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정말 매력적인 콘텐츠다.사람들은 책에 대해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시대가 바뀌고 있는 시점에도 마찬가지다.그 형태가 종이책이든,전자책이든 상관없다.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책을 보거나 출판하거나 저술하거나 편집하는 행위에 대해 계속 새로운 도전을 이끌어냈다.

 모글루는 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회사다.쉽게 말하면 인터랙티브 전자책 업체라고 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기존 전자책이나 종이책과 다른 차별점이 존재한다.누구나 자신의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소개한 바 있는 리드빌드와 기본 개념을 같이 한다.하지만 리드빌드나 기존 전자책이 텍스트 위주라면 모글루는 동영상,애니메이션,사진,음악,효과음 등을 넣어서 종합적인 멀티미디어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모글루 김태우 대표가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 한 컷을 잡았다.사진은 꼬날님께서 찍어주셨다>

◆사업의 재능을 발견하다
 모글루 취재를 위해 만난 김태우 대표는 1988년생! 올해 만으로 스물세살이다.작년에 한국의 스타트업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20대인 황룡 사이러스 사장을 만났을 때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김 대표는 이보다 훨씬 젊다.김 대표를 처음 만나면 대학생으로 생각할 정도다.

 그는 왜 이렇게 이른 나이에 창업을 했을까.김 대표가 창업을 한 시점은 작년 10월.그가 만 스물두살때다.카이스트 06학번인 김 대표는 수학과로 입학을 했지만 산업공학과 경영과학을 복수로 전공했다.“제가 좀 욕심이 많은가 봅니다.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는데 대학 다닐때도 한가지 전공에 만족하지를 못했지요”

 그가 처음부터 사업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2008년 경영학개론 수업을 들을 때 그는 사업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 같다.“수업 과제로 사업을 실제로 해보는 것을 했었는데 지금의 소셜커머스 비슷한 것을 했습니다.당시 7000원짜리 영화표를 4000원에 싸게 사서 5000원에 팔았는데 너무 주문이 많이 몰려와서 본업인 학업이 안될 것 같아 일찌감치 마감을 했습니다.”

 어떻게 영화표를 싸게 샀을까.“해당 영화 배급사를 찾아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해주겠다
고 하고 영화표를 싸게 얻었죠.그때 해보고 사업도 참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지금의 소셜커머스 모델과 거의 같은 방식이다.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사업에 대한 상당한 재능을 보여주는 일화가 아닐까.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23살 창업가
 그는 졸업후 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캐피털인 SK텔레콤벤처스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그때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하는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면서 20대 초반의 나이에 창업을 하는 것이 일상적인 그곳의 분위기에 놀랐다고 한다.“10대에 창업을 한 경우라면 모를까,20대 창업은 실리콘밸리에선 일상적이었죠.정말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이 하도 많아 세상을 바꾸지 않으면 큰일나겠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웃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계기는 만들어졌다.그는 작년 5월경 벤처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스타트업위크엔드 제 1회 모임때 사업을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된다.이 모임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에 다니고 있던 김남수씨와 미국인 라일리 크리스씨 등을 만났다.원래 김태우 대표는 이 대회에서 이들과 같은 팀에 있지 않았다.이들과 다른 팀에 있었지만 이들의 아이디어와 구성 멤버 들을 보고 이들과 함께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당초 사업 아이디어를 낸 김남수씨가 기술개발을 맡고,크리스씨가 해외사무소 운영을,김 대표가 경영을 맡기로 했다.

◆직접 만드는 인터랙티브 e북
 당시 스타트업위크엔드에서 김태우 대표가 준비했던 아이디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일종인 스틱톡이었다.김남수씨 등이 준비했던 아이템이 지금의 모글루였다.물론 지금 그대로의 방식은 아니었다.그 당시 이름은 “Active Story Teller”

 김 대표가 더 가능성이 있다고 봤던 것은 “Active Story Teller”였다.그럼 그는 스틱톡에 대해선 미련이 없을까. “스틱톡도 여전히 사업화하면 재미있는 시도가 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지금으로선 일단 한가지에 집중해야겠죠”

 모글루는 움직임(Motion)와 접착제(Glue)의 합성어다.여러가지 움직임을 붙여 자신만의 책을 만들 수 있다는 회사의 기본 컨셉을 회사명이자 서비스명으로 정한 것이다.이름 그대로 모글루는 누구나 움직이는 영상과 소리를 기반으로 쉽게 디지털 책을 만들 수 있는 툴이다.“개발자가 아닌 사람도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여 드래그앤드드롭(Drag & Drop)만으로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설명과 함께 아이패드를 꺼내 모글루 플랫폼에서 만든 책 하나를 보여줬다.캐릭터를 터치하자 움직이는가 하면 음악 소리도 흘러나왔다.아이패드를 기울일 때마다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등 다채로왔다.만든 사람의 의도를 생각하며 책을 보면서 독자가 반응하고 직접 어떤 행동을 하는 책.그래서 인터랙티브 e북이다.

 이런 책을 일반인들이 만들 수 있을까.모글루는 우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을 만들었다.8월중 선보일 전문가들을 위한 오픈 플랫폼 서비스는 개인작가나 출판사 등이 사용료를 내고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플랫폼 이름은 모글루빌더.이를 통해 만들어진 인터랙티브 e북은 모글루 자체 앱스토어인 모글루북스를 통해 판매가 된다.한번 다운로드될 때마다 14%가 모글루 수익이 된다.

 기존 출판사들과 계약해 기존의 콘텐츠를 인터랙티브 e북으로 만드는 서비스는 이미 수익모델로서 실현되고 있다.능률교육은 모글루와 계약을 맺고 어린이 교육 관련 전자책,동양문고가 굿모닝 일본어 시리즈 등을 만들었다.,최근에는 영진닷컴이 이 툴을 사용해 인터랙티브 요리책 ‘카페 러너(Cafe Lunner)’를 내놨다.

◆처음부터 해외 시장에 초점
 모글루는 이어 일반인들도 책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시기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지금까지는 콘텐츠가 있고 프로그램을 좀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면 그냥 간단하게 기본적으로 셋팅돼 있는 프로그램을 이어 붙이면서 스토리와 간단한 툴만 갖고 누구나 자신의 책을 만들 수 있게 하겠다는 것.

 모글루는 인터랙티브 e북의 주무대로 미국을 생각하고 있다.한국에서 그리 큰 시장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고 있었다.미국에서도 이 사업은 아직 시작단계에 있다는 것이 그로선 좋은 기회다.“미국에 테일스프링 등 관련 업체들이 있긴 합니다.하지만 이들도 역시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준비하는 단계입니다.비슷하게 출발선에 있다는 뜻이죠.남이 한 것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보고 선도적인 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그런 점때문에 미국에서 오히려 기회가 생기고 있구요.”

 모글루는 최근 미국 현지법인 설립도 완료해 랜덤하우스,펭귄 등 유명 출판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처음 창업 멤버였던 크리스가 미국 법인의 대표를 맡았다.미국 뉴욕에 사무실을 냈다.

 책을 만드는 툴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그 툴을 다운받는 것에서만 모글루가 매출과 수익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자체적인 스토어도 만들어 전자책을 거래하게 만들고 나라별로 특화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이 시장이 활성화되고 많이 다운로드되는 전자책의 사례가 나오면 인터랙티브 광고도 가능해집니다.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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