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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03 한국의 스타트업-(159)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기술 기업가의 창업이 살아나야 합니다. 기술창업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싶습니다”

아마 1년도 훨씬 전이었을거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가 아직 인텔코리아(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는 올라웍스 창업자로 올라웍스를 인텔에 매각한 뒤 인텔에서도 일을 했다)에서 상무로 재직하고 있을 때 만났다가 이런 얘기를 들었다. 구상중이었던 그의 생각은 더 이상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뒤 기술창업이 화두가 되고,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창조경제 바람이 불면서 나는 더욱 궁금해졌다. 그가 이 구상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아산나눔재단이 서울 강남 역삼동에 세운 ‘마루180’에 자리를 잡은 퓨처플레이 사무실을 찾아가 그의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마루180에서 만난 류중희 대표>

◆Company-building company

역시 만나자마자 예전의 그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다. 그에게서 받은 명함에는 퓨처플레이란 회사명이 적혀 있었다. 

“기술창업 활성화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술창업을 도와주는 정도가 아닙니다.” 그가 말문을 열었다.

“기계가 더 나은 방법으로 쓰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더 이상 편하지 않거든요. 사람이 더 쓰기 편한 기계, 스마트폰을 보다 더 직관적으로 쓸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퓨처플레이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만들어가는 회사입니다.”

 그는 기술창업에 4가지 축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페이스, 하드웨어(웨어러블기기 등), 기술기반 서비스, 그리고 빅데이터분석 등이 그것이다. 그는 4가지 분야가 다 중요하다고 봤다. 어느 분야에서건 창업을 해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면 각각의 분야에서 창업을 하는 회사를 찾아 투자를 하면 될까. 처음 그의 구상을 들었을 때 떠오른 건 ‘액셀러레이터’였다. 그런데 그는 그게 너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각각의 아이템을 다 하나씩 회사로 만드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 그런 회사를 찾아 투자하는 일은 더욱 힘든 일이죠. 이런 분야에서 창업을 하는게 힘들어서 기술분야 창업이 많지 않은 것인데, 투자만 하려고 하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죠.”

 그럼 그는 어떻게 해결책을 찾았을까. ‘함께 회사를 만들어가는’ 게 그가 찾은 해결책이었다. 함께 회사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그는 지금의 액셀러레이터나 인큐베이터가 하는 것보다 훨씬 적극적인 모습을 그렸다. Company-building company. 이것이 퓨처플레이의 정체성.

 “퓨처플레이는 그냥 액셀러레이터가 아니라 우리 역시 스타트업입니다. 다만 우리의 product는 스타트업이죠. 즉 회사가 프로덕트인 그런 스타트업입니다. 항공모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항공모함은 수많은 비행기를 띄워 올립니다. 하지만 항공모함 역시 바다로 나가야 하죠. 똑같이 사업을 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고생에 대한 보답이 아니다

그가 이렇게 일을 벌인 것은, 멘토링은 그가 할 분야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한 멘토링이 아니라 회사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에 무게를 뒀다. “뭔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잘못된 점을 알려주고,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하고, 이런 것은 사실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건 진짜 전문가가 달려들어야 하는 겁니다.”

 CFO가 필요하면 좋은 CFO를 추천해주거나, 소개해주는 게 아니라 직접 달려들어서 한다. 마케팅이 필요하다면, 마케팅을 잘하는 외부회사를 소개해주는 게 아니라 안에서 직접 해결해준다. 평가나 비판, 조언이 아니라 직접, 같이 하는 게 퓨처플레이의 스타일. 

 그의 말처럼 이런 것을 하려면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는 6명의 파트너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 밖에 5명의 스페셜리스트, 그리고 5명의 인벤터(예비창업자)가 있다. 이 5명의 예비창업자들은 퓨처플레이의 직원들이다. 직원으로 회사에 입사해 일을 배우고 파트너, 스페셜리스트들과 함께 사업을 준비한다. 그는 기술 창업이 가능한, 엔지니어링을 전공으로 한 석박사급 인재들만 간추려서 예비창업자로 뽑았다고 했다.

 “제가 창업을 한 과정을 돌이켜봤어요. 지나고 보니 그 중에는 정말 저에게 피가되고 살이되는 그런 경험들도 있었던 반면, 해봤자 별 도움도 안되는 고민과 경험들도 많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창업자들, 특히 기술창업을 하시는 분들이 핵심 이슈가 아닌 자잘한 고민들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려고 퓨처플레이를 만든 거구요. 고생을 해서 보상을 받는게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화해서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세상에 자신의 뜻과 꿈을 펼치는게 스타트업이지요.” 

◆막강 투자자와 파트너진 구축

 그는 6명의 파트너들 면면을 소개했다. 우선 넥스알 창업자였던 한재선 박사, 그리고 발명가로 유명한 황성재 박사, 윤경민 변리사, 그리고 HCI(휴먼컴퓨터인터페이스) 분야 전문가 1명과 변호사 1명, 여기에 류 대표 본인까지. 스페셜리스트들 5명의 면면도 화려하다. 세계적인 증권사 출신의 금융전문가는 창업경험까지 갖추고 있고, 해외마케팅 전문가, 하버드대학교 박사과정에 있는 operation 담당, 상품기획자, 지적재산권 전문가 등등. 

 일이 되려면 외부의 조언과 자문, 인정 역시 필수. 그래서 쟁쟁한 투자자들도 모셨다고 한다. 이택경 프라이머 대표를 비롯, 호창성·문지원 빙글 대표, 박지영 컴투스 대표, 김길연 엔써즈 대표, 김상범 넥슨 공동창업자 등으로부터 40억원의 펀딩까지 받아냈다. 퓨처플레이의 첫번째 Company-building 회사는 카이스트 박사출신의 채용욱씨가 하는 Brain-Computer Interface 분야. 

 그는 내년까지 100억원을 펀딩할 계획. 기술창업가들이 창업을 하면서 겪는 애로 사항을 해결해줄 뿐 아니라 창업을 해서 훨훨 날아오르게 하겠다는 것. 목표가 크고, 출발은 탄탄하다. 퓨처플레이를 통해 기술 창업의 새로운 장이 열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루180을 나섰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저는 스타트업 창업가들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창업도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진로이고,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행복해야죠. 무작정 고생만 한다고 성공이 다가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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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플레이 사무실 안쪽에서 밖을 바라본 모습. 맨 윗층이라 옥상 정원과도 통한다. 구조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퓨처플레이 사무실을 밖에서 본 것.>

<사무실에 들어가면 벽에 이렇게 책장이 있는데..>

<책장이 문처럼 열리면서 안쪽에 회의실 공간이 등장한다!!!!>

<수납공간처럼 보이는데, 화이트보드로도 쓸 수 있다. 매우 실용적인 쓰임새들이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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