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왜 닌텐도에 밀렸을까?소니와 닌텐도의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이들의 차이점은 단순히 일시적인 양 측 회사 수뇌부의 판단의 결과일까? 아니면 거대한 게임산업 변화의 흐름속에 적자생존의 결과일까? 소니는 닌텐도에 진 것일까? 아니면 시장에 진 것일까? 게임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사람들은 이제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나는 이것이 정말로 궁금하다.앞서 썼던 NHN재팬 모리카와 부사장과의 대화에서 계속 이런 논의를 했다.
-모리카와:앞서 말했듯 닌텐도 DS는 게임의 교과서화에 많은 계기를 줬다.요리 게임,뇌 훈련 게임,이런 것을 제공하면서 여성들과 노인들도 게임을 하게 됐고 어른들이 인정하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즉 게임을 건전한 콘텐츠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게임에 대한 정의 자체가 애매해졌다.인터랙티브콘텐츠.무엇을 수동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가하는 무엇이 된 것이다.그런데 이것은 인터넷에 아주 적합한 콘텐츠다.결국 NHN재팬에도 유리한 환경이 됐다는 소리다.
-임원기:게임보다는 놀이로 포커스를 맞춘 것 같다.닌텐도와 소니의 차이점은 소니는 앞만 보고 달린 반면 닌텐도는 뒤를 돌아볼 줄 알았던 점이 차이인 것 같다.
-모리카와: 사실 게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닌텐도는 원점으로 회귀한 것이다.하드웨어 스펙이나 그래픽에 촛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놀이란 무엇인가에 촛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교육요소도 도입하면서 시장의 인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사실 일본에서도 게임 산업이 아주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하드웨어 스펙 좋아지면서 그래픽 좋아져야 하고 이러면서 제작비는 많이 들고 놀이 요소는 점점 사라지게 된다.
-임원기;맞다.나도 언젠가부터 게임을 하기가 점점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적이 있다.게임은 하면서 즐거워야 하는데 게임을 익히는데 초기 배우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다.예전에 내가 즐기던 게임들은 이러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을 나도 점점 하게 됐다.그러다보니 점점 새 게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게 됐다.
-모리카와:정확한 지적이다.이렇게 되면 고객은 오히려 떠나는 것이다.뭐가 잘 된다고 하면 사람들이 거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하지만 이런 것을 떠나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고객에게서 멀어지게 된다.스포츠카가 인기를 끌면 제작사들은 스피드에 집착하게 된다.하지만 고객들은 어느 순간 더 이상 스피드에 관심 떠난다.드라이빙 자체를 즐기는 순간이 온다.그 변화의 시기를 잡아내지 못하면 그 자동차 회사는 망할 수 밖에 없는 거다.
닌텐도는 바로 그 변화의 시점을 정확하게 잡아내고 본질로 다시 회귀한 것이다.
-임원기: 반면 소니는 아주 기술적인 측면의 성능을 강조한 것 같다.작년과 재작년 게임전시회 E3에 참석했을 때 느낀 것은 소니는 게임기를 만들면서 슈퍼컴퓨터급의 성능을 내세웠다.최고의 그래픽과 성능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성능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가격이 비싼 것은 감수하라면서 말이다.소니는 게임기가 디지털의 융복합화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뛰어난 성능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그리고 컨버전스의 중심 기기로 게임기를 재창조했다.소니는 나름대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었던 것이다.사실 개인적으로는 소니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다만 너무 빨랐을 따름이다.너무 앞서갔다.
-모리카와: 게임은 원래 역사가 그렇게 긴 산업이 아니다.경영자들의 세대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이렇게 변해가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가고 세상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현재 소니와 닌텐도가 준 교훈은 하드웨어 스펙에 집착하면 게임은 망한다는 점이다.게임은 놀이다.놀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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