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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9 한국의 스타트업-(16)제니텀 김희관 대표

제니텀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증강현실에 기반한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 ‘아이니드커피’(I need coffee)를 만든 회사로 아이폰 이용자들에겐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회사다.이 회사의 근본 기술은 3D(입체) 증강 현실.국내에서 보기드문 순수 기술 집약형 벤처라고 할 수 있다.증강현실의 현재 기술은 어디까지 발전했고 앞으로 얼마나 확장이 가능할까.이런 궁금증을 안고 김 대표를 잠원동 제니텀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런데 그에게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냐고 묻자 대뜸 “‘픽사(Pixar)’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픽사? 캘리포니아에 있는,‘니모를 찾아서’ ‘토이스토리’ ‘업’을 만든 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말인가?

-왜 기술 기업이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지향하나?
 “픽사의 사례를 보면서 영감을 얻었다.픽사는 루카스필름의 그래픽 사업부로 시작했다.처음엔 3D 그래픽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 주 업무였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성장하지 않았나.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된 것이다.증강현실 분야에서도 픽사와 같이 첨단기술에 기반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 자체의 라이센스로 돈을 버는 방식은 생각지 않았나
 “국내에선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기술 사용에 대해 라이센스피를 지급하는 것이 정착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소프트웨어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기술에 대해서도 공짜로 쓰거나 처음 계약을 맺을 때에만 돈을 지급하는 관행이 굳어져 있다.증강현실 기술과 같은 응용기술의 경우 더욱 그렇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하나하나 팔아서 돈을 버는 방식보다 IT기업은 역시 사용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서다.많은 사용자 기반을 갖고 있다면 그 뒤로 여러가지 수익 모델을 생각해볼 수 있다.물론 해외에선 기술 라이센스 사업 방식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증강현실을 택했나.
 “증강현실은 놀랍다.보는 이에게 놀라운 기쁨과 재미,신기함을 선사한다.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내가 처음 증강 현실을 접한 것은 지난 1998년이다.오하이오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시카고의 한 소프트웨어 컨설팅업체에 근무하던 중 유타 대학 연구실에서 증강 현실 기술과 마주쳤다.당시엔 아주 초보적인 단계였지만 무척이나 놀랐다.현실 영상에 가상의 이미지를 투영해서 볼 수 있다니..귀국후 2004년 제니텀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증강 현실 기술을 개발하는 일에 착수했다.두 번의 국책 과제를 수행하면서 증강 현실 엔진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공을 들여 기술을 개발한 이유가 뭔가
 “원천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남의 기술의 의존해서 하는 사업은 오래 가지 못하고 자체의 힘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또 있나
 “제니텀의 증강현실 기술의 특징은 위치 기반에 근거해서 제공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위치기반 정보에 근거해서 증강현실을 보여주는 서비스들은 이미 많이 있다.하지만 제니텀은 위치추적시스템(GPS) 없이도 공간이나 영상을 인식해 3D 영상을 합성해 보여주거나 가상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기술을 보유했다.제니텀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오스트리아 ICS,독일 메타이오 등만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이 중 ICS가 얼마 전 퀄컴에 인수됐다.”

<김 대표는 즉석에서 짱구 캐릭터가 그려진 이미지 앞에 휴대폰을 갖다 댔다.카메라가 짱구 이미지를 인식하자 3D 짱구 캐릭터가 이미지 위에 등장하더니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휴대폰 창을 움지기면서 짱구 캐릭터를 활용해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3차원 재구성 기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카메라 36대를 동원해 촬영한 이미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최근에 나오고 있는 3D 영상은 스크린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방식이다.하지만 제니텀의 기술은 보는 주체가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 움직일 수 있다.예를 들어 축구 경기를 할 때 박지성 선수가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눈 앞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현재의 3D 영상이라면 제니텀이 구상하고 있는 것은 시청자가 화면 속으로 들어가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는 방식이다.나의 움직임에 따라 선수들의 움직임이 다른 각도에서 보이기 때문에 마치 1인칭 슈팅게임과 흡사한 느낌을 준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하는 첫 단계로 무엇을 시도하려고 하는지
 “기술을 공개할 생각이다.우선 1단계로 일반인들이 쉽게 증강현실을 이용한 자신만의 앱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Geozet.com이라는 사이트를 9월중 오픈할 예정이다.일단은 영문과 일어판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서비스 모토를 ‘고양이도 할 수 있는 AR(증강현실) 콘텐츠’로 잡았다.해외에서 먼저 시작하는 이유는 해외에서 보다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해외에서의 성과를 보면서 국내에서도 국내 사정에 맞게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해외에서 보다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가 있나
 “증강 현실과 관련된 콘텐츠로 우리가 기획하고 있는 것은 자신만의 스토리를 길거리 풍경에 담아서 증강 현실로 꾸며보자는 것이다.내가 처음 아내를 만났던 거리의 스토리,내가 꿈을 펼쳤던 계기를 준 어느 가게 이야기 등.즉 자기만의 인문콘텐츠를 증강현실화하자는 것이다.그런데 이런 다양한 스토리는 일본이나 유럽 등에 가장 풍성하다.민담이나 설화,전설 등 다양한 기존 이야기들이 풍성한 기반을 조성해주기도 한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긴 했지만 SNS나 위치기반 놀이에 더 촛점이 맞춰진 것 같다.
 “맞다.증강현실은 일종의 기반 기술이 되는 셈이다.SNS의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소셜네트워크가 되고자 한다.증강현실을 이용하면 글로벌 규모의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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