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과 떨어져 있을 때, 특히 자녀들이 야외에 있거나 이동 중일 때 부모라면 누구라도 자녀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휴대폰을 사 주기도 하고, 수시로 연락도 하지만 아이들이란 원래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 트래블 가디언은 여행중인 자녀들의 안전을 확인하고픈 부모와 선생님의 마음을 겨냥한 서비스. 자녀나 혹은 자신이 보살펴야 할 사람이 안전한 곳에 있는지 확인하는 데 최적이다. 여행이나 멀리 떠났을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 활용도를 충분히 넓혀나갈 가능성이 있는 트래블 가디언의 창업자들을 만났다.

가장 중요한 안전이 비어있다!

트래블 가디언의 창업자 3인방(조재현, 원희재, 박지환)은 브레이브이노베이션이라는 IT 회사에서 만났다. 박지환은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이미 한 차례 소개한 바 있다. 일흔아홉번째 스토리로 전했던 위시앤위시(http://limwonki.com/515)의 창업자 겸 대표이사였다. 당시 박지환 대표는 위시앤위시 회사를 매각하고 브레이브이노베이션에 들어갔다.

박지환에 앞서 조재현은 브레이브이노베이션이 들어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었다. 조재현은 명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LBS 텔레메틱스 회사에 입사한 뒤 이후 IT, 모바일, 광고, UX컨설팅/에이전시, O2O 회사 등 다양한 회사를 거쳤다.

브레이브이노베이션은 2013년에 소리바다로부터 외주를 받게 된다. UX디자인과 관련된 컨설팅이 주제였다. 당시 소리바다 개발총괄책임자였던 원희재는 브레이브이노베이션에 일을 맡기고 카운터파트너로서 함께 일을 하다가 이들이 하는 일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원 희재가 아예 회사를 옮기면서 세 사람의 만남이 완성됐다.

세 사람이 함께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조재현 대표에서 비롯됐다. 조재현은 자녀들이 수학여행을 가거나 멀리 나갔을 때 안전한지 확인하고 싶어도 확인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업 아이템의 출발이었다. “애들은 전화를 잘 안받쟎아요. 사실 정확한 위치 파악 이전에 안전한 곳에 잘 있는지만이라도 확인되면 좋을 텐데 그게 잘 안되는 경우가 많죠.”

<트래블가디언 멤버들. 맨 앞 오른쪽이 조재현 대표.>

일때문에라도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조재현은 박지환과 원희재에게도 이런 생각을 얘기했다. ‘아빠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은 조재현의 아이디어에서 사업화 가능성을 찾았다. 무엇보다 여행 관련 각종 서비스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지만 안전 분야만큼은 비어 있다는 게 이들에겐 기회로 여겨졌다. “가이드, 예약 서비스, 숙박 및 교통 안내 등 여행 관련해서 정말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쟎아요. 그런데 안전은 비어 있어요. 정말 중요한 분야이고 점점 중요해질텐데 말이죠. 여행 중의 안전에 대한 서비스는 없어요.”

이런 아이디어를 배경으로 조재현대표는 서비스기획과 프로토타입을 만들면서 동료인 원희재와 박지환에게 서비스를 소개와 함께하자는 제안을 했다. 안전이라는 화두와 여행이라는 트렌드에 맞추면 사용자들의 불편하고 불안한 부분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린 이들은 11월 서비스를 출시했다.

여행에서 일상까지. 생활의 에스원

컨셉은 간단하다. 단체로 여행을 떠났을 때 가이드나 리더가 있기 마련인데 이들을 중심으로 일정 반경에 안전 펜스(fence)가 설정된다. 함께 동향한 여행객들이나 학생 등 동반자들이 트래블 가디언 앱을 깔고 움직이면 된다. 안전 펜스 반경 내에만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벗어나면 바로 가이드 등 리더에게 알려준다. 여행사나 학교 선생님, 가이드 등이 활용하면 정말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일이 어디로 가는지 통제할 필요 없이 앱만 깔아 놓으면 움직임을 알 수 있어 안전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펜스를 다른 방식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리더 중심의 안전 펜스는 안전 반경이라고 하고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려면 위험 반경을 설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국가를 방문했는데 일부 지역만 여행 위험지역으로 외교부에서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고 하자. 트래블 가디언을 깔면 단체 여행을 가든 혼자 여행을 가든 위험 지역 인근에 갈 때 자동적으로 경고가 울려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준다.

특정 목적지를 설정하고 이 지역 내에서만 움직이고 싶으면 목적 반경을 설정해도 된다. 예를 들어 파리 에펠탑 인근을 설정한 뒤 일행과 함께 움직이기로 하면 일행 중 누군가가 이 지역을 벗어날 때 다른 일행들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수익모델은? ‘여행자 보험이라고 조재현 대표는 말했다. 그래 여행자보험은 얘기가 된다. 여행자보험의 가입율이 국내 여행과 해외 여행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불과 8%, 해외여행 중에는 30%로 낮다. 패키지 여행은 여행사에서 가입을 하지만, 최근 개별여행, 자유여행이 크게 증가 했는데 여행자가 여행자 보험 가입에 대한 정보와 가입이 쉽지 않은 게 현실.

트래블가디언 모바일 앱에서 간편하고 즉시 가입할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여행자는 여행출발하기 전이나, 공항에서 바로 즉시 가입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저희 수익의 일부를 고객에게 리워드 하여 드리고 있습니다. 차량 블랙박스를 설치하면 자동차 보험이 할인되는 것처럼, 트래블가디언 서비스앱을 설치하고 여행에서 사용하시면 여행자보험을 할인하여 드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여행자는 여행 안전율을 높이고 보험 할인을 받는 혜택이 있고, 보험사는 가입자 증가, 사고율 및 손해율 감소로 수익이 증가되는 이점이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

해외 진출은 필수 코스다. 현재 서비스는 전세계에서 모두 사용가능하나, 한국어 버전만 오픈 돼 있다. 20162월 일본 오픈을 시작으로, 2016년 상반기에 중국, 미국, 유럽에 서비스 오픈예정.

여행에서 만이 아닌 일상으로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상 생활에서 자녀가 노인, 챙겨줘야 할 사람들의 경로를 파악하고 안전을 확인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여행중 안전을 파악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가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위치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여행 이동 경로를 체크해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과 매칭을 해 주고 여행을 다녀온 뒤 이를 한눈에 보여주는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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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의좋은 3형제를 보는 듯 했다. 위시앤위시라는 벤처기업 창업자 3인방을 만났을 때의 느낌이다. 나이가 같다는 점을 제외하곤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이었지만, 대화를 하다보니 상당한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됐다. 이들은 ‘꿈’이 같았다. 각자 한 차례씩 창업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었고 실패를 딛고 함께 가고자 하는 동기 부여가 분명했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면서도 계속 꿈을 키워왔기에 특유의 공감대도 형성돼 있었다. 그래서 ‘함께 한다면 무엇을 못하랴!’는 정신으로 다시 창업에 나섰다. ‘달타냥’은 안 보이지만 삼총사를 연상케 한다. 이들의 구호도 ‘One for All, all for one!’과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다.

<위시앤위시 창업멤버들. 왼쪽부터 홍용기 CDO, 박지환 대표, 박진성 CTO>

◆웹에이전시에서 만난 3명의 동갑내기들

위시앤위시 창업자인 박지환 대표는 한서대 전자공학과 99학번으로 입학했지만 학업보다는 창업에 뜻이 있었던 것 같다. 입학한 그 다음 해에 K벤치와 유사한 하드웨어 리뷰 사이트를 만들어 첫 창업에 나섰다. 그 때 그는 친구들 2명과 함께 창업을 했는데 당시 급증하는 IT(정보기술)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과 웹사이트를 접목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하드웨어 수급이 제대로 되질 않았다. 지금이야 하드웨어가 넘쳐나는 시기지만 당시만 해도 리뷰를 해서 쓸 만큼 하드웨어 제품이 충분치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 제대로 된 리뷰를 쓰는 게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는 것도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됐다. 결국 홈페이지 외주 제작을 하며 근근이 버티다가 군 입대를 하게 된다. 제대 후 2006년 ACG라는 웹 에이전시에 입사를 했다가 지금 창업을 같이 하게 되는 전우들을 만나게 된다.

 그가 만나게 된 인물 중 한명은 경기대 국제통상학과 99학번인 박진성씨. 그는 컴퓨터소프트웨어 기술 분야 자격증을 획득, 교육업체에서 병역특례로 군 생활을 했다. 상경계열 학교에 들어갔는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혼자서 계속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그 뒤로도 정통개발자에 준하는 경력을 밟아간다. 그가 병특을 마치고 2006년 ACG에 입사했다가 만난 사람이 박지환 대표다. 

 서울산업대 시각디자인과 99학번으로 입학한 홍용기씨는 집안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대학 시절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학교를 다녔다. 디자인 분야를 전공하면서 웹 분야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던 그는 당시 이름이 제법 알려졌던 ACG에 2007년 입사했다. 그가 회사에 왔을 때 이미 박지환, 박진성 두 사람은 ACG에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이들이 이때부터 발로 창업 모의를 한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ACG에서 짧게 같이 있었던 이들은 2008년 뿔뿔이 흩어졌다.

◆셋이서 뭉치면 못할 게 없다

박 대표는 2008년 NHN에 입사했다. 처음 6개월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를 맡았다가 NHN재팬에 넘어가 일을 했다. 최근까지 NHN에 있었으니 만 4년을 NHN에서 일한 셈이다. “NHN 다니면서 너무 좋았죠. 배우는 것도 많았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도하지 않으면 못하겠다 싶더라구요. ACG에서 만나 함께 일했던 두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박 대표가 창업을 처음 결심한 것은 2010년말. 그때 홍용기는 캐나다어학연수를 거쳐 ACG에서 디자인일을 좀 배운뒤 디자인스튜디오를 창업, 내공을 쌓았다. 생각과 달리 사업이 여의치 않자 그는 KTH를 거쳐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 무렵 박진성씨는 ACG를 나와 LG데이콤에서 일하다가 중견 SI업체로 이직해 공공관리분야 SI일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생각나면서 셋이 힘을 합하면 못 할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 사람은 개발, 한 사람은 디자인 전문가라서 최적의 조합이기도 했구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세 사람은 각자 회사를 다니면서 밤에, 또는 주말에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토론을 했다.

 이들의 창업 아이템은 위시리스트. 쇼핑 사이트별로 각자 흩어져 있는 위시리스트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하면 어떨까 하는 게 생각의 출발점이었다. 쇼핑에 관심이 많은 이들인지라 사업을 구체화하기도 상대적으로 용이했다. 즉 지저분한 즐겨찾기, 불편한 관리, 기억조차 하기 힘들만큼 많은 쇼핑 관련 사이트 이런 것들에서 오는 불편함을 해결하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들은 그냥 위시리스트를 모아놓기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이를 친구들에게 공개하고 위시리스트라는 것을 통해서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장바구니 큐레이팅 위시앤위시

위시앤위시가 가진 기본적인 장점은 자신의 위시리스트를 찾아 각 쇼핑몰을 찾아다니는 불편함을 없애고 한곳에서 멋진 카탈로그로 위시리스트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 여기에 취향이 비슷한 회원과의 친구 맺기로 서로의 쇼핑 리스트를 공유할 수도 있고 위시리스트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게 했다.

 2011년 5월 처음 시범서비스 형태로 출시됐다. 이때 창업자 3인방은 각자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그 구도를 당장 어떻게 바꿔보겠다는 아이디어가 없이 낮에는 회사원 생활, 밤과 주말에는 창업을 준비하는 생활을 이어갔다. 그래도 투자가 필요해 투자자금을 받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고 한다. “사람들을 만나다가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그런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직접 하지 왜 남의 돈을 갖고 하려고 합니까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때부터 이들은 법인을 준비, 2012년 2월 위시앤위시를 설립, 등록했다. 이 때 세 사람 모두 다니던 회사를 나와 벤처 창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최근 4월 16일에 사이트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오픈했다. 

 박지환 대표는 자신들의 사업을 ‘장바구니 큐레이팅’이라고 설명한다. 해외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된 모델이다. 장바구니 큐레이팅이라고 하면 큐레이션된, 그런 쇼핑리스트를 통해 쇼핑의 재미와 효율성을 높여주는 사업이다. 그야말로 요즘 뜨고있는 큐레이팅(추천)을 앞세웠다. 나와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이 큐레이팅하고, 내 친구들이 큐레이팅하는 정보들을 통해 나의 쇼핑 목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SNS 기능을 좀 더 강조해 사용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 판매업체들, 웹사이트들의 광고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 기존 쇼핑 사이트들과 굳이 일일이 제휴를 맺을 필요도 없다. 그 사이트 입장에서도 미디어 채널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고 판매 채널이 늘어나는 셈이 되니 손해 볼 게 없기 때문이다.

 수익 모델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이 서비스의 강점이기도 하다. 광고 뿐 아니라 제휴 쿠폰 등을 제공할 수도 있다. 위시리스트에 담으면 포인트를 주거나 할인 헤택을 제공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사용자는 물건을 사고픈 생각을 하게 된다. 싸게 살 수 있으니까. 물건 구매가 이뤄질 때 수수료 등 수익 모델이 생길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사용자를 더 확보해야 한다. 사람들이 장바구니 큐레이팅이라는 방식에 더 익숙해지면 제품이 늘고 연결 사이트가 늘어나면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위시앤위시가 노리는 것이 바로 그런 선순환 구조를 통해 이 시장이 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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