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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16 한국의 스타트업-(172)워시앱코리아 임수일 대표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불편함을 온라인을 통해 해결한다. 확실히 요즘의 트렌드일 뿐 아니라 그동안 성공을 거뒀던 많은 비즈니스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세탁은 어떨까? 지금 일상 생활에서 이용하고 있는 세탁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는가? 편리하고, 품질에 만족하며, 언제든 원할 때 쓸 수 있는가? 적절한 가격에?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번에 소개하는 이 회사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것이다.

◆취업 준비하다 창업 꿈 생겨

이번에 소개하는 워시앱코리아 임수일 대표는 아직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이다.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09학번으로 입학한 그는 창업이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올 상반기까지도 취업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랬던 그가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그는 나름대로 철저하게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해 왔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중국어를 익히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2년 동안 중국 길림대에서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으로 지내기도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2013년과 2014년 상반기는 착실하게 취업 준비를 했다. 그런데 자기소개서도 쓰고 여기저기 원서도 내면서 그의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건 내가 원하는 그런 삶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취업 준비 과정이 너무 힘들었나요.”

“아뇨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구요, 저는 제가 어떤 일을 한번 해보고 싶다. 이런 식으로 자기소개서도 쓰고 그런 식으로 면접도 준비하고 그런데 기업들은 그런 인재를 원하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회사에서 원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갖고 그런 기준으로 사람을 뽑는 것 같았어요.”

흔히들 말하는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해도 별로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이런 예감이 들면서부터 그는 다른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 그에게 창업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불현듯 찾아온,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길이었다.

<워시앱코리아 창업팀이 역삼동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세탁물 수거 및 배달을 위해 사용하는 전용 오토바이에 앉아 있는 이가 임수일 대표.>

◆생활 속의 창업 아이디어

2013년 10월, 그는 모건스탠리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연말까지 하고 올초에는 딜로이트에서 인턴생활을 했다. 5시 30분에 출근해서 10시까지 일하는, 매일같이 똑같은 일정이 반복됐다. 혼자 살고 있었던 그에게 힘들었던 점은 식사도, 문화생활도 아닌 세탁문제였다고 한다. “주변에서도 비슷한 고통을 토로하고 있더라구요. 너무 일찍 나가서 너무 늦게 들어오니 빨래할 시간이 없는 거에요. 그런데 주말에는 세탁소가 쉬는 경우도 많죠.”

세탁 분야에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 어떨까 하는 게 그의 첫 생각. 그는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찾아봤다고 한다. “미국에서 Washio라는 회사가 크게 성공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LA에서 시작했는데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았더군요.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한 게 올 6월. 불과 4개월전이다. 같이 창업을 할 만한 사람은? 당장은 없었다. 그래도 마음을 굳히자 몸을 빨리 움직였다고 한다. 우선 그는 시장 조사를 해 봤다. “국내 세탁소가 3만2000개인데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 정도 됩니다. 가장 최근의 2011년 기준 통계자료에요. 그런데 미국은 6조원 시장에 3만5000개의 세탁소가 있거든요. 즉 한국 세탁소들이 훨씬 더 영세하다는 겁니다.”

왜 이렇게 영세할까. 여러 가지 경쟁이 가능한 이 시장에서 오로지 가격 경쟁만 벌어졌기 때문이란 게 임 대표의 분석. 가격 경쟁에서 밀린 동네 세탁소들이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는 것. 즉 영세화가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크린토피아가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주로 가격 차원의 경쟁이 주를 이뤘습니다. 물론 가격 경쟁도 중요하죠. 하지만 가격만 따라간다고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그는 최근 고급 의류, 기능성 의류 등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즉 세탁의 질을 높이면서 가격 면에서도 합리적으로 책정하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그러면 그는 또 하나의 세탁소를 차리려는 것일까. 세탁 체인점을 차리는 게 그의 목적일까. 아니다. 그가 찾은 시장은 세탁의 수거와 배달. “기존 세탁업소들은 세탁물의 수거와 배달이 본업이 아니에요. 세탁이 본업이고 이를 위해 수거와 배달을 하는 거죠. 즉 수거와 배달이 소비자 편의에 맞춰져 있질 않습니다. 세탁 중심으로 배달과 수거 시스템이 짜여져 있는 거죠.”

즉 그가 하려는 것은 세탁물의 수거와 배달을 전문적으로 하겠다는 것. 약간의 수수료만 받고 세탁업소들과 계약을 체결해 이 업소들은 이전처럼 세탁업무를 하고 자신은 세탁 주문과 수거, 배달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침 10부터 밤 12시까지는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 세탁물을 주문하고 완성된 의류를 받아갈 수 있다.

◆일단, 크린토피아를 넘어선다

그는 이런 생각에 올 8월18일에 회사를 설립하고 한달여가 지난 9월23일, '크린바스켓' 서비스를 출시했다. 회사 이름은 워시앱코리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세탁과 관련된 사업이 본업이고 이를 '크린바스켓' 앱을 통해 서비스하는 것이다.

가격 투명성도 워시앱코리아가 내세운 정책. 옷의 종류와 옷감에 따라 세탁비가 달라지고 이것이 모두 공개돼 있다. 바가지를 쓸 염려가 없다.

직접 세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설비투자가 대단히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업소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는 품질을 맞추기 위해 특급 호텔에 납품을 할 정도의 세탁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서초구와 강남구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동네 세탁소보다는 가격을 싸게 한다는 것. 물론 저가형 세탁업체인 크린토피아보다는 비싸다. 동네세탁소보다는 싸면서 품질은 크린토피아보다 우월하다. 이게 크린바스켓이 내세운 차별화. 그리고 소비자들의 편의를 크게 높이겠다는 것. 업체 입장에서는 가격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이로 인해 수거 배달이 원활해지면서 고객이 크게 늘어나 수지를 맞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처음 하는 사업이다보니 시행착오가 없을 리 없다. 우선 그는 개발자 출신이 아니다. 길림대에서 만난 한국인 유학생과 함께 창업을 했는데 그 역시 중국어와 무역 전공자라서 개발자는 아니다. 이들은 그래서 처음에 앱 개발을 외주를 맡겼다. 그런데 그는 이게 자신의 착각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서비스가 중심인 회사라서 개발은 외주를 맡겨도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더군요. 개발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서비스를 하면 할수록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사업이 확장될수록 수거와 배달을 위해 수많은 직원들이 필요해지면서 수익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1조5000억원짜리 세탁시장이라면 시장이 작다고는 할 수 없지만 또 크다고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얼마나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역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나름의 해답이 있었다. “사업을 하기 전 ‘부탁해’나 ‘해주세요’와 같은 서비스를 알아봤습니다. 이런 곳이 어떻게 운영되느지는 본 거죠. 그랬더니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부 업체에서 세탁 관련 서비스도 배달과 수거를 해 주고 있었지만 이 분야의 전문성이 없어서 비용이 매우 많이 들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구요.”

시장도 그는 추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미국은 물빨래 중심, 한국은 드라이크리닝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있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점점 물빨래를 맡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인구가 많고 공기질이 나빠 빨래 수요가 많은 중국 시장에서 이 모델일 통할 것이란 자신감도 있었다. “우선은 크린토피아를 국내에서 이겨야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확장돼가는 세탁 시장을 선점하는 겁니다. 물빨래 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공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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