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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23 한국의 스타트업-(229)싱타 박재성 대표

쟁쟁한 게임 개발자 세 명이 모여서 게임을 만들었다. 원래 하던 일인데, 다만 죽이 잘 맞는 이들끼리, 좀 더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좀 더 시의적절하게 내놓겠다는 의도로 시작된 일이다. 심지어 이들은 이미 갖고 있는 게임 IP(저작권)도 있고, 출시 하자마자 돈도 어느 정도 벌고 있다. 스타트업 같지 않은 스타트업, 229회는 모바일게임 개발사 싱타의 박재성 대표 이야기다.

서울대 출신 개발자 3인방

싱타의 창업자 박재성, 고동일, 임준석 등 세 사람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동창들이다. 박재성 대표와 임준석 이사는 94학번 동기동창이고, 고동일 이사는 93학번으로 1년 선배다.

대학시절부터 창업 얘기를 (농담처럼) 서로 하고, 언젠가 우리들의 회사를 만들어보리라 생각하곤 했던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다들 게임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된다. 고동일 이사는 그 유명한 온라인게임 리니지 서버를 개발하는 일을 하게 된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석사과정) 시절에 당시 박사 과정으로 있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와 함께 개발을 한 것이다. “1998년 이었어요. 리니지 서버프로그래밍 작업을 했었죠.”

전설적인 업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서울대 학부 재학 시절 고동일 이사는 컴퓨터공학과 동아리 애니뮤를 만들기도 했었다. 과동아리도 시작된 애니뮤는 지금은 서울대 공대 동아리로 승격돼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 동아리를 만든 것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 그냥 혼자만의 관심에 머무르지 않고 동아리까지 만들어 활동했던 것 보니 심상치 않았던 인물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엔틱스소프트, 누리엔소프트 등을 거쳐 2010년엔 싸이월드USA에서 유현오 사장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싸이월드를 끝으로 회사를 나와서 창업을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관심이 많았던 사람답게 일본 애니를 주제로 한 마법학교 루시드 이야기라는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고 이사가 다양한 게임회사를 거치는 동안 박재성 대표는 게임 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일을 했다.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홈 네트워크 프로토콜 개발을 거쳐 스마트TV 분야에서 꽤 오랜 기간 종사했다. 스마트TV 콘텐츠 개발 업무를 하면서 그가 맡게 된 게 게임이었다. 이로써 그도 게임 분야로 발을 딛게 됐다. “디지털솔루션 센터에서 근무했는데,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면서 게임쪽 일을 하게 됐죠.”

이게 끝이 아니다. 삼성전자를 나와 컴투스에 입사하면서 그는 대학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특례로 컴투스에 입사했던 임준석 이사를 컴투스에서 만난 것이다.

<싱타 창업 멤버들. 왼쪽부터 고동일 이사(CTO), 박재성 대표, 임준석 이사>

사실 컴투스에 간 것도 둘이서 홍대에서 만나서 얘기하다 가게 된 거에요. 그리고 그 뒤로도 계속 얘길 했어요.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창업을 언젠가는 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함께 할 사람을 찾고 있었거든요. 임준석 이사랑은 항상 함께 하고 싶었죠. 그래서 대학때부터 계속 얘길 했던 건데, 다만 계기가 없었을 뿐이었죠.” 박 대표의 설명이다.

두 사람이 컴투스에서 창업을 꿈꾸고 있을 때 고동일 이사는 이미 창업을 해서 자신이 만든 게임까지 출시한, 창업선배였다. 세 사람이 힘을 합하면 뭔가가 될 것 같았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됐다. 2014년부터 창업 준비에 돌입, 그해 10월에 투자를 받았다. 박 대표가 창업 전에 몸담고 있었던 XL게임즈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싱타’(SINGTA)라는 이름은 박 대표가 직접 이었다. 뭔가 주술적인 느낌마저 뭍어나는 이름이지만, 사실 별 뜻은 없다고 한다. 의미는 작명 이후에 추가됐다. “씽나게(신나게) 창조해봅시다!!”

해외시장에서 통하는 게임 만든다

이들의 첫 작품은 고동일 이사로부터 왔다. 그가 만든 마법학교 루시드의 IP를 활용해 시드 이야기를 지난해 6월 출시했다. 국내 매출이 전체의 100위안에 오르는 등 순항했다.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60만을 기록했다. 8개 국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매일 약 3만명의 유저가 접속하고 있다.

시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카드 수집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나오는 독특한 카드를 모으는 것 자체가 재미인 게임. 마법학교 루시드의 인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게임성이 이미 상당히 검증된 모델이다. 하지만 이들이 시드 이야기와 같은 류의 게임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깊이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게임을 만드는 것 등 두 가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싱타는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게임과 국내 시장 지향성 게임의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게임은 아무래도 보다 다양한 게이머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장기적인 호흡으로 가야한다. 게임을 콘텐츠로 보기보다는 서비스로 보고, 라이프사이클을 더 길게 생각하며 대규모 마케팅보다는 유저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게임은 임준석 이사가 개발중인 RPG(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명 자이언드(GIANT). 정통 RPG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 이미 많은 RPG게임들이 나와 있지만 좀 더 깊이 있는 게임성을 추구한다는 설명. 올 연말께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동일 이사가 맡고 있는 라인에서는 크로스로드라는 게임도 개발하고 있다. 크로스로드는 시드 스토리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보드 RPG. 상반기 중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음식점으로 비유하자면 맛있는 김치찌개를 정말 잘 끓여 낼 수 있는 그런 식당과 같은 게임사가 되고 싶습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면 할수록 새로운 맛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게임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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