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위해, 건강 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다. 그런데 여전히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없어서, 의지가 약해서, 힘들어서,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지 못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제때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내에 가면 어디나 그처럼 많은 피트니스센터가 있지만 비어있을 때가 많은 것도 이해가 간다.

이런 비어있는 공간, 즉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의 피트니스센터를 엮으면 좀 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사람들로 하여금 운동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자극하느냐가 핵심이 아닐까. 빈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있을까. 어쨌든, 이번에 소개하는 주인공은 창업과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서 계속 도전하고 있는 먼데이프로젝트의 김지호 대표다.

세 번의 창업, 계속된 실패.

아직 젊은 나이이지만, 그의 창업 경력은 꽤나 다채롭다. 그리고 복잡하고, 상당히 많다.

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바로 군입대를 한 그는 전산병으로 2년 동안 복무를 하면서 처음으로 사업에 대한 눈을 뜨게 된다. 전산병들이 비공개로 사용하던 인트라넷 브레인 스토밍 그룹에 들어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게 된 것이다.

제대 후 무작정 무전여행을 떠났던 그는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22살에 첫 창업을 하게 된다. “중국에서 물품을 납품받아서 인터넷으로 파는 게 첫 사업이었죠.”

그는 중국 청도에 있는 작은 공장과 종로 뒷골목에 숨겨져 있는 보석공방을 수소문, 보석가공품, 액세서리 등을 오픈마켓으로 파는 일을 했다고 한다. 일은 재미있었지만 돈을 벌기란 쉽지 않았다. 사업 경험이 없었던 그는 제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백화점에 납품되는 수준의 백금 도금 액세서리, 장신구 등을 내놓으면서 디자인은 젊은 층에 맞췄다. 젊은 층이 고가의 제품을 살 리 만무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사기 사건에 휘말리면서 갖고 있던 유일한 자산인 반포의 사무실을 날리는 등 전 재산이 허공에 사라지게 된다.

사기 사건은 어쩔 수 없었죠. 사실. 실패의 본질은 아니었어요. 상품을 기획하고 타깃 고객군을 설정하고 가격을 정하고, 유통을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뼈저리게 배웠죠.”

지금에 와서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 할 수 있게 됐지만 당시엔 충격이 컸다. 술로 나날을 지새우기도 하고, 외톨이처럼 꼼짝도 않고 방에 틀어박혀 있기도 했다고 한다.

아직 젊은 그는 다시 시작을 하기로 하고 고향인 울산으로 내려가게 된다. 이게 스물다섯때였다. 대학에 들어간 그는 다시 창업에 도전했다. 이번엔 쿠폰이었다. “경영학과에 입학했는데 학교에서 진행된 경진대회에서 우성을 해서 1000만원의 상금을 받았어요. 이걸로 두 번째 사업에 도전했죠.” 얘길 들어보니 일종의 소셜커머스 사업이었더 것 같다. 그런데 이때가 2010. 티몬을 필두로 쿠팡, 위메프 등 시장의 강자들이 출현하던 시기였다. 트렌드는 확실히 타지만 자본력도 없었고 시장 진입도 늦었던 그는 또다시 실패를 겪게 된다. 이듬해 그는 IT솔루션사업을 하는 한 중소기업에 입사해 1년간 일을 한다.

지치지 않는 도전

그런데 직원으로 일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걸까. 아니,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면 몸살이 나는 체질일까. 그는 두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창업에 나섰다. 이번엔 소셜 Q&A 서비스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이미 네이버가 잘 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이번에도 그는 2억원의 자금만 날린다. 완전 빈털터리가 된 그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했다.

첫 번째 실패보다 이때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는 이 시기를 암흑기라고 했다. 세 번째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기 전부터 자금압박은 극심했다. 직원들 월급을 제대로 못 줬기 때문에 2013년말에는 낮에는 사무실에 나가고 밤에는 강남역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다.

결국 세 번째 사업을 최종 정리한 뒤 그는 사업 자금 부채를 갚기 위해 중소기업에 취직해 마케팅 업무를 했다고 한다. 이만하면 지칠 법도 한데, 그의 생각은 여전히 창업을 향해 가 있었다. “작년이었죠.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혁신적 실패사례 공모전에서 253명중 최연소로 수기가 선정된 거에요. 게다가 제가 기획한 사업이 또 수상을 했구요. 다시 창업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회사를 나온 그는 다시 창업에 나섰다. 이번엔 피트니스센터를 연계하는 서비스였다.

98000원에 어디서나 운동 가능하게

지난달 12일 공식서비스를 시작한 먼데이프로젝트는 쉽게 말해 언제 어디서나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보통 피트니스센터는 한 곳만 이용할 수 있다. 집 근처나 회사 학교 근처 등 자신이 계약하고 대금을 지불한 한 곳에 가서만 운동할 수 있는 게 기본이다.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곳이라도 매우 제한적이다.

김지호 대표는 피트니스센터와 일일이 계약을 체결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지난달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180여개 피트니스센터와 계약을 맺었다. 고객은 월 98000원만 내면 180여개 피트니스센터 어디에서든 운동을 할 수 있다. 피트니스센터는 남는 시간이 고객을 받을 수 있어서 좋고, 고객들은 시간과 장소 핑계를 대지 않고 보다 유연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가 해외의 피트니스센터와 제휴를 맺고 외국에서도 운동을 할 수도 있다. 해외 출장이 많은 이들에겐 상당히 유용한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의아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돌아다니면서 운동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 특정 지역에 포스트를 잡아놓고 생활을 하지 않나. 그리고 업무 중엔 비어있는 시간이라는 것은 대부분 이른 아침, 점심시간 전후, 퇴근 전후 아닐까. 어차피 3시나 4시에 갑자기 운동이 가능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학생들은 가능하겠지만, 학생들이 과연 그만한 수요가 있을까. 학생들도 어차피 대부분 학교 근처에서 해결하면 되지 않을까.

근본적으로 궁금한 것은 운동이 과연 피트니스센터의 문제인가 하는 점이다. 개인의 의지의 문제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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