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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06 한국의 스타트업-(146)브레이브팝스컴퍼니 이충희 대표

뭔가를 배우고 익힌다는 것은 꼭 교과서에 나오는 숫자와 공식을 익힌다는 것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누구도 그것을 알지만 알게모르게 ‘교육을 받는다’고 할 때는 항상 ‘어떤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고 익히는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나 역시 자칫 오해하고 있던 교육의 중요한 포인트를 새삼 다시 깨달았다. 학교에서, 교실에서 아이들은 지식만 습득하는 게 아니다. 여럿이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 지켜야할 예절을 지키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을 알게 되고, 때로는 참기도 하고, 용기를 내기도 하는 등 그 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이 교육이다. 사실 그런 점에서 보면 살아가는 전 과정을 교육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평생  배워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교육과 IT의 접목, 또는 교육 관련 편리한 다양한 온라인서비스는 그런데 지식과 관련된 것에만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학생들과 교사들의 생활과 상호작용에는 관심이 없었던 게 아닐까. 사실은 그게 읽고 쓰고 계산하는 법을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브레이브팝스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시작됐다.

<브레이브팝스컴퍼니 창업멤버들. 맨 왼쪽부터 이용민 이사, 이성민 이사, 이충희 대표, 손승현 이사, 조영오 이사.>

◆가장 중요한 건 팀

스타트업 창업가 중에는 정말 엘리트들이 많은데, 이번에 소개하는 브레이브팝스의 창업팀 역시 만만치 않다. 그런데 이들이 모이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이충희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전기공학부 학사와 석사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기술경영경제정책협동과정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공부를 오래 하고 처음 취업한 회사는 NHN. NHN에서도 그는 온라인경제연구소라는 특이한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다.  NHN 분사 이후 NHN비즈니스플랫폼으로 적을 옮긴 이 대표. 비즈니스 모델 연구 및 상품기획 일을 하다가 아블라컴퍼니를 거쳐 티켓몬스터에서 일하게 됐다. 그런데 NHN에 있다가 아블라로 간 그의 동기가 의미심장하다. 이 시점부터 창업을 염두에 뒀기 때문.

 그 무렵 그는 둘째 아이가 생겼다. “아이에게 나중에 어떤 인생을 살라고 말할까. 아마 ‘자신에 대한 신념을 갖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라’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아니 그렇게 말하고 싶죠. 그런데, 그런 말을 하려면 나부터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고보니 내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던데요. 하하”

 그 전에도 창업을 생각 안 해 본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팀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그. “팀 없이 혼자 창업하는 것은 무모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창업하는 것은 더욱 무모하다고 생각해왔죠. 언젠가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 내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렇게 생각하다가 ‘창업을 하는 사람들 근처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 그 세계의 분위기도 익히고 창업이 무엇인지도 알고 싶어졌던거죠.”

 아블라 재직 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지만 그에겐 창업 세계를 보는 좋은 시간이 됐던 것 같다. 그가 티몬에 오게 된 것은 그의 고등학교 친구인 손승현 때문.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NHN에 입사한 손승현은 NHN에서 9년 가까이 일을 한 뒤 티몬으로 가서 자신의 옛 전우들을 죄다 불러모았다. SK컴즈와 NHN에서 일한 이성민, NHN에서 콘텐츠서비스 개발을 했던 조영오, 대만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티맥스소프트, NHN 등에서 일한 이용민 등이 그들이다. 

 티몬에서 이들 5명이 모여서 한 일은 티몬의 멤버십인 ‘티몬플러스’를 만드는 것.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처럼 짜릿하고 재미있었다고 한다. 물론 서로 간에 손발이 맞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그때 같이 야근하고 동고동락하면서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됐죠. 그러면서 팀웍이 형성된 것 같아요.”

 티몬플러스 일이 끝나고 이들은 다시 뿔뿔이 흩어졌다. 티몬 내에 같이 있긴 했지만 서로 다른 부서로 옮기게 된 것이다. 그런데 한번 마음이 맞은 이들은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일하면서도 자주 만나서 함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물론 마음이 맞는다고 다들 사업을 하는 건 아니다. 이들이 사업을 실제로 시작하게 된 데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용감한 아빠들의 첫 도전

 “서로 아이디어를 계속 주고받으면서 만나서 얘기를 했어요. 올해 들어와 사업 아이템은 거의 결정이 됐죠. 한 사람을 빼고는 다 자녀가 있다보니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기획하게 됐어요.” 

 아이템은 일찌감치 정했지만 집안의 허락을 받는게 가장 큰 일. “아이템에도 의견일치를 봤고, 서로를 알기에 팀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웠어요. 그렇지만 다들 가장이었기 때문에 그냥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는 없었어요. 아내에게 말해서 허락을 받아내는 것. 그게 가장 큰 일이더군요. 하하”

 봄에 기획해 여름에서야 확정됐다. 2013년 9월 이들은 브레이브팝스컴퍼니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용감한(Brave) 아빠들(Pops) 이라는 뜻이다. 아내에게 허락을 받느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한참 소개한 뒤에 용감한 아빠들이라는 회사명을 거론하는 게 왠지 어색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용감한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아빠들이 모여서 사업을 하기로 했다는 것 자체로.

 하여간 이들이 의기투합한 아이템은  ‘학교 안의 생활’에 관한 것. 물론 그냥 단순한 관계지향적인 서비스는 아니다. 뭘 하려는 걸까. 

 “학교 안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이뤄져요. 그런데 대부분의 교육 프로그램은 지식 학습의 부분만 강조하고 있죠. 흔히 말하는 이러닝이라는 것도 그래요. 교과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협동이나 배려, 소셜교육, 인성과 관련된 부분, 이런 거는 다루지를 않아요. 하지만 교육은 그게 다가 아니거든요. ”

 이 대표는 학교 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교육 중 하나는 생활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초등교육의 기본은 읽기와 쓰기, 그리고 수학이겠지만 그의 이런 말에 딱히 반박하고 싶지는 않았다. 교육 과정에서 뿐 아니라 살아가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일 테니까. 

◆행복한 교실 만들기, Class123

브레이브팝스컴퍼니가 만든 ‘클래스123(Class123)’은 앱과 웹 서비스 모두 제공된다. 아직 알파버전이지만 필요한 내용은 다 들어있다는 설명. 

 1차적으로 이 서비스는 각 학급 선생님들을 겨냥하고 있다. 선생님들이 1차적인 고객이다. 선생님들이 이것으로 무엇을 할까. 이 대표를 만났을 때 그가 클래스123을 보여줬다. 첫 눈에 보기엔 학급관리 서비스같았다. 선생님이 아이들의 하루 행동을 관리하고 생활 및 인성 교육을 하는 데 활용한다. 아이들의 하루하루가 어땠는지, 한달 생활은 어땠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칭찬과 꾸중을 할 수도 있고 아이의 변화 과정을 체크할 수도 있다. 

 물론 선생님만 쓰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확대된다. 특히 부모의 경우 아이의 행동교육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부모에게는 확실히 유용할 것 같다. 부모들은 아이의 학교 생활을 알고 싶어 하지만 성적표나 가끔 있는 선생님과의 상담 만으로는 이를 파악하기 힘들다. 아이가 무엇을 잘 하는지, 남들 또는 또래들과 있을 때는 어떻게 생활하는지, 선생님과는 어떤 관계인지를 알고 싶지만 간접적인 정보만 얻을 수밖에 없다. Class123은 확실히 이런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 그런데 아이에겐? 잘 모르겠다. 아이에겐 어떤 도움이 될 지는 좀 더 두고봐야할 것 같다. 

 생활교육과 사회성 교육, 관리 등이 부모와 선생님간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선생님의 학생 관리 툴에 의해 어느 정도 가능할지도 아직은 불확실하다. 이미 숱하게 있는 알림장 대체 서비스의 확장판 정도가 되지 않으려면 이런 부분은 서비스를 통해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Class123은 아직 알파버전의 시범서비스 단계이며 소수의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점검하고 있다. 내년 2월초 공개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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