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 주가가 오르고 환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심지어 디커플링이 다시 얘기될 정도인데,미국은 점점 경제 위기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1930년대 대공황 이후 제대로된 경제 위기를 겪어보지 못한 미국인들이 80여년만에 겪는 위기라는 말도 나온다.
그런 조짐을 보이는 모습들은 일상 생활에서도 숱하게 목격된다.거리에서 일찌감치 차가 자취를 감추고,식당에서 주류값을 일제히 인하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캘리포니아의 경우 특히 주 정부 재정이 위험하다는 설이 돌고 있어서 주정부 지원을 받는 각종 공공 기관 등이 위기 의식에 빠져 있다.
그러다보니 공공 기관이 예전보다 친절해졌다는 우스개소리도 들린다.(각 기관별로 성적을 매겨서 나쁜 경우 지원 액을 대폭 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그 말을 듣고 곰곰 생각해보면 우리 딸이 다니는 시의 지원을 받는 preschool 선생님들도 최근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친절해진 것 같기도 하다.
아시아에서-특히 중국-대량 화물이 들어오는 것이 주로 캘리포니아 지역의 Long Beach 항구와 샌프란시스코 지역,그리고 북쪽의 시애틀 정도라고 하는데,Long Beach에서 근무하는 분의 말씀을 들어보면,작년 겨울까지만 해도 일상적이었던 overtime 근무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그만큼 물동량이 확 줄었다는 소리다.일용직 근로자들의 경우 정상 근무 시간보다 overtime 근무로 받는 수당이 주된 수입원이 될 때가 많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경찰들이 유난히 더 자주 티켓을 끊는 경우도 자주 목격된다.10mile 정도 초과는 눈감아주곤 하는 이 지역 경찰들도 최근엔 3-4mile만 초과해도 바로 딱지를 끊는다.경찰들 역시 초과 근무 수당이 확 줄거나 없어지다시피 하면서 생계를 위해 딱지 끊기에 나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돈다.
Irvine에서 접한 한인 사회에서 들은 소식은 더 좋지 않았다.한인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심지어 '폭동'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일고 있다고 한다.지금 캘리포니아 지역 실업률이 12% 정도인데,실업률이 15%가 되면 엄청난 폭동이 도시들을 중심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두려움이 주로 한인 실업가들 사이에서 얘기되고 있다고 한다.
만약 경제 위기로 인해 폭동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과거 LA 폭동 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큰 규모의 장기적인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오바마 정권 초기 100일에 대한 평가는 아직 호의적인 평가가 훨씬 우세하지만,경제 위기가 지속된다면 이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정치적인 기대감마저 사라질 때는 어떤 현상이 또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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