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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2 네이버는 지금 위기인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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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정확히 말하면 nhn은 지금 위기라고 할 수 있을까.4년에 걸쳐 IT담당 기자를 할 때 한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어서 여러가지로 궁금증이 인다.

 nhn을 둘러싼 환경을 보면 여러가지로 확실히 좋지 않다.우선 반네이버 정서가 어느때보다 심한 것 같다.수치상으로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대화,인터넷에 올라온 댓글,nhn 내부의 의식,기자로서 느끼는 감 등을 종합해 볼 때 그렇다.

 반네이버 정서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돼 있다.이번 촛불집회를 둘러싸고 다음 아고라 또는 보다 진보적인 사이트들과 비교되면서 친MB사이트처럼 이미지화된 것이 하나다.또 폐쇄적인 블로그 정책으로 인해 블로거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측면도 하나가 있다.그리고 1등 인터넷기업이라는 면에서 막연하게 미움을 사고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정부로부터는 독점 기업이라는 인식과 함께 불공정 거래 부분이 지적됐다.여기에 인터넷산업에 속한 다른 기업들로부터는 인재의 블랙홀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사면초가라고 할 수 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한게임을 둘러싼 사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nhn에 부정적인 환경 중 하나다.해외 시장 개척이 주춤한 것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특히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은 작년 말에서 올 상반기,이제 다시 올 하반기로 점점 늦어지고 있다.nhn은 보다 준비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서라지만 그 사이 일본 시장은 또 한걸음 발전하고 있다.그러면서 주가도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이렇게 지적하다보니 nhn이 마치 엄청난 위기에 처한 것 같다 -.-;;)

나는 여기서 한게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행성 논란은 (물론 심각한 문제 중 하나지만) nhn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판단한다.사행성 논란은 한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한 1999년 이후 강도와 기간에 차이가 있었을 뿐 단 한번도 사라진 적이 없었던 논란이다.항상 제기돼왔던 문제를 변수로 보기는 힘들다.물론 nhn이 그만큼 사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아이템 거래,환전문제,해킹 등 변수 등에 대해 검증에 검증을 거쳐 보완을 해야겠지만 본질적인 문제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크게 보이고 있는 반네이버 정서는 어떨까.사실 반네이버 정서의 뿌리는 대단히 깊고 오래된 문제다.아무리 짧게 잡아도 이미 2006년부터 시작된 문제다.사람들이 네이버의 성공과 영향력에 대해 열광하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네이버에 대한 의심과 질시,비판도 동시에 시작됐다고 본다.

그 이유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다.시가총액이 수조단위의 기업이 되면서 일선 현장에서 마주치는 nhn 직원들의 자세가 달라졌다는 소리도 나왔고 압도적인 1위 기업이 되면서부터 소비자(네티즌) 위주보다 1위를 수성하기 위한 모습으로 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덩치가 커지면서 다른 회사의 우수 직원들을 무차별적으로 데려온다는 지적도 받았다.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해내거나 파이를 키우기 위한 노력보다는 기존 시장에서 자신들의 몫을 늘리고 경쟁자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방어적으로 운영하기 급급하다는 비판도 높아졌다.

 어떤 부분은 nhn에게만 적용하는 지나친 잣대이지만 일정 부분 nhn이 가슴 아프게 새겨야 할 부분도 있는 것 같다.나는 한 벤처기업 사장의 다음과 같은 말을 듣고 nhn이 이런 지적에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했다.

"도대체 nhn이 블로그 이후 새롭게 선보여 성공한 서비스가 뭐가 있습니까?"

 nhn이 1등 기업으로서 시장을 선도하는 그런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뭐가 있느냐는 것에 대해 토론을 하다가 나온 말이다.

 이유야 어찌됐던 nhn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그리고 그것은 비즈니스 위기라기 보다는 '관계의 위기' 인 것 같다.nhn은 next human network의 약자인데,network의 근간이 되는 네티즌과의 관계,동종 사업자와의 관계,정부와의 관계,언론사와의 관계 등 관계 형성과 유지에 있어서,MB식으로 말하면 '소통'에 있어서 문제점을 드러낸 부분이 크다.

 하지만 이런 모든 악재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nhn이 핵심 비즈니스를 영위하는데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다.아직 사람들은 익숙하고 편안해서 nhn을 찾는 경우가 많다.네이버나 한게임을 '믿을 만하다'는 인식 때문에 이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nhn의 문제가 기본적으로 신뢰와 관련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은 이 떄문이고,이는 스스로를 언론사로 규정하지 않는 nhn의 기본적인 방향과도 맞아떨어진다.
 
(백번 양보해서 nhn이 신뢰의 위기에 처했고,그에 따라 사용자들이 nhn을 더이상 믿지 않아 떠나게 된다고 하더라도,사실 대안이 별로 없다.야후? 구글? 다음? 싸이월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불행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대안이 그닥 없다.다음은 정말 네이버에 비해 월등하게 '믿을 만 한' 서비스인가? 아니면 정말 탁월하게 '유용한 서비스'인가? 다른 사이트들도 마찬가지다.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결국 네이버 비즈니스는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물론  계속되는 소통의 문제는 비즈니스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런 점을 nhn도 알고 이해진 의장이 요즘 회의를 소집해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고 한다.얼마전 네이버가 전격적으로 촛불집회 페이지를 따로 오픈하고 네이버의 입장을 초기 화면에서 공지하는 것 모두 이해진 의장의 결단으로 이뤄졌다고 한다.즉,nhn도 문제의 원인과 본질을 모두 알고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nhn이 어느 떄보다 어려움에 처한 것은 맞지만 nhn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그것이 예상보다 늦다고 보는 이들도 많겠지만(결과가 어찌 나올지 모르겠지만,현재까지만 보면 네이버는 조금 더 일찍 움직였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nhn의 역량을 감안할 때 잘 해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더 우려하는 것은 nhn이 성장 동력을 발견하는데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특히 혁신의 동력을 잃고 주춤하는 한국과 달리 빠르게 발전하는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nhn이 게임 말고 다른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얼마나 가질 수 있느냐,그것을 위해 얼마나 전력투구할 수 있느냐에 의구심이 점점 드는 것이다.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선 인터넷산업이 다시 부흥기를 맞고 있고 새로운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하지만 국내 시장의 분위기는 이와 딴판이다.결국 nhn이 안에서 혁신의 동력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데,어려운 시험을 치뤄야 할 해외 여건은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nhn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분명하지만 정말 위기인지 내가 주제넘게 말할 입장은 사실 아니다.다만 nhn의 대응이 늦지 않았길 바랄 뿐이다.nhn으로서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든다.좀 더 크기 전에 위기 대응 능력을 검증할 수도 있고 내부의 커뮤니케이션과 외부와의 소통이 얼마나 원활하게 되는지 제대로 점검해볼 기회이기도 하다.아울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위기 관리,중단없는 대내외 커뮤니케이션,끊임없는 혁신과 자기 점검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nhn이 어떻게 성장했느가를 보면 사실 답은 명확하다.nhn은 네티즌들이 좋아하고 지지를 보내면서 급격하게 성장했다.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일 떄도 있었지만 결국 항상 소비자들의 마음을 잘 읽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nhn은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읽고 있을까.그리고 nhn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까.사실 고객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의 다른 말이다.nhn이 고객의 마음을 읽는 데 과거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것인지,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그도 아니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를 알기 위해선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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