프트웨어도 브랜드의 힘이 커요. 그런 면에서 저희가 갖고 있던 한계를 정말 뼈저리게 느꼈던 것 같스니다. 그런 면에서 라인이라는 브랜드가 그만큼 해외 사용자 시장에서 어느정도 브랜드도 얻고, 일본 뉴욕에 상장되면서 브랜드가 힘을 갖게 되는 건 너무 기쁜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조금더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많은 도전을 할텐데. 그게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성과를 내려면 한계를 명시해아되고, 개발하기 위해 자금 등이 많이 들어가서 협력체계도 만들어야하고. 그런 고민들이 많이 필요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의 앞으로의 모습에 대해선. 라인이 커서 상장했다는 건, 독립했다는 거, 별도의 주식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해 굉장히 크게 생각합니다. 이게 하나가 아니라 네이버안에서 또 다른, 2의 라인들, 즉 자기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성장하고 독립해서 나갈 수 있는게 계속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자체도 성장하겠지만, 네이버 안의 모델들이 성장해서 나가는,도약터가 되는. 디딤돌이 되는 회사로써 많이 변모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기자=웹툰 등 콘텐츠나 플랫폼 비즈니스는 어떤가요

 

이 의장=“웹툰이라는 시장이 정말 많은 창작자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도전했을 때 굉장히 많은 명성과 부를 누리고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이 창작이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게 기본적으로 네이버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그래서 라인 웹툰에 굉장히 많은 투자해 왔습니다. 그런 플랫폼 모델이 결국 다음번, 다른 분야로 확산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브이도.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플랫폼입니다. 이것도 해외 나갈 준비 중이고요. 국내 창작자들이 해외 나가고, 해외에서 또 그런 시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조석 같은 경우 중국에서 굉장한 인기가 있습니다. 저희가 그런 면에서 조금 기여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자부심이구요. 이런 사업을 하는 큰 기쁨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해 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상장 시기에 대해서 2년 전부터 얘기가 나왔는데, 상장 시기 관련해 염두해 주신 점이 있었는지요? 동시상장의 이유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이 의장=“상장에 대해 언론에서 봤던 오해가 좀 있었습니다. 상장 협회와 계약을 하면서 하기 때문에 저희가 발표하거나 얘기할 수 없어서 제대로 답변을 드릴 수 없는 상황에서 한가지 컸던 오해는, 상장 시기를 많이 늦춰서 좋은 상장시기를 놓쳤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거에 대한 제 생각은, 상장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성공적인 상장이 무엇이냐. 가장 큰 돈을 조달할 수 있을 때 들어가는 게 성공적이냐, 아니면 일반 사람들에게 주식을 사게 하는건데,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도록 자신감이 있을 때 상장하는 것이냐. 결국은 둘 중에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상장 준비는 굉장히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초기에 메신저는 마케팅 전쟁이었습니다. 그런데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자금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M&A 등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언제든지 상장이 필요하다면, 상장을 해서 자금을 확보하거나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놨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상장을 안 했던건, 인터넷 거품도 보고 많이 봤지만, 그때 밸류는 정상적인 밸류가 아닐 수 있었습니다.

 

메신저가 어떻게 돈을 벌고 어디까지 성장하고, 어디까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이 하나도 안 나와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하는 건 주주들에 대한 책임감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또 당시엔 저희가 자금이 절박하지도 않았구요. 지금의 라인의 모습이이제는 매출도 잡했고 그래서 제가 투자자들에게 설명도 할 수 있고, 그럴 때가 비로소 일반 투자자들에게 저희의 스토리를 말하고 비전에 공감을 하면 주식을 사달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시점이 아닐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상장의 개념은 이런 것이기 때문에 상장 시기를 늦췄습니다. 2년전에 10조였는데, 지금 6조라면? 그때 상장했을 때 주식 산 사람들은 엄청난 손해를 봤다는 거겠죠. 그때 상장하지 않는 게 더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상장해서 꾸준하게 가치가 올라가는 걸 보여드리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첫날이지만, 증시에서 좋은 모습 보이고 있습니다. 저희 믿고 투자해주신 분들에게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종류주식 때문에 경영권 때문에 상장 미루고 있다라는 기사도 봤는데, 정확한 사실을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 페이스북 같은 경우는 종류주를 갖고 있죠. 이미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종류주를 갖고 있습니다. 워낙 인터넷은 의사결정이 빨라야하고 리스크 테이킹도 많이해야돼서 IT기업들이 그런 식으로 많이 하는 겁니다. 근데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허락이 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허락은 되는데 사례가 별로 없죠. 검토했던 건 사실인데, 상황이 복잡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이것 때문에 상장 시기가 바뀌거나 영향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동시상장의 의미 말씀하셨는데, 지금 라인은 가장 많은 사용자와 매출이 일본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라인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죠. 그래서 일단 일본 상장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라인이 꿈꾸는 건 일본에서만의 브랜드가 아니라 이미 해외에서도 1등인 나라가 있고. 앞으로 더 해외쪽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뉴욕에서 상장하는 게 해외적인 기업과 M&A 나 주식 합병 때, 뉴욕 상장이라는 게 굉장히 큰 메리트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더불어 글로벌에 대한 비전을 잘 구성을 하려면, 도쿄와 뉴욕 동시 상장이 가장 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자=지금 포켓몬고가 열풍입니다. 왜 우리나라 기업은 이런거 못하냐 이런 얘기가 많습니다. IT기업 맏형으로 단상 한마디 해 주십시오. 그리고 두번째는 의사결정이 궁금합니다. 의장님 만의, 불확실성 속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공유해 주십시오.

 

이 의장=“포켓몬 같은거 나오면 좋죠. 뉴스 보면서 또 뭐하나 터졌구나. 우리나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반성도 됩니다. 근데 이런말 하면 혼날 수도 있어서 조심스러운데. 구글이 AR(증강현실) 쪽에 투자한 돈이 30조쯤 된다고 합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벌어들이는 돈이 어마어마하죠. 그걸로 투자를 많은 곳에 하는 것입니다. 많은 혁신이 본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투자한 회사에서 터져서 나옵니다. 투자가 어느정도 확률이 되는거죠. 투자를 또 워낙 많이 하니까.

 

저희도 인수를 해야하는데, 브랜드가 있고 큰 좋은 회사를 인수하기 쉽지 않습니다. 너네는 뭐하냐. 딴짓하니까 그런거 아니냐 하는데. 사실 반성도 많이 하고 다잡기도 하지만 사실 좀 서운합니다. 워낙 규모 적으로 다른 면이 있어서 그렇죠. 저희도 애쓰고 있지만, 그런 면에서 힘이 들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어마어마한 블록버스터 나올 때 국내에서 왜 이런거 안 나오냐고 하면 자본이 부족하기도 하고 생존해야하는 상황에서 투자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혁신을 못해내면 전 죽게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은 국경이 없어서 도태됩니다. 저희가 현금이 부족하고 인력이 부족해서, 어떻게든 포커스를 잡아서 살아남아야만 한단계 도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거에 대한 의지는 밖에서 생각하기보다는, 안에서는 어떻냐 하면 의지보다는 절박함입니다. 생존해야한다는 것이죠.

 

지금까지 지식, 통합검색 등 많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나온 것들에 대해 우리가 혁신이라고 생각해주는거에 비하면, 저희 안에서 나오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 저희도 많이 한거 있는데 정말 혁신 없이 뭔가 하는 것 처럼. 말씀하실 때 그런 표현들이 참 속상합니다.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건 글쎄요. 경영 방식, 철학? 이런거라면. 제가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아왔던게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이게 우리회사의 비전이라던지, 철학이라던지 명쾌하게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안 하려고 한게 아니라. 되게 많이 받는 질문이 3년후, 10년후 어떤 모습일거냐고 묻는데요. 10년 후에 인터넷이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습니다. 알 수 없는데 아는 척 하긴 어렵습니다. 만약 아는 사람이 있다면 경영자로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플렉서블해야 합니다 비전이 강하면 굉장히 클리어하지만, 조직이 딱딱해질 수 있습니다. 의사 결정자도, 발표한 비전에 대해 맞춰가려고 하면서 경직되는거죠. 빠르게 움직여야할 때 못움직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회사를 하면서 배운 거는, 회사는 변화할 수 있어야한다는 겁니다. 빠르게 변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해야합니다. 그 유연성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가. 그건 나태함이 아니라 굉장한 절박함, 계속 살아갈 수 있기 위한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결정 할때는 그런 면을 가장 강조합니다. ”

 

기자=라인 상장 통해서 회사 자체도 상당한 자금을 확보하게 됐죠. 하지만 이해진 의장이나 신중호 CGO도 스톡옵션 상당히 많이 받았습니다. 현금화는 아니지만, 네이버는 대주주의 지분률이 낮은데, 끌어올릴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창업자지만 스톡옵션 지분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술기업 투자한다고 했는데, 라인 상장을 통해서 확보한 자금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 모델이나 기술에 투자할 마음인지 궁금합니다.

 

이 의장=“스톡옵션에 대한 부분은, 저희 안에는 그 당시 이사회 안에 별도로 사외 이사의 평가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스톡옵션은 누구보다도 평가에 대한 공정성, 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잘 성장하려면 특히 그렇죠. 그래서 사외이사가 평가위원회를 만들어서 이뤄졌던 평가에 따랐던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신중호 CGO가 가장 많이 받고, 저도 받은 것입니다. 이러한 보상은 회사의 의사결정 체계도 중요하지만, 이런것도 회사의 굉장히 큰 철학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인터넷에서 많은 기업들이 나와서 성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스타트업들이 나올때 네이버가 할 수 있는건. 투자도 있지만. 창업을 하면 자기 스타일 대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혼자서 인사 재무 등 많은 걸 해야합니다. 리소스가 정말 많이 투입이 됩니다.

 

저희가 해외 사업을 하면서 느낀건데, 정말 생각보다 많은 투자가 들어갑니다. 웹툰도 밖에서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정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것들이 바깥에서 외부에서 VC 만의 투자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드는 게 녹록치 않습니다. 네이버가 할 수 있는 일은, CIC 등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인사체계를 만들어서 지원하고 있는데, 그런 조직을 만들어서 네이버가 커진 회사니까 안정적으로 일하는 곳이 아니라 또다시 꿈꾸고 리스크테이킹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겁니다. 네이버는 그런 사람들이 해외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게 네이버가 하나의 거름이 되고 디딤돌이 되는 것. 그렇게 되려면, 초기의 리스크테이킹을 하고 모든 걸 바쳐서 한 사람들에게 평가를 제대로 하고 보상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힙니다. 신중호가 리스크테이킹 하고 헌신적으로 일했습니다. 옆에서 봤지만, 정말 뭐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옆에서 봤지만 고생을 많이 했고 그것을 다 헤쳐나갔습니다.

 

제가 창업자라서 스톡옵션을 받은 건 아닙니다. 10년 넘게 일본을 왔다갔다 하면서 일을 했습니다.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구요. 저도 리스크 테이킹을 하고. 책임을 지고 이사회에서 이 사업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할 만큼 리스크테이킹을 해서 거기에 따른 보상이었습니다. 앞으로 네이버 안에서 좋은 사례가 될 겁니다. 안주하지 말고 리스크테이킹 해서 헌신적으로 나가면 의미있는 보상이 될 수 있도록, 그런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되고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자금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을 드린 것들과 같습니다. 라인 상장은 네이버에게도 큰 변화입니다. 저도 라인이 성장하고 스스로 경영체계도 잘 돌아가니까 다음번 고민이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계속 라인에서 포커스 하는 건 동남아가 중요하지만 유럽이나 북미가 한번 도전해야하는 꿈의 시장입니다. 저희 브랜드를 달라지게 하는, 도전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들은 다시 이사회에서 논의가 돼야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건 논의를 더 해야겠지만 그렇습니다. 제가 일본 나가서 일본 사업 준비한게 10년입니다. 저는 라인의 성공이 기적적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은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하늘이 도와줘야하는 것입니다. 다시 북미나 유럽에 도전하려고 하면 시간이 앞으로 또 얼마나 걸리리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가야 후배들에게 또 의미있는 디딤돌이 될 것 아니겠습니까. 비록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말입니다.

 

스톡옵션은 사실 생각 해본적 없습니다. 그걸 판다고 해도 제가 지분이 안정적으로 되지도 않구요. 제가 지분을 끌어올리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돈으로 하는건 불가능합니다. 제가 지금도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건, 제가 기여할 수 있고 밸류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회사에서 절 활용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여를 못하면 제가 떠나거나 회사가 절 자르거나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영권은이란일을 열심히 해서 지키는 거지 돈으로 지분을 사서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자=해외에 진출을 하면 잘 되겠다고 하는 어떤 서비스나 제품이나 이런것들이 혹시 평소에 생각한게 있는지요? 글로벌에서 지금 주목 받는 게 텐센트인데, 텐센트는 중국 내에서 인터넷 포털 서비스도 하고 메신저 서비스도 하고 있습니다. 게임도 열심히 하죠.

 

이 의장=“해외 사업 시도는 계속 합니다. 웹툰이나 브이 등. 차별화된 시작 공략 잘 하려고 합니다. 저희 내부에서 많은 시간 잘 기술력을 쌓아서, 거기에 아이디어를 얹어서 잘 타겟을 잡아나가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브이도 굉장히 오랫동안 다듬어온 기술입니다.

 

웹툰도 10년 넘게 해 왔습니다.. 의외로 스노우 처럼 깊은 기술 보다는 발빠르게 움직이는 조직도 있습니다. CIC나 셀, 자회사 형태로 굉장히 많은 능력있는 후배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로 시도를 합니다. 굉장히 기쁩니다. 라인이 첫번째이지 라인이 마지막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회사의 성장스토리가 될 수 있는 후배들이 계속 나올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박세리가 한번 나가면 훌륭한 후배들이 나왔습니다. 더 많은 후배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더 멋진 걸 만들려고 하는 게 안에 많이 있습니다.

 

저는 잘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해 게임을 분할했습니다. 네이버 스스로 다시 게임 사업을 갖진 않을 것입니다. 대신 라인은 퍼블리싱에서 매출 올리고 있지만, 저희가 직접하긴 어려운 겁니다.

걱정인건, 텐센트라는 회사가 중국 정부가 외부를 막고, 자기 시장이 있어서 흔들림 없는 상황에서 해외 공략도 하기 때문입니다. 슈퍼셀 인수 할때 금액을 보면, 저희도 슈퍼셀 같은 회사가 좋은 회사고 관심 있을 수 있지만, 지불하는 비용 스케일 자체가 너무 달라서...저희가 M&A 싸움할 때 자금 싸움에서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가 정말 고민입니다.”

 

기자=우수한 인재 확보 어떻게 하실 건지요. 오늘 굉장히 역사적인 날인데, 향후 정기적으로 얼굴을 비추거나 후배들에게 공유하는 자리 만들어 나갈 건지요.

이 의장=“인재확보는 정말로 너무나 중요한 일이고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저희가 안에서 국내에서도 확보하려고 노력하지만, 좋은 인력이 해외에 많습니다. 연구소 같은 경우에 해외에도 브랜치륽 만드는 일들을 하고 있다.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실리콘밸리에 지사 많이 만드는데 실질적으로 A급 인력들이 한국 기업에 오느냐 하면 굉장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금 페북 구글 같은 곳의 인건비도 어마어마하죠. 그런 돈도 많고 브랜드도 강하고 그런 데 가는 게 커리어가 좋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데려오기 힘들어요. 가뜩이나 어려운데 또 한국까지 모셔와서 한국에서 일하라는 게 너무 힘들기 떄문에 해외에 연구소를 만들고 있습니다. CTo님이 대학과 연계해서 한다거나, 유능한 인재가 있다면 뭔가를 만들어서라도 일할 수 있도록할 계획입니다.

 

정기적 미팅은, 할 수 있지만. CEO 등 통해서 많은 회사의 이야기들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자리가 하나 생기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 합니다. 이런일을 하는 것보다는 잔소리를 하거나 전략을 짜는 게 회사에 더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 정기적 미팅이라면, 데뷰 같은 것? 이런데서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입니다.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얘기하는 건 즐겁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기여하려고 한다면, 일본이 아니라 좀더 먼 나라. 북미 쪽에서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한다면, 그런 곳에서 조금 더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화를 하려면 교류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죠. 그런 시간을 많이 보내야한다고 생각해서, 얼만큼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기자=상장과 동시에, 국내에서는 네이버 주식이 많이 빠졌습니다. 대체된거 아니냐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다음으로 지금 네이버가 국내에서는 어떤것인지. 위기라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국내에서는 어떤 부분인지요. 해외에서는 어떤 부분이 힘들고 극복해애되는지. 위기와 극복 위주로 말해주십시오.

 

이 의장=“주식은 전문가가 아니라 잘 말을 못하겠네요. 라인을 별도로 상장할 때 네이버 주주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게 라인을 사고 싶어도 네이버를 살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라인을 살 수 있어서 움직일 수 있다는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라인은 독립적이 되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상장이 맞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네이버로서는 이제 또 위기고 새로운 시작인데, 저희도 저희 임원들과도 많이 얘기하는데, 다시 네이버를 사야하는 이유를 만들어 내야하지 않을까. 글로벌 회사를 하나 키운 회사였다면, 이제 라인을 뺀 다음에 어떤걸 해야하느냐 이런 겁니다. 이건 기술투자나 새로운 자회사들을 잘 해서라인이 끝이 아니라 계속 적으로 뭔가 나오는구나 해야 하는거죠. 네이버에 투자하는 게 주주에게 이득이 되겠구나라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네이버가 해야할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중국 아니면 살아남은 데가 없습니다. 야후는 팔리지도 않아서 고생하고 있죠. 일본이든 어디든. 인터넷 기업이 미국 중국 외에는 성장 못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와 라인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아남을지는... 굉장히 버겁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회사들, 구글, 페북 등 돈도 제일 많고, 가장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있고. 돈도 많이 줄 수 있고 M&A도 많이 할 수 있는 그런 회사들을 상대해서 어떻게 혁신을 이루고 살아남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매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매년 태어나고 매년 살아남는겁니다. 이런 회사들하고 경쟁을 해야하니까요. 매 해가 고통스럽습니다. 엄살이 아니고요. 인터넷이라는 곳은 워낙 큰 상태입니다. 거리도 없고. 국내도 굉장히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습니다. 유뷰트에 동영상 뺏기고 인스타그램에 사진 다 뺏기고, 페북에는 SNS 다 뺏기고. 이런 상태에서 국내에서 계속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거냐. 이런 쪽에 굉장히 고민이 많습니다. 잠 못 자고 고민을 합니다.”

 

기자=스톡옵션에 대해 일본 언록쪽 보니까 한국 경영진이 많이 가져가고 일본은 적게 가져갔다는 점에 대해 서운하다는 보도가 있네요. 이들을 달랠 방안이 있을까요? 또 하나는 구글 지도반출 허가 관련해서 논란이 있는데요. 의장님 이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의장=“일본에서 약간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 국적이 어디냐. 한국이냐 일본이냐. 얘기가 많이 있는데, 국적에 대한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주주가 60%가 해외 주주들입니다. 그럼 네이버도 한국 회삭가 아닌건가요. 회사의 국적을 지분률로 따지는 건 맞지 않다고 봅니다.

 

한국 사람들이 지분이 많게 된 것은, 제가 생각하고 있는 초창기는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력이 중요합니다. 메신저 서비스가 그렇게 빨리 퍼져나갈 때 안정성을 지원하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럴때는 초창기 개발자들의 힘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많이 보상했습니다. 신중호 CGO도 개발이 굉장히 강한 친구입니다. 이해하고 이끌 수 있는 친구입니다. 초반에는 개발자들이 한국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많이 지원을 받았습니다. 근데 지금의 라인은 인센티브 끝난게 아니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많이 시도를 하는데 일본쪽 사업에는 일본친구들이 많이 들어가있으니까 향후 보상을 받을 것입니다.

 

지도 이야기는, 정말 무서운 회사들입니다. 가장 브랜드가 세고 돈이 많고 이런 회사가요, 우리는 지금 시장을 뺐기고 있는데. 놀라운건 유튜브가 얼마나 벌어가는지. 페북이 얼마나, 인스타가 얼마나 버는지, 매출도 밝혀지지 않고 있고, 세금도 내고 있지 않습니다. 이건 되게 중국처럼 해외를 막아라 이런건 아니지만, 우리는 계속 경쟁해서 커왔는데 매우 불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벌면 매출도 알려야하고 세금도 내야합니다. 가뜩이나 차이가 나는데, 너무나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이 개인정보 문제가 생겨서 이슈를 제기했는데, 구글코리아는 아는게 없고, 서버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문제, 책임있게 반드시 해결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회사도 아닌데. 사용자 데이터에 대해서 유야무야하고 세금도 안 내는건,이해할 수 없습니다. 만약 네이버가 그랬다면? 여러분들이 절 용서하실까요?

 

지도 문제도, 서비스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이미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근데 하려면 국가의 룰이 있고, 상황이 있습니다. 그걸 정확히 지켜보려먼 서버가 있어야합니다. 구글처럼 자금력 있는 회사가 한국에 서버를 두는 게 뭐가 어렵겠습니까. 근데 알고리즘 상 서버의 기술상 안되니까 나라가 법을 바꿔라 이렇게 하는건.. . 네이버가 이렇게 한다면 진작에 이슈가 되고 논의가 되겠습니까? 당연히 혼나고 했을건데, 왜 이렇게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비스 하지말라는 게 아닙니다. 좋으면 들어오고 같이 경쟁해야합니다. 하지만 서비스 하려면 매출도 정확히 하고, 세금도 내야합니다. 사용자 데이터가 어떻게 쓰이는 지도 정확히 해야 합니다. 유럽도 엊그제 법이 생겨서. 사용자 데이터에 대해 어떻게 보호할지 생겼습니다.”

 

기자=해외 증시에 라인 상장을 했는데, 상장식 이후에 신중호 CGO와 통화는 했는지요. 했다면 어떤 얘기가 있었는지? 라인 상장 과정에서 직원들 고생 많이 했을텐데, 라인 직원에 인센티브는 뭐가 있을까요.

 

이 의장=“통화는 안 하고 메시지 주고 받았는데. 방송에서 종치고 하는데 뭉클하더군요. 그래서 울지 말라고 보냈습니다. 서로 덕담하고요. 좀전에 왔던건, 잘 끝났는데 영어 인터뷰 때문에 죽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마음 안다고, 영어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데.

 

라인에 가서 일본에서는 워낙 꼴지인 상황에서 발버둥치고 괴로워하면서. 그 사람들이랑 술먹다가 해뜨는 걸 본게 한두번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정말 성공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시간들이 다 있기 때문에, 이게 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꿈에서 깨면 또 꼴지이고 답답한 상황 아닐까. 이런 꿈. 근데 벨이 울리고, 인터뷰 하는거 보니까. 마음이 좀 그래서 잠을 잘 못자고 했습니다. 이 친구도 거기서 그렇지 않을까..

 

라인 인센티브는 직원에 대한 보상 플랜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기업은 결국 사람이 모든것입니다. 단발성이 아니라, 사업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능력이 있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보상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다. 인센티브 계획 있을거고, 앞으로 또 성장하기 위해서 그런 플랜을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많이 못뵀고 한 것이, 은둔하거나. 숨어있는거 아닙니다. 회사에서 많이 일 했는데, 제가 이런걸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일본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 거기서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그래서 만나서 드릴 말씀도 없었습니다.

 

그 다음번에 언제 나올지에 대해서, 다음번에 저는 일본이 아니라, 아까 말씀드렸듯이 더 큰 시장에서 회사가 성장을 하는데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 기여하고 산업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또 모시고 재밌는 성공사례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많이 이해해주시고 성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데이터 센터 각까지 와서 귀한 시간 내주셔서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

 

<이해진 의장 인사하고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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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확실히 이런 게 바로 미국 실리콘밸리 IT 기업의 행사지!

 

 711일 오전 1030(미국 서부 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리조트(Mandalay Bay Resort)에서 개막한 ‘Cisco Live!’의 오프닝은 매우 이상적이었다. 아마 내가 꿈을 꾸거나 머릿속으로 첨단 IT기업의 글로벌 행사 시작을 그려봤을 때 나올 법한 풍경이라고나 할까. 확실히 두 달 전 같은 곳에서 열렸던 IT 기업 EMC의 행사와 비교해서도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금융회사나 컨설팅기업의 전략 컨설팅 컨퍼런스 같았던 EMC World와 달리 Cisco LiveIT 기업의 행사란 이래야 하지 않을까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줬다.(동부와 서부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다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 현장 by wonkis>


 하루 전날인 10일 사전행사가 있었지만 비행기 도착이 늦어져 참석하지 못한 채 맞이한 오프닝.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 입구에서부터 서늘한 기운과 함께(밖은 40도인데 안은 긴 팔을 입고도 싸늘할 만큼 추웠다) 번쩍이는 불빛이 보였다. 컨센벤션터 안쪽은 더 굉장했다. 수많은 불빛이 자욱한 안개를 뚫고 곳곳을 비추면서 현란함이 더해졌다. 살면서 이런 광경을 그리 많이 보진 않을거다. 아마.


<Cisco Live 2016 by wonkis>

 

 오렌지색 셔츠를 입은 행사 진행자들과 함께 곳곳에 어릿광대(?) 복장을 한 도우미들이 춤을 추면서 자리를 안내하고 있었다.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음악은 동양인으로 보이는 여성DJ의 흥겨운 리드에 맞춰서 홀 전체를 들었다 놨다 했다.

 

 행사는 1030분부터였지만 기자들은 930분부터 도착해 있었다. ‘왜 이렇게 일찌감치 자리에 앉혔나하면서 잠깐 투덜대기도 했지만(시스코는 참석자들이 길을 잊을까봐 걱정이 되는지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다음엔 어디로 가라고 챙겨준다. 행사장이 워낙 넓어서 그럴 만도 하다.) 금새 그 생각은 잊혀졌다. 시스코 직원들의 사내 방송으로 보이는 즉석 현장 인터뷰와 행사 진행이 거대한 스크린에서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 제법 재미가 쏠쏠했다. 하여간 이들의 끼는 대단하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세상엔 즐거운 일이 가득할 거야 하면서 태어난 사람들같다. 내가 앉아 있는 글로벌 프레스(미국 입장에서 보면 외신 기자들) 자리를 제외하고 상당수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서도 흥을 이기지 못하겠다는 등 어깨와 팔 다리를 움직이거나 장난스런 표정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건너온 외신 기자들은 시차와 이들 직업 특유의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일상과 현장 분위기의 부조화로 인해 약간 쳐져 있었다. 일부는 그 와중에도 졸고 있었다.)

 

 그리고 쇼가 시작됐다. 갑자기. 어느새 1시간이 후딱 지나 1030분이 된 것이다! 멍하니 입을 벌린 채 그냥 볼 만큼 멋졌다! 서커스와 뮤지컬의 한 장면을 한데 합쳐 놓은 듯한 쇼였다.

<Show! in Cisco Live 2016 by wonkis>

 

 엄청난 오프닝 쇼에 비하면 시스코 CEO 척 로빈스의 등장은 비교적 평범(?)했다. 오라클이나 애플 행사에서 느꼈던 어떤 종교집단의 집회나 락스타의 콘서트장 같은 분위기는 전혀 없었고, 구글의 긱(geek)스러운 느낌도 나지 않았다. 글쎄. 아마 창업자가 아닌 전문 경영인이 가질 수 있는 카리스마의 한계 때문일까.


<척 로빈스 시스코 CEO. 시스코 제공>

 

 그래도 그의 연설은 울림이 있었다. 그가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반복했기 때문일까. (개인적으로 뭔가 심오한 듯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그는 자주 이 말을 했다. “What does technology mean?”


 기술의 발전이 이 시대에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이었다. 그게 이 컨퍼런스의 주제 같기도 했다. 기술 발전이 인류에게 갖는 의미라는 화두였다.

척 로빈스 CEO는 오늘날 세상의 변화를 가져오는 단일한 가장 큰 변수는 기술이라고 단언했다. 급격한 기술의 발전이 국가를 변화시키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30여년 전 금융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간간이 섞어 이야기했다) 그때 ITCost Center였다고 한다. 돈이 잔뜩 들어가는, 하지만 안 할 수는 없는. 하지만 이제는 기술이 차별화를 가능하게 하는 전략이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시스코의 혁신 전략을 설명하기도 했다. Build, Buy, Partner, Invest, Co-develop 등이 시스코의 혁신 전략이었다. 클라우드에서 오는 혁신이나, 보안의 중요성, 매년 60억 달러를 R&D에 쏟고 있는 시스코의 노력 등도 소개됐다. 시스코가 최근 인수한 기업들의 중요성이나 애플, 에릭슨과의 파트너십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이어졌다.


<간담회 장면. 시스코 제공>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연설 마지막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나도 모르게 그 이슈를 계속 생각했다. 디지털 컨트리즈가 사회적인 이슈들을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 이야기는 이어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계속됐다. 이제는 기술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가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디지털을 빠르게 적용한 국가는 이미 산적해 있는 국가 차원의 문제나 사회적인 이슈를 해결하는 데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했다. 영국과 이스라엘, 인도와 독일, 프랑스 등이 그가 든 사례였다.

 

기술로 인해 국가가 변화되고 있는 게 기술의 진정한 힘이라는 그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술자처럼 생각하고 기업가처럼 행동할 때 국가가 변화되고 인류 공통의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도 했다. 자 이처럼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기술이 변화의 주된 동력이 되는 이런 시대. 그래서 그의 연설과 기자간담회의 말미는 동일하게 끝났다. 지금 이 시대는 가히 시스코와 같은 기술 기업의 시대라고 할 만하지 않을까. “Our time is now, Your time is now.”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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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수학포기자)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비트루브!. 이들은 심지어 수학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과목이라고 한다!! 짐작했겠지만 비트루브는 수학 교육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다. 수포자 자녀를 두고 애를 태우고 있는 수많은 학부모들이 비트루브의 이런 주장(?)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이들은 사실 이런 말을 할 만한 사람들이다.


 비트루브의 창업멤버들은 전부 수학에는 도가 튼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과 박사거나, 유명 수학학원 강사 출신이거나, 수학이 가장 재밌고 쉬웠다는 이들이다. 게다가 이들의 자신감의 근거는 이게 다가 아니다. 자녀가 있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수학 학습에 대해 비트루브는 어떤 솔루션을 갖고 있을까.


오답에도 패턴이 있다

비트루브 창업자 4인방 오태형, 김세훈, 정두섭, 안명훈은 모두 한성과학고 1기 동기동창이다. 넷은 전부 서울대학교에 진학했다. 오태형과 정두섭은 수학과, 안명훈은 전산학과, 그리고 김세훈은 재료공학과에 들어갔다. 다들 학창 시절 공부로는 다들 한가닥씩 했던 인물들임을 알 수 있다.


 오태형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 재학 중이던 2011년 학원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수학을 주로 가르쳤는데 학생들이 틀리는 것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즉 오답에도 몇 가지 유형이 있다는 걸 알게 된거죠. 왜 이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이것을 바로잡을 방법이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는 수학이 일종의 논리 과정의 집합이라고 봤다. 결국 수학 문제를 푼다는 것은 이런 논리 과정에 맞는 경로를 따라가서 답에 이르는 것인데, 오답이 나오는 것은 이 논리 과정 중 어딘가를 잘 모르거나 착오를 일으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정 논리 과정을 건너뛰거나 잘못될 경우 오답이 나오기 때문에 오답 경우의 수가 무한대로 나오지는 않는다.

문제를 풀이단계별로 해체해 구분해 놓으면 아이들이 어디에서 문제를 풀다가 틀리는지 파악이 가능하겠다


 이것이 그의 최초 문제의식이었다. 이걸 떠올린 후 그는 재밌겠는걸? 흥미롭다. 이걸로 한번 사업을 해 볼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비트루브 창업멤버 4인방. 왼쪽 두 번째가 오태형 대표>


 이런 아이디어를 갖고 그는 친구들과 얘기를 했다. 정두섭은 서울대 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수학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김세훈은 서울대 재료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신소재연구소에서 일했고 안명훈은 장미디어인터랙티브, 비티웍스 등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들 넷은 20139월 비트루브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수준이 다르고, 개념에 대한 이갸가 다른 학생들한테 같은 문제를 풀게 하면 안된다는 게 비트루브의 문제의식이었습니다.”


 이들이 창업을 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이른바 맞춤형 교육방법으로 지도를 한다는 곳이 해당 학생의 근본적인 취약점을 개선하는데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 기존 학원이나 교육기관들은 어느 분야를 보완하라는 식으로 보통 지도를 합니다. 예를 들어 미분 문제를 자꾸 틀리는 학생한테는 계속 미분 문제를 풀게 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미분 문제를 자꾸 틀리는 학생의 취약점이 사실이 전혀 엉뚱한 곳에 있을수도 있는데 그건 들여다보지 않는거죠. 취약한 논리 과정과 개념을 찾아내고 이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인 뒤 그 다음에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면 된다고 가르치면 어떨까. 이렇게 본 겁니다. 어디에서도 제시해주지 않는 학습경로를 제시해주기로 했습니다.”


취약점 진단 치료 서비스 마타수학

비트루브가 개발한 마타수학은 학생들의 취약점을 파악한 뒤 약점을 치료해준다. 이를 위해선 각자의 수준과 취약점을 파악하는 게 최우선.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게 한 뒤 어떤 개념의 이해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분석을 한다.


 다양한 문제도 확보해야 하고, 분석의 틀도 마련해야 한다. 수학과 출신 내부 연구원 4명과 외부 전문 위촉연구원 등이 기존 수학능력시험이나 모의고사, 평가원 기출 문제 등을 조금씩 변형시켜 문제를 만들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20164월 현재 2만개의 문제가 확보돼 있고 올해 말까지 3만개의 문제를 축적할 계획이다.


 단순한 개념 파악형 문제부터 다양한 수학 개념과 논리 연산 과정이 복합적으로 포함된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구성을 해 학생들에게 제시한 뒤 오답 유형을 분석해 데이터를 쌓는다. 마치 딥러닝을 하듯이 수많은 데이터를 돌려 오답 유형에 따라 어떤 개념적 이해가 부족한 지 진단을 하고 이를 치료해줄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해준다. 이 문제를 따라서 풀다보면 자신의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마타수학 문제를 풀어본 학생들의 90% 이상이 성적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메가스터디를 통해 마타수학 문제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 본 결과다.


 외부 반응은 좋다. 2013년과 2014년 중소기업청 주관 창업맞춤형 사업에 선정됐고 20146월에는 서울대학교 연구공원에 입주했다. 지난해에는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현재까지는 웹으로 서비스를 하고, 메가스터디를 통해 문제를 제공하고 있지만 다음 달 중에는 닥터마타라는 수학 공부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틀리는 문제를 찍어서 앱에 올리면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취약점을 분석해 이 학생에게 가장 좋은 학습경로를 제시한다. 부분 유료화 개념을 도입, 어느 정도까지는 질문이 공짜로 할 수 있지만 이후엔 유료 결제 모델을 붙일 계획이다.


 이 서비스의 좋은 점은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는 것. 수학은 그 자체가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의 차이에 따른 장벽이 낮은 편이다. 이미 올들어 대만 시장에 진출했고 내년에는 미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고등 교육 과정에만 적용하고 있지만 중등 교육 과정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서비스를 하면서 중학교 수학에서도 이에 대한 수요가 상다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오 대표는 자기주도 학습이 안되는 이유는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무작정 유형별 솔루션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학생의 특성에 맞춘 공부방법을 제시해 수포자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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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또는 어쩔 수 없이 그런)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신이 있는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집이나 사무실의 자기 방을 바꾸고 싶을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사를 가거나 인테리어를 새로 하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돈이 많이 든다


 꼭 이렇게 돈이 드는 방법만 있을까. 돈을 좀 적게 들이고도 궁극적인 목적, 즉 내가 있는 공간을 아름답게 바꾸고 싶다는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

 

 버킷플레이스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로망인 자신이 있는 공간을 아름답게 바꾸고 싶다는 소망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서 출발한 회사다. 버킷리스트에 플레이스를 결합했다. 버킷플레이스는 꼭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안목을 높이면 되고 좋은 사례를 많이 보고 따라하다보면 점점 낫게 할 수 있다고도 한다. 오늘의 집을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이들을 위한 서비스 오늘의 집을 내놓은 버킷플레이스 이승재 대표가 주인공이다.


공간에 대한 관심

이승재 대표의 첫 창업은 이큐브랩이었다.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도 이큐브랩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에 재학중이던 이 대표는 소셜컨설팅그룹(SCG)이라는 모임에서 권순범(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이성구(고려대 경영학과), 구종현(서울대 경영학과) 등을 만났다. 금방 친해진 이들은 자주 모여 식사를 하고 창업 아이템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2010년 권순범이 아이디어를 내 이큐브랩을 설립한 게 20117월 무렵이었다. 이큐브랩은 태양광을 이용해 쓰레기통에 있는 쓰레기를 압축, 부피를 줄이고 IT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수거하는 제품을 고안해냈다.


 이승재 역시 이큐브랩의 창업멤버로서 한동안 이들과 함께 했지만 2012년 해외에 나갔다가 그의 관심사가 변하게 된다. “그때 처음으로 이케아를 봤어요. 정말 충격을 받았죠.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이 처음 들더군요. 누구나 자기가 살고 싶은 집이나 공간에 대한 어떤 바람, 로망 이런 게 있을텐데 대부분 현실에서는 실현을 하지 못하고 살쟎아요. 하지만 그런 시도를 가능하게 해 주면 사람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지 않을까 생각한거죠.”


 그는 그때부터 공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가 생각할 때 사람들이 자신이 있는 공간(집이나 사무실 등)을 바꾸려고 할 때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큰 돈이 들거나 대대적인 공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선뜻 일을 벌이기 쉽지 않게 된다.(나 역시 그렇다)


 그는 큰 돈이나 공사가 필요한 방식도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판단했다. 바로 정보였다. “정보가 제일 중요해요. 집이나 사무실의 공간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있으면 그 다음엔 방법을 찾아볼 수 있거든요.”


 그가 생각한 것은 인테리어 분야에서 정보는 넘쳐나지만 실제로 의미있는 정보는 적다는 것이었다. 정말 훌륭한 인테리어 분야의 잡지가 많지만 이건 일반인이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그런 경지라는 것. 그렇다면 이런 정보보다는 실제로 하나씩 자신이 사는 공간을 바꿀 수 있는 실용적인 정보는 오히려 부족하다는 쪽으로 생각이 모아졌다.

옷을 쉽게 사 입는 것처럼 인테리어도 쉽게 할 수 있게 해 주자. 이런 결론이죠.”


인테리어 콘텐츠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아직 재학중이던 20147월 이승재 대표는 버킷플레이스 법인을 설립한다. 버킷리스트의 버킷에 플레이스를 결합한 조어다. 꿈꾸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지었다고 한다.


 혼자 시작했다. 매쉬업엔젤스에서 엔젤 투자를 받아 혼자 창업을 했다. CTO를 비롯해 주요 멤버들을 하나 둘씩 영입했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에서 주최하는 창업경진대회에서 1등을 하는 등 사업 모델에 대한 외부의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덕분에 서울대학교 연구공원에 입주해 1년간 지냈고 이 후 SK텔레콤의 상생혁신센터에 들어와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4월에는 초기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0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2014년 창업 초기 버킷플레이스 창업팀의 모습.>


 버킷플레이스의 오늘의 집은 인테리어 콘텐츠와 제품 구매 관련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처음에는 인테리어 관련 정보에 초점을 맞췄고 최근에는 점차 구매 관련 정보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대표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도저히 따라하거나 비실용적인 그런 인테리어보다는 누구나 한번쯤 꿈꾸지만 하지 못하고 있었던, 하지만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거나 거창한 공사 없이도 할 수 있는 그런 인테리어 정보가 담겨있다. 이 중에는 홈스타일링 전문가가 가이드성으로 올려놓은 콘텐츠도 있지만 일반인 가운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집을 잘 꾸며놓고 사는 사람들의 콘텐츠도 상당수 있다.


 특히 인테리어를 직접 해 본 적이 없는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앱에서 건물 형태, 스타일, 평수 등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맞춤형 인테리어 사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속에 있는 태그를 클릭하면 가구와 소품 정보도 볼 수 있다. 이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목이나 다른 쇼룸 등의 사례로 바로 연결도 된다.


 앱을 실행해 들어가보면 20, 30대 여성들의 눈길을 확실히 끌 수 있을 만한 콘텐츠가 많다. 결혼하기 직전이나 집에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테리어 관련 정보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계속 정보를 접하다보면 이 중 마음에 드는 게 나오기 마련이고 이를 구매할 수 있는 가이드까지 있으니 한번에 정보 확인과 구매까지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비자로서는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다. 가구나 인테리어 업체들로서는 인테리어나 소품 등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앱에서 광고나 프로모션을 할 수도 있다.


 그의 최종 목적은 가구, 소품, 인테리어 관련해 소비자들의 고민을 없애주겠다는 것. 무엇보다 인테리어 때문에 검색을 하다 지친 소비자들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앞으론 인테리어 콘텐츠 서비스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갈 생각입니다. 향후 가구나 소품 관련 랭킹 정보도 제공해 검색 노가다가 필요없도록 하겠습니다.”

<버킷플레이스의 최근 모습. 앞 줄 가운데가 이승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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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착각을 한 것일까. 그의 눈이 살짝 젖는 것 같았다. 창업하고 처음으로 상당한 규모의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던 이야기를 할 때였다. “전체 직원의 절반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닥치니까 회사로 나가 직원들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하나 막막했습니다. 기업가로서의 삶이 끝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으니까요”라는 말을 하던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의 눈에 살짝 물이 맺히는 듯 했다. 창업한 뒤 2년 만에 자금이 모두 바닥나 직원들 50여명에게 월급을 줘야하는 날 통장에 800만원밖에 없었던 시절 얘기를 할 때도 담담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그였다.


 20107월 설립돼 이번 달로 창업한 지 딱 만 6년이 된 회사 포도트리. 화려하게 출발했으나 두 번에 걸쳐 망할 뻔한 위기를 겪었고 수익모델을 찾으려 몸부림쳤다. 이제는 하루 거래액 25000만원~3억원에 달하고 연간 거래규모 1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 회사가 됐다. 6년에 걸친 이 회사의 시작과 고난, 그리고 결실의 이야기를 이진수 대표에게서 들었다.


화려한 출발=김범수와 이진수의 공동 창업

20107, 이진수 대표는 포도트리를 창업했다. 모바일 콘텐츠 전문 앱 개발사였다. 글로벌 히트앱을 만들어 콘텐츠 앱 개발로는 글로벌 넘버1 회사가 되겠다는 게 이 회사의 비전이었다.


 창업하기 직전 20103월말경 이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찾아갔었다. 서울대 경영학과(92학번)를 졸업하고 프리챌과 IBM, NHN 등을 거친 이 대표는 NHN 시절부터 김 의장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2009년말 아이폰을 사서 써 보고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교육용 콘텐츠 앱을 만들면 히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그는 김 의장을 찾아가 앱 개발사 포도트리 설립은 논의했다. 20103월은 카카오톡이 출시된 시점이었고 김 의장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할 비즈니스를 고심하던 때였다.


 김범수 의장을 최대주주로 하는 포도트리 설립안이 이때 마련됐다. 그해 7월 회사가 설립될 때 최대주주는 김범수, 이진수 대표는 2대 주주이자 최고경영자를 맡았다. 이 대표와 NHN 시절 동고동락했던 이진영 이사, 차상훈 이사를 비롯해 서울대와 카이스트 출신의 인물들이 창업멤버로 합류했다.


 201012월초, 창업한 지 불과 3개월이 갓 지난 이 회사를 찾아갔을 때 회사 인원은 이미 22명에 달했고 앱 개발이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 당시 이 대표는 포도트리는 간지 앤 크레이지모드입니다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명품 앱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팔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었다. 정말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어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팔면 시장을 석권하지 않겠냐는 말도 덧붙였다. 일견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2010년 처음 찾아갔을 당시의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  당시엔 사무실이 논현동에 있었다.>


 영어학습 앱, 전자책 앱 등 다양한 교육용 앱을 만들어 나갔다. 2011년초부터 바로 앱이 출시됐는데 한국과 일본의 교육앱 시장에서 1등을 하는 등 시작부터 기세 좋게 출발했다. 앱의 품질에 공을 들인 티가 역력한데다 이런 앱을 불과 0.99 달러에 출시하니 사람들이 몰려드는 듯 했다. 그가 말 한 대로 글로벌 넘버원 콘텐츠 앱 개발사가 되는 꿈이 멀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앱 개발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창업하고 1년반 만에 폐업 위기

포도트리가 개발한 교육 분야의 앱은 저마다 출시한 직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회사 수익에는 별 도움이 안됐다. ‘고품질의 앱을 내놓으면 사람들이 앞다퉈 살 것이라는 전제가 깨진 것이다. 돈이 안되자 이것을 계속해서 만들기도 애매해졌다. 포도트리만 그런 게 아니었다. 그당시 폭증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겨냥하고 세계 곳곳에서 출시된 콘텐츠 분야의 각종 앱이 비슷한 처지에 몰렸다.


결국 창업한 뒤 1년쯤 지난 20117월경부터 포도트리는 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모색했다. 아이폰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에 비해 스마트폰 전략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삼성이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모바일 분야의 기업들과 제휴를 강화하던 시점이었다.


 “앱을 그냥 앱스토어에 팔아서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안되겠더군요. 그래서 삼성전자와 제휴해 스마트폰에 기본 앱이나 서비스로 장착되는 방식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삼성벤처투자와 투자 유치도 추진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작업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투자가 될 듯 말 듯 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2011년이 저물고 있었다. 투자가 과연 될지 말지 불확실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그는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가 그런 내색을 할 수는 없었다. 직원들이 동요하기 때문이다.


 20111223일 금요일 아침이 밝았을 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을 만큼 괴로웠다. “아침에 보니 통장에 돈이 800만원밖에 없더라구요. 50명 직원들한테 월급을 줘야하는 날인데 말이죠. 이날 삼성벤처투자의 투자금이 안들어왔으면 꼼짝없이 파산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투자금이 이날 오후에 들어왔다. 파산은 면했지만 그는 그날로 정체불명의 병에 걸렸다. “땀이 나질 않는 거에요. 아무리 더워도. 병원에 갔더니 무슨 엄청난 울화가 치미는 일이 있는데 화를 내지 못하고 계속 참았냐고 하더라구요. 열을 제때 발산하지 못하니 피부병이 생긴거죠.”


 투자금이 들어와서 위기를 모면했다고 안도할 때가 아니었다. “왜 삼성이 이렇게 투자를 계속 주저했을까를 생각했어요. 투자를 받았으니 다행이 아니라 삼성으로 하여금 투자를 주저하게 한 그 요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본 겁니다.”

삼성이 투자를 한 지 불과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전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이듬해인 14일 전 직원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워크샵을 했다.


완벽한 실패

투자금이 막 유입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으니 회사 분위기가 좋은 시기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심각했다.


그 당시 6개 분야에서 총 14개의 앱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너무 뭐가 많았어요.”


범위의 함정no killer 다변화 심화slow learning curve느린 스피드저성과


 이 대표가 직원들에게 보여준 포도트리의 20121월 현재 상황이었다. 결국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결론. 이대로 가다간 201112월의 상황이 2012년말에도 반복될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앱스토어 랭킹과 판매액에 관계없이 그냥 가만히 지위를 유지만 해도 시장 규모와 100% 비례해서 함께 성장하는 방법이 뭘까요?”


 그가 답까지 제시했으면 좋으련만, 그 역시 답은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이제부터 우리들이 함께 답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아마 허탈했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삼성벤처투자에서 투자받은 금액이 30억원이었는데, 당시의 개발 규모와 인력을 고려하면 1년쯤 버틸 수 있겠더라구요. 6개월 안에 혁신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얘길 했습니다. 그때부터 미친 듯이 답을 찾으려고 했죠.”


 그가 찾은 것은 개별 앱 개발사가 되는 게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거였다. 일일이 개별 앱을 만들어서 시장에 파는 게 아니라 플랫폼을 만들고 단일 저작툴을 공개해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게 하는 거였다.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과도 상의를 했다. 결과는 OK. 그해 6월에 사업모델이 확정됐다. 전자책 뿐 아니라 VOD, 만화, 동영상, 각종 교육 콘텐츠 등을 만들어 올리고 이용하는 플랫폼이었다. 이듬해까지 쉴 새 없이 플랫폼 개발에 매달렸다. 그리고 20134월에 카카오페이지라는 이름의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이 출시됐다. 카카오톡의 방대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하면서 수많은 작가, 출판사, 파워블로거, 교육업체, 잡지사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및 유통 플랫폼이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완전 망했어요.” 이 대표의 말이다.


 그가 보여준 당시 방문자 수 및 수익 그래프에는 아무것도 표시돼있지 않았다. 아니,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바닥에 줄이 그어져 있었다. 이용자 증가, 매출 증가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사용자는 매우 느리게 유입되고 이탈은 매우 빨랐어요. 재구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죠. 완벽한 실패였습니다.”


혹독한 구조조정

카카오페이지를 오픈하기 전 201211월 포도트리는 삼성벤처투자, 메가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7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누적 금액이 100억원을 훌쩍 넘어 있었다. 서비스 출시 직후엔 중국의 텐센트로부터 7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서비스가 처참하게 실패한 것이다.


 그해 7월에는 심지어 가입자보다 이탈자가 더 많아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그는 최고경영자로서 결심을 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그래도 판단이 빨랐습니다. 그게 제 장점이라고나 할까요? 하하시간이 지났으니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당시 그로선 사선을 달리고 있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다급했다. 어떻게 바꿔야 할까. 뭐가 문제일까. 시장에선 이미 카카오페이지가 망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었다. 저작권자도, 소비자도 모두 불만이었다.


 이 대표와 포도트리가 분석한 카카오페이지의 실패 원인은 너무나 많았다. 콘텐츠를 찾기도 힘들고, 가격도 복잡하고 유료 모델은 불편했으며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장르별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저작툴과 뷰어, 운영 방식 등으로 인해 저작자들도 불만이 폭주하고 있었다. 총체적인 실패인 셈이다.


 “그때 저희는 세 가지 되겠지신드롬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말하는 세 가지 되겠지신드롬이란 카카오니까 되겠지’, ‘새로우면 되겠지’, 그리고 추천하면 무료인데 되겠지였다.


 재빨리 개편에 나섰다. 20139월에 카카오페이지 2.0’ 버전이 오픈됐다. 핵심은 콘텐츠 분절 판매였다. “책과 만화를 전부 분절해서 올려놨습니다. 조금씩 볼 수 있게 한 거죠.”


 처음엔 출판사들과 저작권자들이 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도움을 받기가 힘들어 동의만 얻고 책을 분절하는 작업을 직접 했다고 한다. 여기에 애니팡의 하트 소진과 충전 모델을 도입했다. 일단 효과는 있었다. 방문자 수가 늘었다. 결제를 하는 사람들도 확실히 늘어났다. 일 사용자 수가 기존 1000명 대 수준에서 이제는 2만명~3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여전히 형편 없는 수준이었어요. 나아지긴 했죠. 하지만 그 수준에서는 회사가 지속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2014년이 밝았다. 상황은 비슷했다. 쓰는 돈에 비해 나가는 돈이 훨씬 많으니 실적 개선은 요원했다. 어느새 100명을 넘어선 인원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흔히들 눈에서 피눈물이 난다고 하는데, 그런 심정이었을까. “40~50명을 구조조정해야 했습니다. 정말 살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어요.”


 그는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모든 SNS를 다 끊었다. 회사가 이 지경인데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희희덕거릴 마음이 나질 않았다. 회사가 잘 되지 않으면 그에겐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급한대로 구조조정을 했지만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DAU 2~3만명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무엇보다 잔존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계속 반복적으로 서비스 이용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감소하고 있다는 거였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기다리면 무료...포도트리를 살린 BM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콘텐츠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좋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면서도 기꺼이 이들이 돈을 내게 함으로써 수익을 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대표가 마치 독백처럼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1인극처럼 자신에게 대답했다.

저는 다른 방법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기다리면 무료를 하지 않았으면 아마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사라져버렸을 수도 있죠. 저희가 볼 때 이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구조조정을 거친 뒤 20144월 카카오페이지는 세 번째 버전을 공개했다. 버전이 나올 때마다 운영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졌다. 이번엔 웹소설과 웹툰을 도입했다. 웹소설과 웹툰이 들어오고 나서 매출과 트래픽이 동시에 늘어나는 우상향 성장이 시작됐다. 20144월 이전 꼼짝도 않던 성장 그래프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일 사용자 수는 3만명에서 20만명으로, 월 매출은 6억원 안팎에서 13억원으로 늘었다.


<카카오페이지 월 결제액 및 일 이용자수 지표. 오른쪽은 일 사용자 수, 왼쪽은 월 결제액>


 그리고 그해 201411기다리면 무료’ BM이 도입됐다. 말 그대로 기다리면 무료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한 것. 사용권을 충전해야 잘게 쪼갠 콘텐츠를 계속해서 이어 볼 수 있는데 여기에 과감하게 일정 시간이 지나가면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볼 수 있는지 시간표시로 알려줬다. 예를 들어 24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볼 수 있음을 소비자에게 알려주면서 시계처럼 보여주는 것이다. 23시간, 22시간...남아 있는 시간을 표시해주면서.


 “안에서 치열하게 논의를 했어요. 만일 전국민이 그냥 기다리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진거죠. 물론 전국민이 다 기다리면 우리는 망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랬다.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기다리면 무료라는 걸 알지만 결국 결제를 했고, 여러 가지 콘텐츠를 보기 위해 습관적으로 들어왔다가, 잠시 기다려도 봤다가, 결국 결제를 하고 여러 콘텐츠를 봤다. 기다리면 무료 방식은 습관적인 재방문과 재구매를 유도했다.


 201411월까지 매달 적자를 면치 못했고,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을 이어갔던 포도트리는 기다리면 무료 BM을 출시한 뒤 벌떡 일어났다. 201412월 월 단위로 바로 흑자전환을 했고, 폭발적으로 성장을 했다하루 이용자 수는 20만명에서 90만명으로, 월 거래 금액은 13~14억원에서 75억원으로 급증했다. 하루 거래 금액만 25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어제의 우리'

2015년 포도트리의 카카오페이지 연간 콘텐츠 거래액은 6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10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10년 창업했을 때 제가 회사 슬로건 말했던 거 기억하세요?”

물론 기억하고 있다. “Apps that breathe”

맞아요. 제가 정했던 겁니다. 살아 숨쉬는 앱을 만들자는 의미였어요. 그만큼 생생하고 최고의 앱을 만들어서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보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뭘까요.”

내가 알 턱이 없다.

지금은 One Step More입니다. 이건 직원들이 지었어요. 한 걸음만 더.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한 걸음만 더 가자. 여기서 포기하지 말고 한 걸음만 더 가자. 주저앉지 말고 한 걸음만 더 가자. 이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 우리가 깨달은 겁니다.”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의 최근 모습.>


 포도트리는 2015년말 큰 변화를 겪었다.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의 지분을 전량 카카오가 인수하고 이진수 대표의 지분도 절반 가량을 카카오에 넘겼다. 이제 김범수와 이진수의 회사가 아니라 카카오의 자회사가 된 것이다. 이제 포도트리 전체 지분 중 70%를 카카오가 갖고 있다. 이진수 대표는 여전히 포도트리의 대표이지만 카카오라는 더 큰 틀에서 움직여야 한다.


 포도트리는 올해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1000억원 거래를 예상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1조원짜리 회사. 그가 입버릇처럼 외는 말이다. “사업을 시작했으면 1조원짜리 회사는 만들어야죠!”


 그는 더 이상 201012월에 만났던, 당시 창업한 지 4개월짜리 회사를 이끌던 그 때의 이진수 대표가 아니었다. 여전히 섬세하고, 치밀하고, 주도면밀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시장을 배웠고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배웠다. 그와 장장 네 시간이 넘는 대화를 나눴지만 그의 마지막 말이 나에겐 가장 와닿았다.


 “우린 요즘 회사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다른 경쟁사가 아니라 바로 어제의 우리, 지난 주의 우리, 그리고 한달 전의 우리라고 말입니다. 어제의 우리에겐 수도없이 깨졌고 지금도 깨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의 우리에게도 많이 졌습니다. 하지만 한 달 전의 우리에겐 결코 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35개월이 지났습니다. 35개월동안 우린 한 달 전의 우리의 모습보다 더 나은 실적, 더 나은 실력을 보여주면서 계속 성장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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