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여전했다. 20119월 스타일쉐어가 처음 공개됐을 때 봤던, 소탈하면서도 똑 부러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당시 학생 창업가에서 이제는 어느덧 5년차 벤처기업 CEO로서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이 부여됐을 뿐이다. 학생 창업가가 시작한, 젊은 여성들의 패션 정보 공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시작된 스타일쉐어는 커머스와 미디어의 역할로 기능을 확대하며 플랫폼화하고 있다. 이제는 어느덧 학생 창업의 귀감으로 손꼽히는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를 만나 근황을 들었다. (윤자영 대표의 과거 창업스토리는 한국의 스타트업-(58)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

올해 가장 큰 변화가 뭔가요.

매출이죠! 매출이 올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어요. 20119월 스타일쉐어를 처음 런칭했으니까 이제 어느덧 만 4년 지났어요. 그런데 사실 작년까지는 매출이 전혀 없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매출이 작년에 처음 났지만 고작 1000만원 정도?(웃음) 연 매출 1000만원 했는데 올해는 그것의 30배 이상 성장한 것 같아요. 그래봤자 이제 매출이 막 시작한 단계긴 하지만요.”

매출은 주로 광고에서?

아직까진 그렇습니다. 매출은 주로 광고에서 나오고 있어요. 작년에 광고 처음 시작했고 올해 본격화됐어요.”

그럼 그 동안은 거의 매출 없이 어떻게?

투자자금으로 계속 버텼죠. 처음에 프라이머에서 받았고 이재웅 대표와 슈프리마에서 시리즈A투자를 받았어요. LB인베스트먼트에서 작년에 투자 받았던 게 마지막이었는데요, 내년쯤 다시 투자를 받아야할 것 같습니다.”

광고 외 다른 매출이 있나요?

최근에 커머스를 시작했어요. 아주 조심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대화 도중 윤자영 대표는 커머스가 작동하는 화면을 직접 보여줬다. 화면에는 패션 관련 정보와 아기자기하고 예쁜 사진들 속에 실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가 함께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만큼 아직 비중도 작고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정말 조심히 시작한 게 확실히 티가 나네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스타일쉐어는 10대후반에서 20대 여성들이 정말 모여서 즐겁게 정보를 공유하고 즐기는 곳인데 커머스를 붙이면 반발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죠. 다행히 아직까지는 전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스타일쉐어의 청담동 새 사무실에서. 이름이 각각 '단'과 '추'인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는데, 낯선 사람이 들어가서 그런지 쏜살같이 사라졌다. 스타일쉐어의 사무실 각 방에는 예전 사무실 주소가 적혀 있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어려움을, 그리고 짧은 시간에 사무실을 옮겨 다닐 정도로 성장했음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아직 BEP에 도달하진 않았죠?

네 아마 내년 상반기쯤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회원 수는 200만명이고, 스타일쉐어 MAU(월평균사용자 수)50만명, 하루 평균 15만명의 유저들이 순수하게 방문해서 쓰고 있어요. 커머스는 두 달 전부터 시작했는데, 매출이 나오면서 매출액이 비용의 70% 가량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BEP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투자는 필요해요. BEP를 넘기고 나서 이익이 더 생기면 누적이 되겠지만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지금 충성도 높은 사용자가 늘어나고 매출이 늘어날 때 서비스를 더욱 확장하고 글로벌 서비스를 하려면 확실히 투자가 필요합니다.”

외국 사용자도 있죠?

아직 대부분의 고객은 한국에 있어요. 지금 유저의 90%가 한국이고 그 밖에 일본과 대만에서 유저들이 들어오고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어요. 바라기는 내년 하반기에는 일본이나 대만에서 해외 결제가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가는 겁니다. 우리는 10대와 20대 여성 최고의 정보와 커뮤니티의 장이 되려고 하는데 국내에서만 할 필요는 없어요.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모델이죠.”

말씀을 듣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멘탈이 갑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까지 창업하고 3년이 지나도록 매출이 거의 없었는데, 걱정 되지 않았나요? 엄청나게 쪼들리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은데.

글쎄요. 아마 아무것도 몰라서 그렇지 않았을까요. 제가 정말 어릴 때 창업을 한 것 같아요. 지금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당시엔 그냥 유저들이 계속 늘어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었어요. 그게 즐거워서 일을 했지 돈을 어떻게 벌고 그런 것은 별로 생각을 못했어요.”

4년전 처음 봤을 땐 창업멤버들이 전부였는데, 이젠 직원들도 많이 늘고, 조직 관리나 신경 쓸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지금 직원이 스물다섯명이에요. 많이 늘었죠? 사무실도 소풍 사무실에 있다가 압구정동 갔다가 최근에 청담동으로 옮겨왔어요.

사실 작년까지는 잘 몰랐는데, 올해 들어와서 초반기 6개월 정도, 이 정도가 창업을 하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작년에 스타일쉐어는 멤버를 크게 보강했거든요. 그동안 시니어 개발자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다음 출신의 시니어 개발자를 CTO로 모셨거든요. 그 밖에 여러 포지션의 강력한 사람들을 모셔오면서 팀이 업그레이드됐죠.

그런데 그러면서 나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어요. 팀이 업그레이드 되기 전, 회사가 초창기에는 제가 기획도 하고 마케팅도 하고 여러 가지 업무를 했거든요. 그런데 각 분야에 훌륭한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러면서 그분들이 기대하는 CEO로서의 모습과 내가 실제로 하는 그런 모습과의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 같았어요. 내 역할이 뭔지, 나의 정체성이 뭔지에 대해 처음으로 깊이 고민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맞추려고 나를 자꾸 바꾸려고도 해 보고 그랬는데 그러면서 처음으로 사업이 별로 재미가 없어지기도 하더군요. 사업하고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조언도 구하고 그랬는데, 결국 내린 결론은 나는 그냥 내 스타일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그것 외에 별로 방법이 없더라구요. 그리고 결국 회사가 잘못되면 책임은 대표가 져야 하는 거. 조직원이 점점 많아지고 회사가 커지면서 대표의 역할이나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 자신의 그릇, 조직 관리 등에 대해 정말 생각이 많아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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