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K커뮤니케이션즈가 TV를 통해 선보인 광고는 누가 봐도 목적과 의도가 명확하다.네이버를 확실하게 타깃으로 설정하고 네이버의 검색 방식과 차별화된다는 것을 강조한 광고다.네이버 검색을 상징하는 녹색창을 본뜬 팻말에 closed를 써 놓고 이를 뒤집자 네이트 검색이 나오는 마지막 대목에 이르르면,이만하면 역대 포털 광고 대전사에 기록될 만 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1999년 후발주자인 엠파스가 당시 검색 1위였던 야후를 겨냥한 ‘야후에서 못 찾으면 엠파스’(눈 먼 토끼와 사람의 눈을 가진 토끼가 등장)라는 광고 카피나 ‘있을 때 잘하지 그랬어’로 유명해졌던 네이버 카페 광고 등은 적을 겨냥하고 자신들 서비스의 우월성을 강조한 대표적인 광고들이었다.이번 SK컴즈의 시맨틱 검색 관련 광고는 경쟁사 검색 서비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도 과거 사례와 유사하다.

◆통합 검색에 대한 문제제기
 하지만 SK컴즈의 시맨틱 검색 광고를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 누구나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면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던(혹은 제기했지만 다들 비슷하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묵살되온) 국내 포털의 검색 결과 제시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광고에 나오는 여성의 말처럼 왜 어떤 검색어를 입력하든 스폰서링크,블로그,카페,지식iN,뉴스,웹문서 등등의 순서로 검색 결과가 제시될까.(순서는 검색어에 따라 물론 다르다.) 네이버가 2000년부터 제시해온 통합검색 방식은 지금은 국내에서 모든 포털이 사용하는 기본 포맷이 됐다.야후나 구글과 같은 외국사들도 앞다퉈 이 방식을 도입했다.

 SK컴즈는 어느덧 10년이 된 이 통합검색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SK컴즈가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하고 있는 네이버 흔들기가 본격화된 것이다.이번 SK컴즈의 네이버 흔들기는 모처럼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든다.사람들이 의문을 가질 법한 것을 정통으로 찔렀기 때문이다.그것도 누구나 공감하고 생각하기 쉬운 형태로 말이다.

◆문제 제기는 잘 했는데,DB가 없다
 네이트닷컴의 이런 문제제기는 더불어서 ‘10년이 됐으면 바꿀 때도 됐다’는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물론 핵심은 일단 1등인 네이버를 흔들어야 존재가치를 알릴 수 있다는 절박성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문제제기는 공개적으로 잘 했는데 현재로선 DB가 부족한 것이 SK컴즈가 가진 고민이 아닐까 싶다.시맨틱 검색으로 포장을 했고 실제로도 그런 노력의 흔적이 엿보이지만 시맨틱 검색 항목에서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결국 블로그 카페 등에 있는 정보 DB를 제공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즉 시맨틱 검색이라고 해서 검색 DB가 어느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시맨틱검색의 정의에 비춰보면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문제는 DB가 부족하다 보니 네이버의 지식iN이 가진 엄청나게 방대한 DB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네이버 지식iN이 정확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많은 DB를 제공해 검색의 기반을 제공했는데,네이트는 아직 그에 필적하는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사용자로서는 네이버의 검색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어서 네이트에 접속하더라도 쉽게 주 검색 사이트를 바꿀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가 볼 만한 곳,음식 등을 시맨틱 검색으로 보기 좋게 정리해주면 뭐하나.클릭해서 들어가보면 네이버의 지식iN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료들 밖에 없다면 말이다.사용자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현재로선 문제제기를 잘 했는데 아직 실력으로 자신들의 우월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꼴이다.발제도 잘 하고 목차도 잘 잡았는데,그 안을 채울 내용물이 없어서 고민하는 것이 지금 SK컴즈가 직면한 문제점인 것 같다.

◆네이트 검색,상승세 주춤
 그래서일까.네이트 검색의 상승세는 좀 주춤한 상태다.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 2월 둘째주 10%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던 네이트닷컴의 검색 점유율(통합쿼리점유율 기준)은 현재 8-9%대에서 정체돼 있다.한두차례 10%를 돌파했다가 다시 물러나앉은 모습이다.지난해만 해도 3-4%에 머물던 것에 비하면 대단한 상승세라고 할 수도 있지만 현재 2개월 이상 정체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70%를 넘나들다 60%대 초반까지 떨어진 네이버 역시 최근에는 추가적인 하락 없이 63%를 전후로 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다음커뮤니케이션도 21%를 전후로 해 현상 유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색 방식 개편의 신호탄?
 네이트가 주춤하지만 네이트가 제기한 문제제기의 의미는 결코 과소평가할 만한 것이 아니다.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어느 정도 인식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별 생각없이 검색어를 입력하던 사람들에게 네이트도 한번 들어가볼까라는 생각만 준다고 하더라도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향후 관심은 이것이 국내 포털사들의 검색 방식을 개편하게 하는 신호탄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상당한 매출과 이익 차이에도 불구하고 SK컴즈의 모회사가 가진 막대한 자본력 등을 상당히 신경쓰는 NHN이 올들어 시퀀스검색 데스크홈 등을 선보이며 수성에 나선 것은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 동안 끊임없이 조금씩 업데이트를 하는 방식을 고수하던 네이버의 검색 방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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