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은 이미 자리를 잡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게 증거다. 시장도 매년 성장세다. 오프라인 쇼핑 매장들이 불황을 겪어도 온라인쇼핑몰이나 각종 커머스 사이트들의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잘 되고 있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문제가 더욱 부각될 수도 있다. 제품을 직접 확인해볼 수 없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여전히 존재한다. 교환이나 환불이 불편하다는 것도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다. 커머스와 온라인서비스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 온 한 창업가가 이 중 제품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을 들고 회사를 창업했다. 위드셀렙을 만든 장노아 대표다.

◆바닥부터 다져온 사업가 기질

장노아 대표는 한·미·일을 오가며 장사도 해보고 회사도 차려보고, 다른 회사에 들어가 일도 해 보는 등 온갖 경험을 다 해 본 인물이다. 경험이 풍부하고 그 속에서 체득한 바를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서 충실히 녹여내려고 한다는 게 그의 장점. 

 2000년 미국 U.C. Berkeley 원자력공학과에 입학한 학생 장노아. 그런데 그는 전공보다는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 미국에서 현지에서 SAT 과외를 하면서 4000달러 정도를 손에 쥔 그는 부모님께 빌린 돈을 보태 자신의 첫 창업을 하게 된다. “게임기, MP3 플레이어 등의 IT제품을 떼다가 파는 일이었어요. 유통업을 한 셈이죠.” 사업을 하면 자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게 된 그는 액정보호필름을 싸게 대량 구매해서 파는 루트를 뚫게 된다. “일본 업체 등을 통해 액정보호필름을 한 장에 25센트에 가져올 수 있었어요. 그런데 소매로 팔면 하나에 12달러를 받고 팔 수 있었죠. 이윤이 짭짤하죠?”

 2년 정도 액정보호필름과 IT제품을 판매하다가 사업을 확장해 구매컨설팅까지 겸하게 됐다. 그러다가 게임 소프트웨어를 접하게 된 것이 그의 삶에 일대 전기를 마련해준다. “게임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됐어요. 게임 자체도 즐기게 됐구요.”

 뭐든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었는지 FIFA 게임을 좋아하게 된 그는 게임도 프로게이머 수준으로 한 것 같다. 미국에서 월드사이버게임즈(WCG) 대회에 나가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단다. 

 2005년까지 그는 미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었다. 게임 소프트웨어 유통은 골치아픈 일도 많았지만 재미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는 돌연 2005년 사업을 중단하게 된다. 왜 그랬을까.

 “일은 재미있었어요. 돈도 좀 벌었구요. 그런데 이러다간 그냥 장사꾼으로 살다가 죽을 것 같더라구요. 그럴 순 없다고 생각했죠. 게임 쪽 일이 재미있는 것 같아 이 분야의 일을 좀 배우자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그는 당시 엠게임 창업자인 손승철 회장을 만나 그의 제의로 2005년부터 엠게임 미국 시장 초기화 작업을 담당하게 됐다. “2007년까지 미국에 있었어요. 그러다가 한국 본사 일이 급해지면서 한국으로 다시 들어오게 됐죠.” 

 하지만 그의 엠게임 생활은 오래 가지 않았다. 2008년 엠게임을 나온 그는 동영상 검색 벤처기업에서 일하다가 2010년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티켓몬스터)의 일부 사이트 구축과 관련된 컨설팅을 하기도 했다. 커머스쪽을 하다가 게임으로 외도를 했던 그가 다시 커머스로 돌아온 셈이다.

<위드셀렙 창업멤버들. 왼쪽 끝이 장노아 대표>

◆화려한 창업멤버들

 소셜커머스 분야의 컨설팅을 하면서 그는 본격적으로 국내 커머스 시장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가 발견한 것은 사이트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정보가 너무 많아 고객들의 선택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것이었다. “사실상 별 차이가 없는데 하나의 키워드에서 너무 비슷한 제품들이 많아 사실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어렵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에 지나친 할인 경쟁, 저가 정책 등으로 인해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제한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즉 가격에만 모든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다는 게 그의 결론.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했던 그에게 마침 기회가 왔다. “가수 아이비가 어떤 중소기업체의 미스트 제품을 홍보한 적이 있었어요. 직접 써 보니 좋았더라 이런 식이었죠. 크게 이벤트를 한 것도 아니고 블로그 등을 통해 써보니까 어떻다는 것을 알려준 것 뿐인데, 그리고 그 제품이 유명한 제품도 아니었는데 바로 완판이 되더군요. 여기서 유명인사가 추천하는 제품의 위력을 실감하게 됐죠.”

 물론 이런 생각은 그가 처음 한 것이 아니었다. 미국에서 이미 많은 유명인들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그런 사이트가 이미 많이 구축돼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초기 단계라고 판단, 함께 사업을 할 만한 사람들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티켓몬스터와 게임 업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그는 각 분야의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게된 윤웅아 이사는 미 코넬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석사)으로 했고 삼성전자를 거쳐 IBM 미국 본사 수석 IT Architect 등을 역임했다. 전략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유알버트 팀장은 CJ E&M 및 삼정KPMG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영업 및 운영을 담당하는 김성겸 팀장은 티켓몬스터에서 벤처업계에 첫 발을 들인 바 있다.

 2012년부터 관련 사업을 구상하던 장노아 대표는 인재들을 모아 2013년 8월, 유명인들의 추천 커머스를 컨셉으로 한 위드셀렙을 창업했다.

◆명사들의 추천 커머스

‘유명인사와 함께(with celeb; 위드셀렙)’이라는 영문 기업명처럼 이 회사는 유명인사, 명사, 전문가들이 직접 체험하고 검증한 상품을 추천하는 커머스 플랫폼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쇼핑 사이트 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셀렙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을 지향하고 있어서 이런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동행한 유 알버트 팀장의 설명이다. 

 위드셀렙에 참여하는 명사들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새로운 제품을 체험하고 검증한 뒤 우수한 품질을 가지고 있는 제품만을 위드셀렙 사이트를 통해 추천한다. 명사들이 많이 참여할수록, 명사들이 좋은 제품을 많이 추천할수록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매출 증대도 일어날 수 있는 구조다. 명사들은 단순히 수많은 제품들 중 좋은 제품을 선별하는 필터링의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직접 사용해봤거나 지금 쓰고 있는 물품 중에서 소개할 경우 그 명사가 부여한 새로운 가치가 제품에 더해질 수 있다. 때문에 위드셀렙에서 물건을 살 경우 결코 싼 가격이 장점이 되진 않을 것 같다. 아무래도 고급 추천 커머스를 지향하는 방식이다. 

 위드셀렙의 수익 분배 방식은 상업 광고나 홈쇼핑과 같은 광고비 선지급 형태가 아니라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나누어 갖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셀렙들은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상품을 선정하고 추천하게 된다.


 지난 9월 30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위드셀렙은 요리연구가 홍신애씨가 ‘스마트 키친’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요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홍신애씨가 위드셀렙 최초의 셀렙(명사)인 셈이다. 이어 최근에는 영화배우 서태화씨가 요리와 키친 관련 제품을 추천하는 셀렙으로 참여했다. 서씨는 10월 둘째주부터 ‘싱글 미식가’와 ‘누들 마스터’라는 주제로 자신만의 요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위드셀렙은 앞으로 프랜차이즈 대표 셰프와 요리대회 우승 경력의 영화배우 등 푸드·키친 분야의 명사 다수와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 장노아 대표는 “푸드·키친 카테고리를 시작으로 향후 패션, 레저 등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과 전문가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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