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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09 한국의 스타트업-(36)버드랜드소프트웨어 최정이 대표 1

버드랜드(Birdland).이름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뭔가 인간들이 얼씬거려서는 안될 것 같은 분위기다.약간 쓸쓸한 풍경도 그려지고 한편으론 신비스러운 느낌마저 준다.소프트웨어 업체인 버드랜드소프트웨어를 찾아가면서 이름의 유래가 궁금했다.

 버드랜드는 Weather report라는 그룹의 재즈음악 곡명에서 땄다.첫인상에서 받은 느낌과 달리 버드랜드라는 곡은 자유분방함과 개성이 물씬 풍기는 곡이다.버드랜드소프트웨어 최 대표는 “각자의 강한 개성을 품고 있지만 힘을 합치면 큰 시너지를 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게 적합한 곡인 것 같다”며 이름을 지은 배경을 설명했다.이름에서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개성을 담은 버드랜드소프트웨어를 찾아갔다.
<버드랜드소프트웨어 최정이 대표가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k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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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있는 KAIST 출신 수재들의 벤처 도전
스타트업을 취재하면서 내가 기본적으로 갖는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이들은 왜 창업을 했는가.(돈 버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들의 목표는 뭔가.그리고 어떤 사업영역에서 어떤 수익모델을 갖고 있는가.
 버드랜드의 창업멤버인 최정이 한동훈 이용언 세 사람은 KAIST 석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최 대표는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석사,한동훈 기술이사는 전산학과 석사,이용언 수석프로그래머는 재료공학과 석사 출신이다.카이스트 93학번인 최 대표는 시큐어넥서스라는 보안 관련 벤처기업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벤처열풍이 몰아치던 시절이었다.거품이 꺼지고 몇년이 지나 2004년이 됐을 때 최 대표는 문득 벤처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고 한다.
 
“너무 한탕을 노리고 진짜 알맹이는 없는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벤처를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그래서 당시 네오위즈에 있던 장병규 대표를 찾아갔습니다.”

 그가 고민을 털어놓자 카이스트 선배이기도 한 장병규 대표가 이런 조언을 해 줬다.“아이템을 좇아가지 말고 시장의 큰 흐름을 보면서 계속 도전을 하다보면 기회가 올 겁니다.”
 대화를 나누며 문득 그는 깨달았다고 한다.“아 내가 그동안 사업 철학이 없었구나” 그리고 그는 시장이 움직이는 큰 흐름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PC에서 TV로 넘어올 것이라는 신념
 그가 처음 창업한 회사는 큐브온이다.창업연도는 2004년.장병규 대표와 만난 바로 그 해다.시장의 큰 흐름을 생각하던 그는 인터넷의 경험이 pc에서 결국은 TV로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큰 흐름이 그렇게 된다면 그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카이스트 97학번 후배이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한동훈 이사와 함께 큐브온을 시작했다.그 당시엔 지금 말하는 스카트TV라는 용어도 없었고 개념도 명확하지 않던 시절이었다.큐브온은 디빅스 플레이어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시작했다.그러다가 비욘위즈라는 회사와 접촉하게 된다.
 “비욘위즈는 휴맥스 초창기 멤버인 박한기 대표가 만든 셋톱박스 및 디빅스 플레이어 제조 업체였습니다.하드웨어쪽에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경험이 있는 큐브온과 시너지가 가능했죠”

 비욘위즈가 큐브온을 인수하면서 최 대표는 비욘위즈에서 셋톱박스를 만드는 일에도 참여하게 된다.그런데 비욘위즈가 토필드라는 회사와 소송을 하게 되면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2009년 2월,최 대표는 한동훈 이사,이용언 수석프로그래머와 함께 회사를 나와 원래 그들이 하고 싶었던 스마트TV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그리고 그해 8월 버드랜드소프트웨어를 설립했다.사업 목표는 스마트TV용 소프트웨어 제작이다.즉 운영체제부터 UI까지 스마트TV의 전체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라이센스를 갖는 회사로 가는 것이 버드랜드소프트웨어의 목표였다.

◆지금의 스마트TV엔 사실 ‘스마트’가 없다.
 버드랜드소프트웨어의 최종적인 목표를 처음 들으면 상당히 거창하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반열에 오르고자 하는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PC를 살 때 제조업체의 브랜드보다 중시하는 것이 인텔인사이드,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마크 등이 됐습니다.겉을 누가 만들던 핵심 칩이나 소프트웨어를 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만들었다면 안심하고 사는 것입니다.저희는 스마트TV에서 그런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상당히 큰 꿈이다.아직은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들릴지도 모른다.버드랜드소프트웨어는 이제 설립한 지 2년된,자본금 2억원짜리 작은 회사다.설립후 지금까지 주로 외주 업무를 하거나 주문 제작을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 왔다.직원 수도 7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마냥 허황되게만 보이지 않는 것은 이들이 시장의 흐름을 상당히 잘 보고 있다는 점 때문일 거다.스마트TV의 모습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다.기술력이 이들의 아이디어를 받쳐주기만 한다면 확실히 일을 저지를 수 있을 것 같다.

 최 대표는 앱스토어를 TV로 옮겨놓거나 PC에서 하던 인터넷을 TV에서 그대로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의 지금의 스마트TV에 상당히 의문을 갖고 있다.스마트하다는 것은 편하게 적재적소에서 원하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TV에서 리모컨으로 힘들게 버튼을 눌러가면서 앱을 찾아 클릭해 들어가고 TV앞에서 자세 안나오는 자판을 두들기는 것이 과연 미래의 스마트TV의 모습인가? 그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마트TV는 인터넷 콘텐츠를 그냥 TV로 옮겨온 것이 아닙니다.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스마트TV죠.방송과 다양한 동영상이라는 기존 TV의 기능에 인터넷이 추가됨으로써 어떤 새로운 경험을 줄 것인가.특히 TV에서만 가능한.그것이 스마트TV의 모습일 겁니다.스마트TV에서만 할 수 있는 것.그게 중요한 거죠.PC나 스마트폰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스마트TV에서 어렵게 해야 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스마트TV의 주력 서비스가 아닐 겁니다.그런데 지금 제조업체들이나 OS 업체들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데만 급급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 대표가 딱 떨어지는 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시장의 방향을 그렇게 보고 그 시장에 대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버드랜드소프트웨어의 주력 상품은 HD 미디어 플레이어,WEB TV용 셋톱박스,안드로이드 미디어 플레이어,HD PVR(Personal Video Recorder) 등이다.

 제조사와 동등한 관계로 계약을 맺고 대규모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첫 시작은 4월부터다.세계 디빅스플레이어 선두권 업체인 Xtreamer와 계약을 맺고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이 제품이 4월에 처음으로 나온다.제품이 팔리는 만큼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 PVR 도 시작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스마트TV용 소프트웨어를 양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죠.그때쯤 되면 스마트TV 시장도 지금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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