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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24 한국의 스타트업-(44)엔소울즈 김형준 대표

인터넷에서 사람을 만나는 서비스의 원조는 역시 채팅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이 원조들이 급격하게 몰락하게 된 것은 원조교제로 변질됐기 때문이다.하지만 여기서 이런 의문점을 제기할 수도 있다.채팅사이트들이 (비록 원조교제 온상으로 변질되면서 몰락했지만) 그만큼 활황세를 보였던 것은 그만큼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했기 때문이 아닐까.다만 그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변질 가능성을 없앨 수 있다면,그러면서도 그런 채팅 서비스의 본질인 사람들간의 만남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른바 소셜데이팅 서비스의 최적화된 모델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엔소울즈는 그런 생각을 하고 서비스를 개발한 벤처 기업이다.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오랫만에 만나는-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날벤처라고 할 수 있는 엔소울즈 창업멤버들을 만났다.

◆정보올림피아드 대회 수상자들이 뭉쳤다
 엔소울즈는 남자 여섯명이 만든 회사다.5월의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어느 대낮에 사무실을 찾아온 김형준 대표와 윤준식 이사는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외모의 건강한 남성들이었다.두 사람만 보면 티켓몬스터,씽크리얼즈 등 스타트업 시리즈를 다루면서도 많이 등장하지 않았던 훈남벤처 계보를 잇는 듯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엔소울즈의 멤버 중 정보올림피아드 수상자 출신이 유독 많다는 것이다.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형준씨는 고려대 전기전자전차공학부 출신으로 고등학교 시절인 2000년 한국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인물이다.그는 당시 로봇 관련 분야로 금상을 받았고 2003년에는 FIRA 세계 로봇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두기도 했다.창업멤버인 이동준씨는 국민대 컴퓨터공학부를 휴학중이며 2009년 한국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이상휘씨 역시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수상을 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정보올림피아드 대회 수상자 출신 멤버들의 모임에서 만나 계속 사업 아이디어를 교환했다고 한다.여기에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로봇축구대회에서 1위를 한 김두현씨가 합류했고 오빠믿지 앱을 개발한 윤준식씨,그리고 2005년 정보통신벤처창업경진대회 우수상 수상자인 홍정민씨도 힘을 보탰다.작년 8월부터 서비스 개발에 들어간 이들은 올 1월 정식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뛰어난 개발자가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든다
 이들이 뭉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올림피아드 수상자 출신이라는 자연스런 네트워크 덕분이었다고 한다.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뛰어난 개발자만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모두들 공감했기 때문이다.

 경력은 독특하지만 자신들이 주력으로 한 분야에서 수상 경력을 갖고 있거나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이들에겐 보인다.주로 로봇 개발이나 창업 경진대회를 통해 이들은 자신들의 실력을 입증해왔다.다만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스스로 훌륭한 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이 왜 하필이면 온라인을 통한 만남이라는 분야에 뛰어들었느냐다.기본적으로 이들은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무엇보다 해외에서 잘 되고 있는데 국내에서 아직 제대로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은 분야에서 승부를 보고 싶었다는 마음도 작용한 것 같다.몇명이 됐던 사람들의 마음을 담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엔소울즈(N Souls)는 이렇게 탄생했다.


◆만남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이들이 사업을 시작한 소셜데이팅이란 분야는 아직 국내에서는 그닥 활성화되지 않은 분야다.하지만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에 비해선 비교적 많은 업체들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즉 경쟁은 치열하지만 시장성은 아직 물음표다.

 하지만 엔소울즈는 시장이 아직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했을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소셜데이팅 업체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기존 결혼정보업체나 SNS 서비스와 차별화되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들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엔소울즈는 국내 기존 소셜데이팅업체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만남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꼽았다.“자기 소개를 입력하고 적당히 맞는 사람을 짝지워줄 때까지 기다리면 누군가의 프로필이 날아옵니다.그렇게 해서 만날지 말지를 결정하는게 대부분의 온라인 데이팅 업체들이 하고 있는 거죠.그런데 그렇게 만난다는 게 좀 어색하지 않나요?”

 엔소울즈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주장한다.“꼭 누구한테 소개를 받아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좀 더 자연스런 만남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지금의 서비스들은 만남의 기회를 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만남을 제한하고 서비스 이용 환경도 제한하고 반면에 내 신상 정보는 만천하에 공개하는 꼴입니다.엔소울즈는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엔소울즈의 데이트빈은 그래서 만남의 방식이 다르다.데이트빈에 접속하면 광장이 나온다.물론 그 전에 나의 아바타를 하나 만들어야 한다.눈 코 입 귀 헤어 옷 등 무려 116만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서비스도 다양하다.기존 온라인 데이팅서비스처럼 매칭 서비스를 받고 싶으면 매칭을 선택하면 된다.프로필을 제공하고 매칭 대상을 기다리는 방식은 다른 서비스와 유사하다.

 매칭을 선택하지 않고 광장에 나가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방을 선택해 들어갈 수 있다.대화를 할 수도 있고 광장에서 벌어지는 미니게임에 참여할 수도 있다.꼭 이성친구를 만나지 않더라도 대화 상대를 발견할 가능성도 높다.단 둘이 대화하고 싶으면 둘 만의 대화 공간도 제공된다.김형준 대표와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에는 사람들이 지나가거나 잠시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저렇게 자연스럽죠? 광장도 그렇습니다.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그 중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사이트 변질의 가능성은?
가장 우려되는 것은 채팅 위주의 이 서비스가 가진 변질 가능성이다.과거 채팅사이트들이 그랬던 것처럼 데이트빈 역시 의도는 그렇지 않더라도 불순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온라인 만남이라는 것에 대해 가장 우려되는 것도 이 부분이다.

 김 대표 역시 이런 걱정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가능성은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사실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그런 사람들의 사이트 접근이나 그런 시도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과거에도 가능했습니다.예전 채팅 사이트들이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였지 그게 불가능해서가 아니었죠.저희는 처음부터 그런 조짐이 보이는 사람들의 접근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100% 차단은 어려울 것이다.아닌 척하고 들어왔다가 돌변하는 사용자들도 있을 수 있다.발견 즉시 접근을 차단한다는 것이 엔소울즈의 방침이라고 한다.

 엔소울즈의 데이트빈이 소셜데이팅과 다른 점은 이른바 자연스러운 만남을 표방한다는 것 말고도 또 있다.바로 기본적으로 전 서비스가 무료라는 것이다.그럼 무엇으로 돈을 벌까? 데이트빈이 제시하는 것은 부분유료화 모델이다.아바타를 만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무료이지만 좀 더 치장을 하고 싶으면 아이템을 사야 한다.넥슨,네오위즈 등 많은 선배 게임회사들이 10년 동안 보여줬던 게임의 부분유료화 모델을 적용한다는 것이다.넥슨에서 게임 개발을 했던 김형준 대표의 이력이 크게 작용했다.아닌게 아니라 데이트빈은 서비스 자체에 게임적인 요소가 강하다.자연스런 만남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람을 만나고 사귀기 위해선 열심히 활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나 광장에서 다양한 게임 요소를 갖추고 있는 점 등이 그렇다. 

 “5월에 사이트를 오픈하고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해서 1만명 정도가 가입해 있습니다.연말에는 동시에 50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25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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