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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11 주커버그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 12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아침 라디오연설을 통해 한국판 주커버그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올해 모바일 분야 1인 창조기업 지원책이 확대 시행되는 것을 염두에 둔 것 같다.

 실제로 정부는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1인 창조기업이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고 보고 작년부터 육성책을 시행해 왔다.올해에는 특히 모바일 분야에 중점을 두고 1인 창조기업의 왕성한 활동을 돕는 시책을 마련한다.모바일 앱 창작터가 늘어나고 글로벌 앱 지원센터가 가동되는 것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나는 이 대통령의 말씀을 들으면서 계속 답답했다.왜 시장은 진화하는데 정부는 옛날 생각 그대로인가?기업을 하는 사람들,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깨닫고 있는데 왜 정부의 높은 사람들은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선 육성책을 쓰면 된다’는 생각에만 빠져있는가.대통령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기업을 망치려면 기업에 돈을 주면 된다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얼마전 나와 만났을 때 이런 말을 했었다.“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아이를 망치려면 돈을 주면 된다고..기업도 마찬가지다.기업을 망치려면 기업에 돈을 자꾸 주면 된다.”

 그의 이런 말이 정부의 모든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정부가 벤처기업 발전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게 모두 허사라는 것을 뜻하는 것도 아닐 거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벤처 기업을 키워보겠다고, 정부가 나서서 육성해보겠다고 하는 것들이 오히려 기업과 벤처생태계를 망치는 일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담고 있다.

 과거 벤처 버블 시기를 돌이켜보면 정부의 과도한 정책은 오히려 독이 됐다.그로 인해 일정 성과가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이제 그로 인한 성과와 부작용을 구별하고 평가를 할만한 시기도 됐다.이제는 정부의 육성책이 나오면 가장 두려워하는게 기업인들이다.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인 전하진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역설적으로 정부가 지원을 하지 않으면 더 강한 기업이 나올 수 도 있다.정부가 직접 창업자금을 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시행정 우려
 기업인들은 이런 것을 다 체득하고 이를 사업에 적용하고 있는데 MB 정부의 지원책은 과거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가장 큰 문제점은 기업인들이 원하는 것에는 귀를 막고 ‘자 돈 주고 판도 깔아주고 지원해 줄 테니까 잘들 커봐’ 이런 식이라는 것이다.정작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해결해 주지 못한다.정부는 기업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뭔지 알고 있는가? 진지하게 조사를 해 본 적이 있나? 동대문 시장을 다니는 것처럼 스타트업 기업인들,중소기업인들,창업을 고민하는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해 본적이 있는가.그렇지 않고 육성책을 내놓는다면 그건 그냥 과시용 정책에 다름 아니다.정부의 성과 리스트에 한줄 올려놓기 위한.‘이 정부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이런 정책을 펼쳤다’고 자랑하기 위해서일 뿐이라는 생각만 들게 한다.

 내가 만나본 벤처인들의 바람은 의외로 소박했다.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바라는 벤처인들이나 정부가 무슨 큰 앱 창작터 같은 것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기껏 지원책이라봐야 공대생들의 군입대로 인한 산업인재 고갈을 막기 위해 병역특례를 좀 확대해줄 것을 바라는 정도? 였다. 그럼 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뭘까?

◆쓸데없는 규제 푸는 것에 중점둬야
 이러닝 업체로 등록하는데 사무실 평수를 따지고,게임 사업자로 등록하는 데 입주한 건물 주차장 지붕을 문제삼고,게시판에 민원을 접수하려고 하는데 전화로 사실 확인을 하고, 그러고도 접수하는데 2-3일씩 걸리고,인터넷 가입 하려면 아직도 모든 개인 정보를 다 넣어야 하고,게임을 키운다고 하고는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도 없고.. 등등..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다.얼마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주차장 지붕 때문에 게임 등록을 못 한 사람의 일화는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아닐까.

 벤처인들이,또는 창업을 내심 꿈꾸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이런 규제를 없애주는, 또는 완화해주는 것이다.그리고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 말고 시장의 힘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이 선행되야 할 것이다.

 내가 모든 벤처인들을 만난 것도 아니고 모든 사업하시는 분들을 아는 것도 아니다.하지만 나의 제한된 경험 속에서 비춰봐도 성공한 어떤 기업인도 정부 지원을 받아서 자리잡은 사람은 없었다.치열하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 열심히 달린 결과일 뿐이다.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정부 지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처구니 없는 규제 때문에 괴로워한다.한가하게 종이 쪽지나 내고 가라고 기업들을 오라가라 할때 그들의 경쟁력은 점점 떨어져간다.

 주커버그는 정부 지원을 받아서 성공하지 않았다.모바일 앱 장터에서 1등한 게 아니었다.주커버그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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