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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04 한국의 스타트업-(109)이노윙 서진철 대표

위치를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줄기차게 개발이 된 분야다. 해외에서 포스퀘어가 인기를 끌었던 것을 시발점으로 해서 많은 서비스들이 출현했고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줄을 이었다. 서비스는 제법 나왔었고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속된 말로 ‘대박’을 친 회사는 별로 보이질 않았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직 특정 지역이라는 것을 매개로 한 서비스에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걸까. 아니면 지역이라는 것 만으로는 어떤 네트워크가 형성되기는 힘든 것일까. 또는 그저 시기적으로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어떻게 해석을 하고 판단을 내리든 지역 기반의 서비스는 아직도 유망한 분야 중 하나다. 지역이 서비스의 핵심이든, 매개체든 말이다. 최근 서비스를 출시한 이노윙(INOWING)이라는 회사는 이 ‘지역성’이라는 것을 좀 더 커뮤니티적으로 접근했다. 지역에 우연성이 아닌 좀 더 친밀한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고 서비스를 기획했다.

◆창업에 대한 오랜 열망

이노윙의 창업자 서진철 대표는 직선 대로를 따라 창업을 하진 않았다. 비교적 좀 돌아왔고 직장에서, 학교에서 여러 경험을 하면서 준비를 해 왔다.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창업을 한 것이 아니라 좀 돌아왔다고 말하는 것은 그가 계속 마음 속에 생각을 갖고 어떻게 하면 자신의 생각을 실현해볼 수 있을까를 골몰했기 때문이다. 

 충남대 전자재료공학과 92학번인 서 대표는 학교를 졸업하고 한국후지쯔에 입사했다. 전자재료공학과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지만 그는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학과 공부와 별개로 혼자 컴퓨터를 공부했고 후지쯔에 입사해 시스템 엔지니어링 일을 맡아서 했다. 2002년까지 이 회사를 잘 다니다 그는 뜻밖에 좀 엉뚱한,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된다. “컨벤션 있죠, 국제 회의를 국내에 들여오고 이에 필요한 각종 실무를 했죠. 꽤 오래 했어요. 2007년까지 꼬박 5년을 한 셈이죠. ”

 그가 이 일을 한 이유는 좀 다른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공대를 나와 엔지니어로 일하다보니 그에겐 다른 경험을 하고픈 욕구가 있었다. 회사를 경영하고픈 생각이 있었지만 그러기엔 엔지니어라는 백그라운드만 갖고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대에 진학해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마친 뒤 BMD(Best Marketing Development)라는 컨벤션기획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기도 했다. 그가 창업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것은 서울대 MBA에 있으면서부터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무언가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궁리를 하기 시작했죠.” 그래도 바쁘게 직장 생활을 할 때에 비해선 시간이 좀 있었다. 서비스를 구상하고  일종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구상해 특허 등록까지 했다. 

 그가 BMD에 있을 때 한국에서도 아이폰이 출시됐다. 이어 안드로이드 폰이 나오고 세상이 스마트폰 열풍에 휩싸이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사업 구상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한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스마트폰을 생각하면서 사업을 구상한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스마트폰이 나오고 그것을 써 보니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생각지도 못했는데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었죠.”

◆동지를 찾다

2010년말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 서진철 대표. 하지만 막상 창업을 하려니 막막했다. 스스로 코딩도 할 줄 알고 경영에 대한 지식도 쌓았지만, 그는 혼자였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는 일.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템도, 창업 노하우도 아닌 함께 창업할 수 있는 동지 또는 파트너였다.

 특히 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기술 쪽 부분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왕이면 최고의 사람을 찾아보자고 생각한 그는 무작정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찾아갔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찾아가서 불쑥 파트너를 찾아달라고 했어요. 조교실을 통해 공고도 했죠. ”

 그는 처음에 서울대 재학생 중에 만나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많은 경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엔 자신의 창업 경력이 없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물론 다양한 개발 경험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그렇게 많은 기대를 할 수는 없다는 게 처음의 생각. 그런데 뜻밖에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니고 있던 사람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만난 사람이 송수현 팀장.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당시 삼성SDS에서 일하고 있던 송 팀장을 만나서 서 대표는 직접 찾아갔다. 두 사람은 만나 몇 마디 말을 나누자 뜻이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할 만하다고 판단한 두 사람은 사업을 함께 하기로 결정, 송 팀장은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았다. 

 2011년 1월 이노윙을 창업할 당시만 해도 혼자였던 서 대표였지만 창업 동지를 찾으면서 사업 진행에 탄력이 붙었다. 그 해 3월에는 정부의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선정됐다. 그 덕에 사무실도 구하고 멤버들 충원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약 6개월에 걸친 개발 끝에 첫 서비스 얌모를 세상에 내놓게 됐다. 2013년 1월 15일이었다.

◆소셜 앱카페, 얌모

얌모는 쉽게 말하면 지역 기반 SNS라고 할 수 있지만 서 대표는 얌모를 ‘소셜 앱카페’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얌모가 지역과 관심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로 웹 서비스에서 유행했던 카페와 같은 기능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역은 일회성으로 방문하는 그런 지역이 아니다. 내가 거주하는 곳, 내가 자주 방문하는 곳, 그래서 그 지역에 대해 잘 알고 관심이 있고 애정도 생기는 그런 곳이다. 친구들과 거의 매일 가다시피하는 카페가 있다면, 혹은 식당이나 공원이 있다면 그 지역 주변이 그들의 관계에서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다. 그 지역의 소식에 궁금해하고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 이런 사람들이 얌모 서비스에 들어오면 로그인을 하고 자신의 관심 지역을 설정하고 타운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관심지역내의 일상이나 생활주변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타운내 구성원들에게 전할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예를 들어 보자. 얌모를 다운받아 가입하면 집이나 직장, 강남역처럼 주로 생활하는 지역이나 관심 지역을 ‘타운’으로 설정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나와 같은 지역을 타운으로 설정한 다른 회원들과 자동으로 ‘지역커뮤니티’로 묶이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지역커뮤니티에서 회원들은 일상이나 지역 정보, 지역 내 이슈 등을 주고받을 수가 있다. 

 앱카페는 타운 내에서 공통된 취미나 관심사를 갖는 사람들이 모여 보다 깊이 교류하고 네트워킹 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서비스. 앱카페의 신뢰성과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방장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방장은 앱카페를 생성하면서 일반방과 비밀방 중 선택할 수 있고 사용자 벙어리 기능이나 강퇴 기능을 행사할 수가 있다. 서대표는 “앱카페를 생성하고 운영하는 방장에게는 멤버수에 따른 포인트를 제공, 향후 그에 따른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셀프 광고서비스’도 있다. 여기서 얌모가 의도하는 바가 좀 더 분명해진다. 관심이 있는 그런 지역에서 형성된 커뮤니티를 그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연계하는 것이다. 사실 지역의 오래된 상점 등은 해당 지역의 지역성과 빼놓을 수 없는 관계를 지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수익 모델도 이런 지역 커뮤니티와 소상공인의 매개체인 광고에서 비롯된다.

  “요즘 효과도 증명되지 않은채 광고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쟎아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소상공인들이 지역 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 셀프 광고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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