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6일자 한국경제신문 CEO&매니지먼트에 나갔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기사의 원래 버전입니다.기사 형식이 달라지면서 다른 기사가 나갔는데 좀 빠진 내용도 있고 이전 버전에 대한 아쉬움도 있고 해서 블로그에 올립니다.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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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보다 더 좋은 회사를 만들어야죠.지나고 보니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NHN 시절 못 다 이룬 꿈이 두 가지 있다면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국내 벤처업계 신화로 불리는 NHN의 공동 창업자인 그가 이루지 못한 꿈이 뭘까.“해외 시장에서 통하는 세계적인 서비스를 결국 완성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죠.그리고 네이버와 한게임을 좀 더 열린 플랫폼으로 만들었다면 인터넷 생태계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카카오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지난 1일 국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중 처음으로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음에도 그는 전혀 흥분하지 않았다.외부에선 수익 모델이 아직 없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그는 그런 것도 개의치 않았다.“모바일 시대엔 인터넷 시절엔 상상도 못했을 만큼 해외 시장으로의 장벽이 사라지고 있습니다.돈을 누가 먼저 버느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 글로벌 서비스가 되느냐의 경쟁입니다.”

 12년전 한게임과 NHN으로 대박을 냈고 이제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시대를 개척하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성남시 판교 벤처밸리에 있는 카카오 사무실에서 만났다.인터뷰는 두 시간 가량 진행됐다.

-아직도 사람들은 왜 NHN을 나왔는지 궁금해합니다.창업자들간의 갈등설도 있는데요.
 “‘항구에 머무르는 배는 언제나 안전하다.하지만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저는 NHN을 떠날 때의 심정을 이 말로 종종 표현하곤 했습니다.NHN이 너무나 큰 성공을 거뒀고,안전했기 때문에 떠나기 어려웠습니다.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도 힘들었죠.창업자들 간에 갈등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저는 기업가정신에 대해 생각하면서 안전한 곳에 머물러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NHN 창업자인데,내부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 볼순 없었나요
 “조직이 커지면서 뜻 대로 안되는 부분이 많았죠.그리고 NHN은 저에겐 다 키운 자식과 마찬가지입니다.자식을 다 키우면 떠나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NHN을 나온 직후 한동안 조용했던 것 같은데요.
 “사실 처음에 나와선 좀 막연했습니다.뭐든 실험을 좀 해보자고 하고 회사 이름에 랩을 붙여 아이위랩이라고 지었죠.이것저것 해 봤는데 잘 안됐습니다.2년 정도 고생했습니다.그러다 2009년 스마트폰 열풍을 목격하고 이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이거면 잘 되겠다가 아니었습니다.이걸 안하면 안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이었죠.”

-인터넷업계 최고의 승부사라는 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최악의 리더는 결정하지 않는 리더라고 생각합니다.리더는 항상 결정하는 자리입니다.다행히 지금까지 결단을 내렸던 것이 잘 맞아 떨어진 거구요.한게임을 창업할 때나,네이버와 합병할 때,한게임을 유료화할 때,그리고 NHN을 나올 때 모두 결단이 필요했던 순간이었습니다.카카오톡을 출시할 때도 승부를 걸어야 했죠.다른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카카오톡이 뜨는 것을 보고 다른 모든 프로젝트를 접고 카카오톡에 승부를 걸었습니다.그런 의미에서 승부사라고 한다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결단을 내리는 데 어떤 기준이나 원칙이 있습니까
 “저는 제 나름대로 ‘6개월 원칙’이라는 걸 갖고 있습니다.내일은 너무 기간이 짧아 도움이 안되고 1년 이상은 너무 멀어 대처가 어렵지요.딱 6개월이 좋습니다.삼성SDS에 입사할때부터 그랬습니다.6개월 후를 생각하고 프로그래밍을 배웠는데 때마침 프로그래머를 회사에서 급히 찾더라구요.그래서 개발과 기획 업무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한게임 유료화할 때도 6개월 후의 시장만 생각했습니다.스마트폰 열풍이 부는 것을 보고 6개월후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라고 생각했죠.그래서 카카오톡에 올인할 수 있었습니다.”

-왜 메신저가 가장 필수라고 생각했나요.메신저는 PC에서도 많이 쓰고 있는데,별로 신선한 아이디어 같지는 않습니다.
 “인터넷 시대나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고 해서 어느날 갑자기 없던 욕구가 생기지 않습니다.결국은 사람들의 기본 욕구를 가장 잘 충실히 이행하는 것에서 승부가 난다고 생각합니다.저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지 않습니다.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깜짝 아이디어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새로운 것에 너무 집착하면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멀어질 수 있습니다.사람들의 기본 욕구 중에 해결되지 않은 것이 있는지를 우선 봐야죠.인터넷 시대를 검색이 지배했다면 모바일 시대에는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1차적으로 필요한 것이 메신저 아니겠습니까.카카오톡은 그래서 나왔습니다.”

-카카오톡의 공짜 메시지 기능때문에 통신사들과 갈등이 있을 것 같은데요.
 “카카오톡을 통해 하루에 2억건의 메시지가 오가고 있습니다.그만큼 사람들이 모바일을 통한 자유로운 소통의 욕구가 컸다는 뜻입니다.통신사 수익원을 침해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하지만 결국 모바일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역시 인터넷에서 그랬듯이 소비자들이 정하게 될 겁니다.”

-카카오톡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모델이 없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인터넷 비즈니스는 딱 2가지 모델이 있습니다.트래픽 비즈니스와 명확한 수익 모델을 갖고 가는 비즈니스.게임은 전형적으로 후자의 경우입니다.카카오톡은 트래픽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사람을 많이 모으는게 가장 중요하고 어렵죠.일정 수 이상의 사람을 모을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저절로 풀리게 돼 있습니다.”

-100명의 CEO를 육성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는지.
 “제 자신이 사업을 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가급적 후배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싶었죠.투자회사를 차리는 것은 제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제 방식대로 도와줄 방법을 찾았는데,제가 인큐베이팅 작업부터 참여해 지분투자를 하고 컨설팅을 하는 지금의 방식이 맞다는 걸 알았습니다.”

-최근 제2의 벤처붐이라고 할 만큼 많은 벤처기업들이 생기고 있는데,10년전 벤처 열풍과 비교해 주십시오
 “10년전 인터넷벤처 시절보다 해외 시장의 장벽이 훨씬 낮아졌고 창업하는데 비용도 줄었습니다.모바일 시대로 오면서 여건은 더 좋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명확한 시장이 존재하고 리스크를 줄여서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과거처럼 거품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포도트리라는 회사 설립에도 참여했는데요,다음 사업 아이템으로 구상중인 것이 있다면?
 “게임은 아닙니다(웃음) 저는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서로 공감하고 그를 통해 심리적으로 치유를 얻는 그런 것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심리 치유라고나 할까요.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습니다만,곧 가시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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