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하면서 힘든 점은 정말 많겠지만, 그래도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창업 단계에서부터 꼭 함께 해야 하는 그런 사람과 팀을 이뤄 같이 창업을 하는 것도 힘든 일이고, 필수적인 인재를 채용하는 것도 힘든 일이며, 이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조화를 이룬 팀 멤버로 창업을 했을 때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팀을 이룰때까지 마냥 기다릴수도 없는 법. 때로는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해서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운이 좋으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때마침 채워줄 다른 좋은 팀을 만날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팀이, 새로운 회사가 탄생한다. 유쾌한 형제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회사 근처 커피숍에서 모인 유쾌한형제 창업멤버들. 왼쪽부터 김용주 이사, 전준수 대표, 김동욱 CTO, 이용길 대표>

◆미디어를 꿈꾼 뮤지션

현재 유쾌한형제의 대표이사 사장이자 최대주주인 전준수 대표는 음악을 좋아하고, 아이디어가 많고,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새로운 것을 기획하는 데 재능이 있는 인물인 것 같다. 영화 두사부일체의 타이틀곡 ‘꼬마달건이’를 작곡했고, 그 밖의 여러 음원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그의 첫 직장은 인터넷포털 다음의 검색광고 자회사인 나무커뮤니케이션. 2003년 나무커뮤니케이션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전 대표가 검색광고 업무를 하던 이 시기는 한국의 인터넷산업에서 다음과 네이버, 야후가 치열하게 경쟁을 하던 시기다. 1위였던 야후가 다음에게 자리를 내 준지 얼마 안돼 이번엔 네이버가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 성장하는 회사에 있으면서 본인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게 전 대표의 회상이다.  

 “2007년까지 나무에 있었어요. 그런데 다음이 검색에서 네이버를 도저히 못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그때 들었어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회사를 나왔죠.”

 그는 2008년 자신이 직접 회사를 차렸다. 그가 배운 것이 검색광고였으니, 만든 회사도 광고회사였다. “첫달에만 매출 7억원을 올렸어요. 잘 되는 것 같았는데, 얼마 못 가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그는 말을 아꼈지만, 계약을 잘못 체결한 문제도 있었고, 무엇보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여간 이런 과정을 거쳐 그는 2009년 1월 다시 코마스인터랙티브라는 광고회사에 들어가 광고부장으로 일을 했지만 곧 자기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2010년부터 그는 카덱스라는 자동차 정보 서비스를 만들게 된다. 처음엔 개인사업으로 시작했다. 자동차에 대한 진짜 정보를 제공하자는 게, 카덱스의 취지였다. 그런데 정말 제대로 했다. 스튜디오에 취재기자, 촬영팀까지 갖춰놓고 제대로 했다. 카덱스는 미디어였다. 그리고 카덱스를 하다가, 사업상의 목적으로, 정말 우연히 ‘딩동뉴스’라는 화제의 앱을 개발한 팀을 만나게 된다. 이 팀이 이용길, 김동욱, 김용주였다. 

◆앱개발에 뛰어든 세 남자

고려대학교 경영정보학과 동창인 이용길, 김동욱, 김용주 세 사람은 대학시절부터 껌딱지 같이 붙어 다니던 사이. 죽고 못사는 선후배사이인 이들의 공통점은 같은 과라는 것 외에도 함께 밴드동아리에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전준수 대표까지 유쾌한형제 창업자 넷은 모두 음악으로 한가락하는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사회생활을 했다. 김동욱은 네이버에서, 이용길은 IT개발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용주는 현대정보기술에 재직했다. 경영정보학과는 공대는 아니고, 경영대에 속한 과다. 즉 굳이 따지자면 문과쪽 전공인데, 이들은 모두 IT분야에서 일을 했다. 밴드 활동도 하고, 경영학과 공부를 하면서 이들은 틈틈이 공대쪽 수업을 들었고, 그냥 수업만 들은 게 아니라 코딩도 배웠다. 졸업하던 학기엔 대부분의 수업을 공대쪽으로 채우기도 했다.

 “개발사에서 일하면서 KT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들의 외주를 받아 일을 하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그러면서 내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얘기를 동기동창인 김동욱하고 한 거죠. 뜻이 맞아서 둘이서 낮에는 각자 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만나서 우리가 만들어보고 싶은 것을 만든거죠.”

 자, 이렇게 해서 나온 게 딩동뉴스다. 딩동뉴스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한국에서도 열렸을 당시 초창기 화제가 됐던 앱이었다. “2009년 5월1일 개인사업자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딱 1년이 지난 2010년 5월24일에 딩동뉴스를 오픈했죠.” 개발자 두 명만 있던 이 회사에 2010년 7월 후배인 김용주가 합류했다. 김용주는 현대정보기술에서도 솔루션 영업을 하던 인물이라 기술비즈니스의 영업을 하기에 적합했다. 개발과 비즈니스 파트의 인력이 갖춰진 셈이 됐지만 사업을 할수록 이들은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들이 하려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갖고 승부를 보려고 한 것인데 서비스로 승부를 보기엔 콘텐츠가 너무 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신랑신부모여와 같은 커뮤니티를 만들면서도 이들은 콘텐츠 부족에 갈증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때마침 콘텐츠로 무장한 전준수 대표가 이들 앞에 나타났다. “원래는 같이 할 사업문제때문에 만났는데 서로가 필요한 것을 채워줄 수 있겠더라구요. 한쪽은 콘텐츠가 부족하고 한쪽은 실력있는 개발자가 없고. 합치면 최강의 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한 겁니다.” 전 대표와 이 대표가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개인와화 큐레이션

카덱스는 미디어였다. 하지만 미디어는 포털에 의존해야만 하는 한계가 있었다. 카덱스가 네이버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카덱스가 전문적인 사이트로 성장할 수는 있지만 독자적인 그들만의 고객을 모으고 자체적인 수익모델을 개발하고 더 크게 성장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딩동과 카덱스가 합쳐진 이 회사는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돼 포털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카덱스의 콘텐츠에 딩동뉴스의 개발진이 합쳐지면 안 될게 무어랴! 단 한 번의 전화통화와 만남으로 이들은 의기투합했다. 회사를 합치기로 하고 이름을 고민하다가 유쾌한 것을 만드는 유쾌한 남자들이 되자는 뜻에서 유쾌한형제로 했다고 한다. 주가가 뜨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에게 모티브를 얻은 측면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해본다.

 이들이 만든 ‘카넥트’(Carnect)는 일견 카덱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보였다. 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자동차 포털이라는 게 첫 인상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한 단계 더 나갔다. 개인화와 큐레이션을 추구하고 있었다. 모바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카넥트는 기본적으로 온갖 자동차 정보를 담고 있지만, 이 앱을 다운받아 쓰는 사람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하다. 그 사람이 어떤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지, 자동차의 주로 어떤 부분을 보는지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클럽 코너를 통해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동차 애호가들의 네트워크에 들어가거나 이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 포털에서 운영되는 수많은 자동차 클럽이나 동호회들이 매우 폐쇄적으로 운영돼 실제로는 잠재적인 소비자들에게 매우 배타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일. 카넥트는 이런 클럽의 장벽을 낮추고, 클럽 활동이 사용자 뿐 아니라 제조사, 딜러 등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제조사나 딜러사, 딜러, 자동차 금융업체 등은 브랜드 광고 등을 할 수 있다. 직접적인 자동차 업체 뿐 아니라 유관 분야, 즉 튜닝, 장비, 렌터카, 용품샵 등과의 제휴나 이들과의 연결도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시승신청부터, 견적, 보험견적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선 사용자를 확보하는 게가장 중요한 일. “일단 사람을 많이 모아야죠. 서비스 확대를 위해 투자도 필요하구요. 올 초에 엔젤투자를 받았고 이제 시리즈A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중고차 코너도 기획해서 자동차가 유통되고 소비되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그런 장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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