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노인터랙티브는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를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나오는 본격 리얼 게임 회사다.이렇게 본격이니 리얼이니 하는 말을 강조하는 것은 이 회사가 국내에서 그리 흔하지 않은 콘솔 게임용 콘텐츠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콘솔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 외에도 이 회사는 이 코너에서 소개했던 회사들과 차이가 나는 점이 많았다.아직 창업 초창기이지만 게임 개발사답게 비교적 많은 인력으로 구성돼 있고 투자도 상당히 많이 받았다.(물론 게임사로서는 반드시 금액이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창업진들은 모두 한국인이지만 중국,영국,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경험을 쌓고 창업을 했다는 것도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최근에 아주 젊은 창업자들을 많이 소개했었는데 쿠노인터랙티브의 등장으로 한국의 스타트업 평균 연령대도 조금 높아지게 됐다.쿠노인터랙티브의 창업자들은 상당 기간 사회 경험을 한 뒤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꿈
 쿠노인터랙티브를 만든 김상준 사장은 스토리가 제법 있는 인물인 것 같다.첫인상부터 그랬다.사장이지만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하고 있는 그는 연륜이 느껴졌고 차분한 가운데 썰렁한 농담도 잘 하는 사람이었다.(대부분 개발자인데다 남자들로 득시글대는 사무실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서일까)

 김 사장은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어서 학교를 다시 들어갔다고 한다.90년대초반 다른 학교에 들어가 군대까지 마쳤지만 애니메이션을 해보고 싶다는 그의 생각은 국민대 미디어디자인학과 00학번으로 재입학하게 만들었다.국민대에 들어가자마자 그는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서 3D(입체)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일을 했다.하지만 2002년 회사가 어려움에 빠지는 바람에 회사를 나와 광고회사,공공기관,게임개발사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나래에서 일은 뜻대로 안 됐지만 그는 훗날 함께 창업을 하게 되는 사람들을 모두 이곳 나래를 통해 만나게 됐다.이 중 가장 중요한 인물이 지금 쿠노인터랙티브를 공동 창업한 연경흠 부사장이다.나래디지털에서 만난 두 사람은 2002년 김상준 사장이 광고회사로 이직하고 연 부사장이 아주대학교로 옮기면서 헤어지게 된다.하지만 아주대를 통해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이어진다.

 아주대에서 산학협력프로젝트를 맡게 된 연경흠 부사장은 애니메이션 팀장으로 일하면서 장진만씨(쿠노 CTO)를 만났고 장진만의 절친인 류태영 이사를 알게 된다.김상준,연경흠과 장진만,류태영은 조금씩 그리는 그림이 달랐던 것 같다.김상준과 연경흠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망이 강했고 장진만,류태영은 게임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연 부사장이 2008년 아주대를 떠나 CJ를 거쳐 중국으로 떠나면서 이들은 다시 헤어지는 것 같았다.하지만 이들이 다시 만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의리로 뭉친 사나이들
 사람이 어떤 일을 도모할 때 누군가가 떠오르는 것은 신기한 현상 중 하나다.수많은 이들을 경험하더라도 꼭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광고회사와 공공기관 등에서 일을 하면서도 김상준 사장은 가끔씩 연경흠 부사장과 연락을 해 왔다고 한다.그러면서 어떻게든 애니메이션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현실화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그때 두 사람은 벤쿠버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만난 아주대 멤버들 중 류태영,장진만 두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연경흠 부사장이 아주대에 있던 시절 두 사람과 알게 됐고 이후 계속 연락을 주고 받았던 것도 이들이 합류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류태영 이사는 고품질의 애니메이션 기술을 게임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아주대를 나와 미국 USC(남가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연구원 생활을 했던 류 이사가 합류하면서 4명의 창업진이 완성됐다.

 이들을 만나보면 그들만의 끈끈한 의리로 뭉쳐져 있다는 걸 알게 된다.여러 곳을 거치고 때론 허송세월을 하기도 했지만 꿈을 쫓아 노력해왔다는 점이 이들의 공통점이었다.각자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쿠노를 창업한 이들이 콘솔 게임이라는 국내의 희귀 분야에서 인재 찾기에 어려움을 겪을 때 최적의 인물이 느닷없이 회사를 찾아온다.김상준 사장은 “이런 게 운명이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10월 말께 쿠노에 합류한 이세현 아트실장은 프로그래머 출신이지만 아트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한 사람이다.남아공에 이민을 간 부모님을 따라 남아공에서 살다가 영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테크니컬아트리드로서 키넥트 스포츠 1,2를 개발하는데 참여한 이세현 실장은 쿠노가 찾던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정통 콘솔게임의 개발 과정을 다 겪었다는 점,글로벌 회사에서 팀을 이뤘다는 점,자신이 만든 게임을 출시해봤다는 점 등 여러가지 면에서 최적의 경험과 기술을 갖고 있는 인물이었다.가족 문제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와야 되는 상황이 된 이세현 실장은 공부나 하자는 차원에서 쿠노를 방문했다가 덜컥 입사를 하게 됐다.그가 낚인 것인지,화룡점정을 찍은 것인지는 곧 알게 될 것 같다.

<쿠노인터랙티브 창업멤버들.왼쪽부터 류태영 이사,김성준 대표,연경흠 부사장,장진만 CTO>


◆뮤턴트 디펜스 출시
 쿠노인터랙티브가 만들고 있는 게임은 뮤턴트 디펜스(Mutant Defense)라는 일종의 디펜스 게임이다.방어가 게임의 핵심인 이 장르는 콘솔게임 영역에서도 디펜스그리드,새비지문 등 유명작들이 포진해있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영역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하고 대작의 수가 적은 곳이다.

 작년 4월부터 게임 기획을 한 쿠노의 창업진들은 작년 10월 법인 설립을 하고 게임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외부 활동을 했다.지난해 정부지원과제 중 뉴미디어 지원사업,게임 지원 사업 등에 선정되면서 7억원 가까운 돈을 지원받았다.올해 들어서는 LG전자의 모바일콘텐츠지원사업 1호 선정되면서 추가로 개발금을 지원받았다.

 벤처치고는 개발비가 넉넉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게임,그것도 콘솔게임이라는 분야를 감안하면 꼭 자금이 넉넉하다고 보기는 힘들다.쿠노인터랙티브는 액션게임 모로,퍼즐게임 룸즈2 등 뮤턴트 디펜스에 뒤이어 나올 게임들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이 분야의 개발자들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김상준 대표는 “현재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뮤턴트 디펜스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지만 콘솔 전문 개발사로 크기 위해선 시장의 반응이 있을 때 좋은 게임들이 잇따라 나와야 해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외 퍼블리셔들과 협력해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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