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만족도는 높지만,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지는 않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위원장 박용호)5일 자체 조사해 발표한 스타트업 근무환경 조사 결과는 이렇게 요약된다.


 청년위원회가 자체 <2030 정책참여단>을 가동, 대학생 1063명과 스타트업 재직자 302, 대기업 및 공공기관 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우선 대학생들이 졸업 후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정부 및 공공기관(29.9%)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대기업(24.6%), 외국계 기업(13.8%), 중소·중견기업(13.5%), 학교 및 연구기관(9.8%) 순이었다. 스타트업은 5.9%에 불과했다.




 대학생들의 낮은 취업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재직자의 근무 만족도는 대기업 및 공공기관 재직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트업 재직자 중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을 14.9%였고, ‘만족31.5%로 높았다. ‘보통37.1%, ‘불만족13.9%였으며 매우 불만족2.6%에 그쳤다.


 반면 대기업 및 공공기관의 경우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7.7%에 불과했다. ‘만족한다32.3%로 높았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46.0%였고 불만족10.7%였다. 대기업 및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매우 불만족이라는 응답은 3.3%뿐이었다.


 ‘매우 만족만족을 합친 비율에서 스타트업의 경우 46.4%였고 대기업 및 공공기관 재직자는 40.0%로 집계됐다. 스타트업 재직자들은 업무에 대한 만족 비율도 높았지만 불만족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스타트업의 경우 매우 불만족불만족을 합친 응답자 비율은 16.5%였고 대기업 및 공공기관은 14.0%를 기록했다.


 스타트업 재직자가 선정한 만족스러운 근무환경 분야로는 사내분위기(32.1%), 업무(24.2%) 순이었고 불만족스러운 분야로는 임금(42.7%), 사내복지(17.2%) 순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및 공공기관 재직자의 경우 만족분야는 안정성(29.3%), 사내복지(19.0%) 순이었고 불만족 분야는 임금(30.%), 업무(20.3%) 순으로 집계됐다. 스타트업에 비해선 덜 했지만 대기업 및 공공기관 재직자들의 가장 큰 불만족 분야 역시 임금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스타트업은 확실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점에서 사내 분위기가 좋도 업무에 대한 만족도 높은 반면 임금이 뒤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기업의 경우 안정성에 비해 주어진 일, 또는 명령을 받아 하는 일을 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에 대한 불만족이 큰 것으로 보인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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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캐시슬라이드가 있다면 인도에는 슬라이드가 있다! 스마트폰의 화면 잠금 서비스는 확실히 매력적인 비즈니스다. 일단 여기를 장악할 수 있으면, 서비스를 확장하거나 수익모델을 붙이기 좋다. 한국에선 이미 NBT의 캐시슬라이드가 이 시장을 장악했는데, 머나먼 인도 시장까지 나가서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한국 업체가 있다. 슬라이드라는 서비스를 출시한 42컴퍼니다. 이 회사의 창업멤버들은 나에게도 상당히 익숙한, 이 코너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울트라캡숑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서울대 컴공과+울트라캡숑팀이 다시 뭉쳤다

42컴퍼니의 ‘42’는 무슨 뜻일까. 42컴퍼니 창업멤버들에 따르면 이렇다. “영국의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게 있어요. 영국에서는 영화로도 제작되고, 널리 알려졌는데 여기서 이런 게 나옵니다.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인 답을 컴퓨터에 물었습니다. 컴퓨터는 ‘42’라고 답했습니다.”


 정말 밑도 끝도 없지만, 어쨌든 그런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뭔가 있는 것 같다. 이 팀이 뭔가 궁극적인 것을 찾는지, 이미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들 역시 이런 미스테리한 성향을 지향하는 듯하다. 그런 이유로 이들은 회사명을 42컴퍼니라고 지었다.


 허승 대표를 비롯해 이성원, 김규덕 등 이 회사의 주요 창업 멤버들은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던 사이다. 창업멤버 8명 중 허승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멤버는 울트라캡숑을 창업했던, 창업 경험자들이다. 이들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와플스튜디오라는 동아리에서 활동을 같이 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42컴퍼니 창업멤버들. 오른쪽끝에 우뚝 서 있는 인물이 허승 대표.>


 허승, 이성원 두 사람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04학번 동기동창이다. 김규덕은 같은 학교 07학번. 2011년 설립됐던 울트라캡숑은 클래스메이트, 너말니친 등의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들었고 2014년 여름 카카오에 인수됐다. 이성원 김규덕 등이 권도혁 대표 등과 함께 울트라캡숑을 창업하고 회사를 매각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허승은 대학을 졸업하고 안랩에 입사해 약 3년 동안 착실하게(?) 직장인의 삶을 살았다.


 울트라캡숑이 카카오에 인수되고 난 뒤에도 이들이 다시 창업에 나선 것은 역시나 이들의 못 말리는 끼 때문 아닐까. 카카오에 들어가고 나서도 이들은 수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다음에는 뭘 해볼까라고.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에 목말라하던 이들에게 뜻밖의 기회가 오게 된다.


Emerging market의 기회

저희 팀에는 비밀병기가 있어요.”

 대화 도중 이들이 불쑥 던진 말이다. 비밀병기가 창업의 동기를 제공했다. 비밀병기는 현재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이들의 창업을 외부에서 돕고 있고 언제든 합류할 수 있는 인물이란 뜻인 것 같다.


 하여간 이 비밀병기가 인도에서 회사 행사차 나갔다가 이벤트를 하던 중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통신비 부담이 커요. 그쪽 소득 수준에 비해서요. 그렇다보니 스마트폰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나 앱에 대한 반응이 아주 뜨거웠죠.”


 이 소식을 듣고 직접 인도까지 날아가 실상을 확인한 이들. 뭐든 확실하게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인도 시장의 잠재력과 열기에 놀란 이들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뿌옇게 안개가 낀 것 같은 도시. 공기 오염이 심하고 빈부 격차가 대단히 큰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한편에서는 통신비 부담에 힘들어하면서도 다들 스마트폰에 달려들고 있고 우버가 대단히 잘 작동하고 있는 나라였죠. 뭐가 될 것 같았어요.”


 작년 4월 법인을 설립했다. 법인명은 앞서 설명한 42컴퍼니. 안랩에 있던 허승이 합류해 대표를 맡았다. 통신비 부담 때문에 힘들어하는 인도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리워드 앱을 만들기로 일찌감치 정했다. 한국의 캐시슬라이드도 하고 있는, 스마트폰 잠금앱 서비스였다. 서비스명은 슬라이드. 앱을 깔면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이들이 설정한 각종 콘텐츠, 광고 등이 뜬다. 앱을 쓰면서 열심히 화면을 밀면, 조금씩 보상이 주어진다. 아주 적은 금액이지만 현금이 쌓이는 것이다.


인도 화면잠금 서비스 1위 된다

이렇게 쌓인 현금을 통신사 대리점 등에 가서 보여주면 통신비로 충당할 수 있다.

인도에서는 사람들이 대부분 선불결제폰을 써요. 사용요금을 미리 충전을 한 다음에 폰을 쓰는 방식이죠. 슬라이드를 쓰면서 보상액이 충분히 누적되면 이 보상액으로 선불결제폰의 사용료를 충전하는 데 쓰는 겁니다.”


 작년말 서비스를 출시했고, 6개월도 안돼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사용자 수 늘어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빠르면 올 연말께 1000만 다운로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은 이들에게 매우 우호적이다. 지난해 22000만명에 달했던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내년에는 32000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년에 1억명이 늘어나는 엄청난 곳이다. 물론 대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가 대단히 크고 아직 네트워크 인프라가 열악해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는데 한계는 있지만.


 이들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도 어느 순간에 한계에 닥치지 않을까. 이들도 그런 현실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곳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에 각각 3명의 현지인을 창업팀에 합류시켰다. 현지에도 법인을 설립하고 슬랙으로 끊임없이 대화를 하며 서비스를 조율하고 있다.


 그래도 현지 사정을 그때 그때 즉각 파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결국엔 이르면 가을께 인도로 건너가 서비스를 직접 관장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인도는 13억 인구 중 8억명이 청년입니다. 성장성이 엄청 납니다. 한국에서 이미 일상화된 것들이 여기선 시작 단계인 것도 많구요. 결국은 일부는 한국에 남고 일부는 인도에 넘어가서 서비스를 챙겨야할 것 같아요.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면 인도의 국민앱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그 시장에 정착해야죠.”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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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브랜드 남자 구두는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이 다 비슷한 디자인일까. 그렇다고 아주 개성있는 것을 찾으면, 너무 과해서 평소 일하러 갈 때 신을 수가 없을 정도다. 나의 경우는 구두에 대해서만 가끔 그런 생각을 했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거나 그 쪽에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더 갈증이 있을 것이다. 디자이너 이름이 붙은 패션 의류나 잡화는 너무 비싸거나 개성이 너무 과하고, 그냥 대중 브랜드 제품은 너무 평범하거나 비슷비슷하고.


 그런데 이런 불만이나 불편함은 패션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도 다른 사이드의 고민일 따름이지 마찬가지로 한다. 옷을 디자인해도 대량 오더가 아니면 어디 공장에 맡기기도 힘들고, 만들어도 손님을 찾아서 판매하기도 힘들고. 그러다보면 항상 비슷비슷한 상품들만 나와 있게 된다.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느끼고 있는 이런 갈증을 해소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브라켓디바이는 이렇게 시작됐다.


어느 날 보니 창업을 하고 있었다!

브라켓디바이 창업자 김다정 대표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창업을 생각해본다던가, 자신이 기업을 세운다던가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정신을 차렵니 이미 창업을 해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어쩌다가 그는 이 길로 들어서게 된 걸까.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04학번인 김다정 대표는 졸업하고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 L사에 취직했다. 본래 패션이나 옷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약간은 막연하게) 의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그 회사에 들어갔다. 처음엔 인턴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회사 생활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인턴 시작부터 크게 어긋났다. 그는 옷에 관심이 있었지만 회사는 유통회사였고 그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느 날 회사에서 선배가 물어보더라구요. 너는 패션에 관심이 있어서 왔니, 아니면 유통 쪽에서 일하고 싶어서 왔니? 옷이 좋아서 들어왔다고 했더니, 그러면 이런 데서 일하지 말고 옷을 사는 사람이 되라고 하더군요. 하하


 그래서 그는 유통회사를 나와 진로를 바꾸게 된다. 삼성전자에 입사를 했다. 이번에도 의류쪽은 아니었다. 사실 의류나 패션 쪽에 명확한 진로 의식이 없을 때였어요. 옷을 파는 것과 사서 입는 것을 좋아하는 것의 차이가 뭔지만 어렴풋하게 알게 된 거죠.


 그가 삼성전자에 입사했을 때는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어렵던 시절이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었다. “단말기 쪽으로 갔으면 좀 재미를 붙였을 지도 몰라요. 그런데 전 통신 장비, 통신 기술? 이런 분야에서 일을 했거든요. 2년 반 정도 있었는데 별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는 다시 학업으로 돌아갔다. 서울대에 가서 MBA를 마치고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다. 네모파트너즈라는 국내 컨설팅회사에서 근무했다. 국내 로컬 컨설팅업체로서의 한계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래도 일은 재미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결국 자신의 관심사를 떨쳐내지 못했다. 그것과 완전히 무관한 삶을 계속 산다는 게 그에겐 힘든 일이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의류 생산과 유통에 대한 불만, 불편. 이런 것을 누군가는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뭔가 기회가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일을 하고 싶으면 창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길 들었어요. 하지만 바로 창업을 하기엔 전 큰 회사에서만 일해봐서 스타트업이 뭔지 너무 몰랐죠.”


초보 창업자가 구성한 막강 멤버들

그래서 그는 지인의 권유로 스타트업 리니어블에 입사했다. 그에겐 처음 경험하는 스타트업의 세계였다. 리니어블은 미아방지용 팔찌를 만드는 회사다.


 “회사를 설립한다는 거, 창업가가 된다는 거, 사실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거든요. 스타트업의 문화도 잘 몰랐구요. 그런데 가서 일하면서 스타트업의 창업가, 벤처기업 문화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거죠. 특히 문석민 대표를 보면서 대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뭐랄까.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대표라면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 리니어블 대표와 함께 일하면서 보니 기존 직장생활에서 봤던 직장인들과는 다른 사람이었어요.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자세. 전 그런 사람을 별로 못 봤거든요. 저도 그런 사람으로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자, 이렇게 김다정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고 그 세계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가 가장 필요한 건 사람이었다. 창업을 하면서 사람 모으는 게 가장 힘들다면 힘들 수도 있는 일이다. 마음이 맞고, 실력이 있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 다행히 그에겐 절친이 한 명 있었다.


 서을선 마케터는 김다정 대표의 친구다. 8년간 교사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런데 거기서 한 일이 대박이다. 의류공장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왔더니 김다정 대표가 창업을 하겠다고 덤비고 있었다. 1순위 협력자가 될 수밖에.


 다음으로는 네모파트너즈에서 전략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김다정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장찬미. 장찬미 마케터는 호주 유학시절 동대문에서 옷을 사다 현지 마켓에서 옷을 팔기도 했던 경험이 있다. 김다정 대표는 무엇이든 다 팔 수 있는 능력자라고 소개했다.


 김다정 대표가 주저없이 브라켓디바이의 핵심멤버라고 소개하는 정안나 MD. 김 대표는 그녀를 자신이 종종 다니던 의류상에서 처음 봤다. 내심 영입순위 1순위로 꼽고 있었는데 정안나 MD는 그새 동대문에서 도매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사업을 접고 진로를 고심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녀도 기꺼이 합류했다. 개발자의 경우 일찌감치 합류가 결정된 멤버가 있었으나 결혼 문제로 합류를 뒤로 미뤘다. 하지만 외부에서 개발 업무를 하기로 했다.


<브라켓디바이 창업멤버들. 앞줄 오른쪽이 김다정 대표. 이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정안나MD, 서을선 마케터, 장찬미 마케터.>


 이들은 절실했다. 모두에게 최소한 하나 이상씩의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올해초 팀을 구성하고 빠르게 움직여서 지난달 사이트를 오픈하고, 628일 드디어 이들의 첫 제품을 와디즈를 통해 공개했다. 제품이 있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려고 한 것이다.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Backer/8916

첫 제품은 착한 여름 스카프다.


디자이너와 소비자 만나는 오픈플랫폼 꿈

브라켓디바이가 하려는 건 뭘까. 첫 상품이 착한 스카프인 이유는 뭘까.


 브라켓디바이의 의도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디자이너의 다양하고 개성있는 디자인의 의류나 잡화 등을 상품화해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고객을 만날 수 있으니 좋고,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질 좋은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 이게 안되고 있는 이유는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이 디자인한 제품을 상품화하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멋진 옷을 디자인해도 브랜드가 없으면 옷가게에서 팔기 힘들다.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다는 전제가 돼야 옷을 공장에 맡겨서 만들어낸다. 일정 수량이 안 나올 것 같으면 생산 비용이 확 올라간다. 그래서 희귀한 디자인의 옷은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그 옷을 잘 선택하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차별적 디자인의 제품을 거의 원가 수준에 판매함으로써 기존 유통업체들이 가져갔던 마진을 소비자와 디자이너에게 돌려주자! 이걸 하려고 하는 게 브라켓디바이다.

이번에 와디즈를 통해 올려놓은 착한 여름 스카프의 경우 가격이 12500원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마진 없이 원가에 부가세, 카드 수수료 정도만 붙은 가격. SPA 제품 가격이 2만원대 후반 정도 되는 걸 감안하면 확실히 싸긴 싸다.


 이처럼 브라켓디바이는 처음엔 디자이너들을 선별, 상품 디자인을 올려놓게 한 다음 소비자들이 이걸 보고 구매 의향을 표시하면 주문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소량 주문이 들어가도 브라켓은 할 수 있다. 다른 상품 여럿과 함께 의류 공장에 주문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량을 만들어줄 수 있어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오픈플랫폼 만드는 게 꿈이란다. 디자이너들이 작품을 올려놓고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수량이 몇 매 이상 되면 공장에 주문해서 만드는 그런 시스템 말이다

 

 “가격이나 평가 등도 수요자와 공급자들이 다 알아서 하는 오픈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디자이너들은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면서 자신의 옷을 좋아해주는 소비자를 만나고, 소비자들은 독특하고 개성있고 쓸모 있는 다양한 옷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꿉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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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가든이라는 스타트업이 서비스하는 '레츠고'는 레고를 대여하는 사업이다. 그래 여기까진 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 회사는 레고 부품 검수를 위해 검수 기계를 직접 만들었다. 실제 가서 실물을 보고는 입이 딱 벌어졌다


이거 제법 끼가 있는 회사인걸?”


 일단 현재까지의 모습만 봐도 오렌지가든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흔히 나오는, 레고 대여 사이트 운영업체가 아니다. 부품 검수를 위해 들이는 노력이나 실제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 바라보는 시장과 나아갈 방향에 있어서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회사다.


8년 주기설(?)

오렌지가든의 권정근 대표는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 92학번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리얼미디어코리아라는 미디어랩 회사에 합류했다. 그는 이 회사의 사번 2번일 정도로 초기 멤버였다고 한다.


 그가 IT(정보기술)의 발전과 미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인터넷광고라는 분야에 종사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2001년 그는 출장 차 뉴욕에 갔다가 내비게이션을 처음으로 봤다고 한다. “그때 사실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내가 있는 곳을 다 추적할 수 있고, 어디 있는지 파악해서 길을 알려주는 기기라니! 당시엔 한국에서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조악하지만 화면에 지도도 나왔구요. 내비게이션을 본 뒤 IT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생겼죠. 이게 뭔가 세상을 바꿔놓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언젠가 IT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 때가 처음. 리얼미디어를 거쳐 메조미디어 등 인터넷 광고 업무만 8년을 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그의 표현대로 하자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생명보험 회사에 들어가서 라이프플래너로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도 그는 8년간 일을 했다. 마흔 살이 훌쩍 넘어서 그는 다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8년마다 그에겐 직업을 바꾸는 주기가 돌아오는 걸까.


 “창업 생각을 계속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언제까지 계속 고민만 할 것인가. 이런 결론을 내린 거죠. 저지르자고 결론짓고 르호봇이라는 비즈니스센터에 입주 신청을 하고 기존에 하던 일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디어는 이미 여러 가지가 있었다. 어쨌든 모바일 앱을 만들어볼 생각이었다고 한다. 다양한 실험을 해보자는 생각에 오렌지가든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20145월이었다.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도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툴이 그의 관심이었다. “사람들의 의사 소통이 텍스트에서 사진, 그리고 동영상으로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동영상 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불편하더라구요. 수요는 있을 텐데 제대로 된 서비스는 없다는 판단? 어차피 시장이 이런 쪽으로 간다면 기회가 있을 거라고 본 거죠.”


 이름하여 커넥트라는 서비스. 기획은 했지만 개발자를 구해야 했다. 그는 개발자를 찾기 위해 개발자 커뮤니티 등을 다니다가 메조미디어 시절 함께 일했던 개발자가 팀을 이뤄서 창업을 한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 개발자가 속한 팀과 뜻이 맞았어요. 그래서 같이 손잡고 일하기로 했죠. 아예 회사를 합치자고 해서 이 개발자가 속한 팀이 대표까지 포함해 전부 오렌지가든으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시행착오와 피보팅

합쳐서 넷이 된 오렌지가든 팀은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앱 개발에 착수했다. 기획과 개발이 진행됐지만 얼마 안있어 이들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너무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가 되더라구요. 제대로 동영상으로 대화를 하고 서비스가 관리가 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게 되는데 이걸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구요. 그렇게 해서 개발을 하더라도 돈을 벌기 쉽지 않을 거란 생각도 있었구요.”


 그냥 사업을 접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네 사람은 워크샵을 떠났다. 난상토론을 했다. 어떤 아이템으로 하는 게 좋을까. 그때 레고 대여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과거에도 고민을 해 본적이 있는 아이템인데, 미국의 레고 대여 사업인 플레이닷컴(pley.com)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이미 해외에서 하고 있는 사업. 확실한 수요가 있는 비즈니스. 그리 창조적인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사업은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았다. 권정근 대표를 포함해 창업 멤버들 가운데 아빠들이 좀 있었고 이들이 공통적으로 레고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도 도움이 됐다. “다들 레고를 사주다 사주다 지쳤다고나 할까요. 레고가 너무 비싼데 아이들은 자꾸 사달라고 하고. 그런데 막상 사 줘도 한 번 만들고 나면 다시 해체해서 조립하는 건 흔치 않죠.”


 레고 대여 전문 서비스 이름은 레츠고(Letzgo)로 지었다. 레고가 연상이 되기도 하고, 기억하기 쉬운 편이다. PC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주문을 하면 택배사와의 제휴를 통해 레고 제품을 집으로 가져다 주고 회수해 간다. 12개 시리즈, 330여종의 레고를 취급하고 있다.

이들은 레고 부품 수에 따라 제품 가격을 단순화했다. 가장 부품이 많은 700 piece 제품은 대여 가격 3만원이다. 시중에서 사려면 10만원 가량 하는 레고는 3만원에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부품 수가 줄어들면 가격도 2만원, 1만원으로 낮아진다. 서비스는 210412월 시작했다.


 빌려 줄 때마다 레고를 세척하고 부품이 다 있는지 확인해서 대여를 했다. 고된 일이었지만 레고를 고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몰랐다고 했다. 그런데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직원들이 레고 부품 검수를 하고 있다.>


렌탈비즈니스에서 IT 사업으로

레고는 비싸다. 특히 스타워즈과 디즈니, 히어로즈 시리즈처럼 캐릭터 제휴가 붙은 레고는 더욱 그렇다. 이 비싼 레고를 대여하면 사업이 되겠다는 생각은 이미 많은 사람이 했었다. 하지만 국내에선 어느 누구도 체계적으로 하질 못했다. 왜 그럴까. 실제로 해 보기 전에는 그도 몰랐다. 해 보고 나니 알게 됐다.


 “부품을 확인하는 게 엄청난 일이었어요. 처음엔 사람이 달라붙어서 손으로 다 확인을 했어요. 시간이 오래 걸려요. 얼마나 걸릴 것 같으세요?”

글쎄요. 꽤 걸릴 것 같은데....”

부품 700개짜리를 숙련된 사람이 해도 1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기껏 대여를 했는데 부품이 하나라도 없으면 낭패다. 고객의 항의가 엄청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부품 검수가 필수적. 전 직원이 달라붙어서 매일 부품 검수를 해도 시간이 모자랐다. 아니, 당장 시간이 모자란 게 문제가 아니라 이래선 사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없었다. 무한정 사람을 뽑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서 이들은 검수 기계를 직접 고안했다. 우선 부품 확인 및 분류 소프트웨어를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고 관련 기계장치를 만들 수 있는 업체에 의뢰해 장비를 사들였다. 조립을 하고 나니 레고 부품 검수 장비 마크I’(권 대표가 붙인 이름이다)가 완성됐다.


 이 장치는 검수에 걸리는 시간을 6분의 1로 단축시켰다. 60분이 걸리는 일을 10분이면 해

치운다. 지금 마크II가 개발 중인데 이게 완성되면 시간은 더 단축된다. 권 대표는 아예 이런 기계를 병렬로 붙여서 수십대를 돌릴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가 검수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것은 이 비즈니스의 근본이 대여가 아니라 DB(데이터베이스) 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를 찾아갔을 때 회사 안쪽 사무실에는 수십만, 수백만 개의 부품이 종류별로 분류, 포장돼 있었다. 그는 부품이 2만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레츠고의 가장 차별화된 장점은 부품을 분실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점. 엄청난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인데, 부담없이 빌릴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부품을 분실하면 어떻게 커버를 할까. “해외 직구를 통해서 구매를 합니다. 다양한 사이트를 통해서 결국 부품을 찾아서 끼워넣어야죠.”


 레츠고가 나오기 전에 이미 블록드림, 브릭온 등 레고 대여 서비스들이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폐업을 했거나 사업이 잘 안되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은 공통적으로 검수 설비를 갖추지 않았고, 분실에 대해 벌금을 무는 구조로 돼 있다. 사업을 크게 키우기 힘든 구조다.


<오렌지가든이 개발한 레고 부품 검수 기계장비>


 그의 꿈은 레고 대여 업체가 아니다. 그는 결국 전반적인 장난감 대여 사업으로 업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가 창작 레고, 창작 장난감으로 영역을 확장하려고 한다. 현재 블록완구 시장은 300억원(추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것에만 의존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집에 있는 중고 장난감, 중고 레고를 전부 밖으로 끌어내려고 합니다. 이런 중고 레고나 블록 완구를 저희가 사들여 창작 완구화해 부가가치를 높여서 다시 판매를 하는 거죠. 앞으로 할 게 무궁무진합니다.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장난감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고 특히 레고와 같은 블록완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고, 그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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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과 관련해서는 이미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다룬 바 있다. 본래 내가 갖고 있었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정보의 불투명성과 가격에 대한 불만이 시장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요약하자면 중고차 시장에는 거래 당사자간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게 핵심이었다.


 시장에 대한 불신의 근본적인 원인은 뭘까.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불행히도 아직 그 누구도 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딜러를 통한 중고차 매매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딜러를 배제한 거래를 주창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딜러간 호가의 경쟁을 통해 가격에 변화를 시도한 이들도 있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미스터픽의 중고차 매매 앱 첫차는 어찌보면 어떤 시도도 하지 않은 이들처럼 보인다. 기존 딜러 시스템에 그대로 의존하고 있고, 별다른 개입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무료다. 이들은 여기에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들어보자.


거래 상대방에서 동업자로

미스터픽의 창업자 최철훈, 송우디 두 사람은 학연, 지연, 혈연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있다. 일하다 만난 사이다. 대학 때 산업공학을 전공으로 한 최철훈 대표는 졸업 후 주로 게임업계에서 활동했다. 넥슨과 SK텔레콤, 그리고 네오위즈를 거쳤다고 한다. 반면 미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송우디 대표는 네이버를 거쳐 그라프라는 회사를 창업하기도 했다.


 송 대표의 경우 네이버(당시 NHN)에서 UX 디자인 업무를 했었고 이런 경험을 살려 퇴사후 UX UI 관련 전문 회사 그라프를 설립했다. 최철훈 대표를 만난 것은 바로 그라프 시절이었다. “게임회사에서 일할 때 UX 디자인 등을 외부에 맡기는데요, 그때 송 대표를 만났어요. 그 뒤로 회사를 옮기기도 했지만 거의 10년 가까이 외주 일을 맡기면서 일을 계속 같이 해 왔죠.” 최 대표의 설명이다.


<미스터픽 최철훈(왼쪽) 송우디 대표가 강남 포스코사거리 인근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오랫동안 같이 일하면서 비록 다른 회사에 있었지만 호흡을 맞춰 온 두 사람은 서로의 관 심사가 비슷하고, (무엇보다 나이가 비슷하며), 자신의 일을 찾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가능한 사업 아이템을 논의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어요. 얘기를 나누고 일을 같이 하면서 뜻이 조금씩 모인 거죠.”


 2012년말께 최 대표가 네오위즈를 그만두고 나오면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제법 사회 경력을 갖고 창업에 뛰어든 두 사람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 보다는,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한다. 그렇게 고심 끝에 찾아낸 것이 중고차 시장이었다.


 중고차에 대한 두 사람의 시각은 상반됐다. 최 대표는 중고차를 처음 살 때부터 좋은 차를  싸게 구매하는 경험을 했다. 이후로 그는 중고차의 매력에 반해서 계속 중고차를 구매하곤 했다. 반면 송 대표는 중고차 첫 구매부터 (일종의) 사기를 당했다. “20km를 넘게 운행한 택시 차량을 3km 정도만 주행한 일반 차량으로 속여서 판 이들에게 당했죠.”

 어쨌든 경험은 상이했지만 중고차 시장에 상당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존재한다는 것,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에는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였다.


신차는 가격, 중고차는 정보가 핵심

중고차 매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정보에 대한 불신과 가격 아닌가요? 파는 사람은 싸게 판 느낌을 받고 산 사람은 비싸게 샀다는 느낌을 받는 거요.”


 내가 던진 이런 질문은 두 사람도 당연히 수 차례 생각해봤을 터. 다만 두 사람은 가격보다는 부정확한 정보에 대한 불신이 중고차 시장을 레몬마켓화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봤다.

구매를 결정할 때 신차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맞습니다. 정보가 모두 공개돼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중고차는 그렇지 않습니다. 중고차는 정확한 정보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대화를 나누던 도중 최 대표가 반문했다.

누군가 다가와 중고차를 싸게 살 수 있게 해 준다고 한다면, 선뜻 사고 싶은 마음이 드시겠습니까.”

 물론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된 상품이 아닐 것 같다는 의심이 먼저 들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정확한 정보 제공이 중고차 시장에서 더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인 가격 문제의 해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도 정보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된 이유다. “가격 문제가 대두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딜러를 끼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딜러를 배제한 채로 거래를 진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미국에는 이미 딜러를 배제한 중고차 거래가 상당히 이뤄지고 있고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딜러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우선 차에 대한 정보가 제한돼 있고 상당히 많은 잡일(?)을 해결해주는 딜러에게 맡기려는 수요가 직거래 수요보다 많다는 것. 즉 딜러 없이 직거래를 하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기존의 딜러 시스템을 활용하려는 이들이 훨씬 많을 것이란 게 이들의 판단이었다. 물론 여기엔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를 중심으로 중고차 매물이 거래되는 한국적인 특징도 반영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존재한다.

 

 어쨌든 그래서 미스터픽은 중고차 거래의 기존 시스템을 존중했다. 대신 정확한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20151첫차라는 이름의 중고차 구매 앱을 출시한 이들은 1년여만에 국내 1000여명의 딜러와 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이 등록하는 중고차 매물을 소비자와 연결하고 있다. 당초 미스터픽이 주창했던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첫차 앱을 통해 제시되는 자동차 정보에는 이른바 3대 안전정보, 즉 차량시세, 성능검사, 사고유무와 판매딜러정보까지 첨부돼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정보 앱 만든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출시 5개월 만에 10만 다운로드, 2000만 뷰를 돌파했고 지난해 5월말에는 등록 차량이 10만대를 돌파했다. 작년 6월에는 다음카카오청년창업펀드를 운용하는 동문파트너스로부터 7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복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최근까지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16개월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다운로드는 70만을 넘어섰다.


 중고차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기존 중고차 딜러들이 감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래서 우선 중고차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차종, 연식, 마일리지 수 등에 따른 기본 가격표를 책정했다. 여기에 사고 유무 등의 기록을 추가했다.

 실거래에서 판매딜러의 신뢰도가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 첫차 담당자가 직접 상사와 딜러 탐방을 진행했다. 심사기준을 통과한 딜러들에게만 활동 자격을 부여했다. “기존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을 통해 나오는 중고차 매매상들의 정보도 물론 있죠. 하지만 그 중 상당수는 가짜 사진이거나 허위 정보입니다. 남의 사진을 올려놓는 경우도 수두룩하죠. 우리는 실제 딜러인지를 확인하고 진짜 딜러 여부와 평판, 실적 등을 모두 체크했습니다.”

 

 뜻밖에 이들의 이런 활동에 딜러들도 반색을 했다고 한다. “사실 성실하게 열심히 중고차를 매매하고 있는 딜러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일부 허위 매물을 올려놓는 딜러들 때문에 이런 사람들도 피해를 보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딜러분들이 허위딜러들이 이 시장에 발을 못 붙이게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미스터픽 창업자들은 딜러들을 엄선하고 이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올려놓는다면 이들의 노력에 대한 인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잊기 쉽지만 딜러들은 나름대로 차를 팔기 위해 공을 들입니다. 세차도 하고 광도 내고, 흠이 난 부분은 고치기도 하구요. 그래서 팔기 좋은 상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거죠. 이런 작업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차를 사고 싶은 마음도 드는 거구요. 이런 노력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요. 이걸 어느 정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낯선 이를 만나 정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거래를 하는 것보다는 신뢰를 쌓아온 딜러가 올려놓은 매물을 잘 이용하는 것이 이 시장에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봅니다.”


 현재까지 미스터픽의 첫차는 무료 서비스다. 아무런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딜러들 입장에서는 광고를 공짜로 올릴 수 있는 셈이니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첫차는 어떻게 돈을 벌까. “일단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신뢰를 딜러와 소비자 모두에게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자리를 잡은 다음에 수익 모델을 붙일 계획입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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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6일(목) 오전 10시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김범수 총장 취임식 기조연설 전문.

안녕하세요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범수입니다. 반갑습니다

제가 NHN을 나와 가족과 함께 지내려고 미국으로 갔을 때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당시 저는 두 가지 일을 경험했습니다. 아이폰이 출시되는 현장에 있었고,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볼 수 있는 중심에 있었습니다. 아이폰 출시와 아이폰을 직접 써 본 경험은 저에게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는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저는 마이너스 통장 5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기에 그런 시스템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 뒤로 한국에 돌아와서 두 가지를 했습니다. 아이폰 출시를 대비해 아이위랩(카카오의 전신)을 만들었고 또 케이큐브벤처스라는 벤처캐피탈도 만들었습니다. 카카오는 스마트폰의 선두 회사가 됐고 케이큐브벤처스는 스타트업의 베스트프렌드로서 약 70개에 달하는 회사에 투자하고 이들을 돕고 있습니다.

저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10년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고 지속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런 차에 남경필 경기도지사께서 스타트업 캠퍼스 총장직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사실 카카오를 성장시키고 사업을 하기도 바쁘고 벅찬데, 할 수 있을까 라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타트업캠퍼스 현장을 와 보고 즉석에서 수락을 하게 됐습니다. 스타트업 생태계 일부로서 제가 그렸던 꿈을 실현해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웅장한 건물에 꿈을 실현할 준비를 하면서 여러 센터장님과 사람들 만나보면서 또 다른 많은 생각 들었습니다. 이미 전국에 100개 가까운 센터가 존재하고 VC, 액셀러레이터 등 훌륭하신 분들이 많은데 어떻게 다른 것을 할 수 있을까를 놓고 숙고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내부 인원들과 함께 수 십 차례 회의도 하고 사람 만나는 기간 거쳤습니다. 그 결과를 오늘 말씀 해드리려고 합니다.

축구선수 얘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어느 어린 친구 하나가 축구에 관심 많아서 축구를 열정적 연습했습니다. 드리블 연습, 패스 연습, 팀워크 연습 등을 통해 땀 흘리며 성장했습니다. 모든 이가 꿈꾸는, 실제 경기에 출전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드디어 관중 함성 속에서 축구장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웬걸, 낯선 광경 펼쳐졌습니다. 희망을 꿈꿔왔던 모습이 아니라 전혀 낮선 경기장이 펼쳐진 겁니다.(그는 여기서 야구장 사진을 띄웠다.) 누군가 여기는 야구장이라 한 겁니다. 이 선수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야구의 룰도 모르고 맞딱뜨린 야구장의 모습에 그가 느낀 당혹감이나 좌절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게임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바뀐다고 누구도 얘기해주지 않았고 예측조차 못했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죠. 대한민국 청년이 좋은 대학 나와서 막 사회에 내딛는 순간 게임의 룰이 바뀐 겁니다. 어디에서도 자신을 찾지 않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단순히 백수의 느낌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대한 자존감이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올해 1월에 있었던 World Economic Forum에서 나온 전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향후 5년간 일자리 500만개가 사라지고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의 65%는 세상에 없는 일자리를 가질 것이라는 충격적 예측이 나왔습니다.

게임의 룰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는 조짐입니다. 조짐을 스크래치라고 합니다. 스크래치 난 배 타고 나가면 침몰하기 때문에 나온 용어라고 합니다.

저는 요즘 이런 변화를 지켜보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뭐라고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전세계에 충격을 준 이세돌과 알파고 간 세기의 대결은 특히 한국에 충격적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막연히 생각한 미래가 성큼 앞으로 다가온 겁니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이것을 느꼈고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로봇과 경쟁해야할 상황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와 ICT(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하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점점 제조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5년내 10년내 일자리 더 늘기 어려운 구조가 됐습니다. 혹자는 고용 시대의 종말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인류에게 축복이어야 할 수명 연장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타임지에 나온 아이의 모습입니다. 타임지는 이 아이가 142세를 살거라고 썼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우리 평균 수명이 70세일 때 앞으로 100세까지 사는 시대가 올 거다라고 했는데 훨씬 급속하게 수명이 연장되고 있습니다.

이제 직업 하나로 평생 살수 있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2, 3의 직업이나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데 우리 사회는 거기에 대한 대비가 돼 있지 않습니다. 담론도 시작하기 전입니다. 빠른 담론과 문제의식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대한민국은 해방후 70년간 아버지 세대의 희생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뤘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면 성공한다는 성공방정식이 강렬히 남아 있다.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은 85% 대학 진학률이라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교육열을 낳았고 이 성공방적식이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통했습니다. 고속성장에 큰 역할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과잉 학력과 갈 곳 모르는 청년만 남아 있습니다. (끊어진 다리 사진 보여주며) 미래로 향하던 다리가 끊어진 상황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 다리를 이어야 할까요. 이제 직업의 시대에서 업()의 시대로, 하나의 직업이 아니라 내가 열정을 몰입할 수 있는 업의 시대가 필연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저는 업이라는 단어에 집중했습니다. 단순히 창업지원센터 개념이 아니라 좀더 넓은 의미의 지원을 하고 싶습니다. 사실 창업을 할 정도의 역량 있는 사람은 소수에 국한됩니다. 이 소수의 사람들이 이미 꽤 많은 지원과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창업지원센터에서. 스타트업 캠퍼스는 그보다 넓은 범위의 도움 주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약간 썰렁한 농담) 스타트업의 업이 이 업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영어의 업(UP)이네요

넌 커서 뭐가되고 싶니. 우리 어렸을 때 이런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교사 교수 대통령 등등 여러 직업을 얘기했습니다. 이제 그 직업은 없어질 지 모릅니다. 이제 뭘 하고 싶니라는 질문으로 바꿔야 합니다.

사람을 돕고 싶어요.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고 싶어요.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겐 의사 외에도 많은 업의 세계가 열릴 것입니다.

스타트업 캠퍼스는 업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했습니다. 스타트업 캠퍼스 주된 역할은 업을 찾아가는 플랫폼 비전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지식을 습득하는 걸로는 직관이 생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체험한 것에서 직관이 생긴다고 합니다. 저 역시 과거 미국을 가지 않고 아이폰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뉴스 신문 인터넷에서 본 느낌으로는 이런 속도로 달려갈 수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2년간 스마트폰 사용하면서 직관이 생겼습니다. 미래 바꿀 것이란 직관 생겼고 이를 믿고 기존의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올인했습니다. 20여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그는 10년 전이라고 말했는데, 20년전을 잘못 말한 듯)

유니텔 접하고 PC통신 머물다가 인터넷 접하고 이것이 가져올 미래가 직관처럼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직관을 깨울 수 있는 경험과 체험의 산물이 포함돼야 하고 그런 체험이 모여서 자신의 꿈을, 미래를, 업을 찾아가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제는 지식의 시대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그런 시대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문제해결능력을 꼽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콜라보레이션, 크리에이티브 싱킹. 이 세가지가 필수 요소입니다.

그래서 스타트업 캠퍼스는 두가지 기본 개념을 채택했습니다. 모든 프로젝트가 강연이 아닌 프로젝트 베이스 러닝(Learning)과 플립트(Flipped) 러닝으로 진행됩니다. 제가 감동 받았던 것은 '거꾸로 교실'의 가능성입니다. 한 교사 워크숍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거꾸로 교실을 통해 학생이 변해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모든 권력을 교사가 가졌지만 학생이 주도권을 가질 때 배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놀라운 체험을 했습니다.

지금 파주에 거꾸로 교실 센터가 열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방식이 우리도 알지 못하는 미래에 학생 적응력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플랫폼을 설계하고 아키텍쳐 잡고 하는 데 전세계에서 몇번째 손가락 꼽히는 사람으로 자부하고 있습니다. 한게임부터 카카오톡에 이르기까지 모든 플랫폼의 가치 알고 있습니다.

업 배우거나 전환하거나 업 시키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역학을 잘 수행하게끔 장애물을 치워주고 독려하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스타트업 캠퍼스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프로젝트들 ,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 자기의 업을 찾아가는 프로그램 등을 다양하게 준비할 것입니다. 스타트업 캠퍼스는 연결만 하고, 나머지는 퍼실리테이터라는 파트너와 함게 할 겁니다.

대한민국에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 고군분투 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스타트업 캠퍼스와 함께 (이들이 하는프로젝트가)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그램 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스타트업 캠퍼스 혼자 할 수는 없습니다. 참여한 모든 분들 같이 해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든든한 마음으로, 전 이런 분야의 전문가는 아닙니다. 콜라보 통해서 이 문제 해결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은 도지사 말씀대로 흙수저 헬조선 취준생, 이런 말이 보여주듯이 아픔과 좌절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로봇과 경쟁하고 공존해야 하는 시대. 100세 이후의 삶. 이처럼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공포로 다가오는 미래의 불확실성이 우리의 미래를 어지럽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뿌옇게 낀 안개 속에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여기 계신 분들 파트너 분들 한 두가지 길이나마 열어보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이것을 믿습니다. 언제나 위험과 어려움 있었지만 우리는 언제나 길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도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의 시대에 우리는 반드시 길을 찾고 우리 아이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그렇게 노력할 것이라고. 이 말로 취임사를 대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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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또는 대범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떻게든 사업이 되게끔 밀어주는데 한국에서는 깎아내리기 바쁩니다.”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는 “실리콘밸리는 별천지인 줄 알았지만 나와보니 한국과의 차이점은 사실 딱 하나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항상 깎아 내림을 당해서 그런지 창업가들이 투자자들 앞에서 자신이 없고 너무 주눅이 들어 있다”며 “포메이션그룹의 임무는 이런 창업가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다”고 했다.

구 대표는 LS가의 장손이다. 구태회 창업주의 손자이자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이다. LS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지 않고 도미(渡美), 스탠퍼드대 경제학과를 나와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했고 실리콘밸리에서 몇 차례 창업에도 도전하고 쓴 맛도 경험한 ‘튀는’ 인물이다. 

 2011년엔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회사 포메이션8을 설립했다가 지난해 11월 해체하고 포메이션그룹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포메이션그룹에는 쑨원의 증손자 조엘 쑨(Joel Sun)을 비롯, 유기돈 전 유튜브 및 페이스북 CFO, 치 청(Chee Cheong) 전 2G 캐피털 대표 등 실리콘밸리 유명인사들이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는 그와의 인터뷰를 위해 스카이프를 연결해 화상대화를 했다. 마침 구글IO 취재차 미국에 있었던 이호기 기자가 사진을 찍었다.

 구 대표는 포메이션8을 해체한 이유에 대해 “어느날부터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과 함께 기업가 정신으로 헤쳐나가고 성장하는 투자회사가 되고 싶었는데 투자 회사가 너무 많아지면서 그냥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관리) 회사가 된 느낌이 들었다”며 “이래서는 기존의 다른 VC(벤처캐피탈)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에 다시 시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메이션그룹은 4억 달러 규모의 그로스펀드를 통해 소수의 벤처기업 투자에 집중한다. Bowers&Wilkins, 옐로모바일, 미미박스 등 6개 회사가 중심이다. 그는 “5억, 10억 이렇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최소 수백억원을 투자해 회사 성장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시장에서 각 업종의 1등 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구 대표는 “모바일에서는 6개월만 뒤쳐져도 따라잡기 힘들다”며 “대규모 투자를 통해서 1등 사업자가 되는 것을 전폭 지원하는 것이 당장의 실적만을 보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스타트업 중 그가 투자했던 쿠팡이나 옐로모바일 등이 적자를 지속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선 ‘불공평(unfair)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속 성장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에게 수익을 내라고 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이 아니다”며 “이들은 실리콘밸에서 봤을 땐 아무 문제없는 회사”라고 했다.

 그는 쿠팡이나 옐로모바일 모두 적자인 상태이지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흑자 내려고 발버둥치는 회사가 계속 적자가 난다면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옐로모바일이나 쿠팡은 그렇지 않다. 성장성이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얘기하자 말자고 이상혁 대표에게 말했다. 더 성장하자고 했다.”

 구 대표는 창업가에겐 겸손의 미덕이란 말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이 겸손해야 한다는 맞는 말이지만 겸손과 자신이 해야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은 한끝차이지만 대단히 큰 차이”라며 “한국에서는 교수님 말씀이면 다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런게 어딨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 교수가 됐건, 누가 됐던 논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최근 창업 열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에서 도전보다는 현실 안주가 많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몇몇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로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수가 적다는 것에도 답답해하는 모습이었다. 중국, 인도, 심지어 동남아에서 온 창업가들이 실리콘밸리를 다니며 투자자들, 벤처기업가들과 논쟁하고 발표하며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생존하고 있는데 한국 스타트업은 뭐하고 있냐는 것이다.

 정부지원금을 받은 스타트업에 대해 실리콘밸리 등 해외에서는 매우 평가를 낮게 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 상당수는 정부 자금의 지원을 받지만 성공한 스타트업은 대부분 해외 VC의 투자를 받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정부 자금이나 정부 행사에 의존해서는 결코 기업을 성공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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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게임 개발자 세 명이 모여서 게임을 만들었다. 원래 하던 일인데, 다만 죽이 잘 맞는 이들끼리, 좀 더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좀 더 시의적절하게 내놓겠다는 의도로 시작된 일이다. 심지어 이들은 이미 갖고 있는 게임 IP(저작권)도 있고, 출시 하자마자 돈도 어느 정도 벌고 있다. 스타트업 같지 않은 스타트업, 229회는 모바일게임 개발사 싱타의 박재성 대표 이야기다.

서울대 출신 개발자 3인방

싱타의 창업자 박재성, 고동일, 임준석 등 세 사람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동창들이다. 박재성 대표와 임준석 이사는 94학번 동기동창이고, 고동일 이사는 93학번으로 1년 선배다.

대학시절부터 창업 얘기를 (농담처럼) 서로 하고, 언젠가 우리들의 회사를 만들어보리라 생각하곤 했던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다들 게임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된다. 고동일 이사는 그 유명한 온라인게임 리니지 서버를 개발하는 일을 하게 된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석사과정) 시절에 당시 박사 과정으로 있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와 함께 개발을 한 것이다. “1998년 이었어요. 리니지 서버프로그래밍 작업을 했었죠.”

전설적인 업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서울대 학부 재학 시절 고동일 이사는 컴퓨터공학과 동아리 애니뮤를 만들기도 했었다. 과동아리도 시작된 애니뮤는 지금은 서울대 공대 동아리로 승격돼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 동아리를 만든 것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 그냥 혼자만의 관심에 머무르지 않고 동아리까지 만들어 활동했던 것 보니 심상치 않았던 인물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엔틱스소프트, 누리엔소프트 등을 거쳐 2010년엔 싸이월드USA에서 유현오 사장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싸이월드를 끝으로 회사를 나와서 창업을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관심이 많았던 사람답게 일본 애니를 주제로 한 마법학교 루시드 이야기라는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고 이사가 다양한 게임회사를 거치는 동안 박재성 대표는 게임 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일을 했다.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홈 네트워크 프로토콜 개발을 거쳐 스마트TV 분야에서 꽤 오랜 기간 종사했다. 스마트TV 콘텐츠 개발 업무를 하면서 그가 맡게 된 게 게임이었다. 이로써 그도 게임 분야로 발을 딛게 됐다. “디지털솔루션 센터에서 근무했는데,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면서 게임쪽 일을 하게 됐죠.”

이게 끝이 아니다. 삼성전자를 나와 컴투스에 입사하면서 그는 대학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특례로 컴투스에 입사했던 임준석 이사를 컴투스에서 만난 것이다.

<싱타 창업 멤버들. 왼쪽부터 고동일 이사(CTO), 박재성 대표, 임준석 이사>

사실 컴투스에 간 것도 둘이서 홍대에서 만나서 얘기하다 가게 된 거에요. 그리고 그 뒤로도 계속 얘길 했어요.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창업을 언젠가는 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함께 할 사람을 찾고 있었거든요. 임준석 이사랑은 항상 함께 하고 싶었죠. 그래서 대학때부터 계속 얘길 했던 건데, 다만 계기가 없었을 뿐이었죠.” 박 대표의 설명이다.

두 사람이 컴투스에서 창업을 꿈꾸고 있을 때 고동일 이사는 이미 창업을 해서 자신이 만든 게임까지 출시한, 창업선배였다. 세 사람이 힘을 합하면 뭔가가 될 것 같았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됐다. 2014년부터 창업 준비에 돌입, 그해 10월에 투자를 받았다. 박 대표가 창업 전에 몸담고 있었던 XL게임즈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싱타’(SINGTA)라는 이름은 박 대표가 직접 이었다. 뭔가 주술적인 느낌마저 뭍어나는 이름이지만, 사실 별 뜻은 없다고 한다. 의미는 작명 이후에 추가됐다. “씽나게(신나게) 창조해봅시다!!”

해외시장에서 통하는 게임 만든다

이들의 첫 작품은 고동일 이사로부터 왔다. 그가 만든 마법학교 루시드의 IP를 활용해 시드 이야기를 지난해 6월 출시했다. 국내 매출이 전체의 100위안에 오르는 등 순항했다.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60만을 기록했다. 8개 국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매일 약 3만명의 유저가 접속하고 있다.

시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카드 수집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나오는 독특한 카드를 모으는 것 자체가 재미인 게임. 마법학교 루시드의 인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게임성이 이미 상당히 검증된 모델이다. 하지만 이들이 시드 이야기와 같은 류의 게임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깊이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게임을 만드는 것 등 두 가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싱타는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게임과 국내 시장 지향성 게임의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게임은 아무래도 보다 다양한 게이머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장기적인 호흡으로 가야한다. 게임을 콘텐츠로 보기보다는 서비스로 보고, 라이프사이클을 더 길게 생각하며 대규모 마케팅보다는 유저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게임은 임준석 이사가 개발중인 RPG(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명 자이언드(GIANT). 정통 RPG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 이미 많은 RPG게임들이 나와 있지만 좀 더 깊이 있는 게임성을 추구한다는 설명. 올 연말께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동일 이사가 맡고 있는 라인에서는 크로스로드라는 게임도 개발하고 있다. 크로스로드는 시드 스토리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보드 RPG. 상반기 중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음식점으로 비유하자면 맛있는 김치찌개를 정말 잘 끓여 낼 수 있는 그런 식당과 같은 게임사가 되고 싶습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면 할수록 새로운 맛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게임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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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바닥에는 온갖 전기 전자 부품들이 가득했다. 벽에는 해체했거나 테스트중인 드론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사무실 한 구석에선 드론이 윙윙 날고 있었다. 큰 모니터가 딸린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복잡한 기계의 회로도를 구상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유비파이(Uvify) 사무실은 제품을 생산하는 벤처기업의 사무실이라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라고 상상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어수선하고 복잡해보이지만,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이들이 활기차게 도전하고 만들고 있는 그런 풍경이었다.

드론에 심취한 항공우주공학 박사 3인방

임현 유비파이 대표는 어릴 때부터 뭔가를 직접 조종하는 것보다 저절로 움직이게 해 놓고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저절로 작동하게 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꼈다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갈 때 그는 소프트웨어를 공부했다.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2010년 서울대학교 기계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하면서 그의 인생이 달라졌다. 국가연구과제를 수행하던 중 영상기반 항법을 연구하게 된 것이다.

영상기반항법이란 게 말 그대로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현재 상태를 파악해 즉각 대응하는 그런 항법을 뜻합니다. 제가 했던 일은 항공기 자동착륙에 관한 연구였는데, 항공기가 착륙할 때 활주로의 영상을 촬영해 자동으로 방향을 잡아주는 거였죠. 단순히 영상촬영만 해서는 안되고 인공지능 기술의 뒷받침이 필요했어요.”

연구는 팀으로 이뤄졌는데 그때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박철우, 이경현 두 사람과 함께 했다. 임현 대표를 포함해 세 사람은 모두 서울대 기계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 중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각자 나름대로 특화된 분야도 있었다. 임 대표는 영상기반항법에,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드론 컨트롤 시스템에, 이 이사(CPO)는 자동조종장치에 장점이 있었다.

연구 주제는 매력적이었지만 이들은 좀 더 구체화된 뭔가를 원했다. 영상기반항법의 발전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실제 인공지능으로 날아갈 수 있는 드론이 가능한지,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등등. 이걸 하려면 연구 단계에서는 힘들었다. 펀드의 제약도 있고, 연구 방향도 맘대로 잡기 힘들었다. 결국 창업을 해야 한다는 게 이 팀의 결론이었지만, 한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정말 드론이 시장이 열릴까?”

기술력은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2012년 세계 최초로 영상기반 실시간 실내위치인식 기술을 개발했고, 2013년에는 한국 항공 우주 논문상에서 장관상을 받을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2013년 후반기가 되면서 사회적으로 드론이 크게 관심을 받게 됐다. 그러면서 이들도 확신을 갖게 됐다.

20143, 세 사람은 유비파이를 창업했다. 유비파이(UVify)‘Unmanned Vehicle’의 앞 두 글자를 따고, 로봇을 무인화 하려는 뜻에서 ~ 화 하다의 접미어인 ify를 합성했다. 즉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높은 자동화 수준의 날아가는 로봇 시스템을 만들려는 목표를 담았다고 한다.

사람이 드론을 힘들게 조종할 필요없이 드론이 알아서 목적지까지 가서 임무를 수행하고 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이게 가능하다면 드론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조종 미숙으로 인한 추락, 좁은 공간에서 사람·사물과의 충돌 문제도 해결될 수 있구요

눈 달린 인공지능 드론 개발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후문(낙성대) 인근 유비파이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임현 대표와 서너명의 직원들이 드론 실험 비행을 하는 등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임 대표는 인공지능을 드론에 적용하면 힘들게 조종할 필요없이 드론이 알아서 목표에 날아가 필요한 일을 하고 온다사람의 개입이 필요없기 때문에 고도의 보안을 요구하는 영상촬영 등 기존 드론이 하기 어려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드론이라는 거창한 것을 만드는 회사지만 일단은 제대로 날 수 있는 드론을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다. 임 대표는 스스로 평형을 잡아서 목표지점까지 똑바로 날아가는 게 인간으로 치면 소뇌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게 인공지능 드론의 기초라며 대부분 이 단계에서 잘 안돼서 실패하는 케이스가 많다고 말했다.

제대로 날 수 있는 드론이 완성되면 여기에 영상장비를 장착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주입해야 한다. 그는 인공지능 드론을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인공지능이 들어간 컴퓨터 기술과 영상장비, 그리고 최종적으로 날게 해주는 모터와 동력전달까지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실전이 결합돼야 드론이 완성된다는 것. 그가 드론에 매력을 느낀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기계항공우주공학까지 공부한 자신의 전공을 두루 살리기에도 좋은 분야라는 것.

유비파이는 우선 드론레이싱 대회에 나갈 만한 고성능 드론을 만들었다. 시제품이 나와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드론은 가을께 출시된다. 창업후 케이큐브벤처스에서 3억원을 투자받는 등 외부 자금이 수혈됐지만 향후 크라우드 펀딩이나 추가 투자 유치 등을 고려하고 있다.

유비파이는 휴대가 간편하고 다양한 탑재체를 장착 할 수 있는 상용 드론을 출시해 안전, 검사 등 기존 드론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에 적용할 예정이다. 향후 미국 유럽등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드론 레이싱, Public Safety 드론 등 새로운 시장도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동차로 치면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같은 프리미임 드론을 누구나 살 수 있게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게 목표에요. 지금의 헬기나 촬영장비가 할 수 없는 일을 가능하게 하는 드론을 만들고 싶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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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대표를 처음 봤을 때 그는 ‘21세기 최첨단 찌라시를 만든다고 했었다. 수식어는 좋지만, 어쨌든 요약하자면 찌라시(음식점들의 전단지) 를 스마트폰으로 옮겨 놓는 게 그의 구상이었다. 그 뒤로 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배달의 민족은 여전히 음식 배달 주문 1위 앱이고 주문 건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회사의 수익구조와 지향점은 완전히 탈바꿈했다. 그는 우리를 단순히 음식 배달 앱 개발사로 여기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 “창업하고 6년이 지났어요.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꿈이 다른 회사가 됐습니다.”

쿼드 닷(Quad Dot)

최근 우아한 형제들은 중국의 벤처캐피털(VC)인 힐하우스캐피털로부터 5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벌써 다섯 번째 투자다. 누적 투자 금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힐하우스는 왜 우아한 형제들에 투자를 했을까. 김봉진 대표는 푸드테크 분야의 1위 업체에 투자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의 저스트잇, 미국의 우버잇츠처럼 한국의 1등 배달 업체에 투자를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점유율은 이용량에서 50%(코리안클릭 집계 기준)를 넘는 압도적인 1위이지만 그냥 음식 배달 앱 개발사가 아니었기에 서로 손을 잡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에 이어 배민라이더스(맛집배달대행), 배민프레시(신선식품 정기배송) 등 신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건 모두 최근 1~2년새 이뤄진 일이다. 올가을께 반조리 식품·식자재를 배송하는 배민쿡을 출시할 계획이다. 배민라이더스 서비스의 경우 현재 서울 강남, 서초, 송파, 관악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가 되고 있지만 올해안에 서울·경기 전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들 4개 사업을 쿼드닷(quad dot)’이라고 불렀다. 어딘가 잡스가 말한 점의 연결(connecting the dots)’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우아한 형제들이 잘하는 게 패러디 아닙니까. 하하 과거 일련의 사건들이 당시엔 각각의 점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엔 다 연결되더라는 잡스의 말을 사업에 적용한 것 맞습니다.”

4가지 분야는 그가 말하는 푸드테크라는 산업의 큰 맥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술을 통해 음식 산업의 발전을 꾀한다는 것.

배달의 민족은 완성된 음식을 음식점에서 집으로 갖다 주는 것만 한다. 그것도 사실 배달이 가능한 음식에 대해서만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엔 음식을 따로 배달하지 않지만 맛있는 음식점도 있고, 음식을 꼭 어디서 시켜 먹어야만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음식 배달을 할 수 없는 맛집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배민라이더스, 신선식품을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배민프레시다.

음식의 궁극적인 최고 경지는 결국 집밥이다. 집에서 식구가 같이 맛있게 해 먹는 음식처럼 맛있는 게 있을 리 없다. 배민쿡은 음식을 집에서 해 먹기 어려운(솜씨가 없던, 시간이 없던) 사람들의 요리 부담을 덜어주는 서비스. 음식을 해 먹기 쉽게 반 완성 상태로 재료를 그대로 집에 갖다 준다. 요리엔 왕초보라고 하더라도 그대로 해 먹으면 훌륭한 요리사가 한 요리처럼 맛있는 집밥이 된다. 전국민의 백종원화라고나 할까.

사업 6년째...더 큰 꿈이 생겼다.

그는 왜 이렇게 사업을 넓혀나가고 있을까. 혹시 지난해 수수료 0% 선언이 영향을 미쳤을까. 음식 배달로부터 수익을 내는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사업으로의 확장이 필요한 것일까.

그는 사업 6년째에 접어들면서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처음에 사업을 시작할 때는 ‘21세기 최첨단 찌라시라는 모토 만으로도 충분했다. 업계 1위로 올라섰고 거래는 계속 늘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좋은 인재를 모으고 더 성장하기 위해선 그저 음식 전단지를 온라인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배달의 민족이 미친 가장 큰 영향이 뭔지 아세요?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음식을 시켜 먹는 것에 거부감을 없앴다는 겁니다. 전화 통화를 해야만 될 것 같고, 전단지를 찾아야 음식을 시킬 수 있을 것 같고, 이런 습관이 스마트폰 앱 하나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해 준 것이죠.”

결국 배달의 민족은 자신이 스스로 사람들에게 선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선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단지를 스마트폰에 집어 넣는, 기존의 공식을 따랐다면 이제는 자신이 만든 새로운 경험을 더 확장하는 것이 숙제가 된 것. 그게 쿼드 닷이다. 온라인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하고 받아서 먹는 일련의 과정을 배달의 민족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냈고 이제는 그 과정을 좀 더 세분화해 사람들의 경험이 더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사업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커머스의 단계로 접어든 거죠.”

온라인쇼핑은 처음엔 책으로 시작됐다. 형태의 변질이 없고, 유통기한이 없으며 운송이 간편한 책으로 시작돼 점차 다양한 물품으로 확대됐다. 그는 우아한 형제들이 하고 있는 업의 본질을 결국 커머스로 본 것 같다. 음식 배달이 아닌, 음식과 관련된 거의 모든 커머스다.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게 자연스러워진 사람들에게 이젠 식재료도 정기적으로 갖다 주고, 맛집의 음식도 대신 사다 주며, 아예 요리를 바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까지 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에 우리는 꿈의 크기가 다릅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커머스가 되니까 기술의 영역이 커지고 있다. 그건 그가 당면한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이다. 현재 460명인 직원 중 개발자는 70여명 수준. 빠른 시일 내 이를 100명까지 늘려야 하는게 그의 숙제다.

커머스가 되면 물류가 중요해진다. 모든 종류의 배달과 배송에 있어서 배차를 잘 해야 하고 지역과 시간에 따른 효율적인 배분이 중요해진다. 배민라이더스를 처음엔 강남 3구에서 했지만 지역이 확대되면 엄청난 수의 라이더가 필요하다. 사람 숫자만 무작정 늘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 배달 및 식재료 수요가 늘어나면 날씨에 따라, 그날의 이벤트에 따라 최적화된 배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선 데이터 분석과 이를 위한 기술 인력이 필수적인 것이다. 그야말로 고객의 주문 전화가 오기 전에 이미 치킨이 배달 준비를 끝마친 상황이 되야 하는 것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창업 컨설팅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전국의 창업 지도를 배달의 민족이 파악하게 되면 식음료 분야 창업을 시도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컨설팅이 가능하다. 피자집에 몰려 있는 동네에 또 다른 피자집을 내지 말라고 조언하는 식이다.

스타트업으로 6년째 접어들면서 정말 생각이 많아졌어요. 스타트업은 처음엔 어떤 문제를 해결하면서 비즈니스가 발전하고 성장하쟎아요. 하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또 하나의 혁신이 있어야 된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아마존이나 네이버 넥슨 이런 기업을 그런 것을 해 낸 거죠. 작년에 0% 수수료 선언한 이후 두 번째 도약을 위한 과도기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기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기업이 될 것인가.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이게 우리의 결론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주고 변화해서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스타트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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