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0131조원을 돌파했고, 작년에 17586억원(154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올해는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외직구가 아무리 빨리 늘어난다고 해도, 해외역직구 시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 네티즌들의 해외직구(우리 입장에선 해외역직구)는 지난해 27조원. 2018년에는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중국인들의 해외직구 중 한국에서 사 가는 상품은 아직 극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상당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임은 분명해 보인다.

비투링크는 이런 엄청난 폭풍이 불어오는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재호 비투링크 대표는 미미박스 공동 창업자 출신으로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찾았다.

불가능한 일 도전하면서 희열을 느낀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한 규정설명을 잘했다.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편한 상대다. 물론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한 규정이 실체적 진실과 어느 정도 부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혼란을 주기만 할 수도 있다.

어쨌든 처음부터 그는 자기 자신을 규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남들이 안 된다고 하는 거에 도전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스타일이에요.” 안된다고 하는 일,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 그에겐 창업으로 구체화됐다. “창업하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하고 일하는게 정말 재밌어요.”

그러다보니 스무살 때부터 창업을 했단다. 스노보드를 외국에서 사서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오래 하지는 않았다. 경험삼아 해 본 일인데 영업권을 매각해 조금이나마 돈을 벌 수 있었다. 이 때부터 남들이 안된다고 하는 일, 왜 그런 것을 하느냐고 하는 일에 뛰어들어서 성과를 내는 것의 희열을 알게 된 것 같다.

성균관대에 입학했지만 그는 학교 수업을 듣고 정규 과정을 마치는 것보다는 이렇게 창업을 하고 자기 일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태닝샵을 운영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태닝로션을 파는 일도 했다. 그의 두 번째 사업이었다. 태닝 장비를 갖춰 놓고 강남에서 매장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때 제법 유명한 연예인들도 많이 와서 이용했어요. 재밌는 경험이었죠.”

그의 사업 이력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골프 TV 관련 광고 사업도 진행했다. 이 일은 여전히 진행중인 일이다. 다만 외국 회사와 하기 때문에 아직은 비공개적으로 진행되는 게 많다고 한다.

자 이렇게 일을 벌이면서 다니는 데 학교를 제대로 다닐 리가 없다. 자신도 솔직히 인정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걸 하챦게 생각했어요.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다녔지만 제적됐죠. 학교를 중퇴한 셈이에요.”

그는 스스로를 산만하다고 설명했다. “제가 좀 산만한 편이에요. 스스로 볼 때 어느 하나를 계속해서 파고들기 보다는 여러 가지를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스타일이죠. 제너럴리스트가 된 게 그런 성향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그는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한 것에 대해 꼭 잘 한 것 같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그때는 그랬어요. 정말 의미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살면서 사실 그런 시기, 그런 과정을 겪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과정을 인내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았나 싶어요.”

<비투링크 창업멤버들. 왼쪽부터 이소형 이사, 이재호 대표, 박현석 이사. 사진=비투링크 김윤진 매니저>

인생의 전환점, 미미박스

201111. 그와 하형석 등 3명은 미미박스를 창업한다. 지금은 종합 화장품 회사로 성장하고 있지만, 처음 창업 당시 미미박스는 화장품 샘플 섭스크립션 업체였다. 미미박스가 와이컴비네이터의 투자 및 엑셀러레이팅을 받게 되는 그 순간까지 그는 미미박스에 있었다. 미미박스에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사업을 한 그 경험, 2년의 시간이 그에게 글로벌 비즈니스에 눈 뜨게 하는 전환점이 되지 않았을까.

이재호 대표는 미미박스에 있으면서 화장품 비즈니스의 매력에 빠졌다. 그리고 일찌감치 중국 시장의 기회를 발견했다고 한다. “미미박스 시절에 이미 중국 사업 진출을 기획했어요. 그런데 스타트업인 미미박스는 리소스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 사업을 놓고 집중을 할 필요가 있었죠. 미미박스는 당시 와이컴비네이터 투자도 받았고 미국 시장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었고, 저는 중국 시장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거죠. 그래서 나왔어요.”

20131221, 이재호 대표는 자신이 창업했던 미미박스에서 나와 새롭게 출발을 했다. 혼자는 아니었다. 고등학교 친구인 이소형이 합류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맥킨지를 다니고 있던 이소형은 친구와의 공동창업에 선뜻 나섰다. 성형외과 병원에서 기획실장을 했고, 타투매거진의 대표이사이자 영업의 고수로 통하는 박현석도 함께 했다. 세 사람은 20147월 비투링크(B2Link) 법인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회사 이름이 왜 B2Link일까. 비즈니스의 기회를 연결해준다는 뜻에서, B2B라는 측면에서 B2Link 라고 한다. 실제로 이 회사는 국내의 수많은 화장품 브랜드의 마케팅과 판매를 대행하면서 이들 브랜드를 중국의 쇼핑몰에 입점해 판매하는 일을 맡아서 처리하고 있다.

관건은 뛰어난 상품, 우수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이를 중국 쇼핑몰 등에 입점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현지 판매업체들과의 네트워크, 유통망 등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미 올 상반기 기준으로 130개가 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쇼핑몰 등에 입점을 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 해외 역직구 시장을, 그것도 B2B 방식으로 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빨리 안착할 수 있다는 점이 호평을 받은 것 같다. 이미 지난해 9DSC에서 3억원의 투자를 받고 시작했고 올들어서도 10억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한 상태다.

플랫폼 통해 빅데이터 구축

이재호 대표가 발견한 것은 중국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성, 그리고 그 속에서 한국 화장품 등 뷰티 산업이 가진 장기적인 경쟁력이었다. 좋은 브랜드와 상품이 많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중국 판매채널에 전달하는 플랫폼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한 것이고 비투링크가 그것을 해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

중국에서 수입하는 화장품 중 한국산이 1위에요. 2위가 프랑스죠. 그만큼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우수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제품을 확보하려는 욕구가 크죠. 당장은 B2B로 하지만 B2C로도 확대해나가고 있어요.”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만 한국 업체들이 직접 중국에서 마케팅을 하기는 쉽지 않다. 짝퉁 제품이 범람하는데다 가격을 후려치는 곳이 많고 현지에서 판매관리를 하기도 어렵다. 비투링크는 이런 한국의 우수한 화장품 업체들을 대신해 중국에서 마케팅을 하고 이커머스업체들을 상대하며 효과적으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뚫어주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브로커리지와 마케팅 대행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만약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화장품 회사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바로 제품을 받아버리면 비투링크는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

중국 업체들 중에는 배타적인 관계를 갖고 싶어하는 곳이 많아요. 이를테면 특정 화장품 브랜드에게 자기네 커머스 사이트를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하라는 식이죠. 그런데 비투링크는 그런 배타적인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거든요. 판매채널을 다양화해야하니까요. 그러다보니 어떤 업체는 저희를 배제하고 업체들하고 바로 계약을 체결하려고 하기도 헀어요. 한국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위험성을 알리고 설득을 했죠. 다행히 오히려 이 한국 업체들이 해당 중국 사이트에서 대거 빠지면서 우리가 가진 네트워크와 힘이 알려지기도 했어요. 그래도 그때 매출이 갑자기 줄어서 힘들긴 했죠. 하하

비투링크는 현재 LG생활건강, 스킨푸드, 클리오, 메디힐 등 한국 화장품 업체와 도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들 업체에서 제품을 구매해 중국 쇼핑몰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 최대 뷰티 온라인 쇼핑몰이 브이아이피닷컴 등 14개 사이트와 동남아시아 3개 이커머스업체가 포함돼 있다. 중국 업체들이 비투링크 플랫폼을 이용해 한국업체에 주문하기 때문에 판매 상황을 파악함은 물론,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상품에 대한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를 분석해 리포트를 작성, 컨설팅 업체나 다양한 관련 업체에 판매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B2C도 결국은 해야 한다. 최근 중국의 대형 오픈마켓 사이트에 입점하고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운영에 나선 것도 직접 소비자를 만나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는 소매업자, 도매업자, 수출업자 이런 경계가 다 무너지고 있습니다. 누가 더 소비자를 잘 알고, 이들이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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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삶인 사람들이 있다. 주위에서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쉽게 창업을 하고, 빨리 적응하며, 잘 안될 때는 미련없이 정리한다. 그들을 이성적으로 이해하거나 분석하려고 해 봤자 머리만 아프다. 그렇다고 이들이 괴상하거나 이상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생각하는 바가 다를 뿐이다. 미미박스 창업자인 하형석 대표는 이런 스타일에 가깝다. 오래 고민하기보다는 몸을 던지고, 빨리 배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떠오른 생각을 즉각 행동에 옮긴다. 거침없다.

◆군고구마 장사에서 쇼핑몰 운영까지

‘나는 창업형 인간’이라거나 ‘꼭 창업을 해야겠다’ , 이런 식으로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 식의 자기확신형 규정이 그에겐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냥 행동했다. 

 2002년 경희대학교 환경공학과에 입학한 학생 하형석. 대학생이 되면 다들 용돈도 벌 겸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는 쇼핑몰에서 운동화를 파는 일을 했다. 프리챌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운동화가 매매되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고가 운동화에 대한 수요가 많던 시절, 정가보다 싸게 제품을 받아다 쇼핑몰에서 팔았는데, 제법 잘 됐다. ‘

 8개월 정도 하던 그가 사업을 그만 둔 것은 학업때문이 아니라 건강 때문. “제가 그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나 봐요. 건강이 나빠졌는지, 의사가 뭘 하든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중단하라고 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을 것 같은데, 그때는 돈을 집어 넣어서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했어요.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랬죠.”

 그래놓고선 그는 그 다음해 바로 다른 사업을 했다. 이번엔 군고구마 장사. 왜 이걸 하려고 했는지, 본인도 모른다. 그저 남들이 보기엔 기상천외한 발상이다. “현금을 벌기에 이것만큼 좋은 사업이 또 있을까 싶어요. 고구마 한 박스를 팔면 14배가 남는 장사였어요. 초기에 이것저것 투자 비용 감안해도 장사 시작한 바로 그날 BEP를 돌파했죠.”

 강남역 인근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도 잘 잡았다. 구청직원들이 가끔 나왔지만 가난한 학생들이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거라 생각했는지 강하게 단속도 하지 않았다. 친구하고 둘이서 시작했는데 한달만에 800만원을 벌고 둘이서 중고차를 한대 뽑았다. 장사는 무지하게 잘 됐다. 오후 6시부터 8시30분까지 2시간30분만 하면 충분했다. 아무리 많이 구워놔도 다 팔렸다고 한다. “나중엔 아파트 전단지 붙이고 배달까지 했어요. 친구 하나가 더 달라붙었죠. 너무 장사가 잘 됐는데, 겨울이 끝나서 그만뒀죠. 군대도 가야했구요(웃음)”

◆아프간에서 인생이 달라졌다

군대에서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나가게 된다. 거기서 미국 병사들과 알게 됐는다. 그런데 이 병사들이 그를 미국에 있는 집으로 초대를 하는 거였다. 그리고 그는 정말로 초대를 받아서 갔다! 

 처음으로 미국 생활을 경험한 휴학생 하형석.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별로 나질 않았다. 그런데 부모님을 설득할 방법이 별로 없었다. 설득하기보단 ‘어쩔수 없게라도 남아야겠다’고 생각, 미국 친구(미군 병사)네 집에 머무르면서 진학 준비를 했다. 그리고 뉴욕의 패션스쿨에 입학했다. 학교에 들어가게 됐으니 미국에 남아 있겠다고 부모님께 통보를 하고 그는 그대로 미국에 눌러 앉았다. 

 한국에서는 공대에 입학했던 그가 미국에서는 패션을 전공으로 했다는 것도 특이하다.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그 쪽에 승부를 던져본 셈이다. 그리고 그게 통했다. 패션마케팅을 전공으로 한 그는 2009년 학교를 졸업한 직후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인 톰 포드가 설립한 톰포드사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 들어온 그는 2010년 8월 한국에서 다시 회사를 설립했다. 이번엔 패션디자인 분야였다. 군고구마와 운동화를 팔던 청년이 패션 사업가가 되서 다시 돌아온 것이다.

 물론 하 대표는 패션디자이너는 아니었다. 그가 하는 일은 패션디자이너들을 위한 효과적인 마케팅. 그는 회사를 차려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을 기획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 티켓몬스터에서 연락이 왔다. 티몬의 창업자 중 하나인 김동현 이사가 패션·뷰티 분야 서비스 런칭을 위해 그를 찾은 것이었다. “회사 대 회사로 계약을 맺었어요. 제가 일주일에 2~3번 정도 티몬에 가서 패션·뷰티 관련 업무를 하는 내용이었죠. 일종의 인하우스 컨설팅이라고 할까요. 팀 세팅도 하고 마케팅 기획도 했어요. 그런데 티몬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나중엔 티몬 일이 주된 일이 될 정도였죠.”

 티몬과 일을 하면서 그는 소셜커머스라는 분야에 눈을 떴다고 한다. 아프간에서 만난 미국 병사로 인해 패션과 뷰티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된 그는 이제는 소셜커머스를 알게 됐다. 그러면서 그가 생각한 것이 정기 배송 서비스. 특히 화장품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생각했다. 화장품 샘플을 업체로부터 무료로 받아 소비자에게 유료로 판매하는 것. 물론 대신 업체의 마케팅을 해주는 사업이다. 소비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신상품을 계속 써 볼 수 있고 화장품 업체는 고객을 늘릴 수 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했을 때 국내에서는 이미 글로시박스가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는, 후발주자라도 괜챦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아직 시장이 아주 초기라고 봤기 때문이다.

◆올해의 과제, 모바일과 해외 진출

삼성증권 리테일브로커 출신의 김도인 이사, 화장품 브랜드 유통업을 했던 이재호 이사 2명이 공동창업자로 합류했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하형석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초기에 이들의 사업 자금은 3500만원. CTO(최고기술책임자)도, 디자이너도 없이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법인 설립이 2011년 12월1일. 서비스가 출시된 것은 2월7일이었다. 69일이 걸렸다. “홈페이지 제작은 외주에 맡기고 저희는 서비스 기획만 한 거죠. 시작은 소호 사무실을 빌려서 했어요.”

 후발주자인 미미박스는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나갔다. 2월에 여성 대상 화장품을 출시한 뒤 3월에는 아기용품을 출시했고, 4월에는 남성 용품으로 확대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의류와 면도기 등 다른 용품으로도 확장을 했다. 그런데, 화장품을 제외한 다른 분야는 잘 안됐다. 그래서 결국 화장품을 빼고는 전부 접었다. “너무 빠른 시일 내에 너무 많은 카테고리에서 사업을 했던 것 같아요. 화장품을 제외하곤 시장의 반응도 그때 그때 오지 않았구요. 직원은 늘어나고 비용은 급증하는데 돈이 안 됐죠. 이때가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빨리 결정을 내린 하 대표는 화장품 분야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선발주자인 글로시박스와 차별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샘플만 팔지 않고 정품을 팔기로 했다. 예를 들어 이번 달에 샘플을 받아본 사람은 다음 달에 그 제품을 써 보고 마음에 들면 미미박스 홈페이지에서 정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식이다. 

 그는 미미박스의 화장품 box 판매가 월5000개 정도에 이르렀을 때 어떤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회원 수 증가 속도가 급격히 둔화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CJ E&M과 제휴를 맺고 On Style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방송을 내보낼 수 있게 됐다. 겟잇뷰티라는 코너를 통해 2주에 28회씩, 한달에 56회 상품을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방송이 나가고 1주만에 회원이 8000명이 늘면서 그는 미디어 파워를 실감했다. “이때 1차 한계를 극복했다는 느낌이 오더군요. 그 뒤로 회원이 계속 늘어 지난해말 현재 지금은 월 정기배송 물량이 2만 박스 정도 됩니다. 연말에는 5만 박스로 늘어날 것 같아요.”

 그는 올해 모바일 진출로 두번째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모글루 출신의 김남수 CTO를 영입했다.  김 CTO는 모바일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을 총괄하게 된다. 3월에 모바일 서비스가 시작되면 회원들이 앱을 통해 서비스를 주문하고 결제를 하고 상품정보를 확인하고, 정품까지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하반기에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에 제품을 확대하다가 잘 안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아직은 경영자로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걸요. 모바일 시장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그래도 분명한 것은 우리 서비스가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는 정품이나 다름없는 샘플을 싸게 쓸 수 있고, 업체는 온라인 마케팅 뿐 아니라 방송 등 미디어와 오프라인 마케팅까지 저희와 함께 할 수 있어요. 마케팅 파트너인 셈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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