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민간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가 나왔다. 프라이머 출범 당시 이를 이끈 멤버들은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 이택경 다음 창업자, 이재웅 다음 창업자, 송영길 부가벤처스 대표, 장병규 네오위즈 및 첫눈 창업자 등 쟁쟁한 인물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프라이머의 파트너에는 조금씩 변화가 생겼지만 권도균 이택경 두 사람은 변함없이 프라이머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생겼다. 이택경 대표가 프라이머를 나와 매쉬업엔젤스라는 새로운 초기벤처투자 및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5년 간의 프라이머 활동을 마치고 새출발을 한 이택경 대표를 만나 한국 스타트업의 현황과 투자 계획 등을 들었다.

프라이머와 매쉬업엔젤스를 병행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가봅니다.

여전히 프라이머 팀의 멘토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2기까지만 그렇게 하고 있죠. 프라이머는 이미 지금 3기 프로그램에 들어가 있는데요, 저는 3기부터는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새롭게 시작한 이유가 있나요?

프라이머를 하면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엔턴십 프로그램을 했지만 투입하는 자원에 비해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엔턴십 프로그램과 같은 것이 필요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그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쪽보다는 멘토링이 저에게 더 적합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너무 기초를, 강의에 기반해서 다수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보다는 좀 더 중요한 포인트, 사업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창업가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을 지적해주고 해결할 방법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이러는 과정이 더 나에게도 맞고 시장에서도 필요로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런 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시스템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었던 거죠.”

오래전부터 구상을 해 온 일인가요.

다음을 나왔을 때 2가지 꿈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벤처인들, 특히 초창기에 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주는 것이었구요. 이 부분은 프라이머를 만들어서 5년 동안 해 오면서 많이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하나는 엔지니어들의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2002년이던가, 그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대한민국에서 이공계의 위기가 왔다고. 왜냐하면 정말 우수한 개발자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느낌이 왔거든요.. 전자공학은 좀 낫지만 전산학과 쪽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습니다.

과에 따라 상황이 다른가 봅니다.

사실 소프트웨어 쪽은 여전히 좋은 개발자가 많지 않습니다. 극소수인 좋은 개발자들은 정말 좋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실력있는 개발자가 나오기 위해선 대학 시절부터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학쪽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일단 저변을 넓히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려고 합니다. 모교인 연세대학교에 기부를 좀 했는데 그래서 제가 쓸 수 있는 방이 2개가 생깁니다. 이것을 전산학 관련 동아리방으로 개방할 생각이에요. 관심있는 학생들이 몰려와서 있을 곳도 생기고 여기서 서로 얘기도 하고 토론하고 프로그래밍도 해 보면서 저변이 확대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일단 이렇게 시작해보고 다른 방법도 차차 찾아볼까 합니다.”

매쉬업엔젤스는 프라이머와 어떻게 다른가요. 아니 다른 VC나 액셀러레이터, 엔젤투자자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매쉬업엔젤스는 상당히 오픈된, 플렉서블한 형태입니다. 법인도 아니고 투자조합도 결성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엔젤투자자들의 느슨한 네트워크라고 보면 됩니다. 대표 외에 파트너 한 명이 동의하면 투자가 진행되는거죠. 보통 투자조합을 결성해 투자를 결정하는 시스템에서는 만장일치로 하든 다수의 동의를 받아야 투자가 진행이 됩니다. 그런데 매쉬업엔젤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투자를 하기 싫은 엔젤투자자는 참가하지 않으면 되는 그런 방식입니다. 투자를 한 뒤에는 좀 더 밀착된 관계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엔젤투자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그냥 투자만 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도 연결해주고 여러 가지 조언도 해주고, 문제 해결 방식도 같이 고민하고 등등...저는 후자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다만 너무 초기단계의 기업가교육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 새롭게 매쉬업엔젤스를 시작한 거라고 이해해주세요.”

투자 대상 기업을 이제 찾아야 하는 건가요?

아뇨, 벌써 포트폴리오를 27개 팀으로 구성해놨습니다. 버튼대리, 리멤버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프라이머때 클럽을 한 해 6-7개 팀을 운영했는데 매쉬업엔젤스에서는 보다 공격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최소한 올해 12개 정도, 많으면 15개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멘토링 등을 비롯한 서포트에 80%를 쓰고 나머지 20% 정도는 과거 엔턴십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스타트업을 도우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프라이머때부터 워낙 창업을 막 시작한, 그야말로 초창기 회사들을 많이 만나오셨는데, 요즘 분위기는 좀 어떤가요.

창업은 올해, 내년 정도가 피크가 될 것 같습니다. 요즘엔 정말 창업자들이 많아서, 예전에는 제가 왠만하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기획자는 넘쳐나지만 좋은 개발자는 많지 않습니다.

20102차 벤처붐이 일어난 직후 흐름을 보면 처음에 대학생들 창업이 좀 있었고 네이버나 다음에서 일하다 나와서 창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다가 요즘에는 삼성이나 LG 다니다가 나와서 창업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컨설턴트 등 다양한 분야 출신의 창업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하지만 여전히 훌륭한 개발자 출신이 CEO가 돼서 직접 창업을 하려고 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이를 위한 기반을 만들어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확실한 건, 버블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현재 한국의 창업붐은 2000년 당시와 달리 거품은 많지 않은 것 같다는 점입니다. 물론 일부에서 밸류에이션에 좀 과장이 있는 경우는 있지만, 그래도 15년전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그런데 중국 창업시장은 확실히 우리와 달리 거품이 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게 우리에게 얼마나,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입니다.”

핀테크 얘기를 많이 하는데, 실제 창업 사례를 좀 보셨나요?

지금 사실 국내에서 일고 있는 핀테크 열풍에 대해선 전 좀 회의적입니다. 규제 일변도인 금융위가 중심이 돼서 핀테크를 추진해봤자 일이 되기 힘들다고 봅니다.

사실 핀테크가 문제가 아니라 공인인증서는 정말 완전히 사라지는데 앞으로 10년쯤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외국에 나가서 일을 할 때 공인인증서를 설명해야 할 일이 있으면 사실 좀 너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빨리 없어져야 하는데 도무지 진척이 안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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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론적이지만, 알토스벤처스는 정말 국내 스타트업 중 알짜배기 회사들을 잘 골라 투자한다. 알토스벤처스에서 투자해서 이들이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알토스벤처스에서 좋은 회사를 투자하는 탁월한 안목이 있었는지(혹은 운이 좋았는지) 모르겠으나 하여간 견실하게 성장하거나 유망한 기업들에 잘 투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알토스벤처스가 지금까지 투자한 국내 벤처 및 스타트업은 모두 19. 쿠팡,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해 이음, 잡플래닛, 미미박스, 애드오피, 비바리퍼블리카, 비트, 네이블커뮤니케이션, 판도라TV, 북잼, 하이퍼커넥트, 리모택시, 블루홀, 스피쿠스, 퍼니즌, 직방 등 면면이 화려하다.

알토스벤처스 한 킴(김한준) 대표는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 가 웨스트포인트(미육군사관학교)와 스탠포드대 MBA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부즈앨런&해밀턴에서 일하다 1996년 실리콘밸리에서 알토스벤처스를 설립했다올해초에는 한국에도 사무소를 내면서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 세밑에 한 킴 대표를 만나 최근 몇 년간 한국 스타트업 동향과 내년 이후의 전망, 향후 투자 계획 등을 들어봤다.

<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사진 정동헌 한국경제신문 기자.>

올해 한국 시장에서 투자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 투자할 만한 회사가 많아요. 과거에 비해 확실히 좋은 벤처기업이 많아졌습니다. 유능한 젊은이들이 벤처 창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투자액 대부분을 소진했나요

작년에 한국에 투자하는 펀드를 모집해 600억원을 만들었는데, 당초 생각은 3-4년 간 투자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까지 2년여만에 예상보다 더 많은 기업에 더 많은 돈을 투자했습니다. 올해 4-5개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10개 기업에 투자했어요. 그 만큼 투자할 기업이 많았습니다.”

투자 대상 가운데 특징이랄까, 이런 게 있나요

알토스벤처스는 대학을 갓 졸업한, 또는 사회 경험이 없는 벤처기업가가 창업한 스타트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 사례에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직까지 그런 사례를 찾지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창업가 나이로 보면 투자 대상 중에는 30대 후반이 가장 많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창업을 한 경우에 대부분 투자했습니다. 실패를 경험했지만 기술력이 있고 앞으로 환경의 변화에 상관없이 계속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팀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잘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어떤 흐름이 보이면 놓치지 않고 잘 따라갑니다. 특히 젊은 창업가들의 발표 능력이 대단히 향상됐습니다. 예전에는 자신들이 뭘 하려고 하는지 투자자들 앞에서 잘 설명을 하질 못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응용 서비스 분야에서 창업을 잘 합니다. 다만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고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그런 분야의 창업은 확실히 약한 것 같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아무래도 과학기술과 수학 분야에서 깊은 연구가 부족한 게 1차적인 원인이라고 봅니다.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죠. 정부의 지원도 아직 부족합니다. 창업 자체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미국에서는 정부가 창업이라는 것 자체에 직접 돈을 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신 과학기술이나 수학 연구에 장기적으로 투자를 합니다. 이건 민간 기업에서 하기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죠. 정부가 아니면 하기 힘든 일, 그것이 과학기술이나 수학에 대해 단기적인 성과가 없더라도 계속 지원을 해주고 투자를 해 주는 일일 겁니다.”

최근 KDI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른바 한계기업에 자꾸 지원을 해서 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조조정이 지연되다보니까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장기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정부 지원이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정부는 보다 정부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패 기업에 자꾸 돈을 주게 되면 시장을 왜곡시키는 문제가 심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벤처 생태계에도 결코 좋지 않습니다.”

여전히 한국에서는 정부가 경제정책방향 등을 발표할 때 특정 산업에 대한 육성책이나 진흥 방안을 내놓습니다. 정부가 기업이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보는 건데요.

글쎄요. 정부나 국회에서 어떤 산업이나 기업을 살리거나 침체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 그런 것은 불가능하죠. 지금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은 어떤가요. 인도가 뜨고 있다, 이런 말을 오래 전부터 듣고 있는데

중국이 참 잘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는 잘 모르겠지만 좀 전에 말씀드렸던,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과학기술이나 수학 연구에 투자를 하는 것 말입니다. 원천 기술에 오랫동안 투자를 하는 결정을 잘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구요. 그에 비해 인도는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내년 이후의 투자 계획은 어떤가요.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 투자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는 겁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인력에 있어서 크게 타이트하지는 않습니다. 불필요한 페이퍼워크를 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래도 투자 규모가 커지고 대상 기업이 많아지면 사람도 더 필요해지겠죠. 그에 걸맞게 한국 사무소 규모도 조금씩 확대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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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소기업청은 이스라엘식 기술 창업프로그램(TIPS)인 ‘글로벌 시장형 창업사업화 연구개발(R&D)프로그램’의 인큐베이터 운영기관 5곳을 추가 선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성공한 벤처인과 전문 엔젤투자사가 주축이 돼 유망한 기술창업팀을 선발, 투자 및 연구개발 등을 일괄 지원해 미래 유망 창업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사업이다.

 중기청은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더벤처스, 퓨처플레이,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이노폴리스파트너스 등 5곳을 새롭게 선정했다. 이 중에서 더벤처스는 지난해 동영상 자막서비스 비키를 일본 라쿠텐에 2억 달러에 매각해 화제가 됐던 호창성, 문지원 대표가 설립한 투자회사다. 두 사람을 만나 더벤처스의 취지와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더벤처스 설립자 호창성(왼쪽), 문지원 대표>

△더벤처스를 언제 설립했나

 “1월2일에 설립했다. 작년 말에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면 작년 회계 결산을 다 해야 해서 올해자로 설립했다.”

△벤처캐피털이라고 보면 되나

 “엔젤투자회사라고 보는 게 맞겠다. 통상 VC들이 투자하는 방식이 비해 더벤처스는 보다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엔젤투자는 개인적으로도 할 수 있지 않나. 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뭔가.

 “물론 개인적으로도 할 수 있다. 회사를 설립한 것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힘을 모아 투자를 하기 위해서다. 물론 투자자금을 기존 VC처럼 대거 모집한다는 것은 아니고 회사라는 형식을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할 만한 사람들을 결집할 생각이다.”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인가

 “스탠포드 재학 시절 알게 된 미국 현지 지인들과 벤처 분야 전문가들을 투자자로 끌어모을 계획이다. 호창성 문지원 두 사람의 자본이 90%, 나머지 10% 정도는 5-6명 정도로부터 모은다. 사실 이들의 지분은 상징적이다. 금전적인 지분 외 다른 분야의 도움을 받기 위해 투자를 받는 것이다. 이미 몇몇 투자자들과 연락해 진행하고 있다.”

△아무래도 해외 진출에 포커스를 맞출 것 같다.

 “맞다.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하는 스타트업을 찾아내 이들에게 투자하도록 하겠다.하지만 투자자금의 전부를 그런 회사에만 투자할 수는 없다. 또 그런 회사는 그리 많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 역량이 되는 회사는 소수일 것이고, 그래서 절반 정도는 국내에서 사업하는 스타트업, 나머지 절반 가량은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게 될 것 같다.”

△함께 일 할 사람들도 더 있어야겠다

 “서너명 정도 실무진을 구성해야 한다. 이미 한 명과는 함께 일하기로 하고 호흡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인원을 늘려갈 생각이다.”

△투자한 회사는 있나.

 “최근에 투자할 기업 한 곳을 선정했다. 미리 자료를 다 받고 한번 만나서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냥 투자를 결정했다. 주로 그 사람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집에 들어가면서 바로 결정해 당사자에게 통보를 했다.”

△첫 투자인데, 너무 빨리 한 건 아닌가 

 “황당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투자 방식은 이렇게 될 것이다. 어떤 사업이 성공할 지, 얼마나 시장성이 있을지 이런 거는 잘 알지 못하고 누구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 사람의 스토리와 진정성이 그가 하고 있는, 또는 하려는 사업과 얼마나 관계가 있는지 이런 것을 주로 보게 될 것 같다.”

△빙글 사업은 어떻게 꾸려나가나

 “무게 중심은 빙글에 더 둘 것 같다. 우리는 어차피 전문적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앞으로의 일도 빙글에 리소스의 70%를 투자하고 30% 정도를 더벤처스에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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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Startup Accelerator)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스타트업 창업을 도와주는 그런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설립자의 의지나 방향성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컨설팅, 소규모 투자, 벤처캐피털(VC)과의 연결, 아이템의 사업화에 대한 각종 자문, 인력 (채용) 지원, 심지어 사무실 공간까지 제공해주고 있다.  

 꿈과 의지, 목표는 분명하지만 구체적인 노하우가 부족한 창업자일수록, 경험이나 자본이 부족할수록, 이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도움을 받으면 창업에 유리한 점이 많다. 실제로 이런 장점을 알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들을 찾아가거나 도움을 받기 원하는 이들이 많다. 한국의 스타트업코너에서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만나 그들의 창업 지원 철학과 기준, 계획, 동기 등을 상세히 다뤄보기로 했다. 이미 지금까지 간간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소개해왔지만 좀 더 일관되게 이들의 생각과 계획을 아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주인공은 네오플라이를 총괄하고 있는 네오위즈 권용길 CTO(최고기술책임자). 네오플라이를 1번 타자로 내세운 것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서 국내에선 제법 역사를 갖고 있는데다 최근 액셀러레이터로서 역할과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타트업 인큐베이션과 투자, 사무실 입주 및 각종 인력 지원 등 국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중 가장 광범위한 활동 범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네오위즈 신사옥에서 네오플라이 권용길 센터장을 만났다.

<네오플라이 권용길 센터장이 네오플라이 판교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가 서 있는 복도에 줄지어 있는 사무실들이 네오플라이에 입주하는 스타트업들이 사용하게 되는 공간. 18개 업체까지 입주가 가능한데 현재 9개 업체가 들어와있다. 각 개별 기업마다 독립적인 공간이 제공된다.>

◆삼성에서 벤처로 인생을 바꾼 청년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 93학번인 권용길 센터장은 졸업후 전산과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리고 석사 학위를 받고 1999년 삼성전자에 입사, 펌웨어 개발 팀에서 일했다. 대한민국의 수재들이 걸어가는 과정을 밟은 셈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에 잘 다니던 그는 1년여만에 회사를 뛰쳐나와, 벤처기업에 입사를 하게 된다. 때는 2001년 2월. 그가 들어간 회사는 네오위즈였다. 당시 이미 벤처거품이 꺼진 상태. 네오위즈에 그는 창업멤버로 들어간 것도 아니었다. 그가 입사했을 당시 네오위즈는 직원 50명 수준의 벤처기업이었다. 하지만 이미 상장도 한 상태. 그야말로 좀 애매한 시점에 들어갔다고도 할 수 있다. “뭔가 새로 시작해보고 싶었어요. 한편으론 삼성전자에서의 생활이 스스로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도 있구요.” 웃으면서 권 센터장이 한 말이다.

 그가 입사하고 나서 네오위즈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요즘엔 피보팅이라고 한다. 입사하고 바로 다음달 아바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얼마 안있어 게임 회사로 변신했다. 게임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네오위즈는 순풍에 돛 단듯 순항하게 된다. 그리고 권 실장은 일본 시장 개척의 임무를 띄고 2007년 네오위즈재팬으로 떠났다. 네오위즈가 게임온을 인수하면서 그는 게임온에서 근무하게 된다. 그리고 중간에 잠깐 한국에 들어오기도 했지만 2011년 하반기 귀국하기까지 일본에서 4년반 동안 머무르게 된다. “일본 현지 직원들 틈에서 같이 회의하고 보고서 작성하고 이러다보니 일본어가 부쩍 늘었죠. 일본에서 사업은 순탄치 않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한 덕에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죠. 무엇보다 제품은 시장에 내놓기 전에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성공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한 뒤에도 다시 도전했을 때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네오플라이, 제2의 탄생

2011년 3월 쓰나미가 일본을 덮쳤고, 그해 가을 그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보니 자연현상으로서의 쓰나미 못지 않은 엄청난 쓰나미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력인 게임 사업 부진 등으로 네오위즈게임즈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이었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실시됐고 그는 위기를 겪고 있는 조직에서 최고기술책임자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3월 그는 네오위즈가 설립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네오플라이를 총괄하는 센터장도 겸임하게 됐다. 

 CTO인 그가 왜 네오플라이를 총괄하게 됐을까. 그리고 그는 어떤 방식으로 네오플라이를 이끌어 갈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는 엔지니어가 회사의 주축이 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CTO인 그가 이런 기업들을 발굴·지원하는 데 보다 유리한 조건에 있다고 보고 있다. 기술을 잘 이해하고 엔지니어들의 생각과 생활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가 센터장으로 오기 전 네오플라이는 일종의 역할 공백 상태에 있었다. 2008년 4월 최환진 이사(현 이그나잇스파크 대표)가 설립한 네오플라이는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해 선데이토즈, 아이쿠 등을 발굴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한 해 동안, 스타트업 창업 지원과 관련해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모회사가 한창 구조조정을 하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고, 구심점이 없었던 탓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는 네오플라이 센터장으로 부임하면서 네오플라이를 스타트업 인큐베이팅부터 벤처 투자, 유망 기업 입주 기회까지 제공하는 종합 스타트업 지원센터로 만들었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현재 국내에 있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중 네오플라이처럼 종합적인 지원을 하는 곳은 드물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교 네오플라이 사무실 옆 공간에는 18개 벤처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독립된 사무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미 마이리얼트립, 아이엠컴퍼니, 가치온소프트, 아이디어보브, 스파코사, 랭귀지웍스, 락인컴퍼니, 아르케소프트, 원데이원송 등 9개 업체가 입주해있다. 게임 회사는 2개에 불과하다. 오히려 게임업체을 볼 때 보다 철저하다고나 할까, 아니면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 기업가정신

그는 네오플라이의 목적을 ‘네오위즈 창업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네오위즈 창업정신은 무엇일까. 스몰 스타트, 즉 ‘작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실패를 여러번 빨리 경험할수록 성공과 가까워진다’가 두번째다. 권 센터장은 “제 아무리 고수라고 해도 실제 서비스가 시장에서 통할지는 출시되기 전엔 아무도 모른다”며 “중요한 건 실패한 뒤 계속해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자질”이라고 말했다.

 권 센터장의 이런 철학이 반영돼 네오플라이는 투자 및 지원 대상 스타트업을 선정할 때 ‘실패를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인가’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둔다. 그는 “처음 사업 계획서를 세울 때 아이템 그대로 사업을 계속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빨리 실패를 겪도록 도와주고 재도전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네오플라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네오위즈의 창업정신일 뿐 아니라, 그가 한국과 일본에서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웠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사뭇 다르게 정의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의 역할은 흔히 생각하듯 성공을 가속화하는 것보다 사실 실패를 가속화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라고 하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빨리 실패를 겪어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액셀러레이터라고 규정했다. 

 권 센터장은 “네오플라이 자체도 스타트업으로서 함께 고민하고 시장을 개척해나갈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1년에 10개 정도의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 규모는? 엔젤 투자자와 VC(벤처캐피털)의 중간 정도 규모라는 게 그의 설명. 현재 3개 회사와 투자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올해 안에 10개 회사를 투자할 계획이라면, 하반기에는 좀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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